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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소설1 음황의 환생\병아리\새 텍스트 문서 (02).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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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후. 지금 서휘는 한 악세사리 가게에 있는 상태다.

“무엇을 사가야 하나...”

차에서 내려 약속장소로 걸어가던 중 악세사리 가게가 눈에 띄어 자신의 부인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들린 것이다. 서휘는 남자가 보기에도 예쁜 티아라를 사고는 가방 속에 선물을 숨기고 약속장소로 향했다.

딸랑

먼저 와서 기다린지 10분 쯤 되었을까? 11시가 되자마자 카페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서휘는 카페의 문을 등지고 앉아있는 상태. 문이 열리자마자 뒤를 돌아볼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방송으로 나가는 영상에서 떨림, 설렘 등의 느낌이 살아나지 않을 것 같아 꾹 참고 기다렸다.

“안, 안녕하세요.”

여성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리자 서휘는 여성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바로 일어나서 인사를 했다.

“아, 안녕하세요. 서휘라고 합니다.”

“아, 네. 저는 이유비라고 합니다.”

솔직히 서휘는 유비를 TV를 통해서 본 적이 없다. 애초에 TV를 잘 보는 성격도 아니지만 유비는 이제까지 케이블 방송인 MBN의 드라마만 찍은 탓이기 때문이다. 유비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유명한 배우인 견미리씨의 딸로 이슈가 된 적도 있었고, 자신의 연기 스승인 송중기가 주연을 맡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의 조연으로 제작발표회에서 등장한 것으로 어제 인터넷 뉴스에 떴기 때문이다.

어색한 인사가 끝난 후 서휘는 유비가 앉을 자리의 의자를 빼주는 매너를 발휘하고는 다시 자리에 착석했다. 그리고 이어진 어색한 침묵...

“식사 안하셨죠?”

일단 카페에 멍하니 앉아있기보다는 뭐라도 먹으면서 이야기하는 것이 편할 것 같아 서휘는 먼저 말을 걸었다. 유비도 아침을 거른 상태. 간단하게 동의하고는 브런치를 시킨다.

“아직 19살이죠?”

“네. 유비 씨는요?”

“이제 23살이요.”

솔직히 말해서 서휘는 놀랐다. 유비의 외모는 10대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유비는 자신이 어린나이임에도 누나라 불려지는 것이 싫었다.

“와... 정말요? 되게 어려보이세요. 그런데 4살 차이면 딱 좋은 것 아닌가요? 4살 차이면 궁합도 안 본다잖아요. 하하”

그 후 브런치가 나오자 둘의 대화는 조금 더 매끄러워졌다.

“평소에 절 어떻게 생각하셨어요?”

“에... 그냥 멋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노래도 잘 하시고, 위험을 무릅쓰고 흉기범도 잡으시고...”

“저도 유비씨 평소에 예쁘고 밝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뱀파이어 아이돌은 K팝스타 때문에 잘 보지는 못했지만요...”

서휘는 서로의 평소 인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후 딱히 할 말이 없어졌다. 자신이 전생에 익혀두었던 사람을 상대하는 방법들이 모두 머릿속에서 지워진것만 같았다.

“...빨리 친해져야 하는데...”

“처음엔 다 어색하니까... 그러니까 빨리 우리 친해져요.”

“네... 친해져야 하는데... 그럼 일단 말부터 편히 해요.”

서휘가 말을 편히 하자는 말에 유비는 눈을 반짝였다. 서로 말을 놓으면 4살차이를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여기 오기 전에 우결을 조금 보고 왔는데 광희 & 선화 커플이 서로 친구처럼 다정하게 지내는 것이 너무 부럽더라고요. 그래서 그런데 저희도 반말을 할까요?”

아까도 말했다시피 유비는 조금 억울했다. 자신의 나이가 많은 것이 아니고 고작 23살, 현재 우결 커플 여성진 내에서 최연소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남편 될 사람이 19살인지라 상대적으로 나이가 들어보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될까요? 그럼... 그러지 뭐.”

뭐랄까... 유비 입장에서 본 서휘는 존댓말도 어울렸고 반말을 하는 것도 어울렸다. 존댓말을 하면 나를 존경해주는 느낌이 들었고, 반말을 하면 친구같이, 혹은 동생 대하듯이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떤 음식 좋아해요?”

“무슨 색깔 좋아해요?”

유비와 서휘는 질문을 통해 서로를 알아갔다. 그리고 서휘는 유비가 대답할 때 마다 집중해서 듣고 머릿속에 새겨넣었다. 나중에 선물을 해줄 때 유비가 좋아하는 취향에 맞추어서 해주면 더 좋아할테니까.

첫 만남에서 서로 신인인 점, 가족 중에 연예인이 있다는 점 등 공통점이 꽤나 많은 것을 발견하는 것은 두 사람 간에 관계 진척에 꽤나 많은 도움이 된다. 그래서일까? 만난 지 2시간도 안 되서 둘은 꽤나 친해졌다. 그리고 브런치를 다 먺었을 때 종업원이 미션카드를 들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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