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소설1 음황의 환생\병아리\새 텍스트 문서 (20).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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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까지 모두 마치고 옷을 갈아입고 짐을 챙겨 밖으로 나가자 유비가 보였다.
“어?”
“여보~”
유비가 준비한 깜짝 서프라이즈는 확실히 통한 것 같았다. 서휘가 유비를 보고는 진심으로 놀라면서도 반가워했으니까.
“오늘 수고했어.”
“경기도 봤어?”
“당연하지.”
마지막 10여초를 남기고 한 서휘의 발차기는 객관적으로 봐도 굉장히 멋있는 장면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미 서휘에게 빠져든 유비의 눈에야 말을 하지 않아도 서휘에게서 광채가 날 정도로 멋있게 보였음은 뻔했다.
“밥 아직 안 먹었지? 내가 도시락 싸왔는데...”
유비의 말에 서휘는 고마워하고는 유비를 데리고 근처 공원의 벤치에서 도시락을 먹었다.
“자, 아-”
“아-”
지난번에 이어 오늘도 손 없는 부부가 된 서휘 부부는 점심을 먹고는 둘의 스케줄 때문에 헤어지게 되었다.
“아참. 오늘 너 보러 태백까지 온건 아니야. 오늘 정동진에 촬영이 있어서 온 거니까 오해하지 마.”
며칠 전 유비는 선화와 문자를 하던 중 선화가 남자에게 적당히 튕기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남자가 안달이 난다고 했던 것을 기억하고는 차를 타기 전 자신을 바래다 준 서휘에게 적용을 했다. 하지만 이미 직접 준비한 도시락까지 다 먹여주고는 그런 소리를 해봤자 서휘에게는 귀여워보일 뿐이었다.
“알았어. 잘 가, 유진아.”
유비의 귀여운 모습에 서휘는 평소 부르던 ‘부인’이라는 호칭을 버리고 유비를 유비의 본명인 유진으로 불렀다.
“응? 응...”
나름대로 밀당을 하려다 서휘에게 당겨 져버린 유비를 보내고는 서휘도 차에 올랐다.
“부럽다. 짜식...”
“부러우면 형도 누구 한 명 잡아채세요. 방송 작가님들 많이 아시니까 그 중 한 명이랑 사귀면 되잖아요.”
“내가 정형돈도 아니고... 방송 작가들도 하도 연예인들을 많이 보다보니까 눈이 높아져서 나도 잘 꾸며야 된단 말이다. 어디 눈 낮고 예쁜 여자 없나...”
비록 가상이지만 서휘 부부의 애정행각이 부러운 매니저 승우는 신세한탄을 하고는 서휘에게 나머지 스케줄을 알려주었다.
“오늘 LG 휴대폰 광고 찍고 10시에 윤하의 별밤에 출연하는게 끝이다.”
“오늘은 조금 많네요.”
“내가 언젠가 너한테 진짜로 스케줄 많은 날이 어떤 날인지 보여줘야지 원. 이건 진짜 아무것도 아니야.”
“네, 네. 제가 그만 배부른 소리를 했네요. 그럼 빨리 광고 찍으러 가죠.”
매니저의 말에 장난스레 답한 서휘는 차를 타고 광고 촬영장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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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유수와 같다고 했던가? 9월과 10월은 정말로 빨리 지나갔다. 서휘의 데뷔 1달 간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자면, 우선 서휘는 음원시장을 점령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였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독주 체제 바통을 그대로 이어받은 서휘는 타이틀 곡 <고백>이 1위를 한 달 내내 이어진 것도 모자라서 보너스 트랙인 를 제외한 4곡 모두 Top 4를 차지했으며, 도 여전히 Top 10 안에는 자리 잡고 있었다. 하나 재밌는 에피소드는 서휘와 비슷한 때에 컴백하게 된 G-드래곤은 서휘 때문에 Top 5에 겨우 이름을 걸침으로써 서휘에게 트위터로 ‘살살해 서휘야. ㅠㅠ’라는 글을 남김으로써 서휘와의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앨범 발매 초반, 서휘와 G-드래곤을 동시에 출격시킨 YG에 대해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지만 음원 시장에서 싸이-서휘-G드래곤의 경쟁체제가 성립했고, 음반 시장에서는 서휘와 G-드래곤 팬들의 팬심으로 음반 판매량이 전 년도 보다 늘어나자 금세 YG의 전략에 칭찬을 하기도 했다.
또한 CF계의 블루칩으로 여겨졌던 만큼 여러 개의 광고도 찍었다. 데뷔 전 수지와 찍었던 빈폴 아웃도어 광고 촬영 현장도 서휘의 데뷔와 함께 공개 되었고, 2012년 최고의 스포츠 스타로 부상한 손연재 선수와 LG 옵티머스 뷰 광고촬영, 세계 최대의 커피 전문점인 스타벅스의 광고 모델로 발탁, 스마트 교복 광고 촬영 예정, 파리 바게트 겨울 시즌 광고 촬영 예정 등 무려 3개의 광고 촬영과 2개의 광고 촬영을 예정한 상태였다.
그렇기 때문일까? 서휘 외에도 2012년 CF계의 블루칩으로 부상한 김수현과 라이벌 구도도 잡혔다. 특히 김수현과는 키스신 촬영 경험이, 서휘와는 빈폴 광고 촬영 현장에서 연인 포스를 내뿜었던 수지도 이 둘과 함께 함으로써 2012년 CF계의 블루칩으로 이 3명이 선정됨과 동시에 묘한 삼각관계를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삼각관계는 하나의 에피소드로 무너져 버리고 말았다. 발단은 서휘의 트위터였다. 스마트 교복 광고 모델로 서휘 외에도 여자 모델로 수지가 발탁되었다는 기사를 본 서휘는 수지에게 트위터로 ‘또 너냐? 에휴 ㅋㅋ’이라고 글을 남기자 수지가 ‘죽을래? ^^’라고 답을 하였고, 이에 대해 서휘는 ‘아, 아니. 잘 해보자고요 수지 선배님.’이라고 글을 올리자 어쩌다 보니 둘은 같은 94년생 친구로 여겨지게 된 것이다. 물론 이러한 팬들의 반응을 본 수지는 ‘아우! 내가 왜 그랬지? 이 바보.’라면서 방에서 자신을 자책하기도 했지만 말이다.
이 외에서 서휘는 활동하지 않았던 예능 영역에서도 또 한 번의 힘을 발휘해서 사람들의 시선을 바꾸는 계기를 만들었다. 서휘가 힘을 발휘한 예능은 정글의 법칙. 9월 당시 정글의 법칙 팀은 아마존으로 갈 계획을 가상으로 짜고 정글의 법칙 멤버를 구성할 때였다. 그 때 서휘는 정글의 법칙 팀에 합류하고 싶다고 연락을 취했으나 정법 측에서 10월 말에서 11월 초에 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서휘는 자신이 수능을 보지 못 할 것을 염려하고는 정법 팀에 찾아가 PD를 비롯해 주요 스태프들과 직접 면담을 해서 다행히도 모든 멤버들 스케줄이 맞아 떨어지는 11월 9일로 출발 날짜를 잡고 정법 팀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서휘는 10월 14일 인기가요 굿바이 무대를 끝으로 데뷔 활동을 접고 늑대 소년 시사회 날짜인 10월 15일 새로운 아침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