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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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저녁 현주와 은희가 양손에 짐을 잔뜩 들고 찾아왔다.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하자는 말에 마침 출출하기도 해서 상을 차렸다. 

“오빠~ 앙~” 

한쪽에서 은희가 상추에 삼겹살을 싸서 입에 넣어주고, 다른 쪽에 현주가 소주를 먹여준다. 

시황제의 아방궁도 이보다 좋지는 않을 거라 혼자 생각했다. 

“재석씨...저기...재석씨가 다니는 학원 아닌가요?” 

“어?” 

티브에서 학원문제에 대한 시사프로를 하고 있었다. 학원 이름이 모자이크 처리되어 나오고 있었지만,

 건물 모양이나 주변 건물들이 알 만한 사람은 다 알 수 있었다. 

[“학원가에서 영어 교사를 채용하는 기준은 백인이면서, 젊은 여자일 경우 학력이나 자질에 상관없이 고가의 임금을 지불하면서

 고용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한국 사회가 그만큼 백인 우월주의에 빠져 있다는 반증임에 분명합니다.” 

“그럼..그런 자격미달의 교사들을 고용하면서 발생하는 문제점은 어떤 점이 있는지, 

교육관계 전문가를 모셔서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빠 학원 강사는 어떤 사람이야?” 

“응...젊은 백인 여자...” 

“그 강사도 학력에 문제가 있는 거 아냐?” 

“설마...꽤 잘 가르치는데?” 

“그래? 그럼 뭐.. 그보다..인제 어떻게 할 거야? 변호사 부인..” 

“............” 

“솔직히 모르겠어..처음에는..학교에서 비웃는 우동을 보고 그런 일이 절대로 비웃을 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는데..우동을 생각하면 후회는 없는데..하나씨를 생각하면 내가 잘못 생각했던 거 같아..” 

“제가 생각해도 재석씨가 좀 심했다고 봐요..어쨌든 이미 벌어진 일, 잘 마무리 해야죠..” 

“그래서 말인데..하나씨의 기억을 봉인하고, 손을 때면 어떨까?” 

“.............” 

“최선의 방법은 아니지만, 그것도 방법일수는 있겠네..오빠는 오빠대로 변호사 부인 건드렸으니까, 복수 한 거고..” 

“그럼...그렇게 마무리 하고, 정우에게는 확실히 보답해 주세요.” 

“응..” 

“그럼...이야기는 그걸로 끝내고..우리들 일을 해야지?” 

“뭔 일?” 

“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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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기억을 봉인시키기 위해 찾아갔다. 기쁜 듯이 웃으며 반겨주는 모습에 살며시 죄의식이 고개를 들었다.

 나의 눈을 응시하던 하나의 표정이 조금씩 변하면서, 돌아서 주방으로 들어갔다. 

“잠깐...이리와 볼래?” 

“...........싫어요...당신...후회...하시나요?” 

“................” 

아마도 표정에 생각이 들어 나왔나 보다. 싱크대를 바라보고 돌아서 있는 하나의 허리를 안았다. 

부드러운 머릿결에 얼굴을 묻고, 하나의 냄새를 맡아 본다. 싱그러운 향기가 폐 안으로 가득 들어왔다. 

“저도...할 말이 있어요...저부터 말할게요..” 

“그래...그럼..” 

딱딱하게 굳어 있는 육체에 힘이 풀리면서 하나의 몸이 부드럽게 안겨들었다. 응석을 부리듯이 내 볼에 볼을 비비면서, 

두 손으로 내 손을 꽉 움켜쥐었다. 

“저...임신했어요...” 

“..........정말?..........” 

기분이 묘해졌다. 모순되는 감정들이 교차하면서 지나간다. 기뻤다. 

세상에 나의 핏줄이 생긴다는 것이 영생을 허락받은 느낌까지 들었다. 그리고 슬펐다. 

떳떳하게 세상으로 나오지 못하는 아이가 너무 불쌍해서 슬펐다. 민호 때는 기쁘지 않았었다.

 두려운 마음이 너무나 커서 기쁘다거나 슬픔을 느낄 여지가 없었다. 

“..........당신..........” 

어느새 두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내렸는지, 하나의 손이 닦아 준다. 내 표정과 행동에 안심이 되는지, 

조금은 긴장하며 말하던 얼굴 표정과 몸짓이 풀리면서, 닦아주는 손길이 부드러웠다. 

“기뻐....고마워...내 아이...” 

“.........사랑...해요...” 

아이가 생겼다는 말에 복수고 뭐고 다 팽개치고, 오순도순 살고 싶다는 욕망이 꿈틀거렸다. 나는 원래 그렇게 살고 싶었다.

 지난 세월 그것을 위해 살아왔었고, 지금 역시 그것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하나의 배에 귀를 대고 아이의 존재를 느껴 보려했다. 하나의 두 손이 머리를 안아 준다. 

그렇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아이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이제 당신 할 말 하세요..” 

“....................” 

‘이제...어떻게 하지..예정대로 기억을 지워야 하나..하나를 대리고 와야 하나..’ 

아무 말 못하고 가만히 있자,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아이를 달래듯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준다. 

아이에게 인사를 하듯이 하나의 옷을 들어 아직은 별로 티가 하나는 배꼽에 키스를 했다. 

“아이~” 

인사만 하려고 했는데, 하나의 몸짓에 점점 애무가 되어 갔다. 다리를 타고 올라가 팬티를 내리자 다리를 살짝 들어 준다. 

매끈한 다리선과 부드러운 보지 털을 손으로 전부 느끼면서, 내 씨앗이 들어가고, 앞으로 아이가 나올 구멍을 어루만져 봤다. 

“여기로 나오는 거야?” 

“아마도..” 

“아프겠다...너무 작아...구멍이...내가 좀 벌려 놔야 갰네...당신과 아이를 위해서..” 

“흠~응...괜히 하고 싶으면서...핑계는..” 

치마 안으로 머리를 집어넣고, 혀로 길을 닦았다. 내 침과 하나의 애액으로 점점 번들거리고, 

그만큼 음란해지는 보지가 뻐금거리면서 숨을 쉬었다. 살짝 안의 분홍빛 속살이 모습을 드러냈다가 사라져갔다. 

“쭙....쭙....” 

“음...아...” 

더욱 혀에 힘을 주어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빨고 핥았다. 두툼한 두 허벅지가 얼굴을 눌러왔다가 점점 벌어지면서,

 움직이기 편하게 O자를 만들면서 넓어졌다. 혀를 꼿꼿이 세워 좆처럼 밀어 넣기를 반복하자,

 머리를 잡은 두 손이 움직임을 도와주듯 같이 움직였다. 

“아..아...여보...음...으...” 

좆만큼 민감한 혀를 하나의 보지와 질 벽이 자근자근 씹어주고, 조금은 느끼한 애액이 입과 주변을 더럽혔다. 

코로 보지의 음란한 냄새가 스며 들어왔다. 

“아아..아아.아...나...와요...” 

이제는 나와의 섹스가 많이 익숙해졌는지, 금방 리듬을 타고 상승하면서 하얀 애액을 토해내고, 

두 허벅지로 얼굴을 감싸 고정시키면서, 그 애액을 전부 먹였다. 움켜잡은 머리에 억센 힘이 느껴졌다. 

“아...아직...잠시만...” 

그대로 일어나 좆을 꺼내 하나의 안으로 들어갔다. 마치 자기 집인 거처럼, 칼집으로 돌아가는 칼인 양 한 치의 틈도 없이, 

부드럽게 빨려들었다. 부들부들 떨면서, 저지하는 말과는 달리, 하나의 보지는 돌아온 자식을 맞이하는 부모처럼 반갑고

 따듯하게 맞아줬다. 

“아아..음...아...” 

오르가즘의 여운을 느끼는 하나의 보지는 민감하게 떨면서 내 자지를 감싸 줬고, 그런 보지 살을 가르며, 

천천히 때로는 빠르게 살을 가르며 움직였다. 내 머리에서 떨어질 줄 모르는 하나의 두 손이 머리털을 전부 뽑으려는지 

움켜잡고 쥐어뜯었다. 코로 억센 콧김이 뿜어 나오고, 입에서는 고양이 울음 같은 소리가 계속 흘러나왔다. 

“당신...나..또...음.아...” 

싱크대에 엉덩이를 걸치게 들어 올리고, 허리를 잡아 균형을 잡으면서 리듬에 맞춰 움직이자,

 하나의 두 다리가 허리를 감싸 안고, 내 움직임에 호응하듯 박자를 맞춰준다. 거친 숨소리와 신음소리,

 살과 살이 물리면서 울리는 물소리가 화음을 이루고 있었다. 

“아.아아...같이...같이...음...” 

민감하고, 현란한 움직임에 이미 귀두 전체에 정액이 꽉 들어 차있는 듯이 느껴졌다. 억지로 힘을 주어 참으면서, 

맹렬한 속도로 박아 댔다. 조금이라도 더 느끼고 싶었다. 

“헉...” 

이윽고 정액이 물총같이 튀어 나가고, 그런 정액에 맞추듯이 하나의 질이 조여 오면서 안으로 빨아들였다. 

흡입하려는 힘에 역행하며, 계속해서 움직였다. 

“아아아.아.아.아아아..” 

이윽고 하나 역시 애액을 분출했다. 단순히 보지 안을 채우는 따듯한 좆이 전체로 확산된 듯, 온몸이 따듯해졌다. 

하나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고, 그런 하나와의 감각을 음미하고 있자, 두 팔로 감싸 안아준다. 

침대로 자리를 옮겨 알몸으로 끌어안고 있었다. 

서로의 체온을 느끼면서 아이 이야기를 하니, 부부간에나 느낄법한 화목함이 가득했다.

 피부와 피부가 맞닿은 부분으로 전류가 흐르듯이 정이 흘러 다녔다. 

‘영숙이, 현숙이, 현주, 은희, 은영, 혜진, 다희, 벌써 7명인데...하나가 이 사실을 알면, 쇼크겠지...’ 

우동에 대한 죄책감은 거의 없었다. 우동 역시 지나가다가 돌멩이를 던진 것에 내가 맞아 죽은 것처럼 

나의 존재는 의미가 없었을 것이다. 도덕이나 윤리 같은 것, 정말 필요한 덕목임에도 지켜지지 않는 세상, 

나 역시 의미를 두지 않으려 한다. 

그런 생각으로 자기를 합리화 시키는 중에 마음을 눌러오는 무게감 있는 존재, 양심이었다. 

내가 약자의 입장에 있을 때, 윤리와 도덕, 그리고 법은 나를 지켜주는 울타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사실 그것 말고는 이 험한 세상 하소연 할 곳조차 없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최면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손에 쥐어지자 강자의 입장에서 횡포를 일삼고 있다. 

“무슨 생각해요?” 

“응? 그냥...” 

“어두워...당신..” 

‘지금 기억을 지우면, 하나는 우동과 함께 행복하게 살까?’ 

원래 그럴 생각이었지만, 아이의 존재가 그 방법을 차단시켜 버렸다. 세상에서 처음으로 갖는 내 아이, 

복잡한 생각을 떨쳐 버리듯이 하나의 육체 안으로 파고들었다.

 가슴 사이의 골짜기에 얼굴을 묻고, 부드러운 살집과 야릇한 육향을 가득 품으며 점점 하나의 육체를 달궈나갔다. 

“아..당신...또..하려고요?” 

“응..놀면 뭐해..동생 만들어야지..” 

“피~ 나오지도 않았는데..” 

“연습..리허설..” 

계곡 사이를 타고 올라가 하나의 턱을 핥으면서, 말도 안 돼는 헛소리로 정감을 높이고 가슴으로 바짝 쏟은 하나의 유두를

 느끼며 뭉갰다. 하나의 손이 내려와 확인하듯이 내 자지를 잡고, 이미 일어나 전투 준비가 끝나 있는 무기를 기특하다는 듯이 

어루만져 준다. 

“애기가...흉보겠어요..” 

“.....흠...벌써..아빠 꼬추 알아보려고..뭔지 모를 거야..” 

겨드랑이 사이로 팔을 집어넣어 안자 손에 가느다란 생머리가 잡혀왔다. 

하나가 잡듯이 두 손으로 움켜잡고, 잡아당기면서 내 자지의 기둥을 보지에 끼고 문질렀다. 

미끈한 애액이 묻어 나오고, 허리의 움직임에 따라 하나의 허리가 들썩거렸다. 

“아..음...” 

두 손에 꼭 잡힌 하나의 머리가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대로 나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입술이 들썩거리면서 무슨 말인가 하려다 만다.

 그러나 하나의 허리 움직임으로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았다. 

“음...음...심술쟁이...어서..음..” 

“왜?” 

귀두가 시쳐지나가면서 하나의 클리토리스를 계속 자극했다. 벌렁거리는 보지가 기둥이라도 아쉬운지 끌어당기는 느낌이 들었다. 

“주세요...당신...당신...그거..주세요..” 

두 손으로 계속 머리를 고정한 상태로 혀를 내밀어 하나의 입속에 넣었다가 도망 나왔다. 얼굴이 자석이라도 되는 듯 딸려오려고 

했다. 

“이거?” 

“으..으...당신..나빠...” 

두 다리가 허리와 골반을 감싸오면서 억세게 조였다. 아나콘다에게 조여 허리가 부러져 죽는 사람이 생각난다. 

그러나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약 올렸다. 스쳐 지나가는 좆을 따라 허리가 안타깝게 따라 올라오면서 바동거렸다. 

“음..그거...당신거 ..물건...아..음..자지..줘요..아파요..” 

“아파?” 

“아..아파요..빨리 주세요..” 

좆을 입구에 대고 밀어 넣자 살들이 자기들끼리 조이고 있다가 벌어지면서 다시금 조여 왔다. 엄청난 압력이었고, 조임이었다.

 마치 진공상태가 된 듯 요란한 소리가 울려 나왔다.

쩍~쩍~쩍~ 

“아아아.앙.아...미치게 좋아요...당신...아..” 

삽입하는 순간 아픈지 얼굴을 찡그리더니, 금방 풀리면서 환희에 가득 찼다. 

볼과 눈두덩이, 이마가 붉게 달아오르고, 눈물과 침이 흘러내렸다. 신음소리가 고성으로 울려 퍼지고, 모든 감각이 귀두로 몰려들었다

.

“아아아아아~~·아” 

몸을 뒤집어 하나를 위로 올리자 주도권을 잡은 하나의 허리가 원을 그리기도 하고, 상하, 좌우, 앞뒤로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면서 애액을 흘려보냈다. 양 손으로 허벅지를 눌러 깊은 삽입을 유도하면서 음란하게 출렁이는 가슴과, 뾰족이 일어선 유두

, 현란한 허리 움직임을 감상했다. 가장 좋은 것은 표정이었다. 황홀한 듯, 약간 아픈 듯, 기쁜 듯 한 야릇한 표정.. 

주도권을 빼앗긴 탓에 급격히 상승했다.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몸을 지녔으면서도, 꼭 두 번을 연속해서 오르가즘을 느끼기

 때문에 다시 뒤집어 내가 위로 올라갔다. 엉덩이와 허리, 팔에 힘을 주고 돌리는 와중에 정상에 도달했는지, 애액을 뿜어내면서 

더욱 안겨왔다. 

“아아아..앙.아...어지러워요..세상이 돌아요..아...” 

“헉..헉..” 

두 다리를 가슴에 안고, 더욱 깊이 집어넣었다. 온통 붉은색으로 칠해져 있는 시뻘건 나신이 마치 붉은 땀을 흘리는 듯했다. 

“앙..아아아..깊어요..애기..애기..다쳐요...살살..” 

“응...” 

그 상황에서도 애기를 생각하는 마음이 어머니의 마음인지, 다리를 풀고 베개를 허리에 밀어 넣어 높이를 맞추고 움직였다. 

허리에 넣은 베개 때문인지 움직임이 고정돼 버렸다. 

“음..아...이거...못 움직이겠어요..음..” 

베개를 빼면, 이미 너무나 많은 물을 흘린 육체가 자꾸 미끄러져 도망을 갔다. 점점 위로 올라가는 하나를 따라 올라가자, 

어느새 침대 머리에 닿았다. 

쿵..쿵.. 

격렬히 밀어 넣을 때마다 하나의 머리가 부딪쳤다. 웃기기도 하고, 재미있어서 더욱 거칠게 박아 대자 베개를 들어 머리 위에 받친다. 

“머리 좋네..” 

“으...장난꾸러기...음..” 

‘어!’ 

이상한 느낌, 칼로 찌르는 듯 한 날카로운 감각에 눈을 뜨고 고개를 돌리자, 우동의 손에 지팡이 모양의 막대기가, 

영철이 손에 기다란 총을 들고 바라보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고개를 숙여 하나를 안았다. 

“콰광!!” 

마치 대포라도 터지는 듯 한 고음과 함께, 머리위의 침대 장식이 산산이 부서지면서 파편이 얼굴을 때렸다.

 화끈한 느낌과 뭔가 흘러내는 물질을 감지했다. 엄청난 소리에 모두가 망연자실하고 있었다. 

우동의 지팡이가 분리되면서 파도모양 물결의 인문이 선명한 칼날이 나왔다. 

도신과 도파 사이에 고등이 없어, 영화 ‘자토이치’에 나오는 맹인의 칼 같은 모양이었지만, 길이가 두 배는 길었다. 

우동이 그 희한한 모양의 칼을 꺼내 다가오고, 또 두 손으로 도파를 역으로 움켜잡고 내리찍는 모양이 슬로우 비디오를 보듯이

 느리게 보였다. 생각으로는 벌떡 일어나 칼을 들고 있는 손등을 차버리려고 했지만, 몸이 반대로 움직여 하나를 감싸 안았다. 

총소리에 얼이 나가있던 하나가 다가오는 우동과 칼을 보고, 또다시 온몸으로 감싸 안는 나를 바라본다.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 것인지, 나의 몸을 뒤집고 위로 올라가 하얀 나신이 선명하게 시야를 가렸다. 

눈과 눈이 마주치고, 하나의 눈이 초롱불처럼 밝고, 입가에 미소가 번져 나왔다. 

“푹~” 

마치 하나의 몸 안에서 생겨나듯이 붉은 피를 머금은 칼날이 튀어나오 내 가슴을 관통하고 들어갔다.

 등 뒤로 화끈한 통증과 둔탁한 소임이 매트까지 뚫고 내려가 침대의 나무에 박혀 드는 것 같았다. 

“뚝...뚝..” 

살짝 찌푸린 얼굴에 굳게 다물어진 입에서 피가 터져 나오고, 그 액체가 흘러 내 얼굴로 떨어져 내렸다. 

내 입에서 역시 같은 색깔의 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슥~~” 

칼의 도봉이 침대에 박히는 힘을 견디지 못했는지, 우동의 손이 미끄러지면서 칼날에 손가락 8개가 잘려나가면서 떨어져 내렸다.

 순식간에 침대는 3사람의 피로 흠뻑 젖었고, 잘린 손가락을 멍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우동이 처참한 비명을 질렀다. 

“악~~~~~~~~~~” 

그 소리에 정신을 차린 영철이 서둘러 총을 들고 문을 박차고 나갔다. 우동은 계속 흘러내리는 피를 안타깝게 쳐다보며,

 떨어져 내린 손가락들을 손바닥과 엄지로 힘들게 들어 잘려진 부위에 가져다 붙이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당신...아파?” 

“훗..” 

하나의 몸을 뚫고 나온 칼의 혈조를 타고, 계속해서 피가 흘러 내 가슴의 피와 섞여 갔다. 

움직이면 아픈지, 두 손으로 매트를 지지하며, 힘겹게 버티고 있는 하나의 이마에서 땀이 흘러 내렸다. 

갑자기 위로 올라가 나를 지켜 주려고 했던 하나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어 한마디 했는데, 웃는다. 

“웃기지..마세요...아파요..” 

“미안...나...당신에게 몹쓸 짓 했어..그냥...행복하게 살게 뒀어야 했는데..” 

“그런 소리도 하지 마세요...당신을 만나서 행복했어요..나...당신 꿈 꾸면서..이번에 당신과 다시 사랑하게 된다면...

꼭 당신을 지켜 주겠다고 다짐했어요...당신을...나보다 먼저 잃지는 말자고...그렇게 맹세했어요..

.당신을 위해서 죽을 수 있다면...그것도 행복하게 생각해요..다만..” 

깊은 상처로 인해 고통스러울 텐데도, 한자 한자 또렷이 말하는 하나의 모습에는 어떤 다짐이 있었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었지만, 곧 생각해 내고 말았다. 

‘세뇌....은행나무침대....구나..’ 

“..............” 

“우리 아기...우리 아기가 불쌍해요..” 

땀과 함께 눈물이 떨어져 내렸다. 하나의 몸에서 흘러나온, 피, 눈물, 땀이 내 마음을 눌러왔다. 

손을 들어 하나의 얼굴에 흘러 떨어지는 눈물을 닦고, 땀도 닦아 주었다. 

“윽!” 

지탱하기 힘들었는지, 안기고 싶었는지, 팔에 힘을 풀면서 내 몸 위로 떨어져 내리고, 입에서 답답한 신음이 흘러 나왔다. 

두 팔로 하나를 안았다. 

“이대로 죽으면, 세 식구 같이 묻혔으면 좋겠어요..” 

“..............” 

점점 졸려 왔고, 하나의 입에서도 졸음이 가득 찬 음성이 흘러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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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우동과 영철, 철수가 멍하니 정우가 주는 물건들을 바라봤다. 

총과 몽둥이였다. 정우가 몽둥이의 손잡이를 잡고 당기자 안에서 예리한 날이 번뜩이는 칼이 나왔다. 

“아는 사람이 일본에서 가져온 거야..등록 안 됀 물건들이니까..문제가 생기면 바로 나오면 돼..혹시나 해서 빌려주는 거니까..

가져가 봐..” 

무의식적으로 집어 드는 병신 같은 무리들을 보면서 정우는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지선에게 최면술을 배우고, 처음으로 암시에 성공해서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더욱이 그동안 열 받는 일이 있으면, 젊어서 우연히 알게 된 ‘두식파’를 이용하곤 했는데, 돈도 많이 들었고, 

무엇보다 직접 하는 맛이 없어 고무줄 없는 팬티를 입는 기분이었다. 

‘50억이 아깝지 않지...후후..잘만 이용하면, 열 받게 하는 정석이 녀석도 처리하고, 동우자식도...“ 

은근히 자기 자리를 넘보는 동생 녀석과 이리 왔다 저리 갔다 하는 매형이면서 친구인 동우 놈도 손을 봐줄까 생각했다. 

이 기술만 있으면, 이미 회사를 물려받은 거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에 여유를 만끽했다. 

‘주제파악 못하고 설치는 재석이 놈은 이렇게 처리를 하고, 현숙과 영숙, 그리고 그놈 여자들은 내가 잘 먹어줘야지..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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