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5화 (156/212)

< --  1기- 아카르디아 편 : 챕터 8. 외톨이 공주.  -- >"네놈의 인생을 바닥까지 처박아 주겠어!!"살기가 느껴질 정도로 원한이 사무친 외침. 이런 종류의 선고는 말하는 대상이 누구라고 할지라도 그다지 기분이 좋은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하물며 말하는 대상이 쉽게 만나보기 힘든 미인이라면 남자로써는 더욱더 기분이 처질수 밖에 없다. 하지만...나는 왜 이렇게 즐거운걸까? 나는 솟구치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실소를 머금으며 입을 열었다."호오? 그것 참 무서운 이야기로군 그래. 그런데 어떻게 나를 바닥까지 끌어내릴 셈이지? 너도 알다시피 이곳 크로시아 마법 아카데미는 치외법권 지역이다. 적어도 아카데미에 다니는 동안은 그 어떠한 왕국이라고 해도 간섭할 수 없지. 설령 제국이라고 해도 말야."회1/10 쪽그랬다. 크로시아 마법 아카데미는 인간으로써는 최초로 9클래스 마스터의 업적을 이루어낸 대마도사 알카포네가 원류가 되었다는 점 때문에 현재 전 대륙으로부터 마법에 재능이 있는 자들이 모여드는 최고의 마법 학교였다. 나라를 불문하고 종교를 불문하고 한자리에 전 대륙의 마법사 지망생들이 모이는 곳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대부분은 귀족. 비록 그들이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남작이나 백작가의 자제의 숫자가 많다고는 해도 그들 역시 각국의 귀족이었다. 그런데 만약 그런 아카데미가 어떤 특정한 국가의 영향권에 들어가 버리면 어떻게 되겠는가. 전 국가의 인질이 생겨나는 셈이다.그런 부분 때문에 크로시아 마법 아카데미는 외부의 영향을 조금도 받지않고 내부에서 모든 것을 처리하고 있었다. 다른 아카데미에 비해서 교칙이 유달리 빡빡한 이유가 거기에 있었던 것이다. 여하튼, 그런 위험성 때문에라도 크로시아 마법 아카데미가 있는 중립도시 레바톤을 2/10 쪽

둘러싼 전 대륙의 왕국간에는 어떠한 밀약이 맺어져 있었다. 이유를 불문하고 크로시아 마법 아카데미에 영향을 미치려는 왕국이 나타난다면 전대륙의 왕국에 연합해서 그 왕국을 멸망시키기로. 크로시아 마법 아카데미는 그러한 역사가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그 말은 곧..."...당연하게도 페이란 왕국의 힘 역시 간섭할 수 없지. 간섭했다간 멸망을 피할 수 없을테니까 말야. 아니, 그보다말야, 도대체 내가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조차 모르겠군. 좀 설명해주지 그래? 당할땐 당하더라도 이유는 알고 당했으면 좋겠군."3/10 쪽

말없이 노려보고만 있는 린메이를 똑바로 쳐다보며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어깨를 으쓱했다. 린메이는 그럼에도 조금의 흔들림도 없는 눈을 들어 계속해서 나를 노려보다가, 이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다."어젯밤...마법 수련실에서 네놈의 악행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봤다. 에린에게 무슨 짓을 저지른 지도..."린메이는 분이 솟구치는지 주먹을 꽈악 움켜쥔채로 어깨를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하기사 에린이 그런 꼴을 하고있는 광경을 목격해버리고 말았으니 충격을 받기도 했겠지. 그리고 그것은 곧 분노의 감정으로 바뀌었을 것이다.애초에 나에 대해서 눈치채지 못한 자신에 대한 분함. 나와 거의 반 강제로 러브라인을 엮어버리고만 스스로에 대한 죄책감. 그리고 애초에 자신의 단 하나뿐인 마음의 친구를 빼앗가간 상대에 대한 질투심. 4/10 쪽

린메이의 검은색 눈동자 속에는 이러한 감정의 기류들이 마구 뒤섞여진채로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조금도 게의치않고 린메이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하, 공주님에게 엿보기의 취미가 있는 줄은 몰랐는데 그래?""닥쳐! 다시 한번 말하겠어. 지금 당장 에린에게서 손을 때고 이 아카데미에서 꺼져버려!!"이죽거리는 나의 목소리에 린메이는 서슬이 퍼런 목소리로 외쳤다. 하지만 그런데에 겁을 먹을 것 같았으면 이렇게 쫄레쫄레 따라오지도 않았을터다. 나는 오히려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5/10 쪽

"정말이지...억지를 부리는 군. 보아하니 어젯밤 일을 두고 나를 핍박하는 것 같은데...도대체 뭘 가지고 나를 욕하는거지? 응?""에린이 있으면서도 너는 마리사와 추잡한 관계를 가졌어. 그것도 당사자인 에린의 앞에서. 네놈은 에린의 가슴에 커다란 상처를 안겨준 거란 말이다!!"과연, 그럴듯한 이유군. 애초에 이런 반응을 의도하긴 했지만 이렇게나 격렬하게 반응해주니 기쁜데 그래? 나는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눈가를 파르르 떨며 나를 노려보는 린메이를 바라보며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답한다."하하, 웃기는 군. 그건 에린과 나의 문제야. 너는 숨어서 엿본게 고작인 주제에 그때의 상황이 에린에게 상처가 되었으리라고 어떻게 단언할 수 있지? 마리사와의 관계는 에린 역시 허락 한 것이다. 그리고 그때의 행위 역시 에린이 원해서 한 것이다."6/10 쪽

린메이는 차분하게 뱉어나가는 나의 말에 무언가 반박을 하고 싶은듯 연신 입술을 달싹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나의 대사가 끝나자마자..."웃기지 마!!! 그런...그런 수치스러운 모습으로 결박당하는 것을...에린이 원했다는 말을 믿을 것 같아!!!?"분노가 가득한 적대적인 목소리로 외치는 것이다. 나에 대한 분노가 고스라히 느껴지는 살기가 담긴 목소리. 그 싸늘한 목소리에는 나 역시도 살짝 놀랐지만...나는 별로 게의치않은채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네가 믿는건 중요하지 않아. 내 말은 사실이니까."7/10 쪽

"크윽..."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해나가는 나의 목소리에 린메이는 어깨를 파르르 떨며 분기에 찬 신음을 흘렸다. 형횽할 수 없는 그 분노를 증명하듯 잔뜩 움켜쥔 린메이의 두 주먹은 움켜쥐어진채로 눈에 띄일 정도로 크게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느긋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두어번의 호흡이 지나갔을때쯤 되었을까? 살짝 고개를 숙이고 있던 린메이가 고개를 쳐들어 다시금 나를 노려다봤다. 그리고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했다."...정말이지, 네놈은 구제할 수 없는 쓰레기로구나. 그렇다면...네놈의 원대로 네놈의 인생을 저 지하 밑바닥까지 처박아주겠어!!"8/10 쪽

그 말을 끝으로 린메이는 품속을 뒤져서 무언가를 꺼내었다. 그녀의 손에 들린 것은 번들거리는 은백색을 띤 종이조각들이었다. 직사각형의 형태에 각각의 종이 위로 한문으로 추정되는 글씨들이 필기체 형식으로 휘갈겨져 있다. 저건...부적? 린메이의 손에 들려진 왠지 익숙한 종이조각의 모습에 내가 눈을 크게뜨며 그것을 바라보자 린메이는 마치 벌레를 보는 것처럼 경멸하는 눈초리로 나를 쏘아보며 부적을 허공으로 집어던졌다. 스스스스-집어던져진 부적들은 땅바닥에 떨어져 내리지 않고 그대로 허공에 뜬채로 린메이의 머리 위로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고...9/10 쪽

"대지의 힘은 모든 것을 구속한다. 속박의 법, 루크레시아!!"린메이는 마치 만화 나루토를 연상시키는 듯한 빠른 속도로 수인을 맺으며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그리고 고작 숨한번을 들이마쉬고 내실 정도의 짧은 순간이 지나간 후 그녀의 입술이 벌어지며 술식이 완성된 순간. 그우우웅- 린메이를 중심으로 연녹색의 원형마나파장이 뻗어져 나온다. 그리고 그것과 동시에 부적의 글씨로부터 연녹색의 진득한 빛무리가 뿜어져 나오며 나를 덮쳤다.10/10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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