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6 윤호, 가양동 승무원 셀카 속으로 워프!!!!!!!!!!! =========================================================================
1.
원화 회의를 마친 윤호는 자리에 앉아 태블랫 펜을 잡고 설정기획이 바뀐 대로 열심히 손을 놀렸다.
그때 '딩동'. 새로 산 아이폰에서 문자가 왔다.
[내 짐은 이 주소로 붙여줘.
서울시 강서구 방화동. 케이제이오피스텔 c동 - 452호]
다시 문자가 또 왔다.
[그리고 나 일주일간 장비행이야. 돌아왔을 때 내 짐이 와 있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앞으로 연락하지 말아 주길 바라.]
헤어진 여자친구 지원의 문자였다.
시팔, 문자를 본 윤호는 입술을 깨물었다. "미친 년."
지원은 KT 항공 승무원이었다.
윤호와 지원은 2년 남짓 사귀었다.
과거 윤호가 작은 게임업체를 입사, 퇴사하기를 반복하면서 수입이 불안정할 때도 그는 지원의 승무원 준비를 아낌없이 도와주었다. 학원비를 대고, 매번 새로운 사진을 찍을 때도 곁에 있었다. 윤호의 도움으로 지원은 KT 항공사에 당당하게 입사했다.
지원은 비행을 마치면 집으로 가지 않고 늘 윤호의 방에 와서 퇴근을 기다리곤 했었다. 야근을 마치고 돌아오면 늘 지저분한 윤호의 자취방은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맛난 카레 냄새가 방 가득 풍긴 적이 많았었다.
지원은 오랫동안 좋은 여자였지만 끝은 아니었다.
몇 개월 전부터 비행이 잦았으며 윤호에게 찾아오는 횟수가 뜸했다. 그리고 계약 기간이 1년이나 남은 홍대 앞 자취방을 벗어나 공항 옆에 오피스텔을 계약하고 거기서 출퇴근을 했다.
지원이 첫 취업이었고 돈이 넉넉하지 않은 사정을 잘 아는 윤호는 그녀가 비싼 오피스텔을 얻은 것이 의아했다. 그는 짐을 옮겨주는 날 지원에게 돈이 생긴 경유를 물었다. 그녀는 회사에서 오피스텔을 분양해 주었다고 둘러댔다.
이후부터 그녀의 전화나 카톡은 형식적이었고, 예전 같았으면 그녀가 먼저 기억하던 기념일도 늘 잊어먹기 일쑤였다.
남자가 생겼다는 짐작은 했었지만 정작 그 사실을 알아버린 것은 너무도 뼈아팠다.
사건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지원이 한참 냉담해지던 어느 날, 윤호는 연차를 내고 없는 잔고를 털어 백화점에서 목걸이를 샀다. 백금으로 된 유명 메이커였다. 지원은 캐나다 비행이었고 이틀 후 돌아오기로 되어 있었다.
“별표 누르고 2435463 다시 별표.”
지원의 오피스텔로 간 그는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갔다. 비밀번호는 익히 알고 있었고 침대맡에 선물만 곱게 두고 조용히 올참이었다. 윤호가 문을 여는 동시에 안에서 들리는 소리,
“누구세요.“
안에서 문이 열리고 지원이 나왔다.
지원과 윤호는 서로를 멍하게 바라보았다.
“너 비행 안 갔어?” 윤호가 물었다.
그때 지원의 뒤에서 나오는 상체를 벗은 남자.
“누구니?”
지원은 당황한 얼굴로 그 사내를 안으로 밀어 들이고, 복도로 나와 윤호 앞에 섰다.
모든 것을 알아버린 윤호는 그녀의 눈을 차마 보지 못하고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채 그저 바닥만 내려다보았다.
지원은 그런 윤호를 빤히 쳐다보았다.
기가 막혔다.
잘못한 년이 빤히 쳐다보고 당한 놈이 바닥을 실실 바라보며 눈을 피하고.
“스폰 받냐?”
윤호가 바닥을 보며 조용히 말했다.
“말 조심해.”
“그럼 저 남잔 누구야?”
“울 회사 상무님.”
“시팔, 스폰이네. 이 오피도 저놈이 얻어준 거야?”
“왜 말도 안 하고 여길 와?”
“너 비행이라메?”
“싸우기 싫어. 그만 돌아가.”
차라리 모르고 지내다가 자연스럽게 헤어질걸. 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윤호였다. 그런 지원이 윤호 방에 있던 자신의 짐을 보내달라고 문자를 보낸 것이다.
오피스텔 1층으로 내려온 윤호는 지연의 오피스텔에 편지함을 뒤졌다. 공과금, 세금 고지서와 함께 왠 사내의 이름으로 된 우편물들이 있었다.
레스토랑 쿠폰 우편물이었다.
스폰 하는 놈들은, 스폰녀가 사는 집 주소로 자신의 몇 가지 우편물 주소를 등록한다. 이를테면 자동차를 스폰녀에게 사준다면 스폰녀의 이름이 아닌 자신의 이름이 기재된 고지서를 스폰녀 집 주소로 등록해야 본처에게 들키지 않을 테니까.
“FG 레스토랑 쿠폰이라......”
분명 둘이 레스토랑을 드나들었고 레스토랑에서 회원카드를 만들면서 이 주소를 등록해두었으리라. 카드 회원비는 남자 새끼가 낼 테니 주소지의 수신인도 남자 이름으로 해야 할 테고.
살펴보니 지연의 스폰남은, KT항공 재무이사, 김재우란 사람이었다.
윤호는 그 우편물을 집으로 가지고 왔다.
오자마자 맥주를 벌컥대고 숨을 몰아쉬었다.
윤호는 지질한 사내가 아니었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누구도 호탕해질 수 없다. 가슴이 쓰렸다. 평소 조용하고 성실한 윤호는 누구와도 잘 지냈다. 회사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았고 남을 돕는 것도 즐겼다. 단지 그 동안 돈이 좀 없었을 뿐이다. 게임 경력을 쌓기 위해서는 작은 회사를 전전해야 하는 기간이 있다. 그때 경력을 쌓는 것이다.
윤호는 크게 나쁘지도, 크게 화려하지도 않은 신세였지만 잘 생긴 외모와 깊은 심성. 사내다운 기백을 갖춘 사내였다. 그런데 이런 엿 같은 일이. 보살피고 아껴준 여자가 다른 놈의 스폰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치가 떨렸다.
그녀의 화장품과 칫솔, 드라이기, 책들, 아끼던 피규어들과 옷가지들을 종이 상자에 처넣고 청 테이프로 봉하려다 손을 멈추었다. 피파컵 모양의 월드컵 기념 피규어였다. 그가 지연에게 사준 레어 아이템이었다. 지연은 여자였지만 피규어를 좋아했다.
윤호는 피파컵 피규어를 만지작거렸다.
당시 그녀는 이것을 받고 뛸 듯 좋아하며 무한정 키스 쿠폰을 그에게 남발했다.
윤호는 혼자 씁슬하게 웃었다.
'좋은 때도 있었는데.'
피파컵 피규어는 주석 재질로 되어 아주 묵직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예선 기원 이라고 적힌 것으로 윤호의 팔꿈치까지 오는 길이었다. 갑자기 또 화딱지가 올라왔다.
“시팔, 이딴 게 집에 있으니 재수가 없지!”
시팔, 버려 버릴까?
그러기엔 너무 잔인한 것 같다.
내일 당장 우체국에 가서 지연의 짐을 부치고 오리라 생각했다.
2.
컴퓨터를 켜고 PSP 사이트를 열었다.
사실 윤호는 약간의 포르노 중독이 있었다. 심한 편은 아니었지만 엑셀 파일을 열심히 만들었거나, 심한 스트레스가 쌓일 때는 야동이나 외국 포르노를 틀어보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꼭 그것을 보며 자위를 하는 것은 아니다. 지연과 사귈 때도 지연과 관계를 맺고 그녀가 돌아가면 혼자 늘 한편씩은 보았다.
슬슬 바를 내려 뒤적거리던 윤호는 어느 란에서 스크롤을 멈추었다.
[KT 항공 스튜어디스 섹스, 가양동 계단에서 즐기는.]
클릭했다.
사이트에 올려진 그 야동의 스크린 샷은 우선 어두웠다.
어느 아파트 계단인지 회사 계단인지 공원이 훤히 보이는 계단(정확히는 2층과 3층 사이 계단)에서 K 항공 승무원 복장을 한 여자가 남자의 거시기를 빨아주는 화면이었다.
야간에 찍은 영상를 캡처한 화면이라 흐릿했고 스팟들이 많았다.
이 장소가 회사일 수도 있고 자신의 집 또는 영상을 찍은 놈의 아파트 계단일 수 있었다.
KT 항공이라면 지연이 근무하는 항공사다. 화면의 여인은 지연보다 더 성숙해 보였고 키가 커 보인다.
윤호는 일단 영상을 다운로드했다. 플레이어를 열고 영상을 틀었다.
영상은 2분 내외로 짧은 자작 카메라. 즉 셀카였다.
남자 놈이 여자를 데리고 계단 언저리에서 자기 성기를 꺼내 빨게 하는 장면이다. 여자는 분명 KT 승무원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단정한 머리와 푸른색 정장치마가 뚜렷했다.
내용을 보니 복도식 아파트 계단이었다. 예상대로 아래층과 위층 사이로 올라가는 중간 계단이었고 공원처럼 보이는 밖은 놀이터였다. 막 비행을 마치고 돌아온 여자의 캐리어도 옆에 보였다. 진짜 승무원이 맞는 모양이다.
초음에는 남자의 컨버스 신발과 계단이 흔들리듯 찍혔다. 카메라를 들고 있는 놈이 계단을 오르는 것이다. 여자는 남자의 손에 이끌려 뒤따라오고 있었다. 남자가 층과 층 사이의 공간에 섰다.
카메라가 흔들리더니 남자 새끼의 소리가 흘러나왔다.
“여기서 하자.”
"아이. 싫어. 춥다 어서 들어가.“ 승무원 여자가 말한다.
“어서. 사람들 오기 전에 빨리 빨아줘.”
사내새끼는 승무원 여친을 강제로 앉히고 여친 머리를 사타구니로 갖다 댔다.
커다란 고추가 눈앞에 보이자 여자는 잠시 위를 올려 보더니 눈을 감고 빨기 시작했다.
“오 존나 흥분돼.”
사내의 말에 여자가 입을 떼고 사내를 올려보았다.
“뭐해? 계속 빨아.”
여자는 남자친구의 말대로 다시 물건을 빨았다. 혀를 낼름거리다가 입을 벌리고 예쁘게 안으로 집어 삼킨다.
남자놈이 여자의 가슴을 만지려 하다가 한 손으로 단추를 풀려 했다. 묵직하고 커다란 가슴을 가진 여자는 단추를 풀기 싫다는 듯 거시기를 빨면서 몸을 이리저리 흔들었다. 카메라를 찍던 놈은 단추 풀기를 포기했다.
물건을 빠는 여자를 찍고 있던 남자새끼가 카메라인지 스마트 폰인지의 라이트를 켜자 여자의 이마가 밝게 빛났다.
“눈부셔.”
여자가 고추를 입에서 떼고 눈을 찡그렸다.
남자가 “미안. 흐흐흐” 하면서 라이트를 껐다.
여자가 계속 사내 물건을 빨았다.
“일어서봐.”
“응?”
여자가 빨던 것을 주물럭거리면서 위를 올려다본다.
“일어서라고. 네 보지 좀 빨아보게. 어서!”
"아이, 싫어."
"어서!"
사내가 여자를 일으켰다. 이때 카메라가 흔들리고 바닥을 비추더니 곧 치마가 들려진 여자의 엉덩이가 찍혔다. 검은 스타킹을 신은 허벅지와 그 위로 보라색 레이스가 박힌 팬티가 팽팽하게 항문을 가리고 있었다. 놈 새끼가 여자의 보랏빛 팬티를 젖혔다. 검은 음모가 삐쭉 삐쭉 튀어나와 있고 놈이 손가락으로 항문을 긁다가 위로 들어 올리자 살이 뒤로 밀이면서 조갯살처럼 양 갈래로 접혀 붙은 대음순이 드러났다.
놈은 비비더니 집어넣고 한번 뺐다.
“아악.”
뒤치기를 당하는 승무원이 낮게 소리 질렀다.
“촉감 존나 좋아.”
음액질에 번쩍거리는 제 물건을 한참동안 비추던 놈은 다시 여자의 팬티를 옆으로 젖힌 다음 검고 두툼한 음부에 성기를 집어넣었다.
“뭐 어때, 스릴 있잖아.”
팬티 사이로 여자의 구멍에 물건을 집어넣은 사내가 실실거렸다. 사내는 번질번질거리는 지 성기를 자세히 비춘다.
그때였다.
아래층에서 누군가가 걸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아래층 계단의 불빛이 켜진 것인지 주위가 환했다. 사람이 다가오면 자동으로 켜지는 센서 등일 테다. 추측하건데 경비나 아파트 주민이 사이드 계단으로 올라오는 모양이었다.
“시팔. 조때다.”
남자의 소리가 들리고 뒤치기를 당하려 엉덩이를 내밀었던 승무원 복장의 여자가 황급히 치마를 내리고 영상이 왔다 갔다 어지럽게 돌아가더니 영상을 끝났다.
그들이 들켰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다.
3.
윤호는 끊었던 담배 생각이 났다.
지연과도 집에서 비슷한 일을 한 적이 있었다. 깨끗한 구두를 신고 승무원 복장을 한 지연이 소파에 앉은 윤호의 바지를 벗기고 물건을 빨아주며 관계를 맺었다.
스튜어디스와의 그런 섹스는 모든 남자들의 로망 아닌가.
윤호는 잠시 생각하다가 동영상을 다시 플레이했다.
앞으로 돌려 남자가 승무원 여친을 이끌고 올라가는 장면에서 화면을 [일시정지] 시켰다.
화면에는 사내의 컨버스 신발이 바쁘게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고 승무원 여친이 사내의 손에 이끌리며 따라 오르고 있다. 여친의 케리어 가방이 덜컹덜컹 거리는 소리가 나는 장면이었다.
“오늘 저 승무원이랑 한번 해야겠다.”
윤호는 바닥에 놓인 종이 상자를 바라보았다. 지연에게 부칠 짐이 가득 들어있었다. 윤호는 묵직한 피파컵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컴퓨터에 연결하고 앱을 열었다.
붉은색 <입장> 버튼이 눈에 들어왔다.
“비디오 워프다. 저 승무원을 따먹으러 가자!”
윤호는 묵직한 주석 피파컵을 집어 들고 <입장> 버튼을 눌렀다.
윤호의 몸이 흔들거리다가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