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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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도 화면을 닫는 일은 하지 못하였다.

지금 닫아버리면 후회할것이라는 사고가 제멋대로 판단한것인지 모르겠다. 나는 섬세하게 떨리는 오른손에 힘을 주어 다음 사진을 클릭했다.

그 사진부터는 나를 일부러 비웃는듯한 비열한 사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사진은 비열한 나체와 상반되는 카오리의 웃음을 보이게 하여 촬영된 것들이었다.

어제밤 머릿속에 떠올린 아내의 웃는 얼굴, 지금 눈앞 사진속 아내는 그와 같은 웃는 얼굴이었다.

잔디위에서 하반신만을 노출한채로 개처럼 엎드린자세로 미소짓는 아내.

도로위에서 전라가 되어 똥싸는 자세로 주저앉아 거유를 움켜지고 있는 아내.

옥상에서 옆빌딩의 창을 향해서 커다란 엉덩이를 추켜세운 자세의 아내.

공중화장실 남자측의 변기옆에 전라로 서있는 아내.

산길에서 다리를 안짱다리로 벌려 허리를 추켜세운 자세로 포즈를 취하는 전라의 아내.

10장정도 야외에서의 사진이 끝나고 다음 사진부터는 방에서 찍은 무보정의 사진이 시작되었다.

침대위에서 개처럼 엎드린 모습으로 엉덩이를 높이 쳐들고 음부와 항문을 노출시킨채 흔들고 있는 아내.

M자로 다리를 벌리고 왼손으로 몸을 지탱하면서 오른손으로 음부를 벌리고 있는 아내.

허리를 숙인자세로 양손을 뒤로 돌려 엉덩이를 벌리고 서있는 모습의 아내.

책상위에서 개와 같은 모습이 되어 허리아래로 오른손을 돌려 역V자로 거기를 벌리는 아내.

사진은 비열함을 더해가고 있지만 조금전부터 나의 머릿속에는 한 개의 의혹이 일어나고 그것은 어떤 확신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사진은 그 후 성기구를 사용하는 것, SM스러운 밧줄묶기와 촛농을 사용하는 것으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5, 6장은 남자와 결합하는 것이었다.

거근을 노출한 두명의 흑인남자 사이에 끼어있는 아내.

위를 보고있는 젊은녀석의 위에 기승위자세로 섹스를 하고있는 아내.

남자의 물건으로부터 방출한 액체를 뒤집어 쓰고 있는 아내.

아날에 생자지를 꽂아넣고 미소짓는 아내.

40장 가까운 사진속에 카오리의 얼굴은 도대체 몇종류인 것인가?

코라사진...

나도 인터넷에서 처음으로 그 존재를 알았던 것이 얼마안된다.

원래는 콜라쥬라고 하는 프랑스어의 약자이지만 알기쉽게 말하자면 머리를 슬쩍 바꾸는 합성사진을 말한다.

안정을 찾은 나는 다시 한번 처음부터 사진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그 기술에 관심이 있었다면 어떻게해서라도 합성인지 아닌지 확인할수 있었을 것이다.

확실히 계속 보고있으면 카오리의 웃는 얼굴때문에 흥분을 한것도 있고 흥이 깨진것도 있었다.

(... 역시나 그런 의미에서 조금 놀아보았습니다...인가)

( 그런 의미였던 것일까...)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내마음속에는 별도로 다른 걱정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 잠깐만... 그렇다해도 카오리의 사진을 사용했다는 것은... 어떻게 그 사진을 준비할수 있었지? )

합성사진에 사용되어진 카오리의 사진은 최근에 찍은 것이리라. 카오리가 상대방에게 자신의 사진을 건네주리라고는 상상할수도 없다. 그렇다면...

( 스토커...)

그런 생각에 다다르자 나는 아직 보지못한 "K‘에게 강한 노여움과 공포를 느낄수 있었다.

( 도대체  이녀석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거야...)

( 허면... 지금도 카오리는  이녀석에게 미행당하고 있을지도...)

순간 이 K에게 항의 메일을 보내려고 했지만 이쪽의 심정을 눈치채이는것보다 어떻게해서든 그녀석의 정체를 밝혀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렇다면 카오리를 어떻게 지켜내지...

나는 사진화면을 닫고 거기에서 팔짱을 낀채 생각에 잠겼다.

아내에게 불필요하게 사실을 알린다면 고민에 잠길 것이다... 아무리 밝고 활발한 아내라할지라도.

그리고 이정도의 사안으로 경찰에 상담을 해봤자 별 소용도 없을 것이다.

탐정을 고용할수도 있지만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그렇다고해서 두명의 아이들에게 보디가드를 부탁할수도 없는 일이다.

장고를 거듭한 끝에 내가 도출해낸 결론은...

가깝게 지내는 친구, 지인, 친척 에게 은근히 내가 없을 때의 일을 부탁하지 않을수 없다.

다행인 것은 우리들 부모님은 모두 건재하시고, 내 부모님 집은 가까운데에 위치하고 있다.

( 아버지와 어머님에게도 일단 전화를 해두자...)

( 그 다음에는 오쿠무라로... 그녀석의 소개로 일을 시작하기 때문에 두사람이 대화할 기회가 많아질지도 모르고 일하는곳에서 지켜줄수 있을지도...)

거기까지 생각하자 또 다른 의혹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요사이 카오리는 자치회 모임으로 바쁜것이었다. 그 임원중에 이 스토커가 있는지도 모른다는...

가장 카오리에게 접근하기 쉽고 행동패턴도 읽고있는... 그럼과 동시에 사진도 찍기 쉬운 인물.

나의 머릿속에 한사람의 모습이 떠올랐다.

( 코사카이...씨)

전에 내가 집에 돌아가고 있을 때 역에서 말을 걸었던 남자...

카오리의 모습을 번화가에서 봤다고 시치미뗀 한 남자...

예전부터 가까운곳에서 잡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40대후반의 음울한 남자...

몇 년인가 전에 부인과 아이들에게 쫓겨난 남자...

나는 전에 아내가 말했던 말이 생각났다.

『 코사카이씨의 눈은 무언가 싫은 기운이 있는 듯 해요.』

( 小酒井 ...)

?역주 코사카이의 한자이고 원문그대로 옮긴 것은 그만큼 집착한다는 표현입니다.

( 코사카이...)

( ! K ...코사카이의 ‘K" ... 설마 )

그때 테이블위에 있는 휴대폰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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