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29 여동생과 나의 비밀 =========================================================================
"난 네...오빠잖아...?"
여동생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오빠..."
"무슨 말 하는거야."
"오빠아..."
"조용히 해봐 좀!"
"오빠!"
나와 여동생은, 지금까지 들키지 않도록 조심했던 건 다 잊었는지 집안에서 소리를 질렀다.
"나..좋아하지?"
"난 네 오빠야!"
나는 정말로 오랜만에 여동생의 눈물을 볼 수 있었다.
여동생이 갑자기 어린애 처럼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우는데도 나는 여동생을 달래주지 않았다.
"오빠 나 좋아한다고 했잖아..."
내 눈 앞에서 여동생이 울고있는데도 난 달래줄 생각은 커녕, 되려 화가 나고 있었다.
"좋아한다고... 했잖아..좋아한다고 했잖아.."
"난..그냥..."
여동생은 사실 섹스가 좋아서 나랑 한 게 아니지 않을까?
아니, 좋아는 했겠지만. 꼭 그래서 한 건 아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자,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죄책감이 밀려오며 가슴이 탁 하고 막혔다.
"너랑 나는..그냥...그...섹스 프랜드 같은 관계잖아.."
"오빠아아..! 오빠아아아..!!"
여동생은 계속해서 나를 부르면서 울부짖었다.
"왜 그러는 건데... 왜 그러는데..."
여동생은 계속해서 같은 말 만을 중얼거리며 울었다.
"오빠 나 좋아하잖아...사랑하잖아...왜 갑자기 그러는데..."
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나....오빠가 시키는 대로 잘 했잖아..보지도...자지도...좆물이라고 말하고...무슨 말을 하라고 해도 다 말했잖아...오빠가 좋아하는거 다 해줬잖아.."
뭔가 말하려고 입을 벌렸지만. 말 할 수 없었다.
"오빠 나 좋아한다고 했잖아..."
화가 났지만, 여동생에게 화를 내지도 못했다.
"좋아하니까..좋아해서 섹스한 거잖아..."
어째서인지 화가 나 화를 내려고 하는 순간, 여동생이 울고 있는 모습에 화를 낼 수가 없었다.
안아 주고 싶은데, 안아 줄 수가 없었다.
눈물을 닦아주고 싶은데, 닦아 줄 수도 없었다.
난 오빠여야 되는걸까. 남자여야 되는걸까?
여동생에게 대체 어떻게 보여야 하는걸까?
여동생은 날 어떻게 보고 있는 걸까?
어떻게 해야 되는 걸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어린 시절에는, 여동생이 울면 언제나 내가 안아 주었다.
여동생을 울린 녀석이 있으면. 화가 머리 끝 까지 올라서 녀석이 울 때 까지 때렸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형들이 그런 짓을 했을때는 돌을 던져가지고 선생님한테 혼나고 부모님이 학교까지 오기도 했다.
어머니는 나에게 처음에는 사람한테 돌을 던지면 어떻하냐고 화를 내시다가. 나중에는 여동생을 아끼는 것 좀 보라며 친구분들께 자랑하기도 하셨다.
여동생이 아프면 나는 학교에 가서도 그게 생각이 나서 초등학교 급식에 나온 간식을 안 먹고 가지고 있다가 가져다 준 적도 있다.
다리를 다쳤을 때는 울지 말라고 달래주다가 업고 집에 간 적도 있다.
나와 여동생은 사이가 좋았다.
여동생은 내가 좋아하는 반찬이 나오면 '오빠가 좋아하는 거다' 라면서 어머니께 많이 퍼 달라고 하기도 했다.
내가 어깨가 아프다고 하면 곧바로 달려와서 주무르면서 '3000원이야 오빠.' 라면서 장난을 치기도 했다.
내가 게임을 하고있으면, 같이 놀고 싶다면서 가르쳐 달라고 했다.
난 여동생을 사랑하지 않는다.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랑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가족이고 싶었다고 생각한다.
그냥 단지, 다른 남매들보다 사이가 좀 더 좋을 뿐.
조금 이상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큰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여동생도 나도 서로를 가족으로 생각할 거라고 생각했다.
한 걸음 한 걸음 씩. 새로운 놀이를. 서로 즐길 수 있는. 서로 좋아하는 취미 같은 것을 가지게 됬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다.
눈 오는 날에 옷이 천천히 젖어들어가듯 여동생과 나는 점점 사이 좋은 남매를 넘어서서, 근친 행위에 다가갔다고 생각한다.
나는 쾌락에 빠져서.
여동생은 사랑에 빠져서.
한 걸음 한 걸음 씩. 조금씩 다가갔기에 나는 그것이 큰 문제가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차라리 경계심을 조금만 덜 가졌다면 어떻게 됬을까.
어느날 갑자기, 여동생과 서로 섹스를 하게 됬다면 어떻게 됬을까.
단지 한 순간의 꿈처럼 있었던 일이라면. 매일같이 이어지며 일상처럼 변해버리지 않았다면 어떻게 됬을까?
퍼즐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단 하나의 조각이라도 맞지 않았다면, 이렇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인생이라는 것은.
모든것이 기적인 확률로 이루어 진다고 생각한다.
아무 생각 없이 가만히 있던 나는 여동생을 끌어안았다.
여동생은 울고만 있었다.
왜 안았을까?
난 오빠로써 여동생을 안았던 것일까?
아니면 남자로써 여동생을 안았던 것일까?
내가 대답하지 않자. 여동생은 울고만 있었다.
"오빠..나 좋아하는거 맞지?"
난 대답하지 않았다.
"응..?"
나는 여동생이 눈물을 그칠 때 까지 여동생을 안고 있었다.
"나...오빠가 결혼해도 뭐라 안할께...임신하고 싶다는 말도 안할께...오빠가 싫다고 하면 다 안할께.."
눈물이 멎지 않은 여동생이 말 중간중간마다 딸꾹질 소리를 내며 말했다.
"오빠..나 싫어하는거 아니지?...나...오빠 사랑해..."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오빠 왜 아무말도 안해?"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사랑해...응? 사랑해..오빠...나 오빠가...나..싫어?...난..오빠..응? 좋아한다고 했잖아..나 뭐 잘못했어?"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입 밖으로 나오질 않았다.
"난 오빠가 나 좋아한다고 해서 나도 사랑하는 건데..그래서..오빠가 나 싫어하면..나 싫어..? 난.."
여동생은 말을 제대로 하질 못했다.
"난...오빠...나 좋아했지? 지금은 그냥 내가 뭐 잘못했지? 재수해서 힘든데 내가 자꾸 귀찮게 해서 싫어?"
여동생의 눈물이 멎을 때 까지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무 생각도 하지 못했다.
"왜 아무 말도 안해!!"
무슨 말을 하면 되는 걸까.
난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놔."
여동생이 나를 밀쳤다.
"지금까지 좋아한다고 해놓고..난 어떻하라고! 좋아한다매? 왜 좋아한다고 말을 못 하는데?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왜 그랬는데!"
여동생이 날 밀쳐내고 화를 내며 말하자 나는 착잡하고, 답답한 마음에 작게 한 마디 말했다.
"미안하다."
"뭐?"
"..."
여동생은 황당하다는 듯 한 목소리로 말하면서, 다시 울 것만 같은 표정을 지었다.
"미안하다고 하면...난 어떻게 되는데? 뭐가 미안한데! 난...난 뭐야? 오빠한테 난 뭔데?"
"...미안."
"왜 미안하다고 하는건데!"
여동생은 더 이상 눈물도 나오지 않는 건지 얼굴만 우는 것 처럼 찡그린 채로 말했다.
"그러면 내가 뭐가 되는데... 난...그냥..오빠가...좋아한다고 했잖아! 미안하다고 하면 난 뭐가 되는데!"
여동생은 아무 말 없이 통곡했고. 나는 침대에 앉은 채로 한숨만 계속해서 내쉬었다.
"오빠는..오빠는 지금 날 창녀로 만든거 알아? 지금까지 내가 왜 오빠랑 섹스를 했는데...이제 와서 이러면 나더러 이제 어떻하라는 거야?"
"..."
"오빠가 날 이렇게 만들었잖아!"
"미안하다."
"난...난....내가 뭐가 돼? 오빠는..."
나는 조용히 여동생의 말을 듣고만 있었다. 변명을 할 수가 없었고. 할 생각도 없었다.
하지만 여동생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그냥, 고개를 떨군 채로 울고만 있었다.
그리고 여동생은 다 울고 났을 때. 코를 훌쩍거리며 나에게 말했다.
"나가."
"..."
"나가라고...오빠랑 있기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