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0032 여동생과 나의 비밀 (32/34)

00032  여동생과 나의 비밀  =========================================================================

                                          

나는 현실에서 도피하듯 학원에 갔다가 집에 오면 바로 방 안에 들어가서 공부만 했다. 거실에 있는 컴퓨터는 하다가 여동생이 말을 걸진 않을까 해서 게임같은것도 하지 않게 됬다. 

몇 일 뒤에는 게임기도 놓게 됬다. 휴식을 하지 않고, 공부만을 한다.

머릿속에 글자나 숫자가 안 들어와도, 힘이 들어서 한숨을 내쉴 때도. 책상 앞을 떠나지 않았다.

자꾸 영어만 외우다가 머리가 아프고 스트레스가 쌓인다 싶으면 작문을 연습했다. 작문이 질리면 역사를, 암기하다가 질리면 수학을.

잠시 어긋나는 듯 했던 나의 입시 공부는 다시 제자리를 찾았고, 처음 마음을 먹었을 때 처럼 공부만에 집중하게 되었다.

여동생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나를 대하게 되고 얼마나 지났을까, 나도 어느새인가 이 상황에 적응해가고 있었다.

그보다는 여동생을 어떻게 대했었는지 잊어가고 있었다. 

여동생은 처음엔 내 방에 있는 책을 가지러 왔다고 하고는 내가 나가라고 할 때 까지 내 방 침대에 앉아서 책을 읽고있거나 먹을 걸 가져와서 같이 먹자고 하고는 자기 몫을 천천히 먹거나 하며 있었다.

내가 공부하는데에 방해가 되지 않으려는 것 처럼 책을 볼 때 한장 한장 조심히 넘기고, 과자 하나를 먹는데도 씹는 소리가 나지 않게 입으로 녹여 먹는 모습에 나도 점점 여동생에게 시끄러우니 나가란 말을 하지 못 하게 됬다.

저렇게까지 나랑 있고 싶을까.

여동생도 나랑 화해하고 싶은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여동생이 기억을 잃은 것 처럼 나를 대해주니, 나도 똑같이 기억을 잃은 것 처럼 대하기 시작했다.

공부하는데 집중이 안 된다는 이유로 잠그고 살았던 문을 열고, 여동생이 방 안에 들어와도 예전처럼 크게 신경 쓰지 않게 됬다.

예전처럼. 

여동생이 내 방에 있는게 당연하게 느껴졌다.

"오빠, 거즈 갈아줄까?"

"응?" 

여동생을 어찌 대할지 몰라 얼마간 방에 틀어박혀서 생활하는 사이, 조심하지도 않고 팔을 쓴데다 항생제를 제대로 먹지 않은 탓인지 오른팔의 상처에서 고름이 나왔다.

그 때문에 병원에 가서 다시 치료를 받았고, 여동생은 앞으로는 조심하라면서 굉장히 걱정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거즈를 갈아준다는 이유로 내 방에 자주 오게 됬다.

과할 정도로 자주 거즈를 갈아서 그런지 팔의 상처는 빠르게 나았는데, 상처가 또 덧날지 모르니까 오른팔을 절대로 쓰지 말라는 여동생 때문에 익숙치 않은 왼팔의 피로가 더 빠르게 쌓였다.

공부를 하다가 힘을 잔뜩 주고 삐뚤빼뚤 글씨를 쓰던 왼팔이 뻐근해 옆으로 쭉 뻗으며 스트레칭을 할 때면 침대 쪽에서 책을 읽고있던 여동생이 기다렸다는듯이 다가왔다.

"주물러줘?"

하인이라도 되는 것 처럼 여동생은 나에게 잘 대해줬다.

여동생은 내 대답도 듣지 않고 내 팔을 양 손으로 주물렀다.

그리고 그럴때면 나도 공부를 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휴식시간이 되어서인지 여동생은 기다렸다는듯이 말을 걸어왔다.

"저기 오빠, 공부하느라 많이 힘들지?"

"아냐, 넌 요즘 어때?"

"난 아직 1년은 놀아도 되니까.."

"아..부럽다." 

여동생은 내가 아무리 사소한 말을 해도, 엉뚱한 말을 해도 성의껏 대답해줬다. 그 모습이 얼마간 서로 대화를 안하고 지냈던게 신경쓰여 사이좋게 지내자는 의미에서 잘 해주는 것 처럼 보여 귀여워 보였다.

여동생은 날 싫어하지 않았다.

그 사실을 깨닫자, 나는 지금까지 나 자신을 자책한게 바보처럼 느껴졌다.

그날 밤, 여동생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다가 뒤늦게 나와 여동생의 관계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른 남매들은 섹스하거나 하진 않는다.

그 당연한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계속해서 운이 좋다거나, 별 일 아니라면서 회피해 왔다.

여동생은 날 사랑한다.

그 사실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내가 여동생을 성욕을 풀기 위한 장난감 취급하는 동안 여동생은 나를 연인으로 대해왔다.

난 여동생에게 그런 일을 해서는 안됐다. 여동생을 그렇게 대해서는 안됐다.

여동생을 성적인 대상으로 봐서는 안됬었다.

여동생은 내게 마지막 기회를 주고있었다. 나를 오빠로서 받아들여 주려고 하고 있었다.

이제부터는 나도 여동생을 성적인 대상으로 보지 말고, 잊어야 한다.

그건 내가 바라는 일이기도 했다. 죄책감에서 도망치고 싶었던 내게는 너무도 달콤한 조건이였다.

나는 여동생과 섹스를 하며 찍었던 동영상들을 지우며 여동생과 다시는 섹스하지 않겠다고, 그냥 사이좋은 예전의 남매로 돌아가겠다고 결심했다.

여동생도 나와 같은 생각인지, 나와 여동생은 어느새 다시 서로 장난을 치게 되었다.

그렇게 다시 여동생과의 관계가 개선되어가고 있는 어느날 아침.

"으.."

"쭈웁..쭙...쭈웁..츱..."

익숙한 느낌에 눈을 떠보니 여동생이 나의 좆을 입에 물고있었다.

"하아..움...하아..오빠 요즘 자위 안했어..?"

여동생이 나의 것을 입에 문 것을 본 순간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정말로 지금까지 아무 일도 없었던 것 처럼, 자연스럽게 여동생이 내 좆을 빨아댔다.

최근에 무슨 큰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였다. 야한 얘기를 했던 것도 아니였다. 의도적으로 여동생과의 대화에서 나는 성에 관련된 얘기를 하지 않고 있었다.

정말로 단순하게, 여동생이 갑자기 예전으로 돌아간 것 처럼 좆을 빨게 된 것 뿐이였다.

"어..뭐야? 뭐 하는거야..?"

아니야.

내가 원하는건 이런게 아니야.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한번인가 두번인가, 잠깐이지만 했었던 생각이 머릿속에 계속 떠올랐다.

그럴 수도 있다. 그렇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덧칠해갔다.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에 빠르게 떠올랐다 사라진다. 생각하는 동시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거절 하나 없이 여동생의 마음대로 하게 놔두면서, 놀란 목소리로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물어보는 것 뿐이였다.

"오빠 깨울려고 했는데 그냥..해주고 싶어서.."

그 말을 들은 순간, 나는 흥분해버렸다.

일상적이게 여동생과 섹스를 했었기 때문일까, 오늘 점심 먹었냐는 말을 묻는 것 처럼,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 듯한 말투였다.

여동생과 섹스 하고싶다. 이젠 다시 섹스해도 되는거구나.

하지만 어째서일까? 여동생이 왜 다시 이런 걸 해주는 걸까.

여동생이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건지 알 수가 없었다. 의문과 동시에, 저번같은 일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어떡해야 할까 싶었다.

어떻게 해야하는거지.

어떻게 하면 여동생이 날 포기하게 만드는 걸까?

아니,

어떻게 해야, 또 상처를 주는 일이 되게 하지 않을 수 있는걸까?

어떻게 하면 여동생이. 나를 연애상대가 아닌..단순한 육체적 관계의 상대로 보게 되는 거지.

조금, 아주 조금만 성적인 자극을 느꼈을 뿐인데.

나는 순식간에 여동생과 이 관계를 끝내야 한다는 결심을 잊어버리고, 여동생과의 관계를 계속하면서도, 내가 죄책감을 느끼지 않을 방법을 찾고 있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