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화 (2/30)

이번엔 호준이의 목소리다. 명철이네 쪽으로 팔을 뻗는게 보인다.

- 짝!

"아야!"

"이 새끼가 누가 만지래?"

호준이의 비명소리, 그리고 설희의 고함소리다. 호준이가 설희의 젖가슴을 지분거리다 된통 맞은 것이다.

"에이. 나연이 가슴이 더 크네. 명철아, 그렇지 않냐?"

"글쎄다. 그런 것도 같고. 야야, 설희야. 일어나서 한번 엎드려봐."

"왜? 뭐하려구? 뒤치기는 재미없다며?"

설희가 투덜거리면서도 명철이가 이끄는대로 엎드려서 뒤치기 자세를 취해 주었다. 동훈이는 좆질을 멈추지 않고 

네 명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덕분에 민아와의 섹스자체에만 몰두하는건 불가능했지만 놓치기 아까운 흥미로운 장

면이다. 밑을 보니 민아도 고개를 위로 젖히고 네 명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호준아. 이렇게 놓고 보니까 늘어진게 길이는 둘이 비슷하다? 동훈아, 니가 보기엔 어때?"

명철이는 똑같은 자세를 취하게 해서 나연이와 설희의 젖가슴 크기를 비교하려고 한 것이다.

"어두워서 여기선 잘 안보여."

"명철아, 불 켜서 보자. 우리 내기 할까? 가슴 큰 팀이 이기는 걸로."

"야!"

나연이와 설희가 이구동성으로 호준이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기분 나쁘다는 투다.

"불켜면 안돼지, 임마. 밖에서 누가 보면 어쩌게? 야, 동훈아. 민아 꺼는 어때? 이리 와서 한번 대보자."

명철이의 제안을 받고 동훈이는 민아를 내려다 보았다. 민아가 황급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민아가 여러 명이 있

는 자리에서 섹스를 해본 경험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젖가슴 크기 비교만은 절대 하고 싶지 않은 일

이란 걸 동훈이가 잘 안다.

"됐어, 임마. 니네들끼리나 놀아."

그렇게 말하며 민아를 보니 얼굴 가득 미소를 짓는게 화색이 만발하다.

- 퍽! 퍽! 퍽! 퍽!

무슨 얘기가 더 오갈까 귀를 쫑긋 세우고 눈에 불을 켠 채 기다리는데, 뒤치기 하느라 허벅지와 엉덩이살이 부딪는 

소리가 쌍쌍으로 요란해진다. 이젠 별 일 없으려나 싶어 다시 민아와의 섹스에만 정신을 집중하려고 하는데 또 목

소리가 들려왔다.

"어머! 어머! 뭐야?"

호들갑을 떠는게 딱 강나연이다.

"히야! 금방 아네? 야, 김설희! 넌 모르겠어?"

"어머? 야! 니네 언제 바꿨어?"

바꿨다는 말에 동훈이와 민아는 동시에 놀라며 고개를 들어 네 명이 있는 쪽을 쳐다보았다. 과연 등빨 좋은 명철이

가 침대위에 있고, 설희보다도 왜소해 보이는 호준이가 바닥에서 엉덩이를 움직이고 있다.

[우이씨. 저것들이 이젠 별 걸 다하네.]

거부감도 들었지만 한편으론 부럽기도 했다. 그러나, 내색하지는 않았다. 명철이에게서 나중에 자세한 얘기를 들

어봐야겠지만 일단은 배신감이 느껴진다. 저런 식으로 노는건 처음 보고, 비슷한 얘기를 명철이에게서 들어본 적

도 없다.

"헉, 헉, 헉, 헉. 야, 강나연. 누구 좆이 더 크냐? 호준이 좆보다 내 좆이 더 크지?"

"하아, 하아, 하아, 하아. 몰라아."

"흐윽, 흐윽. 설희야. 니가 보기엔 어때? 명철이 좆보단 내 좆이 더 낫지 않냐?"

"하악, 하악, 하악, 하악. 몰라. 변태새끼들."

나연이와 설희의 반응도 정말 충격의 연속이다. 파트너가 바뀌었다는걸 알면서도 여전히 엎드려서 보지를 대주는 

모습이 놀랍다.

문득 동훈이의 허리를 지그시 감아오는 힘이 있었다. 민아의 두 손이다. 좆을 박아달라는 무언의 재촉이다. 동훈

이는 가슴벅찬 흥분을 못이겨 세차게 좆을 박아댔다.

- 삐걱, 삐걱.

침대가 흔들리며 큰 소리를 냈다. 누가 뭐라기 전에 동훈이가 놀라서 좆질을 멈췄다. 자세가 힘을 쓰기엔 한계가 

있었다. 그렇다고 명철이네처럼 바닥으로 내려가기도 싫었다. 동훈이는 무릎을 꿇고 민아의 허리를 받쳐들었다.

민아의 상체가 활처럼 완만하게 휘어졌다. 그 자세로 자지를 민아의 보지에 박아넣었다. 민아의 허리를 받쳐든 

팔이 힘들었지만 좆끝에 몰리는 쾌감에 몰두하며 듬직하게 버텨냈다. 

민아가 손으로 입을 막았다. 누군가 곁에 있다는 수치심과 파트너를 바꿔가며 즐기는 황당한 상황에, 보지 깊숙히 

삽입되는 자세까지 더해져 극도의 쾌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아직 사정의 기미는 느껴지지 않았다. 상황이 

자극적이긴 하지만 삽입운동량 자체는 아직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민아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몸이 점점 경직되며 허리를 탁탁 쳐올리는게 엄마 은혜나 미숙이 아줌마가 지

금과 같은 자세로 절정을 느낄 때와 비슷한 행동을 한다. 동훈이는 좆질 속도를 계속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삽입각

도만 약간 조정하여 질천정을 향해 자지를 박아댔다. 엄마 은혜가 가르쳐준 방법이다.

그렇게 각도에 신경쓰고 속도를 유지하며 조금은 지루하게 좆을 박아주었다. 긴장된 순간이다. 여기서 조금만 삐

끗해도 민아는 황홀한 세계로 날아오를 수 없다. 날아오르지 못해서 안타까워 하는 엄마 은혜의 모습을 여러 번 목

격했었다. 

"흑!"

드디어 터진다. 뿜어 나온다. 손바닥에 가려진 민아의 입에서 외마디의 격한 신음소리가 마치 엔진의 불기둥처럼 

뿜어져 나오며 민아의 몸이 절정을 향해 날아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바르르 떨며 한 방울, 한 방울 욕망을 떨궈내는 민아의 힘겨운 몸짓을 느끼며 동훈이의 좆질은 점차 부드러워졌다. 

자지를 삽입한 채 민아의 몸을 바닥에 눕히고 볼과 입술에 키스해주었다. 그리고, 민아의 숨이 고르게 가라앉을 

때까지 젖가슴과 어깨, 팔 등을 어루만져 주었다.

민아의 숨소리가 잔잔해졌을 때에는 동훈이의 자지도 얌전히 멈추었다. 일단 동훈이 자신이 불안했고, 민아도 불

안해할 것 같아서였다. 빨리 자리를 정리하고 편하게 있고 싶었다. 

처음 삽입할 때와 마찬가지로 천천히 엉덩이를 후퇴시키며 자지를 빼내려는데 민아의 가녀린 손이 동훈이의 허리

를 눌렀다.

"동훈아. 넌 아직 안했잖아."

상냥하다. 민아에게서 이토록 상냥한 목소리는 처음 듣는다. 게다가 아직도 절정의 여운이 지나가지 않았는지, 

아니면 부끄러움 때문인지 목소리가 약간 떨린다. 진짜 사랑스럽다.

"괜찮아. 다음에 하지 머. 오늘은 불안해서 좀 그렇다. 너도 불안하지?"

"응. 조금."

"흐윽, 흐으으윽!"

민아에게 팬티와 바지를 찾아주고 입는 걸 도와주는데 갑자기 명철이의 탄식과 같은 신음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보아하니 바로 사정의 순간이다.

"뭐야? 쌌어? 안에다 싸면 어떡해? 누가 안에다 싸래? 오늘은 안에다 하면 안된다 말야."

"후우, 후우. 그걸 이제 말하면 뭐하냐. 싸기 전에 말해야지."

나연이가 길길이 날뛰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동훈이와 민아는 서로를 바라보며 푸웃 하고 웃었다. 둘 사이

에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었고, 그 일을 계기로 헤어졌었다. 

"야! 권호준! 너 안에다 싸면 죽을 줄 알어! 아니다. 야야! 그만 박구 빼! 빨리!"

"헉, 헉. 씨발. 좀만 더 하자. 거의 다 됐는데."

호준이의 움직임이 더욱 빨라졌다. 그만 빼라는 설희의 말에 다급하게 사정을 재촉하는 모습이다. 

"헉, 허억."

호준이가 짧은 신음소리와 함께 설희의 보지에서 자지를 꺼내잡고 엉덩이를 향해 흔들었다. 설희의 엉덩이위에 액

체가 뿌려지는 것이 보이고, 잠시후 방안에는 밤꽃향기가 진하게 퍼졌다.

"야! 권호준! 안에 흘렸잖아. 아이 씨. 찝찝해."

명철이와 호준이네 커플들이 안에다 쌌네 어쩌네 하면서 티격태격 하는 모습을 보면서 동훈이는 안싸고 중간에 그

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골치아픈 걱정할 필요 없으니 다행이다.

한편 민아는 동훈이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그들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민아의 손이 어느새 다시 동훈이의 손

에 잡혀있다. 양손을 다정하게 맞잡고 있다. 동훈이는 이번에도 역시 손을 잡은 기억이 없다. 

다음날 아침 식사후, 속리산 정상까지 등산을 했다. 올라갈 때는 남자 따로, 여자 따로 갔지만 내려올 때는 눈치껏

사귀는 학생들끼리 짝을 이루어 내려왔다. 동훈이도 가끔 손을 내밀어 잡아주며 민아를 챙겼다. 

점심은 법주사를 구경한 후 절 밖 계곡에서 배달된 도시락을 까먹었다. 남학생끼리, 여학생끼리 삼삼오오 먹는 분

위기라 동훈이와 민아는 가까운 발치에서 눈웃음을 몇 번 주고 받고 말았다. 

두번째날 밤은 부여에 있는 유스호스텔에서 묵었다. 첫째날과 같은 이벤트를 은근히 기대했지만 명철이는 방안에 

아이들을 모아놓고 고스톱을 치며 돈을 따는데 열을 올릴 뿐 여자애들을 부르거나 여자애들 방으로 놀러가려는 시

도는 하지 않았다. 

마지막 날, 공주에서 점심을 먹고 서울로 돌아올 때까지 동훈이와 민아는 가끔 손잡고, 가끔 몇 마디 나누고, 가끔 

눈웃음을 주고받는 것이 전부였다. 동훈이는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민아와의 섹스에 대해 골똘히 생각했다. 그때 

싸지않고 참기를 잘했다는 생각은 여전하지만 사흘째 사정하지 못하고 있다. 엄마 은혜의 보지에 매일같이 좆물을

싸대던 생활에 익숙해지다보니 사흘씩이나 참아내는 것은 너무나 큰 고역이다. 

[그 대학생하고는 이제 안 만나나? 민아는 날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뭔가 생각이 있으면 문자라도 보냈을텐

데. 나 혼자 김칫국 마시고 있는걸까? 혹시 내가 먼저 움직이기를 기다리는 건 아닐까?]

졸업여행 기간동안 유심히 살펴봤지만 누군가에게 문자질을 하거나 통화를 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물론 보이

지 않는 곳에서 무슨 행동을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왠지 쓸쓸해 보이는 표정이라든가, 동훈이를 향해서 던지는 흐

릿한 미소에 마음이 진정되지 않고 자꾸만 흔들렸다.

- 딩동, 딩동. 철컥!

"다녀왔습니다."

"동훈아!"

은혜는 현관문을 열자마자 동훈이의 허리에 팔을 감고 꼬옥 안았다.

"아유. 우리 아들. 잘 다녀왔어?"

"아, 힘들다."

"놀러갔다온 녀석이 힘들긴 뭐가 힘들어? 재미있었어?"

"얼마나 많이 걸었는데? 등산도 하고. 재미는 별로 없었어. 아아. 집에 오니까 좋다."

동훈이가 가방을 내려놓더니 신발을 벗고 들어서서 다시한번 은혜를 껴안았다. 

"샤워부터 해. 몸에서 꼬질한 냄새난다. 아니다. 목욕탕가서 뜨거운 물에 푹 좀 담그고 올래?"

은혜는 사흘만에 돌아온 아들 동훈이를 잠시도 곁에서 떨어뜨리고 싶지 않은 감정을 숨기고 말했다. 얼굴이 까칠

하고 눈가에 피로가 자글자글한게 두고보기 안쓰럽다.

"그냥 집에서 씻을래. 엄마. 뭐 먹을거 없어?"

"사과 깎아줄까?"

"과일말고 다른건 없어?"

"치킨이라도 시켜줄까?"

"응."

- 솨아아, 솨아아.

따뜻한 물줄기로 몸을 씻어내리자 한결 개운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동훈이는 샤워기를 원래 자리에 꽂고 머리쪽으

로 물이 흘러내리도록 맞춰 섰다.

학교에서 아파트 근처까지 걸어오는 동안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있었기 때문에 몇 미터 뒤쳐져서 걸어오던 여자애

들 틈에 끼어있는 민아와는 눈만 마주쳤다. 동훈이가 일부러 뒤돌아 보는걸 아는지 눈이 마주칠 때마다 빙긋 웃어

보이던 그 얼굴표정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애가 좀 달라진 것 같아.]

민아도 이제 철이 조금 드는 걸까? 동훈이도 지난 몇 달간 어린애 티를 많이 벗었다고 느낀다. 미숙이 선생님이나 

엄마 은혜와의 관계로부터 받은 영향이 클 것이다. 40대 아줌마들과 자꾸 몸을 섞으며 어울리다 보니 아무래도 약

간이나마 노숙해지는 느낌이다. 

최근에는 이종사촌동생 성재의 과외를 봐주면서도 눈이 더 트인 것 같다. 이미 지나온 중학교 1학년 교과서와 참

고서를 성재와 함께 다시 넘겨보면서 그때는 신기하고 어렵기도 했던 내용이 이제는 너무도 수월하게 술술 넘어가

는 것이다. 

[으으. 내일부터 또 과외하러 가야되네. 학원도 가야되고.]

은선이 이모로부터 받은 5만원으로 성재와 영재에게 줄 기념품을 샀다. 엄마 은혜의 것은 사지 않았다. 헛돈 썼

다고 잔소리나 듣기 십상이다. 엄마 은혜는 아줌마다.

[씨발. 꼴리네.]

엄마 은혜를 생각하니 자지가 단단해진다. 야한 상상을 한 것도 아닌데. 사흘동안 참은게 크긴 큰가보다. 

- 딸깍! 쿵!

동훈이는 머리카락과 몸의 물기를 대충 털어내고 허리에 수건만 감은 채 욕실문을 닫고 나왔다. 거실공기가 약간 

싸늘하다. 엄마 은혜가 베란다에 있는 세탁기를 돌리면서 문을 열어놓는 바람에 찬 공기가 거실로 스며들고 있었

다. 바깥 창문은 닫혀 있어서 참을만 했다.

"화장실 문 닫지 말고 열어나. 물기 마르게."

- 딸깍.

닫았던 문을 열어놓고 동훈이는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아랫도리를 덮은 수건 한가운데가 볼록 솟아있다. 힘을 

주니 솟은 부분이 꿈틀거린다.

"동훈아. 감기들어. 옷 입고 있어. 조금 있으면 치킨 배달 올거야."

"나중에. 치킨 언제 시켰는데?"

"한 15분 됐나?"

"그럼 아직 20분은 더 지나야 오겠네. 엄마. 여기 좀 와봐."

"왜? 엄마 지금 빨래 돌리는거 안보여?"

"에이. 대충 하고 와. 엄만 나 오랜만에 왔는데 반갑지도 않아?"

은혜는 동훈이의 재촉에도 동요하지 않고 남은 빨래를 모두 세탁기에 쓸어넣고 세제를 풀었다. 그리고 베란다 주

변까지도 말끔히 정리한다. 동훈이는 더 재촉하지 않고 엄마 은혜가 움직이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긴팔 면티에 헐렁한 주름치마를 입은, 너무도 눈에 익은 엄마 은혜의 모습. 처음 섹스할 때부터 윤리적인 죄의식

은 있었다. 그러나, 미숙이 선생님과의 관계가 먼저 있었기에 그러한 죄의식에 조금 익숙해져 있었던 것 같다. 오

히려 근친상간을 저지르고 있다는 자괴감이 엄마 은혜와의 섹스시에는 쾌감을 상승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

래서 그런 심리를 스스로 자극하면서 엄마 은혜와 섹스할 때도 많았다.

그러나, 이모네로 과외를 다니면서 섹스 후의 허탈함과 도덕적 수치심이 더욱 커졌다. 은선이 이모와 이모부, 그

리고 성재와 영재의 일상적인 모습들을 보면서 보통의 가족이 얼마나 행복하고 좋은 것인지 실감하는 것이다. 그

에 비하면 동훈이네 가족은 비정상이다. 

"추우니까 위에 이거라도 먼저 입고 있어. 자! 엄마 왔다. 왜? 뭐하게?"

은혜가 베란다 빨래줄에 널려 있던 면티 하나를 걷어와 동훈이에게 입히더니 옆에 앉는다. 뭐하게 라고 말미에 붙

인 것은 엄마 은혜도 뭔가 기대하고 있다는 암시다.

"에이. 엄마도 알면서."

동훈이는 은은하게 미소지으며 엄마 은혜의 손을 잡아 불룩하게 솟은 수건위에 올려놓았다. 베란다에 있다 와서 

그런지 손이 차갑다.

"엄마가 알긴 뭘 알어. 인석아."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은혜는 수건위로 동훈이의 좆대가리를 잡고 살살 어루만지며 싱긋 웃어보였다. 동훈이의 좆

이 더욱더 단단히 꼴린다. 시장이 반찬이라더니 그저 웃는 모습도 섹시해보인다.

"엄마. 지금 팬티 입고 있어?"

"팬티는 왜? 당연히 입었지."

"계속 입고 있을거야?"

동훈이가 은밀한 시선을 보내며 실실 웃었다. 엄마 은혜가 놀리듯 입을 삐죽삐죽 내밀면서 말한다.

"어머! 왜? 계속 입고 있으면 안돼?"

"헤헤헤. 입고 있을거면 계속 입고 있어."

동훈이는 은혜의 턱밑 면티 속으로 손을 넣었다. 브래지어가 느껴진다. 동훈이와 함께 있을 때는 늘 노브라인데 

아마도 치킨주문한 것 때문에 차려입은 모양이다.

"어. 브라자도 했네? 이것도 계속 하고 있을거야?"

브래지어 사이즈가 작은지 젖살이 꽉꽉 들어차 있다. 조금 어렵게 브래지어를 밀어내리고 한쪽 가슴을 꺼냈다. 

면티 속으로 엄마 은혜의 맨 젖가슴을 어루만졌다. 역시 민아의 납작한 가슴과는 비교도 안되게 풍만하고 탄력있

는 젖가슴이다. 감촉이 무척 부드럽다.

"왜? 엄마 젖 먹구 싶어?"

"젖도 먹구. 보지도 먹구."

보지도 먹고 싶다는 동훈이의 말에 엄마 은혜의 얼굴이 약간 상기된다. 

"엄마 생각 많이 했어?"

"응. 밤에 혼자 자는데 미치겠더라. 엄마 보지 먹고 싶어서."

동훈이가 엄마 은혜의 젖살을 잔뜩 세게 움켜쥐고 흔들었다. 만질수록 감동을 주는 명품 젖가슴이다. 

- 쪼오옥.

허락을 구하지도, 예고도 없이 동훈이는 엄마 은혜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붙여갔다. 엄마와 는 이제 예의고 나

발이고 없다. 정도차이는 있지만 민아나 미숙이 선생님앞에서 느끼는, 실수하지 않아야 한다는 긴장감도 엄마 은

혜앞에서는 느낄 필요가 없다.

미숙이 선생님도 편하게 해주는 편이긴 하지만 은혜가 엄마로써 주는 편안함과 푸근함 쪽이 더 낫다. 엄마란 아들

의 모든 것을 받아주는 법이니까.

동훈이는 입안에 혀를 밀어넣고 딥키스를 하며 엄마 은혜의 몸을 소파위로 서서히 쓰러뜨렸다. 그리고 주름치마 

밑으로 팬티를 벗겨내렸다. 반질반질한 엄마 은혜의 다리 감촉이 손끝에 느껴진다. 허벅지를 어루만지면서 점점 

안쪽으로 나아갔다. 

"엄만 내 생각 많이 했어?"

"많이 했지 그럼!"

보지를 직접 만지지는 않고 주변만 쓸고 다니면서 엄마 은혜의 얼굴을 똑바로 내려다보며 동훈이가 묻는다.

"주로 무슨 생각했는데?"

"아들이 밥은 맛있게 먹었나. 잠은 잘 자나. 숙소는 춥지 않을까."

"그런거 말구. 내 자지는 생각 안했어?"

엄마 은혜가 동훈이를 올려다보면서 잠시 대답을 늦춘다. 부끄러워하던 민아의 얼굴과 비슷한 표정이다. 엄마같

은 아줌마도 소녀티를 낸다는게 새삼 신기하다. 동훈이의 하체를 덮고 있던 수건은 이미 바닥에 떨어져버렸다. 

소녀티가 나는 얼굴을 했지만 엄마의 아줌마 손은 부끄러움도 모르고 동훈이의 자지를 훑고 있다.

"생각했지."

"얼만큼?"

"많이."

"밥 걱정, 잠 걱정보다 더 많이?"

"응. 훨씬 많이."

"지금 만져보니깐 어때?"

또 대답이 늦다. 사흘만이라 느낌이 생소한 모양이다. 그런 모습이 또 섹시해보인다.

"당연히 좋지."

"왜 좋은데?"

"좀 이따가 내 보지 박아줄 거잖아."

이번에는 바로 대답한다. 드디어 엄마 은혜도 본격적으로 발동이 걸린 모양이다.

"좀 이따가? 지금은 아니구?"

"아이. 곧 있으면 치킨 올거야. 조금만 참아."

그러나, 동훈이의 자지를 훑어대는 엄마 은혜의 손길은 뒤로 미루자는 말과 달리 아주 정열적이다. 동훈이의 손이 

은혜의 보짓살을 어루만지더니 검지와 중지 손가락을 구멍안으로 밀어넣는다. 꽤 젖어 있다.

"하! 그러지 마. 조금만 참았다가 치킨 먹고. 핫."

동훈이의 손가락이 질천정을 긁자 은혜가 더이상 말을 잇지 못한다.

"치킨보다 엄마 보지가 더 먹고 싶어. 엄마 보지 먼저 먹을래."

이미 올라탄 자세다. 자지만 잘 조준해서 끼워넣으면 된다. 동훈이는 엄마 은혜의 두 다리를 어깨에 올리고 하체

를 밀착시켰다. 하늘거리는 주름치마를 허리까지 걷어올리자 통통한 보짓살이 유혹한다.

- 쑤욱.

약간 밀리는 느낌이 드는가 싶더니 동훈이의 자지가 단번에 박혀들어간다. 민아보다는 덜 하지 만 그래도 박박하

게 조여주는 엄마 은혜의 보지가 일품이다.

"하악! 아아. 지금은 안되는데."

"잠깐만 박다가 배달오면 빼면 되잖아."

"알았어. 니 맘대로 해."

"정말 내 맘대로 한다?"

다짐부터 받아놓는다.

"그래."

- 푸욱, 푸욱, 푸욱, 푸욱.

일단 처음부터 거칠게 박아서 엄마 은혜의 정신을 쏙 빼놓고.

"하아, 하아. 동훈아. 쉬지도 못하고 힘들텐데 천천히 해. 하아, 하아."

[천천히? 흠. 좋았어. 오래오래 해달라 이거지?]

엄마 은혜와의 관계에 대해 수치심과 죄책감이 깊어가고 매일매일 긴장감없이 반복되는 섹스에 익숙해지고 쾌감이 

적어든 건 느낀 순간 목표를 세웠었다. 매번 섹스할 때마다 하나씩 목표를 정하고 달성하는 것이다. 마치 RPG게

임에서 퀘스트를 수행해나가듯이 말이다. 

지금까지 수행한 퀘스트의 결과를 순서에 상관없이 점검해본다.

"엄마! 니 보지 정말 빡빡하게 잘 조인다. 니 보지 정말 맛있어."

"아잉."

"나 없는 동안 엄마 너 혼자 자위 안했어?"

"하아, 하아. 자위같은거 안하는거 알면서 또 그런다."

아들이 엄마에게 너라고 하는데도 이제는 별 거부감없이 받아준다. 물론 섹스할 때만 허용되는 반말이다.

"야. 아들 좆이 맛있냐?"

"흐응, 흐응."

아들을 강조하는 건 근친상간의 죄의식을 자극해서 더 큰 쾌감을 얻으려는 의도다. 그러나 이건 최근 이모네 가족

을 보면서 흥미를 잃어가는 부분이다. 그보다는 반말의 강도를 점점 더 높여가는데 몰두하는중이다. 엄마 은혜가 

어디까지 받아줄지 무척 궁금하다.

"미숙이 오면 따먹어도 되지?"

"하아, 하아. 안돼. 절대 안돼."

이 부분이 어려운 퀘스트다. 아직 완수하지 못했다. 처음엔 아줌마 이름은 친구처럼 부른다고 잔소리하더니 동훈

이가 굴하지 않고 계속 미숙이, 미숙이 했더니 맘대로 부르라고 엄마 은혜도 포기해버렸다. 그런데 미숙이 선생님

과의 관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버티고 물러서질 않는다.

"미숙이 오면 엄마 너랑 나랑 셋이서 같이 하자. 응?"

"무슨 소리야?"

엄마 은혜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정색을 한다. 오늘 처음 시도하는 퀘스트라 반발이 예상되긴 했었다. 졸업여행 

첫날밤 벌어진 상황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다.

"미숙이랑은 엄마 허락 받고, 엄마 보는데서만 한다고. 그래도 안돼?"

"얘가 망측하게."

원래 말뜻은 소위 말하는 쓰리섬을 제안한 것이었지만 엄마 은혜에게 갑작스런 충격은 되려 역효과일 것 같아서 조

금 고쳐 말했다.

"안돼?"

"당연히 안되지! 미쳤니? 내가 그 꼴을 왜 보니?"

"그럼 엄마 허락 받고, 엄마 안보는데서 하는건 돼?"

"말장난 한다. 그 아줌마랑은 절대 안된다고 했다."

"에이 그럼. 미숙이가 보는데서 엄마랑 나랑 둘이 하는건 어때?"

"미쳤다, 미쳤어. 그 년이랑 어떻게든 붙어 볼려고 아주 안달이 났네."

엄마 은혜는 조금만 감정이 상했다 하면 호칭이 그 아줌마에서 그 년으로 바뀐다. 이럴땐 물러서야 한다.

"알았어, 알았어. 안해. 안해. 그냥 물어본거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나 궁금해서."

"엄마 생각을 몰라서 자꾸 묻니? 그 년이랑은 절대 안돼. 알았어?"

물러서는데도 엄마가 또 미숙이 선생님을 욕하니 오기가 솟는다. 미숙이 선생님이 이 년, 저 년 소리 들을만큼 엄

마에게 큰 잘못을 했나 싶다. 

[이제는 풀어질 때도 됐구만. 아이고, 저 똥고집.]

"그럼 다른 사람은 돼?"

"다른 사람 누구?"

"민아!"

"민아? 갈비집 딸? 그 폰카 찍은 애? 걔랑 또 만나?"

엄마 은혜가 놀란 얼굴로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낸다. 폰카 사건은 엄마 은혜가 먼저 말을 꺼내서 둘이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동훈아, 미숙이 아줌마랑도 그런거 찍었니?"

"아니. 안 찍었는데?"

엄마 은혜의 조심스런 질문을 듣고서 속으로 무릎을 쳤다. 왜 그런 생각을 못했을까 싶은 것이다. 미숙이 선생님

에게 찍어도 되냐고 한번 물어본 적도 없다. 이제 만나는 것이 자유롭지 못하고 또 미국으로 훌쩍 떠나버리고 난 

터이니 폰카만큼 요긴한 수단이 또 있겠나 싶다.

"엄마! 우리도 찍자!"

"싫어. 안돼. 남자들은 도대체 이해가 안돼. 그런건 뭐하러 찍니? 간수나 잘하면 몰라. 걸핏하면 잃어버려서 

여자들 골탕이나 먹이구. 나쁜 놈들은 그런거 찍어서 돈받고 판다며?"

"헤헤. 엄마. 난 나쁜 놈은 아니잖아. 내가 엄마랑 하는걸 찍어서 누구한테 팔겠어. 안그래?"

"그래. 말나온 김에 얘기나 좀 들어보자. 남자들은 그런거 왜 찍니? 너도 찍어봤으니까 솔직히 한번 말해봐."

"나중에 찍은거 보면서 자위할려고 그러지. 기념도 되고. 사진찍는거랑 비슷해."

"자위? 자위를 뭐하러 해? 엄마가 이렇게 보지 대주고 못할 때는 입으로 빨아도 주는데."

"아, 그거야. 엄마가 항상 집에 있는건 아니잖아. 제사 때문에 시골갈 때도 있고, 가끔 친목계에서 여행도 가잖

아."

"그 하루 이틀을 못 참니?"

말하지 않은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친구들에게 자랑하기. 민아와 찍은 영상도 명철이에게만 살짝 보여줬었다. 

자랑하기 위해 찍는다면 응해줄 여자가 어디 있겠나.

"우리가 섹스할 때 찍어논 거 보면서 하면 대따 흥분될 것 같지 않아, 엄마?"

"대따 흥분해서 뭐하게? 몇번 박고 찍 싸게?"

"에이. 엄마! 내가 언제 몇번 박고 찍 쌌어? 그래도 나 꽤 오래 박는 편이잖아."

"그건 그런데. 암튼 엄만 싫어. 그러니까 꿈도 꾸지 마."

꿈도 꾸지말라고 했지만 아직 완전히 포기하진 않았다. 청소년이란 꿈을 먹으며 무럭무럭 자라는 것 아니겠는가.

"아니. 지금 만난다는 건 아니고."

"걔 말고 다른 여학생은 없어? 걔는 질이 좀 안 좋은 것 같던데."

엄마 은혜가 동훈이의 얼굴표정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질이 안 좋다구요? 질 좋기만 하던데요? 그저께 먹어보니까.]

- 딩동! 딩동! 치킨 왔습니다!

"어머나! 동훈아, 옷 입어 옷! 아니다. 그냥 방에 들어가 있어라."

엄마 은혜가 벌떡 일어나 앉으며 머리 매무새와 옷매무새를 정돈하더니 바닥에 놓인 팬티쪽으로 손을 뻗는다. 그

러나 동훈이가 한발 앞서 팬티를 집어들고 안방으로 휑하니 달려들어갔다. 은혜가 눈을 흘겨보지만 소용이 없다. 

- 철컥!

"얼마에요?"

"네, 9천9백원입니다."

동훈이는 안방문을 조금 열고 문틈으로 현관문쪽을 내다보았다. 헬멧을 쓴 배달원은 고등학생 정도 되어 보였다. 

엄마 은혜의 엉덩이께를 유심히 살펴보았지만 노팬티라는걸 눈으로만 알아보기는 힘들었다. 

"감사합니다. 맛있게 드십시요."

"네. 수고했어요."

- 철컥!

"동훈아! 치킨 왔다! 식기전에 어서 먹어라!"

은혜가 거실 탁자위로 배달된 치킨을 옮기는 동안 동훈이도 안방에서 나와 성큼성큼 걸어왔다. 걸을 때마다 여전

히 꼿꼿하게 발기한 자지가 좌우로 끄덕거렸다.

"풋."

은혜가 그것을 보고 입을 가리고 웃으며 컵과 그릇을 가지러 주방 쪽으로 갔다. 동훈이가 그 뒤를 자지를 덜렁거리

며 따라갔다. 그리고 식탁 앞에서 엄마 은혜의 허리를 뒤로 안았다.

"어머! 왜?"

"식기 전에 먹으라며?"

"응. 근데?"

"그래서 식기 전에 먹으려구."

"그래. 얼른 가서 식기전에 먹어. 치킨이 식으면 맛없잖아."

"히히히. 엄마 보지도 식으면 맛없어."

동훈이가 자지를 엄마 은혜의 엉덩이에 대고 문지르며 능글맞게 웃었다. 주름진 치마는 역시 얇았다. 얇은 천 속

에서 엄마 은혜의 풍만한 엉덩이의 탄력이 느껴진다. 관능적이다.

은혜는 그제서야 동훈이의 말을 알아들었다.

"아이. 엄마 보지는 나중에 뎁혀 먹고 지금은 치킨이나 얼른 드세요. 배고파서 힘 못쓰는 아들은 재미없어요."

엉덩이를 뒤로 내밀고 살랑살랑 흔들면서 동훈이를 향해 싱글싱글 웃어보인다. 동훈이는 더 참지 못하고 엄마 은

혜의 주름치마를 걷어올려 엉덩이 맨살이 드러나게 했다. 그리고 귀두를 보지입구에 대고 비볐다. 엄마 은혜의 

보지는 여전히 촉촉했다.

- 쭈욱! 철썩, 철썩, 철썩, 철썩.

역시 허락도 구하지 않고 다짜고짜 박아넣은 다음 차오르는 흥분에 박자를 맞춰 과격하게 자지를 쑤셔댔다. 은혜

가 동훈이의 움직임에 따라 몸을 불안하게 휘청거리더니 식탁 위에 상체를 대고 납작 엎드린다.

"어후, 어후. 동훈아. 조금만 참지. 치킨 다 식는데."

"괜찮아. 치킨은 식어도 맛있어."

"하악, 하악. 그럼 엄마 보지는?"

"헉, 헉. 니 보지는 식으면 맛없지."

- 철썩, 철썩. 철벅, 철벅.

사흘치나 안싸고 모았기 때문인지 작은 흔들림에도 금새 흘러넘칠 것처럼 좆물이 찰랑거린다. 아슬아슬하다. 긴

장의 끈을 조금이라도 늦추면 바로 발사다. 그러면 엄마 은혜의 말대로 몇번 박고 찍 싸는 재미없는 아들이 되어버

리는 것이다. 

아랫도리의 힘을 최대한 빼고 허벅지가 엄마 은혜의 하얀 엉덩이에 찰싹 부딪혔다가 되돌아오는 반동을 이용해서

허리만 유연하게 움직였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식탁이며, 소파, TV, 냉장고. 모두 제자리에 있다. 졸업여행 떠날 때와 거의 똑같다. 그런데 돌아와서 처음 현

관문으로 들어섰을 때는 공기부터 생소했었다. 이제는 예전처럼 익숙하고 편안함을 느낀다. 

익숙하고 편안하다.

엄마 은혜와의 섹스도 익숙하다. 그러나 편안하지는 않다. 집에 대한 느낌과는 반대로 좀전에 엄마 은혜가 생소

하게 느껴지던 순간까지가 더 좋았던 것 같다. 

엄마 은혜가 친엄마가 아니고, 다른 낯선 여자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니. 엄마 은혜가 낯선 친엄마일 수는 없을까?

근친상간의 짜릿함이 있으면서도 익숙하기 때문에 둔감해지거나 하는 일은 없는 그런 엄마 말이다.

[말이 안되지. 그런 엄마가 세상에 어딨어.]

"집이 좀 어수선하지? 아직 청소를 다 못했어."

"이틀 뒤면 개학인데 학교 일하랴, 집안 일하랴 힘드시겠어요."

귀국했다는 연락을 받고 은선은 한 걸음에 미숙의 집으로 찾아왔다. 미숙은 밀린 빨래도, 청소도, 학교 일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누군가의 방문을 받는다는게 내키지 않았지만 거절하지 못했다.

"희진아, 6학년 올라가지? 우리 영재, 친동생처럼 생각하고 가끔 놀아주고 그랬으면 좋겠다. 아줌마가 부탁 

좀 할께."

은선은 품에 안은 영재의 머리를 쓸어내리며 미숙의 옆에 앉아 깎아놓은 과일을 먹고 있는 희진이에게 부탁했

다. 희진이는 영재를 한번, 은선을 한번 보더니 묵묵부답이다.

"희진아. 아줌마 말씀하시는데 대답을 해야지?"

잠시 딸이 대답하기를 기다리던 미숙이 더 참지 못하고 재촉했다. 희진이가 싫은 반찬을 억지로 꿀꺽 삼키듯 

짧게 대답한다.

"네."

[애가 성격이 원래 저렇게 쌀쌀맞나? 어린애 답지가 않네. 잘 웃지도 않고.]

어쩌면 이런 식으로 학부모들의 방문을 받는 일이 잦아서 그런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속으로 경멸하고 깔

보는지도 모른다.

"나, 동훈이 오빠 이모야. 희진이는 우리 동훈이랑 많이 친하지?"

자신은 조금 다르다는 것을 주지시킬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 동훈이를 내세워 본다. 언니 은혜네가 미숙이 언

니네와 놀러도 자주 가고 친자매보다 더 가깝게 어울려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그 덕을 보자는 계산이다.

"네."

희진이의 대답은 여전히 짧다. 은선이가 보기에는 당신들한테 관심없어요라고 말하는 얼굴표정이다. 

[얘가 아무래도 낯을 가리나 보네. 그래도 그렇지. 어른한테 대답하는 태도가 저게 뭐야.]

"희진아. 영재 데리고 니 방에 가서 책구경 좀 시켜줘."

미숙이 보다못해 희진이의 등을 떼민다. 희진이는 양미간을 찌푸리고 미숙을 쳐다보다가 은선의 얼굴을 한번 

노려보더니 일어서서 방을 향해 걸어갔다. 걸음걸이가 퉁명스럽다.

[저 계집애, 눈초리가 참 요사스럽네. 왜 저렇게 째려보지? 내 얼굴에 뭐가 묻었나?]

"영재야. 누나 따라가. 누나 방 어지럽히지 말고 얌전히 놀아."

은선이도 영재의 겨드랑이를 두 팔로 껴안아 일으켰다. 영재가 쭈뼛거리며 희진이를 뒤를 따라간다.

[나중에 미숙이 언니 모르게 용돈이라도 몇 천원 집어줘야겠네. 기대하고 왔는데 괴롭히지나 않으면 다행이겠

어. 엄마가 교사라도 가정교육은 별 수 없나봐. 애가 저렇게 싸가지가 없는 걸 보니.]

아이들이 시야에서 모두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나서 은선은 지갑에서 봉투를 꺼내 미숙의 앞으로 내밀었다.

"언니. 이거 얼마 안되요. 부족하면 꼭 말씀해주세요. 제가 이 동네 수준을 아직 잘 몰라서."

"이게 뭔데?"

미숙은 봉투를 받아들면서 말했다. 뻔히 알면서도 모르는 척 의례히 하는 말이다. 그러나 20여년째 이런 상황

을 겪으면서도 달리 할 수 있는 말을 찾지 못했다. 10만원권 수표가 몇 장 들어 있다. 일일이 세보지는 않고

도로 은선의 앞으로 내밀었다.

"우리가 아주 남남도 아닌데 내가 이걸 받으면 나중에 은혜랑 동훈이 얼굴을 어떻게 보겠어?"

"아이, 언니. 이번만 받아주세요. 제가 앞으로 언니한테 아쉬운 소리할게 많아요."

"괜히 한번 사양해보는게 아니라 정말 안받을거니까 애들보기전에 얼른 숨겨. 그리고, 다른 선생님들께는 이

렇게 많이 할 필요없어. 구두티켓이나 상품권 정도면 돼. 굳이 현금으로 할거면 두 장 쯤 넣던가. 너무 많이 

하면 오히려 역효과야."

"언니. 참. 한번인데 그냥 받아주시지."

은선은 봉투를 돌려받고 미숙의 말대로 그냥 집어넣을지, 억지로라도 떠안겨야할지 잠시동안 고민에 빠진다. 

미숙이 언니의 말투나 얼굴표정은 진지하게 거부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일단 지갑에 넣고 본다. 얘기를 더 나

눠보고 결정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나중에 식탁에라도 모르게 올려놓고 나오면 될 것이다.

"동훈이는 잘 지내?"

"네? 동훈이요?"

은선은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든다. 왜 동훈이의 안부를 이모인 은선에게 물을까? 엄마인 은혜에게 물으면 될 

것을.

[과외한다는 얘기를 들었나? 그게 궁금한가 보지.]

"언니도 들으셨어요? 동훈이가 저희 첫째 중학교 공부를 봐주고 있는데 얼마나 애가 의젓하고 착한지 몰라요."

"그랬어? 동훈이가 의젓하긴 의젓하지."

미숙이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마치 자기 아들 칭찬이라도 듣는 것 같다.

"아, 참! 은혜는 어떻게 지내? 은혜한테 아직도 전화를 못했네. 귀국한지 얼마 안되서 내가 지금 정신이 없

어. 시차적응도 아직 못하고. 호호호."

"저는 해외여행 가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지만. 나가본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니까. 그 시차적응하는데 한 1

주일은 고생한다죠? 아삭! 언니. 언니도 좀 드세요. 제가 다 먹겠어요. 아유. 사과도 참 이쁘게 잘 깎으시

네."

"형. 형네 학교에 무서운 선생님 많아?"

"왜? 걱정돼?"

"응."

"좋은 선생님 많으니까 미리부터 걱정할 건 없어. 그보다 너, 전학와서 친구 없겠다?"

졸업여행으로 구멍난 과외공부를 토요일 오후에 몰아서 메우는 중이다. 매년 이맘 때면 동훈이도 새학년으로

올라가며 선생님은 누굴까, 같은 반이 될 아이들 중에 나쁜 애는 없을까 걱정하곤 했기 때문에 성재의 두려움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부모도 담임선생님도 도와줄 수 없는 두려움이다. 오직 친구만이 기댈 언덕일 뿐.

"난 원래 친구 같은거 없어."

"이사오기 전에 그 동네에서 오래 살았잖아. 같이 놀던 친구 없어?"

"없어."

"그럼 혼자 뭐하고 놀았어?"

"그냥 책읽고, 티비보고, 컴퓨터 하고, 전자오락하고."

동훈이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객관적으로 보아도 성재는 그리 호감가는 타입은 아니다. 생긴건 둘째치고 

표정이 늘 어둡고 말이 너무 없다. 이모나 이모부에게 어리광을 부리는 모습도 한번 보지 못했다. 

"친구 사귀고 싶지 않냐? 그렇게 계속 혼자 놀거야?"

"형이 놀아주면 되잖아."

동훈이는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한달여 가까이서 성재를 지켜보니 정이 들었다. 생긴 것이나 하는 짓은 영재

쪽이 훨씬 귀엽고 붙임성있지만, 성재에게는 일종의 책임감을 느낀다. 활짝 웃는 모습을 보고 싶고, 나이답게 

그늘없이 뛰놀게 하고 싶다.

"너, 교회 나가본 적 있어?"

"아니."

"내일 나랑 교회 가자."

"싫은데."

성재의 얼굴에 다시 두려움이 떠오른다. 환경의 변화가 두렵고, 새로운 사람들 사이에서 치일 것이 두려운 것

이다. 동훈이도 익히 알고 있는 두려움이다. 

"왜? 무서워? 교회에 좋은 친구들 많아. 내가 소개시켜줄게. 또 윤지연 선생님이라고 우리학교 기술선생님

인데 참 예쁘고 좋은 분이야. 그 선생님한테도 인사드리자. 어쩌면 니 담임 맡으실지도 몰라. 왜? 걱정돼? 

걱정마. 내가 옆에서 도와줄테니까."

- 똑똑! 찰칵!

"동훈아! 토요일에 어디 놀러도 못가고 수고가 많네?"

"어! 이모! 다녀오셨어요."

이모 은선이 문을 열고 방안으로 들어와서 앉은뱅이 책상을 중간에 놓고 마주 앉아있는 성재와 동훈이의 뒤통수

를 양손으로 쓰다듬으며 흐뭇하게 웃는다.

"우리 성재, 공부 많이 했어?"

"응! 엄마! 형이 내일 교회 가재."

"교회? 교회는 왜?"

"성재가 이사와서 친구가 없잖아요. 교회에서 친구 좀 사귀라구요. 그리고 저희 중학교 선생님 중에 교회 다

니시는 분도 있거든요. 미리 인사 드리면 좋을 것 같아서요."

"엄마. 교회 가도 돼?"

"그러엄! 동훈이 형이 가자는데 가야지."

은선은 속으로 동훈이에게 성재의 과외를 맡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동훈이에게 큰 걸 기대하지

는 않았었다. 이제 겨우 고등학교에 올라가고, 성적이래야 알기로 그리 뛰어나지도 않은 조카녀석이다. 큰아

들 성재가 워낙 친구가 없고, 중학교 올라가는 걸 무서워 하는 것 같아서 조금이나마 안심하라고 동훈이를 붙여

준 것이었는데 효과가 의도한 것 이상이다. 

같이 놀아주고 공부를 봐주는 동안 성재의 행동이 눈에 띄게 밝아진 것도 고마운데 이제는 교회에 직접 데려가

서 친구와 선생님을 소개시켜준다니 정말로 고맙기 그지 없다. 업어달라면 업어주고, 먹고 싶다면 뭐든지 다 

사주고 싶은 심정이다.

"동훈아. 출출하지? 피자시켜줄까? 성재도 피자 먹고 싶어? 그래, 알았어. 조금만 앉아 있어. 이모가 피

자 오면 부를께."

은선이 동훈이의 등을 두드려주고 일어났다. 등이 넓직하고 탄탄하다. 탄탄하지만 왜소한 남편의 등짝과는 

대조적이다.

"하아, 하아. 여보. 애들이랑 얘기도 좀 하고, 같이 놀아도 주고 좀 그래요. 집에서 잠만 자지 말고."

- 철벅, 철벅, 철벅.

남편은 말없이 삽입운동에 여념이 없다. 은선은 아랫도리가 아릿아릿 하다. 뼈다귀가 와서 부딪히는 것 같

다. 다른 집 남편들은 40대에 들어서면 배도 나오고 적당히 살집도 붙던데 성재아빠는 도통 살이 찌질 않는다.

"나 모레 청주 가봐야 돼."

동작을 멈추고 은선의 젖가슴을 주무르던 남편이 불쑥 한 마디 내뱉었다. 늘 이런 식이다. 부부사이의 대화라

는게 오고 가고, 가고 오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어쩌다 한번씩 돌멩이 던지듯 툭툭 내던지고 만다. 이럴 때면 

만정이 다 떨어진다.

"얼마나 있을건데요?"

대답이 없다. 대답대신 은선의 몸을 뒤집어 엎드리게 한다. 그리고 뒤에서부터 성기를 삽입하더니 다시 굳세

게 삽입운동을 해온다. 은선의 투실투실한 엉덩이살이 완충역할을 해주어 정상위로 할때보다는 아픔이 덜하

다. 쾌감도 느껴진다.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남편의 성기는 땅파는 포크레인처럼 단단하고 저돌적이다. 

은선이 남편과의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중에 하나가 바로 그 지치지 않는 기계같은 잠자리 능력이었다. 

은선은 처녀성을 잃을 때 그다지 큰 통증을 느끼지는 않았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오르가즘을 느꼈다거나 못

견디게 좋았다는 얘기는 아니다. 남들처럼 몹시 아프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처녀성을 

바친 남자가 누구였는지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다. 

첫경험이 밋밋했던 것만큼 정조에 대한 의식도 희미했다. 호감가는 남자들과 만나 어렵지 않게 잠자리를 함께 

하고, 호감가는 남자가 아니더래도 잘해주는 남자에게 몸을 열어 주었다. 잠자리 횟수가 늘어갈수록 쾌감을 느

끼는 경우도 잦아졌지만 강렬한 절정감을 주는 남자는 별로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동갑내기 치대생과 결혼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가 잘 생겼다거나 장래가 유망할 거라는 기

대때문에 그런 결심을 한 것은 아니었다. 지금은 어떤지 몰라도 안정적인 직업이라는 인식이 있었을 뿐 당시만 

해도 치과의사는 별로 쳐주지 않았었으니까. 

은선은 그저 그라면 결혼해도 별 탈 없겠구나 생각했을 뿐이다. 그래서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호감으로 

만나던 남자, 매너좋아 만나던 남자, 돈 잘써서 말나던 남자. 하나씩, 하나씩 연락을 끊고 만남을 거절해나갔

다. 귀찮게 매달리는 남자도 있었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치대생에게는 그의 졸업식이 끝난 후 얘기를 꺼내볼 

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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