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은 절망감에 그 자리에 철퍼덕 주저앉고만 싶다. 은혜가 보는 앞에서 거절당하다니. 그러나 질 수 없다.
미숙은 은혜의 엉덩이에 짓눌리고 있는 동훈이의 퉁퉁한 불알에 손을 뻗어 어루만졌다.
"하악! 언니! 어딜 만져?"
은혜가 엉덩이를 치켜들고 움찔 놀란다. 미숙의 손이 동훈이의 불알을 만지면서 은혜의 엉덩이 항문 가까운 부
분을 지분거렸기 때문이다. 간지러우면서도 소름끼치는 촉감에 놀란 것이다.
"어딜 만지긴? 동훈씨 자지 만지지."
"만지지마. 지금은 내 꺼야. 동훈이. 지금은 내 서방이야. 남의 서방 자지를 왜 만져?"
은혜가 히프를 요란하게 내리찍었다. 미숙의 손이 못 닿게 푸욱푸욱 낮게 내려앉는다. 불알이 잔뜩 찌그러지는
게 풍선터지듯 터져버리지나 않을까 염려스럽다.
"웃기고 있네. 동훈씨가 니 아들이지. 어떻게 니 서방이 되니? 동훈씨는 내 서방님이야. 난 동훈씨 애도 뱄
다구. 넌 넘보지 마."
"흥! 꼭 애를 배야 서방이고 마누라야? 그럼 애없는 부부는 뭔데? 입양한 부부는? 여보오! 나 자기 마누라
맞죠? 그렇죠?"
"응? 으. 으응."
동훈이가 떨떠름한 말투로 대답했다. 은혜의 곰살맞은 존대말을 들으면서 역시 엄마는 엄마로서 따먹을 때가
가장 맛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도 그런대로 나쁘지는 않다. 두 여자가 좆물을 차지하려고 경쟁하느라 갖은 애교와 기술을
다하고 있는데 싫을 남자가 어디 있겠는가.
"아니야! 동훈씨 마누라는 나야! 은혜 너는 동훈씨 엄마잖아. 엄마 노릇이나 제대로 해."
"언니! 나 지금 엄마 노릇하는거야. 엄마 노릇 잘 할려고 보지 대주는거라고. 엄마가 되갖고 아들이 좋아하는
거 해주는게 뭐 잘못이야? 안그래요, 동훈이 서방님?"
"나, 난 모르겠어. 은혜, 니 말도 맞는 것 같구. 미숙이, 니 말도 맞는 것 같구."
"여봇!"
"아빠!"
은혜와 미숙이 동훈이를 향해 동시에 소리질렀다. 동훈이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당황해한다. 여기서 몇 마디 더
했다가는 정말로 뺨이 성하지 않을 것 같다.
[에잇. 말보다는 행동이다.]
동훈이는 허리를 들썩여서 엄마 은혜의 보지안으로 자지를 올려 박았다. 그리고 오른 손을 뻗어 미숙의 보짓살을
손바닥으로 쓸다가 손가락을 구멍안에 밀어넣었다.
"하악! 여보오."
"흐응. 아빠아."
역시 두 여자의 입에서 거의 동시에 신음소리가 터져나온다. 동훈이는 계속 좆을 박아올리며 손가락을 움직였다.
한꺼번에 두 가지 운동을 하는 것이 여간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이를 악물고 엄마 은혜와 미숙이 선생님의 입에
서 신음소리가 끊이지 않도록 정신을 집중했다.
- 처벅, 처벅.
- 찌걱, 찌걱.
잠깐동안 안방에는 마찰음과 신음소리만이 울려퍼졌다. 은혜도, 미숙도 눈을 지그시 감고 보지의 쾌감에 몰두하
는 모습이다. 동훈이는 힘이 들어도 평화로와진 풍경에 보람을 느끼며 견뎌낸다.
[으으. 씨발. 싸고 싶은데. 어떻게 하지? 그냥 이대로 엄마 보지안에 쌀까? 그럼 미숙이는? 기분 나빠할
텐데.]
그렇다고 또 참고 안 싸면 엄마 은혜가 바가지를 있는 대로 긁어댈게 뻔하다.
"으, 은혜야. 쌀 것 같아. 못 참겠어."
"어머, 서방님! 내 보지에 싸요. 내가 자기 좆물 다 받아줄께요."
엄마 은혜가 반색을 하며 좋아 어쩔 줄 모른다. 그런데 미숙이 옆에서 뽀루퉁 입을 내민다.
"아빠아. 나한테 싸줘요. 좀 있으면 저 가봐야 돼요. 희진이 밥 차려줘야 한단 말이에요. 흐응."
"언니! 오늘 못해도 내일 또 하면 되잖아. 뱃속에 애가 놀래겠다. 애 가진 사람이 조심할 줄도 모르고 맨날 찾
아와서는. 쯔쯔."
"내가 언제 맨날 찾아왔니? 말은 바로 하자, 너. 이틀에 한번씩 밖에 안 왔잖어. 그러는 넌? 내가 우리 아빠한
테 똑똑히 들었어. 아침 저녁으로 달려든다며? 어쩜 넌 엄마라는 사람이 체신머리가 그렇게 없니?"
"아침 저녁으로? 허어. 어디서 그런 헛소리를. 동훈아, 너 언니한테 정말 그렇게 말했어?"
"아, 아니. 그게. 저."
"야! 박은혜! 너 괜히 낯 없으니까 동훈씨 닥달하는거지? 부끄러운 줄 알아라. 친엄마가 되갖구 아들 좆이 그
리 좋으니? 남편이나 없으면 몰라. 쯔쯔."
미숙도 은혜가 했던 것처럼 혀를 차서 고스란히 돌려주었다. 은혜는 약이 잔뜩 오른다.
"여기서 남편 얘기가 왜 나와? 언닌 남편 없어? 남편이 없어서 우리 동훈이한테 보지 벌린거야?"
동훈이는 한숨을 쉬었다. 이대로 가다간 둘 사이에 영원히 평화란 없을 것 같다. 어쩌다 세상에 둘도 없이 친하던
사이가 이렇게 앙숙이 되어 버렸는지.
"그래. 둘이 계속 싸워라, 싸워. 난 다 관둘란다."
동훈이가 미숙의 보지에서 손을 빼고 엄마 은혜의 몸을 지그시 밀어냈다. 은혜는 아들 동훈이의 억센 힘도 힘이지
만, 낮고 위압적인 말투에 놀라 침대 한쪽으로 물러났다. 미숙도 쭈그려 앉은 채 눈을 동그랗게 뜨고 동훈이를 올
려다 본다.
동훈이는 바지와 팬티를 바닥에서 주워 들더니 한 손에 들고서 터벅터벅 문쪽으로 걸어갔다. 은혜와 미숙은 긴장
한 눈으로 동훈이의 행동을 쳐다보다가 서로의 얼굴을 말똥말똥 돌아보았다.
[쟤가 왜 저러지? 진짜 화났나?]
은혜는 동훈이가 화가 났다면 미숙의 행동이 더 큰 원인일거라고 믿었다. 은혜와 즐겁게 놀고 있는데 나중에 나타
나서 방해한 것은 미숙이 쪽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한편, 미숙은 은혜가 혼자만 먹자고 고집부린 탓에 동훈이가 화를 낸다고 생각한다. 혼자 먹지 못할 바에는 침이
라도 뱉어야 직성이 풀리는 은혜의 못되먹은 심성이 밉다.
[내 사정 뻔히 알면서. 먼저 먹게 해주면 어디에 뿔나니.]
은혜와 미숙이 서로를 멀뚱멀뚱 쳐다보면서 속으로 상대방 탓을 하는 사이 동훈이는 벌써 안방문을 나서려고 한
다. 그 때, 누군가 요이땅 이라고 외치기라도 한 것처럼 두 여자가 동시에 몸을 일으키더니 동훈이에게 다다다닥
달려들어 다리를 잡는다.
"동훈아!"
"아빠!"
동시에 소리치고는 놀라서 둘은 또 서로를 말똥말똥 쳐다본다. 그리고, 잠시 짬을 두는가 싶더니 금방 또 합창
하듯 입맞춰 소리친다.
"안 싸울께."
"안 싸울께요."
동훈이가 두 다리에 각각 매달린 엄마 은혜와 미숙을 사나운 얼굴로 내려다 보았다. 믿기 어렵다는 표정이다.
"정말이야! 언니! 언니가 먼저 동훈이 자지 빨아."
"아니야, 은혜야! 니가 먼저 빨아. 아니다. 니가 동훈씨 자지 빨아드려. 난 불알 빨께."
"그러자, 언니!"
"그래, 그래!"
은혜와 미숙이 투닥투닥 거리며 바삐 자리를 잡더니 동훈이를 세워놓은 채 자지와 불알을 나눠 빨기 시작했다.
미숙은 동훈이의 다리 사이에 쪼그려 앉아서 불알을 입안에 넣어 굴리고, 은혜는 벽에 한 팔을 짚고 엉거주춤 상체
를 숙여 자지에 혀를 내밀었다.
"언니! 그렇게 쭈그려 앉으면 애기한테 안 좋잖아. 동훈아! 우리 침대로 가자! 응?"
"그, 그렇네. 동훈씨. 침대로 가요. 화 풀고. 아앙."
은혜와 미숙이 동훈이의 팔을 잡고 허리를 밀어 침대로 인도했다. 동훈이는 굳은 표정을 풀지는 않았지만 못 이
기는 척 두 여자에게 몸을 맡긴다.
"미숙이 언니! 언니가 동훈이한테 보지 대줘."
"그, 그래도 될까? 미안해서 어쩌니?"
미숙이 입으로는 사양하면서도 슬쩍 동훈이의 허벅지에 올라탔다. 동훈이의 자지에 보지를 맞춰 앉은 후, 자세
를 잡고 천천히 허리를 빙빙 돌렸다. 좀전에 은혜가 허리를 주로 앞뒤로만 흔들던게 생각나 미숙은 일부러 원을
그리며 돌리는 것이다.
- 찌걱, 찌걱. 삐걱, 삐걱.
미숙의 방아질 소리와 함께 침대가 흔들리는 소리가 났다. 은혜는 아랫집이나 윗집에 소리가 들릴까 신경쓰여서
미숙의 엉덩이를 잡고 동작을 좀더 부드럽게 하도록 유도한다.
"언니! 너무 흔들면 아래층에서 올라와. 조심해서 해."
"아, 맞다. 내가 깜빡했네. 미안해, 은혜야."
여성상위는 아무래도 임신한 미숙에게는 부담스럽다. 동훈이의 좆이 미숙의 질안 자궁입구를 건드리기 쉬운 자
세이기 때문이다. 미숙은 허벅지에 힘을 주고 살짝만 내려앉아 허리를 돌리자니 힘들어서 오래 즐길 수 없었다.
"휴우. 은혜야. 이젠 니가 해. 난 힘들어서 더 못하겠다."
"어머, 언니. 동훈이 자지가 애기집을 건드리나 보다. 그렇지? 그럼 언니는 좀 쉬어."
은혜가 미숙의 손을 잡아주고는 기쁘게 자리를 대신 차지했다. 동훈이의 자지에 보지를 끼워맞추고서 신나게 허
리를 흔들어댄다. 아까는 미숙에게 조심하라더니 침대가 요란스레 삐걱 소리를 내는데도 눈을 감고 금새 무아지
경에 빠진다.
"은혜야! 소리! 소리!"
"어? 아! 미안, 미안."
은혜는 미숙과 사이좋게 자리를 바꿔가며 몇 분씩 허리를 돌렸다. 동훈이 자지를 계속 먹을 때 보다는 쾌감이 떨
어지지만 좀전에 티격태격 방해받으면서 먹는 둥 마는 둥 하던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게 느낌이 좋았다. 아줌마
둘이서 앳된 남자애 하나를 돌려먹는 상황이 꽤 자극적이다.
[햐. 이 짓도 해보니까 꽤 재밌네.]
반면에 미숙은 불만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은혜가 동훈이의 좆을 온통 차지하고 있던 좀 전보다야 나은 상황
이긴 하지만, 은혜는 미숙이 없을 때도 동훈이와 섹스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처지다. 몇 분씩 찔끔찔끔 하려니
느낌이 좋다가 식고, 오는가 싶다가 또 멀어진다. 그래도 아주 못 먹는 것보다는 낫기에, 또 동훈이가 화를 내고
뛰쳐나가버리면 힘들어질 것 같아서 참는다.
"미숙아! 이리 누워봐."
은혜가 보지를 댄 채 허리를 흔들고 나자 동훈이가 미숙을 불러 침대에 똑바로 눕게 했다. 그리고 다시 은혜를
부른다.
"은혜야! 너두 이 쪽에 누워."
"히힛! 나두?"
은혜가 자기도 잊지 않고 챙겨주는 동훈이의 마음씀씀이에 좋아하며 미숙의 옆에 누웠다. 미숙은 자기만 부르는
줄 알았다가 은혜를 불러 눕히는 것을 보고 실망했지만 내색하진 못했다.
"미숙아!"
"네, 희동이 아빠!"
동훈이가 미숙의 허벅지를 벌리고 좆을 박아넣으며 미숙의 이름을 지그시 불렀다. 미숙은 다소곳이 대답한다.
"이젠 정말 은혜랑 안 싸울거지?"
"네, 아빠."
"싸우면 알지?"
"네, 아빠."
뭘 알아야 할까? 그러나 미숙은 되묻지 못한다. 그런 것은 전혀 알고 싶지 않다. 그저 지금처럼 사랑스럽게 이
름을 불러주고 자지를 박아주는 것으로 대만족이다.
- 지걱, 지걱, 절벅, 절벅.
동훈이는 시종일관 부드럽게 미숙의 보지에 좆을 박았다. 태아에게 충격을 주지 않으려는 동훈이의 그러한 배려
에 미숙은 다시한번 감동했다. 동훈이의 허리를 꼬옥 안고 매달려 쾌락의 신음소리를 낸다.
"아응, 아응. 희동이 아빠아. 아빠아. 좋아요. 좋아요. 아빠아. 아빠아."
그렇게 미숙의 신음소리가 점점 고조될 즈음, 동훈이가 좆질을 멈추고 미숙의 뺨을 어루만지며 입술에 가볍게 키
스했다.
"미숙아, 잠깐만 나갔다 올께."
"네?"
미숙은 나갔다 온다는 동훈이의 말이 꿈결처럼 들린다. 그런데 동훈이의 좆이 그녀의 보지에서 쑤욱 빠져나가며
아랫도리가 허전해지자 약간 놀라며 동훈이의 허리를 잡아 눌렀다.
"왜요?"
"잠깐만. 엄마 보지에도 박아줘야지."
동훈이가 허리에 감긴 미숙의 팔을 살짝 뿌리치고 옆에서 둘의 행위를 지켜보던 은혜에게로 옮겨갔다. 은혜가 방
긋 웃으며 팔을 활짝 벌려 동훈이를 반갑게 맞아들인다.
"여보오."
"은혜야! 너두 약속해! 미숙이랑 싸우면 안된다!"
"알았어요. 인제 안 싸워요. 자기도 봤잖아. 히잉. 얼른 자지 박아줘."
"자, 손가락 걸어. 싸우면 알지?"
"아잉. 알았다니깐."
동훈이가 새끼 손가락을 내밀자 은혜도 손가락을 내밀어 걸고 흔든다. 미숙은 곁에서 둘의 친밀한 행동을 보며
질투에 몸을 떨었다.
[동훈이는 보면 은근히 지 엄마 편드는 것 같애. 나한테도 저렇게 살갑게 좀 해주지.]
미숙이 그동안 동훈이를 아무리 친아들 못지 않게 위해 줬어도, 품에서 16년이나 키운 친엄마 은혜와의 친밀감에
댈 것이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느낀다.
- 찔걱, 찔걱, 철벅, 철벅.
동훈이는 은혜의 보지에 자지를 박아넣자마자 다소 과격하게 박아댔다. 조금 전 미숙의 보지에 조심스럽게 박아
대던 것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미숙은 그것이 임신한 그녀에 대한 배려때문임을 잘 알면서도 다시금 질투에
휩싸인다.
"아흑, 아흑. 동훈아. 여보. 자기야. 너무 좋아. 하악, 하악."
"허억, 허억. 씨팔. 은혜 니 보지두 정말 맛있어. 씨팔. 졸라 꽉 물어. 졸라 뻑뻑해."
은혜가 두 다리를 동훈이의 허리에 꽈악 휘감았다. 동훈이의 두 손이 은혜의 엉덩이를 우악스럽게 움켜쥐고 좆
을 깊숙히 쑤신다. 임신한 미숙으로서는 도저히 따라할 수 없는 자세다.
미숙은 질투로 온몸이 불타오른다. 왼쪽 젖꼭지에 달린 젖찌를 흔들어서 딸랑딸랑 소리도 내보고, 젖어있는 보
지를 손바닥으로 문질러 마찰음을 내보기도 한다. 모두 동훈이가 알아줬으면 싶은 마음에서 하는 행동이다. 그
런데 동훈이는 은혜와의 행위에만 열중한다.
동훈이는 솔직히 엄마 은혜하고만 계속 하던가, 미숙이 선생님과만 계속 하던가 하나를 선택하고 싶었다. 두 아
줌마의 보지를 오가며 박아대는 것이 처음 얼마간은 신기하고 즐거웠지만 사정감이 몰려오자 왔다갔다 하는 것이
영 고통스럽다.
엄마 은혜의 보지에서 뺐다가 미숙의 보지에 꼽는 순간 싸버릴 것 같은, 혹은 싸버리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다가 간
신히 참아내고, 또 반대로 옮겨가다가 간신히 참아내기의 연속이다.
엄마 은혜와 미숙을 나란히 눕혀 놓고 좆을 박아보니 둘의 차이가 확실해졌다. 엄마 은혜는 요분질도, 신음소리도
적극적이고 거침이 없다. 처음엔 미숙의 존재를 껄끄러워했는지 몰라도 곧 익숙해져서 마치 옆에 아무도 없는 듯
이 노골적이다.
그런데, 미숙은 은혜를 많이 의식하는 것 같다. 자기 욕망대로 즐기는 것이 아니라, 은혜에게 어떻게 보일지, 동훈
이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하고 조심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그래서 미숙의 보지에서 엄마 은혜의 보지로 옮아갈 때는 동훈이 자신도 모르게 긴장하게 된다. 미숙의 조심스럽
고 얌전한 편인, 다소 헐렁한 보지에서, 거침없는 테크닉에다가, 곁에 누가 있건 음란한 감창도 서슴없고, 통통한
살집으로 뻑뻑하게 조이는 엄마 은혜의 보지에 자지를 담그면 담그는 즉시 좆물을 싸버릴 것 같아서다.
"으으. 진짜 쌀 것 같네. 누구한테 싸줄까?"
동훈이가 미숙의 보지에 좆을 박은 채 둘을 번갈아 보며 물었다. 공평하게 하자면 엄마 은혜의 보지에도 박아주고
나서 물어보는게 맞을 것이다. 정상체위로는 미숙의 보지에 먼저 박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엄마 은혜의
보지에 박는 순간 찍 싸버릴 것 같아서 남자 체면상 순서는 짐짓 무시해버린다.
"나요!"
"저요!"
은혜와 미숙이 동시에 소리쳤다가 서로의 얼굴을 옆으로 돌아본다. 그리고는 겸연쩍은 얼굴로 또다시 동시에 말
했다.
"미숙이 언니한테 주세요."
"은혜한테 주세요."
동훈이는 두 여자의 모습을 보고 씨익 웃었다. 동훈이가 보지 않는 자리에선 어떨지 몰라도 지금 이정도면 장족
의 발전이다 싶다.
"둘 다 일어나봐."
동훈이는 엄마 은혜와 미숙을 일으켜 앉혔다. 그리고 두 여자의 얼굴을 모으게 하고 그 위에서 자지를 잡고 흔들
었다. 은혜와 미숙은 동훈이의 의도를 알고 혀를 쑤욱 내민 채 사정의 순간을 기다렸다.
"으으. 으으으. 으으으윽. 가, 간다아아아아."
- 슈욱, 슈욱.
억눌린 신음소리와 함께 동훈이의 좆 끝에서 우윳빛의 정액이 밤꽃향기를 풍기며 찍찍 날아갔다. 조준을 잘못해
서 처음 몇 방울은 미숙의 왼쪽 뺨에 묻었고, 동훈이가 좆을 흔들며 은혜 쪽을 향해 품어낸 좆물은 은혜의 입술과
코에 길게 흔적을 남겼다. 평소보다 좆물의 양이 조금 더 많고, 약간 묽어 보였다.
좆물이 거의 다 배출된 듯하자, 미숙이 동훈이의 자지에 혀를 내밀어 귀두를 핥았다. 그러자 은혜도 지기 싫다는
듯 혀를 내밀었다. 미숙과 은혜의 혀가 서로 얽히기도 하면서 그렇게 잠시동안 동훈이의 자지를 핥아준다.
"엄마! 미숙아!"
"응?"
"네?"
사정의 뒷처리를 하고 동훈이는 왼팔에는 엄마 은혜를, 오른팔에는 미숙이 선생님을 안고 천정을 향해 똑바로 누워
있다. 그대로 잠들어버리면 딱 좋을 것 같은 평온하고 따스한 느낌이다.
"한번에 둘은 너무 힘들어. 다음부턴 한 명씩 번갈아가면서 하자."
은혜와 미숙은 금방 대답하지 않았다. 속으로 어떤 것이 자기에게 더 유리할지 셈을 해보느라 분주하다.
먼저 은혜의 계산.
[한 명씩 번갈아가면서 하는 것보단 이렇게 셋이 함께 하는게 더 낫잖아. 난 미숙이 언니 없을 때 또 하면 되고.]
이를테면, 은혜의 생각은 미숙이 동훈이와 할 때마다 꼽싸리 껴서 온전히 둘이만 즐기는걸 방해하겠다는 거다.
그럼 미숙의 계산은?
[당연히 난 번갈아 가면서 하는게 낫지. 내가 매일 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같이 해."
"따로따로 해요."
"왜, 언니? 같이 하니까 좋잖아."
"좋긴 뭐가 좋아? 동훈씨가 힘들다잖아."
"동훈이 힘든거야. 언니랑 애기 다칠까봐 자세잡는게 불편해서 그렇지."
"또 내 탓이니? 너 솔직히 말해서 동훈씨 걱정해서 그러는거 아니잖아. 나 방해하려고 그러는거지. 그렇지?
맞지?"
"아이, 참. 언닌 피해의식 있나봐. 내가 뭘 방해해? 셋이 같이 하니까 색다르고 좋다는 거지."
"또 싸운다. 또, 또."
동훈이가 경고의 의미로 양 손으로 엄마 은혜와 미숙의 젖가슴을 움켜잡고 약간 아프겠다 싶을 정도로 쥐어짜듯
주물렀다. 그러자 은혜와 미숙이 몸을 뒤틀며 신음소리를 낸다.
"아이잉. 서방니임. 안 싸워요. 누가 싸운다고 그래요."
"흐으응. 그래요. 아빠아. 우리 지금 의논하는거에요. 싸우는거 아니에요."
"언니! 나중에 우리 따로 만나서 얘기해."
"그래, 그러자. 우리 둘이 나중에 의논해보자."
동훈이는 둘의 얘기를 듣고 쓴웃음을 지었다. 동훈이가 분명히 셋이서 함께 하는 것은 힘들다고 했건만 엄마 은
혜와 미숙의 의견이 다르니 자기 생각만 밀어부칠 수도 없다. 그랬다간 또 누구 한 쪽 편만 든다고 원성 듣고 다
툼이 일 것이다.
"휴우. 아줌마들끼리 알아서 하세요. 난 모르겠습니다요."
"자, 찍어요. 하나, 둘, 셋!"
- 찰칵!
"은선아, 너도 이리와서 같이 찍어."
"그래, 처제."
"네. 저기, 실례지만 사진 좀."
은선은 대학생같아 보이는 젊은 남자에게 디지털 카메라를 넘겨주고 언니 은혜의 옆으로 갔다. 동훈이의 중학
교 졸업식이다. 성재와 영재의 유치원 졸업식에는 가봤어도 동훈이의 졸업식에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다. 동
훈이의 품에는 꽃다발 두 개가 안겨 있다.
사진을 찍고 나자, 동훈이 아빠가 다시 캠코더를 켜고 동훈이와 그 주변을 녹화하기 시작했다. 동훈이의 졸업
식이 있기 몇일전 큰 맘 먹고 구입한 것이다. 은혜는 1년에 몇 번이나 쓰겠냐며 상의도 없이 단번에 수십 만원
을 지출해버린 남편에게 바가지를 단단히 긁어댔었다.
"동훈아, 어디가?"
"잠깐만요."
동훈이가 꽃다발을 안은 채 일행에서 떨어져 혼자 걸어가더니 몇몇 남자 졸업생들에게 둘러싸여 웃고 있는 여선
생님 앞에 멈춰섰다. 1, 2학년 기술 담당인 윤지연 선생이었다.
"선생님! 선생님! 저랑 사진 찍어요."
"어, 동훈아! 그래! 우리 동훈이랑 꼭 찍어야지. 어른들은 어디 계시니?"
윤지연 선생이 동훈이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가족이 모여있는 쪽으로 걸어와 고개를 숙이고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아버님, 어머님. 처음 뵙겠습니다."
"기술 선생님이세요."
"아!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선생님! 이 쪽은 저희 이모구요. 성재 어머니요."
"아, 그러시구나. 성재 어머님, 안녕하세요. 성재랑은 교회에서 봤는데. 저희 학교 배정받았다지요?"
"아유. 예. 안녕하셔요. 성재랑 동훈이한테서 말씀 많이 들었어요. 앞으로 우리 성재 잘 좀 부탁드릴께요."
동훈이는 윤지연 선생님과 화단을 배경으로 나란히 서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윤지연 선생은 동훈이에게 바싹
다가서서 팔짱을 끼어왔다. 팔짱을 끼면서 동훈이 쪽으로 얼굴을 살짝 기대는데 머리카락에서 싱그러운 향기
가 봄날 아지랑이처럼 솔솔 올라온다.
동훈이는 부모님과 이모가 지켜보는 앞에서 괜히 어깨가 으쓱해진다. 선생님과 팔짱을 낄 정도로 친하다는게
자랑스럽기도 하고, 그 선생님이 성숙하고 예쁜 여인이어서 더 자랑스럽다.
"동훈아, 저 선생님 참 좋아보인다. 가르치는건 잘 가르치시니? 결혼은 했어? 국, 영, 수 선생님이었으면 좋
았을텐데. 아깝네."
은선이 다른 남학생 손에 이끌려 멀어지는 윤지연 선생을 보고 말했다. 동훈이 아빠와 은혜는 자동차를 주차해
놓은 곳을 향해 앞서 걸어가며 무슨 얘기를 주고 받고 있다.
"국, 영, 수면 뭐하게요? 과외받을 것도 아니면서. 교사는 과외 못하잖아요."
"왜 못해? 니가 몰라서 그렇지. 하는 사람도 있어."
"에이, 설마."
"설마가 아니야. 이모 아는 사람중에도 있어."
동훈이가 못 믿겠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자, 은선이 달려들어 팔뚝을 치며 그녀의 말이 맞다고 강변한다.
둘이 못 믿겠다, 믿어라 가볍게 옥신각신 하는 모습을 동훈이 아빠와 엄마 은혜가 무슨 일인가 하고 뒤돌아본다.
"이모 말은 정말 못 믿겠어."
"내 말을 왜 못 믿어? 이게?"
그 때, 동훈이가 갑자기 발을 멈추더니 한 곳을 멍하게 바라본다. 은선이 무심코 그의 시선을 쫓아가본다. 세
명의 여학생이 깔깔대며 사진을 찍고 있다. 두 명은 꽃다발을 안고 있는데 맨 오른쪽의 여학생은 빈 손이다.
낯이 익어서 자세히 보니 그 민아라는 여학생이다.
민아네 부모님은 아마도 졸업식이라는 대목장사를 놓칠 수 없어 학교에 오지 못한 모양이다. 남들은 모두 하나
씩 안고 있는 졸업기념 꽃다발을 민아만 들고 있지 않으니 왠지 초라하고 불쌍해보인다. 동훈이는 자신이 갖고
있는 두 개중 하나를 민아에게 안겨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민아는 고마워하기 보다는 자존심 상해
할 것 같다.
"동훈아! 너, 감기걸렸니? 콧물 나왔다. 그렇게 보고 있지만 말고 쟤랑두 찍지?"
"어, 어? 어."
동훈이가 옷소매로 코밑을 닦으며 말하는데 찍겠다는 건지, 안 찍겠다는 건지 분명치 않다. 은선은 동훈이가
우물우물 얼버무리는 걸 보고 빙긋 웃었다.
[녀석. 저 민아라는 애를 좋아하는가 보구나? 표정을 보아하니 정식으로 사귀는 것 같지는 않고. 짝사랑?]
"이모가 찍어줄께. 불러와."
"됐어, 이모. 그냥 가요."
"사내자식이. 그렇게 용기가 없어서 어떻게 여자랑 사귀냐? 처음이 어렵지. 눈 딱감고 쪽팔린거 한번만 참
아봐. 그러면 다 되게 되있어. 너 정도면 킹카야. 자신감을 가져. 이모가 도와주랴?"
"이모가 어떻게 도와주게?"
동훈이는 그에 대한 민아의 마음이 궁금할 뿐이고, 조금씩 다가가면 알수 있을 거라 생각하기에 굳이 다른 누구
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껴본 적은 없다. 그런데 이모가 도와주겠다고 나서니 실제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지만
여자들은 어떤 심리를 지니고 있는지 힌트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민아를 몹시도 경원하는 엄마 은
혜나 미숙에게서는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점이다.
"여자가 어떤 눈으로 보든지 절대로 기대하지마. 남자들이 제일 착각하기 쉬운게 여자들 눈빛이야. 사실 아무
생각없이 남자를 향해 웃는 여자가 많거든. 중요한 건 니가 상대 여자를 어떻게 하고 싶은가야."
"이야. 이모, 완전히 연애박사네?"
동훈이는 은선을 향해 약간 과장스럽게 탄성을 내질렀다. 그러나 속으로는 별다른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거야. 여자하고 서로 잘 모를 때 얘기지. 난 민아랑 잠도 여러번 같이 자봤는걸. 데이트도 많이 해보고.]
"자식. 연애박사라서가 아니라. 이모가 여자입장에서 충고해주는거야. 맘에 드는 여자랑 사귀고 싶으면 니
가 좀 이기적일 필요가 있어. 여자들은 이것저것 재보고 조심스러운 남자한텐 별로 매력을 못 느끼거든. 터
프하게 휘어잡는 남자를 좋아하지. 맘에 들면 니가 먼저 대쉬해. 속으로만 꽁꽁 앓지 말고."
은선은 동훈이가 민아를 마음에 두고도 다소 소극적으로 행동하는 것 같아 터프한 남자가 매력적이라고 일부러
더욱 강조해서 말했다.
"이모는 그래? 터프한 남자가 좋아?"
"음. 꼭 터프하기만 한 남자가 좋다는건 아니고. 다가설 땐 주저없이 터프하고, 곁에 있을땐 다정한 남자?"
은선은 치대생과 지금의 남편을 염두에 두고 짜맞춰 얘기한다. 치대생은 다정했지만 더 가까이 다가와주지 않
았고, 남편은 지금 누구보다도 가까이에 있지만 다정하지 않다.
"후후. 이모가 너무 이론적으로 말한 거 같네. 이모가 말한거 다 잊어라. 니 나이때 그런 것까지 생각할 겨
를이 있겠니? 그냥 좋으면 사귀고, 사귀다 싫으면 헤어지고. 그러는거지. 괜히 생각만 많이 하다가 아무것
도 못할라."
은선이 동훈이의 뒤통수에 손을 뻗어 머리카락을 흐트리며 웃었다. 동훈이는 이모의 손길을 피하면서 민아 쪽
을 다시 흘끗 보았다. 혼자만의 착각인지 몰라도 민아가 동훈이를 향해 미소짓고 있었다.
"하지마, 이모. 머리 다 헝클어지잖아."
이모 은선은 통통한 볼살에다가 피부가 하얗기 때문에 영화에 나오는 꼬마돼지 베이브처럼 핑크돼지같은 느낌
이다. 피부가 하얀 것은 엄마 은혜도 마찬가지여서 볼 때마다 집안 내력이구나 싶다.
볼살 때문에 다소 뚱뚱해보일 뿐 실제 몸매는 비만과 약간 거리가 멀다. 여름옷을 입은 것을 매년 보는데 브래
지어가 살속 깊이 파고든다거나 바지 허리띠 위로 뱃살이나 옆구리살이 올라앉은 걸 본 적이 없다. 남에게 보
이지 않도록 잘 주워담아서 숨기고 다니는지는 몰라도.
평소에는 그 통통한 볼 때문에 사람이 무던하고 성격좋아 보인다. 그러나 이렇게 동훈이를 놀리거나 장난이라
도 칠 때면 입술을 모아 이죽거리는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무척 얄밉다.
이모는 동훈이를 늘 어린애 취급한다. 때려도, 쓰러뜨려도 곧바로 일어나는 오뚜기 인형인 줄 안다. 기억할
수 있는 어린 날, 이모와의 첫 기억도 너무 무섭게 겁주며 쫓아오는 바람에 동훈이가 울며불며 도망가다가 방문
턱에 걸려 넘어져서 이마를 찧었던 것이다. 그러면 이모가 달려들어서 껴안아주며 맛있는거 사준다고 을러서
울음을 그치게 한다. 그리고 얼마 후 잊었다 싶을 때쯤 또 장난질을 쳐서 울린다.
그렇게 만나기만 하면 시달리면서 동훈이가 초등학교 1, 2학년 무렵까지 오누이처럼 가깝게 지냈다. 그런데
그 무렵 이모부가 지방에 오래 머무를 일이 생겨 이모 은선도 성재와 영재를 데리고 따라 이사가는 바람에 만날
일이 적어지고 다시 서울에 올라와서도 소원했던 것이다.
요즘은 성재를 가르치고 있어서인지 그나마 전보다는 조금 더 대접해주는 편이다. 이모에게 어린애 취급당하
는 것이 싫지만은 않다. 엄마 은혜에게서는 어리광을 졸업한지 오래이고, 미숙이 선생님은 요새 들어 동훈이를
나이보다 훨씬 올려 대접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모 은선에게 당하는 어린애 취급. 그것은 정상적인 일상의
기쁨이다. 갈수록 점점 누리기 힘들어지는 평범한 생활의 잔잔한 행복이다.
- 탁! 탁, 탁.
"이제 어디로 모시면 되나?"
운전석에 앉은 동훈이 아빠가 차문이 모두 닫히자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일행을 향해 물었다. 조수석에 앉은
은혜가 뒤로 돌아보며 은선을 향해 말한다.
"은선아. 애들 아직 안 왔을까?"
"글쎄? 전화 좀 해보고."
"동훈이 아빠. 당신이 전에 말한 그 중국요리집으로 가요."
"처제네 애들이랑은 어쩌고?"
"은선아!"
"언니, 잠깐만. 지금 신호가고 있어. 아! 여보세요? 성재아빠! 애들 왔어요? 아직? 언니! 애들 아직 안
왔대. 학교에서 급식 먹고 올 것 같은데? 그냥 우리끼리 가자."
"그럼 제부만 오시라고 해."
"알았어, 언니. 여보세요? 당신 지금 옷입고 나와요. 왜요? 아침을 언제 먹었게요? 밥 안먹으면 어때요?
와서 동훈이 얼굴도 보고 언니랑 형부랑 얘기도 좀 하고 그래요. 참. 알았어요, 그럼. 끊어요."
"못 나온대?"
"으응. 저기. 일 나가봐야된대. 미안해, 언니. 미안해, 동훈아."
은선은 특히 동훈이에게 제일 미안했다. 하나밖에 없는 이모부라는 사람이 몇 년에 한번 있는 조카 졸업식도
챙겨주지 않는게 너무나 면목이 없다. 일 핑계를 댔지만 성재 아빠는 하루종일 집에서 뒹굴다가 해질 녘에 일
어나 술자리를 찾아나설 것이다.
"괜찮아요, 이모."
동훈이가 은선을 향해 씨익 웃어준다. 은선은 착하고 늠름하게 자라는 조카 동훈이를 볼 때마다 언니 은혜에게
부러움을 느낀다.
[우리 성재나 영재도 딱 동훈이처럼만 커주면 더 바랄게 없을텐데.]
특히 성재가 제일 걱정이다. 다행히 최근들어 말수가 조금 많아졌다. 교회에서 만난 진석이라는 또래아이와
윤지연 선생님에 대한 말을 곧잘 한다. 가장 자주 하는 얘기는 바로 이거다.
"엄마. 있잖아. 동훈이 형. 우리 집에서 같이 살면 안돼?"
은선에게 아이낳을 순서를 고를 권한이 주어졌다면 성재는 둘째나, 셋째 이하로 낳았을 것이다. 어쨌건 첫째감
은 아니다. 누구 한 사람에게 온통 마음을 다 주고 그에게만 의존하려는 성향이 너무나 강하다. 그런 성재가
그동안 외톨이였던 것은 엄마 은선을 동생 영재와 나눠가질 줄 몰랐기 때문이고, 온 마음을 다 바칠 또래 친구
나 선생님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서야 그런 존재를 만났는데 그게 바로 동훈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동훈이 타령인데, 친형 이상으로, 어쩔
때보면 꼭 아빠처럼 따르고 의지한다.
"성재야. 동훈이 형이 그렇게 좋아? 그런데 동훈이 형이 우리 집에서 같이 살게되면 큰 이모하고 이모부는 어
떡하라고? 많이 외로우실텐데?"
"그럼 이모하고 이모부도 우리랑 같이 살면 되잖아?"
칭얼거리는 성재를 다독이면서 은선은 앞일을 걱정했다. 2월말이 지나면 동훈이도 자기 공부에 바빠질테고 성
재는 또다시 외톨이가 된다. 그러면 전처럼 어둡고 그늘진 아이로 돌아가버릴 것이다. 대책을 세워야 한다.
"진석이라는 애는 중학교 어디 됐어? 같은 학교야? 잘 됐네? 어때? 착한 거 같아? 공부는 잘한대?"
진석이라는 아이가 공부잘하는 모범생이라면 집으로 초대해서 성재와 친하게 지내도록 해볼 작정이었다. 그런
데 성재의 반응이 영 시큰둥했다. 진석이보다는 윤지연 선생에 대한 얘기가 더 많은 편이다.
[그럼 그 선생님이나 집으로 초대해서 한번 대접해야겠다. 앞으로 다닐 학교 선생님이고, 우리 성재도 좀 따르
는 것 같으니.]
선생님과 친해둬서 손해볼 일은 전혀 없다는 것이 은선의 신조다. 3월 입학 전에 초대하는게 좋을지, 입학 후
에 하는게 좋을지 저울질하는 중인데 아무래도 미리 인사해두는게 좋겠다 싶다.
"언니. 우리 성재가 동훈이랑 같이 살고 싶다고 난리야."
"그래? 그럼 성재, 우리 집으로 보내라. 하숙비 싸게 쳐줄께."
"그게 아니라 동훈이가 우리 집에서 살았으면 좋겠대. 하숙비 안 받을테니까 동훈이. 우리 집으로 보내지?"
"왜? 머슴시키게? 동훈이 얘. 허우대만 멀쩡하지 힘 하나도 없어. 데려가서 뭐에 쓰게?"
"언니두 참. 요즘 세상에 무슨 머슴이야? 우리 큰 아들 삼으려고 그러지. 아유, 동훈아. 내 새끼. 이모
랑 같이 살까?"
은선이 동훈이의 허벅지를 톡톡 두드리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동훈이는 실실 웃기만 할 뿐 엄마 은혜와 이모
은선이 말장난을 주고 받는 동안 아무 말도 거들지 않았다.
미숙이 선생님과 엄마 은혜가 동훈이를 놓고 사위삼느니 아들 삼느리 하면서 장난을 주고받던 순간이 스쳐지나
간다. 앞으로 다시는 오지 않겠지 싶은 순간들이다. 그런데 이제 이모 은선이 엄마 은혜와 비슷한 농지꺼리를
하는걸 보니 그리워하던 것을 다시본 듯 반가운 느낌이 든다.
"언니! 동훈이는 좋은가 본데? 웃는걸 보니까."
"걔가 좋아서 그러겠니? 유치하다고 비웃는거지."
"에? 정말?"
은선이 동훈이를 향해 눈을 샐쭉 치켜뜨며 허벅지를 가볍게 꼬집었다. 얇은 교복바지아래로 동훈이의 허벅지
살이 엄지와 검지 사이로 뭉텅 잡혔다가 금새 스르륵 미끄러지면서 빠져나간다. 의외로 탄탄한 편이다. 허벅
지살이 물렁했다면 여지없이 꼬집혔을 것이다.
은선은 꼬집는건 포기하고 손톱의 날을 세워 동훈이의 허벅지에 포옥 꽂았다. 그리고 밭고랑 갈듯이 허벅지 안
쪽을 향해 길게 할퀴었다.
"아야! 이모!"
"히히. 최동훈! 너 이모랑 살래, 안 살래?"
동훈이는 허벅지 안쪽으로 할퀴어 내리는 이모 은선의 손에 위협을 느꼈다. 거침없이 내려오는 이모의 손이 곧
막다른 곳에서 동훈이의 성기와 만나려는 찰나였기 때문이다. 동훈이는 황급히 손을 뻗어 이모 은선의 손목을
잡아 뿌리쳤다. 나긋나긋한 감촉이 동훈이의 손끝에 잠시 머물다가 금방 사라진다.
"둘이 뭐해?"
은혜가 뒤돌아 보았다. 동생 은선이는 히죽히죽 웃고 있고, 아들 동훈이는 얼굴이 약간 상기되어 난처한 표정
을 짓고 있다. 동생 은선이가 아들 동훈이에게만 유독 선머슴처럼 짓궂게 구는 건 진작부터 아는 사실이다. 꽃
돼지같이 뽀얗고 발그레 홍조띤 동생 은선의 얼굴을 부러움 감추고 보면서 은혜가 아들 동훈이를 위해 한 마디
거들고 나선다.
"쯧쯔. 성재 엄마야. 너는 어떻게 꼭. 우리 동훈이 동생처럼 구니?"
키도 언니 은혜와 비슷하게 아담하고, 생글거리는 얼굴은 장난끼 가득 귀여워서 남들 눈에는 둘이 남매같아 보
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본다.
[나도 동훈이 옆에서 은선이처럼 저러고 있으면 남매로 봐주는 사람이 있을까? 휴. 나이차이 많이 나는 큰누
나쯤으로나 봐주면 다행이겠지.]
은혜는 조수석 지붕에서 햇빛가리개를 내려 거기 붙은 거울에 얼굴을 비춰보았다. 졸업식이라 오랜만에 두텁
게 바른 파운데이션이 약간 떠보이는 것 같아 신경쓰인다.
눈 주위와 볼을 비춰보다가 언뜻 보니 동훈이가 거울에 비친 은혜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 은혜는 괜히 부끄
러운 생각이 들어 햇빛가리개를 올리고 동훈이의 시선을 피했다.
"언니! 동훈이 동생으로 봐주면야 나는 고맙지롱!"
은혜와 미숙은 동훈이 앞에서 사이좋게 지내겠다고 다짐한 이후 비교적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는 국면으로 들
어섰다. 동훈이와의 만남을 조율하기 위해 전화통화를 주고받으면서 이제는 예전처럼 예사로 수다도 떨게 되
었다. 그러나 아직은 서로에 대한 경계의식과 감정적 앙금이 완전히 씻겨지지 않았다.
"시계는 뭐하러? 요즘 누가 시계를 차고 다녀. 핸드폰 들여다보면 되는데."
미숙이 동훈이의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한게 못내 아쉬워 몇일동안 졸업선물을 생각해봤는데 시계가 좋을 것 같
다는 것이다.
"그건 니가 몰라서 그래. 수능시험장에 핸드폰갖고 들어갈 수 있니? 없잖아. 그리고 요즘 보면 은근히들 시
계 많이 차고 다닌다, 너."
몰라서 그런다는 얘기에 은혜는 자존심이 상한다. 게다가 시계는 생각도 못했다. 쓸모없지만 몇 만원짜리 비
싼 꽃다발에, 맛있는 밥까지 사줬으니 그것으로 된 것 아니냐고 넋놓고 있었는데 미숙의 계획을 듣고보니 꽤나
참신하고 세련되어 보인다. 동훈이도 좋아할 것 같다. 그게 문제다.
"언니. 동훈이한테는 아직 얘기 안했지?"
"뭐? 시계? 얘기했지. 받을 사람이 좋아할지 알아야잖아. 무턱대고 살 순 없으니까. 어떤 디자인이 좋은지
도 알아야 하고."
[쳇. 시계가 한두 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걸 사줄 생각이면 아이 교육상 엄마인 나한테 먼저 물어봤어야
하는거 아냐? 꼭 저렇게 혼자 나댄다니까.]
미숙이 수능시험까지 내세우며 시계의 필요성을 주장하는데 은혜는 반박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 기껏 초를 친
다는게 이 정도다.
"비싼 건 해주지 마. 교육상 안 좋고, 또 혹시나 나쁜 일 당할 수도 있으니까."
"걱정마. 가격대 적당하고 이쁜 걸로 해줄거니까."
은혜는 미숙의 목소리가 의기양양하게 자랑하는 투로 들려 미운 생각이 들었다. 아들 동훈이에게 잘해주는 미
숙이 전에는 고마웠었는데 이제는 미워 죽겠으니 사람 마음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미숙이 동훈이에게
잘해주고 그 때문에 은혜가 한 발씩 뒤쳐지는 느낌이 들 때마다 미움도 그만큼 키가 자란다.
"언니. 병원에선 뭐래?"
"응. 별 얘기 없어. 건강하다는 거하고, 조심하라는 거 외에는."
"근데, 언니. 동훈이랑은 언제까지 그러려구?"
"언제까지? 글쎄다. 왜?"
직접적인 표현은 쓰지 않았지만 미숙은 은혜의 말뜻을 곧바로 알아들었다. 임신한 몸으로 동훈이와 언제까지
섹스할거냐고 묻고 있는 것이다.
"임신 3개월 정도까지는 원래 조심해야하는 거 아닌가? 그렇게 막 해도 돼? 병원에서 안 물어봤어?"
"물어봤지, 당연히. 의사가 조심해서 하면 아무 문제 없다고 하더라. 내가 언제 막 했다고 그러니?"
미숙은 은혜가 괜한 트집을 잡는 것으로 봐서 시계선물 얘기에 마음이 상했다는 걸 직감했다. 미숙이 동훈이에
게 뭔가 잘해주려고 할 때마다 은혜가 예민하게 반응하는걸 느껴왔었다.
[으이구. 이 속좁은 기집애. 내가 알고는 있었지만. 어떻게 지 아들래미한테 잘 해주는걸 두고 못보냐.]
"아니 난. 그런 뜻이 아니라. 걱정되서 그러지. 혹시 잘못하다가 언니 몸에 탈날까 싶어서."
"탈 안나게 조심하는거 너도 그 날 봤잖아. 동훈이가 알아서 잘 하니까 걱정마."
"언니. 이제와서 다 소용없는 얘기긴 하지만. 애는 뭐하러 가졌어? 괜히 몸만 괴롭게."
"희동이를 안 가졌으면? 그럼 니가 나랑 이렇게 통화하고 있겠니? 몸 괴로운건 나니까 너는 걱정할거 하나없어."
"그건 아니지. 내가 어떻게 걱정을 안해? 동훈이 애고, 언니 일인데."
은혜는 잔인하고 냉정하다는 비난을 듣더라도 친자확인을 꼭 해보고 싶다. 은혜는 동훈이의 아이라 말하고 있
는 자신이 여전히 실감나지 않는다. 벗은 몸을 몇 번 보았지만 미숙의 아랫배는 생명이 자라고 있다는 걸 증명
할 만큼 불룩하지도 않다. 은혜와 공중목욕탕을 함께 다니던 때보다 젖꼭지 색깔이 약간 짙어진 것밖에는 몸매
에 달라진 것이 없다.
"하던 얘기나 마져 끝내자. 어떻게 하는게 좋겠니?"
미숙도 봄방학에 들어갔다. 봄방학 동안에 동훈이와 은혜, 미숙 세 명이 어떻게 지낼 지 논의하던 중이다.
"이틀에 한 번 오는 걸로 해. 희진이 땜에 매일 올 순 없을 거 아냐. 일요일은 당연히 안되구. 동훈이 아빠 있
으니까. 월, 수, 금이 좋겠어. 아니면 화, 목, 토가 좋겠어?"
"은혜, 너만 괜찮으면 매일 갈수도 있어."
"희진이는 어쩌게? 희진이가 이상하게 생각할텐데?"
"너랑 같이 뭐 배운다고 하면 돼. 괜찮겠어? 매일 가는거?"
"안돼. 그러다 우리 동훈이 쓰러져."
"쓰러져? 왜 쓰러지는데?"
"아니, 생각좀 해봐. 매일같이 언니랑 하고, 나랑도 하면. 애가 견뎌내겠어?"
"내가 니네 집에 매일 간다고 그걸 매일 하겠니? 난 너같이 안해."
미숙은 은혜가 섹스를 얼마나 밝히는지 잘 안다. 음담패설을 주도하는 것은 언제나 은혜쪽이었다. 그때는 그
런 은혜가 재미있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다르다. 자신의 욕정을 아들에게 발산하는, 엄마답지 못한, 자
격없는 엄마다.
"내가 뭘? 나도 언니처럼은 안 해. 그게 뭐야? 동훈이 앞에서. 어른스럽지 못하게시리."
"어째서 내가 어른스럽지 못하니? 뭐? 동훈이한테 존대말하는거? 너두 하잖아! 저번에 보니까 여보소리가
아주 입에 착착 붙었더라?"
은혜는 미숙의 힐난에 말문이 막힌다. 역시 그 날의 일은 은혜의 실수다. 당장은 미숙에게 밀리더라도 참았다
가 동훈이와 단둘이 있을 때 만회했어야 했다. 그랬으면 이런 날 미숙에게 톡톡히 큰 소리 칠 수 있었을 것이다.
"언니가 하두 그러니까 내가 보조를 맞춰준거지. 내가 하고 싶어서, 원해서 그랬겠어?"
"보조를 맞추건 말건 누가 뭐래니? 난 아무 소리 안했다."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 언니가 동훈이한테 자꾸 그러니까. 동훈이가 나도 언니처럼 그래주기를 바라잖
아. 교육상 안 좋다는 말이지. 내 말은."
"자꾸 교육, 교육 그러는데. 그렇게 동훈이 교육이 걱정되면 몸을 주질 말아야지. 안 그래?"
"그런 얘길 뭐하러 해? 언니! 그럼 우리 이렇게 해. 언니는 애기 지우고 동훈이랑 관계 끊어. 그럼 나도 동훈
이랑 관계 끊을테니까. 어때? 그럴 자신 있어?"
"내가 왜? 그거야 너 혼자 하는 얘기지. 난 동훈이 사랑해서 애 가진 잘못밖에 없어. 누구처럼 친엄마도 아
니고."
은혜는 침착하고 냉정하기까지한 미숙의 댓거리에 맥이 탁 풀렸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얘기가 맴도는 느낌이
다. 미숙이 아들 동훈이의 아기를 임신했다는 사실과 은혜 자신이 근친상간을 저지르고 있다는 도덕적인 약점
때문에 더 강경하게 나가기가 힘들다. 타협할 수밖에 없다.
"월, 수, 금? 화, 목, 토?"
"그냥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가는거로 하자. 토요일은 너희 아저씨 출근하시는거 봐서 정하고."
"안된다니까, 언니? 동훈이. 과외에다 학원도 가야되서 방학이라도 바쁘단 말이야."
"아, 몰라. 어쨌든 난 매일 갈거야. 니가 문 안열어주면 밖에서 만나지 뭐. 요즘 날씨도 좀 풀렸던데. 아니
면 차에서 만나도 되고."
은혜는 불만이 목구멍까지 차오르고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참는다. 아들의 아기를 임신한 여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무기는 뭘까? 뭐가 있을까?
"아유. 알았어, 알았어. 언니 맘대로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