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화 (13/30)

- 뚜벅, 뚜벅.

구두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동훈이와 미숙은 얼굴이 파랗게 질려서 벽에 붙으며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 뚜벅, 뚜벅, 뚜벅, 뚜벅.

구둣발 소리는 점차 가까워진다. 둘은 각자 손으로 입을 막은 자세로 옴짝달싹 못한다. 구둣발 기척이 둘이 웅

크린 바로 옆 복도를 지나고 차츰 멀어지는데 언제라도 교실문이 벌컥 열릴 것만 같아 안절부절 못한다. 누군

지 모를 그 사람이 교실앞문을 그냥 지나쳐가자 미숙이 고개를 슬그머니 들고 창밖을 훔쳐보았다.

"휴우. 십년 감수했네. 됐어. 갔어."

"누군데?"

"응. 5반 담임선생님."

2학년 5개 반중에 유일한 남자선생님이다. 남자선생님이라 그다지 친분이 없어서 그렇지, 여선생님이었다면 

교실에 켜진 불을 보고 한번은 들여다 보았을 것이다.

"미숙아. 또 남아있는 사람 있을까?"

"잠시만 있어봐. 복도에 좀 나가보고 올께."

- 드르륵. 또각, 또각.

미숙이 복도로 나가보는 동안 동훈이는 지퍼를 올리고 옷매무새를 단정히 했다. 유리창으로 내다보니 미숙이 

복도에서 옆반들을 향해 기웃거리는게 보인다. 그렇게 몇 번 기웃거리고는 다시 들어온다.

- 드르륵. 또각, 또각, 또각.

"다 갔어. 불 켜진 반이 없어. 우리도 불끄고 있자."

그 말에 바깥을 보니 어느덧 어둑어둑 해져 있다. 미숙이 교실의 불을 모두 끄고 동훈이가 있는 교실뒷문 쪽으

로 왔다. 이제 그만 나가자고 할 줄 알았는데 동훈이로서는 뜻밖이다.

"안 가고 더 있게?"

"왜? 가고 싶어? 하다 말았잖아. 어. 얘가 어디 갔지?"

미숙이 동훈이 앞에 서서 빙긋 웃어보이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정말로 뭔가를 찾는 사람처럼 미숙의 가느다란 

손이 동훈이의 바지앞을 슬슬 어루만지며 돌아다닌다.

"찾아서 뭐하게, 미숙아?"

미숙의 야릇한 말투에 흥분을 느끼며 동훈이도 장난스레 맞장구쳐 준다. 불꺼진 교실안이지만 미숙의 귀여운 

얼굴 표정은 또렷하게 보인다. 코끝을 간지르는 향수 냄새는 밝을 때보다 더 선명하고 섹시하다.

"뭐해줄까? 쪽. 자기가 한번 말해봐. 자기가 해달라는거 다 해줄께."

미숙이 동훈이의 귀밑 목덜미에 뽀뽀하고 나서 도발적으로 속삭였다. 방금전 다른 반 선생님들이 모두 퇴근했

다는 걸 확인했기에 한결 느긋해진 탓이다. 

"저, 정말?"

동훈이가 얼마나 대담한 요구를 해올지 기대된다. 정말로 뭐든지 들어줄 셈이다. 단, 한 가지 조건만 들어준

다면.

- 오늘 집에 가서 엄마랑 당장 화해해! 그럼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줄께!

조건은 그것이다. 여자들이 맘만 먹으면 세계평화는 순식간에 이뤄질 수 있다는 걸 증명하련다. 이제부터 시작.

"말해봐. 뭘 해줄까? 어떻게 해줄까?"

미숙은 동훈이의 주위를 천천히 걸으며 나긋나긋하게 말했다. 2학년을 맡아서 몸과 마음이 아주 편하다. 수업

부담이 적다는 것이 제일 크지만, 덤으로 이렇게 교사라는 직분을 벗어버리고 노골적으로 갓 고등학교에 올라

간 친구아들을 유혹하면서도 죄책감을 한결 적게 느낀다는 점이 좋다. 2학년 아이들이 알면 뭘 알겠는가. 1학년

보다는 덜하지만 교실에서 옷에 오줌이 지리는 애들이 가끔이나마 한 두명씩 나오는 것이 바로 2학년이다.

[얘들아. 모두 자습! 선생님은 지금 할 일 있으니까 뒤돌아 보지 말아요. 뒤돌아 보는 사람은 부모님 오시라

고 할거야.]

"보, 보지 대달라면. 여기서 대줄거야?"

동훈이가 떨리는 목소리로 묻는다. 겁이 나서가 아니라 기대감에 들떠서다. 

"보지 대줬으면 좋겠어? 지금? 여기 교실에서?"

"으응!"

"아앙. 어쩌지? 선생님은 원래 교실에서 보지 벌리면 안되는데. 우웅. 할 수 없지 머. 자기가 하고 싶다니까."

미숙이 동훈이를 향해 한쪽 눈을 찡긋 감으며 윙크해보이고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정장 치마를 걷어올리고 

팬티를 두 손으로 잡았다. 하얀 색 팬티가 어둠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것 같다. 미숙이 엉덩이를 뒤로 살짝 뺀 

자세로 팬티를 벗어내렸다. 히프를 좌우로 씰룩거리며 벗는데 동훈이가 보고 있다는 것을 꽤 의식한 행동이다.

"우와. 진짜루 벗네."

"어디가서 소문내면 안되요. 00초등학교 2학년 2반 담임이 교실에서 보지 벌려준다고. 소문나면 자기가 낸 

걸로 알거야."

미숙이 벗은 팬티를 동훈이 눈앞에 대고 팔랑팔랑 흔들더니 교복 바지 주머니에 꾸겨 넣는다. 동훈이는 마른 

침을 꿀꺽 삼키며 미숙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미숙의 손에 의해 허리까지 걷어올려진 치마 아래로 음침하고 어

두운 사타구니가 보이고, 커피색 스타킹이 가리지 못한 허벅지 살이 하얗다. 동훈이는 홀린 사람처럼 커피색 

스타킹에 손을 댔다가 몽롱한 기분으로 따라 올라가 맨 살의 허벅지를 쓰다듬었다.

"허벅지 살결 죽인다. 벗는 김에 위에도 벗으면 안돼? 젖두 만지고 싶다."

"안돼요, 위는. 이렇게 보지 벌리는 것두 어딘데. 젖은 집에가서 엄마한테 달라고 해요."

팬티 벗은 하체야 치마를 내려 가리면 되지만 블라우스를 벗어버리면 상체는 재빠른 수습이 불가능하다. 단추

몇 개 푸는 정도라면 몰라도.

"뭐든지 다 해준다더니. 아주 다 해주는건 아니네. 쩝."

"아이 참. 자기두. 알았어요, 그럼."

미숙은 동훈이의 얼굴에서 실망한 기색을 보고 마음을 굳게 먹었다. 동훈이를 등지고 돌아서서 블라우스를 벗

었다. 그리고 브래지어의 호크를 따서 어깨끈을 하나하나 내리더니 책상위에 벗어놓고 나서 다시 블라우스를 

입고 동훈이를 향해 돌아선다.

"자요. 이거 자기 주머니에 넣어요."

미숙이 브래지어를 동훈이의 비어있는 쪽 교복 바지 주머니에 찔러주자 동훈이가 받아서 안보이도록 주머니 안

에 쏙쏙 넣었다. 그러는 사이 미숙은 블라우스를 치마속에 넣어 입고 단추를 채운다. 

"기껏 벗어놓고 왜 다시 입어?"

"가만 있어봐요."

다시 보니 미숙이 단추를 모두 채운게 아니라 맨 위의 것과 치마위로 나온 것 두 개만 채웠다. 블라우스가 좌우

로 벌어져 풍만한 두 젖무덤의 일부와 그 중간의 계속을 드러내보인다.

"흐흐. 보기 좋은데?"

"아이, 몰라요. 애들 공부하는 교실에서 이러면 정말 안되는데."

동훈이는 벌어진 블라우스 사이로 손을 넣어 젖무덤을 와락 움켜쥐었다. 육중한 무게감이 손아귀 가득 느껴진

다. 손바닥에 금속물체가 걸린다.

"어? 이거 피어싱이네? 학교에서도 해?"

"계속 하고 있어야 돼요. 안그러면 구멍 막혀요."

"와아. 씨발. 졸라 야하다. 애들은 모르겠지? 지네 선생님이 이렇게 야한 여자인거?"

"히잉. 시간 끌지 말고 빨리 하고 싶은거 해요. 불안해 죽겠어요."

"알았어. 우리 학교 여선생들도 미숙이 너처럼 젖 내놓고 다니면 좋겠다."

"담임 선생님이 여자가 아닌게 그렇게 아쉬워요?"

동훈이가 바지 지퍼를 내리고 자지를 꺼내며 투덜거리는 말을 듣고 미숙이 물었다. 입학식에서 반 담임을 소개

하는데 앞뒤 반은 모두 여자 담임인데 동훈이네 반만 남자 담임이라서 실망했다는 얘기를 들었었다.

"아니, 뭐, 꼭, 그렇다는건 아니고. 앞에서 박을까, 뒤에서 박을까?"

"뒤로요."

미숙은 책상에 엎드려 엉덩이를 동훈이 쪽으로 내밀었다. 이렇게 숙이고 있어야 그나마 안심이다. 동훈이의 

키가 큰 것이 문제지만 우선 미숙 자신이 숨을 수 있는 자세를 선택하고 본다. 동훈이가 엎드린 미숙의 뒤로 다

가가 자지를 잡고 엉덩이 골짜기 사이에 귀두를 대서 슬슬 문지른다. 이미 단단히 발기해 있다.

"보지가 거의 안 젖었는데? 조금 빨아야겠다."

"그냥 넣어주세요. 안에는 젖어 있을 거에요."

"어디."

동훈이가 검지 손가락을 미숙의 보지에 찔러넣어 보았다. 미숙의 말대로 약간 젖어 있다. 손가락을 빼지 않고 

그대로 보지안을 휘저었다. 미숙이 다리를 꼬며 허리를 비튼다.

"흐응. 뭐해요? 손가락말고 자기 자지로 박아줘요."

"헤헤. 알았어."

동훈이는 손가락을 빼고 빳빳해진 자지를 미숙의 보지구멍에 대고 살금살금 비빈 후 쑤셔박었다. 자지가 워낙 

딱딱하게 발기해 있어서 귀두가 밀리지 않고 단번에 쑤욱 들어간다.

"흑!"

미숙이 자기도 모르게 외마디 소리를 지르고는 놀라서 손으로 입을 막았다. 고개를 돌려 동훈이를 뒤돌아보는 

얼굴은 약간 들떠 보인다. 동훈이는 허리를 슬슬 움직여 자지를 쑤셨다. 자지가 보지바닥을 미끄러지듯 들락

거린다.

- 끄적, 끄적.

"미숙아. 이 자리 누구 자리야?"

"읍, 읍. 네? 이 자리요? 송인준이라는 아이 자리에요. 왜요?"

"이름이 인준이면 남자애네? 잘 생겼어?"

"2학년 짜리가 잘생기고 말고가 어딨어요? 애들은 다 똑같이 귀여워요. 읍, 읍."

"좀 미안하네. 허락도 없이 이래서. 걔가 자기 자리에서 담임 따먹힌거 알면 기분나쁘겠지?"

"흡, 흡. 흐응. 자기는 별 소리를 다하고 그래. 걔가 그런걸 어떻게 알아요. 이제 겨우 똥오줌이나 가릴까 

하는 나이인데."

"책상위에 한번 써놔볼까? 니네 담임보지 맛있다. 이렇게."

"어머! 그러지 말아요. 농담이죠? 진짜 그럴 생각은 아니죠?"

"후후. 당연히 농담이지. 아흐, 씨발! 교실에서 몰래 따먹으니까 미숙이 니 보지 더 맛있다! 씨발. 꼭 애

들이 보고 있는거 같애."

"아읍, 흐읍, 흡. 여보오. 그런 얘기 하지 마요. 죄짓는거 같잖아요."

"죄는 무슨 죄? 우리가 누구한테 피해 주는 것두 아닌데. 익, 익. 오늘은 몇 명이나 벌 세웠어?"

"흡, 흡. 두. 두 명이요. 흑, 흑."

"왜? 무슨 잘못 했는데?"

"흑, 흑. 지우개 가지고 싸우길래. 흑, 흑."

"겨우 싸운거 가지고 벌줬어? 이야. 걔네들 억울하겠다. 싸웠다고 벌 주는 담임이 교실에서 뻔뻔하게 보지

나 대주고 있으니 말야."

"흐윽! 교사니까 당연히 애들이 잘못하면 벌 줘야죠. 그게 자기한테 보지 대주는 거하고 무슨 상관이에요? 흐

윽, 흐윽."

"흐흐흐. 벌을 줄게 아니라 나한테 보지 대주는 것처럼 보지를 대주면 말을 더 잘 들을걸?"

"하악! 말도 안돼. 걔네들 고추 아직 작아요. 번데기만 하다구요."

"그래? 그럼 아까 내 좆 빨듯이 빨아주는건 어때?"

"아앙. 자꾸 이상한 얘기만 하고 있어. 빨랑 박고 싸요. 여유부릴 시간 없어요. 당직 서시는 분이 돌아다닐

지도 모른단 말이에요."

동훈이는 미숙의 허리를 자기의 허벅지 쪽으로 잡아당겨 허벅지와 엉덩이가 바짝 밀착되도록 했다. 그 서슬에 

책상에 깔려 잔뜩 눌려있던 젖가슴이 책상 밑으로 추욱 쳐지더니 동훈이의 좆질에 따라 출렁출렁 보기 좋게 물

결친다. 동훈이는 한 손을 뻗어 피어싱한 왼쪽 젖가슴을 꽈악 쥐었다. 물풍선같은 젖무덤을 쥐락펴락 가지고 

놀면서 여유롭게 미숙의 보지를 박는다.

"미숙아. 우리 작은 이모. 이모부랑 어떻게 만난거야?"

"흐응, 흐응. 나도 잘 몰라요. 왜요?"

"아니. 이상해서. 이모. 젊었을때 인기 되게 많았다며? 그런데 왜 이모부 같이 못 생긴 사람이랑 결혼했

을까?"

"흐으, 흐으. 여자가 남자 외모만 보는 줄 알아요? 하아, 하아. 다른 것도 많이 봐요. 저 아는 선생님은 남

편 목소리가 너무 멋있어서 반했대요."

"이모부는 목소리도 그냥 평범한데? 그렇다고 부자도 아니고. 뭐 다른게 있나? 혹시 자지가 큰가?"

"그럴지도 모르죠. 그게 중요하다는 여자도 꽤 있더라구요. 흐으, 흐으."

동훈이는 한번도 은선이 이모와 이모부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남들처럼 연애하고 사랑해

서 결혼했겠거니 여겨왔을 뿐이다. 그런데 요며칠 새 궁금증이 커간다. 동훈이 아빠는 평소에 잔소리로 그렇

게 쪼이면서도 엄마 은혜에게 다정하고 자상한 편이다. 그런 모습을 자주 보여주지는 않지만 아들인 동훈이는 

그 때마다 놓치지 않고 본 터라 아빠가 엄마 은혜에게 어떻게 잘하는지 잘 아는 것이다. 

그러나 이모부는 좀 다르다. 한 달 반동안 과외를 다니면서 지켜볼 기회가 있었는데 동훈이 아빠나 다른 집 아

빠들같지 않다. 지방으로 나가면 일주일이고 열흘이고 줄곧 집을 비우다가, 집에 있을 때는 또 사흘이고 나흘

이고 줄창 집에만 있다. 집을 비울 때는 전화연락이라도 자주 하는 지 알 수 없었지만, 집에 있을 때는 거의 자

거나, TV 앞에만 앉아 있기 일쑤다. 몸에서 술냄새와 담배냄새를 풍기지 않는 날이 없었다.

동훈이 아빠가 만약 그와 같았다면 엄마 은혜가 가만 두고 보지 않았을 것이다. 줄구장창 구박을 퍼붓든지, 두

드려 패든지 해서 그러지 못하도로 했을게 분명하다. 그러나 이모 은선은 그러지 않는다. 잔소리하는 걸 거의 

못봤다. 들어본 잔소리라고는 담배는 베란다에서 피우라는 정도.

"이모랑 이모부. 둘이 사랑해서 결혼했을까? 하는거 보면 전혀 사랑하는 사람 같지 않아."

"그런 부부도 있어요. 부부는 사랑이 아니라 정으로 산다는 말도 있잖아요. 씹정으로 사나보죠. 잠자리 사정

이 어떤지는 남들이 알 수 없잖아요."

"씹정? 그런 말도 있어? 처음 듣네?"

동훈이는 처음 듣는 말이지만 무슨 뜻인지 대충은 짐작이 간다. 미숙이 그 말을 들은 건 곗날 술자리에서가 처

음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친목계원인 40대 여자가 있는데 참하고 교양있게 생긴 외모와 달리 가끔 속된 말과 

음담패설을 툭툭 던져서 모임 분위기를 요상한 방향으로 이끌곤 한다.

- 바람을 피우려면 지 마누라보다 예쁜 여자하고나 피울 것이지. 쯔쯔.

- 그러게 말이야. 내가 그 마누라였으면 자존심 상해서라도 안 참았어. 머리카락을 죄다 뽑아놨지.

불륜전문 드라마의 내용이 어쩌다 화제에 올랐다. 다들 불륜커플에 대해 비난을 쏟아내는데 문제의 그 여자가 

이런 말을 했었다.

- 생긴게 뭐가 중요해. 씹정이 깊이 들면 외모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걸.

차마 남들 앞에서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씹이라는 단어가 푸근한 어감을 주는 정이라는 단어와 만나니 꽤 정

겨운 느낌을 줬었다.

"그럼 이모부가 그렇게 씹을 잘하나?"

"아유. 뭘 그런걸 궁금해 해요?"

"미숙이 니가 우리 이모 인기 많았다고 해서 그래. 왜 이모부 같은 사람만나서 재미없게 사나 궁금해지잖아."

"궁금하면 직접 물어봐요. 전화해서 물어보면 되잖아요. 혹시 자기 이모하고도 안 좋아요?"

"응? 아니. 응. 조금. 이모가 배신 때렸잖아. 얘기 안한다고 해놓고."

"그러게 왜 그런 얘기를 했어요? 그런 얘기듣고 가만 있을 수 있었겠어요? 나라도 걱정되서 가만 못 있었겠다."

동훈이는 미숙에게 자초지종을 들었다. 세세하게 상황을 들은 건 아니고, 이모 은선이 동훈이로부터 민아와 잤

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엄마 은혜에게 말했다는 정도만 들었다. 

"그냥 그렇게 됐어. 자꾸 묻지마. 그러잖아도 머리 복잡해."

"진짜. 자기 믿어도 되나 몰라. 아까 말했죠? 절대 소문내면 안되요!"

"뭐? 00초등학교 2학년 2반 담임이 젖 내놓고 다니면서 보지 대준다는 소문? 안 낼께. 걱정마. 헤헤."

"어유. 능글맞어. 말하는게 정말 바람둥이 같애."

미숙은 엉덩이를 뒤로 내밀어 동훈이의 자지를 보지 깊이 머금었다. 후배위는 성기가 깊이 삽입되는 자세라 임

산부가 조심해야 한다. 동훈이도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어서 미숙의 허리를 잡아 어느정도 깊이 삽입되지 않

도록 스스로 조절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도 미숙이 너무 엉덩이를 뒤로 내밀지 않도록 동훈이의 손이 막아주었다.

"너무 들이대지 마. 미숙아. 깊이 박으면 안되잖아."

"괜찮아요. 이 정도는. 여보. 아직 쌀 때 안 됐어요?"

"응. 조금만 더. 싸고 싶긴 한데. 너무 느낌이 좋아서 일찍 싸기 싫다."

"아아앙. 얼른 싸요. 나 집에 가서 희진이 저녁 차려줘야 돼요. 자기도 집에 가야 하잖아요."

"알았어."

- 푸욱, 푸욱. 푹, 푹, 푹, 푹.

동훈이가 조금씩 좆질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덜렁거리는 미숙의 유방을 젖소의 젖을 짜듯 쥐어짜며 있는 힘

껏 박지는 못하고 약간 절제된 자세로 쑤셔댔다. 미숙은 은밀한 상황이 주는 스릴에 자꾸만 입밖으로 새어나오

려 하는 신음소리를 막아내기에 급급하다. 

"흡, 흡, 흡, 흡."

"으으. 씨발. 선생보지 죽인다. 으으."

미숙의 보짓물이 점점 흥건해진다. 동훈이는 교복바지가 젖을까봐 신경쓰이지만 그렇다고 일일이 닦아내면서 

좆을 박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바지가 닿지 않을 정도의 깊이로만 박으려 해도 극도의 흥분과 쾌감으로 제어

가 쉽지 않다.

"읍, 흡, 흡, 흡. 아빠아. 빨리. 빨리요."

미숙이 자꾸 재촉한다. 요즘은 희동이 아빠라고 부르기 보다 짧게 아빠라고만 부르는 경우가 훨씬 많아졌다. 

부르기 편해서 그런다고는 하지만 동훈이가 듣기엔 미숙이 혹시 엘렉트라 컴플렉스를 가진게 아닐까 의심될 때

가 있다. 나이를 30살 가까이 더 먹은 아줌마가 아빠라고 부른다 해서 동훈이가 미숙을 딸 비슷하게 여길 일은 

절대 없지만 반복해서 듣다보면 기분이 묘해지는 걸 어쩔 수없다.

"윽, 윽. 미숙아. 아빠 자지가 그렇게 좋아?"

"흡, 흡. 네에. 너무 좋아요."

"흑, 흑. 우리 미숙이는 아빠 자지가 왜 좋아?"

"읍, 읍. 잘, 잘 해주니까. 아아. 몰라요. 부끄러워요. 아빠아."

미숙은 어릴 때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딸이었을 것 같다. 착하고 예쁘고 말 잘듣는 딸이어서 누구에게나 

귀여움 받았을 것 같다. 동훈이는 희동이가 미숙을 쏙 빼닮은 딸이면 좋겠다. 당당하게 아빠 노릇할 입장은 못

되지만 여자아이 특유의 어리광과 애교를 가까이서 지켜보고 싶다.

미숙은 고개를 옆으로 누이고 동훈이가 뒤에서 좆을 박아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동훈이의 움직임에 따라 

미숙의 몸도 출렁거린다. 미숙은 머리카락을 한쪽으로 몰아 넘겨서 흐트러지지 않도록 누르고 있다. 목덜미

와 한쪽 볼이 드러나 보인다. 매혹적인 모습이다. 동훈이는 상체를 숙여 미숙의 등에 앞가슴을 밀착시키면서 

드러난 목덜미에 키스했다. 

"쪼옥. 미숙아. 너 진짜 섹시하다."

"하아, 하아. 아빠아. 나 진짜 교실에서 이러면 안되는거 알죠? 하아, 하아. 그대신에. 아빠가 제 부탁 

하나 들어주세요."

"뭔데? 다 들어줄께. 쪽, 쪽."

"오늘 집에 가서. 은혜랑 화해하세요. 아빠가 먼저 미안하다고 하세요."

"내가 왜. 잘못은 걔가 했는데."

"아이. 아빠아. 그건 나도 알지만요. 아빠도 실수한건 있잖아요. 먼저 미안하다고 하고. 서로 기분 풀

어지거든. 그때 가서 따지세요. 우선 화해부터 해요. 으응? 아빠아."

"나도 몇 번 그러려고 했어. 그런데 그 년이 너무 쌀쌀맞게 구니까 정나미가 뚝 떨어지잖아. 씨팔년. 졸라 

뻔뻔해."

"아이 참. 여보오. 아직도 그렇게 기분 나빠요? 시간이 꽤 지났잖아요. 이젠 풀어질 때도 됐는데. 고집부

리지 말고 내 말 대로 해요. 알았죠?"

"그 년 하는 거 보구."

"히잉. 또 그런다. 자기가 그러면 내가 교실에서 이렇게 보지 대주는 보람이 없잖아요. 자. 나랑 손가락 

걸고 약속해요. 집에 가서 자기 엄마랑 화해한다고."

미숙이 동훈이를 향해 새끼 손가락을 펴서 내민다. 동훈이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역시 새끼 손가락을 내밀어 미

숙의 손가락에 걸었다.

"뭐야? 또 숙제 내주는거야?"

"후훗. 네. 맞아요. 오늘의 숙제에요. 숙제 안하면 선생님이 뗏지 해줄거야! 호호호."

"흐흐. 그럼 숙제 잘하라고 보지 대주는거네?"

"딩동댕! 선생님이 보지 대줬으니깐 숙제 잘해야 돼, 학생! 킥킥."

미숙이 동훈이의 뺨을 톡톡 두드리며 소리죽여 키득거린다. 동훈이는 머리끝으로 피가 치솟는 느낌이다. 좆

끝에도 힘이 쏠린다. 미숙의 허리를 잡고 갑자기 맹렬하게 보지를 쑤셔댄다.

- 퍽, 퍽, 퍽, 퍽.

"아흑. 갑자기. 흐윽, 흐윽."

"익, 익, 익, 익. 씨발년. 숙제 낼 때마다 보지 대주냐? 으응? 니네 반 새끼들은 좋겠다. 선생년이 보지 

잘 대줘서. 헉, 헉."

말도 안되는 소리지만 흥분에 겨워 나오는 대로 지껄이는 것을 알기에 미숙은 손으로 입을 막은 채 동훈이의 욕

망을 다소곳이 받아주었다. 동훈이는 미숙을 발가벗겨서 복도로, 교무실로, 운동장으로 데리고 다니며 따먹고 

싶다. 풍만한 젖가슴이 출렁거리는 모습을 자랑하며 사람들의 부러운 시선을 온몸으로 받고 싶다. 물론 실현

될 수 없는 욕망이다. 

"흑, 흑. 아빠아. 빨리."

미숙이 자꾸만 빨리 끝내라고 재촉한다. 동훈이는 어차피 지금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미숙의 등에 앞가슴을 

밀착시켜 앉은 채 한 손은 젖가슴을, 다른 한 손은 머리채를 잡고 짐승같은 울부짖음과 함께 마지막 일격을 찔

러넣었다.

"미숙아아. 으으으윽. 씨바아알.

미숙은 동훈이의 낮고 묵직한 신음소리에 보조를 맞추어 보지에 힘을 주었다. 뱀이 몸을 휘감아 조이듯 동훈이

의 자지를 잔뜩 힘주어 물면서 좆물을 쪽쪽 짜낸다. 동훈이가 극도로 흥분되는지 미숙의 젖가슴을 사정없이 쥐

어뜯고 머리채를 아프게 잡아당긴다. 아프다. 그러나 아픔은 금새 사라지고 동훈이가 물먹은 빨래처럼 힘없

이 미숙의 등에 몸을 기대왔다.

"아빠. 휴지 있어요?"

"후. 후. 아니."

난감하다. 소지품은 모두 교실앞 담임석에 있다. 대책없이 바로 움직이면 보지에 싼 동훈이의 좆물이 교실 바

닥으로 흘러내리고 만다. 보지구멍을 무엇으로든 막아야한다. 아직 미숙의 보지안에 박혀 있는 동훈이의 자

지가 점점 오그라들면서 빠져나가는게 느껴진다.

"아빠. 주머니에 팬티 좀 줘봐요."

"팬티? 자, 여기."

미숙은 받아든 팬티를 동훈이의 자지 밑둥에 둘러감고 귀두쪽으로 타고 올라갔다. 보짓물과 좆물이 뒤섞여 미

끌미끌한 동훈이의 자지를 대충 닦아서 보지구멍 밖으로 빼냄과 동시에 팬티로 구멍을 막았다. 그리고 치맛자

락을 내려 아랫도리를 가린다. 치마가 많이 구겨졌다. 한 손을 치마밑으로 넣은 자세로 엉거주춤 서서 블라우

스 단추를 잠그려는데 어렵게 몇 개 잠그고 나니 브래지어를 하지 않은게 생각났다.

"브래지어도 주세요."

"브라자? 싫어. 안 줄래."

"아이. 장난하지 말고 빨리 줘요. 정리하고 집에 가야죠."

"히히. 내 자지 깨끗하게 빨아주면 줄께."

"정말 줄거죠?"

좆물도 거리낌없이 먹는 미숙이다. 좆물 묻은 동훈이의 자지를 빠는 것쯤이야 일도 아니다. 미숙은 동훈이의 

앞에 쭈그려 앉았다. 여전히 한 손으로는 보지구멍을 막고 있다. 자세가 불편하다.

- 쪼옵, 쪼옵, 쪼옵, 쪼옵.

미숙이 단번에 동훈이의 자지를 삼키고 정성들여 빨았다. 자지는 풀이 많이 죽어 있다가 미숙의 보드라운 입술

과 촉촉한 혀가 어루만지자 살짝 고개를 쳐든다. 

"됐죠? 이제 줘요, 브래지어."

"에이. 좀 더 오래 빨아주지. 자."

더 지체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지났고 불안하다. 동훈이는 미숙에게 브래지어를 건네주었다. 동훈이는 바지를 

제대로 정돈해 입고 미숙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허벅지를 꽉 붙이고 서서 두 손을 사용해 브래지어를 챙겨입는 

행동이 흥미롭다. 그렇게 상의를 깔끔하게 정돈하고 나니 문제는 아랫도리다. 

- 또각, 또각.

미숙이 한 손을 치마 밑으로 내려 구멍을 막으며 어기적 어기적 교실 앞으로 가더니 휴지를 몇 장 꺼내 아랫도리

를 닦았다. 그리고 팬티를 눈앞에 들어 이리저리 살피며 잠시 고민하는 눈치더니 이윽고 할 수 없다는 표정으

로 그 팬티를 그대로 두 다리에 꿰어 입는다.

"윽. 미숙아. 그거 내 좆물이랑 니 보짓물 묻었을텐데. 안 축축해?"

"축축해요. 그래도 어째요? 노팬티로 나갈 순 없잖아요."

"어디 안가고 바로 집으로 갈거잖아. 젖은 팬티 입느니 차라리 벗고 있겠다. 어차피 치마 땜에 벗어도 티 안나

잖아."

"티가 왜 안나요? 치마에 팬티 자국 안 보이면 사람들이 수군거려요."

"그런가? 그럼 여자들은 일부러 팬티자국 보이게 입는거야? 노팬티 아닌거 증명할려구?"

"그건 아니죠. 팬티선 보여서 좋은 여자는 없어요. 옷이 그러니까 그냥 입는거지."

"티팬티 입는 여자는? 티팬티 입으면 팬티선 안 보이던데?"

"우리나라 남자들이 티팬티 입은 여자를 어떻게 생각하는데요? 날라리로 보잖아요."

"날라리로 보이면 좀 어때. 섹시하잖아. 미숙아. 넌 티팬티 없어?"

"당연히 없죠. 내 나이가 몇인데. 아빠두 참."

"에이. 나이가 무슨 상관이야. 넌 예쁘고 섹시하니깐 티팬티 입어도 돼."

"됐네요. 지금은 어차피 못 입어요. 임신해서."

"왜?"

"티팬티는 잡아주는 면적이 너무 좁아요. 엉덩이에 낑기구. 불편해요. 아이. 아빠는 그런거 몰라도 돼요. 

얼른 가요."

"얘기를 왜 하다 말어? 궁금하잖아."

"가요. 가면서 차안에서 얘기해줄게요. 아빠. 뭐 떨어뜨리거나 한 거 없죠?"

"아무 말 없던데? 옆에 있지. 알았어, 언니. 잠깐만."

"이 시간에 누구야?"

"재민이 엄마요."

즐겨보는 드라마가 막 끝나서 TV를 끄고 안방에 들어가서 화장대 앞에 앉는데 마침 미숙에게서 전화가 온다. 

동훈이 아빠는 은혜에게 누구냐고 한 마디 묻고는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고 눈을 감았다. 은혜는 무선전화기를 

들고 안방을 나서면서 형광등을 끈다. 거실 소파에 앉아 시계를 보니 시각은 밤 11시 10분. 은혜는 소곤거리

는 목소리로 통화를 계속한다.

"언니. 얘기 해."

"동훈이랑은 풀었어?"

"아니."

"동훈이가 너한테 뭐라고 안해?"

"한 마디도 안해. 건성으로 인사는 하는데. 저녁 먹고 지 방에 들어가서 안 나오네. 모르지. 화장실은 한 

번 갔는지."

"내가 아까 그렇게 알아듣도록 얘기했구만. 에구."

"동훈이 만났어? 언제? 수업 끝나구? 어디서? 언니네 학교에서? 뭐라고 했는데?"

은혜는 단 둘이서 미숙이 근무하는 학교에서 만났다는 사실보다는 미숙이 동훈이에게 뭐라고 타일렀는 지가 더 

궁금하다. 동훈이와의 신경전이 한정없이 길어지는 것 같아 애를 태우고 있는 중이다.

"동훈이 보고 먼저 잘못했다고 그러라고 했지. 이모한테 그런 얘기한 건 잘못이라고. 나하고 약속까지 했는

데. 먼저 사과한다고."

"동훈이 쟤가 원래 한번 삐지면 풀어지는데 한참 걸려."

"아저씨를 닮아서 그러니? 은혜 너는 안 그러잖아."

"몰라. 누굴 닮아서 저렇게 속을 썩이는지."

"아저씨 주무셔? 아직 안 주무셔? 아저씨 주무시거든 니가 동훈이 방에 가봐라. 동훈이는 아직 어려서 그런

다지만 너는 어른이잖아. 예쁘게 차려입고 가서 기분 좀 맞춰줘. 언제까지 그러고 살래? 아저씨가 뭐라고 안

하셔?"

"나한텐 뭐라고 안해. 동훈이만 몇 번 혼났지. 그렇게까진 하기 싫고. 얼마나 오래가나 두고 보지 뭐. 난 

아쉬울 거 하나 없으니까. 근데 둘이 얘기만 했어?"

은혜는 아들 동훈이와 말도 거의 섞지 않고 지내다보니 마음이 차츰 식어가는 걸 느낀다. 그런데 문제는 몸이 

점점 뜨거워진다는 거다. 밤에 잠이 쉽게 들지 않는다.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하도 그러니까 남편이 신경에 

거슬려서 잠을 못자겠다며 버럭 화를 낸다. 그래서 거실 소파에 앉아 늦게까지 TV를 보다가 언제 잠든지도 모

르게 웅크린 채 잠이 들기도 했다. 

서러운 것은 잠결에 동훈이가 방에서 나와 화장실을 다녀가는 소리를 들었을 때다. 엄마 은혜가 소파에서 불쌍

하게 웅크리고 누워있는 것을 보았을텐데도 볼일만 보고 어슬렁어슬렁 자기 방으로 돌아가버린다. 이불을 가

져다 덮어주거나 깨워서 안방으로 들여보내거나 하지 않는다. 그렇게 매정할 수가 없다.

"으, 으응? 응. 얘기만 했지 그럼. 학교에서 얘기만 하지. 달리 뭘 더하겠어."

"차 태워줬을 거 아냐. 차에선 별 일 없었어?"

은혜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미숙과 동훈이가 차안에서 벌인 짓을 떠올린 것이다. 미숙도 은혜가 무슨 생각

으로 한 말인지 안다. 아무 짓 안했다고 거짓말하면 되지만 마음이 약해진다. 요즘은 은혜에게 빚진 것만 같

고, 무슨 일이든 잘 해주고만 싶다.

"사실은. 내가 좀. 빨아줬어."

"그랬어? 그거말고 다른 건?"

"빨아만 줬어."

교실에서 남몰래 섹스하고 좆물까지 보지로 받아줬지만, 교사로서의 체면과 양심상 상대가 은혜라 해도 차마 

사실대로 실토할 수는 없었다. 

"끝까지?"

"응. 동훈이가 참느라고 힘든가 보더라. 그래서 내가."

"왜 그랬어. 그런 녀석. 힘들라고 그냥 놔두지."

은혜는 기분이 조금 나빠진다. 미숙이 동훈이를 타일러줬다는건 고맙지만 자지를 빨아주고 좆물을 싸도록 서

비스해준건 둘의 화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어제는 덮칠까, 오늘은 덮칠까 매일같이 마음 졸이며 

기다렸는데 미숙이 산통을 다 깨놨다. 

"미안해, 은혜야. 나도 빨아주면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동훈이가 자꾸 보채니까 거절을 못하겠더라구."

"잘했어, 언니. 언니 처지 이해해. 내가 언니였어도 그랬을 것 같아."

[자기가 빨아줬다면서. 나보고 예쁘게 차려입고 가보라는 말은 뭐였어, 그럼?]

은혜는 미숙의 충고대로 해볼까 말까 생각중이었는데 김이 팍 새버리는 느낌이다. 미숙의 실력으로 얼마나 맛

있게 잘 빨아줬겠나 싶다. 동훈이는 욕망을 배설한 후라 몸이 가뿐해져서 은혜가 아무리 예쁜 옷을 입고 교태

를 부려도 콧방귀만 뀌기 십상이다.

"은혜야. 방금 생각난건데. 다음주에 우리 당일치기로 온천욕하러 안갈래?"

"온천욕? 갑자기 온천욕은 왜?"

"아니. 내가 요즘 몸이 찌부둥 해서. 가서 담그고 오면 좀 풀릴 것 같은데. 애들 데리고 같이 가자?"

"학기초라 애들 바쁠텐데? 나도 좀 움직이기 싫고."

"그러지 말고 다음주에 같이 가자. 다음주가 토요일에 애들 학교 안가잖아. 가서 몸도 풀고 기분도 풀고 그러

면 좋잖아."

기분도 풀자는 말에 은혜는 미숙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동훈이와 화해할 자리를 만들어주려는 것이다. 그러

나 다음주까지도 동훈이와 이렇게 냉전을 벌이고 있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어디로 가게?"

"전에 같이 몇 번 갔던 데. 경기도에 있는."

"아. 거기?"

미숙이 제안한 곳은 교사들을 위해 지어진 위락시설이지만 일반인도 요금을 내고 놀 수 있는 시설이다. 물놀이

와 야외 온천욕을 즐길 수 있고, 숙박시설도 갖추고 있다. 은혜네와 미숙이네가 1년에 한두 번은 들러서 놀다 

오곤 하는 장소다.

"가자? 가는 걸로 알께?"

"언니. 누구누구 가자고?"

"니네 집 식구랑, 우리 집 식구랑 가는거지. 전처럼."

동훈이 아빠는 동행한 적도 있고, 일 때문에 빠진 적도 있다. 이번에는 사정이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 동훈이

와 화해하려면 아무래도 남편이 없는 자리가 편할 것 같다. 그러나 미숙이 언니가 희진이를 데리고 간다면 동

훈이 아빠를 빼놓고 가봐야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 어쨋거나 하루 종일 집을 비우게 될테니 남편에게 말은 꺼

내놔야 한다.

"알았어, 언니. 동훈이한테는 언니가 좀 얘기해줘."

"그 정도니? 니네들 정말 심각하구나? 쯔쯔. 알았어. 동훈이한테는 내가 가자고 얘기할께."

은혜는 미숙과 전화를 끝내고 동훈이 방쪽을 보며 한숨을 푸욱푹 내쉬었다. 아직 자는 것 같지는 않지만 방에 

들어가 보기가 무섭다. 사달라는 것을 사주지 않아 뾰루퉁 입을 내밀고 다니다가도 2, 3일 지나면 포기하고 말

던 동훈이다. 그때와 다르게 아이가 너무나 완고하게 군다. 

"뭐래?"

"당신 아직 안 잤어요?"

"설풋 들었다가 당신 문 여는 소리에 깼어. 재민이 엄마가 뭐라는데?"

"다음주 토요일에 온천욕 하러 가재요. 당일로."

"온천욕? 전에 몇 번 갔던 데?"

"네. 당신은 그 날 시간 되요? 당일치기니까 아침 일찍 출발해야할텐데."

"글쎄. 그때 가봐야 알지. 어여 올라와. 안 잘거야?"

"가요."

은혜는 침대위로 올라가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동훈이 아빠가 은혜 쪽을 보며 옆으로 눕더니 말했다.

"여보. 당신이 동훈이한테 뭐 실수한 거라도 있어?"

"예? 제가요? 아니요. 왜요?"

"둘이 왜 그래? 말도 안하고."

"그냥 그럴 일이 좀 있어요. 근데 당신은 왜 동훈이가 아니라 내가 실수했다고 생각해요? 기분나쁘게."

"동훈이 녀석. 착하잖아. 여지껏 부모에게 한번 대든 적도 없는 아이니까."

"당신이 못봐서 그렇지. 당신 안 볼땐 나한테 잘 대들어요."

"허허. 우리 마누라가 아주 단단히 화가 나셨네? 내가 지금이라도 동훈이 불러서 따끔하게 혼내줄까?"

"관둬요. 푹 자고 일어나서 학교가야될 애를 잡아 족쳐서 뭐하게요. 당신은 그저 모르는 척 가만 있어요. 내

가 알아서 할테니까."

"내가 중간에서 눈치 보여서 그러지. 불편해서 살겠나, 어디?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도 분위기가 냉랭한게. 

마음이 편해야 말이지."

"아유. 그렇게 불편한 사람이 코 신나게 골면서 잠만 그렇게 잘 자요? 귀찮게 자꾸 말 시키지 말고 잠이나 자요."

"거, 참, 사람두. 그 성질 좀 죽이고 살어. 동훈이가 언제까지 품안에 자식이야? 품안에 있을때 잘해줘. 괜

히 밖으로 돌게 만들지 말고. 그러다 나중에 후회해."

학교에 보내야할 아이가 둘이나 되는 가정의 아침은 전쟁터나 다름없다. 은선은 오늘 아침도 영재와 성재를 깨

워 등교시간에 쫓기며 세수시키고 식사를 챙겨주느라 정신이 없다.

"영재야. 너 밥 안먹고 TV만 볼래? 엄마가 뭐랬어? TV 꺼버린다?"

"성재야. 반찬 좀 골고루 먹어. 한 가지에다가만 먹지 말고."

"여보! 밥먹으라니까 뭐해요? 아직도 자요?"

"나는 나중에 먹는다니까."

"아이 참. 차려놨을 때 와서 좀 먹어요."

다 큰, 아니 벌써 중늙어버린 아이 하나도 말썽이다. 은선은 남편이 아이들과 아침식탁에 함께 앉는게 1년에 

몇 번 되지 않는게 늘 불만이다. 다른 때는 몰라도 아침식탁에서만은 아이들에겐 아빠가 없고, 은선에겐 남편

이 없다.

"너 이거 왜 이랬어?"

은선은 큰 아들 성재가 교복 입는 걸 챙겨주다가 자켓 옆구리가 약간 뜯겨져 있는 걸 발견했다. 성재가 바로 대

답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다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한다.

"저도 몰라요."

"니 옷인데 니가 왜 몰라? 조심해서 입어야지."

은선은 바늘과 실을 가져와 임시방편으로 티나지 않을 정도로만 꼬매주었다. 성재는 그늘진 얼굴로 은선의 

손이 움직이는 것만 말없이 바라본다.

"됐다. 성재야. 학교 끝나고 바로 와. 오늘은 몇 교시 들었어?"

"6교시요."

은선은 성재를 볼 때마다 마음이 불안하다. 중학교 입학 이후로 말수가 더 줄었다. 옷이 찢긴 걸 발견하는게 

처음이 아니다. 옷만이 아니다. 팔뚝에 난 멍자국도 봤다. 어째서 옷이 찢어졌는지, 멍은 왜 났는지 알 길이 

막막해서 더 불안하다. 

우는 아이에게 젖준다는 말이 있다. 넘어졌으면 넘어졌다, 맞았으면 맞았다. 성재의 입으로 속시원히 얘기라

도 들을 수 있으면 고맙겠다는 심정이다. 희노애락을 안으로 꽁꽁 숨기고 엄마조차도 모르게 하는 성재를 대할 

때마다 은선은 부모로서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다는 좌절감에 빠진다.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잘 다녀와. 친구들이랑 사이좋게 놀고."

엄마라면 누구나 아침마다 아이를 내보내며 하는 일상적인 말이겠지만 은선에게는 공허한 인사말이다. 성재는 

친구가 없다. 알면서도 등교시킬 때면 기도하는 심정으로 늘 그렇게 인사한다. 이름을 불러주면 꽃이 되어 다

가온다는 어느 시인의 싯구를 생각하며. 

[혹시 누가 우리 성재를. 괴롭히는건 아니겠지.]

일요일 낮, 아침 식사가 늦었기 때문에 점심 식사도 늦다. 칼국수나 칼칼하게 끓여낼까 생각중이다. 첫째 성재

가 2주째 교회에 나가지 않는 것이 내내 은선의 마음에 걸린다. 동훈이가 데리러 오지 않으니 숫기없는 성재는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내딛지 않는다. 반면 친구들과 둥글둥글 잘 어울리는 둘째 영재는 그새 친구를 만들어 

아침 먹자마자 놀이터로 놀러 나갔다.

"성재야, 교회 정말 안 갈거니?"

방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고개를 들이밀어 보니 성재는 아침부터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서 뭔가를 하고 있다.

친구가 없는 대신 컴퓨터 게임을 꽤 즐기는 것 같지만 아주 게임만 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것을 하고 있을 때도 

많다. 뭘 하는 지 일일이 들여다보지는 않지만 야한 것을 종종 보는 눈치다. 

성재가 학교 간 사이에 컴퓨터를 열어보면 그 흔적이 남아 있다. 이제 겨우 중학교 1학년인데 이르지 않나 싶지

만 남자애들이 커가는 과정이려니 생각해서 별다른 잔소리는 하지 않았다. 둘째 영재라면 모를까 소심한 성재에

게는 잔소리도 마음껏 하지 못한다. 

"동훈이 형 왔어?"

"아니. 형은 교회 가면 볼 수 있잖아. 집에만 있지말고 교회 갔다 와라."

"싫어. 안 갈래."

눅눅하고 퀴퀴한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평일엔 은선이 자주 청소해주기 때문에 덜하지만 주말에는 냄새가 심

해진다. 은선은 한숨을 내쉬며 문을 닫았다. 망설이지 말고 동훈이에게 전화걸어 성재를 데리고 교회에 가달

라고 할 걸 그랬다. 이번 주는 데리러 와주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2주째 오지 않는걸 보면 동훈이가 은선을 많

이 원망하고 있는 것 같다. 

은선이 먼저 전화하지 못하고 망설인 것은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비밀을 폭로해버렸다는 미안함도 있지만, 언

니 은혜와 동훈이의 관계를 의심하게 되면서 동훈이를 대하는데 껄끄러움을 느끼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수상한 장면이 하나하나 새록새록하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미숙이 언니가 동훈이의 진로

상담을 해주러 언니 은혜네 집으로 왔다던 날의 모습이다. 

동훈이가 은혜와 미숙의 중간에서 다툼을 중재하려고 했다고 추측했었지만 그게 아닌 것 같다. 미숙이 언니가 

실제로 상담을 한 것 같기는 하다. 다만 진로상담이 아니라 성상담을 한 것으로 보인다. 언니 은혜가 동훈이의 

나쁜 짓을 못 참고 미숙이 언니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그래서 미숙이 언니가 나서게 된 것이다. 그날 은선이 본 

세 명의 어색하고 불편한 모습이 그런 추측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정황증거다.

동훈이가 엄마인 은혜에게 어떤 행동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언니 은혜는 아무리 물어봐도 극구 부인하며 틈

을 보이지 않는다. 동훈이를 구슬려볼까도 생각해봤다. 아니라면 더 궁금해지는게 사람의 마음이다. 그런데 

궁금하면서도 겁이 난다. 그럴 리는 절대 없다고 부정하면서도 사람의 상상력이란게 스스로도 제어할 수 없는 

방향으로 튀곤 하는거라서 근친상간의 가능성까지 의심해보았다. 

그러나 돼지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눈에는 부처만 보인다고 은선은 자신의 사악한 상상력만 면박주고 말았

다. 신문에서 의붓아버지가, 또 가끔은 친아버지가 딸을 성적으로 유린했다는 기사는 봤어도 모자간에 어떤 일

이 벌어졌다는 기사는 본 적이 없다. 그렇게 거의 불가능한 일을 혼자 생각해냈다는게 기가 막히다. 그것도 다

른 사람 아닌 친언니와 친조카를 의심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그렇게 자책하면서도 의심을 완전히 거두지는 못한다. 

- 딩동, 딩동.

[영재가 벌써 들어오나? 왠일이지? 부르기도 전에 들어오고.]

초인종 소리를 듣고 은선은 현관문으로 나갔다. 영재를 부르러 가는 길에 국수와 애호박 등 칼국수 재료를 사

러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엄마와 함께 다시 나가 시장에 가자고 하면 좋아할 것이다. 둘째아이를 데리고 나가

면 물건 값도 쉬이 깎아주고 하다못해 콩나물 한 손이라도 더 얹어준다.

- 철컥!

"영재 왔. 어머! 선생님! 동훈아!"

"안녕하세요, 성재 어머니!"

현관문을 열고 보니 따스한 오후 햇살 아래 은은하게 웃으며 은선을 바라보는 것은 성재가 다니는 중학교의 기

술 담당인 윤지연 선생님이었다. 그 뒤에는 동훈이가 굳은 얼굴로 은선을 째려보며 서있다. 

"들어오세요, 선생님. 일요일인데 어쩐 일로 오셨어요?"

"아, 네. 연락도 없이 갑자기 이렇게 와서 죄송해요. 성재가 오늘도 교회에 안 나왔길래. 혹시 어디 아픈가 

해서 와봤어요. 성재, 집에 있죠? 아버님은 어디. 아버님께도 인사드려야 하는데."

"아유. 들어오세요, 들어오세요. 찾아와 주시면 저희는 고맙죠. 애들 아빠는 지방에 일하러 갔어요. 성재

야, 성재야. 선생님 오셨다. 좀 나와봐."

은선이 윤지연 선생을 맞아들이며 소리쳐 성재를 부른다. 밝은 햇살아래 피어난 화사한 봄꽃 같은 윤지연 선생

이다. 세련된 세미 정장에 무릎께로 내려오는 치마가 단정하다. 몸에서 나는 향기도 과하지 않고 은은한게 볼

수록 참한 선생님이다. 은선은 갑작스런 방문에 놀라 차를 내와야 하나, 과일을 깎아야 하나 경황이 없다. 

"선생님. 그럼 전 가볼께요."

"왜? 바쁜 일 있니?" 

윤지연 선생이 구두를 벗으며 동훈이를 향해 물었다. 동훈이는 우물쭈물하면서 엉덩이를 뒤로 슬슬 뺀다. 은

선이 그런 동훈이의 팔을 잡아 당겼다. 윤지연 선생님이 집을 가르쳐달래서 억지로 온 모양새다. 어쨌든 은선

은 반갑다. 성재를 위해서 윤지연 선생이 반갑고, 궁금한게 많아 동훈이가 반갑다.

"좀 앉았다 가, 동훈아. 선생님 모시고 왔으면, 가실 때도 모셔다 드려야지."

"그래. 동훈아. 이따 갈 때 같이 가자."

윤지연 선생도 나서서 맞장구치고 이모 은선이 팔을 강하게 잡아당기는 바람에 동훈이는 얼떨결에 신발을 벗고

집안으로 들어선다. 은선은 현관문을 걸어잠그고 윤지연 선생을 성재의 방으로 안내했다.

"성재야. 너는 선생님 오셨다는데 나와보지도 않고 뭐해? 엄마 말 못 들었어?"

"성재야? 선생님이야. 방에서 뭐하니? 선생님이랑 얘기 좀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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