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6화 (16/30)

"은선이 너는 애들 보고 있어. 내가 가볼께."

따라 일어나는 동생 은선이를 은혜가 말렸다. 언니 은혜의 말투는 권유가 아니라 명령조에 가깝다. 소외감을 느

끼지만 어쩔 수 없다. 은혜와 미숙 사이에는 동생인 은선이라도 끼어들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는 알기에 은선은 다

시 자리에 앉았다.

"은혜야, 사실은."

"엄마! 말하지 마!"

희진이가 미숙의 입을 작은 손으로 막았다. 얼굴엔 수치심이 가득하다. 미숙에게 안겨 수영장을 벗어나는 동안 

희진이는 엄마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고 몸을 발발 떨었다. 아련하게 오래된 일지만 은혜도 그 기분을 잘 안다. 

희진이도 드디어 엄마인 미숙처럼, 미운 은혜 아줌마처럼 여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거. 하는거지? 그렇지 언니? 처음 터진 거야?"

"어떻게 알았니? 처음은 아니구. 세 달째야. 어떡하니? 아무 준비도 안 해왔는데. 차도 니네 차로 왔고. 

어디 좀 뉘여야 할 것 같은데. 희진아, 배 많이 아퍼?"

"조금."

미숙이 어쩔 줄 모르고 난감해했다. 희진이를 안은 팔이 점점 밑으로 쳐진다. 은혜는 미숙의 팔을 받쳐주면서 

잠시 궁리를 해봤다. 세번 째 달이라는 말에 기분이 좀 상한다. 미숙이 언니는 아침 출근할 때 재채기하다가 엘

리베이터 거울에 침이 튀었다는 얘기도 빼놓지 않고 은혜에게 시시콜콜 털어놓던 사람이었다. 

[하긴 그간 우여곡절이 많았으니. 그래도 두번 째에는 얘기했어야지. 가만 있자. 그럼 언제 시작했다는 거

야? 한 1월쯤 시작한건가.]

은혜가 꽤 다급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혼자만의 생각에 잠겨있는데 동훈이가 걱정스런 얼굴

을 하고 가까이 다가왔다.

"엄마! 왜? 무슨 일이야?"

"넌 뭐하러 따라왔어? 가서 애들이랑 그냥 놀구 있어."

"오빠! 오지 마! 저리 가!"

희진이가 미숙의 목덜미에서 얼굴을 빼지도 않고 동훈이에게 가라고 말한다. 목소리에 힘이 하나도 없다. 기어들

어가는 목소리다. 부끄러움을 타는 것 같다. 한편 동훈이는 희진이에게서 매몰찬 말을 듣고 어리둥절해졌다. 희

진이가 이렇듯 냉정하게 동훈이를 대한 적이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 동훈아. 가서 놀고 있어. 별 일 아니니까."

미숙이 품안에서 자꾸만 흘러내리는 희진이를 힘겹게 추어올리며 동훈이를 향해 말했다. 동훈이는 주춤주춤 뒷

걸음질 치면서 엄마 은혜를 본다. 은혜가 잡아주기를 바라는 얼굴이다. 그러나 은혜도 고개를 휘휘 가로 저었다. 

동훈이는 하릴없이 뒤돌아 설 수밖에 없었다.

"언니. 일단 콘도로 가보자."

"거긴 왜?"

"일단 가. 가서 얘기해."

이제는 땀까지 흘리며 힘들어 하는 미숙을 보고 은혜를 희진이를 넘겨 받아 안으려 했다. 그러나 희진이는 미숙의

목덜미를 부여 안고 한사코 떨어지지 안으려 했다. 그래서 콘도 1층 프론트 데스크로 옮겨가는게 한층 더 힘이 들었다.

"손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여기 대실 되죠? 방 하나만 주세요."

미숙이 희진이를 한쪽 구석에 놓인 소파에 앉혀 안정시키는 동안 은혜가 직원에게 다가가 작게 소곤거렸다. 남자

직원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은혜에게 대답한다.

"손님, 죄송합니다. 저희 콘도는 대실이 안되는데요."

"대실이 안되는 숙박업소가 어디 있어요? 지금 방 남은 거 없어요?"

"손님, 죄송합니다. 콘도는 원래 대실이 안됩니다. 묵으실거라면 방은 있습니다만."

"방이 있는데 왜 대실이 안되요? 3시간에 얼마에요? 선불 드리면 되잖아요."

은혜가 금새 얼굴을 붉히며 언성을 높였다. 그리 큰 소리를 낸 것도 아닌데 1층 로비에 은혜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린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왠일인가 싶어 은혜 쪽에 시선을 보냈다. 미숙은 은혜가 하는 모습을 미덥지 못한 얼

굴로 바라본다. 

"3시간만 쓸께요. 애가 아파서 그래요. 얼마 드리면 되요?"

"손님, 정말 죄송합니다만. 대실은 정말 하지 않습니다. 모텔을 찾아보시죠."

은혜가 희진이를 가리키며 직원을 붙들어놓고 아무리 부탁을 해도 요지부동이다. 콘도 근처 어딘가에 모텔이 있

었던 것 같기는 하지만 왔다갔다 하다가 차안에서 하혈이라도 하게 되면 희진이가 어린 마음에 큰 상처를 입게 될 

수도 있다. 

"아저씨, 되게 융통성 없으시네. 내가 안 가본 데가 없는데. 대실이 안된다는 말은 생전처음 들어요. 방도 남

아돈다면서. 그럼 1박 하는 걸로 하고 방 하나 내줘요."

그렇게 남자직원과 주거니 받거니 실랑이 하던 은혜가 드디어 방열쇠를 받아들고 미숙에게로 왔다. 미숙은 은혜

의 행동이 전혀 예상밖이다.

"방 빌렸어? 뭐하러?"

"뭐하긴? 희진이 눕혀야지. 그 자식. 한 3시간만 빌리자는데 되게 말이 안 통하네. 언니, 우리 자고 가야겠

다. 잘 거 아니면 안 빌려준다는데?"

"어떻게 자고 가니? 조금만 누웠다가 집에 가야지. 그냥 내 차 가져 올 걸. 그럼 차에서 잠깐만 쉬면 됐을텐데."

"그럴 생각이었으면 진작 말하지. 우리 차에서 쉬면 되잖아. 지금이라도 취소할까?"

"희진아. 어쩔래? 동훈이 오빠 차에 가서 누워 있을래?"

"싫어."

"싫어? 왜? 차는 불편해?"

"응."

고개를 도리질하는 희진이를 보고 미숙도, 은혜도 착잡한 기분이 들었다. 미숙은 갓 초경을 겪은 딸아이의 생리날

짜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무심한 엄마가 된 것이 착잡했고, 은혜는 희진이가 자기네 차를 거부하는 이유가 그녀 

때문인 것 같아서 착잡했다. 순진무구한 어린 아이에게 미움받는 건 정말 유쾌하지 않은 일이다. 은혜는 희진이

의 아랫배를 살살 문질러주었다. 프론트직원과 열내고 싸워서 그런지 손바닥이 뜨끈뜨끈하다. 아니, 희진이의 

배가 워낙에 차가와서 그런 것도 같다. 엄마 미숙의 품에 얼굴을 묻고 있느라 누구의 손인지 모르는 것 같다. 뿌

리치지 않고 얌전히 있는다.

"희진아. 동훈이 오빠는 모르게 할 테니까. 걱정 말고 방에 가서 이불 덮고 누워 있어."

은혜는 무심코 한 말인데 희진이가 은혜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반응을 보인다.

"정말요?"

"응! 정말! 동훈이한테는 비밀!"

은혜가 검지손가락을 입에 대고 진지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정곡을 찌른 것 같다. 희진이의 입가에 처음으로 희

미하게 미소가 피어오른다.

"언니, 데리고 올라가. 난 약국에서 진통제랑. 같이 사가지고 올라갈께"

"고맙다, 은혜야. 놀러와서 괜히 폐만 끼치네."

"무슨 그런 소리를 해? 우리 사이에 섭하게. 얼른 올라가. 금방 뒤따라갈께."

둘을 방으로 올려보내고 약국을 찾으면서 은혜는 덜덜 떨던 희진이의 가녀린 몸이 눈가에 아른거렸다. 첫 생리할 

때의 두려움과 고통, 그리고 수치심을 40넘은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다. 잊는게 불가능하다. 한 달마다 어김없이

되새겨주기 때문이다. 

[희진아, 아줌마 너무 미워하지마. 아줌마도 너랑 같은 여자야. 너랑 같은 편이야. 아줌마도 너처럼 한달에 한

번씩 아프단다.]

"여보! 희진이가 어디 아프다며?"

"점심 먹은게 체했나 봐요. 방 빌려서 눕혀놓고 왔어요."

은혜는 수영장에 돌아와 동훈이 아빠와 은선이 내외에게 별일 아니라는 말투로 둘러댔다. 동훈이도 귀닿는 거리

에 서있다가 은혜의 얘기를 들었다. 

"방까지 빌렸어, 언니? 많이 아픈가보네? 집에 가야되는거 아냐?"

"방은 뭐하러 빌렸어? 그렇게 아프면 병원엘 데려가야지."

"내가 알아요? 왜 나한테 그래요? 나중에 희진이 엄마오면 당신이 물어봐요."

은혜는 사람들에게 둘러쌓여 혼자 변명을 해야되는 상황이 짜증나서 동훈이 아빠에게 한 마디 해버렸다. 아무리 

남편이 만만해도 남들 앞에서 체면깎는 짓은 잘 안하는 편인데 실수다. 그러나 동훈이 아빠는 별다른 표정의 변화

가 없다. 참 무던하고 속없는 남자다.

한동안 그만 놀고 돌아가자, 말자 의논이 분분하다가 결국 희진이 상태를 두고 본 후 결정하자고 결론지었다. 쉽게 

돌아가기엔 집에서 떠나온 수고가 아깝고, 성재와 영재의 즐거운 얼굴이 기꺼웠던 것이다. 동훈이는 은혜의 주위

를 맴돌며 궁금증을 풀어보려 애쓰는 눈치였지만 은혜는 그냥 내버려두었다. 체했다는 거짓말이 동훈이에게는 통

하지 않을 거라고 짐작은 했었다.

그렇게 한 시간 남짓 지났을까.

"언니! 희진아! 왜 벌써 내려왔어? 더 누워있지."

"어. 괜찮다고 해서. 놀고 싶대."

"희진아, 정말 괜찮아?"

"네."

희진이가 은혜에게 들릴락 말락 작은 소리로 대답하더니 수영장으로 뛰어들어가 동훈이 등과 어울렸다. 미숙과 

은혜는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잠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아저씨들은 수영장 밖 의자에 누워 각자 잠

이 들었고,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 하던 은선이가 희진이를 반갑게 맞이해준다.

"첫날이라 거의 나오지는 않고. 배가 좀 많이 아팠나봐. 은혜, 니가 사다준 약 먹고 좀 자더니 이젠 안 아프대."

"그래. 그럼 더 놀다가도 되겠네? 다른 사람들한테는 체했다고 얘기해놨어."

희진이의 허벅지 사이에는 은혜가 진통제와 함께 사다준 생리대가 착용되어 있다. 은혜의 눈에는 희진이의 수영

복 그 부위의 도드라진 모습이 보인다. 그러나 티가 나보인다는 말은 미숙에게 하지 않았다. 미숙도 아마 알고 있

을 것이다. 모르더라도 일부러 얘기해서 창피를 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월경을 시작했다는 걸 알고 다시 보니 희진이의 몸도 희미하나마 굴곡이 생기고 있는 것 같다. 아동용 원피스 수

영복이라 가슴부위에 캡이 없어서 작은 융기와 꼭지가 오롯하게 도드라져 보인다. 이제는 마냥 어린애가 아니다.

"정말 고마워, 동훈이 엄마."

은혜는 미숙을 돌아보았다. 미숙은 은혜를 동훈이 엄마라고 부르는 일이 거의 없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미숙에

게서 그런 호칭으로 불리고 나니 이상한 기분이 든다. 괜히 격식을 차리는 것 같다.

"언니는 내가 뭘 한 게 있다고 자꾸 고맙다고 그래? 방값은 언니가 낼 거잖아. 체크아웃 하고 온거야? 좀 아깝긴

아깝다."

"체크 아웃 안했어. 여기 열쇠."

미숙이 주위를 한번 둘러보더니 수건을 살짝 들춰 열쇠를 보여줬다. 그리고는 수건 채로 은혜에게 넘겨준다.

"이걸 왜 나한테 줘?"

"아깝잖아. 니가 쓰라고."

"안돼. 우리 오늘 서울 가야돼. 동훈이 아빠, 내일 아침 일찍 현장 가봐야 돼서. 원래 오늘 가봐야 되는건데 내일

로 미뤘다고 하더라구."

"아저씨랑 자고 가라는게 아니라. 동훈이랑. 동훈이랑 같이 쓰라고."

"동훈이랑? 무슨 소리야, 언니? 애 아빠랑, 은선이한테는 뭐라고 하고?"

은혜가 정색을 하고 미숙을 본다. 미숙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 무슨 핑계를 대고 아들과 단둘이 하룻밤 묵고 가

라는 건지. 게다가 동생 은선이네는 어떻게 떼어놓으라는 건가. 콘도라서 방도 넓겠다, 자기네도 같이 자고 가

겠다고 나서면 절대 거절할 수 없다.

"내 말은. 이왕 빌린거니까. 둘이 올라가서 잠시만 누웠다가 내려오라고. 하룻밤이 아니고. 잠시만."

"언니는! 사람들 듣는데."

은혜가 얼굴에 홍조를 띄우며 황급히 주변의 눈치를 살핀다. 그러나 누군가 미숙의 말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똑똑

히 들었다 해도 속뜻까지 정확히 이해할 수 있을까? 은혜는 미숙의 교양미 넘치는 말투가 감탄스럽다. 잠시만 누

웠다가 나오라니. 누가 교사아니랄까봐.

"언니. 내가 말했잖아. 우리 화해했어. 그렇게까지 안해도 돼."

"알어, 아는데. 늬들 집말고 다른데서는. 다른데서는. 있어본 적 없잖아. 그지?"

미숙의 말투는 계속 조심스럽다. 

"집 있는데 왜 다른데를 가. 집이 제일 편하지."

동훈이 아빠가 퇴근하기 전까지는 동훈이와 얼마든지 맘놓고 즐길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은선이네까지 대동해서 

놀러와놓고 굳이 모험할 이유는 없다. 은혜와 동훈이 둘만 쏙 빠져나갔다가 돌아오면 모두들 이상하게 생각할 것

이 분명하다.

"나도 집에. 집에. 있어봐서 아는데. 편하기도 하지만 제일 불편하기도 한게 집이더라. 작년에 1박2일 해보

니까 알겠더라구. 기억하지? 작년에 동훈이랑."

"그럼. 기억하구 말구."

"집이라서 편한 것도 있겠지만 이웃집에 들릴까봐 소리도 크게 못 지르잖아. 침대 삐걱거리는 소리도 신경쓰이고."

"그거야. 그렇긴 하지."

역시 경험자라 그런지 속속들이 잘 안다. 은혜도 그런 점이 늘 아쉽기는 했었다. 그래서 이불을 뒤집어 쓴 채로 

해보기도 하고, 침대 스프링에 식용유도 발라봤었다. 동훈이 방 침대의 네 다리에는 반 동강 낸 테니스공을 끼워

놨다. 조금이라도 소리가 덜 나게 하려는 조치지만 효과는 거의 없는 편이다.

"내 말대로 해. 내가 희진이 불러낼 테니까 우리 셋이 먼저 나가고, 동훈이는 차에서 뭐 좀 꺼내와야된다고 심부름 

시키는 척 하면 되잖아."

"동훈아, 저 아줌마 둘이 지금 뭐하는거 같니? 무슨 재미있는 얘기하나보다?"

은선이 영재의 고무튜브를 밀어주다가 동훈이를 붙잡고 말을 걸었다. 동훈이도 아까부터 둘을 슬쩍슬쩍 엿보던 

중이었다. 지켜보는 사람이 있는 것도 모르고 은혜와 미숙은 서로 번갈아 가며 상대의 귀에 입을 대고 뭔가를 속

닥거린다. 은혜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 미숙이 은혜의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린다. 

은선이 보기엔 미숙이 은혜를 타이르는 것 같다. 뭐라고 다그치면서 충고하는 것 같기도 하고, 설득하는 분위기도 

느껴진다. 은혜가 고개를 흔드는 모습이 꽤 완강해 보인다.

[동훈이 얘기를 하는 중일까?]

이제는 모든 걸 동훈이와 연결짓게 된다. 두 아줌마의 화제거리가 어찌 동훈이밖에 없으랴. 

[병이다. 병.]

모르는 병이 아니라, 아는 병이다. 아는 병인데 치료할 수가 없다. 아들 성재 때문에 생긴 병이라 그렇다. 

[딱 동훈이 절반만 됐어도.]

성재와 동훈이를 자꾸 비교하게 된다. 저 녀석이 내 아들이었으면, 바꿨으면. 하는 생?♣?머리에서 떠나지 않

는다. 천벌받을 생각이라고 자책하면서도 한숨만 폭폭 내쉬게 된다.

"궁금하면 이모가 가서 물어보면 되잖아."

"저 아줌마들은 나 잘 안 끼워죠. 너, 몰랐지? 나, 왕따다."

은선은 농담으로 한 말인데 꺼내놓고 보니 마음이 괴로워진다. 언니보다 동생이 훨씬 더 낫다는 칭찬을 들으며 컸

지만 정작 은선은 언니 은혜를 항상 부러워하고 질투했었다. 특히 부러운 것은 언니 주위에는 늘 사람이 많다는 것

이다. 인복 하나는 정말 타고난 언니 은혜다. 형부 자상하시겠다, 아들 동훈이 착하고 밝겠다, 미숙이 언니같이 

오래도록 변치 않는 친구까지 있으니. 

"에이, 무슨."

동훈이는 또 농담을 하는구나 싶어 같이 농담으로 맞받아치려다가 은선이 이모의 얼굴에서 처량한 빛을 발견하고 

말문이 막혔다. 방금까지 깔깔거리며 밝게 웃던 사람의 얼굴에 소나기 구름이라도 왔는지 어두운 그늘이 내려앉

는다. 

"이모. 무슨 걱정있어?"

"걱정? 걱정이야 많지요. 이거 봐, 이거. 이게 다 살이 아니라 걱정이 들어있는거야. 넌 몰랐지? 어른들이 나

이들어 배 나오는게 다 걱정이 많아서 그런거란다. 그래서 철없는 애들은 배가 홀쭉 한거구."

은선이 동훈이를 향해 장난스럽게 아랫배를 주욱 내밀어 보인다. 아무리 허물없는 조카앞이라지만 여자가 부끄러

운 것도 모르고 배나온 자랑이라니 정말 꼴불견이다. 그러나, 동훈이는 은선이 이모를 차마 비웃을 수 없다. 농담

이라고 하는 말이 전혀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처연하고, 쓸쓸한 느낌이 든다. 

"그럼 이모부는 걱정거리가 전혀 없으신가 보네? 날씬하시잖아."

"우리 남편? 우리 남편이야 걱정이 하나도 없으시지요. 걱정만 없으시나? 관심도 없으시고, 사랑도 없으시고."

동훈이는 은선이 이모의 말이 점점 무거워지는게 부담스럽다. 몸이 납덩어리가 되어 수영장 바닥 깊숙이 잠겨버

릴 것만 같다. 은선이 이모는 지금 어깨에 진 짊이 무겁다고 하소연하는 것인가? 이제 겨우 17살을 바라보는 어

린 조카 앞에서? 동훈이는 은선이 이모의 눈밑에 짙게 깔린 다크서클을 보았다. 분홍돼지처럼 뽀얀 피부를 자랑

하던 평소의 밝은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다.

"에이. 이모답지 않게 왜 그래?"

"나 다운게 뭔데?"

"이모는 밝은 사람이잖아. 이모 배는 밥을 많이 먹어서 그렇게 나온거지. 걱정은 무슨. 걱정많은 사람은 먹어

도 살이 안찐데. 애들이 얼마나 걱정이 많은 줄 알아? 숙제해야지, 공부해야지, 학원가야지, 시험 잘 봐야지.

그러니까 이모는 밥을 줄이고, 걱정을 좀 많이 하라구. 알았어? 여자가 배가 그게 뭐냐?"

"이게? 어른을 놀려? 내 나이에 애 둘 낳고 이 정도면 준수한거야. 몸무게는 내가 니네 엄마보다도 더 가벼워."

"헤에. 몸무게만 가벼우면 뭐해. 우리 엄마 배가 얼마나 날씬한데."

엄마 은혜도 아랫배가 살짝 나온 편이다. 아주 날씬하다고는 못한다. 그래도 이왕 자랑하는거 확실하게 쏴준다.

"날씬해? 얘가 이모를 웃기네? 니가 제대로 못봤구나? 니네 엄마. 똥배 나왔어!"

"안 나왔어!"

"나왔어!"

"안 나왔다니까?"

"뭐가 나오고 안 나왔다고 그래? 둘이 무슨 얘기하는거야?"

미숙의 목소리가 지척에서 들리자 은선도, 동훈이도 흠칫 놀라 소리나는 쪽으로 몸을 돌렸다. 미숙이 어느새 팔 

닿을 거리만큼 와 있었고, 은혜는 미숙의 바로 뒤에 서있다. 은혜는 꼭 미숙의 뒤에 숨어있는 것 같다.

"아, 언니! 아무 것도 아니에요. 그냥 장난 좀 쳤어요."

"그랬어? 동훈아, 너 아버지한테 가서 락커 열쇠좀 받아올래?"

"네? 그건 왜요?"

"아줌마가 시키시면 시키시는 대로 얌전히 갔다오면 되지 토를 달고 그러니? 버릇없게시리."

은혜가 미숙의 뒤에서 쏘옥 나오더니 동훈이를 향해 톡톡 쏘아붙인다. 단둘이 있을 때는 공손하게 굴면서도 이렇

게 기회만 되면 엄마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고 나서는 은혜가 동훈이는 얄밉다. 존대말 약속을 하면서 했던 기대와

는 조금 다른 양상이다. 역시 녹록치 않은 여자다. 엄마 은혜는.

"동훈이 엄마, 왜 그래? 애가 궁금해서 그러는데. 어. 차 좀 빌릴려고. 아버지한테 락커 열쇠 받아서 차 열쇠 

좀 찾아다 주라. 알았지? 밖에서 기다릴테니까 지금 좀 가져다줘."

"언니. 차는 뭐하시게요? 집에 가시게요?"

동훈이가 뾰루퉁한 얼굴로 물살을 가르며 멀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은선이 미숙에게 물었다.

"아니. 가면 다 같이 가야지. 요근처에 병원이 있다네. 희진이 데리고 가서 주사라도 맞히고 오려고."

"아, 예. 그러세요? 그러지말고 다 같이 짐 꾸려서 나가죠? 가는 길에 주사맞고 가면 되잖아요."

"아이, 그러면 우리가 너무 미안해서 안돼. 아이들 한참 재밌게 잘 노는데. 우리 희진이. 주사맞힌 다음에 병

원침대에서 좀 재우려고. 금방 차타고 움직이면 애가 부대낄 것 같아서."

"참. 그게 더 낫겠네요."

"희진아, 희진아? 엄마랑 어디 좀 갔다오자!"

미숙이 희진이를 소리쳐 부르고 물밖으로 나가는데 은혜도 슬며시 뒤를 따라 움직인다. 은선이 언니 은혜의 팔을 

잡고 말했다.

"언니. 언니는 어디가? 언니도 같이 가게?"

"응."

"언니가 왜 가는데?"

"왜 가긴? 내가 운전해 줘야지."

"미숙이 언니도 운전하잖아."

"아유, 우리 차를 어떻게 남한테 맡겨? 조금 성가셔도 내가 운전해야지. 그리고 우리 차는 스틱이라 미숙이 언니

는 못 몰아."

"미숙이 언니 차는 오토야?"

"으응. 아마 그럴걸?"

[아마 그럴걸? 어째 말이 수상하네?]

동훈이를 빼내고, 은혜와 미숙 둘이 사라진다고? 수상한 냄새가 난다. 그런데, 희진이도 데리고 간다니. 아니, 

희진이 때문에 간다니. 괜한 의심인 것도 같고. 은선은 조금 혼란스럽다. 

"왜? 너도 같이 갈래?"

"나도 가도 돼?"

"되고 말고가 어딨어? 가고싶으면 가는거지. 가자?"

은선은 은혜의 동행 제안에 잠시 망설였다. 같이 가고 싶지 않으면서 지레 먼저 나서서 선수를 치는 것 같은 느낌

이 든다. 제안을 받아들이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반대로 제안을 뿌리치고 속아 넘어가주면 어떤 상황이 벌어

질까? 은선은 본능이 손 내미는 쪽을 선택한다.

"됐어. 병원에 뭐 볼거 있다고. 옷 갈아입으려면 성가셔. 난 그냥 애들이랑 놀래. 언니 혼자 갔다와."

"왜? 같이 가자?"

"안 간다니까. 운전 조심해. 언제 올건데?"

"글쎄? 가봐야 알지. 한 시간 반? 두 시간? 아마 늦어도 두 시간 안에는 올거야."

"너무 늦지 마. 이따 올라갈 때 차 막혀."

"알았어. 빨리 올께."

은혜는 돌아서면서 몰래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었다. 큰 맘먹고 승부수를 던졌는데 다행히 잘 막혀들어갔다. 은선

이가 덥썩 같이 가자고 나서면 어쩌나 조마조마 했었다. 이 정도면 알리바이는 완벽한 것 같다. 스릴이 넘친다. 

웃음이 절로 나온다. 수영장밖으로 걸어나가는데 헤픈 웃음이 물위로 똑똑 떨어진다. 한 방울, 한 방울, 또 한 방울. 

"엄마! 어떻게 된거야?"

"아유, 가슴 떨려. 동훈아, 문 잠겼나 확인 좀 해봐."

방문은 닫으면 자동으로 닫히게 되어 있다. 1년에 한두 번씩 이용했던 콘도라 은혜도 잘 알고 있지만 안심이 되지 

않아 동훈이를 재촉했다. 동훈이가 문을 잡아당겨 보이며 잠겨있음을 확인시켜줬다. 

"엄마. 뭐야? 방엔 왜 들어왔어?"

"아이. 이리 와요, 여보오."

은혜가 몸을 가렸던 대형 수건을 벗어 침대맡에 가지런히 개어놓고 동훈이를 손짓해 불렀다. 콘도는 방을 열고 들

어서면 왼쪽에 욕실, 오른쪽에 주방이 딸린 방이 있고, 미닫이문 너머에 침대방이 있는 구조다. 동훈이는 엄마 은

혜의 야들야들한 존대말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좀전엔 이모앞에서 쌀쌀맞게 굴더니 태도와 목소리가 완전히 다르다.

[엄마가 갑자기 왜 이러지? 방은 또 어떻게?]

수영장 입구에서 동훈이는 미숙에게 자동차 열쇠를 건네주고 엄마 은혜의 손에 이끌려 방까지 막무가내로 끌려 들

어온 참이다. 엄마 은혜가 직접 열쇠로 방문을 열고 들어왔으니 정식으로 빌려놓은 것 같긴 한데 이유를 알 수 없다.

"엄마! 근데 이 방. 뭐야? 우리 오늘 여기서 자고 가? 당일치기로 놀러왔잖아?" 

동훈이가 다가오자 은혜는 마주 서서 까치발을 들고 동훈이의 입술에 길게 입맞춤했다. 처음엔 입술만 문지르다

가 혀를 내밀어 동훈이의 입술을 핥더니 곧 입안으로 비집고 들어가 혀를 찾아 얽는다. 아들 동훈이의 목을 끌어안

고 점점 정열적으로 딥키스를 퍼부었다. 

- 쪽, 쪼오옥, 쪼옥, 쪼옥, 하릅, 하르읍, 쪼옥, 쪼오옥.

"학, 학. 엄마아. 그만. 왜 이래? 지금 이러면 안되잖아."

동훈이는 방안에 엄마 은혜와 단둘이 있지만 마음이 불안하다. 아빠와 이모네도 함께 놀러왔는데 이런 짓을 하고 

있어도 되나 싶다. 보이지 않아도 보고 있을 것 같고, 어디 갔다왔느냐고 물어보면 거짓말 못하고 다 털어놓게 될 

것 같다. 

"시간없어요. 빨리 하고 나가야 되니까 잔소리 말고 얼른."

은혜가 동훈이의 앞에 무릎꿇고 앉으며 수영팬티를 걷어내렸다. 키스를 나누는 사이에 동훈이의 물건은 이미 커

져 있었다. 염소 소독약 냄새가 물씬 풍기는 동훈이의 자지를 은혜는 망설임없이 한 입에 삼켜버린다.

"흐윽. 어, 엄마. 그래도 설명은 해줘야지. 이 방은 뭐구. 흐으윽."

"쪼옵, 쪼옵. 설명이 뭐가 필요해요. 쪼옵, 쪼옵, 할짝, 할짝. 엄마가 자기한테 보지 대주고 싶어서 방 빌렸어

요. 날름, 날름. 됐어요? 짜압, 짜압. 아웅. 맛있어. 우리 아들 자지."

동훈이는 엄마 은혜가 자지를 거세게 빨아대는 쾌감과 불안감에 온 신경이 집중되어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그래서 엄마 은혜의 목소리가 집에서 할 때와는 달리 훨씬 흥분되어 있고 거침이 없다는 걸 눈치채지 못한다.

"나중에 아빠나 이모한텐 뭐라고 할려구? 으윽."

"커억, 커억. 흐유. 너무 커. 걱정말아요. 내가 미숙이 언니하고 말 다 맞춰놨으니까. 쫍, 쫍, 쫍, 쫍."

은혜가 동훈이의 좆을 입술로 강하게 압박하며 펌프질하는 사이 동훈이는 점차 쾌감이 온몸으로 번지는 것을 느낀

다. 동훈이는 엄마 은혜의 머리채를 모아잡고 펌프질에 맞추어 좆을 앞뒤로 불쑥불쑥 내밀며 즐기기 시작했다.

엄마 은혜의 좆빠는 기교가 짧은 순간 다채롭게 이어진다. 귀두에서 좆기둥으로, 좆기둥에서 불알로 현란하게 

물고 빨고 흔들어댄다.

"으윽. 천천히 해. 윽. 그렇게 하면 금방 싸버려. 으윽."

"파아. 하아, 하아. 살살 할께요. 참아요."

은혜가 동훈이의 좆을 뱉어내며 말했다. 자지 주위에 온통 침이 범벅이다. 은혜가 침대에 누워 동훈이를 향해 

다리를 벌려 보였다. 원피스 수영복의 사타구니 한쪽을 젖혀 보지를 드러내 보이며 유혹하는 목소리로 말한다.

"자기도 내 보지 빨아줘요. 빨리요."

"엄마, 좀 이상해."

동훈이는 은혜의 벌어진 가랭이 사이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리고 혀를 길게 빼서 밑에서부터 위로 크게 한번 훑

어준다. 혀끝에 미끌미끌하고 짭조름한 액체가 느껴진다. 

"아흑."

"엄마. 정말 우리 여기서 이래도 돼? 나중에 집에 가서 하면 안돼?"

은혜도 역시 불안하다. 그러나 불안감속에서도 해방감을 느끼는 중이다. 그런데 동훈이는 불안하고 불편하기

만 한 모양이다. 착하고 겁많은 아들이다. 그런 동훈이에 비하면 은혜는 얼마나 뻔뻔한가. 남편을 멀지 않은 

곳에 두고서 친아들에게 보지를 빨아달라고 하다니.

"동훈아. 그렇게 겁나?"

"응."

정말 겁이 나서 다른 생각을 못하는건지, 은혜가 존대말에서 반말모드로 다시 돌아왔는데도 전혀 모르는 표정이

다. 아들 동훈이가 소심하게 우물쭈물 하는 모습에 대한 실망으로 은혜는 흥분이 식어 버렸다.

"그렇게 겁난다는 녀석이 자지는 왜 그렇게 딱딱하게 꼴려있어?"

"그거야. 엄마가 빠니까 그렇지. 그렇게 빨아대는데 자지가 안 꼴리게 생겼어?"

"하기 싫어? 하지 말까?"

"아니. 하기 싫은 건 아닌데. 좀 꺼림직해서."

"뭐가 꺼림직해? 빨리 하고 나가서 미숙이 언니랑 희진이랑 병원 갔다왔다고 하면 되는데."

은혜는 동훈이에게 알리바이의 대강을 간략히 설명해주었다. 희진이가 생리를 시작했다는 얘기도 해주었다. 

그런데 짧은 그 몇 분조차도 아깝기 그지없다. 

"그랬구나. 그럼 미숙이 선생님이랑 희진이는 진짜 병원간거야?"

"모르지, 그거야."

동훈이가 곰곰히 뭔가를 생각하는걸 보고 은혜는 답답해져서 짜증섞인 말투로 말했다.

"어쩔래? 할래, 말래?"

"너. 근데. 또 반말한다?"

"어머!"

동훈이가 갑자기 수영복 위로 젖무덤을 쥐고 꼬집는 바람에 은혜는 비명을 질렀다. 손가락으로 엄마 은혜의 젖

살을 꼬집어 지그시 쥐어짜는 아들 동훈이의 얼굴에는 교활하고 짓궂은 표정이 떠올라 있다. 은혜는 기대감으

로 가슴이 떨려왔다.

"아야. 아파요, 정말."

"아프라고 꼬집는거야. 이게 틈만 나면 반말하고 말이야. 그리고, 너 아빠랑 이모 있을 때 일부러 그러는거

지? 일부러 더 잔소리 심하게 하는거지?"

"아니에요. 아야, 아야! 사람들 있을 때는 평소처럼 하기로 했잖아요. 아야, 아야!"

"이게. 잘못했다는 말은 안하고 계속 변명이네? 그럼 앞으로도 계속 그럴거란 얘기야? 익, 익!"

동훈이가 나머지 손마저 뻗어 은혜의 젖가슴을 움켜쥐고 쌍으로 꼬집어 돌린다. 은혜는 어깨를 움츠리며 연방 

비명을 질러댔다. 사실 얇긴 해도 수영복 안쪽으로 캡이 붙어 있어서 그리 호들갑스럽게 아프지는 않다.

"자국 나요. 꼬집지 말아요. 내가, 내가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정말?"

"정말요!"

은혜의 다짐과 동시에 동훈이의 손이 젖가슴을 놓아주었다. 그리고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은혜는 수영복의 어

깨끈을 벗어 젖가슴을 옷 밖으로 드러냈다. 시간은 자꾸 가고 마음은 급한데 아들 동훈이의 진도는 너무도 더디

다. 캡에 눌린 자국이 선명한 은혜의 뽀얀 젖가슴이 출렁거리며 드러났다. 동훈이가 은혜의 젖꼭지를 손가락사

이에 끼고 슬슬 돌린다. 은혜는 몸에 찌릿찌릿 전기가 통하는 듯한 쾌감을 느낀다.

"젖이 꼭지가 발딱 섰네?"

"흐으응. 자기가 그렇게 만지니까."

은혜는 좀전에 자신이 했던 말을 아들에게서 고스란히 되돌려받았다. 

"빨아줄까?"

"네?"

"보지 빨아줬으면 좋겠냐고."

막상 동훈이가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물어보니 은혜는 부끄러운 마음에 얼른 대답을 못하고 고개를 떨군다. 부

끄럽다는 건 아까만큼 흥분되어 있지는 않다는 증거다. 

[빨아줄거면 그냥 빨아주면 되지. 물어보고 난리야. 창피하게. 아까 빨아달랠 때나 빨아주지 않고.]

"몰라요. 빨아주고 싶으면 빨아주던가."

"뭐야? 그럼 안 빨고 그냥 박는다?"

동훈이가 한 손으로 좆대가리를 잡고 은혜의 허벅지 사이에 자리잡는 시늉을 했다. 새빨갛게 달아오른 귀두 끝

에 물방울이 맺혀있는게 은혜의 눈에 보인다. 군침이 넘어간다. 

"박는다? 진짜 박는다?"

은혜는 대답하지 않고 눈을 꼬옥 감아버렸다. 박아줘도 좋고, 빨아줘도 좋다. 어느 쪽이든 빨리 폭풍처럼 몰아

치고, 번개처럼 내리 꽂아줬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다. 게다가 오늘은 콘돔이 필요없는 날. 아들 동훈이의 딱

딱한 살덩이를 자연 그대로 즐길수 있어서 그 맛이 두 배다.

동훈이는 엄마 은혜가 두 손으로 수영복 아래를 좌우로 벌려 보지를 노출시키고 있는 모습을 보며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사진으로 찍어놓고 싶을 정도로 자세가 예술이다. 동훈이는 좆대를 잡아 이슬맺힌 엄마 은혜의 보지구

멍에 쑤욱 밀어넣는다. 

"끄윽!"

"흐윽!"

좆뿌리까지 깊숙이 꽂아넣고 동훈이는 잠시 호흡을 골랐다.

[일단 박아주고 나중에 또 빨아주지, 머.]

심호흡을 하며 방을 둘러보니 꽤 아늑하고 조용하다. 불안해할 이유는 전혀 없을 것 같다. 문은 잠겨있고, 혹시 

옆방에 누가 있어서 소리를 듣는다 해도 뭘 어쩌겠는가. 아는 사람도 아니고, 다시 볼 사람도 아니고. 동훈이는

차츰 대담해졌다. 아직도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외로 꼬고 있는 엄마 은혜의 젖가슴을 두 손으로 주무르며 말했다.

"야! 눈 좀 떠봐. 그러다 자겠다."

은혜가 두 눈을 스르르 떠 동훈이를 바라본다. 물기어린 눈동자에서 욕망이 주륵주륵 흘러넘친다. 동훈이는 좆

을 박았다. 처음엔 느리게, 그러나 곧 빠르게, 강하게, 거칠게.

- 푸욱, 푸욱, 푹, 푹, 퍽, 퍽, 퍽, 퍽.

"음, 음. 읍, 읍, 읍, 읍."

동훈이의 기계적인 좆질에 맞추기라도 하는 듯, 은혜의 다문 입술에서 나는 신음소리도 단조롭다. 그러나 동훈

이의 좆질이 쉼없이 계속 되자 은혜의 입이 서서히 벌어진다.

"흐응, 흐응. 하아, 하아, 하아, 하아."

동훈이의 몸에는 금새 땀이 맺혔다. 콧등에 맺힌 땀방울이 엄마 은혜의 젖가슴위로 떨어지는 순간 동훈이는 동작

을 늦추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러자 은혜가 동훈이의 몸에 팔다리를 감으며 바짝 끌어안는다. 가슴을 밀착

시켜 안으며 둘은 혀를 부딪히며 질펀한 딥키스를 나누었다. 흥분에 겨워 거친 콧바람이 서로의 뺨에 뜨겁게 내뿜

어진다. 은혜는 입술을 떼고 동훈이의 얼굴에 맺힌 땀방울을 손바닥으로 닦아내주었다.

"힘들죠?"

"아니. 너무 좋아."

"나두 너무 좋아요. 나. 신음소리 너무 크지.요?"

"응? 별로. 뭐 어때? 맘껏 소리내. 어차피 여기선 누가 들어도 상관없잖아."

"나중에 놀리면 안되요."

"야, 야. 안 놀릴께. 편하게 해."

"우웅. 자기는 나한테 야, 야 그러지 좀 말았으면 좋겠어요."

"왜?"

"듣기 안 좋으니까 그렇죠. 난 자기한테 꼬박꼬박 존대말하는데."

"존대말 약속은 엄마만 했잖아. 난 아무 약속도 안했으니까 내가 꼴리는 대로 부를거야."

"불공평해요, 정말. 약속 무를까봐."

"어허! 그럼 안돼지! 엄마가 되서 아들한테 한 약속은 꼭 지켜야지. 모범을 보여야될 거 아냐."

"호호, 웃기셔. 그런 모범은 보일 필요가 없지 싶구나, 아들아."

"어어? 이게 또? 너 자꾸 장난치는 척 하면서 은근슬쩍 또 반말하지?"

"아유. 우리 아드님은 정말 속도 좁고, 버릇도 없으시다니깐."

"어어? 너 이 씨팔. 자꾸 장난치지? 익!"

동훈이가 엄마 은혜의 젖가슴을 호되게 꼬집었다. 이번에는 맨살을 꼬집은 것이라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아프다.

"아얏! 아파! 꼬집지 말아요. 은선이가 본단 말이에요."

은혜는 바늘로 찌르는 통증보다 가슴에 남을 자국이 더 무섭다. 몇 시간 후에 목욕탕에서 은선이가 보면 이상하게 

여길 것이다. 수영복으로 갈아입으면서 아무 자국없이 말끔한 젖가슴을 보았었는데 한나절만에 점점이 생겨난 자

국이 이상하지 않을 리가 없다.

은선이 이모가 본다는 말에 동훈이는 흠칫 놀라 장난을 멈추었다. 그 생각을 왜 못했을까. 그러나 엄마 은혜의 젖

가슴에는 이미 꽃이 한 송이 피어있다. 동훈이는 혀를 내밀어 자국에 대고 부드럽게 핥아보았다. 입주위에 침이 

범벅이 되도록 열심히 핥았지만 꼬집힌 자국은 그대로다.

"빨리 말하지. 어떡하냐? 꼭 모기가 달려들어서 문 것 같네."

"어떡할거에요, 이거?"

"엄마 넌 젖이 왜 이렇게 약하냐? 난 그냥 살짝만 꼬집었는데 금새 이렇게 자국이 나고 그러네."

그래서 엄마 은혜의 몸은 험하게 다루지 못한다. 반면에 미숙이 선생님의 젖가슴이나 히프에는 멍자국이 없는 날이 없다. 

"에이. 나도 몰라."

동훈이가 미안한 마음을 감추며 엄마 은혜의 몸을 꽈악 끌어안고 좆질을 해댔다. 

"하악, 하악. 천천히. 천천히."

"천천히 하고 있는거야, 지금. 헉, 헉."

집에서 할 때와는 달리 손발이 착착 잘 맞지 않는다. 장소가 낯설고, 나중에 변명하고 눈치봐야할 일이 걱정되서 

그런 것 같다. 은혜는 어떻게든 쾌감을 끌어올리려고 동훈이의 자지가 진퇴할 때마다 보지에 옴찔옴찔 힘을 주며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다행히 몸이 점점 뜨거워진다. 몸이 차츰차츰 녹아 내리는 느낌이다. 쾌감이 고조된다.

"아아. 하아. 좋아. 좋아."

"야. 씨팔. 존대말. 헉, 헉."

이렇게 좋은데 어디 존대말뿐이랴. 더한 짓을 하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아아앙. 여보오. 좋아요. 너무 좋아요. 더 세게요. 더. 더."

"씨팔. 이게 약해? 이익! 이익! 더 세게? 더 세게 해줘?"

"하악, 하악. 아우, 좋아. 자기 좆이 너무 단단해. 아우, 아우."

"씨발년. 보지가 잘근잘근 물어. 으으. 미치겠다."

은혜는 아들 동훈이의 입에서 씨발년이라는 욕을 듣고서 오줌을 지릴 뻔했다. 놀라거나 거부감이 일어나서 그런

게 아니라 너무나 자극이 강해서다. 동훈이가 지금 극도로 흥분해 있는 걸 직감했다. 극도로 흥분해서 사정이 임

박하면 종종 버릇처럼 저렇게 욕이 내뱉는다. 미숙이 언니가 들여놓은 버릇이다. 한번 물어봐야지 생각만 하고는

아직까지 물어보지 못했다.

"하아, 하아. 자기야. 또 쌀 거 같아요?"

은혜는 보지에 주었던 힘을 느슨하게 풀었다. 아들 동훈이의 사정을 최대한 지연시키고 오래오래 즐기고 싶다.

생소한 장소라는 낯선 느낌에도 차츰 익숙해지고 있다. 낯설음이 이제는 흥분을 증폭시킨다. 맘껏 소리지르고 즐

길 수있다는 해방감이 모든 도덕, 윤리, 그리고 수영장에서 기다리고 있을 일행에 대한 죄책감을 압도한다

다만 콘도라는게 가정집 같은 분위기라서 남의 동네, 남의 집에 와서 요란을 떤다는 부담은 조금 남는다. 아마 장

소가 모텔이라면 그런 부담도 전혀 느끼지 못할 것이다. 모두다 그 짓 하러온 사람들인데 그 중에서 요분질 소리가 

좀 더 유난스럽다고 누가 뭐라고 탓하겠는가. 오히려 부럽다는 얘기나 듣기 쉽다.

[그 때는 다 여관이었지.]

"엄마. 좀전에 내가 씨발년이라고 욕했는데. 기분. 안 나빠?"

"안 나쁜데. 왜요?"

"엄마 너는 내가 너한테 욕하는거 싫어하잖아."

"그거야. 자기가 되바라질까봐 그러는거죠. 섹스할 땐 괜찮아요. 가끔은 거칠게 하는 것도 좋잖아요."

"그럼 나. 지금 엄마 너한테 욕하면서 박는다?"

"아잉. 알아서 하지. 뭘 그렇게 일일이 허락을 받아요? 남자가 그러면 난 재미없더라."

동훈이는 숨을 후욱 들이마셨다. 가슴 벅찬 흥분이 밀려온다. 존대말에, 욕섹스까지. 얼마전까지만 해도 엄마 

은혜에게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것들을 한꺼번에 얻어낸 것이다.

"저, 정말이지? 그럼 앞으로는 허락안받고 내 맘대로 한다? 너 또 나중에 딴말하기 없기야!"

"그러라니깐요."

"씨, 씨팔년아. 니 보지로 내 자지 잘근잘근 물어봐."

동훈이의 목소리가 더듬더듬 떨려나온다. 너무나 흥분해서 떨리는 마음을 진정할 수 없을 지경이다. 은혜는 그런 

동훈이의 모습이 귀엽게 느껴져 흐뭇한 미소를 머금었다. 그대로 동훈이의 눈을 빤히 쳐다보며 시키는 대로 따라

한다.

"이렇게? 이렇게요? 어때요? 이러면 좋아요?"

"으으. 좋아."

허락은 받았지만 상대는 친엄마다. 동훈이는 턱밑까지 차오르는 흥분을 느끼지만 그에 보조를 맞추어 신랄한 욕

설을 퍼붓지는 못한다. 전에도 자주 신음소리를 내면서 슬며시 욕설을 끼워넣어서 엄마 은혜의 반응을 떠보곤 했

기 때문에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이렇듯 상냥한 목소리로 웃으며 받아주니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는 

말처럼 노골적으로 욕설을 해대기가 오히려 미안해진다.

[자식. 하라니까 더 못하네. 소심하기는.]

착한 아들이라 고분고분 착하게 구는 엄마에게 마구 대하기가 힘든 모양이어서 은혜가 약간 도와줘야할 모양이다. 

거칠게 하라고 아들을 부추기는 은혜를 보고 SM성향이니 메조기질이 있느니 손가락질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너는 이거야.라고 하나로 규정지어 낙인을 찍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 은혜는 다양하고 풍

부한 침대매너를 선호할 뿐이다. 거칠게 할 수도 있고, 부드럽게 할 수도 있다. 하나의 스타일만 고집하지는 않는

다. 은혜는 동훈이의 뺨을 톡톡 치면서 약올리듯 말했다.

"왜요? 엄마 보지는 별로 맛이 없어요? 미숙이 언니 보지는 이 년, 저 년 해가면서 잘도 따먹는다면서."

"아, 아니야. 니 보지 맛있어. 그냥 좀 어색해서 그래."

"어색하긴 뭐가 어색해요? 그냥 하던대로 하면 되지. 거칠게 한번 해봐요. 으응? 미숙이 언니한테 했던거 보다

더 거칠게요."

"후우. 알았어. 기분나빠도 난 책임못진다. 엄마 니가 그러라고 한거니까."

"기분 안 나쁘다니까 자기는 자꾸 그러네."

"알았어, 알았다고. 이 개보지년아."

"어머. 개.보지.년은 좀 심하다. 미숙이 언니한테는 그런 말 안하죠? 전에는 했더라도 지금은 절대 그런 욕 

하면 안되요. 뱃속에 애기가 들으면 기절하겠다."

"이 년이 또 잔소리네? 씨발년. 너 오늘 죽었어. 엎드려, 이 년아."

동훈이가 엄마 은혜의 머리채를 거칠게 잡아챘다. 엄마 은혜를 엎드리게 하면서 수영복을 아주 벗겨 알몸으로 만

들어버렸다. 실내풀에서만 놀았는데도 수영복으로 가려졌던 부분의 피부색 톤이 다른 부분과는 조금 구분된다. 

"아아! 살살요!"

"살살은 무슨. 엄마 니가 거칠게 하라며? 이 개년. 보지에 물싸는 것 좀 봐."

동훈이의 손이 엎드린 엄마 은혜의 엉덩이 사이로 홍합조개처럼 통통하게 살오른 보지구멍에 사정없이 손가락을 

쑤셔댄다.

"하아아. 그래도 난 자기 엄마잖아요. 너무 심하게 하면 싫어요."

"흥. 엄마란 년이 이렇게 아들앞에서 보짓물을 질질 싸? 응? 이 개보지년아?"

- 찰싹!

동훈이의 손이 매섭게 엄마 은혜의 히프에 작렬한다. 젖가슴에 비하면 그나마 엉덩이가 만만한 편이다. 

"말해 봐, 이 년아. 너 개보지년이지?"

"아흥. 몰라요. 그런가봐요."

"씨발년. 보지가 벌렁벌렁하네."

[아우. 우리 아들. 이제야 발동걸렸어? 우웅. 흥분돼 미치겠어.]

동훈이가 자신감이 생겼는지 점점 더 대담해진다. 은혜는 아들 동훈이를 향해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며 콧소리

를 냈다. 젖가슴도 덩달아 출렁거린다. 동훈이는 뒤에 서서 앞으로 두 손을 뻗어 엄마 은혜의 늘어진 두 젖가슴

의 꼭지를 밑으로 잡아당겼다. 탱탱한 젖가슴이지만 당기는 대로 길죽하게 늘어난다.

"아앙. 아파요. 살살."

"이 정도 가지고 엄살이야. 씨발년. 넣는다."

동훈이는 엄마 은혜의 젖꼭지를 두 손으로 잡은 채로 허리만 움직여 좆을 보지에 맞춰 끼우려고 했다. 엄마 은혜

의 젖꼭지를 학대하는 쾌감을 한시라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다. 젖꼭지는 험하게 다뤄도 표가 별로 안나는 부위

다. 그런데 빳빳이 선 자지는 제 구멍을 찾지 못하고 이리 비죽, 저리 비죽 자꾸 헛다리를 뻗는다. 그러자 엄마 

은혜가 손을 사타구니 사이로 내밀어 동훈이의 좆을 잡고 보지에 맞춰주었다.

"흐으윽. 간다아, 씨바아알."

"아흑. 쑤셔요. 박아요."

"뭘로 쑤셔줘? 뭘로 박아줘?"

"자기 자지로. 자기 좆으로 박아줘요. 아흐응. 오빠아."

"그냥 좆이 아니잖아."

"네?"

"니 개보지년이 낳은 좆이니까 개좆이고, 개자지지. 안 그래?"

"하앙. 그래요. 맞아요. 오빠아. 자기 개자지 박아줘요. 자기 개좆으로 내 개보지 마구 쑤셔요. 하앙, 하

앙. 오빠 너무 멋있어요. 아아, 하아."

"익! 익! 이 개보지년. 이 씨발년."

"아흑, 아흑. 엄마 개보지 맛있죠? 맛있죠?"

동훈이의 한 쪽 이마에 갑자기 지잉 하는 울림소리가 들린다. 어두운 방에 들어서서 전기불을 막 켠 것처럼 동훈

이의 마음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이 있다.

[난 어떻게 생겨먹은 놈이길래 아빠랑 놀러와서 엄마랑 이런 짓을 하고 있을까. 겁도 없이. 양심도 없이.]

엄마와 아들이 붙어먹는 것도 모자라 이렇게 모성의 존엄을 더럽히고 짓밟는다는 것은 제 정신으로는 도저히 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토록 더러운 짓을 서슴없이 할 수 있는 건 아마도 더러운 피 때문일 것이다. 엄마 은혜의 피가 

더럽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들 동훈이의 피도 더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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