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이상했는데, 쭈, 쭈. 젖꼭지 빠는거랑 비슷하네요, 오빠. 낼름, 낼름. 근데, 언니는 진짜. 보지털 밀어야겠다.
이빨에 자꾸 껴."
"아우, 아우우, 나 미쳐. 흐으, 흐으."
"야, 엄마. 니 보지털이나 밀어. 씨발, 그거, 존나 성가시다니까. 찌걱, 찌걱."
"난 정말 안되요, 오빠. 낼름, 낼름. 언니. 제왕절개할 때 보지털 깎지 않나?"
"하앙, 하아. 몰라, 나두. 하앙, 하앙. 나한테 말 시키지마. 하아, 하아."
"이야, 그럼, 미숙이. 질걱, 질걱. 희동이 낳고, 백보지 되는거야? 질걱, 질걱."
동훈이가 기대에 차서 눈을 반짝이는 것을 보고 미숙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동훈이가 좋아한다면 보지털이 아니라 머리털
도 밀 수 있다. 동훈이를 기쁘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아직도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뿌듯하다.
"아빠만 좋으면 그렇게 할께요. 하아, 하아."
"그래? 우와! 좋았어! 근데 지금 깎으면 안돼? 지금 깎자!"
"잠깐! 잠깐! 지금은 안되요. 지금 깎아버리면 병원에 어떻게 가요? 나중에 희동이 나오거든, 그때. 으응, 아빠. 그
때까지만 기다려요."
"에이. 깎은거 지금 보고 싶은데. 알았어, 미숙아. 수걱, 수걱, 수걱, 수걱."
좋다고 헤헤거리던 동훈이의 얼굴에서 일순 웃음이 사라진다. 미숙은 미안한 마음이 들어 어떻게 동훈이를 다시 기쁘게 해
주나 속으로 궁리한다.
"아빠아. 빽보지 먹으면 3년은 재수없대요. 저처럼 털이 복실복실 난 보지가 재수 좋대요."
[내가 해준 말을 고새 써먹네. 털보지가 재수좋다는 말은 또 어떻게 생각해냈대냐.]
미숙이 자신의 아들에게 아양을 떠는 말을 기막혀 하며 듣다가 은혜는 눈앞의 광경에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어 한 마디 거
들고 나선다.
"그래요, 오빠. 게다가 언니처럼 임신한 개보지는 더 재수좋대요."
언젠가 아파트 뒷 마당에서 개들이 엉겨붙어 있는 것을 본 게 생각난다. 그 개들이 유난했던게, 보통 다른 개들은 흘레붙
어서 헥헥거리다가도 멀리서 사람들 발걸음 소리가 들리면 곧바로 몸을 떼는데, 그 개들은 은혜를 잔잔히 쳐다보며 유유히
교미를 하는 것이었다. 숫놈이 암놈을 올라타고 한 놈은 주변을 얼쩡거리고 있었는데 세 마리 개가 똑같이 은혜를 빤히 보
길래 어쩌나 보려고 천천히 다가갔더니 그제야 숫놈이 암놈 등에서 내려오면서 부끄럼타는 사람처럼 땅바닥에 코를 대고
킁킁거렸다. 털이 가려서 속보지까지 또렷히 보지는 못했지만 그때처럼 암캐의 뒤꽁무니를 자세히 본 때가 없었다.
미숙의 털난 보지를 바로 눈앞에 대하고 있자니, 그날 보았던 암캐의 뒷태가 떠오른다. 그 암캐에 비하면 보지털의 숱이
턱없이 부족하지만 남의 눈에 아랑곳않는 음탕함은 미숙이 언니가 지지 않을 것 같다.
"아유웅, 이 개보지. 개자지 좋다고 벌렁거리는 거 봐. 쭙, 쭙."
"너무 좋아, 니 아들 개자지. 하앙, 하앙. 딴딴한, 개자지. 하앙, 하앙. 맛있는, 개자지. 하앙, 하앙."
"우우, 씨발년. 흑, 흑. 더러운 개년. 푹, 푹. 엄마, 씨발. 이 년이 나보고 개자지라는데? 흑, 흑. 내 자지가
개자지면. 퍽, 퍽. 엄마는 개년되는거네."
"으유, 이 썅년. 발정은 지 혼자 날 것이지. 나까지 발정난 개년 만드네. 오빠아. 사실 나도 아까부터 보짓물 싸고
있었어요. 내 개보지엔 언제 자기 개좆 박아줄거야앙? 으응?"
"미숙이년 먼저 보내버리구. 흑, 흑. 엄만 줄서서 기다려. 폭, 폭, 폭, 폭."
그 날 두 마리 주변을 어슬렁거리던 개가 암놈이었는지, 숫놈이었는지 알 수 없다. 들러붙어 혀를 길게 빼고 헥헥거리는
두 놈에게 정신이 팔려 은혜는 그 한 놈을 건성으로 봤다. 어쩌면 그 세 마리의 개도, 지금의 세 명과 같았는지 모른다.
한 몸이 된 암수 둘에, 순서를 기다리는 암컷 하나.
은혜는 치마를 둘둘 말아올려 엉덩이를 노출시켰다. 보짓물이 진득하게 맺힌 아랫도리를 살랑살랑 흔들어 보인다. 그러나
동훈이의 두 팔은 좆질에 휘청거리는 미숙의 허리를 잡고 버티는데에만 열중할 뿐 딴짓에는 관심이 없다. 미숙의 얼굴을
쳐다보며 반응을 살피느라 엄마 은혜의 보지에는 눈길 한번 주지 않는다.
[언니를 빨리 보내버리는 수밖에. 그래야 내 차례가 빨리 오지.]
은혜는 한결 더 정성스럽게 미숙의 클리토리스를 빨아댄다. 동훈이의 쉬지않는 좆질과 은혜의 부드러운 혀놀림에 미숙의
쾌감이 급격히 높아져갔다. 임신하고도 이런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살이 불어서 망가진 몸매와 전처럼 바짝
조여지지 않는 괄약근을 보며 당분간 예전같은 씹맛은 다시 맛보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에 임신우울증을 겪고 있던 참이다.
10대의 파릇파릇한 친구 아들과 남몰래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스릴도, 모자상간의 비밀을 혼자만 알고 있다는 자랑도,
미숙의 임신우울증을 완전히 극복하도록 도와주기에는 부족했다. 희동이를 언제 낳나, 예정일을 어떻게 속이나. 희동이를
어디서 낳나, 어떻게 하면 동훈이 곁에서 떨어지지 않아도 되나. 희동이를 어디서 키우나, 희동이를 누구 아들로 키우나,
희동이에게 진짜 아빠를 가르쳐줘야 하나, 재민이 아빠가 희동이가 남의 아들인걸 알아채면 어쩌나.
임신초기의 가슴 복받치던 행복감은 날이 갈수록 초라해지고, 온갖 불안한 상상만이 미숙을 괴롭힌다. 돌이켜보면 동훈이
가 그저 친구의 기특한 아들이기만 하던 시절에는 지금처럼 나락 바로 앞에 선 듯 위태위태한 불안감이 없었다. 그때는 똑
같이 반복되는 하루하루가 지겨울 정도로 일상이 평화롭고 안온하기만 했었다. 그러나, 인생은 되돌릴 수 없는 것이다. 원
하는 부분만 골라서 되돌릴 수 있다면 모를까, 그럴수 없다면 지나간 시절은 아주 묻어버리고 다시 파보지 않는 것이 낫다.
사람이건 동물이건 불안을 느낄 때 그 불안감을 잠시라도 잊게 해주는 무엇인가에 집착한다고 한다. 술에 취해 정신을 잃
거나, 음식을 탐닉하여 포만감에 젖어서 불안감을 대신하는 것이다. 미숙에게는 동훈이와의 섹스가 그런 역할을 해준다.
동훈이와 미친 듯이 섹스를 나누는 순간만큼은 모든 걱정과 불안에서 해방된다. 욕정이 더러우면 더러울수록 미숙은 불안
과 초조로부터 멀어져 아득한 구름위로 훨훨 날아간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아유우, 이 개자지. 흐으으응, 이 개년. 하아앙, 하아앙. 잘근잘근 씹어줘, 은혜야."
"잘근잘근? 이렇게? 언니, 좋아? 내가 공알 씹어주니까 좋아? 으응? 이 개보지년아?"
동훈이도 거친 욕으로 미숙과 댓거리하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정신적인 자극이 너무 지나쳐서 통제력을 잃고 일찍 사정해
버릴 것 같다. 사정이 빠르면 미숙와 엄마 은혜가 실망할 것이다. 동훈이는 약간 빠른 속도를 그대로 유지하며 일정하게
좆을 박아댔다. 동훈이의 입은 엄마 은혜가 대신하여주니 걱정없다.
"흐으윽, 너무 좋아아. 흐윽, 흐윽. 아으윽, 내 보지. 아으으, 내 개보지. 아으으. 아으으."
"뽑, 뽑, 뽑, 뽑."
"뽁, 뽁, 뽁, 뽁."
미숙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허리를 퉁퉁 튕기고 신음소리가 그릉그릉 점차 작아져간다. 은혜는 말을 멈추고 미숙의 클
리토리스만 집중해서 빨았다. 동훈이도 이제까지의 일정한 속도를 버리고 있는 힘을 다해 한껏 빠르게 좆을 박는다.
"아아. 아아."
미숙이 턱을 쑤욱 빼고 신음을 억누른다. 좌우로 흘러내린 젖통이 강도낮은 지진을 맞은듯 드르르 떤다. 동훈이가 퉁퉁
퉁기는 미숙의 허리를 더 이상은 받치고 있을 수 없어서 팔을 놔버릴까 말까 낑낑댈 무렵, 다행히도 그 순간이 먼저 미숙에
게 찾아와준다.
"윽! 윽! 윽."
절도있게 툭툭 끊어지는 신음소리와 함께 둥그스름한 미숙의 아랫배가 육중하게 꿀럭꿀럭 들썩인다. 은혜는 들썩이는 미
숙의 치골에 입술을 된통 부딪히고 말았다. 아픈 입술을 어루만지며 고개를 들으니 마침 미숙의 얼굴을 욕망의 그림자가
휩쓸고 지나가고 있다. 두 눈을 질끈 감고 입술을 깨문 채 바르르 떨고 있는 미숙의 모습은 마치 한여름에 열병이 걸려 오
한이 든 어린아이처럼 애처롭다.
"언니. 희진이한테 핸드폰 좀 사줘. 핸드폰이 없으니까 언제 들어올건지 전화해볼 수가 없잖아."
"저녁먹을 때 되면 알아서 들어오겠지. 아유, 나른해."
침대의 정중앙을 차지하고 누운 미숙이 이불을 끌어올리며 하품을 길게 했다. 동훈이와의 만족스런 섹스가 경계심을 무너
뜨린다. 미숙의 오른 손은 이불 속에서 동훈이의 자지를 쥐고 있고, 미숙을 보고 옆으로 누운 동훈이의 한 손이 그녀의 젖
가슴을 어루만지고 있다. 은혜도 미숙의 옆에 누워서 둘을 향한 자세다.
"오빠. 언니 젖 그만 만지고 내 젖이나 만져요. 이젠 내 차례잖아. 아까부터 계속 언니 젖만 만지고 있어. 언니랑 끝난지
가 언젠데."
"엄마, 니 쪽은 내 팔이 안 닿아."
"그래요? 그럼 자리 바꿔요. 언니. 언니가 이 쪽으로 와. 내가 가운데로 가게."
그러나, 미숙이 구석으로 몸을 옮기자 동훈이가 가운데 자리를 차지해버린다. 동훈이와 미숙이 애매하게 자리를 잡는 바람
에 은혜의 몸을 누일만한 공간이 부족했다. 은혜는 할 수 없이 동훈이의 다리 밑으로 갔다. 이불은 미숙 쪽으로 밀어제끼
고 아들 동훈이의 두 다리를 양 옆으로 벌려서 그 사이에 무릎자세로 꿇어앉는다.
"언니. 손 치워봐. 내가 좀 빨게."
"동훈이 좀 쉬게 두지. 힘들텐데."
"쉴래요, 오빠? 하르릅."
동훈이의 대답이 나오기 전에 은혜는 귀두를 재빨리 입안에 넣고 혀로 한번 핥았다. 쉬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지게 만들려
는 속셈으로 아들 동훈이의 좆에 관능의 유혹을 불어넣는다. 사실 지금은 가만히 누워서 쉬는게 서로를 위해 좋다. 동훈
이가 충분히 쉴수록 사정이 지체되고 은혜도 더 오래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셋만의 시간이 한정없이 주어진 것이 아니라
서 은혜가 서두른다.
"아니. 더 안 쉬어도 돼, 엄마."
"그럼 내가 오빠 좆 세울테니까 우리 빨리 한 판만 더 해요."
동훈이의 좆은 엄마 은혜의 입에서 금방 단단해졌다. 미숙과의 섹스에서 사정을 하지 않고 참았기 때문에 엄마 은혜가 몇
번 빨지 않았는데도 대번에 반응을 보인다. 대나무 죽순처럼 우뚝 솟아서 울끈불끈 힘줄이 도드라진 아들 동훈이의 자지를
은혜뿐만 아니라, 미숙도 감탄하며 바라본다.
"어머. 금새 딴딴하게 꼴리네? 은혜야, 바로 넣어도 되겠다. 우리 아빠, 힘드시니까. 니가 위에서 올라타."
"나도 그럴려고 했었어, 언니. 오빠, 내가 위에서 할께요?"
"응, 엄마. 니가 위에서 해."
"끄으으응."
은혜가 아들 동훈이의 자지위에 쭈그려 앉았다. 은혜의 보지틈새를 벌리고 아들 동훈이의 자지가 머리를 들이미는 광경을
미숙이 숨죽인 채 주시한다. 진득진득한 애액이 맺혀있는 은혜의 보짓살을 가르고 동훈이의 자지가 쑤욱 밀려들어간다.
"우우, 씨발. 엄마? 보지가 장난 아니게 젖었다? 미숙이랑 나랑 빠구리 뜨는거 보고 엄마도 보지가 되게 꼴렸었나 봐?"
"으응. 미치는 줄 알았어요, 아까는 정말."
"그래. 아까 은혜 니 얼굴 보니까 환장하는 것 같더라, 아주. 아들 좆 먹고 싶어서."
"솔직히 내가 중간에. 엄마 보지도 박아줄까 했는데. 미숙이가 느낄락 말락 하는것 같아서 말았어."
"안그러길 잘했어요, 오빠. 박다가 중간에 빼면 느끼기 힘들어요."
"두 사람 덕분에 난 오늘 아주 호강했어."
"언니. 내가 언니 씹 빨아주니까 더 뿅갔지?"
"어. 그런 느낌은 정말 처음이었어. 휴."
"미숙아. 졸려?"
"아니요, 아빠. 왜요?"
"그럼 와서. 엄마 씹 좀 빨아."
"네에?"
미숙은 동훈이의 말에 깜짝 놀랐다.
"엄마가 미숙이 니 씹 빨아줬잖아. 그러니까 미숙이 너도 엄마 씹 빨아줘야 공평하지."
"나는. 나는, 좀 그런데."
"왜? 빨기 싫어, 언니? 그렇게 안 이상해. 나도 처음엔 언니 보지 빨기 싫었는데. 공알빠는건 꼭 젖빠는거랑 비슷하더라
구."
얼마전부터 미숙과 은혜는 동훈이의 인도에 따라 서로의 젖가슴을 애무하게 되었다. 몇 번 그러다보니 같은 여자의 젖꼭지
를 빤다는 거부감은 거의 없어졌다. 이제는 누구 젖이 찰지네, 누구 젖은 안 찰지네 하면서 농담까지 주고받을 정도다.
"미숙아. 빨리 와, 씨발. 시간 다 간다."
"아, 알았어요, 아빠아."
"언니. 아까 나 하던거 기억나지? 그대로만 해."
"알았어. 한번 해볼께. 후르릅."
"아으응, 오빠아. 오늘 참 멋있다. 히힛. 나도 간만에 호강 좀 하겠네."
미숙의 축축한 혀가 자신의 클리토리스를 부드럽게 핥는 것을 음미하면서 은혜의 허리가 아들 동훈이의 좆을 품은 채 위로
아래로 슬근슬근 오르내렸다. 동훈이의 두 손이 미숙의 머리를 찍어누르고, 동훈이의 두 눈은 근친상간의 욕망에 충혈되어
하체를 벌거벗은 엄마 은혜의, 젖꼭지가 튀어나와 보이는 끈나시 옷차림을 쳐다본다.
"엄마. 나 어쩌면 여자친구 생길지도 몰라."
"여자친구요? 어떤 여자친구요?"
은혜가 찬물을 뒤집어 쓴 기분으로 흥이 확 깨서 아들 동훈이를 내려다보는데 미숙은 싫은 기색없이 궁금하다는 표정만 짓
는다. 미숙은 뜬끔없지만 동훈이에게 여자친구가 생기면 희진이를 위해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은혜와 경쟁
하고 있는 처지라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난다고 해서 자신에게 더 크게 불리할 것은 없다. 먹고 있는 밥상에 수저가 한 벌
더 올려지는 것뿐이다.
"확실한 건 아니구. 학원에서 같이 수업듣는 애가 있는데."
"뭐에요? 학원가서 공부 안하고 연애질 했어요?"
기분이 팍 상한 은혜가 푸르등등 기세를 올린다. 동훈이는 엄마 은혜의 말투가 귀에 거슬렸다. 명철이의 말이 문득 생각나
서 지나가는 말로 한번 꺼내본 것뿐인데 엄마 은혜가 지나치게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내가 무슨 연애질을 해?"
"여자친구 생겼다면서요?"
"내가 언제 생겼대? 생길지도 모른다고 했지."
"그거나 그거나. 둘 사이에 뭔가 오간게 있으니까 오빠가 그런 말을 하는거 아니에요?"
"은혜야, 동훈이 얘기 마저 들어보자."
"씨발, 난 여자친구 사귀면 안돼? 내 친구들은 여친 하나씩 다 있단 말야. 걔네들 손잡고 다니는거 보면 내 마음이 어떤
지 알아? 나도 걔네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은혜는 갑작스럽게 터져나오는 아들 동훈이의 울분에 어안이 벙벙해진다. 동훈이는 집에서 한번도 이런 얘기를 꺼낸 적이
없었다. 옳다구나, 니가 학원에서 딴 짓하느라 중간고사를 못봤구나 싶었다가,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부분에 이르러 가슴
을 되게 얻어맞은 듯 충격을 받았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 엄마에게 조근조근 털어놓고 의논할 것이지, 이렇게 예고
편도 건너뛰고 본론을 마구 쏘아대는 아들 동훈이의 태도에 마음이 상한다.
"이 자식아! 누가 너보고 평범하게 살지 말라니? 엄만들 평범하게 살고 싶지 않겠어? 니가 시작한거잖아, 이 자식아.
니가 좋다고 아줌마랑 엄마랑 자빠뜨려 놓고. 이제 와서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아줌마 배부른거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오니, 이 양심없는 자식아?"
은혜의 의도한 바대로 미숙의 배를 언급한 부분에서 아들 동훈이의 고개가 푹 꺽인다. 지금은 공부할 나이이고, 연애질에
시간 빼앗길 겨를이 없다고 윽박질렀으면 동훈이가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대들었을 것이다. 동훈이가 아무리 패기넘치는
한창 나이일지라도 말싸움에 이골이 난 아줌마 은혜를 이길 수 없다.
"은혜야. 너무 그렇게 윽박지르지 말어. 동훈이 탓만 있는건 아냐. 내 잘못이 더 커. 난 동훈이 마음 알 것 같아. 교
회에서도 보면 요즘 애들 다들 짝지어서 다녀. 동훈이도 또래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기도 하겠지."
"지가 공부나 잘하면 내가 이런 말 안하지, 언니. 중간고사를 그따위로 봐와 놓고. 평범하게 살고 싶어? 허."
중간고사 소리에 동훈이는 눈에서 불똥이 튄다. 미숙의 동정적인 반응이 천만 뜻밖일 뿐, 엄마 은혜의 부정적인 반응은 이
미 예상하고 있던 바다. 그러나, 뻑하면 중간고사를 들먹이며 앵무새처럼 반복해서 앵앵거리는 엄마 은혜의 이죽거림에 동
훈이는 분통이 터진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서 동훈이는 침대에서 일어나며 엄마 은혜의 머리채를 잡아 바닥에 동댕이
쳤다. 은혜가 침대 중앙에 나동그라진다.
"이 씨팔년아! 여친 안사귀면 될거 아냐! 걸핏하면 중간고사 못봤다고 지랄하고. 씨발, 지겨워 죽겠다, 죽겠어, 정말."
동훈이가 엄마 은혜의 가랑이를 활짝 벌리고 좆대를 그 허벅지 사이의 보지구멍에 쑤셔박았다. 은혜가 아들 동훈이의 인정
사정없는 삽입에 거칠게 저항했다. 미숙은 침대 밖으로 물러나서 둥근 아랫배를 손으로 덮고 안절부절 한다.
"이 새끼! 저리 가! 평범하게 살고 싶다며? 여자친구 사귀고 싶다며? 그런 새끼가 엄마 보지를 넘봐? 저리 가! 익!"
"동훈아, 은혜야! 말로 해, 말로. 싸우지들 말고."
"여친 안 사귄다니까, 씨발년아! 이익! 이 썅년이, 졸라 반항하네! 이익!"
"저리 가, 새꺄! 너한텐 인제 보지 안대줘. 니 그 잘난 여자친구한테나 가봐, 새꺄. 이 나쁜 새꺄!"
오가는 험한 말대로라면 은혜의 보지속에는 아들 동훈이의 자지가 들어가 있어서는 안된다. 그러나, 동훈이의 자지는 엄마
은혜의 보지속에 너무도 쉽게 삽입되어 들어가 있다. 은혜의 반항이 꽤 거칠지만 아들 동훈이를 밀어낼 만큼 심하지 않고,
동훈이의 거친 말투는 강간범의 그것과 유사하지만 엄마 은혜의 몸에는 상처 하나 내지 않는다.
[얘네들이 지금 싸우는거야. 좋아서 저러는거야?]
부부간의 금슬이 좋으면 부부싸움은 하루 해를 넘어가지 않는다는 말이 떠오른다. 은혜와 동훈이는 금슬이 얼마나 좋은지,
싸우자마자 화해하고 있다. 미숙은 쓸데없이 겁먹었던 자신이 우스워 헛웃음이 나온다.
[동훈이도 또래 여자친구를 사귀긴 사겨야지. 동훈이가 어디 한 군데 빠지는 데가 있는 것도 아닌데. 여자친구가 안 생
기면 이상하지.]
동훈이에게 여자친구가 생기면 가장 먼저 희진이에게 알려야겠다는 미숙은 생각한다. 딸 희진이에게는 잔인한 소식이 될
지 모르지만, 그로 인해 혹시나 딸이 그리고 있을지 모를 장래에서 동훈이의 존재가 지워진다면 모두를 위해서 다행일 것
이다.
미숙이 침대위로 다가가 여전히 거친 언사를 주고 받으면서도 찰떡처럼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는 은혜와 동훈이, 둘의 몸을
다독거리며 말한다.
"얘들아! 애들아! 옆집에서 들으면 우리 집에 무슨 큰 일이라도 난 줄 알겠다. 요란 좀 그만 떨어."
"엄마. 복숭아는 안 사?"
"응."
"체리는?"
"체리도 안 사. 청포도하고. 요 소고기만 살거야."
일요일 오후, 은선이 둘째 영재의 손을 잡고 마트에서 청포도 몇 송이와 소고기 두 근을 산다. 소고기 한 근이면 될까 고
민고민하다가 한 근 더 보탰고, 그대신 청포도를 한 송이 줄였다. 영재를 운전석에 태우고 차에 올라 미숙의 아파트로 향
하며 다시 한 번 확인 전화를 걸어둔다.
"언니. 저 지금 거의 다 왔어요. 네. 네. 그럼 이따 뵈요."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서 손에 든 선물 꾸러미를 보니 소고기 두 근이 조금 과한 느낌이다. 생일이나 명절인
사를 가는 것도 아니고, 소고기 반찬은 애들에게도 자주 안해주는 것이다. 한 근은 따로 떼서 차에 두고 올 걸 그랬나 하
는 생각이 든다.
"어서 와. 성재 엄마. 영재야, 안녕? 성재는 같이 안오구?"
"안녕하세요, 선생님."
"네, 언니. 성재는 집에서 숙제하고 있어요. 저 이거."
"어머, 또 이런걸 사왔네. 나만 받아먹으면 너무 미안하잖아. 들어와, 들어와."
"희진이는 집에 없나봐요?"
"어. 교회 초등부에서 오늘 낮에 뭐 하는게 있대. 거기 갔어."
은선의 손에서 미숙이 선물을 받아들고 뒤뚱뒤뚱 걸어 주방에 갖다놓는다. 편안한 평상복을 입고 있는 미숙의 모습은 학교
에서 본 정장차림에 비해 훨씬 더 임산부 티가 난다. 얼굴에 화장을 거의 안해서 기미, 주근깨 같은 잡티도 많이 보인다.
"이거 들어. 영재야. 너도 자. 포크."
"잘 먹겠습니다."
미숙이 은선이 사온 청포도 한 송이를 씻어서 집에 있던 멜론과 함께 접시에 내놓았다. 영재에게 포크를 내미니 공손하게
고개 숙여 받는다. 그간 여러 번 얼굴을 대했는데도 학교 선생님이라는 것 때문인지 붙임성 좋은 영재도 미숙 앞에서는 여
전히 주눅들어하는 모습이다.
"멜론이 참 달아요, 언니."
"어, 많이 먹어. 아직도 냉장고에 두 통이나 있어. 내가 청포도 좋아하는건 어떻게 알았어? 아유, 맛있다."
"싱싱해 보이길래 한번 사봤어요. 소고기는 한우 암소라는데 질기지나 않을지 모르겠네요."
"으응, 고기가 아주 좋아보이더라. 근데 다음부턴 그런 비싼거 사갖고 오지마. 손에 뭐 들고 있으면 인젠 문 안 열어줄거야."
"점심은 드셨죠?"
"응, 먹었어. 자기도 먹었지? 고기 사갖고 올거 같았으면 식전에 오지. 같이 구워먹게. 집에 불판 좋은거 있는데."
"다음에 기회가 있겠죠."
접시가 바닥을 드러낼 때까지 미숙과 은선의 대화는 인사치레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다. 어른들의 대화에 흥미를 느낄 리
없는 영재는 과일을 양껏 먹은 후 집안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렸다.
"영재야, 심심하면 희진이 누나 방에 가서 놀아. 누나 방에 컴퓨터도 있고, 책도 많이 있어."
미숙이 영재에게 희진이의 방쪽을 손짓해 가리켜 주었다. 영재는 엉덩이가 들썩들썩 하면서도 엄마 은선의 눈치를 살살 살
피며 자리에 앉아 있다.
"그래. 가서 놀아. 컴퓨터는 건드리지 말고. 누나 방 어지르지 말고 얌전히 놀아."
"네."
영재가 경쾌하게 대답하고 소파에서 일어나 희진이의 방으로 다다다 달려들어간다. 미숙은 큰아들 재민이가 영재만할 때
가 생각나 귀여운 생각이 들었다.
"애들이 컴퓨터 가지고 하도 싸워서. 오늘까지 컴퓨터 못쓰게 했어요."
"그랬어? 우리 애들도 예전에 함께 살때는 컴퓨터 가지고 많이 싸웠는데."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각자 쓰는 시간을 정해 줬지."
"아아! 그런 방법이 있구나. 저는 또 그런 생각은 못하고. 애들을 줘패기만 했지 뭐에요."
"그랬어?"
미숙은 은선이 이제 슬슬 본론을 꺼낼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러라고 영재도 희진이 방으로 보냈다. 영재만 대동
하고 성재는 데려오지 않은 것으로 보아 예상대로 성재에 대해 의논할 내용이 있는 것 같다.
"동훈이 엄마랑은 요새 얼굴 자주 못본다며? 사는게 그렇게 바빠?"
미숙이 일단 곁다리를 짚어본다. 곁다리라도 하나하나 짚어나가다 보면 종아리도 건드리게 되고, 허벅지도 지나게 되고,
종국엔 가운데 다리를 만지게 된다.
"바쁜 일은 딱히 없는데. 시간내기가 참 애매해서. 언니네는 별 일 없대죠?"
"별 일 없지 머. 동훈이가 중간고사를 못봐서 속상하다고 그러는거 말고는."
"동훈이가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치지 못해 병이 난 심정을 은선은 알 것 같다. 동훈이가 중간고사를 못본 이유를 미숙에게
폭로해버리고 싶은 마음에 입이 근질근질해 못견딜 지경이다. 미숙이 어떤 반응을 보이건, 폭로 후에 어떤 상황이 벌어지
건 전혀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시원하게 확 풀어버리고만 싶다.
언니네 일만이 아니다. 성재에 대해서도 의견을 구하고 싶고, 영재에 대해서도 아무에게도 하지 않은 말을 터놓고 싶다.
시댁 식구들 흉도 보고 싶고, 남편 흉도 보고 싶고, 동네에 미숙이 언니의 임신에 대해 어떤 소문이 도는지도 말하고 싶다.
[은혜 언니는 미숙이 언니랑 별별 시시콜콜한 얘기 다 하고 살겠지?]
어쩌면 은선이 언니인 은혜보다 먼저 속병에 걸려 죽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성재는. 학교 잘 다녀?"
"네? 성재요?"
미숙은 더 기다리지 못하고 먼저 운을 뗀다.
"아니. 내가 전에 차몰고 퇴근하다가 길에서 성재를 한 번 봤거든."
"그러셨어요?"
"근데 어디서 넘어져서 그랬는진 나도 잘 모르지만. 교복에 흙이 묻어서 지저분하더라구. 얼굴도 꼭 누구한테 한 대 맞
은 것 같구."
"언제 보셨는데요?"
"한 달이 안 됐을거야, 아마."
은선은 마음이 착잡해졌다. 미숙의 눈에 성재가 얼마나 한심해 보였을까 싶다. 아들의 한심한 꼴을 보고 부모도 한심하다
고 생각했을 것이다.
"언니니까 말씀드리는 거지만. 제가 성재 생각만 하면 막막해요. 글쎄 저번에 한 번은 교복이 찢겨서 집에 왔길래."
미숙에게 자초지종을 차근차근 털어놓는데 은선은 자존심이 상해서 눈물이 쏟아지려 한다. 이런 말을 미숙에게 하게될 줄
은 예상도 하지 못했다.
"그런 일이 있었구나. 성재엄마가 그동안 속을 많이 썩였겠네. 진작에 말하지. 내가 별 도움은 못 되겠지만."
"아니에요. 언니한테 말씀드리고 나니까 답답했던게 좀 풀리는 느낌이에요."
"내가 이런 말 남들 앞에선 안하는데. 우리 재민이도 중학교 때 학교에서 괴롭힘을 좀 당했었어."
"그래요? 저는 처음 듣는 얘긴데요? 그럼 유학도 그래서?"
"아니,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니고."
"그러셨구나."
은선은 뭔가 손해를 본 느낌이다. 애당초 성재의 얘기는 자세히 할 생각이 없었다. 이 얘기 저 얘기 하다보면 자연스레
자식 얘기도 하게 되고, 그러면 재민이는 중학교 때 어땠냐고 물으면서 스리슬쩍 괴롭힘 당할 때의 대처법에 대한 미숙의
의견을 듣는 것이 은선의 당초 계획이었다. 아들이 칠칠치 못한 탓에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하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미숙이 언니네도 좋은 일만 있는건 아니구나.]
부럽기만 하던 미숙이 언니에게도 숨기고 싶은 아픔이 있다는 것을 안 점은 의외의 소득이다. 하나 주고 하나 받았으니 비
긴 셈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은선은 미숙에 대해 부쩍 친밀감이 느껴진다. 누군가와 비밀을 공유한다는 것이 이런 기분인가
싶다.
"우리 성재는 어디 도피유학 보낼 깜냥도 안되요. 애가 다부진 데가 한 군데라도 있으면 재민이처럼 외국 유학이라도 보
낼텐데."
"도피유학"이라는 은선의 표현에 미숙의 눈꼬리가 홱 치켜올라간다.
[아니 도피유학이라니? 얘가 우리 재민이를 뭘로 보고.]
"도피유학으로 보낸게 아니라. 애들 아빠 직장문제가 겹쳐서. 여러가지 따질거 다 따져 보고 보낸거야."
"아, 네. 언니. 저희 성재, 어쩌면 좋겠어요?"
"가해학생을 알아내야지. 알아내서 타이르던가, 벌을 받게 하던가 해야지."
"저도 그래야 할 것 같은데. 성재가 통 말을 안해요."
"처음부터 담임선생님을 찾아가지 그랬어? 이런 일은 조용히 넘어가려고 쉬쉬하다가 일이 더 커지는거야."
"초등학교 때도 담임선생님한테 얘기했다가 오히려 역효과 본 적이 있어서. 학교 선생님들 못 믿겠어요, 전. 언니앞에서
죄송한 말씀이지만."
"죄송할 거 없어. 나도 애들 학부몬 걸, 머. 간혹 그렇게 학생들한테 소홀한 교사를 보면 나도 속으로 혀를 찬다니까."
"선생님들이 다 언니만 같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우리 아이들, 아무 걱정없이 학교 보낼텐데."
미숙에게는 미안하지만 이 부분은 은선이 가식을 좀 섞었다.
"나도 우리반 애들한테 그리 잘은 못해. 요새는 피로를 쉽게 느껴서 수업준비도 잘 못하고."
"그거야, 임신하셔서 어쩔 수 없으신거지. 마음은 안 그러시잖아요."
이 부분에서도 가식 약간 첨가.
"내가 다니는 교회신자 중에 그 학교 선생님도 몇 분 계신데. 내가 소개해줄까?"
"글쎄요. 그 기술선생님한테 크게 한번 실망해놔서. 다른 선생님은 또 어떠실지. 소문만 괜히 크게 나면 어쩌나 걱정
도 되고."
"소문 나는게 문제야, 성재엄마? 아이 장래를 생각해야지."
미숙은 은선이 그리 유쾌한 대화상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기본적으로 남을 잘 믿지 못하는 성격인 것 같고, 자기자신
을 솔직하게 드러내기를 꺼려하는 성격인 것 같다. 은선의 언니 은혜는 대화하면서 자기 얘기를 훨씬 더 많이 하는 스타일
이다. 그래서 은혜와 간단히 대화를 나누어 보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바로 알 수 있다.
그런데 은선은 언니와 달리 자기 얘기가 너무 적다. 미숙이 운을 떼야 겨우 몇 마디 하고, 맞장구치는 것이 사뭇 형식적이
다. 성재에 관하여 비교적 자세하게 털어놓고 이야기하기는 했지만 마음을 여느라 그러는게 아니라 필요에 의해서 그런다
는 느낌을 받았다.
[엄마가 이런 스타일이니 성재가 입을 꾹 다물고 속마음을 안 털어놓지.]
"성재엄마. 애들 데리고 교회 나올 생각 혹시 없어?"
"애들 데리고 교회를요?"
"그래. 내가 지금 자기를 전도하자고 그러는건 아니고. 성재가 사교성이 부족하다니까. 교회다니면서 여러 친구 만나
면 사교성 기르는덴 최고로 좋거든."
"전에 동훈이한테 부탁해서 몇 주 같이 다니게 해봤었어요."
"아, 그랬지, 맞다. 그럼 요즘도 교회에 계속 나오고 있는거야?"
"아니요. 성재가 교회 나가기 싫다네요. 동훈이도 데리러 안오고 해서. 어떻게, 흐지부지 됐어요."
"어? 왜 그랬지, 동훈이가? 책임감 강한 아인데?"
"동훈이도 귀찮았겠죠. 어떻게 매번 잊지 않고 챙겨주겠어요. 친동생도 아니고."
은선은 조카 동훈이를 놀리고 불편하게 했다. 어린 마음에 조카 동훈이는 고약한 이모와 그 사촌동생을 대하기 싫었을 것
이다. 그리고 고약한 이모가 자신을 경멸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성재엄마. 성재, 교회부터 다시 보네. 이번 한 번 어찌어찌 해결해봐야. 그 성격 안고치면 다른 애한테 또 당해. 그러니
까 교회 다니게 해서 성격부터 활달하게 고치라구."
"그게. 저도 보내고는 싶은데. 애가 워낙 혼자는 안 가려고 해서."
"그러게 자기가 데리고 나오라는거야. 엄마랑 같이 가자면 싫어도 따라나설거 아냐."
"저는 교회는 좀."
"왜? 헌금내라고 할까봐?"
"저는 교회는 왠지 좀 안 맞더라구요, 분위기가."
"그래? 그러면 애들은 보낼 생각 있는거지?"
"네. 성재는."
그때, 둘째 영재가 쪼르르 달려와 엄마 은선의 품에 안긴다. 손에 만화책이 들려있다.
"엄마. 우리 교회 나가?"
"아니. 형만. 왜? 너도 교회 가고 싶어?"
"우리 반에 우성이랑, 진호랑, 현지랑 다 xx교회 다녀."
"그래? 그래서 우리 꼬맹이도 걔네들이랑 같은 교회 다니고 싶어?"
은선이 영재의 볼을 아프지 않게 살짝 꼬집고 품안에 안은 채 미숙을 본다.
"선생님. 교회 안나가면 진짜 지옥가요?"
"누가 그러디?"
"교회다니는 애들이요."
"으응, 그건. 교회다닌다고 다 지옥 안가는건 아니에요. 예수님을 진심으로 믿고 회개해야 천국갈 수 있는거에요."
"그럼 교회는 왜 나가요?"
"응?"
"영재야! 선생님한테 당돌하게! 아유, 언니. 저희 그만 가봐야겠어요. 잠깐만 앉았다 일어난다는걸 너무 오래 있었네요."
"더 있다가 저녁 먹고 가지, 왜?"
"아이구, 아니에요. 저녁은 집에 가서 애들이랑 먹어야죠. 집에 성재 혼자 있어요."
"그래? 그럼 난 오늘 저녁 혼자 먹어야겠네, 또. 우리 희진이는 저녁 먹고 온다고 그랬거든."
"어머, 그러세요? 그럼 저희 집으로 가세요. 제가 저녁 대접할께요."
"아니야, 아니야. 몸이 이래서 밖은 꼼짝도 하기 싫어. 식사는 다음에 같이 해."
"네에. 그럼 저희는. 영재야, 그 책, 제 자리에 놓고 와, 얼른."
"아직 다 못봤어, 엄마."
"영재야, 그거 가져가서 읽어. 우리 희진이는 그거 다 봤어."
"영재야. 선생님께, 고맙습니다, 해야지."
"고맙습니다."
"어, 그래. 천천히 읽고 다 읽거든 학교로 가져와. 선생님 반 알지?"
"네, 선생님."
"그럼 저희, 진짜 갈게요."
"잘 가. 멀리는 못 나가."
"네, 나오지 마세요. 안녕히 계세요. 또 찾아뵐게요."
"안녕히 계세요, 선생님."
- 쿠르릉.
만화책을 한 장 한 장 넘겨보며 좋아하는 아들 영재의 손을 잡고 은선은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소고기 두 근과 청포도 몇
송이가 아깝지 않은 시간이었다. 영재가 빌린 만화책외에 눈에 보이는 성과는 얻지 못했지만 마음에 많은 것을 담아가는
기분이다.
[누구같지 않고, 미숙이 언닌, 사람이 참 좋아.]
아직은 미숙에게서 거리감이 많이 느껴진다. 미숙이 언니 은혜와 둘도 없는 사이라는 것이 여전히 마음에 걸린다. 미숙과
가까와지면 은혜 언니와는 어떻게 지내야하나 걱정도 있다. 조카 동훈이는 자신을 어떻게 대할지 겁이 나기도 한다.
- 부릉, 부릉.
차를 출발시킨다.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아니, 돌아가기 싫다. 한적한 길로 빠져서 잠시 드라이브를 즐겨볼까 싶다.
저녁 식사 때까지는 아직 두어 시간 여유있다. 어디로 빠질까, 어디로 가면 길이 좋고 차가 적은가 골똘히 생각해본다.
"다왔다!"
영재의 외침에 은선이 눈에 초점을 맞추고 앞을 본다. 어느새 아파트 부근이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어떤 길을 거쳐
왔는지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 운전대 잡은 손아귀에 식은 땀이 밴다.
[내가 왜 이러냐. 애 태우고 운전하면서 딴 생각을 다 하고.]
미숙은 수업때문에 시간을 내기 어려워 은혜에게 자기 대신 미국행에 필요한 서류를 구청에서 찾아와 달라고 부탁하는 중
이다. 은혜와는 간단히 통화하고 동훈이의 목소리를 들으려 했는데 동훈이는 지금 짬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은혜 얘는 이제 11시 밖에 안됐는데 동훈이 방에 가있네. 기말고사 타령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하더니.]
미숙은 끊었다가 다시 걸까 하다가 은혜를 골려줄 마음이 든다.
"은혜야, 끊지 말아봐."
"왜, 언니? 하으응. 할 얘기 더 있어? 흐응. 끊고 나중에 통화해. 흐응. 나 지금 좋아지려고 한단 말야."
"끊지마, 기집애야. 끊으면 집전화로 건다?"
"아유, 왜에?"
"잠도 안오고 심심해서 그래. 나랑 놀자, 은혜야."
"지금 나 동훈이랑 놀고 있잖아. 보짓물 금방 싸고 언니랑 놀아줄께. 전화 끊고 기다려 좀."
"너 보짓물 싸고 나서도, 동훈이한테 보지대줘야 되니까 오래 걸리잖아. 지금 놀자, 나랑. 너 보지 빨리는 동안만 나랑
통화해."
"이 언니가 정말 얌전하게 잠이나 퍼잘 것이지. 왜, 오밤중에 남의 집에 전화해서 심술이야, 심술은?"
"너처럼 보지 빨아주는 아들이 없어서 그런다, 이것아. 얼마나 된거야? 동훈이가 언제부터 니 보지 빨고 있는거니?"
"10분도 안됐어, 언니. 언니가 중간에 훼방나서 좋다가 말았잖아. 하아앙."
"뭘 좋다가 말아. 좋아서 난리구만 머. 은혜야, 핸드폰 좀 니 보지 가까이에다가 대봐. 동훈이 빠는 소리 좀 잠깐 들어
보게."
"언니가 그걸 들어서 뭐하게? 괜히 남의 떡 배나 아프지. 자, 잘 들어봐, 그럼."
"쭈르릅, 쭈릅, 쭈릅. 낼름, 낼름. 할짝, 할짝. 쪼옵, 쪼옵."
은혜가 핸드폰을 그녀의 가랭이 사이에 쳐박혀 있는 아들 동훈이의 얼굴 옆에 가져다댔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생생한
마찰음을 들으며 미숙은 침을 꿀꺽 삼킨다. 수없이 봐왔던 익숙한 광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하릅, 하릅. 엄마. 선생님이 전화 받으래."
"네? 아! 아유우, 내 정신. 여보세요? 언니."
"잠깐만 들려달라니까 얘가 아주 핸드폰을 보지에 쳐박고 꺼낼 생각을 안하네. 그렇게 좋아?"
"으응, 언니. 흐으응, 흐으응. 내가 오늘 저녁에 술 한 잔 했거든. 흐으응, 흐으응. 그래서 그런가. 흐으응, 흐
으응. 보지가 좀 달아오르네? 흐으응, 흐으응."
"설마 너, 동훈이랑 같이 마신건 아니지?"
"아유, 그럴리가 있어, 언니, 내가? 흐으응. 은선이네 식구들 와서 저녁 같이 먹고. 흐으응. 흐으응. 나만 반주로
한 잔 걸친거야."
"그렇구나. 빨리 싸고 끝내. 동훈이 피곤하겠다."
"언니가 이렇게 훼방을 놓는데. 하아악. 어떻게 빨리 싸고 빨리 끝내? 하아악. 하아악."
"내가 그렇게 방해되니? 이제 한 달 후면 멀리 떠날 사람을. 너무 괄시한다, 너?"
"누가 언니를 괄시, 하아압!"
"왜, 은혜야?"
"아니, 지그음, 하앗! 오빠가 지금, 하앗! 갑자기 내 똥꼬를, 하앗! 내 똥꼬를 빨잖, 하앗."
"좋겠다, 은혜야. 나도 동훈이한테 똥꼬 빨리고 싶다. 몸에 전기가 찌르르 하겠네?"
"하앗. 으응, 언니. 흐윽. 미치겠어. 몸이 배배 꼬여."
"동훈이가 똥구멍에 혀도 막 꽂아주고 그러니?"
"당연하지, 언니. 흐으으읏. 오빠가 지금은 손가락 넣는다. 오빠아. 손가락 한 개만 넣어요."
"어머, 어머! 똥구멍에 손가락을? 은혜 너, 동훈이한테 똥구멍까지 바쳤니?"
"아니, 언니. 흐으읏. 오빠아. 똥꼬에 손가락 넣으니까. 흐으읏. 어디로 느껴야할지 모르겠어요. 흐으응. 헷
갈려. 흐으응."
"동훈이가 똥구멍 따고 싶다곤 안해? 손가락까지 넣어봤으면, 자지로도 쑤셔보고 싶을텐데?"
"그런 말은 아직 안하네. 흐으응. 똥구멍에 손가락은 곧잘 쑤셔넣으면서. 흐으응. 언니는? 흐으응. 나 몰래 똥구
멍 안대줬어, 혹시?"
"난 애널섹스는 해본 적이 한번도 없어서. 겁나. 못할 것 같아. 물론 동훈이가 똥구멍이 꼭 먹고 싶다면 대주겠지만."
"똥구멍도 보지랑 마찬가지야, 언니. 흐으응. 길내기 나름이야. 흐으응."
"넌 많이 해봤구나?"
"많이는 아니구. 흐으응. 나도 결혼 전에 몇 번 해본게 다야. 흐으응."
"동훈이한테는 왜 안 대줬어?"
"흐으응. 나도 길 새로 내야돼. 흐으응. 안 한지가 언젠데. 흐으응. 나도 겁나, 그리구. 흐으응. 아플까봐."
"아직 멀었어? 이년아, 니 아들 혀에 쥐 나겠다. 밤새 그러고 있을거니? 엄마라는 년이 아들을 그렇게 부려먹어서 쓰겠어?"
"아유웅, 언니. 저녁에 고기반찬해서 맥였어. 흐으응."
"엄마 보지 빠는데 쓰라고 고기를 먹였어? 앙큼한 년이네, 이 년이?"
"보지도 빨고. 흐으응. 좆도 박고. 흐으응. 공부도 열심히 하고. 흐으응."
미숙과의 통화가 처음엔 귀찮았지만 이제는 은혜의 쾌감을 올리는데 제법 도움이 되고 있다.
"은혜 너는 얼마나 좋니? 자기 여자 보지 안 빨아주는 남자도 많대더라. 자기 자지는 입 아프게 빨게 하면서 말야. 안
빨아주는 남자들한텐 보지를 대주지 말아야돼."
미숙이 흥분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를 은혜는 알고 있다. 미숙의 남편이 바로 그 "보지 안 빨아주는 남자"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전혀 안 빨아주는건 아니고, 20년 가까운 결혼 생활동안 빨아준 횟수를 열 손가락으로 헤아릴 수 있을 정도다.
대략 2, 3년에 한 번씩 보지를 빨아줬다는 얘기가 된다. 그래도 부족함을 모르고 살아왔는데 동훈이로 인해 미숙은 남편
과의 섹스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동훈이가 섹스를 할 때마다 당연하게 보지를 빨아주는 것을 보고 남편이 그동안 미숙과
의 섹스에서 얼마나 인색했는지 깨달은 것이다.
그 뒤로 방학이 되어 미국에 가서 미숙은 남편을 테스트해 보았다. 섹스할 때 남편의 머리를 사타구니로 지그시 내리누르
고 어떻게 하나 본 것이다. 그런데 미숙의 남편은 보지에 쪽쪽 입만 몇 번 맞추고 말았다. 한국으로 돌아와 아주 오랜만
에 동훈이에게 보지를 빨렸을 때 미숙은 보지를 감싸고 있던 두터운 허물이 동훈이의 혀에 의해 한 꺼풀씩 녹아내리는 느낌
을 받았었다.
"언니. 언니. 흐으. 흐으으으으으으윽!"
은혜가 다급하게 부르짖는다. 오르가즘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높고 격렬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운 떨림이 전화
기 너머로 전해져온다. 미숙은 은혜의 숨결이 진정될 때까지 침묵을 지켰다. 절정의 파고가 높지 않았던 만큼 침묵도 길
지 않았다.
"언니."
전화기를 통해 다시 들려오는 은혜의 목소리는 약간 갈라져 있다.
"다 쌌니?"
"응. 어후. 어질어질하네. 동훈이 바꿔줄까?"
"그래, 좀 바꿔줘."
"선생님."
"어, 동훈아. 수고가 많네. 이제 은혜가 빨 차롄가?"
"네, 선생님. 엄마가 지금 제 좆 물었어요."
"모자가 참 재밌게도 산다. 부럽다, 부러워."
"선생님도 미국가셔서 재민이 형이랑 재미있게 사세요."
"우리 재민이랑? 나도 그래볼까 싶기는 한데. 희동이 땜에 안돼지."
"제가 내일 학교로 놀러갈까요?"
"왜? 놀러오고 싶어?"
"네. 간만에 한번 가보고 싶어요."
"놀러오고 싶으면 놀러와. 그런데. 교실에서 보지는 못 대줘. 그래도 괜찮으면 와."
"엄마. 불알. 불알도. 왜요, 선생님? 선생님 보지 박아드리려구 가겠다는 거였는데."
"희동이 땜에 내가 몸이 많이 둔하잖니. 인기척이 나면 잽싸게 몸을 추스려야하는데. 내가 행동이 재빠르지 못해,요즘.
그리고 옆반 담임샘이 우리 교실에 자주 드나들거든. 보지대주긴 아마 힘들거야."
"그렇구나. 교실에서 선생님 보지 먹구 싶은데. 안되겠네요."
"임신한 보지가 뭐가 맛있다구 교실까지 찾아와서 먹겠대? 니 엄마 보지처럼 잘 쪼여주지도 못하는데."
"임신한 보지라도 선생님 보지는 맛있어요. 특히 교실에서 먹으면 더 맛있구요."
"남자들의 로망, 뭐 그런거 얘기하는거야?"
"헤헤."
"그 영어선생은 요즘도 그렇게 치마가 짧아?"
"치마는 더 짧아지진 않았는데. 위에가 노출이 좀 많아졌어요. 날씨가 더워서 그런가, 민소매 옷을 자주 입고 오대요."
"그 선생은 가슴이 좀 있어?"
"깜짝 놀랐어요, 저. 그 선생님이 은근히 젖이 크더라구요."
"에이. 뽕 넣었겠지."
"그럴수도 있는데. 가슴이 출렁거리는걸 한 번 봤거든요."
"그랬어? 선생이 칠칠치 못하게시리 학교에서 젖을 출렁출렁 흔들고 다니냐?"
"선생님도 젖이 많이 출렁거리시는데?"
"내가? 어? 내 젖도 출렁거려? 난 몰랐네? 눈에 띄게 출렁거려, 내 젖?"
"모르셨구나. 선생님은 젖을 존나 흔들어대면서 걷는 스타일이에요. 초등학교 선생님이시니까 다행이지. 중학교나 고등
학교 선생님이셨으면 진작에 학생들한테 강간당하셨을걸요?"
"어머! 진짜? 내가 그 정도로 젖을 심하게 흔들면서 걸어?"
"네에. 선생님 진짜, 쉬워보여요. 보지 아무나 막 대줄거 같아요."
"앞으로 걸을때 조심해야겠다. 겁난다, 동훈아. 강간얘기 들으니까."
"그만큼 섹시하시다는 얘기에요, 선생님이. 걱정마세요. 암튼 저 내일 학교로 놀러갑니다."
"진짜 놀러오게? 나 정말 보지 못대줄거 같은데?"
"보지 안 대주셔도 괜찮아요. 아까는 농담이었어요. 오랜만에 학교 구경하고 선생님이랑 같이 사진도 찍고 싶어서 그래요."
"학교 말고 다른데 밖에서 보면 안돼?"
"학원땜에 왔다갔다 시간 빠듯해요. 사진만 몇 방 찍고 바로 학원가야 되요. 선생님 몸 안 건드리고 얌전하게 굴테니까
너무 걱정마세요. 진짜 추억거리 남기고 싶어서 그래요."
[어쩌나. 학교에서 봐도 괜찮을까.]
교정에서 교복입은 학생과 사진을 찍는 것을 수상하게 볼 사람은 없겠지 싶다. 미숙이 떠나 있는 동안 동훈이가 사진을
보며 그녀를 그리워해준다면 외로운 마음에 작은 위안이 될 것이다.
"그럼 와. 캠코더 우리 집에 있는데. 내가 내일 캠코더 가져가?"
"아니요. 그냥 디카로 찍어요. 제가 디카 가져갈께요. 선생님 전화 그만 끊어야겠어요."
"아아. 내가 너무 오래 붙잡고 있었구나. 엄마랑 이제 본격적으로 한 판 하게?"
"네. 엄마가 보지 박아달라고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드네요, 아까부터."
"그래. 너무 오래 박지 말고. 힘을 아껴야 내일도 열심히 공부하지."
"엄마 바꿔드려요?"
"아니. 바꾸지 말고 그냥 끊어. 바꿔봤자 전화통 오래 붙들고 있었다고 구박이나 듣지. 끊는다, 동훈아."
"안녕히 주무세요, 선생님."
전화기를 내려놓고 미숙은 시계를 보았다. 아직 11시 30분이 되지 않았다. 침대위에 똑바로 누워서 내일은 무슨 옷을
입고갈까 생각해본다. 시어머니께서 받아오신 출산택일중에 다행히 8월 후반날짜가 들어있었다. 여름방학하고 7월말경
에 미국으로 날아가 8월에 수술받고 몇 주 회복한 다음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10월말까지 출산 휴직할 생각이어서
남편이 미국에 남아있으라고 붙잡을 공산이 크지만 딸 희진이를 핑계삼아 가능한 한 일찍 귀국하려고 한다.
[올해 말까지는 대강 그렇게 스케줄을 잡으면 되겠고. 내년이 문제구나. 내가 희진이를 따라가야되나 말아야 되나.]
희진이는 중학교를 미국에서 다니게 될 것 같다. 남편과 이야기가 끝난 것은 아직 아니지만 짐작컨대 내년 2월에 초등학
교 졸업하자마자 희진이를 미국으로 보내야할 것이다. 미국은 가을부터 신학기가 시작되므로 미리 적응기간을 가지는게
좋다는 생각이다. 적어도 중학교는 미국에서 다니고 어쩌면 고등학교까지도 눌러앉을 수 있다. 다만, 재민이가 변수다.
재민이가 미국 대학에 입학할 성적이 되지 않으면 한국으로의 유턴을 고려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