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 어떻게 들었지? 그 콘도 못 쓰겠다. 다신 가지 말아야지. 그 소리 말고 다른 소리는 못들었다니? 너, 좆 박을
때 욕하는거 좋아하잖아. 그 날도 욕하면서 했지?
- 그랬겠죠. 아마. 기억은 확실치 않지만. 그랬던것 같아요.
- 끄으응. 니네들도 참. 적당히 조심 좀 하지. 에구. 멍석깔아준게 나긴 하다만.
동훈이가 얼굴이 어두워지며 고개를 숙였다. 교실이라는 장소의 영향탓인지 몰라도 꼭 선생님에게 혼나는 학생아이처럼
풀이 죽었다. 동훈이가 아무리 어리다 해도 그녀의 정인이고 뱃속에 있는 아기의 아빠다. 기가 죽어 등이 굽은 모습을 보
니 마음이 약해져 왔다.
- 동훈아. 그렇게 기죽어 있을 건 없고. 솔직히 엄마랑 하다가 흥분되면 무슨 소리고 할 수 있는거지 머. 그게 잘못
이라는게 아니라. 다만. 그런걸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조심해야된다. 그런.
- 저는 아무래도 비정상인가봐요. 엄마랑 씹하고, 선생님 임신시키고. 여자 보지 따먹으면서 욕이나 하고.
- 아유, 아니야. 여자 보지 따먹다가 그럴수도 있는거지, 남자가. 니 엄마나 내가 좋다는데 누가 뭐라든 남 눈치 볼거
없어. 괜히 위축되고 그러지 마. 남자가 무슨 일이 닥쳐도 당당해야지. 안 그러면 매력없어. 알았니?
- 모르겠어요.
동훈이의 목소리는 여전히 힘이 없었다. 미숙은 안쓰러운 마음에 동훈이의 볼을 손으로 잔잔히 쓸어주었다. 상심한 10
대소년의 싱싱한 입술에 깊이 입맞추어 용기를 불어넣어주고 싶었지만 창밖으로, 복도로 학생들이 쉼없이 오가는 지라 그
럴수 없었다.
- 엄마한테 니가 먼저 말해. 니 엄마두 알고 있어야지. 당사자고 결국 언젠간 알게 될텐데.
- 생각 좀 해보구요.
-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니 엄마에게 우리 들켰을때. 니 이모한테는 절대로 그때처럼 하면 안돼.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지?
- 알아요.
- 그래. 그때는 상대가 니 친엄마라 무사히 지나간거야. 다른 여자한테 그랬으면 넌 지금 여기 무사히 못있어. 강간으로
걸려서 소년원 같은데 들어가 있지.
- 알고 있어요.
- 내가 정말 말해봐? 이모한테?
- 아니요. 생각해보니까 선생님은 나서시지 않는게 좋을 것 같아요.
- 왜?
- 선생님도 의심받을지 몰라요.
- 안그래도 나도 그게 마음에 걸려서.
몇 장 안되는 반 아이들 숙제 검사도 버거울 만큼 몸이 무겁다. 복잡한 일에 휘말리는 건 절대로 피하고 싶었다.
- 아, 짜증나. 시험공부 해야되는데.
- 그렇네, 참. 기말고사가 몇 일 안 남았지? 동훈아, 이모한테 전화해서 일단 기말고사는 끝나고 보자고 해봐.
- 기말고사 끝나구요?
- 그래. 기말고사 끝나고. 어쨌든 기말고사가 더 중요하잖아.
- 이모가 가만히 기다려줄까요?
- 모르지, 그건.
- 일단 말은 해볼게요. 아이씨. 전화하기 싫은데.
잔뜩 어두운 동훈이의 얼굴과 달리 미숙은 마음이 한 꺼풀 홀가분해짐을 느꼈다. 피할수 있다면 끝까지 피하고 싶다.
미국으로 떠날때까지만 피해내면 또 한 차례 폭풍우가 밀어닥쳐 견디기 힘들 그 순간을 모면할 수 있을 것이다. 오로지 뱃
속의 희동이를 위해서다. 희동이를 안전하고 건강하게 세상에 내놓기 위해서. 희동이에 대한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
[동훈아, 미안해. 내가 니 곁을 지켜주고 싶지만. 니 곁엔 항상 은혜가 있으니.]
- 아유, 날이 이렇게 좋은데, 인상 좀 펴라. 한숨도 그만 쉬고. 사진이나 찍자, 우리. 사진 찍으러 온거잖니.
- 후우.
- 한숨 그만 쉬라니까. 자자, 일어나봐.
미숙은 동훈이를 일으켜 세우고, 내려놓았던 디카를 손에 쥐어주었다. 유리창을 등지고 서서 허리에 손을 얹은 채 동훈
이를 바라봤다. 동훈이는 무겁게 디카를 들어 찰칵 소리를 내며 한 장 찍더니 힘없이 손을 내렸다.
- 왜? 기분이 안 내켜? 이래두?
미숙이 단추를 몇 개 풀고 블라우스를 젖혀 보였다. 옅은 분홍생 브래지어가 살짝 드러났다가 다시 옷깃에 가려졌다.
- 선생님, 뭐하세요? 누가 봐요.
- 그러니까 누구 보기전에 빨랑 찍어. 니 기분 풀어주려고 무리하는거야, 지금. 원래 교실에선 이러면 안되는데.
- 왜요? 전에 더한 것도 한 적 있잖아요.
- 그때야. 그때는 방학이고 추울때라서 오가는 사람이 거의 없었잖니. 지금하곤 사정이 다르지. 잠깐.
미숙은 바깥의 시선이 미치지 않는 구석으로 가더니 블라우스 속으로 손을 넣어 브래지어를 벗어내고 핸드백에 재빨리 감
췄다. 그리고 의자에 걸쳐두었던 갈색 가디건을 입고 동훈이 앞에 다시 섰다.
- 더운데 가디건은 왜요?
- 그래야 이럴 수 있지. 짜안!
짠 소리와 함께 미숙의 두 손이 블라우스를 좌우로 확 벌렸다. 오가는 학생들의 시선을 가리기 위해 블라우스는 약간만
벌어졌을 뿐이었다. 그러나 정면에서 바라보는 동훈이의 눈에는 젖무덤의 일부와 가운데의 골짜기가 보였다.
- 어때? 나 섹시해? 찍을 맘 들어?
- 헤헤. 글쎄요.
- 나 섹시하지 않어? 찍을 맘 안 들어?
- 흐흐. 좀 약한 것 같은데요?
- 그래? 내가 너무 소심했나? 그럼 이건?
미숙의 두 손이 블라우스를 앞으로 쭈욱 빼자 진한 흑갈색의 젖꼭지가 서서히 모습을 내보였다. 투실투실한 젖가슴과 꽤
두껍고 색이 짙은 젖꼭지가 동훈이의 정면으로 생생하게 노출됐다.
- 와. 그대로. 잠시만요.
- 찰칵. 찰칵. 찰칵.
감탄과 함께 동훈이가 바쁘게 셔터를 눌러대기 시작하자 미숙은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더욱 적극적으로 포즈를 취해주었
다. 물론 창밖과 복도쪽에서 누가 오진 않는지, 누가 보진 않는지 신경을 잔뜩 곤두세운 채였다.
- 동훈아, 나 미국 가있는 동안 내 젖 찍은 사진 보면서 딸딸이 많이 쳐야 돼. 알았지?
젖가슴 찍은 사진 몇 장이 동훈이를 흥분시키진 못하리란걸 잘 알지만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미숙은 농담삼아 그리 말했다.
미숙의 집에는 동훈이와 함께 찍은 섹스 동영상 테잎과 파일이 꽤 많이 숨겨져 있다. 은혜도 물론 단골 출연배우이다. 처
음엔 간수하는게 별일 아니었으나 이제는 신경이 제법 쓰인다. 미국 가기전에 동훈이에게 모두 넘기고 갈 생각이다.
- 네. 사진이랑 동영상이랑 자주자주 보면서 딸딸이 칠게요.
- 그래 주면 고맙고.
- 선생님, 근데. 지금요. 지금 제 자지 빨아주시긴. 힘들겠죠?
- 어머! 꼴렸어?
- 네.
- 겨우 내 젖만 봤는데 벌써 꼴렸어? 어제 엄마랑 못했니?
- 밤에 한 번 하고 자긴 했는데.
- 근데 왜? 재미없었어?
- 아니 머. 그건 아니지만.
- 보다시피 애들이 계속 지다녀서. 우리 집 갈까? 나 퇴근할 시간 다되가는데. 내가 집에 가서 맛있게 빨아줄게. 보지도
화끈하게 대주고. 어때? 갈래?
- 안되는데. 저 학원 갈 시간 다됐거든요.
- 학원이 언제 시작하는데?
- 이제 한 30분밖에 안 남았어요.
- 빠듯하네. 어쩌나. 그럼 책상밑에 숨어서라도 빨아줄까?
- 아니에요. 그렇게까지 해주실 필욘 없어요. 배불러서 힘드신데.
- 좆이 꼴렸다면서? 그 상태로 학원가서 공부가 제대로 되겠어?
- 학원 끝나자마자 집에 가서 엄마 따먹으면 되요. 그때까지만 참죠 머.
- 아유, 미안해라. 동훈아, 미안해, 정말. 선생님이 자지 못 빨아줘서.
- 저도 안되는거 알면서 그냥 한 번 말 해봤어요. 다음에 시간나면 잘 빨아주세요.
- 그래. 다음에 선생님이 정말정말 잘 빨아줄게. 그리고 이모 일로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 당장은 기말고사에만 집중해.
시험 잘봐서 내신 올려야지.
- 노력해 볼게요.
- 별 도움이 못 돼서 미안하네.
- 그래도 선생님하고 얘기하고 나니까 기분이 한결 좋아졌어요.
- 그래? 그럼 다행이고. 우리 사진이나 더 찍자. 얼굴 맞대고.
"그 무우 오늘 아침에 들어온거에요. 싱싱하고 아삭아삭한게 김치 담궈먹으면 아주 맛있어요."
"네? 아."
혼자 생각에 잠겨있다가 수퍼 주인아줌마가 말을 걸어오는 바람에 미숙은 손에 든걸 화들짝 내려놓는다. 하필이면 들고 있
던게 총각무우였다. 무안한 김에 아무렇게나 손을 내뻗고보니 이번에 잡히는건 또 당근이다. 흠칫 놀라 손을 빼고 괜히 핸
드폰을 꺼내 만지작거렸다. 귀는 여전히 쫑긋 은혜 은선 자매의 대화를 엿듣는다.
"동훈이 시험 언제, 끝난거야?"
"그제."
"잘 봤대?"
"몰라. 밤새다시피 열심히는 하는 것 같더라만. 성재는?"
"우리 성잰 다음주 월요일에 끝나."
"어떻게 중학교가 고등학교보다 더 늦니?"
"내 말이. 이놈의 시험, 빨랑 끝나버려야지. 내가 늙어, 진짜."
은선은 성재를 붙들어 앉혀놓고 시험공부 시키는 짓이 얼마나 힘든지 미주알고주알 늘어놓았다. 은혜는 혀를 끌끌 차며 듣
다가 중간중간 끼어들어 토를 단다. 곧 끝나겠지 싶던 자매의 대화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은혜의 수다야 익숙하지만 은선
이도 어지간하다는 생각이 든다. 새침하고 말없던 어릴 적 모습이 이럴때는 전혀 없다. 영락없이 애키우는 한국 아줌마다.
"동훈이는 지금 집에 있나?"
"응? 아니. 아침에 놀러 나갔어. 한참 놀고 있을거다. 시험 끝났다고 애가 아주 신이 나서."
"신이 났어.?"
잠시 뭔가를 혼자 골똘히 생각해보는 은선이를 보며 미숙은 온몸에 닭살이 돋고 금방이라도 심장에 투욱 떨어져 뒹굴기라
도 할 것처럼 가슴이 떨렸다.
"동훈이 보고 우리 집에도 좀 놀러오라고 해."
"성재 시험 중이라며."
"끝나고."
"뭐 맛있는거라도 해주게? 근데 넌 어째 나보곤 통 놀러오라는 소리를 안하니?"
"언니는 이렇게 오다가다 자주 보잖아. 동훈이 고 녀석은 꼬빼기도 보기 힘들고. 전화해도 안 받고."
전화해도 안받는다는 말에 미숙은 가슴이 또한번 철렁 내려앉는다. 다행히 은선이의 시선은 은혜의 얼굴에 고정되어 있었
다. 은혜의 마음속 깊은 밑바닥까지 속속들이 투시해내기라도 할 것 같다.
"은혜야, 저 멜론 맛있겠다. 저거나 한 두어 통 사가자."
"멜론? 멜론은 실속없이 비싸기만 하잖아. 차라리 참외가 낫지."
"멜론 사자. 내가 먹고 싶어서 그래. 내가 살게."
"됐어, 언니. 우리 집 놀러왔는데 당연히 내가 사야지. 언니는 아까 차값 냈잖아. 은선아, 너도 같이 갈래?"
"난 성재 공부시키러 가야돼. 나 없으면 우리 성재 공부 안해."
"그래? 너도 멜론 한 통 사줄까?"
"아냐. 됐어. 언니꺼나 사. 우리 집에 과일 많아."
"멜론도 있어? 없지? 가져가서 애들 줘."
은선은 은혜의 거듭된 권유를 끝까지 마다하지는 않았다. 은선은 둘이 멜론 세 통의 계산을 마치고 가게문 너머로 멀어지
는 뒷모습을 멀뚱히 쳐다보았다. 빤히 보고 있으면 뒤통수가 따가워 한 번이라도 뒤돌아 봐주지 않을까 했다. 영화나 드
라마에서 보면 늘상 그러니까. 돌아가신 친정아버지도 은선이네 집에 다니러 오셨다가 떠나실때면 몇 번이고 뒤돌아보며
손을 흔들어주곤 하셨었다. 요즘은 그처럼 뒤돌아봐주는 사람도, 손을 흔들어주는 사람도 만나기 드물다. 은혜와 미숙이
아파트 안으로 일없이 사라지는걸 확인하고 은선은 고개를 돌렸다.
은혜 언니가 사준 멜론 한 통과 우유며 잡다한 것이 든 봉지를 양손에 나눠들고 터벅터벅 집으로 걸어간다. 은혜언니는 아
무것도 모르는 눈치다. 의뭉스러운데가 있으면서 한편으론 바보같이 솔직한 은혜언니의 성격으로 보아 동훈이에게서 어
떤 언질을 받았다면 은선을 대하는 태도가 달랐을 것이다. 적어도 멜론 한 통을 일부러 사서 안겨주지는 않았을 거다.
마음의 동요를 숨기고 은혜 언니와 대화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이럴땐 참 편리한 성격이다. 때때로 생각가는 대
로 내뱉고, 북받치는 대로 발산해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참지 않는 자는 누리고, 참는 자가 누리지 못하는 세상이다. 은
혜언니 같은 성격이 유리한 세상인 것 같다.
"성재야. 엄마왔다. 쉬는 시간 끝."
"이 판만 끝내구."
"10초안에 끝내. 하나, 둘, 셋."
셋까지만 소리내어 세고 은선은 사온 우유와 쥬스통을 냉장고에 채워넣었다. 여러 번 재촉해야 성재는 마지못해 컴퓨터게
임을 끝낼 것이다. 은선이 클 때는 부모님으로부터 밥 먹어라, 집에 일찍 들어와라 그 두 마디만 듣고 자란 것 같다. 요새
는 아이를 그렇게 키울 수 없다. 아침에 깨우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밤에 잠들때까지 일일이 챙겨주고 단속해야한다.
내버려둬야지, 지들이 알아서 커야지 하면서 둘째 영재는 그나마 놓아두고 키우는 편이다. 영재는 그렇게 놓아두어도 불안
하지 않다. 그러나 큰아들 성재는 풀어놓으면 안심이 안된다. 그래서 한때는 남편이나 시댁 어른들에게서 큰 아이를 편애
한다는 말도 들었다. 실상은 성재의 일거수일투족이 눈에 안차 자꾸만 잔소리하고 참견하게 되는 것인데.
"컴퓨터 껐니, 안 껐니?"
"끌게요."
"엄마가 끄라고 말한지가 언젠데 아직도 안껐어?"
"끈다구요."
성재가 신경질적으로 투닥거리는 인기척이 들려왔다. 못 들은 척 했다. 성재가 초딩일때는 그런 꼴을 그냥 보아 넘긴 적
이 없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아이가 어려서 그런지 엄마가 꾸중하면 어깨에 주눅이 잔뜩 들어서 말대답도 제대로 못했었
다. 그런 모습조차도 남자답지 않아보여 못마땅했었는데 중학생이 된 지금은 사정이 다소 달라졌다. 은선 쪽에서 잔소리
가 도를 넘지 않게 조심하고 있다. 꾸중에 한 번 바락 대들면 은선이 한참 어른이고 엄마인데도 겁이나서 주춤거리게 된
다. 그럴때면 "역시 사내애는 사내애인가보다, 사내애는 자라면서 점점 드세진다고 하던데 그 말이 맞나보다"하는 생각이
든다.
"엄마가 빵이랑 쥬스 사왔으니까 나와서 먹어."
추적추적 걸어나와 엄마가 차려준 간식을 맛있다는 말 한 마디없이 꾸역꾸역 집어먹는 큰아들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
다. 영재처럼 미주알고주알 말이라도 시원하게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도대체 무슨 꿍꿍이를 속에 담고 사는지 몰라 답
답해 죽겠다. 지켜보고 있다가는 또 잔소리를 하게 될 것 같아서 옷도 갈아입을겸 안방으로 자리를 피했다.
[저두 갑갑하기도 하겠지. 토요일 오훈데 밖에 한 발짝도 못나가고 집에만 잡혀 있으니.]
성재는 요즘 토요일마다 어디를, 누구를 만나러 나가는지 말없이 휭하니 나갔다가는 어둑어둑해져서야 돌아오는 버릇이
생겼다. 친구를 만나서 같이 노는 것 같지는 않다. 그저 방안에 혼자 틀어박혀 있지 않아 주는 것만 해도 고맙다는 생각에
이제는 더 추궁해 묻지도 않는다. 그러나 간혹 옷에 흙을 묻히거나 팔 다리에 생채기가 나서 돌아오기라도 하는 날에는 이
걱정 저 걱정에 심사가 복잡해진다.
[동훈이한테 전화나 다시 해보자.]
- 띠리링. 띠리링.
전화를 역시 받지 않는다. 전원은 켜져 있다. 다시 번호를 누른다.
- 띠리링. 띠리링.
이번에도 받지 않는다.
[극장 같은데 들어가 있나?]
시험이 그제 끝났으면 오늘이나 내일쯤은 연락이 와야 한다. 기말고사 기간엔 약속대로 얌전히 기다려주었었다. 끝나자마
자 득달같이 달려와 무릎을 꿇거나 두 손 모아 삭삭 빌거나 할거라고 기대한 건 아니다. 하루 쯤, 이틀 쯤 더 기다려볼걸
그랬나 싶다. 그러나 내친 김이다. 문자메세지 창을 열었다.
『최동훈. 전화해라. 기말고사 끝난거 다 안다.』
[너무 강압적인가?]
지우고 다시 입력했다.
『최동훈. 전화해라. 피한다고 능사가 아니야.』
[이것도 좀 아니다. 피하는게 아니라 그냥 까먹고 있는건지도 모르는데.]
글자를 지우고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뭐라고 쓸지 막막하다. 불러서 앉혀놓고 뭐라고 할 것인가. 어떻게 얘기를 시작해
서 어떤 방향으로 끝낼 것인가도 아직 정하지 않았다.
[언제 부를까? 평일에? 주말에? 낮에? 저녁에? 밥먹이면서 얘기해? 아서. 체할라. 애들 없을때 불러야겠지? 애들
은 머, 나가 놀라고 하면 되고. 부르기 전에 집청소를 해놓는게 좋겠다. 신발장에서 냄새가 좀 나던데. 쇼파도 닦아야겠
어. 여기저기 음식 얼룩이 묻어서 지저분하더라구. 가만. 머리가 좀 지저분해 보이지 않나? 미용실가서 머리를 좀 할까?
옷은? 옷은 뭘 입지?]
생각하면 할수록 걸리는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머리를 흔들었다. 당장 답이 안나오는건 어차피 고민해봐야 시간낭비다.
은선은 간결하고 최대한 건조한 어투로 문자를 입력해 발송한다.
『최동훈. 시험 끝났다며. 월요일 지나서 한 번 놀러와라. 전화 미리 하고.』
[아, 심심해. 엄만 왜 이렇게 안오냐. 30분이면 온다더니.]
지루하고 나른하다. 못견디게 더운 날씨는 아닌데 선풍기 바람을 쐬고 있어도 나른함이 가시지 않는다. 좀이 쑤시는 몸을
소파에서 이리 눕고 저리 앉고 하다가 TV채널을 톡톡 바꾸어본다.
이리 기다릴 줄 알았으면 명철이와 조금더 놀다 들어올걸 그랬다. 농구만 줄창 뛰고 또 농구 시합 하자길래 뿌리치고 와버
린게 후회스럽다. 농구 좀 하고 점심 먹고 나서 명철이가 주희와 영은이를 불러내려니 했는데 그럴 낌새가 전혀 없었다.
동훈이는 핸드폰을 들고 문자수신함을 뒤져보며 무료함을 달랬다. 주희나 영은이와 가끔 문자를 주고받는다. 시시콜콜한
안부문자가 대부분이고 가끔 학원숙제에 관해 물어보기도 한다. 간혹 음성통화를 나누는데 대개는 명철이가 옆에 있고 걔
네 둘도 함께 있는 가운데 통화가 이루어지곤 한다.
이대로 가면 동훈이는 주희와, 명철이는 영은이와 엮어질 공산이 크다. 명철이가 영은이에게 유독 찝적대는 눈치라 동훈이
는 은근슬쩍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있다.
[명철이만 아니면.]
안 그러려하지만 주희와 둘이 있으면 눈이 저절로 영은이를 향할 정도로 아이가 예쁘장하다. 장난이 짓궂은 편이고 말을
제멋대로 하는 단점이 있지만 차분히 입다물고 있으면 눈매가 제법 깊고 잔잔하다. 주희는 동갑내기라 말이 쉽게 통하고
쾌활발랄하다는 장점 외에 여자로서의 매력은 별로다.
그래도 동갑내기 여자친구가 아예 없느니 하나 쯤 있는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친구 녀석들이 여친있다고 으스대고
자랑하며 동훈이를 은근히 깔볼때면, 그리고 여친을 얼마나 어렵고 꼬시고 달래서 어떻게 간신히 섹스까지 했는지 무용담
을 늘어놓을때면 그런 생각이 든다.
- 나도 애인있어, 이 자식들아. 엄마랑 선생님이랑 둘이나 된단 말야.
그렇게 소리높여 외치고 싶지만 그래선 안되는 현실이 답답하다. 삼강오륜은 둘째치고 친구녀석들은 아줌마라면 일단 비
웃는다. 특히 40대 이상의 아줌마들은 여자로도 치지 않는 분위기다. 친구의 어머니들이 모두 40대인데 대부분 자기 엄마
를 창피해 한다. 누구네 엄마가 학교에 찾아온 날이면 엄마 흉보기 대결이 벌어진다. 못생겨서 창피하다느니 촌스럽다느
니 교양없고 수다스럽다느니 하면서 와글와글 험담을 해댄다.
- 바보자식들. 쥐좆도 모르는 것들이. 엄마가 얼마나 맛있는데.
동훈이는 그런 친구들이 가소로울 뿐이다. 물론 김미숙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지금도 여전히 동훈이는 40대아줌마의 맛을
몰랐을 것이고, 엄마의 맛도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선생님이 그때 진짜 맛있었는데.]
김미숙 선생님과 처음으로 섹스하던 때가 생각난다. 가지말라고 동훈이의 팔을 잡아끌던 가녀린 목소리, 술냄새 풍기던 입
술, 처음으로 접했던 성숙한 여자의 풍만한 젖가슴, 그리고 흠뻑 젖은 보지. 첫 관계 이후 동훈이가 매일같이 찾아가 몸을
더듬고 섹스를 요구해도 김미숙 선생님은 한번도 마다하지 않았었다.
엄마의 친구분이고, 동훈이보다 30살 가까이 나이가 많은데다가, 초등학교 교사여서 동훈이는 미숙을 늘 어려워 했었다.
그런데 미숙은 동훈이에게 너무나 쉽고 편하게 보지를 벌려주었다. 어른이나 교사로서의 권위는 절대 내세우지 않고 동훈
이를 어린애에서 한 명의 어엿한 사내로 만들어주었다.
엄마 은혜는 처음엔 어려웠다. 얌전하고 고분고분한 성격인 김미숙 선생님처럼 쉽게 따먹고 편하게 올라타진 못했다. 엄
마 은혜의 성격이 워낙 강하고 근친상간에 대한 동훈이의 심적 갈등이 컸기 때문이다. 차마 입에 올리지는 못하지만 엄마
와의 첫 섹스가 강간이었다는 것은 아직도 동훈이의 가슴에 응어리로 남아있다. 오히려 근친상간의 패륜에 대한 죄책감보
다 엄마를 강간했다는 죄책감이 더 큰 것 같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막상 엄마 은혜를 대할때는 버르장머리없이 막 대하게 된다. 험하게 말하고, 버릇없이 굴고, 창녀 취급
하며 섹스한다. 마치 자동차의 충격강도를 시험하는 것과 같다. 이러면 어쩔래? 이래도? 이래도?
그에 대한 엄마 은혜의 반응은 예전과 다름없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예전과 다른 부분도 많다. 일상에 대한 지겨운 잔소리
와 공부 타령은 예전과 같다. 그러나 공손한 존대말과 순종적인 태도가 전과 다르다.
예전에는 이랬다.
- 자식아, 양말을 이렇게 뒤집어서 벗어놓지 말라고 엄마가 몇 번을 얘기하니?
- 성적표 나온 꼬라지 하고는. 공부는 안하고 진탕 놀기만 하더니 꼴 좋다.
- 지금이 몇 신데 아직도 안자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 그 놈의 컴퓨터를 뽀개버리던지 해야지, 원.
지금은 이런다. 물론 집에 아빠가 없으실 때 얘기다.
- 오빠, 양말 좀 뒤집어서 벗어놓지 마세요. 나 힘들어요.
- 이번 모의고사는 좀 못보셨네? 다음번에도 이렇게 못보면 보지 안대주는 수 있어요.
- 늦었는데 일찍 자요. 야동 그만 보고. 꼴리면 내가 자지 빨아줄게요.
엄마 은혜가 엄마의 자세를 잃지 않고 나름 충실히 수행하는 모습 덕택인지 동훈이는 요즘 근친상간이 사회적, 도덕적, 유
전적으로 얼마나 큰 해악인지 실감나지 않는다. 학교 가고 집에 오는 전과 다름없는 생활속에 엄마와의 섹스라는 하나의
일상이 더 추가된 것 뿐이라는 느낌이다.
[씨발. 빨리 좀 오지.]
아빠가 집에 계실때는 안그랬는데 아빠가 외출하시니 엄마 보지 생각이 간절하다. 마침 김미숙 선생님과 같이 온다니 오랜
만에 셋이서 즐길 수 있겠다.
엄마 은혜와 김미숙 선생님이 서로 불꽃튀게 질투해댈때만 해도 셋이서 함께 즐긴다는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엄
마 은혜는 김미숙 선생님을 어리고 철없는 친구 아들을 유혹해서 버려놓은 미친년이라고 욕했고, 김미숙 선생님은 엄마 은
혜를 세상 무서운줄 모르고 친아들과 붙어먹는 화냥년이라고 삿대질했었다.
두 여자가 옛날처럼 사이좋은 친구로 되돌아간 것이 동훈이로서는 다행이다. 김미숙 선생님과 떨어져 있어보니 김미숙 선
생님이 얼마나 맛있는 여자인지 알았고, 김미숙 선생님을 먹다 보니 엄마 은혜가 어떤 색다른 맛을 주는지도 알았다. 둘 중 어느 쪽도 잃어버리기 아깝다. 바람둥이 도둑놈 심보라 해도 어쩔 수 없다.
아랫도리가 뿌듯해진다. 가슴이 뛴다. 안되겠다. 빨리 오라고 엄마 은혜에게 재촉 전화를 해야겠다. 동훈이는 핸드폰의
단축번호를 눌렀다.
그런데 그때,
- 딩동.
갑작스레 문자수신음이 울린다.
[앗, 깜짝이야.]
동훈이는 흠칫 놀랐다.
『최동훈. 시험 끝났다며. 월요일 지나서 한 번 놀러와라. 전화 미리 하고.』
이모가 보낸 문자다. 읽자마자 지우고 핸드폰을 소파 구석에 내동댕이쳤다.
[졸라 귀찮게 하네.]
이모 앞에 서는걸 미룰 수 있다면 영원히 미루고 싶다. 이모가 어떤 훈계를 할지는 들어보지 않아도 뻔하다. 동훈이는 자
리에서 일어나 서성거렸다. 발등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흐느적흐느적 제자리를 맴돈다. 뚜렷한 해결책은 생각나지 않고 발
바닥에 땀만 괸다.
[엄마한테 확 말해버릴까.]
철없던 초딩시절 아빠 지갑에서 몰래 돈을 훔쳐낸게 탄로날 위기에 처했을때 엄마는 동훈이를 편들고 나서서 아무 일 없도
록 잘 무마해줬었다. 자잘한 용돈 씀씀이에 일일이 까다로운 잔소리를 해대면서도 막상 용도를 아빠에게 말하면 곤란한 큰
돈을 요청하면 두 번 묻지 않고 선선히 내주기도 했었다.
엄마가 이모와 담판지어 다시는 찍소리도 못하게 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엄마 은혜는 특유의 우악스러움과 수다스러운
말빨로 손윗사람인 김미숙 선생님을 무참히 깔아뭉갠 전력이 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역효과가 날지도 모를 일이다. 엄마가 죄책감으로 인해 이모앞에 고개를 들지 못하고 맥없이 무너지거
나 싸움이 대판 커져 아빠에게까지 속사정이 알려진다면 크나큰 낭패다. 그리고 엄마에게 일러바치고 치마폭 뒤에 숨는 어
린애 같이 비겁한 철부지로 보일 것 같아 주저되기도 한다.
[에이, 몰라, 몰라. 될 대로 되라지.]
동훈이는 무력감이 느껴진다. 소파에 다시 풀썩 주저앉았다. 주위는 적막하고 혼자 있으려니 다람쥐 쳇바퀴도는듯 고민과
무력감만 반복된다. 까맣게 잊고 싶다. 뭔가에 몰두해 다른 일은 묻어버리고 싶다.
그때, 현관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
- 삑삑삑, 삑삑삑삑. 띠리리리. 철컥.
"동훈아, 엄마 왔다."
현관문을 열면서 은혜가 집안을 향해 소리쳤다. 동훈이 아빠가 혹시라도 집에 있을지 몰라 확인하는 차원이다. 은혜가 앞
서서 신발벗고 거실로 올라서고 미숙이 뒤이어 들어오며 현관문을 닫았다.
"왜 인제 와, 엄마? 30분이면 온다며? 선생님, 안녕하셨어요."
"그래, 오랜만."
- 쪽.
미숙이 동훈이를 가볍게 안고 볼에 입을 맞췄다.
"아빠는?"
"나가셨다니까. 아까 전화로 말했잖아."
"미안해요, 오빠. 요앞에서 차가 막히는 바람에. 아빠는 어디간다고 하고 나갔어요?"
"친구분 만나신대."
"차려입고 나갔어요, 아님 대충 입고 나갔어요?"
"차려입으시고."
남편이 집에 없다는걸 확인하자마자 아들 동훈이를 대하는 은혜의 말투가 사근사근 높임말로 바뀐다. 은혜가 멜론을 주방
식탁에 내려놓는 사이에 동훈이는 미숙을 소파로 부축해 앉혔다. 미숙이 소파에 등을 깊이 기대며 긴 한숨을 내쉰다.
"휴. 덥다."
"언니, 샤워해라. 샤워하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어."
"샤워를? 아저씨 금방 오시면 어쩌라구?"
"아냐. 차려입고 나갔대니까 저녁 늦게나 들어올거야. 걱정말고 샤워해."
"그럴까? 아유, 일단 숨부터 좀 돌리자."
동훈이가 미숙이 앉은 쪽으로 선풍기를 돌려주고는 옆에 앉았다. 미숙이 동훈이의 손을 잡고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본다.
"얼굴이 핼쑥해졌네. 시험보느라 힘들었지?"
"아뇨. 별로."
"시험 끝나고 잠은 좀 많이 잤어?"
"네. 많이 잤어요."
미숙은 동훈이의 얼굴을 찬찬히 쓰다듬어주고 머리카락을 손으로 넘겨보며 구석구석 꼼꼼이 살핀다. 애정이 듬뿍담긴 따
스한 시선이다.
"언니. 지금 안 씻을거면 나 먼저 씻는다?"
"그러던가."
"오빠. 나 좀 씻고 나올게요."
"어."
은혜의 뒤로 욕실문이 쿵 닫히자 미숙이 동훈이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동훈아. 이모랑은 어떻게 하기로 했어?"
"다음 주에 보재요. 이모가."
"그랬어? 어쩔거니?"
"모르겠어요. 그냥 부딪혀보려구요."
"그래?"
"선생님. 혹시 좋은 생각. 없으시죠?"
"어. 나도 영. 우선은 가서 이모가 뭐라는지 찬찬히 잘 들어봐. 얘기를 들어봐야 무슨 대책을 세우든 세우지."
"네."
"니 엄마한테는 얘기 아직. 안할거지?"
"네."
"그래. 우리 동훈이, 피곤이 아직 덜 풀렸을텐데. 심각한 얘긴 그만 하자."
은혜에게 당분간 비밀로 해야한다면 이 자리에선 얘기를 길게 하지 않는게 좋을 것이다. 미숙은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린
다.
"동훈아, 시험도 끝났겠다, 다음 주에 우리 집에 놀러올래?"
"다음 주에요?"
"응, 다음 주에. 학원 안가지? 너 편한 날 골라서 놀러와. 내가 맛있는거 만들어 줄게."
"주중에요?"
"주중도 좋고, 주말도 좋고."
"저 혼자요, 아님 엄마랑 같이요?"
"너 혼자만."
혼자 오라는 미숙의 말에 동훈이의 가슴이 둥 울린다. 짧은 말이지만 그 안엔 많은 것이 암시되어있다.
"희진이는 요?"
"희진이는 일찍 재우면 되니까 걱정안해도 돼."
"그럼. 알았어요. 주중에 날 잡아서 찾아뵐게요."
"그래. 날 정하는대로 미리 연락줘. 조퇴해야되니깐."
"네."
"아유, 우리 동훈이. 이게 얼마만이니."
미숙이 다시 동훈이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감개무량해 한다. 전화통화는 거의 매일 했지만 얼굴을 마주하고 살을 맞대는건
근 10여일 만이다.
"저도 선생님 봐서 좋아요. 선생님 생각 많이 했거든요."
"정말? 내 생각할 겨를도 있었어?"
"그럼요. 아무렴 선생님 생각할 시간이 없었을라구요."
"시험보느라 정신없었을텐데? 밤을 거의 새가며 공부했다며?"
"벼락치기가 다 그렇죠 머."
"시험때마다 그렇게 밤새가며 공부하는거 건강에 해로와. 평소에 꾸준히 해야지. 밤새고 시험보면 무슨 정신으로 문제를
푸니?"
"그래야 되는데 그게 잘 안되네요."
"시험은 잘 본 것 같애?"
"그게. 저."
"어머, 어머. 내가 지금 뭐하는 짓이니. 꼴에 교사라고 티를 내고 앉았네. 호호호. 미안, 미안. 시험얘기 지겹지?
시험 얘기 안할게."
"하하. 이미 다 하셔놓고 안하신다고 그러세요?"
"그러게. 나, 참 주책이지? 아줌마라 어쩔수 없어. 니가 이해해라."
미숙이 호호 웃으며 하하 웃는 동훈이의 허벅지를 툭툭 쳤다. 미숙으로선 몸과 마음에 쌓였던 스트레스가 깨끗이 씻겨내
려가는 순간이다. 동훈이와 마주 하고 있으면 신선한 새벽공기를 마시는 것처럼 온 몸이 상쾌해진다.
"어디. 우리 똘똘이. 그동안 잘 있었나 좀 보자."
미숙이 동훈이의 반바지앞을 둥글둥글 쓰다듬어본다. 손바닥에 뭉클한 덩어리가 만져진다. 아직은 얌전히 웅크리고 있다.
동훈이가 허리를 펴 아랫도리를 느슨하게 하고 미숙이 만지기 편리하도록 자세를 취해준다. 팬티에 눌려있던 고추가 좀더
자유로와지며 서서히 기지개 켜기 시작했다. 이어 미숙의 손이 동훈이의 바지안으로 쏘옥 들어간다. 미숙의 손은 땀이 식
어 따뜻한 동훈이의 고추에 비해 차가웠다.
"내 손, 차지? 동훈이 자지, 따뜻하네. 후후, 몽글몽글 하니 좋은걸. 어머. 요 녀석, 금새 딱딱해지네."
고추가 꼴려 좆이 되자 팬티와 바지가 거추장스러워진 동훈이는 무릎까지 까집어내렸다. 미숙의 하얀 손에 몸통을 잡힌 동
훈이의 좆이 바깥으로 나온다. 미숙이 움켜잡은 손위로 좆이 머리를 내밀었다. 미숙의 하얀 손때문에 동훈이의 반들반들
붉은 귀두가 돋보인다.
"동훈아. 안본 새 좆이 더 굵어진 것 같다, 어째?"
"그래요? 저는 잘 모르겠는데. 오랜만에 보셔서 그렇겠죠."
"그래서 그런가? 아요, 우리 똘똘이. 언제봐도 참 늠름하고 씩씩하다니까."
- 쪽.
미숙이 동훈이의 귀두에 입술을 살짝 대고 뽀뽀했다. 그리고는 얼굴을 가까이 대고 귀두에서 좆대를 거쳐 불알밑까지 요리
조리 자세히 뜯어본다.
"우리 불알두 잘 있었어? 나 보고 싶었쪄?"
- 쪽. 쪽.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수 없다는 듯한 미숙의 자상한 뽀뽀를 받자 동훈이의 불알도 꿈틀꿈틀 반응을 보인다. 동훈이는 그
런 미숙의 모습이 사랑스러워 머리카락을 스윽슥 어루만져주었다.
"그렇게 허리 숙이고 계시면 배에 무리가지 않아요? 편하게 허리 펴고 계세요."
"괜찮아. 이정도는. 시험끝나고 어제 그제 엄마랑 많이 했니?"
"아뇨. 시간도 안나고. 자느라고 몇 번 못했어요."
"저런. 회포를 제대로 못 풀었구나? 시험기간 내내 굶었을거 아냐?"
"내내 굶은건 아니구요. 엄마가 빨아줘서 엄마 입에 두 번인가. 좆물 쌌어요."
"그랬어?"
"네. 참고 공부만 하려고 했는데 도저히 못 참겠더라구요."
"잘했어. 하고 싶어 못견디겠다 싶을땐 차라리 속시원하게 싸버리는게 나아. 보지에 좆은 안 박구?"
"그렇게까지 했다가 공부는 어떻게 하라구요. 그러면 졸려서 공부 못해요."
"아이구, 우리 동훈이, 참을성도 많네. 기특해라."
- 쪽, 쪽. 호오오옵.
미숙이 동훈이의 자지에 몇 번 입술을 맞추더니 입을 벌려 깊이 삼키기 시작했다. 불알 근처까지 삼키고는 입안에서 혀를
맴돌려 동훈이의 좆대를 희롱한다. 오랜만이어서 혀의 감촉과 생동감이 생소한 쾌감을 준다.
"으으. 좋아요, 선생님."
- 호옵, 호옵. 뽀옵, 뽀옵.
미숙은 볼이 패이도록 자지를 강하게 압박하며 위아래로 빨았다. 침이 주르르 흘러내려 불알에 닿자 손으로 불알전체에 바
르며 문지른다.
"파아. 언제 먹어도 동훈이 자지는. 참. 딴딴해. 어쩜 이렇게 딴딴하니?"
"처음보는 것도 아니시면서 새삼스럽게."
동훈이가 아니면 미숙은 평생 몰랐을 사실이다. 10대 소년의 자지가 이렇게 크고 단단하다는 것을.
"아니, 난, 볼때마다 놀라. 어떻게 열몇 살밖에 안된 애가 자지는 이렇게 어른 뺨치게 큰지."
"저보다 더 큰 애 꺼 보시면 아주 까무라치시겠네요."
"설마."
"찍어서 보여드려요?"
"정말? 찍을수 있어? 니네들, 자지 찍어서 서로 돌려도 보고 그러니?"
"그런건 아닌데. 찍으려면 찍을 순 있어요."
"됐어. 일부러 그럴 것 까지는 없어. 남의 꺼 봐서 좋을게 뭐 있다고."
"걔, 곱상하니 키도 호리호리 잘 생겼어요. 여자들한테 인기도 많구요. 선생님도 아마 본 적 있으실걸요?"
"내가? 우리 교회 다니는 애니?"
"네, 맞아요."
"설마 초등학교때 내가 담임맡았던 애는 아니지?"
"그건 모르겠구요. 아무튼 얼굴 보면 아실만한 애에요."
"그래?"
"궁금하시죠?"
"내가 아는 애라니까 궁금하기는 하네."
"걔가 좆이 졸라 커요. 좆대가리도 크고. 여자애들이 한 번 들러붙으면 절대로 안 떨어지려고 한대요."
"그 정도야? 누굴까? 키크고 호리호리하면 혹시. 민수 아니니?"
"아니요."
"그럼 찬영이?"
"아니에요."
"명철이?"
"걔는 당연히 아니구요."
"형준이?"
"어? 형준이 맞아요. 형준이 아세요?"
"형준이 맞아? 형준이라면 잘 알지. 걔가 4학년, 5학년, 6학년 내리 3년동안 내 반이었거든."
"아, 그러셨구나."
"어머, 어머. 나는 여태 몰랐네. 형준이 자지가 진짜 그렇게 커?"
"네. 제가 여러 번 봤어요. 그 자식 자지 꼴린거. 거짓말 조금 보태서 진짜 제 팔뚝만 해요."
"그렇구나. 나는 애가 키만 멀대같이 크고 삐쩍 말라서 그렇게는 안 봤는데."
형준이라면 교회에서도 가끔 마주치면 꾸벅 인사해오는 아이다. 3년동안 가르친 기억이 각인되어 있는터라 지금의 얼굴보
다는 초등학생때의 앳된 모습이 눈에 더 선하게 남아있다. 그 앳된 얼굴로 밑에는 팔뚝만한 자지를 달고 있다니 상상이 되
지 않는다.
"킥킥."
"왜 웃어, 갑자기?"
"아니. 형준이가요. 지는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자위하기 시작했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선생님 생각하면서 딸딸이 쳤을지도 모르잖아요. 킥킥."
"에이, 설마. 그럴 리가."
미숙은 얼굴이 화끈거렸다. 형준이가 교실에 앉아 교탁앞에 선 미숙을 보며 앳된 얼굴에 어울리지 않게 커다랗게 발기한
자지를 흔들대는 장면이 순간적으로 눈앞에 그려졌기 때문이다.
"나중에 물어봐야지. 큭큭."
"물어보지마, 그런거. 교회 가면 늘 보는 얼굴인데 창피하잖아."
"창피하실게 뭐가 있어요. 오히려 자랑스러워하셔야죠. 선생님이 이쁘시다는 증건데."
"그런 거 필요없어. 아유, 징그러. 남자들은 정말 겉만 봐선 모르겠다니까."
"에이, 징그럽다뇨? 걔 자지가 징그러우면 제 자지는요? 제 자지도 징그럽겠네요?"
"우리 동훈이 자지는 다르지. 내 자진데."
미숙이 혀를 길게 내밀어 귀두를 핥으며 동훈이를 올려다보았다. 올려다보는 그 눈길이 야시시하게 젖어 있다.
"동훈이 너도 초등학교때 내 생각하면서 자위했어?"
"저요? 아니요. 제가 어떻게 감히."
"왜?"
"저는 선생님 어려워 했잖아요. 선생님 보면서 딴 생각해본 적 전혀 없어요."
미숙은 약간 실망스러웠다. 동훈이가 어릴때부터 꿈꿔온 동경의 대상이 자기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그렇다면 동훈이
와 함께 하는 순간이 더 달콤하고 행복할 것이다. 여자는 누구나 눈앞의 남자가 오래전부터 약속된 운명의 인연이기를 바
라는 희망이 있다. 동훈이는 여자의 그런 심리를 아직 모르고, 달콤한 거짓을 속삭일 줄도 모른다.
"그럼 누구 생각하면서 자위했는데? 동훈이도 초등학교때부터 자위하기 시작했지?"
"네. 근데 말씀드리기 창피한데."
"누군데?"
"6학년때 담임선생님이요."
"동훈이 6학년때 담임이면."
"최은정 선생님이요."
"아, 최은정 샘? 그 얼굴 좀 네모나고, 키 작고, 좀 뚱뚱한."
"네, 그 선생님이요. 어떻게, 기억하고 계시네요?"
"기억하지 당연히. 그 샘이랑 몇 년을 같이 근무했는데. 그 샘 전근간지 3년인가밖에 안됐을걸."
"맞아요. 저 졸업하고 1년 뒤에 가셨어요."
"그 샘이 뭐가 좋아서?"
"이쁘장하게 생기셨잖아요. 몸매도 제법 글래머셨고."
"에이구, 우리 동훈이 눈이 낮아도 한참 낮구나? 실망이네. 그 정도에 반해서 좋다고 딸딸이나 치고."
"선생님이 보시기엔 아니에요?"
"아니지. 영 아니지. 그 샘, 똥배가 얼마나 나왔는데? 먹는걸 얼마나 밝히는지."
"저야 그런건 알길이 없으니까."
"으유, 얼굴은 안보고 그저 젖만 봤지? 그지? 수업시간에 그 샘 젖통만 봤지?"
"헤헤. 제가 젖 큰 여자 좋아하는거 선생님이 잘 아시잖아요."
미숙을 좋아하는 이유도 그것이라는 듯 동훈이의 손이 미숙의 옷위를 불쑥 파고 들어 젖가슴 한쪽을 물컹 움켜쥔다. 땀에
젖어 가슴이 미끌거린다.
"그래서? 6학년때 그 샘보면서 딸딸이치기 시작한거야?"
"네."
"섭섭했겠네? 그 샘 전근갔을때?"
"아뇨. 아무 느낌 없었는데요."
"요즘도 그 샘 생각해?"
"가끔요. 아주 가끔. 선생님하고 같이 있을때 한 번씩 생각날 때가 있어요."
"나하고 있을때? 왜?"
"그 샘이 전근안가고 학교에 남아계시면. 선생님 보지 따먹은 것처럼 그 샘 보지도 따먹을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못됐어! 나하고 있으면서 딴 년 생각했단 말야?"
"생각했다기보다. 그냥 지멋대로 떠오른거에요. 지금은 그런 여자 트럭으로 갖다줘도 싫어요."
"변명할거 없어. 그런 여자한테는 질투심도 안 생기니까. 자존심이 있지, 내가."
"그땐 제가 어렸었잖아요. 선생님이 이해 좀 해주세요."
"그래도 기분은 나쁘다. 나를 두고 나보다 훨씬 못생긴 여자보면서 딸딸이 쳤다니."
"선생님은 너무 어려워 보였다니깐요. 이렇게 쉬운 여잔줄 알았으면 진작에 선생님 보면서 딸딸이 쳤죠."
"하긴. 나도 그땐 동훈일 어리게만 봤으니까. 이렇게 자지를 큰 걸 달고 있는줄 알았으면 어리게 안봤을텐데. 아웅,
좋아, 우리 동훈이 자지."
미숙이 동훈이의 자지를 다시 목구멍 깊숙히 빨아들인다. 이번에는 열정적이고도 빠른 속도로 피스톤질 한다.
- 쫍, 쫍, 뽑, 뽑. 뽀옵, 뽀옵, 뽀옵, 뽀옵.
동훈이는 미숙의 뒷머리를 누른 채 좆을 압박하는 미숙의 입술과 혀를 음미했다.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끼면서도 어린 시
절 높은 하늘위에 존재하는 다른 차원의 존재로 우러러 봤던 김미숙 선생님이 자신의 좆을 정성들여 빨아주고 있는 현실이
꿈결 같다.
"아, 아, 선생님. 정말 잘 빠세요. 아, 아, 좋아요."
- 럽, 럽, 럽, 럽. 파아. 럽, 럽, 럽, 럽.
더 큰 쾌감을 좇아 동훈이가 미숙의 목구멍이 뚫어져라 좆을 밀어부친다. 미숙의 두 눈가엔 목구멍의 자극을 못이겨 눈물
이 그렁그렁 맺혔다. 동훈이가 과격하게 쑤셔대는 바람에 미숙의 눈이 빨갛게 충혈되고 입술 주위엔 침이 낭자하게 흐른
다. 미숙은 숨이 넘어갈 것 같아 본능적으로 동훈이의 자지를 뱉어내고 만다.
"끄억, 파아. 하아, 하아. 자, 잠깐만. 하아, 하아. 잠깐만 동훈아."
"으으. 한참 좋았는데. 힘드세요?"
"으응. 조금만. 조금만 쉴게. 자지가 너무 커서. 하아, 하아."
이때, 화장실문이 열리며 은혜가 얼굴을 빼꼼 내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