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화 (7/11)

“ 호오  장가? 왜 좋은 아가씨라도 있어?”

“ 웅  아가씨고 뭐고.그냥 뒀다가는 병이 날 것 같은데? 아니면 오리고기가 너무 잘 받나? 킥킥킥 ”

“ 이, 이모.”

“ 호호호 ”

“ 나, 나.화장실 좀.”

“ 깔깔깔 ”

후다닥 

깔깔대고 웃으면서 목을 조인 팔이 조금 느슨해지는 것 같자, 

민은 잽싸게 막내이모의 품을 빠져 나와 무작정 밖으로 튀었다.

그러자 문이 닫히기 직전 자신의 폼이 이상했던지 엄마마저 크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 아  미치겠네? 이모는 거기서 대놓고 그러면 어쩌자는 거야?”

민은 노래방의 입구에서 담배를 피워 물고는 머리를 벅벅 긁었다.

정말 난감한 상황이었다.

엄마한테 어떻게 변명을 하고 달래야 할까?

그나마 막내이모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장난처럼 여기는 게 다행이었다.

진지하게 파고든다면 막내이모가 문제가 아니라 엄마한테도 성욕을 느끼는 패륜아로 몰리는 게 아닌가?

물론 사실이지만 그걸 막내이모가 이해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아예 엄마한테 털어놓아 버릴까?

어쨌던 간에 꿈 이야기를 하면서 막내이모에 대한 감정은 이미 고백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문제는 과연 엄마가 그걸 용납할 수가 있냐는 것이다.

치료를 빙자한 혜린과의 일도 그렇게나 힘들어했던 엄마인데.

“ 휴  일단은 이 자리부터 대충 넘어가고 엄마하고는 둘이 다시 이야기를 해봐야지.뭐.”

그랬다.

막내이모가 같이 있는 이 자리에서는 그냥 술에 취한 척 적당히 얼버무릴 수 밖에.딴 방법이 없었다.

민은 담배를 비벼 끄고는 심호흡을 한 다음에 다시 실내를 향했다.

“ 으, 응.노래는 그만 하려고?”

“ 응.목도 마르고.힘도 들어서.앉아.”

“ 응.엄마.”

잔뜩 긴장을 하고 들어서자 조용한 실내에서 맥주를 홀짝이면서 뭔가 소곤거리고 있는 두 사람이 보였다.

그러자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 대충 넘기려 했던 게 어려워졌다는 걸 깨달았다.

그나마 자신을 보면서 조용하게 미소를 짓는 엄마에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자신의 옆자리를 두드리는 엄마에게 다가가 앉았다.

“ 저.”

“ 민아.”

“ 으, 응.엄마.”

맞은 편에서 말 없이 자신을 응시하는 막내이모.

주저하다 입을 떼려 하자 탁자 위에 놓인 자신의 손을 꼭 잡으면서 엄마가 조용히 불렀다.

따스하게 밀려오는 체온.그리고 부드러운 손길.

그러자 민은 초조하고 불안했던 마음이 편해지는 걸 느꼈다.

그래.맞아.엄마는 내 편이지.심지어 새 아버지한테 그런 모습을 보이려고까지 했던.

그러면 남은 문제는 막내이모만.

“ 우리는 가족이야.알지?”

“ 응.엄마.”

그때 엄마가 막내이모의 손을 잡아 같이 겹쳤다.

세 사람의 손이 탁자 위에서 한데 뭉쳐졌다.

누구의 체온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아니 구태여 구분할 필요성도 못 느끼는 안온한 기분. 

엄마의 얼굴을 쳐다보고는 막내이모를 보자 미소를 보내왔다.

왠지 물기에 젖은 듯한 막내이모의 따스한 눈동자를 보자 남았던 긴장감마저 스르르 풀어졌다.

그래.우린 한 가족이지.

어쩔 줄을 몰라 했던 자신이 오히려 창피하게 느껴졌다.

내가 왜 엄마와 이모를 못 믿었을까?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적이 되더라도 끝까지 자신의 편에 설 게 분명한 이 두 사람인데.

민은 자신의 눈시울이 축축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가슴 가득히 밀려드는 포근함.

그 따스함을 뿌듯하게 느끼면서 눈을 감았다.

그러자 또르르 흘러내리는 한 방울의 눈물.

그러나 덩치가 커져 성인이 된 지금에 흘리는 이 눈물이 전혀 부끄럽지가 않았다.

“ 어, 엄마? 이모?”

“ 쉬  우리 아기.우리는 널 정말 사랑한단다.세상 무엇보다도.”

“ 엄마.이모.나도 그래.두 사람을.흡 ”

양 쪽 뺨에 닿는 보드라운 손길에 눈을 뜨자 언제 자리를 옮겼는지 막내이모도 옆에 앉아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자신의 볼에다 입을 맞추는 두 여자.

촉촉하고 뜨거운 두 입술과 양 팔뚝에 느껴지는 뭉클한 젖가슴들이 놀라움과 함께 감동을 주었다.

이게 꿈일까? 생시일까?

몽롱한 기분에 두 사람을 부르는 순간 뺨에서 느껴지던 그 보드라운 입술들이 덮어왔다.

몸에서 힘이 쭉 빠지면서 현기증이 밀려왔다.

눈이 저절로 감기면서 스르르 뒤로 기댔다.

자신도 모르게 옆으로 벌린 두 팔에 가느다란 허리들이 잡혀왔다.

자신의 입술 위에서 부딪치던 뜨거운 두 입술 중에 하나가 물러나고는 곧이어 남은 하나가 완전히 차지했다.

누구일까?

말랑거리면서 들어오는 혀를 빨아들여 달콤한 타액을 삼키며 생각했다.

이상했다.

충분히 구분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당하자 알 수가 없었다.

엄마인 것 같은데 어떻게 보면 조금 다른 것 같기도 했다.

그렇다고 눈을 떠서 확인하고 싶지는 않았다.

왠지 눈을 뜨는 순간 이 꿈 같은 시간이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릴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 아 ! 흡 ”

너무나 부드럽게 움직이면서 환상을 전해주던 혀가 빠져나가자 자신도 모르게 아쉬움의 탄성을 토했다.

그러나 바로 이어서 또다시 입술이 덮쳐왔다.

이번에는 다른 누구일 것이다.

역시나 누구인지 모호하기만 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두 사람이 교대로 키스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양 팔에 감긴 허리에서 손을 내려 엉덩이를 쥐었다.

양 손아귀에 가득히 잡히는 부드러운 살집들.

왠지 어떤 주저함이나 두려움도 전혀 생기지를 않았다.

두 사람이 이 모든 행동을 자연스럽게 받아줄 거라는 믿음이 들었다.

그러자 혀를 강하게 빨아왔다.

후후  한쪽만 잡았으면 이게 누구인지 확실히 알 수가 있었을 텐데.

민은 조금은 웃긴 생각을 하면서 손을 움직여나갔다.

그렇다고 딱히 안타깝거나 그런 건 아니었다.

그냥 문득 든 생각이었을 뿐이다.

엉덩이를 주물럭거리던 두 손을 옮겨 둥글게 골이 진 엉덩이 사이로 미끄러뜨렸다.

손끝에 따스하게 만져지는 꼬리뼈 부근의 연약한 살들이 미치도록 좋았다.

이대로 영원히.

“ 하아 ”

아  이모였구나.

입술이 떨어지면서 달뜬 숨결이 들려왔다.

그제서야 뒤에 키스를 한 사람이 막내이모였다는 걸 알았다.

아쉬웠다.

그 달콤한 키스가 끝난 게 안타까웠고, 이제는 눈을 떠야 한다는, 

그래서 이 양 손끝에서 느껴지는 살살 녹는 듯한 부드러운 감촉을 포기해야 한다는 게 너무나 아쉬웠다.

그래.끝나지 않는 잔치란 이 세상에 없는 법이지.

“ 엄마.이모.”

손을 다시 올려서 허리를 안았다.

그리고는 눈을 떠서 좌우를 보았다.

두 여자의 입술 가에 번진 립스틱과 번들거리는 타액이 숨을 막히게 했다.

이대로 두 사람을 안고서 알몸으로 욕실로 들어가고 싶은 욕망이 너무나 컸다.

하지만.지금이 어떻게 된 상황인지를 모른다.

“ 언니한테 들었어.난.네가 다 나은 줄만.”

“ 이모.”

“ 너한테 도움이 된다니 기뻐.”

“ 고마워.이모.그리고 엄마.두 사람 모두 사랑해.쪽  쪽 ”

민은 엄마가 이야기를 털어놓은 걸 알았다.

물론 그게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까지인지는 모르지만.

아마 자신을 위해서 엄마는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참고 먼저 움직인 것 같았다.

역시.엄마는 자신의 여자이기 이전에 엄마였다.

자식을 위해서 모든 걸 희생할 각오가 되어있는.

민은 두 여자의 뺨에다 입술을 맞추었다.

“ 자  이만 가자.”

“ 응.엄마.”

자신의 입맞춤에 살짝 얼굴을 붉히면서 미소를 짓는 두 여자의 모습이 정말로 아름다웠다.

“ 엄마.어떻게 된 거야?”

“ 하아  그게.”

엄마의 알몸을 안고서 속삭였다.

병원에서의 결과를 알리며 막내이모를 만나 술을 한잔 하고 왔다고 하자, 

새 아버지는 무척이나 마음 아파하면서 엄마와 둘이 자라고 권했다.

덕분에 민은 종일 달아올랐던 열정을 엄마의 몸 속에다 잔뜩 풀 수가 있었다.

“ 그 식당에서 네가 잠들었을 때.”

다인은 처음에는 긴가민가했는데 아들이 잠들고 나서, 

계속 발기가 된 상태인 게 너무나 기쁘면서도 마음이 복잡했다.

불룩하게 솟아오른 아랫도리를 보고 민망해하는 동생의 반응도 그랬지만,

문득 아들이 고백했던 꿈 이야기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꿈 속에서 동생과 그런 관계였었다는 아들의 숨겨진 본심.

그런데 그걸 생각하자 공항에서 픽업을 해오다가,

행주산성의 오리고기 식당에서 가진 야릇한 정사와 함께, 

도로 위에서 이루어진 동생의 숨 막히는 자위이야기도 덩달아 떠오른 것이었다.

그러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쩌면 이곳이 아들이 그때 이야기를 했던 바로.

그리고 그 순간 질투와 모성애 사이에서 갈등을 했다.

하지만 결국에, 아니,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여자로서보다는 엄마로서의 본능이 더욱 강했다.

마음을 굳히고는 동생에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주저되던 것도 새근거리며 잠이 든 아들의 보드라운 뺨을 쓰다듬자 용기가 생겼다.

동생은 모르고 있던 아들의 발기부전 현상.

의사의 권유대로 얼마 전에 시도했던 다른 여자를 통한 자극이 실패로 끝난 사실과 함께,

오늘 병원을 갔다가 그런 울적한 마음에 기분전환을 위해 찾아갔다는 말을 하자, 

동생의 눈은 놀라움으로 커졌다가 눈물이 글썽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뭔가 이상한 걸 깨닫고는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

“ 훌쩍  어, 언니? 그, 그러면 이건 어떻게 된 거야.지금 분명히.”

“ 휴  그래.이걸 아무한테도 말을 못해서 더 답답하지.”

동생의 눈은 눈물이 글썽한 채로 아들의 아랫도리를 보고 있었다.

바지를 찢을 것처럼 솟아오른.

“ 훌쩍.그게 무슨 소리야.”

“ 처음에는 정말로 전혀 반응이 없다가 언젠가부터 조금씩 나아졌어.

그러니까.내가 씻겨주거나 같이 안고 잘 때.

하지만 그걸 누구한테 이야기를 하기는 좀 그렇잖아?

그래서 나중에 다른 여자의 도움을 받을 때 자연스럽게 넘어갈 줄 알았어.그런데.”

“ 어, 어머? 그, 그러면.얘가.언니를.?”

“ 모르겠어.날 여자로 봐서 그런지.아닌지는.사춘기 때 잠깐 그런 낌새는 있었지만.

그러나 그건 남자아이들 대부분이 겪는 일이라고 알고 있어.

그러다가 여자친구를 사귀고 여자에 대해서 알아가면서 잊는 거라고 들었거든.

그런데.지금에 와서.갑자기 다시 이러니까.휴 ”

“ 그, 그러면.어쩌려고?”

“ 몰라.하지만.난 민이를 이대로 둘 수는 없어.내가 도움이 된다면 뭐든 할거야.”

“ 어, 언니?”

동생은 당황스러워하면서도 한편으론 자신의 심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다.

자신이 아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남편이 죽고 난 다음에 아들을 얼마나 의지했는지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 가인아.”

“ 으, 응? 언니?”

“ 부탁할게.절대로 남한테 이야기하지 말아줘.”

“ 무, 물론이지.언니.나도 언니만큼은 못하겠지만 얘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 알아.그리고 네가 그날 사고 때문에 자책하고 괴로워한다는 것도.”

“ .그거야.당연하지.내가 그날 취해 얘더러 술을 사오라고 시키지만 않았어도.흑.흑.”

“ 울지마.가인아.민이도 나도.널 원망한 적은 없어.제발.응?”

“ 흑흑.하지만.하지만.”

동생은 다시 흐느끼기 시작했다.

당연히 자책이 될 수 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누구의 탓도 아니다.

그냥 운명이 그렇게 지워졌을 뿐.

어쩌면 지금부터 자신이 하려는 이야기도 그런 굴레 속에 있을 것이다.

“ 가인아.내가 한가지만 더 부탁할게.”

“ 흑흑.말해.언니.내가 두 사람을 위해서라면.”

“ 그래.맞아.민이를 위한 일이야.그리고 민이를 위한 게 당연히 나를 위한 게 되고.”

“ 흑  알았어.빨리 이야기를 해봐.내가 할 일이 뭔지.”

“ .휴  어쩌면 너하고 나밖에 할 수 없는 것인지도 몰라.현재로서는.”

“ 훌쩍  그게 뭔데? 뭐든지 할게.”

울음이 잦아들면서 잠든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는 동생의 모습이 처연하면서도 너무나 아름다웠다.

심장에다 인두를 갖다 댄 것처럼 아파왔다.

그러나.참아야 한다.

“ 얘가.민이가.”

“ 응.”

“ 지금 이렇게 발기가 된 게 아무래도 나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아.”

“ 어, 언니? 서, 설마?”

“ .내 느낌이 그래.”

동생이 말뜻을 알아듣고는 눈이 휘둥그래졌다.

하지만 생각보다는 반응이 크지 않을 걸 보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어쩌면 동생도 자신처럼 아들을 예전부터?

“ 그래서 말이야.만약에 그렇다면.너도 나처럼 우리 민이를 좀 도와줘.제발 부탁할게.”

“ .하, 하지만.그.건.”

정말 그런지도 모른다.

주저하면서도 딱 잘라 절대로 안 된다는 거절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걸 보면.

그래.어쩌면 세상의 다른 여자는 몰라도.얘라면.

내 동생이자 날 가장 많이 닮은 아이.

그리고 우리 민이와 같은 피가 흐르는.

다인은 왠지 동생이라면 자신이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부탁이야.정말로 그렇다는 게 확인이 되면.제발.우리 민이를 평생 이렇게 둘 수는 없어.”

“ .내가.어떻게 하면 돼?.”

자신의 진심은 과연 뭘까?

안 된다고 해주길 바랬을까?

아니면 승낙을 해서 기쁜 걸까?

스스로도 잘 알기가 힘들었다.

“ 특별히 어떻게 하라고는 안 할게.너도 여자로서 잘 알 테니까.

그냥.민이가 어떤 반응을 보이더라도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지 말고 자연스럽게 받아주면 좋겠어.

그리고 이왕이면 네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자극을 주면 더 좋겠지만.그건 전적으로 네 의사에 맡길게.”

힘들었던 말을 해버리고 나니 차라리 후련했다.

“ .알았어.언니.약속할게.나도 언니처럼 최선을 다할게.그리고.절대 비밀도 지키고.”

“ .그래.고마워.”

“ 아니야.당연한 거야.민이가 이렇게 된 건 내 책임이 큰 걸.”

“ 그만.그런 생각은 그만하고.우리 둘이 민이를 위해 노력하는 걸로 족해.알았지?”

“ 으, 응.언니.”

그때 아들이 깨어나는 기미가 보였다.

동생에게 눈짓을 하자 표정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아들의 시선이 자신의 치마 밑을 향하는데도, 

모른 척하고서 그 속을 보여주는 모습에 또다시 가슴이 아파왔다.

“ 그렇게 된 거야.”

“ 엄마.”

미안했다.

그리고 너무나 고마웠다.

사랑하는 우리 엄마.

“ .민아.난 괜찮으니까.한가지만 말해봐.이모하고는 될 거 같아?”

“ .어쩌면.”

엄마의 어깨가 움찔했다.

“ .그러면.만약에 그러고 나면.완전히 나을까?”

“ .휴.나도 모르겠어.잘.”

솔직한 심정이었다.

어쩌면 그럴 것 같기도 했다.

가만 생각을 해보니 자신이 상처를 입은 건 새 아버지한테서 만이 아니라 이모부한테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그게 아니라 애초에 꿈과는 달리, 

현실에서 엄마와 막내이모가 자신의 여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던 건 아닐까? 

그래서 엄마와 막내이모를 향한 강한 소유욕과 집착으로 생긴 문제?

이제 와서는 어느 것도 확신이 없었다.

직접 부닥쳐보기 전에는.

그래도 엄마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먼저 나서 여러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게 천만다행이었다.

“ 엄마.괜찮겠어? 내가 혹시 이모하고 그렇게 된다면.”

“ 쉿 !! 내가 그랬잖아? 너만 좋아진다면.창녀 짓이라도 한다고.”

“ 엄마.하지만.”

“ 괜찮아.가인이라면.그래.걔라면.그나저나.그것보다 가인이와는 어떻게 하려고?

내가 부탁을 했으니까.어느 정도까지는 몰라도.그래도 나처럼은 힘들 텐데.”

“ .엄마.그건 어쩌면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그게 문제가 아니라.엄마가 너무 힘들어질게 분명하니까.”

“ 그러면 됐어.가져.할 수만 있다면 가인이를 가져버려.그리고 깨끗이 낫는 거야.알았지?”

“ 엄마.”

“ 사랑해.민아.나.한번만 더 사랑해주지 않을래? 봐  보지가 또 뜨거워졌어.앙 ”

“ 엄마.”

성기를 잡아 꽃잎 사이에다 문지르면서 음란함을 드러내는 엄마였지만,

눈가로 살짝 이슬이 비치고 슬픔이 느껴지는 걸 숨기지는 못했다.

아니, 자신이기에 알 수 밖에 없는 걸까?

이제는 물러설 데가 없었다.

자신의 욕심도 있겠지만 실제로 낫는 게 더 중요했다.

막내이모가 중요한 실마리라는 건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자신이 가장 소망을 했던 것처럼, 

두 사람을 같이 안을 수 있게 만드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엄마에게 이야기를 했듯이 막내이모가 자신에게 안기도록 설득할 방법이 있었다.

물론 그건 자신의 꿈이 사실을 반영했다는 가정하에서였다.

하지만 엄마의 경우나 행주산성의 그 식당을 보면 가능성이 아주 높았다.

“ 저.”

“ 응.그래.말을 해봐.주저하지 말고.”

“ 네.”

민은 새 아버지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말문을 열었다.

“ 저 때문에 애를 많이 쓰시는 거 너무나 잘 알아요.”

“ 아니다.내가 한 일이 별로 있기나 해?.네 엄마하고 네가 고생이지.”

공치사에 겸연쩍었던지 새 아버지는 슬쩍 시선을 피하면서 말했다.

“ 너무 그렇게 마음 쓰지 마세요.걱정하시는 것처럼 전 절망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 민아.”

“ 그냥 자연스럽게 조금씩 나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병원에서도 신체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하고 제 스스로 느끼기에도 그렇거든요?”

“ 휴  다행이구나.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니.”

민의 말에 새 아버지는 많이 안심이 되는 것 같았다.

결코 꾸민 이야기가 아니라 진심이란 걸 느꼈기 때문일 거다.

그건 당연한 일이었다.

약간 초조하기는 했지만 어쨌던 엄마와는 문제가 없는데다가 막내이모와도 그럴 것 같지 않은가?

혹시나 언제라도 다른 문제가 드러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존재한다는 것이지, 

당장 불편함은 전혀 없으니 나름대로 마음에 여유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 그래서 말씀을 드리는 거에요.그 문제는 이제 제게 맡겨주십사 하고.”

“ 그렇지만 말이다.”

“ 네.알아요.계속 시도를 해봐야 한다는 거.하지만 그런 식은 아닌 것 같아서요.”

“ 그런 식이라니?”

“ 원인이 제 정신적인 문제인데 아무래도 그런 부자연스러운 관계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요.”

“ 흠.그래.어쩌면 네 말처럼 역효과가 날 수도 있겠지.그게 심적으로 부담을 줄 수도 있을 테니.

그렇다면 네가 따로 생각한 건 있니? 무작정 손을 놓고 있을 문제는 아니고.”

“ 네.차라리 제가 예전에 사귀었던 애들에게 솔직히 털어놓고 도움을 요청해보던지.

아니면 누군가를 새로 사귀면서 자연스럽게 시도를 해보는 게 어떨까 하고요.”

“ 그래? 그게 가장 좋을 것 같긴 하다만.가능하겠어?

더군다나 그런 이야기를 털어놓기가 쉽지는 않을 텐데.

나도 남자라서 잘 안다만 여자에게 그런 걸 솔직하게 말하는 건 부부간에도 참 어렵거든?.

가장 기본적인 남자의 자존심에 관련된 문제라서 막상 닥치면 입이 떨어지지 않기 십상이야.”

“ 네.물론 쉽지 않겠죠.그래도 그게 가장 정석 같아요.

쉽다고 편법을 동원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이게 더 빠른 길이라는 생각이에요.

결국에 마음의 문제인데 서로에게 솔직해야 신뢰감도 생기고.

그래야 나중에 원하는 결과가 안 나오더라도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없을 것 같아서요.”

“ 휴  그래.네 말이 맞아.미안하구나.

넌 이제 한 명의 훌륭한 성인인데도 내가 널 어리게만 보고 있었던 것 같아.

아니.나보다 더 어른스러워.하하하.내가 오늘 너한테 많은 걸 배운다.”

“ 에이  제가 무슨.”

“ 아니야.네가 한 이야기는 사업에도 적용이 되는 거야.

가장 느리다고 생각한 정도(正道)가 결국엔 가장 빠르면서도 탄탄한 회사를 만든다는 거.

나도 그 동안에 잊고 있었던 것 같아.고맙구나.이건 진심이야.”

“ 하하하.그렇게 말씀을 하시니까 저도 기분이 좋은 걸요?”

“ 하하.하지만 너무 서운한 걸?”

“ 네? 제가 무슨 실수라도.”

“ 후후후  실수라면 아주 큰 실수지.아들에게 뭔가 도움이 되고 싶은데.

너무 의젓해서 혼자 알아 다 잘하니까 내가 할 일이 없잖아?”

“ 헤헤  왜 해주시는 게 없어요? 엄마를 그렇게나 제게 많이 양보하시는데.

당분간은 엄마를 제게 계속 빌려주셔야 해요.

사실은 엄마 가슴을 만지면서 자는 게 너무 좋아서요 ”

“ 하하하하  알았다.그거야 얼마든지 양보하마.원래 네게서 엄마를 뺏은 건 나니까.”

슬며시 엄마 이야기를 꺼냈다.

엄마의 젖가슴을 만지면서 잔다는 말을 함으로써 오히려 다른 의심을 못하게 하려는 의도였다.

어릴 적부터 응석받이로 자란 영향을 아직도 못 벗어났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다.

그리고 그건 훌륭하게 먹힌 것 같았다.

죄송해요.사실은 훨씬 더 많은 걸 제게 양보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는 그보다도 더 원해요.어쩌면 몽땅 뺏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앞으로는 더 이상 미안해하지 않을 겁니다.

엄마는 원래부터 제 거라는 걸 새 아버지도 인정하셨으니까.

물론 새 아버지가 그런 뜻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민은 그렇게 되뇌었다.

“ 저 그만 일어설게요.”

“ 응? 왜? 나하고 저녁에 술이나 한잔하고 같이 들어가지? 조금만 있으면 일도 끝나는데.”

“ 죄송해요.이모하고 선약이 있어서요.”

“ 하하하.하기야.나야 늘 집에서 보는데.

게다가 그런 미인과 이런 우중충한 중늙은이하고라면.나라도 당연히 미인을 택하지.”

“ 헤헤헤  그래도 이모가 엄마보단 쬐금 덜 미인인데요?”

“ 푸하하  그래.그건 나도 백 번 동감이다.참.용돈은 있니?”

“ 네.걱정 마세요.저번에 주신 것도 많이 남았어요.부족하면 언제라도 말씀 드릴게요.”

“ 그래.얼른 가보렴.네 이모가 기다릴라.”

“ 네.나중에 집에서 뵈어요.”

이렇게 민은 앞으로 괜히 꼬일지도 모르는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목적을 완수하고 일어섰다.

“ 많이 기다렸지?”

“ 아니야.이모.”

화사하게 꾸민 막내이모의 모습이 보였다.

실내를 들어서자 여기저기서 남자들이 시선이 순간적으로 돌아가는 게 보일 정도로 아주 예뻤다.

그날 엄마와 셋이서 어울리고는 처음이었다.

엄마의 언질이 있었는지 오전에 막내이모에게서 먼저 전화가 왔었다.

그리고 집을 나설 때 혹시나 자신이 미안해할까 끝까지 웃는 모습을 보여주던 엄마.미안.사랑해.

“ 나오려는데 갑자기 일이 좀 생겨서.”

“ 응? 그러면 전화를 하지? 약속이야 미루면 되는데.”

“ 호호호  괜찮아.네 이모부가 가보기로 했으니까.”

“ 으, 응? 가봐? 어딜?”

“ 응.재고수량이 안 맞나 봐.그래서 창고로 직접 갔어.”

“ 에? 창고가 어딘데?”

“ 응.좀 멀어.경기도야.”

“ 그렇게 멀어?”

“ 응.샘플이나 소소하게 사용할 건 회사에다 두지만.상품을 보관하는 큰 창고는 임대료 때문에.”

“ 그렇구나.”

“ 웬만하면 내일 처리해도 되는데.이건 단가가 좀 비싼 물건이라서.확실하게 체크를 해야 해.”

“ 얼마나 비싸길래.이 밤에 거기까지 가는 거야.”

“ 수입품인 유명브랜드 모피코트거든.한 벌에 이천만 원짜리야.”

“ 헉 ! 이, 이천만 원?”

“ 응.이번에 특별한정판매로 100벌을 준비했었어.그런데 2벌이 빈다는 거야.”

“ 켁 ! 그걸 누가 사 입어?”

“ 호호호  그런 건 걱정 말아.갖다 놓으면 금방이니까.없어서 못 팔지.

단지 원체 비싼 물건이라 한꺼번에 많이 풀기가 좀 부담스러워 그래.”

“ 휴  완전히 딴 세상 이야기이구나.”

“ 그래.그 이야기는 그만하고.먼저 식사부터 해야지?”

“ 응.”

막내이모는 조용한 한정식 집이나 일식 집을 말했지만 민이 이곳으로 정했다.

엄마와 나름대로 이야기가 되었다지만 그날의 일도 있는데다가, 

처음부터 둘만 있으면 왠지 어색해질 같았기 때문이다.

이런 떠들썩한 곳에서 술을 한잔하며 긴장이 풀어진 상태가 되고서야,

그 다음에 뭔가를 해도 자연스럽게 진행이 되기가 쉬운 것이다.

“ 너랑 이렇게 둘이 마셔보는 게.”

한참 이런저런 이야기를 즐겁게 나누면서 술잔을 기울이다 막내이모가 갑자기 입을 닫았다.

알만했다.

무심결에 말을 꺼냈다가 가슴이 막혀온 것이다.

그럴 수 밖에.

마지막으로 둘이서 마신 게 바로 사고가 났던 날 저녁이니까.

아직도 그날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막내이모가 안쓰러웠다.

어떻게 보면 그 사고의 후유증이 가장 큰 사람은 막내이모인지도 모른다.

자신은 신체적인 고통을 벗어나 이제 마지막 관문만이 남았다.

엄마 또한 자신과 그런 관계가 된데다가 여전히 곁에서 모든 걸 함께하니 자책감에서 많이 벗어났다.

하지만 막내이모는 아니었다.

어쩌면 막내이모를 안는 건 자신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막내이모의 상처를 치유하는 게 될지도.

“ 이모.”

“ .으, 응.”

“ 늘 그랬지만 오늘은 정말로 더 예뻐.”

“ 민.아.”

일부러 위로하려고 들지는 않았다.

어설프게 건드려봐야 상처만 더할 뿐이다.

더군다나 자신은 막내이모가 미안해하는 당사자가 아닌가?

괜찮다고 다독거려봐야 오히려 점점 더 미안한 마음만 커질 게 뻔했다.

차라리 마음껏 미안해하고 그 죄갚음을 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게 낫다.

그러면 나머지는 스스로 알아서 상처를 치유할 테니까.

“ 내 애인으로 하고 싶을 만큼 아름다워.이모.”

“ 고, 고마워.민아.”

“ 알아.이모가 엄마하고 둘이서 내 병이 낫도록 도와주기 위해 이런다는 걸.

하지만 그런 것하고는 상관없이 이모가 욕심이 나.이게 미친 생각일지라도.”

“ 미, 민아?”

“ 이모.우리 자리를 옮기자.”

“ 으, 응.”

일단 한번 흔들어놓고는 말을 딱 잘라버렸다.

어떤 반발의 기회를 주지 않기 위해서이다.

따라 나오는 막내이모의 머리 속은 지금 혼란으로 가득 차 있을 게 분명했다.

자신에 대한 미안함과 의무감에 따른 압박과 갑작스런 고백으로 인한 당황스러움.

그래서 그 혼돈 속에서 금기의 두꺼운 벽에 약간이라도 균열이 가기를 기대한 것이다.

딱히 균열까지는 아니더라도 약간의 흔들림만 있어도 성공이다.

그렇다면 그 다음부터는 자신이 하기에 따라 진폭이 더욱 커질 테니까.

“ 이모.배도 꺼줄 겸 우리 조금 걷자.그러다가 마음에 드는 곳이 보이면 들어가.”

“ 으, 응.”

작은 손을 꼭 잡아 주머니에다 넣었다.

그러자 흠칫했던 막내이모가 살며시 몸을 붙여왔다.

말랑거리는 젖가슴이 팔에 느껴지면서 부드럽고 따스한 여체가 흥분을 준다.

“ 이모.”

“ 응?”

“ 이러고 걸으니까.정말로 연인 같은 기분이 들어서 너무 좋아.”

“ 으, 응.나도 좋아.”

조용히 따라오던 막내이모의 어깨를 감싸자 이번에는 자연스럽게 기대어왔다.

한층 더 생생하게 느껴지는 나긋나긋한 몸.

“ 나.그날.사실은 일부러 멀리까지 술을 사러 나간 거야.”

“ 미, 민아?”

“ 엄마가 가버리고.마음이 허전했던 것도 있지만.이모 때문에 견디기가 힘들었거든?

그냥 계속 앉아있다가는 내가 무슨 짓을 할지를 몰라서 머리를 식히러 나갔던 거야.”

“ 미, 민아.!!”

사실인지는 잘 모른다.

워낙 취한데다가 오래 전 일이니까.

하지만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었다.

분명히 막내이모를 보면서 유혹을 느꼈던 것 같긴 했다.

물론 그게 순수하게 막내이모 때문이지 아니면 엄마의 모습이 겹쳐진 탓인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중요한 건 지금 막내이모의 마음을 여는 것이었다.

“ 나 꽤 오래됐어.”

“ .뭐가.”

“ 이모를 좋아한 게.아니.사랑에 가까운 감정일거야.”

“ 미, 민아.”

“ 쉬  그냥 들어줄래.? 내 일기장을 몰래 읽는다 생각하고.”

“ .”

어깨를 좀 더 바싹 당기자 안기듯이 푹 파묻혀왔다.

너무나 찰싹 달라붙은 탓에 걷기가 조금 불편했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서로의 따스한 체온 속에 녹아 드는 것 같은 이 느낌이 행복했다.

“ 정확히 언제쯤인지는 나도 잘 몰라.아마 중학교쯤이 아닐까?

참 예뻤던 이모를 보는 걸 늘 좋아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가슴이 두근거리는 거야.”

“ .민.아.”

“ 후후후  이모가 먼저였는지.엄마가 먼저였는지.그것도 잘 기억이 안나.

두 사람이 워낙 닮았으니까.그리고 날 무척이나 사랑해주는 것도 같고.

하여간에 두 사람을 보면서 가슴이 두근거리고.발기가 되곤 했어.미쳤지?”

“ 아, 아니.그, 그건.사춘기 때.한번씩은 자연스럽게 느끼는 감정이라고 들었어.

그게 주변에 가까이 있는 엄마든.누나든.친척이든 간에.”

“ 후후후  그러고 끝났으면 의례히 겪는 게 되겠지만.난 그게 아니었으니까 문제지.

물론 내가 아주 바보는 아니라서 당연히 속으로 숨겼지.

그런데 이런 일을 겪게 되니까 그만 다 들켜버리고 말았네?”

“ 민.아.”

“ 그래도 후회하지는 않아.두 사람이 너무나 아름다운 게 사실이니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막내이모의 몸이 진저리를 치는 게 느껴졌다.

어쨌던 간에 마음에 동요가 있다는 건 분명했다.

“ 어디  저기 어때?”

“ 헉 ! 미, 민아?”

“ 왜? 조용할 것 같지 않아? 인테리어도 예뻐 보이고.이모는 싫어?”

“ 미.민아.그, 그건.”

어깨를 안은 채로 걷자 막내이모가 억지로 끌려왔다.

그리고 긴장으로 딱딱하게 굳은 몸이 더 크게 떨리는 게 느껴졌다.

“ 자  들어가자.왜 그래?”

“ 아, 아니야.”

“ 후후후  이모.”

“ 왜, 왜?”

카페로 들어가는 계단입구에서 의미심장한 미소를 띄우며 부르자 막내이모가 화들짝 놀랐다.

“ 조금 전에 무슨 생각을 했길래 그렇게 바짝 쫄았어?”

“ 아, 아니야.내가 언제?”

“ 쿠쿡  솔직히 불어.얼굴이 파랗게 질려서는.혹시.여기.”

“ 아, 아니라니까.? 빨리 들어가.”

“ 후후후 ”

카페 바로 옆에 붙은 모텔을 턱으로 가리키자 막내이모가 팔을 잡아 끌었다.

당연히 착각을 했을 것이다.

일부러 그렇게 유도를 했으니.

야릇한 고백을 한 상태에서 골목길 모퉁이에 붙은 모텔 바로 옆의 카페로 향했었다.

지금쯤 막내이모는 부끄러움으로 인해 더욱 당황하고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일단 그런 상상을 한 이상에는 성적인 자극을 받았을 건 물론, 

계속 기억에 남아 중간중간 던지는 작은 암시로도 무의식 중에 흥분을 느낄 가능성이 컸다.

“ 다행이네.조용한 공간이 따로 있어서.”

“ 으, 응.”

기대를 했던 대로 작은 룸이 따로 하나 있었다.

게다가 다행히도 아직은 초저녁이라 그런지 비어있었다.

그리고 모텔에 붙은 카페서인지 두 남녀를 당연하다는 듯이 그리로 안내했다.

“ 이모.”

“ 으, 응.”

나란히 앉아 술을 채우고는 잔을 들었다.

“ 고마워.”

“ 뭐가.”

“ 이렇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 미, 민아.그, 그건.흡 ”

한 손에 잔을 든 채로 막내이모의 목을 안고서 키스를 했다.

그러자 웃기게도 막내이모 또한 잔을 든 채로, 

술을 쏟을까 조심을 하는지 그대로 굳어서 키스를 받아들였다.

달짝지근한 알코올 냄새와 함께 말랑말랑한 혀가 부드럽게 감겨왔다.

달래듯 그리고 유혹을 하는 것처럼 톡톡 건드리자, 

망설이는 것 같던 막내이모가 갑자기 혀를 강하게 빨아들였다.

그리고 나지막하게 흘러나오는 비음.

역시 키스란 건 언제나 달콤하고 감미로운 것이다.

“ 하아 ”

길고 긴 키스를 끝내자 막내이모가 잠수라도 하고 난 것처럼 거칠게 숨을 몰아 쉬었다.

발갛게 달아오른 귓불과 뺨 그리고 촉촉하게 젖은 눈빛이 은은한 실내등 아래에서 너무나 매혹적이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