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화 (11/18)

"아아아아아앙--!!♥ 하아앙--!!♥"

둘의 대화를 들으며 로한은 그 음탕하기 짝이 없는 모습에 흥분은커녕 어떤 알 수 없는 울분이 울컥 치솟는 것을 느꼈다.

루크랄이 고마움의 표시는 어머니에게 하라는 이유가 있던 것이다.

대체 왜..? 난 원한 적도 없건만.. 아무리 정령의 문신이 귀한 것이래도 왜 이것때문에 엄마가 트롤에게 안겨야 되는 걸까? 

성욕으로 핏발이 선 한 쌍의 눈동자, 두꺼운 가죽에 푸르딩딩한 피부, 사람을 먹기도 하는 커다란 입 속의 날카로운 송곳니들.. 어떤 음탕한 창녀라도 트롤의 끔찍한 얼굴을 보면 몸을 파는 걸 거부할 것이다.

이제 한 손으로 장난감처럼 엄마를 엎드리게 만들고 품 안에 가둔 트롤의 무자비한 뒤치기에 의해 엘프의 하얀 엉덩이가 거세게 살 부딪치는 소리를 내며 커다란 좆기둥이 박힐 때마다 물분무를 만들며 작은 항문을 애처롭게 움찔거렸다.

-철썩! 철썩! 철썩!

"아흐흐흐...♥ 으흐흐흑...♥"

골반이 한계까지 벌려진 채 박히는 엘리야는 미약의 효과와 포션의 치료같은 이능의 힘이 없었다면 걷는 것에 이상이 생겼을 게 분명했다.

그렇게 한동안 트롤은 정신없이 허리를 흔들었고, 엘리야는 뒤에서 찔러오는 박자에 맞춰서 미친 듯이 흔들렸다.

"크...어엉-!!"

이윽고 트롤의 우렁찬 포효와 함께 엘프의 미약에 발정난 질과 자궁이 마치 임신한 것처럼 한껏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크..히익...!♥ 으응... 아웅..♥"

엘리야는 끊임없는 트롤의 사정에 의해 자궁이 부풀어오르는 폭력적인 쾌감 때문에 짐승 같은 울음소리와 침을 흘리며 엉덩이를 치켜든 채 엎드려 침대 시트를 쥐어 뜯고 형편없이 망가진 암컷의 얼굴로 온 몸을 비틀었다.

꿈틀거리며 조금이라도 더 수컷의 정을 받아들이려는 암컷의 본능에 따라 엉덩이를 돌리고 치켜드는 것이다.

오직 트롤의 좆만을 필사적으로 쥐어짜기 위해...

"끄으음.."

엘리야를 만삭의 임산부처럼 만들고 나서야 만족했다는 듯 루크랄이 자지를 뽑자 뻥 뚫린 엘리야의 보지에서 모락모락한 김과 함께 엄청난 양의 걸쭉한 밀가루 반죽같은 트롤의 정액이 울컥이며 끊임없이 튀어나왔다.

엘프의 자궁이 터지기 직전까지 질퍽한 트롤의 씨가 가득 뿌려진 것이다.

탁한 분홍빛의 체액이나 물감이 섞인 것처럼 빨간 무언가가 흐르기도 했다. 무리한 성관계로 인한 열상으로 음순의 찢어짐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엘리야의 가녀린 꽃잎이 처참히 망가진 것이다. 그 때 루크랄이 중얼거리며 빛나는 가루를 뿌리자 초록색의 기운들이 모여들어 다시 엘리야의 보지를 처음 모습으로 원상복구 시켜주었다.

이윽고 한번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겠는지 의식을 잃고 늘어진 엘리야의 몸 위로 트롤의 격한 숨소리가 다시 퍼져나갔고 침대가 비명을 지르는 삐걱거리는 소리와 살결이 강하게 부딪치는 소리, 엘리야의 힘에 겨운 숨소리, 루크랄의 침음소리가 섞인 온갖 소음을 뒤로 한 채 로한은 자리를 떠났다.

더이상 로한은 즐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을 위해 엘리야가 희생한 걸 알게 된 로한은 요란한 색소리가 더 이상 상호 동의의 즐거움이 아닌 엄마의 고통에 찬 비명소리로 들렸다.

"끄...으....윽...."

로한의 입에선 상처입은 짐승들이 내는 것같은 울부짖음이 튀어나오고 있었다.

'나 때문이야.. 내가 바껴야 해.. 엄마와 나의 행복한 생활을 위해.. 내가 아빠의 자리를 대신하고 지키겠어! 다신 나 때문에 희생되지 않도록!'

결심을 한 로한은 두 눈으로 시퍼런 안광을 토해내며 그 날 밤 실베스트를 찾아갔다.

로한은 언젠가 실베스트의 연구를 도우며 약초를 채집하다 그가 이토록 오래동안 정령의 숲 인근에서 방황하는 이유를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 때 실베스트의 대답은 이러했다.

사실, 그가 정령의 숲에서만 나는 희귀한 약초의 성분과 연금술의 경지에 다다른 실력으로 만들려는 것은 그의 저주받은 늑대인간의 혈통을 해결하기 위해서라고 말이다.

"지금은 엘리야 덕분에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지만 난 꼭 이 저주받은 피를 내 몸에서 빼내고야 말 것이란다. 그것이 내 평생의 일념이기도 하고, 이미 성과를 이루기도 했지.."

자신의 몸에서 늑대인간의 피를 완전히 제거한다라.. 로한은 그렇다면 그 포션이 제작 된다면 자신에게도 사용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피가 반씩 섞인 하프 블러드를 하나의 완전한 종족으로 만드는 것..! 로한이 원하는 것은 하프오크에서 완전한 엘프가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엘리야에게 말할 것이다. 부디 앞으로는 그 누구에게도 눈을 돌리지 않고, 함께 하지 못함에 슬퍼하지 말고, 자신을 위해 희생하지 말라고.. 그저 긴 세월동안 같이 살아달라고..

로한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을 정리한 실베스트는 고개를 끄덕였었다.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 허나, 아직 연구중이다. 이미 결과물은 있지만, 오랫동안 연구가 막힌 상태다.. 어쩌면 이게 내 한계일 수도 있겠지"

로한이 지금 원하는 것은 그 때 들었던 그 불안정한 결과물이었다. 더이상 지체할 수 없었다. 로한은 실베스트의 방을 찾아가 자신을 실험체로 써 달라며 그 약물을 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으음... 진심인것이냐 로한..?"

실베스트는 고민하고 있었다. 끝이 갈라진 탈색된 듯한 흰 머리카락을 쓸어넘기고 이마를 짚은 연금술사의 비록 피로할지언정 맑은 눈빛이 빛났다.

그도 내심 자신이 이대로 평생동안 연구를 한다해도 완전한 결과물을 만들지 못 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자신에게 이제 필요한 것은 단순한 강한 의지였을지도 모른다. 눈 앞의 이 하프오크, 로한처럼...

보랏빛의 정체불명의 포션 두개를 꺼낸 실베스트가 결국 이리 될 줄 알았다는 듯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설명했다.

"내 연구는 한 종족의 인자를 소멸시킨다면 하나의 완벽한 종족으로 태어날 수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하였다. 그리고 오랜 연구를 통해 성공했지, 다만, 문제는 어떤 인자를 사라지게 할 지 선택하지 못 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만일 오크의 인자가 소멸 된다면, 넌 완전한 엘프가 되어 있을 것이다. 물론, 그 반대로 완전한 오크가 될 수도 있겠지"

실베스트는 조심스레 로한에게 포션을 건네다 로한이 손을 뻗어 잡으려 하다 홱 하고 낚아챘다. 그리곤 장난스레 말했다.

"내가 비록 학자이고, 샌님이지만, 이제 막 10살이 된 핏덩이에게 배짱에서 밀린다는 것은 남자로서의 자존심때문에 안 되겠구나 내가 먼저 마시도록 하마, 로한.."

마지막으로 심호흡을 하고 단숨에 포션을 꿀꺽꿀꺽 마셔버린 실베스트는 빈 유리병을 거칠게 내려놓으며 중얼거렸다.

-탕!

"크으.. 내가 만들었지만 정말 더럽게 맛 없군.. 읏..?! 커억..!"

우두두둑. 뭔가가 부러지고 꺾이는 듯한 음향과 함께 실베스트의 몸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검은색 털들이 스멀스멀 자라나기 시작한 것은 늑대인간으로 변할 때와 같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덩치가 커지는 게 멈추지 않고, 심지어 점점 허리가 숙여지기 시작한 것이다.

4족 보행! 실베스트는 늑대인간이 아닌, 한 마리의 거대한 다이어 울프가 되어가고 있었다.

"크르르.. 아.. 안돼.. 이럴..크르.. 수는.. 으르르.. 엘.. 리야.."

마지막으로 회한어린 어조로 엘리야의 이름을 부른 채 쨍그랑! 거리며 창문을 뚫고 뛰쳐나간 뒤 담장 벽을 단숨에 뛰어넘어 숲으로 사라진 실베스트.. 곧 어두운 밤의 숲에서부터 구슬피 우는 듯한 다이어 울프의 하울링 소리가 울려퍼졌다.

-아우우우우-----!!!

누구보다 뛰어난 머리와 이성을 잃어버리고 완전한 짐승이 되어버린 천재 연금술사, 실베스트의 슬픔어린 통곡의 소리였다.

눈앞에서 완전한 인간이 되는데 실패한 남자의 최후를 보아서일까.. 로한은 긴장어린 기색과 흔들리는 눈동자로 하나 남은 보라색 물약을 바라보다 엘리야의 미소를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다.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

로한은 벌컥이며 포션을 마셨다.

"읏..!"

-쨍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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