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의 걸레 여자친구-
내이름은 김정혁. 나이는 20살.
올해 갓 대학을 입학한 서울소재 대학교의 새내기이다.
서울근교의 고등학교에서 꽤나 공부좀 한다는 소리를 들었고 스카이중 하나에 입학할것이라는 철썩같은 부모님의 기대가 있었지만 20살이 되면 집안으로부터의 독립이란 목표를 가진 나에겐 스카이란 대학보단 4년 등록금 면제라는 매력적인 제안을 내건 스카이보단 조금 떨어지지만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대학교를 진학하게 된 속사정이다.
졸업식을 마치고온날 저녁. 부모님을 안방에 모셔놓고 '저 이제 독립하겠습니다.' 하면서 입학원서를 내밀자
어머니는 울고불고 난리셨지만 아버지께선 사내가 마음을 먹었으면 결과가 좋지못하더라도 곧게 나아가야 한다면서 틈틈히 모아오신 적금통장을 내미셨다.
그날밤새 거실에서 들려오는 어머님의 훌쩍거리는 소리가 내 밤잠을 달아나게 만들었고
거실로 나가서 저 열심히해서 엄마 호강시켜 드린다는 말씀을 하고 나서야 소리는 멎어들었다.
다음날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집을 나서 버스를 타고가는 길이 왜이리 길던지.
밥잘챙겨먹으라며 손을 꼭 붙잡아 주시던 어머니 생각에 눈물이 흘렀다.
그냥독립해서 사는건데 왜이러는지.....
신촌역 모백화점앞에서 약속된 친구녀석 찬수와 만났을때 눈이 살짝 부어있었다.
"새끼 집나오니까 눈물나디? 눈탱이가 벌겋네."
"웃기지마 임마, 큰뜻을 품고 독립하는 친구에게 덕담한마디 해주진 못할망정 욕을하냐?"
"그러게 집에서 용돈이나 타쓰면서 편하게 지내지 왜 나와서 고생이냐"
"너같은놈이 대인배의 뜻을 알겠냐? 큭큭"
"대인배 좋아하네, 집봐둔데는 있어?"
"역에서 조금 멀어 버스타고 가야해"
"오키 좋아, 대신 밥사라?"
"그지밥그릇에서 콩나물을 빼먹을놈이네. 알겠다! 독립기념으로 내가 쏘지."
근처 닭갈비집에서 간단히 요기를 해결한 우리는 여기저기 부동산을 돌아다녔지만
가진돈에 비해 방값이 만만치 않아서 고민을 하고있었다.
"야 두번째 집 괜찮지 않았냐?"
"근데 거긴 방값이 너무 비싸 좋긴한데..."
"그럼 네번째 집은?"
"거기 반지하라서 빛도 안들어오겠더라야."
"아 자식 되게 까다롭네 아무데나 들어가서 살어임마~"
"니집 구할때 보자 이러나 안이러나"
"에이 귀찮은 자식."
집대부분이 월세로 내놓은 물건들이 많다보니 전세구하기가 쉽지 않았고
더군다나 가진돈이 적어서 구하기는 더 어려웠다.
결국 우린 부동산사장님의 추천과 설득으로 월세방을 잡았고 다음주 부터 입주가능 하다는말을 듣고
계약을 마치고 나왔다.
"야 근데 너 왜 신촌에 방을 잡은거냐? 학교도 멀면서"
"쨔샤 신촌과 홍대야 말로 20살청춘을 즐기기에 딱좋은곳 아니냐~"
"이새끼 마냥 여자만날라고 신촌으로 왔구만."
물론 그것도 이유였지만 다른이유도 있었다.
학교와 가깝게 살다보면 내자신이 게을러지고 나태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학교동기와 선배들의 아지트가 되지 않을까 하는생각때문에 멀리잡은것이 가장큰이유다.
뭐 찬수가 말한것도 틀리지 않지만....
"근데 너 당분간 어디서 지낼꺼냐?"
"뭐 찜질방이나 피씨방 가있을라고.... 갈데도 마땅히 없고..."
"그럼 내가 아는 선배가 모텔에서 일하는데 거기로 갈래? 한 일주일정도면 재워줄꺼야."
"모텔? 나 돈없어 임마."
"설마 돈받는데 내가 소개 하겠냐? 짜식 형의 인맥을 보여주마."
간단한 통화를 마친 찬수는 나를 데리고 지하철을 탔다.
찬수의 선배는 영등포에서 모텔일을 하고 있었는데 우락부락한 사람일꺼라는 내예상과 달리 말쑥하고 핸섬한 사람이였다.
"동훈이형 저 왔어요."
"짜식, 형 필요할때만 연락하지? 그래 잘있었냐?"
"헤헤 죄송해요 형. 아! 그리고 이쪽은 제가 아까 말씀드린 친구...."
"안녕하세요. 김정혁이라고 합니다."
"어~ 찬수친구라고? 찬수 친구치고는 잘생겼네~ 당분간 지내고 싶다고?"
"네, 자취를 하는데 방계약 문제때문에 잠시만 정도면 될꺼같아요."
"괜찮아, 내가 지배인님한테 말씀드려놨으니까 걱정하지말고, 대신 방이 좀 허름한데 괜찮겠어?"
"잠만자고 이슬만 피하면 되죠~ 괜찮아요"
"엘리베이터 타고 7층가면 맨끝 다락방이거든? 티비도 있고 하니까 심심하진 않을꺼야. 자 여기 열쇠."
"고마워요 형~ 야 찬수야 일단 짐좀 두러가자 이거 들고 댕기느라고 팔빠지겠다."
방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좀 좁고 빛이 들어오지 않긴했지만 찜질방에 비하면 백배 천배 좋고 말고.
"으쌰~ 무거워죽겠네. 정혁아 나이제 간다."
"야 벌써가게?"
"가지 임마 형 약속있어. 심심하면 내려가서 동훈이 형이랑 얘기하고 놀아 그형 진짜 재밌는 사람이야."
"그래? 알았어. 들어가~"
"뭔일있음 연락해라~ 나간다~"
그렇게 찬수를 보내고 티비를 보고있는데 출출해짐을 느꼈다.
나가서 먹을것좀 사와야지 하고 내려가는데 동훈이형이 날 불러세운다.
"찬수친구! 이름이 뭐랬지?"
"아...김정혁이라고 합니다."
"미안 내가 이름을 잘못외워서. 배안고파?"
"예? 안그래도 뭐좀 사오려고했는데....뭐좀 드실래요?"
"그래? 그럼 여기서 시켜먹자 여기 뒷골목 김치찌게가 아주 끝내줘."
카운터에서 동훈이형과 밥을 먹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확실히 남자끼리 친해지는데는 담배한대와 술한잔, 그리고 음담패설이 최고인것같다.
동훈이 형이 모텔일을 하면서 본 에피소드와 야한얘기를 하는데 관심이 절로 갔다.
".....정말로요 형?"
"그래 임마 문열어놓고 떡을 치는데 소리가 1층 카운터까지 들리더라니까~ 어떤손님이 카운터에 전화해서 싸움났냐고 물어볼정도였어"
"크크크크 대박이다~"
"아무튼 그래가지고....어서오세요~!"
나이많은 남자와 젊은 여자가 자동문 건너편에서 들어왔다.
남자는 비싸보이는 양복과 페라가모 벨트로 자신을 치장했지만 나이만큼의 뱃살을 숨길수가 없었고, 여자는 딱봐도 색기가 줄줄흐르는 스타일이였다.
저얼굴....연예인 누구였지? 서영인가? 그배우와 닮은 얼굴이였다. 약간 앞이 파인 브이넥을 입고있는데, 헉! 가슴골이 장난아니네.....그리고 그아래로
약간 살이오른 육덕진 허벅지에 감싸인 커피색 스타킹.....순간적으로 아랫도리에 피가몰리는 느낌이났다.
얼추봐도 20살차이는 나보이는데....저게 말로만 듣던 원조교제?
"오빠, 방있어요?"
"예~ 월풀있는방 드리면 되죠?"
"오빠 알면서~ 맥주가져다주는거 알죠?"
"그럼요 가져다 드릴께요. 여기 방키 504호입니다."
계산을 끝낸 남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곧 1층에서 사라졌고, 동훈이형은 또하나 얘깃거리가 생겼다는듯 신나서 얘기를 시작했다.
"정혁아 저여자 죽이지 않냐?"
"와......장난아닌데요? 키도 크고 늘씬하고....."
"저여자 우리모텔 회원카드마일리지로 숙박해도 1달은 지낼수있을정도로 단골이야."
"헉.....진짜요? 그렇게 자주와요?"
"저여자 없으면 우리밥줄끊긴다니까. 더웃긴건 저 아저씨말고도 남자들이 자주바뀌어서 온다는거지."
"그럼.....창녀나 술집여자에요?"
"아니 그건 아니라던데, 더 놀라운 사실 하나 알려줄까?"
"뭔데요?"
"나 저 여자랑 잤었어"
"예? 진짜요?"
"형이 너한테 거짓말하겠냐? 몇달전에 혼자와서 방잡더니 티비가 안나온다고 부르더라고 그래서 갔더니만....아이고 죽겠네~"
"형형 그래서요? 그리고 어떻게 된건데요?"
"갔는데 그여자가...."
따르릉~!!!
한창 신이나서 얘기하던 동훈이형의 입을 막은건 카운터의 전화벨소리였다.
"예~ XX모텔입니다~ 필요하신거 있으세요? 예. 예. 아~네~ 다른거 필요하신건 없구요? 예 알겠습니다."
전화를 마친 동훈이형은 카운터뒤편의 직원대기실로 들어가 맥주 몇명과 마른안주셋트와 쟁반 두개를 바구니에 챙겼다.
"형 주문이에요?"
"응. 저기미안한데 정혁아 이거 심부름 좀 해줄래? 원래 보조알바가 있는데 오늘은 휴가라서 자리비웠거든."
"네. 뭐 어려운것도 아니고."
"201호랑 504호거든? 201호에는 맥주3병이랑 마른안주하나 드리고 만오천원 받아오면 되고, 나머지는 504호가져다드려 혹시 팁주면 너 용돈쓰고."
504호. 아까 그여자의 방이다.
바구니를 받아들고 엘리베이터를 올라가는데 괜시리 가슴이 뛴다. 동훈이형이랑 잤다는 얘기를 들었던 탓일까?
동훈이형과 그여자가 알몸이 되어 침대위를 뒹구는 상상만이 머리속을 헤집고 다닌다.
201호에 맥주를 배달하고 오천원의 팁을 받은 나는 504호로 가기위에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아까전보다 더 요동치는 내심장....
사실 남중 남고를 나온 나로썬 여자관계가 거의 전무한 상황이였다.
친구어깨 너머로 들리는 옆여학교의 헤픈여학생들과의 관계를 무심한척하며 들으면 남자인지라 괜히 상상의 나래를 펼쳤고, 야동이나 야설을 보며 딸딸이를 쳐도 항상 절정때에는 눈앞의 AV배우가 아닌 등하교길에 훔쳐보던 여고생들의 빵빵한 가슴을 감싼 블라우스와 타이트한 교복치마위로 튀어나온 엉덩이를 상상하곤 했었다.
그런데 타인의 섹스상대자를 눈앞에서 실제로 본다는 생각이 나를 더욱 흥분케 했던것 같다.
야속하게도 빠른 엘리베이터는 순식간에 5층에 도달했고 504호 문앞에서 마음을 추스르고 문을 두드렸다.
똑똑....
"누구세요?"
여자의 목소리다.
"아......저기....카운터에서 왔습니다."
"어머~ 오빠~!"
철컥.....문이 열리고 여자가 나와 날 반겨준다.
'오........쉣뜨~~~~'
문을연 여자는 대담하게도 누드브라와 보지부분만 겨우가린(그나마도 망사라서 털이 다 보이는)끈팬티에 밑이 다뚫려있는 팬티스타킹을 입고 나온것이다.
더욱 놀라운건 처음본 남자에게 부끄러운모습을 보인 여자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여자의 당당한 행동이였다.
"어~? 처음보는 오빠네~? 새종업원이야?"
자신의 차림은 생각지도 않고 당당한 그녀모습에 내가 더욱당황해서 발가벗은 기분이였다.
"아.......그게.......종업원은 아니구.....잠깐있는.......저기 동훈이형 아는동생......."
뭐라 말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뭐라하고있는지도 모르겠다.
"아우~ 귀엽다~ 오빠~ 몇살?"
"네..네?? 저요? 저 올해 20살..."
"어쩐지 피부완전탱탱하드라 얼굴도 잘생겼네? 키도 크구~"
이럴땐 뭐라고해야 하는거지? 이런건 야설에도 AV에도 교과서에도 나오지 않는 대화법이다.
그저난 칭찬을 하니 감사하다고 해야한다는 생각뿐이였다.
"네..감사합니다."
하고 멋쩍은듯 웃자, 여자는 갑자기 내 양쪽볼을 부여잡았다.
"어머~ 진짜 귀엽다. 웃는게 너무 귀여워~"
고등학교 시절에도 공부만하는 범생이 소리가 듣기싫어 농구와 축구를 틈틈히 매일 연습했고 그 결과인지 182라는 키와 탄탄한 몸때문에 조용한 범생이 찌질이들을 괴롭히던 일진들의 괴롭힘대상감에서 멀어진 나여서(오히려 일진들과 친해지긴 했지만) 뭔가 우습게 보이고 있다는 시선은 처음이라 더욱 당황할수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이여자 키가꽤 크다. 힐을 신지 않았는데 손을 쭉뻗지 않고 이렇게 가까이 얼굴을 마주보며 볼을 부여잡을수있다니... 키크니까 더 섹시.......아니! 아니지! 사나이 김정혁이 여자한테 놀림당하고 있다니 이게 뭐야!
애써 정신을 차린 난 최대한 담담하게 얘기하려고 해썼다.
"이....이건 어...어디다 놀까요?"
제길! 담담해지긴 커녕 떨리는 목소리는 어쩌면 좋단말야!
"아~ 힘들지? 들어와서 저기 테이블에 놔줘."
난 최대한 손에 들고있는 맥주바구니에만 집중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욕실에서 물소리가 들리고 남자가 없어진걸 보니 남자는 샤워중인것같다.
테이블에 맥주와 안주를 놓고 부리나케 나가려는 찰나 내 귀를 붙잡는 목소리.
"오빠~ 돈받아가야지~"
아차......난빨리 이곳을 빠져나가고 싶은생각에 돈조차 받지않고 나오려고했다.
그러나 장사는 장사니까....
'그래. 돈만 받고 빨리 내려가자 다른데 신경쓰지마.'
머리속으로 계속 세뇌이면서 다시 여자를 돌아보았다.
여자는 지갑을 뒤적이면서 물었다.
"오빠 새종업원아니야?"
"아니....저 종업원이 아니라...카운터 보는...그 아는동생...."
"아는 동생이 왜 이런걸해?"
"그..그게 제가 지금 잠깐 여기 위에서 지내는데 그게 ..."
"여기위? 여기서 지내는거야 그럼?"
여자가 눈빛을 번뜩이며 물었다.
난 그나마 쉬운질문이 나왔다라고 생각하며 바로 외쳤다.
"네! 여기 7층맨끝 다락방....!"
아차. 내가 이런 대답을 왜하는거지..?
여자는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8만원을 주면서 말했다.
"3만원은 술값이고 나머진 팁이야."
배보다 배꼽이 더크네...뭐하는 여자야?
"저기 너무 많은..."
"괜찮아 오빠 서비스료니까. 나중에봐~"
하며 여자는 문을 닫고 들어갔다.
악마에게 영혼을 빼앗긴듯 얼빠진모습으로 카운터로 돌아온나는 뭐가좋은지 웃고있는 동훈이형의 무차별 질문공세를 받았다.
"야 어때 504호 여자 죽이지?"
"네..? 네......"
"걔 또 속옷입고있다가 맥주받디? 걔가 아주 요부라니까 진짜~ 크크크크크."
"네...."
뭔가에 시달리다가 풀려난 사람처럼 멍해진나는 무척 피곤해짐을 느꼈다.
"형 죄송한데 저 올라가서 좀 잘께요."
"응? 피곤해? 오늘 올라왔다고 했지? 알았어 올라가. 딸딸이치고 싶으면 2번 틀어라~ 성인영화 나오니까 흐흐."
몸을 이끌고 방에 돌아온 나는 펴져있는 이불에 몸을 던졌다. 그리고 무거워진 눈꺼풀은 더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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