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것도 모를수가!”
“아씨.. 배운적이 없다니깐?”
“이건 중학교 때 배우는 부분이라구..”
시간이 조금 흐르자 긴장이 풀린 민아는 수현을 다그치고 있었다. 비록 명분뿐이었지만 그들은 선생님과 제자의 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조금은 기세등등한 그녀였다. 또한 심하게 돌 머리인 수현의 상태도 한몫했다. 그는 평생 공부를 해본 적이 없으니 인수분해 같은 기본적인 것도 할 줄 몰라서 쩔쩔매고 있었다. 자신도 이정도일 줄은 몰랐는지 민아를 능욕하는 것도 잊은 채 충격을 받았다.
“다시 봐봐. 아깐 내가 알려 준 공식을 대입하면 쉽게 풀리는 문제야.”
“그놈의 공식이 생각이 안나는걸 어쩌란 말이야..”
“자, 내가 여기 써줄 테니깐 한번 풀어봐.”
민아는 수현의 공책에 필요한 공식들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녀의 말대로만 풀면 술술 해결되는 듯 했지만 다음 장으로 넘어가서 응용만 하려고 하면 전에 써먹은 공식을 그대로 까먹는 수현이었다. 그렇게 컨닝페이퍼 식으로 한 두 문제를 풀어보던 그는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 올랐다. 자신이 봐도 이런 쪽으로는 머리가 잘 돌아가는 듯 했다.
“누나 이렇게 공식 다보고 풀면 무슨 의미야? 시험칠 때는 외워야 되잖아.”
“그건 그렇지만.. 이렇게 하다보면 외워지는 법이라구. 아니면 내가 손으로 가려줄까?”
“아니 나한테 더 좋은 생각이 있어.”
“뭔데?”
수현의 옆에서 양 손으로 빼곡하게 적어둔 공식을 가려보던 민아는 머리를 갸우뚱 하며 물어봤다. 원체 낙천적이고 강한 성격이라 나쁜 기억에 쉽게 침식당하지 않는 그녀는 얼마간의 능욕도 다 잊어버린 듯 순수해 보였다. 틴트를 발랐는지 붉은 색의 생기있는 민아의 입술을 바라보며 수현은 키스하고 싶다는 욕망을 겨우겨우 억눌렀다. 강제로 할 수도있었지만 싫어하는 그녀의 표정을 보고나면 오히려 자신이 상처받을 것만 같았다.
“속옷 벗어.”
“...!”
드디어 시작 된 명령에 민아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이제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신체를 드러낼 것을 요구하는 수현이 야속하기만 했는지 들고있던 모나미 볼펜만 부러질 듯 손에 쥐고있었다.
“그.. 오늘은 밖에 아주머니도 계시고.”
“나도 아니깐 빨리 벗어보라구.”
고민하던 민아는 수현이 계속해서 재촉하자 천천히 브레지어와 팬티를 벗었다. 그리고는 손을 내밀고 있는 그에게 건네자 책상 서랍 깊숙이 던져 넣고는 자물쇠로 잠가버렸다. 얇은 핑크색 블라우스 안으로 가슴의 실루엣이 뚜렷하게 보이는 듯 했다.
“이제부터 여기 올 때 절대 속옷 입지마.”
“......”
“알았어?”
“...응..”
고개를 푹 숙이고는 마지못해 대답한 민아는 손가락만 꼼지락거리고 있었다. 10년동안 알고지내던 동생의 수치스러운 명령에 하나하나 따를 수밖에 없는 그녀는 자신의 처지가 한탄스러웠다. 필통에서 싸인펜 하나를 집어든 수현은 그녀에게 계속해서 명령했다.
“양쪽 가슴 나한테 보여줘 누나.”
“뭘.. 하려고.”
민아는 괜히 한번 반문해 보고는 곧 블라우스의 단추 몇 개를 풀어서 양손으로 펼쳤다. 수현의 눈앞에 그녀의 탄력있는 가슴이 그대로 드러나 보여졌다. 그는 유두에 손가락을 한번 튀겨서 움찔하는 민아를 바라보고는 싸인펜으로 그녀의 가슴에 뭔가를 적기 시작했다.
“야, 야..! 지금 뭐하는 거야?”
“가만히 있어봐.”
고개를 숙여서 흘끔 보니 수현이 적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수학 공식이었다. 민아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잠시 멍하니 있었다.
“그걸 대체 왜 내 가슴에 적는거야..!”
“공책에 적으니까 자꾸 곁눈질로 보게 되잖아. 이런건 은밀한 장소에 적어놔야 된다구.”
“참나, 흑! 간지러워..”
수현은 책을 넘겨 자신이 배우고 있지 않는 부분의 공식까지도 전부 적어대기 시작했다. 윗 가슴에 적다가 공간이 부족하자 유두를 잡아 올려서 아래 가슴에도 적었다. 민아는 고개를 돌리고 간지러움에 움찔거리기만 할 뿐 별다른 반항은 하지 못 했다. 잠시 후 그녀의 가슴은 칠판마냥 수학공식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럼에도 공간이 부족했는지 수현은 민아의 가랑이를 툭툭 치며 말했다.
“이제 치마 올려. 다리 벌리고.. 빨리! 과외 안할 거야?”
“너무해.. 대체 날 뭐라고 생각 하는거야..”
민아가 치마만 들어 올리고 다리는 벌리지 못하자 수현은 양손으로 강제로 벌리도록 했다. 그녀는 저항은 했지만 다시 오므릴 생각은 하지 못 했다. 어차피 수현이 협박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얼마전에도 봤던 그녀의 속살은 여전히 부드럽고 깨끗해 보였다. 수현은 그녀의 가랑이 안쪽으로 깊숙이 공식을 적어가며 일부러 실수인척 손등으로 보지를 살살 건드렸다. 민아는 거실로 소리가 새어나갈까 봐 신음도 내지 못 하고 입술을 꽉 깨물고 있었다.
“킥킥.. 누나 오늘도 엄청 움찔거리는데? 부끄럽지도 않은거야?”
“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게 아니라고!”
“그래? 남자랑 비슷하구나 그런 면은.”
수현은 민아의 다리에도 빼곡히 공식을 적고는 마지막으로 보지 둔덕에도 작게 뭔가를 쓰고있었다. 그녀의 몸은 펜 끝이 닿으면 긴장해서 보지를 조였다가 떨어지면 다시 벌리고를 반복했다. 그럴 때 마다 눈을 감고 미간을 찡그리는 민아를 바라보며 수현은 더 할 나위 없는 쾌감이 느껴졌다. 공식을 전부 적고 나서도 펜 뚜껑을 닫고는 그녀가 눈치 채기 전 까지 계속 가지고 놀았다.
“으윽.. 장난치지 맛!”
“아~ 미안 미안. 신기해서 그랬어 진정해.”
뭔가 이상한 기분에 눈을 뜬 민아는 자신의 소중한 부위가 수현에 의해 장난감처럼 다뤄지고 있는것에 발끈해서는 치마를 내리고 싸인펜을 뺏었다. 비열하게 웃으며 사과하는 그를 한 대 쥐어박고 싶은 심정이었다. 실실 웃으며 과외를 계속하자는 수현에게 할 수 있는 일은 붉어진 얼굴로 한번 째려보는 것뿐이었다.
시계를 보니 이제 한 시간이 지나있었다. 과외하기로 약속한 시간까지 민아는 앞으로 한 시간 더 지옥같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애초에 두 시간을 채운다고 해서 수현이 보내줄지도 미지수였지만 그것은 나중에 생각할 문제였다. 수현은 수업 내내 수시로 공식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민아를 괴롭혀댔다.
“와~ 이거 방금 봤던건데 또 기억이 안 나네..”
“.......”
“누나 곱셈공식.”
수현이 말하자 민아는 블라우스를 펼쳐 가슴을 드러내고는 곱셈공식이 적혀있는 가슴 아래쪽을이 잘 보이도록 스스로 모양을 잡고는 그에게 보여주었다. 처음에는 직접 만져대며 공식을 찾던 수현은 이제 귀찮다며 그녀 스스로가 보여주도록 명령했다. 혹시라도 민아가 몸을 사리거나 기분 나쁜 티를 내면 계속해서 물어봤기 때문에 그녀는 기계처럼 이 일에 익숙해 질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가슴에 적혀있는 것은 다행이었는데, 아래쪽은 어디에 무엇이 적혀있는지 알 수가 없어서 수현에게 다리를 벌린 채로 몇 번을 자세를 바꿔야만 했다.
“어디 적어 뒀더라.. 누나 이쪽 다리 아닌가봐 저쪽 올려봐.”
“빨리 찾아! 이게 얼마나 부끄러운데..”
민아는 일어선 상태로 왼쪽 다리만 의자 위에 올려서 수현이 볼 수 있도록 하다가 다시 오른쪽 다리로 바꿨다. 혹시라도 수현의 엄마가 들어올까봐 조마조마 한 것은 둘째 치고 어느새 익숙하게 이 짓을 하고 있는 자신이 수치스럽게 느껴졌다.
“아, 여기구나!”
“앗..!”
한참을 가랑이 사이를 들여다보던 수현은 민아의 왼쪽 대음순을 잡아당겼다. 그녀는 깜짝 놀라서 수현의 손을 떼어내려 했지만 오히려 화난 그에게 세게 꼬집히고 말았다.
“손 치워 손, 손! 너무 작게 적은걸 어쩌라는거야? 치마 다시 올려.”
“알았으니깐! 제발 꼬집지말아줘. 아프다구..”
먼저 백기를 들 수 밖에 없는 민아는 방금 처음으로 남자의 손이 자신의 보지를 만졌다는 것을 깨닫지도 못 한 채 다시 치마를 부여잡고 가만히 있었다. 수현은 생전 처음으로 부드럽고 따뜻한 여자의 속살을 만지작거리며 그 자신도 이성을 유지하려 애썼다. 이대로 손가락을 넣어보고 싶은 충동, 클리토리스를 만져보고 싶은 충동 등 오만가지 감정이 그를 뒤흔들었지만 상황을 감안해서 인내하는 중이었다. 민아의 반대쪽 날개도 잡아당겨서 글씨 읽는 척을 하던 수현은 그녀를 쳐다봤다. 능욕당할 때 마다 눈을 꼭 감고 치마를 들어올리고 있는 그녀는 정말 귀여웠다.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는 그가 적어놓은 공식들과 함께 ‘섹스’, ‘걸레’, ‘육변기’ 같은 외설적인 단어들도 낙서처럼 적혀있었는데, 어차피 그녀가 볼 수 없는 부위였기에 마음껏 장난을 쳐 놓은 그였다.
짝-
“아얏!”
“다 봤어 앉아.”
수현이 허벅지 안쪽을 한 대 때리며 말하자 민아는 기분이 상했는지 입을 비죽 내밀고는 자리에 앉았다. 이어서 가슴을 툭툭 치자 블라우스의 단추도 다시 잠갔다. 볼거 다 봤으니 ‘공책’을 닫으라는 신호였다. 그녀의 신체에 대한 소유권이 자기 것 이라도 되는 양 수현은 물건처럼 다루고 있었다. 비록 협박에 의한 능욕이었지만 그래도 여성으로써 조금은 부드럽게 대해줬으면 하는 그녀였지만 애석하게도 수현의 취향과는 아주 거리가 멀었다. 이대로라면 자신은 살아있는 인형같은 존재가 될 것이 뻔해보였으나 그렇다고 그에게 조금만 친절하게 대해 달라며 자비를 구하는 것도 자존심상하고 우스운 일이었다. 그래도 민아는 한번 용기를 내보기로 했다.
“저기, 수현아.”
“왜?”
“그게.. 이런 말 해서 기분 나쁠지 모르겠는데, 나도 여자고 사람인데 조금만..”
“조금만 뭐? 좀 크게 말해봐 안들려.”
“조금만 친절하게.. 해대줬으면 해! 내가 누나이기도 하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친절하게 괴롭혀달라고 말하는 민아를 보자 수현은 터져나오는 웃음을 겨우겨우 참아야 했다. 바닥까지 떨어져 가는 자존심 때문인지 혹은 수치심 때문인지 떨리는 목소리로 조그맣게 말하는 그녀는 제법 진지해 보였다. 자신의 이런 약한 모습은 분명 수현의 보호본능을 자극하지만 그와 함께 더욱 거대한 가학심을 부추긴다는 것을 민아는 절대 알 리가 없었다. 수현은 그녀의 희망을 산산조각 내고 싶은 마음과 연인처럼 꼭 껴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서로 상쇄됨을 느끼고는 자신이 생각보다 나쁜놈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어쨌거나 그녀를 덜 괴롭히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내가 자꾸 괴롭힌다고 생각하나 본데 이게 다 누나가 잘못했기 때문이라니깐? 애초에 선생님으로써 잘 가르쳤다면 누나의 몸이 공책처럼 쓰일 일도 없었다고.”
“하지만..! 이건 정말 기본적인 부분인걸.”
“뭐야, 시발 그럼 내가 존나 멍청하다 이런뜻이야?”
“아니, 아니. 그런건 아니야. 미안..”
수현이 화난 척 험한 말을 내뱉자 민아는 바로 꼬리를 내렸다. 이미 그들의 관계는 누나와 동생 사이에서 완전히 역전 된지 오래였다. 수현은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재밌는 생각이 떠 올랐는지 속으로 신나는 마음을 감추고 민아에게 제안했다.
“좋아, 내가 심했다고 치고 이건 어때? 이번 주 토요일 과외부터는 한 과목 공부하고 나면 시험을 치는 거야. 만약에 내가 만점을 맞으면 무엇이든지 소원 한 가지를 들어줄게.”
“정말..?”
“진짜로 약속. 대신에 하나라도 틀리면 틀린 개수만큼 벌 받을 준비 해.”
“하지만! 일부러 틀릴 수도 있는 거잖아..”
“아, 싫으면 말던가.”
민아는 잠시 고민했지만 어차피 밑져야 본전이었다. 수현이 벌을 주겠다는 행위는 사실 저런 귀찮은 조건 없이도 얼마든지 자신에게 할 수 있었다. 결정적으로 그는 자신이 맞게 풀었는지 틀리게 풀었는지도 모를 테니 열심히 가르쳐주면 시도해볼만 하다고 생각했다. 결국 고개를 끄덕이는 민아를 보며 수현은 벌써부터 어떻게 그녀를 좌절시킬까 고민 중 이었다. 당연히 시험에서 만점 맞지 않는 것은 식은 죽 먹기보다 쉬운 일이다. 민아가 이길 확률은 제로에 가까웠지만 그녀가 처한 상황은 이런 작은 희망이라도 붙잡을 수 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과외가 거의 끝나갈 무렵 민아는 의자에 머리를 박고 수현을 향해 양손으로 엉덩이를 벌린 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오늘도 그냥 그녀를 보내기 싫었던 수현은 결국 공간이 없다고 우겨대더니 기어코 민아의 보지와 항문 사이의 좁은 공간에도 수학공식을 적었던 것이다. 정확히는 수현의 노예라고 적혀있었지만 민아가 그것을 알 리가 없었다. 그저 한번 이 자세를 시키고는 벌써 15분째 거들떠도 안보고 있는 수현이 야속하기만 했다. 항문에는 그녀의 온 몸에 글씨를 새긴 싸인펜이 꽂혀있었다. 수현이 귓속말로 한번이라도 떨어뜨리면 보이지 않을 때 까지 박아버린다고 협박 했기에 계속해서 힘을 주느라 온 신경을 집중했다.
“수현아.. 나 너무 힘들어.”
“.......”
“야, 장수현..”
민아가 5분전부터 애타게 불러도 들은 척도 안하는 수현의 귀에는 어느새 이어폰 까지 꽂혀있었다. 그렇게 20분쯤 지났을 무렵 그녀가 한계에 다다랐는지 싸인펜이 위아래로 흔들리자 수현은 그제서야 이어폰을 빼고는 무성의하게 말했다.
“뭐야 공책 열어놨었잖아? 누나 이제 닫아도 돼.”
수현의 말에 모멸감을 느끼며 항문에서 싸인펜을 빼고 원상태로 돌아온 그녀의 머리카락은 식은땀과 함께 이마에 길게 늘러 붙어있었다. 피가 쏠렸는지 이마에는 빨갛게 자국이 남아있었다. 지쳤는지 가쁜 숨을 내쉬며 옷을 가다듬고 있는 그녀에게 수현이 놀리듯 말했다.
“에이 그거가지고 그렇게 힘들어해? 군대 가면 남자들은 더 심하게 한다던데..”
“그치만..! 나는 남자가 아닌걸.”
“어쩌라고 자꾸 말대꾸 하면 진짜 머리박으라고 한다? 오, 근데 침대에서 해보면 재밌을지도..”
더 이상 얘기했다간 자신에게 진짜로 시킬 것 같았는지 민아는 입을 꾹 다문 채 가만히 서 있었다.
“왜 안가? 오늘 과외 끝났어.”
“내 속옷..”
“이건 여기 보관이야. 어차피 다음부터 속옷 입고 오지 말랬잖아? 맡겨뒀다고 생각 해.”
“흑.. 맘대로해.”
“아, 그리고 이제부턴 과외하기 전에 공식 써놓고 할거니까 30분 일찍 와~”
원망스러운 표정으로 수현을 바라보던 민아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방문을 열고 나왔다. 수현의 엄마가 수고했다며 고맙다고 칭찬하자 민아는 애써 미소지으며 밝게 인사하고는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현관문을 닫기 직전 다음부터 더우면 에어컨을 틀어주겠다고 말하는 소리가 그녀를 뒤따라왔다
“민아야 요즘에 안 좋은일 있어?”
경민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오늘은 엄마가 병실에 입원하지 않는 날이어서 오랜만에 남자친구와 식사를 하고 있는 민아는 근래 들어 멍 때리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수현의 능욕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기억이지만 그만큼 쉽게 잊혀 지지도 않았기에 자꾸만 머릿속에 멤돌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눈을 바라보는 경민에게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니야! 어제 핸드폰 하느라 잠을 설쳤더니 조금 피곤해서 그래.”
“으이구 바보야. 일찍 자야지 그러니깐.”
경민은 베시시 웃으며 말하는 민아가 사랑스러워 죽겠는지 머리를 살짝 쥐어박았다. 1학년 때부터 여신으로 통하던 그녀가 자신의 고백을 받아 준지도 어느 새 3개월이 다되어가고 있었다. 뜬금없는 고백이었지만 좋아해줘서 고맙다며 흔쾌히 사귀는 것을 승낙하자 평생 그녀를 지켜야겠다고 다짐하고 한 순간도 질리거나 싫었던 적이 없었다.
“그보다 오빠 코는 괜찮아?”
“응? 아아, 뼈에 살짝 금이 갔을 뿐이어서 금방 괜찮아졌어 걱정하지마!”
“휴.. 다행이다.”
“그보다 걔네 고등학생이더라고.”
얼마 전 창석 패거리와 있었던 일을 떠올린 민아는 그 푹 삭은 얼굴이 고등학생이라는게 믿기지가 않는지 입을 벌렸다.
“정말? 어이없다 진짜. 무슨 애들이 그렇게 깡패처럼..”
“잊어버려 그냥. 이미 그 남자애랑 아버지가 와서 사과하고 합의도 했어. 끝난일이야.”
그랬다. 그 자리에서 현장검거된 창석 패거리는 경찰의 인도 하에 병원에 입원해 있던 경민에게 찾아와 무릎꿇고 사과했던 것이다. 물론, 창석은 그의 아버지가 다그치자 퉁명스럽게 죄송합니다 한마디 하고는 나가버렸지만 경민의 부상 정도도 생각보다 경미했기에 큰 문제 없이 원만하게 해결된 사건이었다.
“너는 너무 착해서 탈이야. 난 정말 그런 애들 질색이라구! 어린놈들이.. 최저, 쓰레기!”
“올~ 자기 욕 잘하네. 쬐끄만한 입으로.”
민아는 당시 상황이 떠올랐는지 살짝 격양되서 분노를 표출했다. 은연중에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수현에 대한 분노도 섞여있었기 때문에 조금 더 흥분한 감도 없지않았다.
“그러엄~ 나도 욕 잘한다 뭐. 다음에 보면 욕을 한바가지를 해줄꺼야!”
“됐어. 똥이 무서워서 피하니 더러워서 피하지. 얼른 밥이나 드세요~”
머리를 쓰다듬는 경민의 손길에 민아는 마음을 누그러뜨렸다. 수현에게 물건취급을 당하던 것이 엊그제인데 경민은 마치 쉽게 꺽여버릴 것 같은 꽃처럼 자신을 대했다. 이것은 지쳐있는 그녀에게 너무나도 큰 위안이 되었다. 어떻게든 수현과의 관계를 마무리 짓고 남들처럼 행복한 대학 생활을 즐기고싶은 마음이었다.
집으로 돌아온 민아는 곧 바로 영어책을 펼쳤다. 오늘이 금요일이니 내일은 수현의 집에서 과외를 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남자친구와 가볍게 데이트를 즐기느라 집에 돌아온 시간은 6시 앞으로 2시간 후면 아르바이트도 가야 했기에 시간이 촉박했다. 물론, 그녀가 준비하는 것은 수업준비라기 보다는 어떻게든 쉽게 가르쳐서 수현이 자기가 낸 시험에서 만점을 받도록 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었다.
‘소원을 빌 수 있게 되면 그 동영상만이라도 지워달라고 해야겠어.’
자신이 매 맞으며 가슴을 유린당하는 동영상은 민아가 생각하기에 자신의 최대 약점이었다. 문자 내역이야 그녀의 엄마가 호전되고 나서 들키는 것 쯤 감수할 수 있었다. 오히려 자신이 이상한 곳에 쓰려고 돈을 빌리거나 한 것도 아니기에 동영상만 지워지면 곧 바로 세게 나가서 수현을 압박할 생각이었다. 그녀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동영상이 학교 커뮤니티에 올라가서 전교생이 알게되는 끔찍한 상황이 되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경민은 자신을 끝까지 보호해 주려고 할 테지만 다른 학생들의 시선을 견딜 수 없을 것이다.
내일은 수학이 아닌 영어공부를 하는 날인 것이 그녀는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수학은 쉬운 문제라도 공식을 모르면 절대 못 풀지만 영어는 쉬운 문장이나 단어를 골라서 내면 가능성이 있었다.
‘더 이상 이런 생활은 하기 싫어.. 내일 꼭 결판을 내야겠어.’
민아는 굳게 다짐하며 책장을 넘겼다.
수현은 아침부터 발기찬 하루였다. 오늘 민아를 괴롭힐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아랫도리가 불끈불끈 하고 있었다. 빨리 그녀를 복종 시켜서 자신의 자지가 없으면 애원하는 여자로 만들고 싶었다. 게다가 오늘은 부모님들 역시 등산과 모임등으로 외출해서 여느 때처럼 저녁에나 들어올 것이다. 지난번보다 훨씬 더 많은 짓을 민아에게 할 수 있는 행복한 토요일이었다.
‘흐흐 3분남았네 빨리빨리 오지 좀.“
시계는 어느 새 11시 27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분명 자신이 지난번에 30분 일찍 오라고 했으니 곧 있으면 민아가 들어올 시간이었다. 이제는 머리 굴릴 것 없이 그녀가 오자마자 맨몸을 감상할 수 있으니 한껏 기분이 들떴다. 아무리 남자 경험이 없는 민아라도 반복적인 행위에 익숙해지니 속살올 보이는 것에도 점차 무뎌져 가는 듯 했다. 오늘은 방 안이 아닌 거실에 테이블을 차려놓고 소파에 앉아서 거만하게 앉아있는 수현이었다.
‘왜 안와? 벌써 시간 지났는데..’
수현은 11시 35분이 되자 점차 조바심이 났다. 혹시라도 민아가 자신의 명령에 따르지 않기로 결정하진 않았을까 하는 잡생각이 들었지만 그럴리는 없을 것 같았다.
[시발 왜 안 오냐? 나랑 한 약속이 중요하지 않다 이거지?]
37분이 돼서 참을 수 없던 수현은 위협적으로 문자를 보냈다. 그는 화도 났지만 1초라도 빨리 민아를 보고 싶었다. 10초 정도가 흐른 뒤 민아의 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기도 잠시 헐레벌떡 달려오는 그녀가 보였다. 양손으로 영어책을 감싸앉고 있는 민아는 곰돌이 모양이 그려진 맨투맨 티셔츠에 집에서 입는 트레이닝 복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달려오느라 숨을 몰아쉬는 그녀는 오늘도 정말 귀여웠다.
“헉.. 헉.. 미안해! 수업 준비 하다가 깜박해버려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열심히 수업준비를 하던 민아는 수현이 30분 일찍 오라고 한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는지 정말 미안한 표정으로 사과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신을 바라보는 민아를 보니 그 어떤 남자라도 당장 반할만하다고 수현은 생각했다. 물론 그는 절대 용서해줄 마음이 한 움큼도 없었다.
“와 진짜 어이없네. 돈 받고 하는 과외였어도 이딴식으로 늦을 거야?”
“미안해..”
“내가보기엔 누나가 내가 하는 말을 개 무시 한 걸로밖에 안보여. 나랑 과외 하기 싫으니까 일부러 늦게 온거 뻔히 보이거든? 그럼 직접 말로 하지 왜 사람 기다리게 만들어?”
“그런게 아니라..! 정말 수업준비..”
“닥쳐. 당장 옷 다 벗어. 덕분에 시간 없으니까 빨리빨리 해야지?”
민아의 표정은 거의 울상이 되어 있었다. 열심히 피해 다녀서 수요일 이후로 3일 동안 마주치지 않았건만 오늘 수현을 처음 보자마자 그는 옷을 벗으라고 명령하고 있었다. 지난번에는 음료수를 흘려서 어쩔 수 없이 옷을 벗었지만 오늘은 수현이 자신에게 직접 명령하고 있었다. 비록 속살을 내비치더라도 옷을 걸치고 있는 것과 완전 나체가 되는 것은 분명 차원이 다른 일이었다. 하지만 민아가 반항할 수 있을 만큼 수현의 표정이 밝아보이지는 않았다.
“아 시발 또 누나 멀뚱히 서있는 동안 2분 지났잖아 한번 말할 때 좀 하라고.”
“아.. 알았으니깐. 화내지마.”
자신보다 덩치가 훨씬 큰 남자가 잡아먹을 듯이 화내는 것은 상하관계를 떠나서 충분히 위협적이다. 민아와 수현의 현재 관계에서라면 더더욱 효과적이었다. 머뭇거리던 그녀는 수현의 성화에 못 이겨 거실에 놓여진 테이블에 들고 온 책들을 올려놓고는 옷을 벗기 시작했다.
“빨리 빨리 벗어. 아 맞다 오늘은 영어 공부였나?”
“응..”
“일로와.”
어느새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고개를 떨구고 있는 민아에게 수현이 말했다. 샤워할 때 깨끗이 씻었는지 지난번의 낙서는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거기 앞에 테이블에 올라가서 다리 벌려”
수현은 소파에 앉아서 자신의 앞에 있는 테이블을 가리켰다. 민아가 마지못해 기어 올라가서 수줍게 다리를 벌리자 그녀의 전신이 숨김없이 그의 눈앞에 전시되었다. 수현은 충분히 만족스러웠고 그의 물건도 만족스러웠는지 바지를 찢을 듯이 발기해 있었지만 계속해서 무섭게 하기로 했다. 거만하게 앉아있던 수현은 앉은 채로 벌어진 민아의 다리를 툭툭 발로 찼다.
“더 벌려. 더 최대한 벌리라고.”
“하지만 이게 최대인걸.. 아파..!”
“자, 내가 다리로 더 벌려 줄테니까 이대로 유지해. 그리고 손은 등 뒤로 돌려 절대 내 눈에 보이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