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화 (5/6)

“그래.. 전송해라 해! 우리 엄마 아파서 병원비했다. 이 나쁜새끼야!”

“뭐야. 그런거라면 처음부터 말했으면 되잖아 바보 아니야?”

“의사 선생님이 절대 안정 취하라는데 어떻게 사채 써서 자기 때문에 술집에서 일한다고 말해? 그리고 남자친구한테는 어떻게 말하냐구!”

“아니 그런 것 인줄 알았으면 협박 안했지. 누나는 내가 그렇게 나쁜놈으로 보여? 말 안한 덕분에 나한테 엄청 벌 받고 그런거잖아.”

수현이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빨래집게를 바라보며 얘기하자 민아는 분노에 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듯 했다. 약점이 사라졌다는 생각은 그녀로 하여금 수현이 두렵다는 생각 보다는 분노와 용기를 갖게 해줬다. 개념 없는 동생의 치기어린 감정 때문에 자신이 고생한 것을 생각하자 억울함이 밀려오는 듯 했다. 민아는 바닥에 떨어진 빨래집게를 집어 들고는 수현에게 집어던졌다.

“야. 이.. 개새끼야! 니가 다짜고짜 나 묶어서 협박했잖아..!”

“아 씨발! 뭐하는거야. 입조심해 이건 왜 던져?”

“니가 한번 그거 해봐 미친놈아! 얼마나 아픈지.. 흑.. 내가 그동안 너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는데..”

“또 우네. 아니 내가 문자로 협박한건 그래 잘못 했다고 치자. 근데 이제 와서 뭐? 어쩌라고. 난 몰랐지. 왜 난데없이 욕질이야?”

분위기는 점점 험악해 지고 있었다. 민아는 또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도리어 자신에게 배째라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그녀는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래도 이대로 생 까고 지내면 능욕 당했던 기억도 천천히 치유될 거라고 생각했으나 수현은 그럴 생각이 없어보였다. 말투로 보나 건방지게 앉아있는 자세로 보나 그는 자신을 아직도 장난감으로 밖에 보지 않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너.. 그냥 두려고 했는데 경찰에 신고할 거야. 후회하게 해줄게.”

“후회? 누나야 말로 지금 후회할 짓 하는 거야.”

“더 할말 없어. 난 갈테니까 경찰서에서 봐.”

“그러던가.”

민아는 수현의 너무도 당당한 모습에 조금 당황했지만 얼른 옷을 입고는 이 자리를 뜨려고 했다. 비록 미성년자라 큰 처벌은 받지 못한다고 해도 그의 집안은 뒤집어 질 것이 분명했다. 자신도 피해를 입겠지만 저런 수현을 그냥 놔두고 싶지는 않았다. 집으로 향하기 전에 흘끗 보니 수현은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민아는 그가 아마도 문자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뭐해. 문자보내?”

“궁금해?”

“아니.. 됐어.”

“왜 한번 보지 그래.”

돌아서서 가려던 민아는 수현의 말에 무언가 이상한 느낌을 받고 고개를 돌렸다. 수현은 자신의 핸드폰으로 뭔가를 보고 있다가 그녀에게 보여줬다. 처음에는 멍하니 있던 민아의 눈에 조금씩 화면이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현이 소리를 키우자 자신도 잘 알고 있는 여성의 신음 소리와 애처롭게 그만해 달라며 애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끼익-

“어머, 민아왔니? 오늘도 과외 해주러 왔구나. 어쩜 이뻐라.”

수현의 엄마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직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한 민아는 인사 타이밍을 놓치고 어정쩡하게 목례만 했다. 얼른 핸드폰을 숨긴 수현은 태연하게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 자신도 놀랐긴 마찬가지였다.

“엄마 벌써왔어? 이제 과외 끝나서 누나랑 간식이나 사먹을까 하고.”

“그렇구나. 민아 맛있는것좀 사주렴. 어머. 여기 빨래 집게는 다 뭐니?”

“헤헤 누나랑 같이 빨래 널었거든. 누나 얼른 나가자~”

자리를 피하기 위해 수현은 멀뚱히 서 있는 민아의 손목을 잡아 끌었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수현을 잠시 바라보다가 그대로 끌려나왔다. 신발을 신고 복도로 나오는 그들에게 잘 다녀 오라고 말하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들은 옥상으로 올라왔다. 정확히 말하면 민아는 반항도 못 하고 끌려왔다고 표현해야 될 것이다. 옥상에는 경비아저씨가 세워 둔 접이식 의자 몇 개와 토목 자재 그리고 수현이 재떨이로 쓰는 철통 한 개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여름이었지만 저녁에 살랑 살랑 불어오는 바람은 약간 찬 느낌이었다. 눈을 내리 깔고 수현과 마주보고 있는 민아의 머릿결은 바람결 따라 살며시 그녀의 얼굴을 스쳤다. 한쪽이 입을 열지 않았다면 그들은 고백 받는 청순한 여대생과 당돌한 남학생의 모습이었다. 수현은 민아 뒤로 돌아가서는 접이식 의자 한 개를 가지고 돌아와 그 위에 앉았다. 옥상 한가운데의 그들을 지켜보는 것은 희미하게 떠 있는 초승달뿐이었다.

“누나.”

“...응..”

“왜케 조용해? 할말 있으면 해봐 태세 변환이 거의 우디르네.”

“.......”

수현은 자기가 말하고는 웃긴지 혼자 병신처럼 키득댔다. 당연히 그는 이 상황을 즐기고 있었는데 애초에 예견된 승리였기 때문이다. 민아의 표정은 걱정과 두려움 분노 당혹감 등등 오만가지가 섞여있었는데 그나마도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았다. 수현은 핸드폰을 들고는 뭔가를 하면서 말했다.

“누나. 내가 개 병신같이 보이지?”

“...아냐..”

“왜 놀랐어? 이거 그때 누나가 보지 처음 벌린 날 찍은건데.”

“어째서..”

“뭘 어째서야. 말대꾸 하려고 하지마. 이것 말고도 동영상 많아. 내가 그냥 존나 호구로 보였구나? 아까 욕하고 기세 등등 하던데 계속해봐.”

“......”

민아는 아무 말도 하지 못 하고 양손을 모은 채 바지자락만 쥐어뜯고 있었다. 이제 자신에게 벗어날 구멍은 어디에도 없어 보였다. 그녀의 머릿속을 온통 좌절감과 두려움이 채워가고 있었다. 아까는 울분이 차올라서 용기가 났지만 지금은 차가운 바람에 전부 식어 버린지도 오래였다. 그녀는 사형선고를 기다리는 죄수와 같은 심정이었다.

“사람이 말을 하면 바로바로 대답을 해야 될꺼 아니야.”

“응..”

“자, 이거봐.”

수현은 자신의 핸드폰 화면을 민아에게 보여줬다. 거기에는 조금전에 봤던 자신의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단지 핸드폰 동영상 플레이어가 아닌 인터넷 스트리밍 중이었다는 것만 빼면 말이다. 잠시 보고있던 민아는 알아채고는 눈을 크게 뜨고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이거 엄청 유명한 성인 사이트에 올렸거든 지금. 와 올리자마자 조회수가 5 네.”

“아.. 안돼.. 제발!”

“안되긴 뭐가. 오 조회수 13이야 누나 금방 스타되겠다. 손 치워 저리.”

“어떡해.. 어떡해.. 수현아. 용서해줘. 응?”

지금 민아에게는 고민하고 말고 할 시간조차도 없었다. 실시간으로 조회수가 올라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아는 사람에게라도 알려진다면 자신의 인생은 끝이라고 생각했다. 심하게 안절부절 못 하는 민아를 잠시 보던 수현은 그녀 몰래 동영상을 삭제했다. 조회수는 17쯤이었다. 이게 혹시라도 퍼지면 민아가 가장 큰 피해를 보겠지만 자신도 엄청난 비난 받고 민아를 잃어야 했기에 일종의 도박수였다.

“그게 사과하는 사람의 태도야?”

“미안해.. 미안해! 어떻게 해야 되지 내가..? 뭘해야 되지..”

“아 좀 진정하고. 잠깐 삭제했거든? 근데 이거 확인 버튼만 누르면 다시 올라갈 거야. 인터넷에 알몸 다 팔리고 싶지 않으면 성의를 보여봐.”

민아가 너무 패닉상태이자 지웠다고 말해주자 조금은 진정 하는 듯 했다. 그녀는 무릎을 꿇은 상태로 수현의 바지춤을 잡고 있던 차였다. 민아는 수현의 무릎에 이마를 대고는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뭐해. 나 아직 열 받았거든? 사과를 하는 기본 태도가 안 되어 있어 아직도 옷을 입고 있다니. 그냥 이거 올리고 집에 가서 자야겠다.”

“아니야! 미안해.. 벗을께.”

수현이 말하자 민아는 얼른 일어나서는 옷을 벗기 시작했다. 이곳이 옥상이라는 것을 생각하고는 잠시 멈칫 했지만 오늘은 그녀가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민아는 뒤에 있던 의자에 얼른 벗은 옷을 올려놓고는 다시 와서 무릎을 꿇었다. 양 손을 공손히 모으고 가만히 앉아있던 그녀는 수현이 아무 말 없자 또 미안하다고 했다. 자신이 오늘 대체 몇 번을 사과의 말을 하는 건지 알 수 없다고 생각했다.

“끝이야? 아 씨발 또 열 받네 고개 안 숙여? 여기 내 발에 닿을 때 까지 숙이고 사과해. 누나는 보면 자기 처지를 잘 모르는 것 같단 말이야.”

“미안해.. 잘못했어.”

자신의 앞에 수현이 발을 가져다 놓자 민아는 이마가 닿을 때 까지 고개를 숙이고는 그 상태로 사과했다. 이미 그녀의 자존심은 바닥을 치고 있었다. 수현은 뭔가를 곰곰이 생각하는 듯 엎드려 있는 민아를 한동안 가만히 놔뒀다. 알몸상태인 그녀는 쌀쌀한 저녁 공기에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아직도 몸에 잔뜩 쓰여 있는 낙서들을 보던 수현이 말했다.

“일어나.”

“응..”

“공책 펴.”

수현의 명령에 겨우 일어난 민아는 다시 아까의 굴욕적인 자세를 취해야 했다. 망설일 것도 없이 손을 머리 뒤로 하고 개구리처럼 다리를 벌린 민아는 어두운 저녁 아파트 옥상에서 존재하기에 참으로 이질적인 존재였다. 수현은 바지 주머니에서 언제 주워왔는지 싸인펜을 꺼내서는 그녀의 보지에 꽂았다.

“누나 이거 떨어뜨리면 알지? 좆 되는 줄 알아.”

“알겠어..”

짜악-

조용한 하늘에 살과 살의 마찰음이 들렸다. 가냘픈 여성의 신음 소리와 함께.

경쾌하고 기분 좋은 소리가 옥상에 퍼졌다. 물론, 수현 혼자만의 생각이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따귀를 맞은 민아에게는 처음에는 아픔이 그리고 순차적으로 당혹감, 두려움이 찾아왔다. 하마터면 꽂혀있던 펜도 떨어트릴 뻔 했다. 그녀의 하얀 왼쪽 뺨에는 서서히 수현의 손자국이 나타나고 있었다. 반대로 수현은 엄청난 스릴을 느꼈다. TV에서 나오는 나쁜 남자역할의 주인공이 된 것만 같은 느낌.

하지만 동시에 그녀에게 미안하다는 마음이 솟아나고 있었다. 민아는 분명 손찌검을 하기 에는 너무도 작고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외모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성적인 부분을 괴롭히는 것과 싸대기를 때리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이런 단순 폭행을 즐기려면 폭력 그 자체를 즐기는 창석 같은 인물이어야 했다. 이를테면 남자를 패는 것에도 희열을 느끼는 부류의 사람들. 수현은 변태이기는 했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민아를 벌써 용서해 줄 생각은 없었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 될 테니까. 수현이 몸을 살짝 움직이자 민아는 눈감고 고개를 돌리며 움츠러들었다. 그녀는 소위 말해서 쫄아 있었다.

“안 때릴 테니까 쫄지마.”

“...으응.”

“지금부터 내가 이거 잡고 아래로 살짝 힘을 줄 거야. 혹시라도 떨어트리면 또 맞을 줄 알아. 방금 한 대 맞았으니까 알아서 잘 하리라고 믿어.”

“알겠어..”

말을 마친 수현은 민아의 가랑이에 꽂힌 펜을 손으로 잡고는 아래로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민아는 당황해서 얼른 보지에 힘을 주었다. 생전 처음으로 힘을 집중하는 부위였지만 아직 남자경험이 없어서 구멍이 작다는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수현은 힘을 주었다 뺏다 하면서 그녀의 몸을 둘러보았다. 가슴이나 하체나 부어있고 낙서되고 상태가 엉망이었다. 민아의 몸이 다치기라도 하면 자신만 손해였으므로 다른 괴롭힐 부위를 찾다가 발견한 곳은 겨드랑이였다. 충분히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수현이었다.

“아얏..!”

“어, 힘빠진다. 꽉 안물어?”

“아.. 아으..”

수현은 검지와 엄지로 민아의 겨드랑이를 꼬집었다. 그녀가 겨우겨우 고통을 참는 것을 보니 확실히 효과가 있는 듯 했다. 그래도 또 따귀를 맞기는 싫었는지 민아는 필사적으로 하체에 힘을 주고 있었다. 운동 다니면서 스쿼트를 열심히 했는지 탄탄한 허벅지에도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다.

“올. 힘 좋은데? 누나 남자친구랑 잘 때 이렇게 조여 줬나봐?”

“아.. 아니야!”

“뭘 아니야. 아까 도시락 통에도 흥분하는 거 보니까 이미 경민이 형 좆에 수십 번은 쑤셔진 것 같던데.”

“아니라고! 잔적 없어. 제발 나는 욕해도 좋으니까 남자친구를 끌어드리지 말아줘..”

“와 남자친구 얘기 나오니까 또 말 많아지네. 혹시 방금 나한테 발끈한 거 아니지?”

“...미안해..”

“시발 아까부터 뭐가 자꾸 미안하대. 앵무새야? 내 눈에는 미안한 태도가 전혀! 안 보인다고.”

수현은 민아가 남자친구 이야기에 발끈하자 정말로 화가 나서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말대꾸를 하는 그녀의 모습에 남자친구에 대한 질투심을 느낀 것이다. 하지만 머리를 조아리다 말고 이런 굴욕적인 자세로 꼼짝 못하고 보지나 조이고 있는 그녀가 대체 무엇을 더 할 수 있단 말인가. 민아는 정말이지 그냥 주저앉아서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안되겠어. 우리의 관계를 좀 확실히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

수현은 말을 마치고는 핸드폰을 꺼내더니 민아를 향했다.

“뭘 하는거야..?”

“뭐하긴 동영상 촬영중이야.”

“어째서.. 이미 동영상은 충분하잖아? 난 반항할 생각 없다고..”

“닥치고 좀 웃어봐.”

“뭐?”

“웃으라고.”

민아는 어이가 없었다. 지금 상황에서 그녀가 웃는다는 것이 대체 말이나 되겠는가. 하지만 수현은 짜증을 내며 그녀의 골반을 발로 찼다. 자세가 살짝 흐트러졌지만 그래도 겨우겨우 유지하고 있었다.

“아 진짜 좀! 하라는 것도 바로바로 안하고 내가 우습지?”

“하.. 하지만.”

수현이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보지 바로 위쪽을 한번 더 걷어찬 후에야 민아는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그는 그 얼굴을 한번 클로즈업 하고는 일어나서 전신을 촬영하며 민아를 한바퀴 돌았다. 슬슬 힘들어서 버티는 것도 고작인 그녀가 어색하게 입 꼬리를 올리고 있는 모습은 참으로 진풍경이었다. 충분히 민아의 곳곳을 클로즈업 해가며 동영상에 담은 수현은 만족한 표정을 짓고는 다시 의자에 앉아서 그녀의 전신을 찍었다.

“자 이제 내가 하는 말 따라해.”

“..,응..”

“나 정민아는.”

“...나 정민아는.”

“장수현의 노예입니다.”

“흐윽..”

웃다 말고 다시 울상이 된 민아는 수현이 손을 들어 올리며 때리는 시늉을 하자 다시 아까보다 더욱 어색한 미소를 짓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수현은 잔뜩 짜증이 난 표정으로 인상을 찡그리고 있었다.

“3.”

“수현아..”

“2.”

“.......”

“1.”

“...수현의 노예입니다..”

“붙여서 크게 다시 해.”

“나 정민아는.. 장수현의 노예입니다!”

눈을 질끈 감으며 민아는 소리쳤다. 그들이 처음 왔을 때 보다 훨씬 어둑해진 옥상에는 정적만이 감돌고 있었다. 수현은 눈을 감고는 그녀의 마지막 되새기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괴롭힘도 능욕도 아무것도 없는 시간이 길어지자 민아는 다시 추위를 느끼기 시작했다. 정말 고된 하루를 보내고 있는 그녀의 신체는 이미 한계였다. 수현이 자신을 뭐라고 생각하든 상관없고 당장 따뜻한 욕조에 몸을 녹이고 쉬고 싶었다. 그러나 찬바람이 한번 불어오자 민아는 몸을 가늘게 떨면서 결국 펜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순간 마치 교도관 앞의 죄수 처럼 온 몸에 소름이 돋는 민아였다. 작게 탁 소리가 났지만 수현은 눈치 채지 못 했는지 아직도 눈을 감고 있었다. 눈치를 보던 민아는 혹시나 그냥 저대로 잠든 것은 아닐까 하며 천천히 펜을 주우려고 몸을 숙였다.

“뭐하냐?”

“아! 깜짝이야..! 저기, 그게..”

“그냥 다시 무릎 꿇어. 참나 진짜 어이가 없는 것 같다. 누나는.”

어느새 눈을 뜨고 민아를 바라보고 있던 수현은 몰레 펜을 줍다가 소스라치게 놀라는 민아가 귀여워 보였다. 그녀는 큰 잘못을 한 것 마냥 꿇어앉고는 조용히 있었다. 속으로는 또 엎드려서 사죄를 해야 하나 고민하는 중이었다. 수현은 일어나서는 민아가 벗어놓은 옷으로 가서 뒤적거리더니 그녀의 폰을 들고 왔다.

“누나. 이거 봐. 내가 방금 찍은 동영상 카톡으로 전송했거든? 수시로 검사할 테니까 지우기만 해봐.”

“알겠어..”

“다시 대답. 노예가 반말 하는 거 봤어?”

“...네에..”

마지막 남은 일말의 자존심이 민아를 잠시 망설이게 했지만 결국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수현은 일부러 민아가 자신의 위치를 잊지 않도록 동영상을 그녀가 가지고 있도록 했다. 이제 공식적으로 자신의 소유물이 된 아름다운 여체를 왕처럼 내려다보던 그는 슬슬 클라이막스를 즐기고 싶어졌다.

“어쨌든 펜을 떨어트렸으니 벌을 받아야겠어.”

“휴우.. 네.”

“씨발. 뭐야 왜 한숨이야?”

“그게 오늘 너무 힘들어서..! 미안.. 아니, 죄송합니다!”

자신도 모르게 한숨이 나와 버린 민아는 수현의 입에서 또 욕이 나오자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했다. 수현은 자동으로 반응하는 그 모습에 정신적인 쾌감을 느끼며 그런 그녀의 머리를 발로 살며시 지르밟았다.

“안되겠어. 그냥 방금 그 동영상 누나 대학교에 올릴게. 어차피 내 노예라고 선언 했으니까 평생 그렇게 살아.”

“제발.. 안 돼!”

지쳐서 점차 아무 생각도 없어지던 민아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고개를 들려고 하는 그녀를 수현은 발로 밟고 놔주지 않았다. 결국 민아는 엎드린 상태로 비굴하게 용서를 구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에게 꼬박 꼬박 누나라고 해주는 수현 때문에 더욱 비참한 모습이었다.

“누나는 자신의 위치를 확실히 알아야 돼.”

“앞으로 잘할게요..!”

“내가 그 말을 몇 번째 듣는 건지 알아? 소용없어.”

“잘 못 했어요! 흑.. 제발 부탁해요.. 다들 나를 알아볼 거야..”

“뭔 상관이야? 내꺼 내 맘대로 하겠다는데. 그만 징징대. 자~ 올린다.”

“안돼..! 뭐든지 할게요. 수현아! 응? 주인님! 시키는 거 다 할게요..”

민아는 당장에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무슨 짓이든지 해서 당장 이 상황을 모면하려는 마음이 자동적으로 수현에게 주인님이라고 말하며 애원하도록 만들었다. 이미 아까 한번 인터넷 사이트에 자신의 모습이 올라간 것을 본 뒤여서 더욱 간절했다. 하루 종일 비명 지르고 울어서 목소리 까지 쉬어있는 민아를 밟고 있던 수현은 일어서서 그녀를 내려다보며 주위를 천천히 돌았다. 그는 차마 고개를 들지 못 하는 민아의 뒤로 돌아가서는 벌어져있는 엉덩이 사이를 발로 쳐대며 말했다. 물론, 핸드폰은 촬영 중 이었다.

“야. 이거 추한 똥구멍 누구 거야.”

“..주인님 거 에요.”

“여기 더러운 보지는 누구 거야.”

“아흑..! 주인님 거 에요!”

수현은 운동화 끝으로 보지를 비벼대며 민아의 대답을 듣고는 계속해서 그녀의 유두, 가슴, 손, 발, 허리, 머리 등 모든 신체를 발로 차고 누르며 복종의 선언을 받아내었다. 정신적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은 그녀는 자포자기 했는지 수현이 원하는 대로 바로바로 대답했다. 결국 마지막에 보지 털 까지 자신의 소유로 인정받은 수현은 그제 서야 자리로 돌아왔다.

“누나. 마지막 기회를 줄게 내가 용서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성의를 보여. 보지를 벌린다던가 하는 쓸데없는 짓은 안 하는 것이 좋아. 어차피 내 소유 인데 앞으로 질리도록 가지로 놀 테니깐.”

마지막 희망을 갖고 천천히 고개를 든 민아는 최선을 다해서 머리를 굴려야 했다. 하지만 이미 자신의 신체에 가해진 가학적이고 치욕적인 행위들보다 더욱 심한 것은 순수한 그녀의 머리로 생각이 날 리가 없었다. 애처로운 눈빛으로 자신의 주인을 바라만 보고 있던 민아의 눈에 다리를 쩍 벌리고 앉아있는 수현의 물건이 눈에 들어왔다. 태산같이 부풀어있는 그의 바지는 엎드려 있는 민아로 하여금 그 의도를 충분히 눈치 챌 수 있도록 했다. 수현은 민아가 스스로 나서서 자신의 좆을 입에 물기를 바라는 것이었다.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수현을 보며 민아는 굳은 결심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일어나.. 주세요.”

“응?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 야.”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속으로는 입이 찢어질 듯이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수현이었다. 민아는 그 앞에 초라하게 무릎 꿇고 앉아서는 천천히 그의 바지춤을 내리기 시작했다. 검정색 트레이닝 복이 튀어나온 앞부분에 걸렸다가 벗겨지자 우람한 수현의 자지가 팬티를 뚫을 듯이 솟아 있었다. 굵고 딱딱한 그의 자지는 수현이 가진 거의 유일한 자랑거리였다. 민아는 손을 떨면서 텐트를 치고 있는 사각팬티도 서서히 벗겨내었다. 처음에는 시커멓게 무성한 털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다음으로 하늘로 뻗어있는 귀두가 보였다. 민아는 차마 쳐다보지 못 하고 눈을 감은 채 수현의 팬티를 끝까지 내렸다. 그러자 터질 듯이 발기한 수현의 육봉이 힘줄을 과시하며 민아의 머리 위에서 자태를 뽐냈다.

“누나 내 바지는 왜 벗긴 거야? 남자라도 좀 창피한데?”

“그.. 그게..”

“뭐냐고 빨리 말해. 바지 벗으니까 추워.”

거의 한 시간 전부터 발가벗고 있는 민아에 비할 바가 아니었지만 수현은 춥다며 그녀를 재촉했다. 처음 보는 남자의 성기에 눈을 두지 못 하고 얼굴을 붉히고 있는 민아는 지치고 지친 모습임에도 사랑스러워 보였다. 아마도 저렇게 순수하고 남자의 본능을 자극하는 그녀의 선천적인 내면과 외면의 모습이 닳고 닳아 문드러질 때 까지 민아는 이 지옥을 빠져나갈 수 없을 것이다.

“제가, 입.. 으로.”

“입으로 뭐?”

“그.. 입에 넣을 게요.”

“풋- 내 좆을 빨겠다는 거야?”

“네에..”

“지금 누나 완전 걸레 같아. 알아?”

“아.. 아니에요! 하지만..”

“좋아. 빨아봐. 잘 하면 용서해 줄지도. 아, 참고로 그 더러워진 손으로는 만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바닥에 엎드려 있느라 더러워진 자신의 손을 무안해 하며 탁탁 털던 민아는 조금씩 고개를 들고는 자신의 코앞에 있는 남성의 성기를 마주했다. 그것은 아주 단단해 보였고 뜨거운 기운이 느껴지는 듯 했다. 수현이 아침 이후로는 씻지 않은 것을 알기에 살짝 냄새를 맡아보았으나 밖이라 그런지 약간의 살 냄새가 나는 것 말고는 다행히 괜찮았다. 천천히 민아의 얼굴이 다가갔고 수현의 귀두 끝에 부드러운 그녀의 입술이 닿는 것이 느껴졌다. 지금 미칠 것 같은 건 오히려 수현이었다.

‘와 시발.. 진짜 바로 쌀 것 같다. 미치겠네..’

수현은 조막만하고 하얀 민아의 얼굴이 자신의 좆 바로 아래에서 얼굴을 붉히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당장 사정을 해 버릴 수 있을 정도로 심장이 쿵쿵댔다. 이어서 귀두 끝에 입술이 닿고 귀여운 그녀의 혓바닥이 쑥스러운 듯 다가와 그 앞을 살짝 스치자 수현의 등줄기를 타고 미칠 듯한 쾌감과 정복감이 느껴졌다. 모든 남자의 로망이자 사랑을 잔뜩 받으며 자랐을 정민아 라는 여자는 지금 자신의 좆 아래에서 복종의 자세로 오줌 싸거나 딸치고 정액을 뽑을 때나 모습을 드러내는 요도 부위를 핥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이 완벽한 시간이 금방 끝나버릴 것이다. 수현은 조금 더 열심히 혀를 대 보려고 노력하는 민아를 바라보며 세발자국 정도 뒷걸음질 쳤다. 그 바람에 혀를 내밀고 있던 민아는 얼른 집어넣고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왜요..?”

“아니야. 와서 하던거 계속해.”

민아는 꿇어앉아 있었기에 바닥에 손을 대고 조금 기어가서는 다시 수현의 자지 아래에 왔다. 하지만 1분 정도가 지나자 이제 귀두 아래 쪽 까지 열심히 핥고 있는 그녀를 두고 다시 몇 걸음 뒤로 가버리는 수현이었다. 그는 처음에는 버티지 못 하고 싸버릴까 봐 그랬던 것이지만 이제 이것은 하나의 놀이가 되어 버렸다.

“어째서..”

“시끄러워. 기어와서 다시 빨아. 누나가 아까 나보고 개새끼라고 욕 한 것이 갑자기 생각나서 말이야.”

“.......”

“그때 아주 개 같은 기분이었는데 난 욕은 안 할게. 대신 한번 몸으로 느껴봐.”

말문이 막힌 민아는 다시 수현의 앞까지 기어갔다. 그리고는 수현의 마음에 들기 위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아 얘 입에 넣고서는 열심히 혓바닥을 움직였다. 하지만 이미 민아를 지배하는 즐거움을 알아버린 수현은 옥상을 한 바퀴 돌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민아는 수현이 질릴 때 까지 아무 말 못 하고 개처럼 기어 다니며 그의 좆을 핥아야 했다. 그러나 너무 오랜 시간 이러기에는 그녀의 몸이 한계라는 것을 수현도 알고 있었기에 슬슬 마무리를 지어야 했다.

“자 이제 제대로 해봐. 싸고 나면 용서해줄게.”

“하아.. 네..!”

민아는 가쁜 숨을 헐떡이면서 완전히 입으로 수현의 자지를 물고는 빨기 시작했다. 눈을 꼭 감고 열심히 머리를 흔드는 그녀를 잠시 감상하던 수현은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분명 자신의 기분도 성욕의 상태도 최상인데 거기까지고 도대체 싸고 싶어지지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민아는 펠라치오를 정말 못했다. 처음 해 보는 행위에 그녀는 그저 열심히 혓바닥으로 핥기만 하면 되는 줄 알고 최선을 다했지만 그것만으로 남자를 사정시키기에는 한참 모자랐다. 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느려지고 있었고 가끔씩 닿는 이빨은 수현의 얼굴을 찡그리게 만들었다.

“와 누나 진짜 못 하는 구나.”

“죄송.. 해요..”

“다음 주 과외는 이거 연습으로 대신 할 거야 야동이라도 많이 보고오라고.”

“...네..”

“저리 비켜 얼굴 들고 가만히 있어.”

정말 열심히 했지만 못 한다고 꾸중만 들은 민아는 얼굴을 들고 수현을 바라봤다. 수현은 그녀의 얼굴 앞에서 손으로 자신의 물건을 흔들어 대고 있었다. 고개를 돌리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 하는 민아는 눈만 내리깔아서 그의 가랑이 사이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기를 잠시 후 수현은 가만히 있던 민아의 머리채를 잡아서 뒤로 젖혔다.

“아얏..!”

“눈 감아 쌀 거야. 얼굴로 다 받아 내 한 방울이라도 흘리기만 해봐.”

“네.. 흡..”

오래 참았던 수현의 정액은 생각보다 많이 나왔다. 민아의 작은 얼굴 위로 쏟아진 하얀 액체는 그녀의 이마와 오른쪽 눈을 거쳐서 콧등 위로 떨어졌다. 수현이 움켜잡은 머리카락을 놔 주었지만 민아는 흘리지 않기 위해 그래도 가만히 있어야 했다. 아직 발기 되어 있는 자신의 물건을 앙다문 민아의 입술에 비벼대던 수현이 말했다.

“입 벌리고 혓바닥 내밀어.”

민아가 시키는 대로 혓바닥을 내밀자 수현은 자신의 좆을 잡고는 그곳에 사정하고 남은 것들을 닦았다. 휴지처럼 사용되는 것에 그녀는 심한 모욕감이 느껴졌지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누나 그 상태로 잘 들어. 다음 과외 전 까지 오늘 내가 보내 준 동영상 오전 12시랑 오후 12시에 한 번씩 카톡으로 전송해.”

“.......”

“그리고 이제 난 내려 갈 거니깐 옥상 문 닫히는 소리 들릴 때 까지는 그대로 있어.”

찰칵-

일부러 소리가 나도록 민아의 얼굴이 나오게 사진을 찍은 수현은 아무 말 못 하고 주먹만 움켜쥐는 그녀를 비웃고는 옷을 입고 떠났다. 옥상문은 열어둔 채였기 때문에 민아는 10여분을 더 그러고 있다가 일어났다. 자신의 핸드폰을 주워서 보니 9시가 훌쩍 넘어 있었고 수현의 카톡과 부재중 전화가 7통이나 와 있었다. 옷을 주워 입고 전화를 거는 민아의 귀에 지금이 몇 시 인줄 아냐며 화내는 사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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