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화 (15/78)

"……"

열심히 책을보며 카벨라(or스펌)을 수련하고 있는데, 멜리아의 시선이 떨어지질 않는다.

그렇게 날 팼던 그녀였기에 '무슨일이야' 라고 묻기는 좀 그랬다.

"………"

멍하니 날 쫓는 시선.

뭔가 할말이 있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계속 여기서 정액이나 뽑아대기는 좀 그렇고…….

"음, 하고싶은말 있어?"

넌지시 반말을 써본다. 칼라도 옆에 없는데, 이런 어린아이에게 존댓말을 쓰는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

"……"

홱.

그러자 멜리아는 고개를 돌리고, 반대쪽으로 가서 앉는다.

이 여자가!

아니, 이 드래곤이……!!

멜리아는 저만치 멀리 가서 인형을 만들기 시작했다. 저번에 광장을 돌아다니던 그 인형인 것 같다.

'외로움을 많이탄다' 라고 했던가.

이대로 무시하고 수련에 집중할 수도 있겠지만, 신경이 쓰이는건 할 수 없었다.

"……후웃!"

내가 갈고닦고 갈고닦은 신의 기술을 보여주마!

그녀가 인형을 만드는 앞에, 정액인형을 두 명 만들어냈다. 작은 소형사이즈의, 손바닥에 잡힐정도의 인형이다.

(여,여기서 미세한 컨트롤을……!!)

그린드래곤과 친해지기위한 필사적인 방법. 달래주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

인형극 시작!!

슉, 슈슈슈귯!

현란한 손동작과 함께 멜리아의앞에있는 정액인형 둘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악인이 나오고, 기승전결에따라 인형극은 전개된다.

온 몸에서 땀이 흐른다. 하지만 멜리아가 빤히 지켜보고있다는 것만으로 힘이 솟았다.

"하아앗……!!"

어떠냐, 나의 혼신의 인형극!

정액인형들이 멜리아의 앞에서 고개를 꾸벅 숙이자, 멜리아는 피식 비웃으면서 퍽, 하고 인형들을 쳐냈다.

"…………"

안돼! 마이썬!

튕겨져나와 경련하는 정액인형은 스르르 사라져갔다.

그리곤, 멜리아는 아까 하던것처럼 자신이 만들던 인형에 몰두한다.

……이, 이 자식이! 모처럼 힘들게 보여준 사람의 노력을 주먹 한 방으로 캔슬시키다니!

"(그렇담 이건 어떠냐!)"

다시 미세한 정액컨트롤 시작.

새의 모양을 만들어, 참새의 형태로 그녀에게 다가가 어깨에 앉힌다.

"?"

멜리아가 자신의 어깨를 보더니, 흰 액체로 빚어진 새를 빤히 본다.

핫. 지금이다! 나의 필살기!

바르르르……!

멜리아가 화들짝 놀란다. 그도 그럴것이, 새가 갑자기 떨더니 아름다운 음색을 내기 시작했다.

성대를 대신할것을 만들어, 엄청난 스피드로 연속해서 진동을 준다. 그럼으로서, 최대한 새와 비슷한 음색을 내기위한……!!(마도나 배워……)

예술, 예술인 것이다!

혼자서 온갖 세레머니를 취하면서 감격의 도가니에 빠져있는데 멜리아는 참새를 슥 손으로 잡더니

푸슛.

"안돼!"

2번째 시도로 보냈던 새도 한 손에 찌부러졌다.

손을 털어낸 멜리아가 다시 자신의 인형을 만드는데 몰두한다.

"젠장……."

이렇게 되면 비장의 수!

파바바박.

수없이 많은 소형 정액인형을 바닥에 뽑아내, 저마다 검이나 둔기같은 무기를 들게하고 두 세력을 붙게만든다.

각기 현란하게 군대를 이루어 전쟁을 하기 시작했다.

훗. 어떠냐! 이 한편의 영화같은 장면은!

"………"

그걸 빤히 보던 멜리아는,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

응?

"………훌쩍……."

헉.

내가 울린건가!

당황해서 컨트롤이 무너지자 정액인형은 스륵 없어진다. 동시에, 위에서 바람이 불어왔다.

으악! 큰일났다.

멀리서 걸어오는 낯익은 적색의 여성은 칼라였다.

"음?"

멜리아는 칼라에게 타다닥 뛰어가더니 품에 안긴다.

"흑……흑……"

그 뒤, 칼라는 날 찢어발길듯한 기세로 노려보았다.

"……어쩌다 멜리아를 울렸냐."

"그,그게게게 말이죠, 소형의 정핵인형으로 면접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더니, 아니, 이게 아니고……"

당황했더니 혀까지 꼬인다.

"뭐라는거야!"

팍!

부채가 접히면서 몸은 뜨거운 불길에 휩싸였다.

히이이익. 아아악. 나는 좋은 의도로 그런짓을 한거였다고, 근데 울줄은 몰랐지이이이!

"아아아으아아악! 뜨거! 뜨거워어엇! 뜨거어어어어……!!"

전혀 적응이 안되는 고통을 3분간 견뎌내자, 칼라는 부채를 움직여 불을 꺼 주었다.

"……보나마나 인형극 비슷한걸로 전쟁하는걸 보여준거겠지.

 멜리아가 울 이유라면 전쟁밖에 없으니까."

"……쿨럭……. 전쟁이 무슨……?"

칼라는 처음으로 내 앞에서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멜리아는 전쟁에 좋은기억을 가지고있지 않아. 떠올리기 싫은 기억정도는 너라도 있겠지."

떠올리기 싫은 기억.

1. 학창시절 2. 군대 3. 백수

내 인생의 9할이 떠올리기 싫은기억이었다.

암담해져서 구석에 처박혔다.

"이제 괜찮아."

……칼라에게 의외의 면모가 있는걸.

멜리아의 머리를 쓰다듬어 달래주는 모습은 영락없는 어머니였다.

물론 그 생각은, 팔에 돋힌 혈관과 날 보는 시선을 보는순간 말끔히 지워졌다. (딱딱)

"이계의 인간이라는건 그렇게 잡생각을 많이하나보군. 뭘 생각하는지 대강 감이 잡혀."

"죽을 죄를 졌습니다."

넙죽 누워서 사죄한다.

"알면 됐어."

칼라는 멜리아를 안고있다가, 주위를 슥 살핀다.

"꽤 연습한 것 같군. 냄새가 배여서 떠나질 않아."

"………"

칭찬인거야, 아닌거야…… 대체 어느쪽이야.

젠장, 언제까지 나를 놀리면서 있을 수 있을거란 생각은 하지마랏!

원래 여자는 아무리 예쁘던간에 언젠간 자기 집창문을 젖가슴으로 닦을날이 오는법이라고! 그건 절대적인 자연의 섭리!

"아 그리고, 프레미아로부터의 편지다. 오늘은 이걸 전해주러 왔지."

우편배달부가 아니라고 중얼거리면서 칼라는 내게 편지를 휙 던졌다.

탁.

그것을 받아든다. 프레미아가 쓴 건가?

처음에 침대에 자던 그녀를 덮쳤던 기억이 생각났다. 차라리 이렇게 될거면 삽입할걸…….

지금 후회해봤자 소용없지만, 편지봉투를 연다.

"그럼 난 돌아가겠어."

칼라는 멜리아를 안고, 날개를 편 채 공중으로 날아갔다.

편지는 여중생이 좋아하는 남학생에게 러브레터라도 쓰는듯한 느낌의 핑크빛에 하트가 남발하는 편지지였다.

내용.

……근데 배경이 핑크색인데 왜 글씨색도 핑크로 넣고 난리야. 괜히 읽기 힘들잖아!

[안녕하세요. 잘 지내고있습니까? 정액의 용사. 풉.

 열심히 1000명의 여자를 강간하고 있습니까?

 강간하고 있다구요? 아, 정말 이번에 고른 정액의용사는 참 착한어린이인 것 같네요.

 힘내세요. 정액의용사.

 이번에 편지를 쓴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범해달라고 부탁했던 1000명의 여자외에 또 강간해달라 했던 여신에대한 정보에요.

 여신의 이름은 카르넬. 당신이 현재있는 섬 밑에있는 클로즌 대륙에 인간의 모습으로 유희를 즐기고있다고 하더군요.

 혹시나 여신을 먼저 따먹으면, 프레미아로부터의 대 서비스가 갑니다♡.(타이즈의 기능을 강화시켜 줄게요.)

 그럼 수고하세요. 정액의용사.]

……뭐야 이건.

하마터면 글씨가 안보일때까지 찢어서 먹어버릴 뻔 했다.

카르넬이라…… 타이즈의 기능이 강화되면 좀 더 많은 이를 빠르게 범하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겠지?

편지를 접어서 넣으려고 하다가, 작은 문구가 눈에 띠었다.

[P.S

 이 편지는 개봉뒤 1분 후 터집니다.]

"뭣이!"

콰앙!

그 이후, 광장에서는 핵폭발급의 에너지를 응축한 소규모 폭발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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