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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가 좀 늦었군요.
연재주기를 정하고 하는건 아니지만, 기다려주신 독자분들께 죄송하네요.
그런의미에서 좀 있다가 계속 연참들어가겠습니다.
그러자 나는 벽 안에 부드럽게 빨려들어간다. 에리카도 나를 따라왔지만, 뭐지 이 장치는……?
벽 안에서는 벽 밖의 모습이 보인다. 여기로 달려오는 기사들의 모습도.
"………여긴 없나."
원래 우리가 있던 장소를 슥 보고 기사들은 지나갔다.
"………괜찮아진 것 같네. 좀 더 안으로 들어와."
여성은 내 손을 잡아 이끌어 더욱 안으로 이끌었다. 그러자 벽의모습이 보이면서 이상한 방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여기는……"
우리들이 들어온것만으로도 꽉 차는 작은 방이었다.
탁자와 진열장, 침대가 보인다. 김이 나고있는 커피잔도 보였다.
"도,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 은인이니까 꾸벅 인사했더니, 그녀는 로브를 슥 벗었다.
"고맙긴, 오히려 원망받아야할건 나인걸."
………숨을 삼켰다.
몸을 단단하게 조이고 있는 가죽옷과 그 위를 덮는 천옷, 흑색으로 이루어진 장식. 볼에 새겨진 뱀모양의 타투.
한순간에 봐서 아름답다는걸 느낀다. 탄력이있어보이는 피부와 일자머리가 인상적인 여성이었다.
"그런데, 원망받아야할게 나라는 건…?"
"그 상처는 레시드가 낸 거겠지?"
……이 사람, 그 남자의 동료인가……!?
칼라를 꾹 껴안고 경계의 눈빛을 보내자, 여성은 역시,라면서 긴 한숨을 쉬었다.
"일단 내가 치료해줄테니 침대에 내려놔."
"………왜 내가 당신의 말을 믿어야하지?"
은인이 아니었다고 한다면 내가 예의를 차릴 이유는 없었지만, 그녀는 박력있게 내게 한마디를 던졌다.
"그럼 내버려두고 죽게만들래?"
"…………"
……나는, 망설이다가 칼라의 피가 발등에 떨어지는걸 느끼고 칼라를 침대위에 눕혔다.
"응, 잘 생각했어."
싱긋 웃는 그녀의 오른손에서 클로가 팅, 하고 튀어나오더니 그녀가 입은 상의를 잘라내고, 상처를 본다.
"(뭐하는 여자야……)"
오른손에 흉기를 차고있었나…… 전혀 몰랐다. 암살자인가 뭔가 하는건가?
……하지만 칼라를 치료해주겠다는건 진심인 듯, 상처를 보고있다.
"우……음"
에리카가 제대로 볼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당연히 저것은 나도…… 속이 메스꺼워졌다.
심각했다.
"…………흐응. 깊이 들어갔네, 조금만 더 베였으면 척추가 끊길뻔했어."
"척추가……"
드래곤이라도 허리가 양단되면 죽는건 당연하다. 칼라의 상처는 지금 탈장해서 내장이 줄줄 새어나와도 이상하지않은 상태였다.
"하……으……하……"
가쁜 숨을 내쉬는 칼라.
"어,어떻게든 해줘요!"
내가 다급히 말하자 티아는 클로로 상처의 삐져나온 끄트머리를 잘라냈다. 그러자 칼라는 크게 몸을 비튼다.
"끄으읏!"
"거기 둘, 몸부림칠 수 없게 몸을 잡아주길 바래."
"………"
시키는대로 할 수 밖에 없다. 나는 칼라의 다리를 잡고, 에리카는 칼라의 어깨쪽을 잡는다. 칼라의 온 몸에는 땀이 비오듯이 흘렀다.
"………"
봐줄수가 없었다. 상처의 끄트머리를 직접 잘라내는게 너무 고통스러워보였기 때문이었다.
"레시드는 상대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법을 잘 알고있지. 상처를 내도 꼭 이렇게 낸다니깐."
"………"
여자는 레시드와 잘 아는사이인듯 햇다.
작은 칼같은걸 어디서 구한건지, 그녀는 마취도 없이 바로바로 눈으로 다 보기도 힘들정도로 빠른속도로 처치를 시작했다.
"흐……흡……!"
마취약같은건 없기때문에 그대로 고통을 느끼는 칼라는, 사경을 헤매고있는 듯 했다.
"거기 여자애. 잡고있는건 타이즈에게 시킬테니 적당히 뜨거운 물을 가지고 와 주겠어?"
타이즈라는건 나를 말하는건가!
그런식으로 불려진건 처음이었지만 확실히 나는 지금 '타이즈'라는 한마디로 부를 수 있을만한 개성을 지녔다. ( 눈물 )
에리카는 뜨거운물이라면 가지고 있어요, 라며 가방을 뒤지더니 보온통에 있는 물을 꺼냈다.
"음, 이정도면 될 거같네."
그 이후도 치료는 계속되었다. 에리카는 그녀가 요구하는것들을 즉각 구해다주었다.
이때만큼은 에리카의 만능가방이 매우 고맙게 느껴졌다.
"됐다."
2시간이나 이어진 긴 치료.
버티느라 고생한 칼라도 칼라였지만, 계속해서 몸부림치는 칼라를 붙잡느라 나도 진땀을 뺐다.
"고생했어. 이걸로 위기는 넘겼어."
붕대까지 다 감고, 칼라가 조금 안정된듯한 표정을 짓고있는걸 확인했다.
"감사합니다. "
"……쿡"
그녀는 나를 보고는 웃었다.
"네가 왕녀를 범한 아이구나. "
"자,잠깐 그건 어떻게…… 그보다 당신은 누구에요?"
내 질문에 대답할 생각도 하지않고, 그녀는 여기서 적당히 쉬었다가 나가도록 해, 라며 원래 들어왔던 벽으로 사라지듯이 나갔다.
"…………"
누구였을까?
볼에 새겨진 타투로 봤을 때, 「흑사」라는 단체를 생각해볼 수 있었지만 그런건 아닌 것 같았다.
그녀의 볼에있는 뱀은 단순한 취향이라고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에리카는 아까부터 계속 뭘 꺼내고 도와주느라 지친건지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다.
"읏!"
"아, 칼라!"
칼라가 신음을 했다. 이제 일어나려는것인지, 눈을 뜬다.
"칼라, 나야. 날 알아보겠어?"
"……아, 에쿠……"
다행이다!
칼라는 다행히 무사한 것 같았다. 드래곤의 회복력이라는것인지, 의식을 차린 칼라는 한결 나은 표정이었다.
"………미안해, 제대로 도망칠 수 없었어."
칼라는 보기드물게, 기가 죽은듯했다.
"그런건 신경쓰지마. 그보다 정말 다행이야."
"…………"
칼라는 자신의 배에 있는 붕대를 슥슥 쓰다듬는다. 아무래도, 자신이 상처를 입었다는게 실감이 나지 않는 모양인듯 했다.
"그런데, 벽이 도검을 막고 있을 때 왜 도망치지 않았던거야?"
무언가에 도취된듯한 칼라의 모습이 신경쓰여서 그렇게 물었더니, 칼라는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우악! 말하고싶지않으면 안해도 되. 우,울지마!"
당황한 내가 이리저리 둘러대는데, 칼라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도검,
……아빠의 이빨로 만든 검이었어."
"뭐라고……?"
레시드가 던졌던 도검을 말하는것인가.
확실히 칼라가 환영으로 보여줬던 레시드와는 다른 검이었지만, 그게 칼라의 아버지의 이빨로 만든 검이었다니…….
"……아버지의 유품도, 흔적도 볼 수 없었으니까.
무심코 그 검을 바라보다가……"
…………
하기사, 그 때는 정말로 긴박한 상황이긴 했지만 시간상으로 따지면 1번째 벽이 깨졌을때부터 10초가량이었다.
잠시 눈을 뺏긴것만으로 위험한 상황에 직면했다고 하는것일까.
"걱정끼쳤네……."
"일단 여기는 안전하니까 푹 쉬어. 피도 많이 났으니까."
"…………응."
칼라는 그대로 기절하듯이 잠들었다.
"……………"
나는 그 틈에 밖으로 나와서 주변의 상황을 파악했다.
"이건……!"
난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지금 내가 생각한것보다 더 거대한 파장이 일어났다는걸, 지금에서야 깨달은 것이다.
펠란츠의 기사들은 이 주위의 건물을 전부 에워싸듯이 진을 쳤다. 마치 전쟁이라도 하는 것 처럼 주거시민을 빼고, 이 어딘가에 있을 나를 찾기위해 포위를 좁힌 것이었다.
"(이럴수가……)"
훈련된 기사를 너무 만만하게 봤다고 하는건가.
여기에 숨어있으면 나갈 수 있다, 정도가 아니었다. 왕녀를 범했다는 사실만으로 그 범죄자를 잡기위해 현재 펠란츠는 진심으로 나선 것이었다.
"크……"
해보자는건가! 이쪽도 칼라가 다쳤다. 나는 1000명의 여자를 범하겠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냉정해지지 않으면 안됬던 것이다.
"좋아. 재미있을 것 같은데? 이쪽의 출력은 무한에 가깝다고……!"
나는 이 도시에 주둔하기 시작한 펠란츠를 전멸시키고, 왕녀를 다시 손에넣어 본보기를 보여주기로 마음먹었다.
어렸을때부터 갖가지 야동과 음란물을 접하며 영혼마저 더럽게 물든 내 플레이를 보여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