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과 학생들은 특수훈련이라도 받은 것 처럼 근처에가도 금방 눈치채기때문에, 펠란츠와 싸우던때를 떠올리게 만든다.
그러고보니 펠란츠같은 기사단은, 이 학교의 졸업생들이 되는건가?
"………"
조심하지않으면 안되겠군. 어쩌면, 3층까지 올라가는게 고역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전에 밑준비.
나는 남자화장실 칸 안에 들어간 뒤 후, 하고 숨을 깊게 내뱉었다.
"후후……"
난 봉인을 자연스럽게 해제했다.
혼자서 만지작거리는건 꼴사납지만, 결벽증인 여자를 나락으로 떨어트리기위해선 내가 더러워질 수 밖에 없다.
"음, 이런느낌으로……"
귀두의 밑쪽 구석구석 정액으로 만든 작은 쪼가리같은것들을 잘 빠지지않게 끼워넣는다.
"후후후……"
내가 생각해도 좋은 아이디어군.
……누가 보기전에 빨리 나가는게 좋겠다.
나는 결벽증에 관한 치료법같은건 일체 모르지만 그래도 하나 알고있는것이 있다.
그건 결벽증이 지나치게 무언가의 깨끗함을 추구하고, 그걸 심리적인 안정으로 삼는다는걸…….
그렇다면 반대로 그걸 부술정도로 더러운 경험을 하게되면 어떨까.
분명 망가질 것이다.
기사과에서 엘라가 가르쳐준 이사장실까지는 그렇게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확실하게 눈에 띠는 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왠지………)"
복도가 무섭게 깨끗하다.
현미경으로 봐도 먼지하나 안 나올 것 같았다.
조심스럽게 문에 얼굴을 붙이고 누군가 있는지 귀를 기울였다.
사각, 사각, 사각…… 칙, 칙……
이상한 소리가 난다. 하나는 연필같은걸로 뭔가를 쓰는소리 같고, 뒤에서 나는 소리는 향수같은걸 뿌리는듯한 소리였다.
어차피 안에있는건 한 명이니 강제로 해도 크게 지장은 없겠지만………
나는 내 몸이 투명화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시간이 벌써 그렇게 지났나……?
"……후후"
나는 문을 열었다.
"……?"
이사장이 고개를 들고 이쪽을 바라본다. 하지만, 그저 문의 이상이라고 취급할 수 밖에 없겠지.
일직선의 복도라 숨을 곳도 없는데 상대가 없다면 고장이라고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
이사장이 자리에 일어난 틈을 타, 나는 방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왔다.
"(우와……)"
무심코 탄성이 튀어나올 뻔 했다. 엘라의 어머니답게, 딸을 둔 유부녀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있었다.
엘라의 완벽한 다리라인이 유전이라는걸 말하는것처럼 스커트밑으로 드러나있는 다리는 참을 수 없을만큼 착하다.
귀걸이나 목걸이,반지같은 장식품을 끼고있지않다는건 의외다.
머리카락은 꽈리를 틀어 뒷머리에 빙빙 돌려서 묶어놓은 모습인데, 그렇다고 툭 튀어나온건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턱선을 훑는 옆머리카락과 조화가 된다.
일단, 그 머리카락이 무서울정도로 손이 많이 갈 것 같아 보는것만으로도 소름이 끼쳤다.
유부녀라지만 화장은 진하게하고있지 않고, 전체적인 이목구비는 엘라를 닮아있지만 눈매가 서늘해서 차갑고 냉정한사람처럼 보였다.
저 딱딱하게 굳어서 노려보는듯한 눈을 어떻게 풀어줄까, 그렇게 고민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책상위에 문패같이 붙어있는것에 쓰여진 이름은 [텔라]……라고 하는 것 같다.
하지만 확실한 효과를 보려면 투명인간이 풀린 뒤에 하는게 좋을 것 같은데, 어떻게할까.
마침 그 때 노크소리가 들렸다.
"접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
이사장은 인상을 썼다. 가뜩이나 움츠러들것 같은 눈이 더욱 무섭게 변하지만, 그걸 강제로 일그러뜨린다고 생각하면 괜히 흥분되어왔다.
"……신발에 묻어있는 이물질들을 제거한 뒤에 들어와요."
"………"
이미 여러번 와봤던건지 그 대답을 들은 사람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목소리답게 20대 중반쯤 되는 남자교사처럼 보인다. 학생들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것 같은 열혈교사 타입은 아니라, 그 정 반대.
하지만 얼굴은 꽤 생긴편이라서 그런지 삐죽삐죽 튀어나와있는 머리카락이 괜히 멋있어보였다.
암살해버릴까……!!
귀찮은듯한 표정으로 텔라에게 다가와 서류를 건내는 남교사.
"………"
텔라는 그걸 신경질적인 시선으로 보더니, 일어나서 조용히 서류를 툭툭 두드렸다.
그리고선
"먼지가 있군요."
"………"
남교사의 눈썹이 씰룩거린다. 저 사람도 나름 신경쓴 것 같은데……… 무서울정도로 텔라의 톤은 짜증이 묻어있었다.
저렇게 좋은 목소리, 조금 콧소리나 앙탈, 애교같은걸 넣으면 충분히 남자의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텐데. 아깝다.
"내 방에 이런 먼지덩어리를 가지고 오다니……"
한숨을 쉬는 텔라.
확실히 텔라의 옷가짐에는 어떠한 더러움도 보이지 않는다. 아니, 그보다 이 방 안은 완전히 살균실처럼 되어있다.
그중에서도 투명화한게 들키지 않은 건 타이즈가 더러워지지않기 때문인가…….
텔라는 조용히 핀셋을 꺼내들더니, 남교사에게 건낸다.
"다 집어서 먹도록해요. 저번에 8시간동안 한걸로는 반성이 되지않았나보죠."
"………"
남교사는 핀셋을 집어들고, 먼지를 찾기 시작했다.
…… 불쌍하다!!
주섬주섬 핀셋으로 잘 보이지도 않는 먼지를 쥐어서 먹는 교사를 보며, 텔라는 피식 웃고는 다시 작업에 매진했다.
집는 내내, 남교사는 끝없이 인내하는 표정이다.
"………"
그러고보니 곧 투명화가 풀릴 시간이었다. 때맞춰 남교사는 먼지를 다 집어서 먹었고, 텔라도 만족한 듯 하다.
"돌아가봐요."
"네."
교사는 등을 돌려 방을 나갔다. 그의 발걸음소리가 멀어지는게 점점 빨라지는걸 보면, 더이상 가까이하고싶지않기때문일까.
"…………"
이제부터가 나의 스테이지.
나는 이사장실의 문을 걸어잠궜다.
철컥.
"?"
텔라는 문이 잠긴걸 알아차리지 못한 듯 고개를 들고 지긋이 문고리를 바라볼 뿐이다. 곧 신경을 끄고 다시 작업에 매진했다.
…………슥.
봉인을 해제한다!(두둥)
"……뭔가 불쾌한 냄새가……"
!!
투명화를 알아차렸어. 그것도 냄새로! 아니, 최근 자지를 안씻기는 했군. 알아차리는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 조건이 오히려 이 여자에겐 잘먹히겠지.
환기를 시키려고 일어나, 창문에 손을 대는 텔라의 뒤로 접근해 꽉 껴안는다.
"!?"
갑자기 압력을 받아서 곤혹으로 물드는 표정. 아직까진 불쾌해하진 않는 듯 하다. 그야, 자신을 안고있는것의 정체를 모르니까.
"(………)"
자지가 텔라의 엉덩이에 닿는다.
유부녀라면 이 감촉을 알 것이다. 엉덩이에 자지를 갖다대자 텔라는 갑자기 크게 몸부림쳤다.
"사,살려줘요! 밖에 누군가 없어요?!"
외침소리는 닿지않는다. 그렇게 심하게 대했는데 복도 주위를 어슬렁거릴리도 없고……!
부욱!!
"꺄,아아아아악……!!"
옷을 한순간에 찢어버리자, 찢어진 천조각을 잡으며 자신의 몸을 드러내지않게 하려고 애쓴다. 하지만 결국 내 눈앞에는 뽀얗게 흠하나없는 예술품같은 피부가 드러났다.
"뭐,뭐야…… 뭐냔말이야……!"
텔라가 주저앉아서 뒤로 물러난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내 의도대로 흘러가고있지 않았다.
슬슬 투명화가 풀린다.
"………!"
텔라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나의 모습이 드러났기 때문에, 그리고 발기되어 꿈틀꿈틀 경련하는 자지를 봤기 때문에.
"욱……!"
텔라는 입을 손으로 가리더니 대놓고 표정을 일그러트렸다. 마치 못볼걸 봤다는 듯이.
"뭘 토할기세인거야, 처음이라고는 말안하겠지."
"………"
텔라의 기분은 좋지않아보였다. 안색도 창백했다, 겨우 내 자지를 본 것 만으로. 이정도라면……!!
나는 텔라의 손목을 잡았다. 그러자 텔라는 심하게 경련하면서 다른 손으로 내 뺨을 쳤다.
팍!
"더,더러운 손 저리 치워! 지금이라도 물러나서 죄를 인정하면……! 아,아무튼 당장 그 불쾌한걸 가려!"
"……………"
나는 텔라의 나머지손도 잡았다. 여자에게 뺨을맞는다는 건 정신적으론 타격을 줄지 몰라도, 마음먹은이상 아프지도 가렵지도 않다.
"자……"
- - -
경고.
이번 10번째 여자 시리즈는 사람에따라선 혐오적으로 느낄 수 있는 성묘사가 나옵니다.
그러니깐 일찌감치 더러운것에 면역이 약한분은 보지않으시는편이 좋습니다.
이걸 본 순간 그나마 순수했던 정신이 점점 더러워지는걸 느낄것입니다. -_-)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