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3화 (43/78)

좀 더 표현을 찐하게 할 수도 있었는데 (항봉무녀 해보신분이라면 이건 약과라는걸 아실겁니다. -_-)b)

그러면 너무 매니악해질것같아 수위를 약하게 조절했습니다.

여신겁탈 앞으로도 많이봐주세요.

"이제부터 교생으로 활동할 수 있을거에요."

옷가짐을 바르게한 텔라는 곧바로 내 얘기를 승낙해주었다.

그렇게 화려하게 저지른 뒤에, 텔라는 내 편이 되어주었다. 엘라와도 이제 화기애애한 모녀지간인 것 같으니 전부 일이 잘 풀렸다고 해야할까.

"가봐도 좋아요. 이건 이 건물의 약도니까 외워두세요."

텔라가 건낸 지도를 받는다. 윗쪽에서 건물을 쉽게 알아볼 수 있게끔 나타낸 약도였다.

"고마워."

이사장실을 나선다. 엘라는 이미 수업때문에 정비과로 돌아가있었다.

우리쪽의 학교랑 그렇게 다를건 없다. 내가 학생시절 기억하는건 교무실 , 교실 , 화장실밖에 몰랐다곤 하지만…….

걸어나오면서 생각에 잠긴다.

나는 텔라에게 부탁해서 정비과를 지원했다. 그 소망대로 정비과의 교생이 되었다고 한다.

교생이라고 해서 임시교사로서 수업을 지도하지는 않는다. 텔라의 말을 들어보면, 교생은 그냥 교사의 옆에서 잔일을 도우거나 수업을 들으며

교사로서의 준비기간을 가지는 시기라고한다.

따라가고싶은 교사에게 따라붙어, 방해만 하지않는다면 학교의 출입은 가능한 편. 모든 교사들은 이 과정을 거친다.

"(………)"

약도를 펼쳐보며 교무실로 가기 전, 복도에서 한번 본 기억이 있는 여학생이 보였다.

확실히 이름이…… 「존 스미스」 였지.

"안녕, 존 스미스."

여학생은 흠칫 놀라서 이쪽을 보더니 한숨을 쉬었다.

"하다못해 여자의 이름으로 기억해주세요. 제 이름은 「리에 · 슈벨리네아」 입니다."

아. 기억났다.

얌전한 인상이지만 왠지 부정적인 사고를 하고있는 폭유 아가씨.

"미안미안, 나 사람 이름 외우는건 좀 서툴러서……"

서투르다기보다는, 서양식이름은 외우기가 힘들다. 특히 저렇게 긴걸 다 외우기엔 내 머리용량이 한계를 드러내는 법.

"이사장실, 갔다오셨나보네요?"

"……그걸 어떻게 아는거야?"

리에는 싱긋 웃었다.

"이사장님이 쓰시는 특별한 향수가 있어요. 에쿠씨의 몸에서 그 향기가 났거든요."

"………"

텔라를 범하던 기억이 스쳐지나간다. 그렇게 가까이서 부빗거렸으니 향수가 옮겨붙지않는쪽이 더 신기하겠지.

"향수 좋아하는거야?"

"네."

꺼내본 말에, 곧바로 소녀는 대답한다. 그러고보니 리에의 몸에서도 향기가 나는 것 같았다.

자극적이지 않은 은은한 향기가 그녀에게 어울린다.

"이제부터 교무실로 가시는건가요? 아, 혹시 정비과에……?"

"응. 정비과야."

"잘됐네요."

리에는 기쁜듯한 표정을 짓는다. 그 일말의 거짓도 없는 표정에 마음껏 정액을 걸쳐주고싶다고 생각하는 건, 내가 타락했기 때문일까.

그런 플레이도 했으니 앞으로 더 심한걸 해도 이상하지는 않다.

특히, 리에는 그 중에서도 상등품이다. 저런 죄많은 몸을 보고 참는다니, 같은반 남학생이 가여워질정도다.

"……?"

가슴이 출렁거렸다!.

……리에가 두 팔로 자신의 몸을 안듯이 감싸며, 얼굴을 붉혔다.

"흘깃흘깃 보는거라면 상관없지만, 너무 지긋이 바라보지 말아주세요."

귀여워!

확 끌어안아버리고싶은 충동을 참는다. 여긴 사람눈이 있고, 교생생활을 10분만에 망칠수는 없다.

"근데, 흘깃흘깃 봐도 괜찮다는건 이미 어느정도 포기했다는 뜻?"

"………으음, 그렇죠.

 수업시간에도 쉬는시간에도 그런식으로 보여지면…… 시선만으로 닳아 없어지는게 아닐까 걱정됐어요."

"………"

여기 남자도 남자라 이건가.

사실 가슴은 크기만으로 모든걸 말하지 않는다. 탄력이나 형태같은 여러 부가요소가 완벽히 갖춰져야 비로소 매력적인 가슴인데, 거기서 리에의 가슴은 흠잡을데가 없다.

쳐지지도 않고 형태도 완벽하고, 짝가슴도 아니다.

이 학교를 나가기전에, 반드시 저 가슴을 마음대로 해보리라 결심했다.

"그럼 난 교무실로 가볼게."

"네."

리에를 뒤로하고 복도를 걸어가 교무실에 도착한다.

이미 수업은 거의 끝났는지, 선생님들은 저마다 돌아갈 준비를 하고있었다.

"(후……)"

혹시나 했지만 미녀만 존재하지는 않는군.

아니, 특이하게도 여기는 여교사가 적고 남교사가 많다. 한국에선 여교사가 더 많은편인데…… (그 중 미녀는 거의 없다시피하지만) 아까 그 이사장실에서 곤욕을 치뤘던 남교사도 의자에 앉아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오늘은 더이상 따라갈 수업은 없는 것 같으니, 얼굴이라도 익혀둘까.

먼저 여교사.

주위를 살피지만 눈에 띠는 여교사는 딱 두명 있다.

한명은 유능한 커리어우먼이라는 느낌으로, 조금도 주름지지않은 정장 슈트차림으로 긴 머리카락을 올려 핀으로 고정시켰다.

특히 저 머리카락을 고정시키는게 비녀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정장과 잘 어울리는게 또 조화가 있다.

리에처럼 가슴이 크거나, 엘라처럼 다리가 좋다거나 하는 두드러지는 장점은 없지만 몸 전체의 밸런스가 매우 뛰어나서 옷위로봐도 확연히 알 수 있는 매력적인 몸이다. 그런 옷과 마찬가지로 얼굴도 갑옷을 두른 듯, 담담하고 무감정한 표정으로 대화를 하고있다.

그 앞에서 같이 대화하고있는 여교사는 딱 봐도 거짓말하지 못할 타입으로, 생각하거나 말하는게 전부 표정이나 몸짓같은데서 드러나고 있다. 저런 타입은, 다른 사람의 신뢰를 잘 얻는다고 했던가.

나들이라도 갈 것 같은 화사한 옷을 입고있었다. 몸은 특별히 꼬집어줄 것 없는, 여성의 이상적인 모습이다.

특이한점이 있다면 머리카락 색은 확연히 금발이다. 서양인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정도, 하지만 얼굴은 완벽한 동양인. 이 언밸런스가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옆머리카락이 길고 뒷머리가 찰랑거리는 롱헤어. 확실히 이 쪽도 내 타입이다.

"(아……)"

너무 길게 바라보면서 생각하고 있었는지, 먼저 설명했던 여성은 이쪽을 보더니 대화를 끝마치고 나에게 다가왔다.

"당신, 누구죠?"

"아, 이번에 새로 교생으로 들어온 에쿠라고 합니다."

"………당신이?"

우와.

이 사람, 명백히 깔보는듯 나를 보고있다. 키는 나보다 작으니까 어쩔 수 없이 나를 올려다보는 느낌이지만, 왠지 주눅들고있는건 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사장님의 증명서를 가지고 있나요?"

내가 가지고 있던 약도 뒤에있는 증명서를 꺼내들자, 그걸 세심하게 바라보던 여교사는 못내 인정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교사 지망생이군요."

"………"

[교사 지망]이라는것에 경계를 약간 푼 듯 딱딱한 말투였던 여교사의 어조는 조금 부드러워져 있었다.

"어쩌다 교사를 지망하게 됐나요?"

예상외의 질문. 하지만 당황하지 않는다, 이미 여기 오기전에 이런 질문은 몇번이고 시뮬레이션을 해봤기 때문이다.

"저는 어렸을 때 부정을 저지르는 선생님들과 많이 마주치곤 했습니다. 그래서 학창시절엔 안좋은 기억이 많이 있죠.

 그 때였습니다. 저만큼은 올곧은 교사가 되서, 학생들에게 옳바른것을 가르치고 열성적으로 지도하여 제 어렸을때처럼 괴로운 기억은 남기게하고싶지 않았어요."

완벽해!

내 말에 조금 감동을 받은 듯 여교사는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이건, 대본을 읽는듯한 느낌이 나지않게 최대한 감정을 부여하면서 말하는게 중요하다.

여교사는 경계를 더 풀어나간 듯 부드러운 어조로 자신을 소개했다.

"좋은 마음가짐이네요. 내 이름은 [아쿠]에요. 서로 이름발음이 비슷하군요."

"그렇네요. 잘 부탁합니다. 아쿠씨."

조용히 고개를 꾸벅여 인사한다. 아쿠는 그 이후 나와 크고작은 잡담을 하고서 돌아갔다.

신뢰는 어느정도 얻은건가.

이사장의 빽이 있어도 보다 많은 정보를 캐기위해서는…… 교무실에서도 [아군]이 필요하다.

즉 여성, 저 두 명중 한명이 필요한 것이다.

아쿠와 대화하고있던 여교사쪽이 함락시키기에는 편해보이지만, 아쿠쪽은 프라이드가 높아보이니까 약점만 잘 잡으면 요긴하게 쓸 수 있다.

하지만 그런 타입은 금방이라도 내 뒷통수를 치려 들 가능성이 있으니, 확실하게 범하는편이 좋겠지.

여기엔 이상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둔한 나라도 알 수 있을만큼, [이상한] 분위기가. [칼라]와 만났을때와 하등 다를것이 없는 분위기.

"………"

나는 그렇게 감이 날카로운편도 아닌데, 왠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

11번째 여자는 만만하지 않을것이다, 라는 직감이.

- -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