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0화 (50/78)

하고싶은 말이라.

이 기회에 냉정하게, 나의 목표를 다시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때는 너무 급했는데 지금은 차근차근 설명좀 해줘.

 먼저, 내가 왜 천 명의 여성과 1명의 여신을 범할 필요가 있는지를."

"……느꼈나보구나. 꽤 빠르네, 인간 남성들은."

"아?"

여신은 하품을 하면서, 나른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수컷들은 보통 지배욕과 성욕이 강하지. 가능하면 자신의 취향인 여성을 마음대로 하고싶고, 더 나아가서는 여러 여자를 범하고싶다고 생각해.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가 있어도, 눈앞에 상상을 넘는 미녀가 있다면 시선이 쏠리기 마련이고."

"하지만 수컷들이 무한정 여자를 바랄까? 보통은 계속해서 반복되는 성관계에 권태를 느끼고말아. 그게 몇십명이든, 몇백명이든. 반드시 한계는 있지."

프레미아가 하고싶은말은 잘 모르지만, 어찌됐든 나는 벌써 한계에 부딪혔다고 말하고싶은 것 같았다.

"무작정 욕망이 따르는대로 여자를 범하는것엔 실증이 났어.

 그래서 보다 강한, 반드시 해야하는 목적을 원하는거지? 정액맨…… 이 아니라, 김진혁."

"………"

그럴수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작정 욕망이 따르는대로 범하면, 즐거운것은 처음뿐이었다. 무한한 정액을 가져도, 사람은 결국 외롭고 진정으로 무언가 다른걸 원하는 존재라는걸 깨달았다.

"가까이서 체온을 느껴도 허무함이 더 많았어.

 단지 욕망만으로 1000명의 여성을 범하는건…… 내게는 무리야."

만화의 캐릭터도 아니고…… 정해진대로 범하기만 할 수는 없었다.

"알았어."

프레미아는 씩 웃는다.

"여기 오기전에 레시드와 테리스는 만났겠지?"

프레미아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신의 창조물이면서도 신과 동일한 선상에 서있는 두 남자."

"…………"

그렇게 대단한 인간들이었나?

대단하다는건 알았지만, 여신이 이런식으로 언급하면 한층 더 대단하게 느껴진다. 대체 생전에 무슨짓을하면 신과 같은경지에 오를 수 있는건지.

"누군가에게 신들의 치부를 얘기하는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이 세계에는 '신'이라 불리는 존재가 있는데, 그건 꼭 절대적인 존재는 아니야. 현대의 인간이 보면 절대적인 존재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신들은 '여신'밖에 없어."

"……여신."

여신밖에 없다는 말에 침을 꿀꺽 삼켜버렸다.

"………"

프레미아는 그런 날 보고 한숨을 쉬면서, 얘기를 이었다.

"신들의 수명은 무한. 늙지도 않아.

 신들이 절대적인 존재가 아니라고 했던건, 신은 그저 높은 먹이사슬에 위치해있기때문이라고 말하고싶어."

…….

인간이 지구에서 먹이사슬의 정점에 서있듯, 신도 신들의 세계에서 인간은 그저 아래에있을뿐이라는건가?

"그래서 신들에게 대항하는 세력도 많았어.

 우리는 그걸 신들의 적으로, 마수라는 이름을 붙여 부르고있지.

 하지만 인간들이 치루는 전쟁과 신들이 치루는 전쟁은 달라. 길면 수백년인 인간들의 전쟁과는 달리 신들의 전쟁은 길게는 수억년……"

"………"

수억년이라니. 인간인 나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시간이다.

"신들은 극도의 권태감을 느꼈어. 그냥 죽지 뭐, 대항해서 뭐해. 사는것도 재미없어.

 하지만 상대편은 달라. [본능]으로 신들을 배제하려고 하지. 그들은 태어난 이유가 그런것이니까.

 그래서 신도 유지를 이을 필요가 있었어. 즉, 자식을 낳아서 자신들의 의지를 전하고 권태감에 빠진 현재의 신들은 사라진다는것이지."

"아……"

슬슬 이야기가 보여오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큰 떨림에, 스스로도 알지못하는 사이에 몸이 떨고있다는것을 알았다.

즉 여신 프레미아가 바라는것은……!

"신에게는 영원한 존속을 너에게는 영원한 쾌락을………"

"………"

그것이 여신 프레미아가 바라는 것이었다.

즉 신들은 지금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있다. 처음에는 존속해야한다는 생각에 마수들과의 싸움에 대항했지만, 가면 갈수록 싸운다는 행위에 권태감을 느꼈다.

그래서 자신들의 의지를 이어 새롭게 마수와 싸울 신들이 필요했겠지.

하지만

여신을 임신시킬 수 있는 남자가 과연 있을까.

"네가 생각하는게 맞아. '여신을 임신시킬 수 있는 남자'는…… 그 번식능력이 보통 남자의 수백배에 달해야하고……"

프레미아가 다가온다. 나를 올려다보는 프레미아의 표정은 너무 사랑스러워서, 무심코 안아주고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너는…… 천 명의 여자를 범하고, 여신을 임신시킬 수 있는 최초의 남성이 되는거야."

"………"

프레미아는 돌아서서, 와이셔츠를 펄럭여 자신의 가슴선을 보여주며 씩 웃는다.

"그런데, 나도 여자로서 매력이 있는지 몰랐거든. 그래서 속옷차림으로 네 방에서 자봤지, 네가 정상적인 기능을 하는지……"

윽.

얼굴이 새빨개지는걸 느꼈다. 말 그대로 바로 넘어가서, 여신의 입을 범하고 정액을 얼굴에 걸쳐댔으니까 한번에 합격점이라는거 아냐.

"그거 알아? 김진혁."

여신이 나의 이름을 부른다.

"……무슨 일이야."

프레미아는 다시 돌아서서, 자신의 팬티끈을 살짝 쥐고는 말했다.

"여신의 여기는……… 일반 여성과는 비교도 안될정도로 굉장히 기분좋아……."

"………"

"라곤해도, ……남자걸 허용해본적은 없지만.

 대부분의 여신은 처녀니까…… 음, 아마도 기분좋지않을까?"

"…………즉, 나는 여신을 범하기위해 교육받게된 남자 1호라는거야?"

"엄밀히 말해서는 그래. 그러니까 어서 천 명의 여자를 범하고, 그 세계의 여신을 임신시……"

후읍.

숨을 들이키고, 나는 프레미아에게 달려가 프레미아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흐웁……!?"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란건지 프레미아의 눈이 동그래졌다. 과연 여신이라해도 처녀. 이런 경험은 그저 머릿속으로만 알고있었겠지.

"인간세계에선 이걸 퍼스트 키스라고 불러.

 프레미아"

"……"

"난 네가 생각하는 무른 남자가 아냐. 그리고 너를 보고 마음을 정했어. 나는 지금부터 일천명의 여자를 범해서 여신을 범할 수 있는 몸이 된다.

 그리고 가장 먼저 범하는건 네가 말한 여신이 아냐……… 네가 가장 먼저 나에게 더럽혀진다."

지금껏 어떤말에도 동요하지 않았던 프레미아가 갑자기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뭐,뭣? 왜 나를…… 아니, 나보다 예쁜 여신도 많고…… 그러니까……"

프레미아가 지목한 여신은 분명 자신이 아닌 다른 여신이었다. 프레미아 자신을 지목할 수도 있었는데, 어째서 그러지 않았을까.

프레미아도 여신이기전에 암컷이라는 뜻이다.

"널 범해주겠어. 프레미아. 내가 가장 먼저 임신시키는 여신은 너다!"

"………"

프레미아는 나와 시선을 맞추지못하고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린다.

[신]이라고 해서 절대적인 존재가 아니라고 자신의 치부를 드러냈던건 프레미아의 실수였다는거다.

"마음대로 해! 나는 신들이 존속할 수 있으면 된거니까."

프레미아는 다시 시원한 태도로 돌아왔다. 하지만 나와 시선은 맞추지 못하고 있었다.

"넌 아직 이 세계로 돌아오긴 일러. 레시드와 테리스가 개입했다면 돌아올 수도 있었겠지만, 3일후에 다시 돌려보낼테니 그렇게 알아."

"뭣하면 지금 예행연습이라도 할까?"

"시끄럿!"

프레미아는 처음으로 내게 감정다운 감정을 드러내고선, 날개를 펼치곤 그 자리에서 사라져버렸다.

"……후후."

프레미아. 한가지 간과했군.

나는 먼 옛날 고대 그리스인이 아니다. 모든 대한민국 남성들이 네 말을 들었다면 웃었겠지.

프레미아가 옆나라 게임들을 전부 플레이해본다면 인간을 생각하는 의식또한 달라질 것이다.

인간은 욕망의 동물! 프레미아가 원하는걸 안 이상, 나는 대한민국의 남자들이 얕보여졌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해주지.

천명의 여자를 범하는것, 아니…… 990명의 여자들을 범하는 것. 그리고 여신을 범하겠어. 그게 나의 목적이다!

*

보너스

칼라 : 맙소사………

정액맨 : 흐흐흐흐하하하하하!!

에리카 : 주인님이 각성했네요. 여자분들 조심하셔야겠어요.

칼라 : ……프레미아. 어쩌자고 3일의 시간을 준거야. 현대에서 무슨짓을 하게될지……!

프레미아 : 비중이라는게 생겨서 기뻐. 그럼 수고.

칼라 : 기다려! 아악, 정말 저 답답한 성격좀 어떻게……!

정액맨 : 쿨한 점은 칼라랑 닮은 것 같은데.

칼라 : ………여신의 가호를 받았다고 드래곤을 우습게 보지마. 평생 불태워버린다!!

정액맨 : 죄송합니다. (넙죽)

에리카 : 의외로 진지한 설정이 있었던 여신겁탈, 계속해서 사랑해주세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입니다.

댓글로 응원의글을 써주세요. -_-)b

여신겁탈은 그 이후 정액맨은 300명의 여자를 범했다. 같은 스킵이나 캔슬은 절대 없습니다!

순수 990명의 여자캐릭터를 범하는 긴 원정! =3=!!

정액맨은 부활하게됩니다.

"프레미아. 부탁이 있는데, 3일후에 돌아간다는 건 내 마음대로 조정할 수 없을까.

 여기 남아서 해야할 일이 있어."

"해야할 일?"

레시드가 주었던 펜던트가 프레미아와 연결이 가능하게하는 통신선이 되었다는건 얼마지나지않아 알게되었다.

"응. 칼라의 원한을 갚는 것, 또. 칼라가 어디있는지 가르쳐줄 수 없을까? 에리카도 마찬가지로."

"그 일이라면 나도 들었지만, 세븐테일에는 연관되지않는게 좋아. 그 레시드조차 애를 먹는 상대니까."

"그건 알고있어. 하지만 타이즈를 입은 나라면 죽지않잖아."

펜던트 너머로 프레미아의 긴 한숨이 들려왔다.

"칼라에게 들었다고 생각하지만, 타이즈를 입고있는 널 죽이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어."

"윽……"

깜빡했다.

물리적인 방어에 한해서는 무적이라도, 정신적으로 인간의 범주에 있는 나를 죽이는 방법이 없는건 아니라는걸.

"일단 연장은 해두겠지만, 목적을 이루는것또한 잊지말아. 수고해."

프레미아와의 연결이 끊긴 후 나는 곧바로 TV를 켰다. 더이상 멀뚱거리고있을 시간은 없지만, 칼라와 합류하는게 현재로선 가장 중요하다.

마침 저녁이 되어가는 시간이라 그런지 TV에서는 생방송 중계같은걸 하고있었다. 곱상하게 생긴 여자아나운서는 머리카락과 복장을 단정히하고, 또박또박 정확한 발음으로

외운것들을 읊고있다.

그걸 멍하니 바라보면서 나는 생각에 잠긴다. 어떤식으로 행동을 옮기면 좋을지.

여신을 임신시키는데 필요한 조건이란 뭘까.

우선 내가 보다 강한 번식력을 얻기위해 많은 여성들을 범하는 것. 프레미아는 그 범하는 양이 1000명의 여성이라고 했다.

그리고 나는 여신을 임신시키기위해 인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안됀다.

그래.

"내가 신이 된다……!"

인터넷을 켜고서 유명한 커뮤니티 사이트를 열개까지 알아낸 나는 사람들이 올려놓은 게시글을 체크한다.

이번달에 나온 신작애니에대한 이야기나 웃긴유머를 올리고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조용히 생각한다.

최근 화제가 되고있는 연예인, 방송인, 아나운서 등. 사람들이 원하는건 뭘까? 사람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욕망에 충실한 세계는.

이런 익명성이 가득한곳에서는 그들이 원하는게 적나라하게 드러나있다.

"먼저 여기서 활동을 시작해야겠군."

아이디를 [정액맨]으로 만든 나는 사람들이 열광할만한 일을 하기위해 행동을 옮겼다.

*

"좋아!"

감독의 지시에따라 이번 촬영분량을 마친 연예인 A양은, 최근 주목받는 신인 연예인이다.

누구에게나 상냥하고 지친 일이 많아도 짜증 한 번 내지않지만 놀 때는 확실하게 놀아주는 시원스러운 성격에 많은 이의 입에 오르면서 새로운 CF계약이니 뭐니, 아무튼 요즘들어 인기있는 연예인이었다.

벼락스타로서 반짝 떠올랐지만 앞으로도 그 인기는 계속될거라고 주목받는 A양, 그렇지만 결코 겸손을 잃지않는 성격의 연예인이었다.

"수고하셨어요."

"어, 이거 다 기억하고 챙겨준거야? 고마워 「A」양."

"아하하, 자꾸 실수만해서 폐끼치는대 이정돈 해드려야죠. 여기, 다른분들 것도 있어요."

소소한 점부터 다른 이의 좋아하는 취향을 기억했다가 음료를 주고 화기애애 대화꽃을 피운 뒤 집으로 돌아오면 A양은 기자들에게 셔터세례를 받는다.

"A씨, 지금 촬영하고있는 인기드라마 「」가 종영에 다가섰는데요, 향후에 어떤 활동을 하실지 생각해두신게 있으신가요?"

그런 한 차례의 폭풍이 지나가면 A양은 자신의 사생활을 되찾는다. 어두운 밤 길을 지나가서 택시를 타고 얼마 지나지않아 자신의 집에 도달한다.

"휴우……"

스스로도 많이 지쳐있다는걸 이제서야 안 것처럼 A양은 집문턱에 들어서자 긴장이 풀려 주눅든 발걸음을 옮겨 집으로 들어간다.

무명으로서 활동하다가 갑작스럽게 대박을 터트린 스타였지만, A양은 자신이 벌어들인 돈보다는 검소한 생활을 하고있었다.

혼자서 산다는것에 불안함은 있었지만, A양의 매니저가 매일밤 보내주는 안부전화때문에 조금은 마음은 놓을 수 있었다.

"푸핫-………"

옷을 벗고 욕조안에 들어가기 전 거울을 보며 A양은 빙그레 웃는다.

"웅, 웃는얼굴이 조금 이상한가?"

몇번 자신의 귀여운얼굴의 볼을 늘려보거나 만져보면서 A양은 욕조안에 들어가, 하루의 피로를 푼다.

그렇게 자신이 꿈꿔오던 이상적인 생활을 그리면서, A양은 행복함에 젖어있었다.

목욕을 끝낸 A양은 타월을 몸에감고 아직 채 다 마르지않은 젖은 머리카락으로 욕실밖을 나온다.

"아……? 불을 꺼놨던가……?"

A양이 불안함을 지우려는 듯 목소리를 꺼내서 그렇게 말하자, 갑작스럽게 불이 켜지면서 폭죽이 터져올랐다.

퍼버버벙-

"꺅!"

"생일축하합니다. 우리 귀여운 공주님!"

"……오,오빠?"

A양의 앞에 서있는것은 오래전부터 A양과 교제해오던 K군이었다. K군은 오래전부터 준비해오던 이벤트로 거실을 풍선과 꽃으로 장식하고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던 것이다.

"우와, 이거 다 오빠가 만든거야? 어느틈에 이런걸……"

"우리 공주님은 목욕을 오래하는걸, 다 알고있단다."

"에엑, 응큼해! 뭘 알고있단거야! 옷 갈아입을테니까, 여기서 기다려!"

"아니, 가지않아도 돼."

K군은 갑작스럽게 A양의 가늘고 하얀 손목을 잡았다.

"오빠?"

"이런 모습을 보고서 그냥 보내는 바보같은 남자가 어딨어.

 난 널 사랑해. 내 여자가 되어줘."

"…………아,자,잠깐만……?"

K군은 A양이 생각할 틈도 주지않고 꼭 껴안는다.

"오빠…… 기,기쁘지만 나…… 활동하는동안에 이런거하면……"

"알고있어. 하지만 종영이 가깝잖아? 이제 더이상 널 두고 견딜 수 없어……!"

A양은 몸을 허락하는것에 망설인다. 그래서 자신을 안은 K군을 똑바로 볼 수 없어 저 너머를 본 것이 화근이 됐다.

"?"

A양이 이상하게 여긴것은 커텐이었다. 커텐이 쳐져있지않은 창문쪽에 금이 가있고 심지어 반이상이 깨져있다는걸 깨달은 것이다.

"………"

A양은 그제서야 깨달았다. 이 목소리의 주인은 K군이 아니라는걸, 그리고 자신을 껴안은 K군의 입에서는 조용히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요즘 무인보안시스템 좋은거 많던데, 하나 설치해두지 그랬어?"

"……힉!"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돋는걸 느낀 A양이 K군을 밀쳤다.

"누,누구세요……?"

"당신의…… 열성팬, 같은건 아니지만……"

K군의 얼굴이 깨진다.

그리고 그 안에서는 가슴에 [정액맨]이라고 적힌 타이즈를 입은 남자가 보인걸 깨닫고 멍해졌다.

"이,이거 몰래카메라……같은 건가요?"

"………"

타이즈를 입은 남자, 정액맨도 의도한대로 흘러가지않는다는걸 느꼈는지 한숨을 쉬었다.

누구나 저 꼴을 보면 몰래카메라라고 생각하겠지.

"이건 도가 지나쳐요. 어서 집에서 나가주시겠어요? 어떤 프로그램인지는 몰라도……"

"프로그램이 아니야. K군의 계획을 미리 안게 프로그램처럼 보였나?"

"네?"

깨진 창문밖에서는 끙끙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를 눈치챈 A양이 그대로 뛰어가서 창문 밖을 살핀다.

"………오,오빠……!!"

타이즈를 입은 남자가 A양의 뒤로 와서 밖을 살핀다. 그곳에는 흰색의 밧줄같은것에 묶여서 이쪽으로 기어오고있는 진짜 K군이 있었다.

"정말 널 생각해주는 멋진 남자친구네. 기왕 이렇게 된거 파티에 초대해볼까?"

"시,싫어…… 도와주세ㅇ……!"

A양은 타월이 흘러내리지않게 잡고있었기 때문에 난동을 부릴 수 없었다.

정액맨은 정액을 이용해서 바닥을 기며 끙끙거리고있는 남자를 끌어들여, 창문안으로 들어오게했다.

그리고 정액맨이 중얼거리는 말과 함께 깨진 창문에는 흰색의 막으로 빈틈없이 막혀, 방 안은 완전한 밀실이 되었다.

그걸 보고 멍해진 A양은, 빠르게 판단해 곧바로 온 힘을 다해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지만…….

"안녕, K군. 네 애인은 정말 예쁘더라. 요즘 드라마에서 인기를 얻고있는 신예 A양이었지. 드라마가 잘되서 CF로 몇십억 번다는 그 여자."

"으읍!으읍!"

정액맨의 말에 입이 막혀있는 K군이 몸부림친다.

"오,오빠……"

정액맨은 그런 A양을 쇼파에 앉혔다.

"저항은 하지마. 보다시피 인질이 있지? 여자를 지켜줘야할 남자가 인질이라는게 좀 서글프지만."

"………"

A양은 나름 현명하게 사태를 파악하려고 하고있었다. 정액맨은 언변이 뛰어났고, 무언가 바라는게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A양은 평소 조신하고 상냥하지만 상대가 원하는걸 금방 알아주는 눈치가 좋은 여성이었다. 아마도 A양과 결혼하게 되는 남성은 평생을 행복하게 살겠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