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이길 바랬는데………"
"………"
장도를 가지고 공터에 서있던 골드 드래곤, 프레미아는 레드 드래곤 칼라의 등장에 경멸이라는 감정을 드러냈다.
"그 인간에게 얼마나 놀아났길래, 당신정도나 되는 드래곤이 명령에 따르는거야?"
"……명령같은 게 아니야. 너도 알 때가 오겠지"
"그런 뜬구름잡는 소리는 사양하겠어. 나는 골드 드래곤, 어린애 취급을 받을정도로 살아온 세월이 얕지않아!"
프레미아의 주변으로 금색의 잔기가 흩어지고 있었다. 드래곤이라는 종족에 끝없는 애착을 가지고 있는 프레미아는, 어떤 방식으로든 인간에게 굴해버린 칼라를 드래곤으로서 인정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여전히, 장도와 함께 골드드래곤의 능력만을 활용하는 스타일은 고수하고 있어……)"
칼라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동향을 살폈다. 본래 둘은 예전부터 인연이 있었고 몇 번 합을 겨뤘던 적도 있지만 좀처럼 승부를 가릴 수 없었다.
"더이상 드래곤이라고 할 수 없는 당신을 죽이고, 그 남자도 없애버리겠어."
프레미아는 검을 강하게 쥐었다. 흔들림없는 의지가 깃든 눈이 칼라의 움직임을 조금도 놓치지 않는다.
"나와 싸우겠다는 뜻이야?"
"칼라, 더이상 말할 것도 없어."
"…………"
칼라는 조용히 눈을 감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주변의 공기가 가라앉는듯한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졌다.
귀환할 때가 온 것이다.
"후회하지 마라. 꼬마야"
"………"
칼라가 눈을 떴다. 조금이나마 남아있던 인간미는 이미 사라졌고, 섬뜩한 시선이 프레미아의 몸을 훑었다.
단지 그것만으로 주변의 공기가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후웃!"
선수필승이라는듯이 프레미아의 신형이 눈에 비치지도 않는 속도로 칼라를 향해 날아들었다.
그 움직임은 에쿠와 싸웠을 때와 비교가 되지 않는 속도였고, 이는 프레미아가 칼라를 상대로 전력을 다하고있음을 뜻한다.
하지만 그 빠른 움직임에 칼라는 전혀 당황하지않고서 프레미아를 향해 손바닥을 펼쳤다.
프레미아가 휘두른 장도는 확실히 빨랐지만 바닥에서 솟아난 불은 그보다 빠르게 검을 상쇄시켰다.
"(불의 장벽……… 특기인 마도전으로 끌고갈 셈인가……?)"
프레미아는 막는것에 그치지않고 자신을 덮치기위해 날아든 불길을 피해 칼라를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달리기 시작했다.
"(1면만 막을 수 있는 것이 장벽의 약점. 빠른속도로 반대편으로 돌아가면……!)"
"아이다운 생각이네."
"!"
칼라는 양손에 힘을 가했다. 열을 가득 머금은 주먹을 반대편을 향해 휘두르자 프레미아는 곧바로 몸을 숙여 회피동작에 들어갔다.
타이밍을 빼앗긴 프레미아였지만 신중하게 칼라의 연격을 전부 흘려내고 있었다. 신형은 조금도 제자리에 머물지않고 계속해서 물이 흐르는것처럼 움직여 칼라의 공격을 확실하게 회피한다.
하지만 프레미아는 칼라와 근접해있는것만으로도 피해를 입고 있었다.
전시에 칼라의 몸에서 나오기 시작하는 열기때문에 접근하고 있는 동안에는 살이 타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실제로, 조금이라도 닿으면 화상을 면할 수 없는 공격이었다.
주먹임에도 칼과 맞먹는 치명상을 입히기 때문에 프레미아는 단 한번의 일격도 허용할 수 없었다.
"이것밖에 못한다면, 슬슬 죽어줘야겠는데……!"
프레미아는 기회를 엿본다. 칼라의 동작이 커지기 시작한 순간, 프레미아는 곧바로 제자리에서 뛰어올랐다.
"(이게 에쿠가 말했던……!)"
프레미아는 등에서 뽑아낸 편익으로 칼라의 주먹을 피해 공중을 향해 날아올랐다. 드래곤의 몸의 일부를 꺼내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것은 골드 드래곤만이 가능한 장기였다.
드래곤의 날개를 이용한 빠른 기동성으로 프레미아는 칼라의 위로부터 장도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용익은 제자리에서 어떤 추진력도 없이 가속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어떤 동작도 없이 프레미아는 칼라의 전방위로부터 맹공을 퍼부었다.
"(프레미아. 실력이 이렇게 늘었을 줄이야……… 아무래도, 훈련을 했던 건 나혼자가 아닌 모양인걸.)"
공격은 프레미아가 앞서고 있었지만 아직도 명백히 유리한 것은 칼라였다. 주위에 퍼지기 시작한 열기때문에, 프레미아는 눈에 띄게 체력을 소모하고 있는 것이다.
프레미아가 더이상 휘두르는 공격만으로는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닫고 뒤로 몸을 빼는 순간, 칼라는 손가락을 튕겼다.
"브라티스 카벨라."
"원격마도……!?"
칼라는 한쪽 눈을 감고 땅을 응시했다. 순식간에 땅은 타들어가면서 특정 문양을 생성해냈다.
"바네스!"
땅으로부터 치솟은 열기가 프레미아를 집어삼켰다. 이어서 올라온 불길이 프레미아를 확인사살하는 것처럼 덮쳤다.
타이밍은 완벽했고, 칼라의 수순에 잘못된 점은 없었다.
"………"
칼라는 한숨을 쉬고 손을 거둬들였다.
"끝……인가"
동족을 자기 손으로 죽였다는 사실에 칼라는 약간 씁쓸해하면서도, 마음을 가다듬고 손을 거둬들였다.
푸욱-!
"아……어,떻게……!"
"………별로 좋아하는 모습은 아니지만, 불길에 맞기 전에 피부를 갑각화 시켰어."
프레미아는 불길에 가려져 스스로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는동안에 지상으로 내려와 칼라를 급습했던 것이다.
직전에 회피를 했지만 배를 관통당한 칼라는 입으로 피를 쏟았다.
"쿨럭, 윽……!"
"당신이 하고싶은 말은 알아. 이정도의 부분변화는 불가능하다는 걸. 난 그녀에게 힘을 받았을뿐이니까"
"그,녀라는 것은……"
"알고있잖아? 칼라. 당신이 증오하는 사람. 하지만, 우리들은 유대에 얽매여있으면 안되. 드래곤이라는 것은 결국 강대한 힘이니까."
"………"
칼라는 배를 움켜쥐고 프레미아를 노려봤다.
"프레미아. 그건 아니야. 드래곤이라고해도 유대를 버려선 안되. 형제나 자매, 부모님, 친구…… 다 소중하니까."
"인간의 감정에 영향을 너무 많이 받았어. 칼라, 드래곤에게 모성애는 불필요해. 우리들이 관계없이 본인의 의사에 의해 아이를 가질 수 있는 것. 그게 가장 큰 이유야.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임신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야……… 그래, 그것때문에 당신은 쓸데없는 감정을 가진게 아닐까……"
프레미아는 말끝을 흐리면서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알고있어. 칼라, 아이를 가진거지? 당신의 심장에서 새로운 불씨가 느껴져."
"……"
칼라는 자신의 몸에 깃든 열기를 걷고 불을 담은 손으로 배를 짓눌러 피부를 녹여 상처를 짓눌렀다.
"프레미아."
칼라는 조용히 숨을 가다듬고 손을 꽉 쥐었다.
"나는 널 이기고, 세븐 테일을 쓰러트려 이젠 나밖에 없는 레드 드래곤 일족의 원한을 갚을거야.
그건………… 이미 내 마음속에서 정해진 일이야"
칼라는 말한 순간 가슴 속에서 위화감을 느꼈지만, 애써 그것을 부정했다.
프레미아는 검을 거둬들였다.
"그래, 당신은 더이상 드래곤이 아니야.
하찮은 원한에 사로잡히고, 인간의 감정마저 그 몸에 깃들여버리고 말았으니까."
휘황찬란한 빛을 두르고 있는 갑각과 번뜩이는 태양과도 같은 눈동자. 달과도 같은 아름다움을 품고있는 한 쌍의 날개가 하늘을 가릴듯이 펼쳐진다.
"우욱……"
피를 한번 더 토해낸 칼라는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피가 묻은 손바닥을 멍하니 응시했다.
그제서야, 칼라는 깨달았다.
"이제, 더이상, 옛날의 나는, 없구나………"
차갑고 냉정했던 칼라는 없다. 그때, 그 순간부터 조금씩 없어졌던 것이다. 칼라는 가슴에 자리하고있는 인간성을 버리지 않기로 했다.
복수를 원했던 스스로를 버린다.
"…………"
프레미아의 몸도 불에 휩싸였다. 골드 드래곤의 빛에 지지않는 열기가 뿜어져나온다. 점점 그 열기는 하나의 형태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날아오른 칼라가 뿜어낸 브레스가 프레미아의 갑각을 통째로 태워버릴듯 요동쳤다. 지면을 순식간에 녹일정도로 강한 열에도 프레미아는 굴하지않고 칼라의 목을 씹어뜯기위해 턱을 열었다.
거대한 체구에도 둘의 움직임은 재빨랐다. 공중에서 곧바로 거리를 벌린 뒤 칼라는 포효했다. 동시에, 칼라의 주변에 수백의 붉은 화염이 떠올랐다.
칼라가 사출한 화염에 맞서 프레미아는 광탄을 쏘아내 부딪혔다. 파공음이 주위를 찢고, 지진이 일어난것처럼 땅이 흔들렸다.
서로의 힘을 부딪히고 있는 순수한 싸움이었지만, 칼라에게 흉폭한 드래곤의 기세는 보이지 않았다.
프레미아의 금안이 고했다. 전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죽을 것이라고.
프레미아가 상처때문에 오랜 시간을 날 수 없다는 것을 알고있는 프레미아는 붉은 화염을 피해서 날아 칼라의 허리를 꼬리로 쳐냈다.
쾅!
칼라는 비명을 질렀다. 이어서 프레미아는 칼라의 날개를 씹어서 뜯고, 몸을 부딪히자 칼라는 곧바로 땅에 추락했다.
떨어진 칼라가 다시 날아오르기전에 프레미아는 칼라의 위로 수 십개의 빛의 창을 난사했다. 창의 수만큼 폭음이 일어나고 연기가 칼라의 몸을 가린다.
"………"
프레미아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바닥에 발을 붙인다.
금창의 여파로 일어난 연기는 좀처럼 걷히지 않았다.
방금 공격으로 칼라는 이제 살 수 없다는 것을 안 프레미아는 등을 돌렸다.
*
"프레미아아아!!"
내 목소리가 어지간히 의외였는지 프레미아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연기를 걷고 프레미아를 향해 달려가 정액으로 만든 검을 잡고 휘둘렀다.
슉!
하지만 프레미아의 반사속도는 내 예상을 아득히 초월하고 있어서 금방 반격을 당해 검은 부서졌다.
"칼라를 앞에 내세우고 숨어있을거라 생각했더니, 당당히 여기에 나왔군. 변태!"
"변태라고 하지 마! 정액의 용사다! 여신, 프레미아로부터 세계를 구하기위해 유성처럼 나타난……!"
검이 부서진게 어쨌다는거지.
다시 만들면 그만이다!
"영웅이다………!!!"
"웃!"
내가 곧바로 생성해낸 검을 피하기 힘들다는 걸 판단했는지 프레미아는 장도를 이용해 막아섰다.
"한 자루 더!"
왼손에서 생겨난 검을 휘둘러 순식간에 몰아붙이자, 손색이 없던 프레미아의 스탭이 엉망이 됬다.
"으,앗,아! 이 변태가……!"
뒷걸음질을 하면서도 전부 막아내는 기량이 대단하군.
하지만!
"이건 막을 수 있을까!!"
프레미아의 반격을 피하지않고 나는 곧바로 내 밑에 기둥을 만들어 공중으로 치솟았다.
떨어지면서 낙하의 충격치까지 더해, 공격한다!
"이익……!"
프레미아는 등에서 용익을 뽑아냈다. 반쯤 그을려져 있는 걸 보면, 칼라의 화염이 피해를 입힌거겠지.
그렇다면 충분하다!
"하앗!"
계속 정액검의 밀도를 높이고 있는 것은 할 수 없지만, 순간적이라면 강철과도 같은 강도를 가질 수 있게 된다.
처음엔 단백질, 아니. 알칼리성 액체가 여기까지 힘을 가진다는 걸 이상하게 여겼지만 생각해보니 이상해할 것도 없었다.
"어떻게 인간이 이정도의 힘을………!"
프레미아의 동요가 돋보인다. 검이 휘두르는게 빨라질수록 프레미아의 움직임이 보이고, 나의 움직임은 보다 빨라진다.
눈치채면, 레시드에게 받았던 펜던트가 빛을 발하고 있었다.
"크윽!"
검술로는 패배하지 않는 업을 쌓은 그가 준 펜던트이기에 가능한걸지도 모른다.
지금에 와서, 절대 지지않을거라는 확신이 생겼다.
공격을 점점 허용하기 시작한 프레미아는 그 부분을 갑각화 시켰지만 칼라와의 싸움으로 완전히 갑각화를 할 수는 없는 것 같았다.
챙, 챙, 챙!
접전이 계속되자 초조해진 프레미아의 동작이 커졌다. 동작이 완전히 보인다고 생각된 순간, 나는 정액검의 밀도를 낮췄다.
슈욱-
"아……!?"
내 검이 부딪히지 않고 그대로 고무줄처럼 뒤로 늘어나자 프레미아의 균형이 무너졌다.
동시에, 정액검은 곧바로 구체의 형태가되어 장도를 묶는다.
"끝이다!"
한쪽 검으로 프레미아의 배를 찌르려고 한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크,헉!"
뭐지, 지금 그건?
엄청난 이명과 함께 뇌에 상당한 충격이 뒤따랐다. 타이즈의 영향으로, 다치진 않은 것 같지만.
"하아, 하아……"
어느새 거리를 벌린 프레미아는 피를 토해낸다. 그렇다면, 지금 사용한 것은 드래곤 피어인가….
"왜 그래? 고작 인간을 상대로, 골드 드래곤의 숨이 거친대"
"인간과 전력으로 싸우는게 수치스러울 뿐이야."
지금, 칼라는 프레미아와의 전투로 기절한 상태다. 배에 난 상처도 맞은 게 아니라 칼로 찔린 자상.
프레미아는 숨을 가다듬고 말했다.
"궁금한게 있어. 인간"
"뭐지?"
"지금이라면 칼라를 살릴 수 있는데, 어째서 나를 잡는데 몰두하는거야? 인간은, 분명 정에 약한 종족일텐데"
"죽어도 상관없기 때문이다!"
"뭐라고?"
프레미아는 어이가 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핫하하! 뭘 놀라는건지 모르겠지만, 정액맨은 여자에게 정을 두지않아! 그저 한 순간 범했던 여자에 지나지 않아!"
"칼라가 너의 아이를 가졌다고 해도?"
"그렇다!"
"…………"
프레미아는 눈을 조용히 감았다.
"화를 내는 쪽이 잘못됬지 않아? 골드드래곤, 칼라를 죽인 건 너야."
"……알고있어, 다만."
프레미아가 검을 바로 잡았다.
"당신같은 멍청한 사람에게 조종당하고 끝내 걸레처럼 버려져, 드래곤의 긍지가 땅에 추락한 것이 화가 날 뿐이야……!"
태세를 바로잡은 프레미아가 달려들었다.
펜던트가 빛난다. 움직이는 경로는 전부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나의 몸이 대처하기엔 늦는다.
피할 수 있을까!
아니, 피할 필요도 막을 필요도 없다!
또 다시 허리가 베이지 않자 프레미아는 이를 꽉 물고 곧바로 발로 나를 밀었다.
"웃!"
불사가 맞다는 걸 확신한 프레미아가 취할 수단은 정해져있다.
도망치거나, 그렇지 않으면 나를 가두려고 하거나.
"알고있어, 프레미아!"
나는 곧바로 프레미아에게 달려들었다.
"너의 특기는 마도가 아니라는 사실을!"
"아……!"
하늘에 천장처럼 펼친 정액의 막이 날아오른 프레미아를 감쌌다. 처음부터 보지않고, 날아오를거라는 추측만으로 설치한 방어막이다.
"윽, 기,기분 나빠. 웁! 웁!"
곧바로 얽히듯이 정액은 프레미아의 몸을 속박한다. 그대로 구슬처럼 만들어 대기권 밖까지 쏘아올렸다.
어디까지 조종할 수 있을지 시험해본 적은 없지만 나의 몸의 일부처럼 확실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느낀다.
"하아아앗!"
프레미아가 안에서 발버둥치고 있지만 적어도 대류권에 도달할 때까진 절대로 풀리지 않는다.
신기술을 시험해볼때가 왔나.
블레임으로 정액의 열을 높인다. 대기권까지 올라간 정액의 구체를 그대로 바닥을 향해 쳐박는다!
쾅!
단단하게 굳어진 구체는 내 키의 5배정도 되는 깊이로 땅에 처박혔다.
"후……우……"
아무리 나도 이정도라면 지치는 군.
"…………"
살짝 내려다봤다.
블레임을 할 때 자신의 한계의 힘을 끌어내어 몸을 갑각화한 것 같지만, 마지막에 충격을 완화할 수 없어서 그대로 기절한 것 같다.
"상성이 좋았다고 해야되나……"
칼라처럼 드래곤답게 광범위한 마도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었다면 내 힘은 애들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이제…… 가볼까……"
아무리 무적이라고 해도 정신적인 피로를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니다.
"………"
프레미아는 어떻게할까 잠시 고민했지만, 곧 그녀의 동료로 보이는 사람이 나타났다.
흰 로브를 뒤집어쓰고 있는 작은 체구의 소년…… 이 아니라, 소녀다. 얼굴을 보지 않았으니 소녀인지 소년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액맨으로서의 직감이 소녀라고 말하고 있었다.
"아,아니르……"
"돌아가자, 프레미아. 이번엔 패배야"
"…………크……으……"
프레미아는 분한듯이 날 한번 노려보고는, 아니르의 손을 잡고 그 자리에서 함께 사라졌다.
내가 뒤늦게나마 도착하자 이미 둘은 본체로 돌아와 하늘에서 싸우고 있었다.
도저히 인간이 끼어들 싸움이 아니라서 지켜보고 있었지만, 칼라가 공중에서 추락하자마자 나는 그 곳으로 달려갔다.
"칼라! 칼라!"
추락하자마자 인간의 모습이 된 칼라는 이미 만신창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