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너무해요…, 응, 으응! 흐읏……!"
"즐기면 되잖아. 어차피, 이 망망대해에서 이런 엔나를 볼 사람이 어디있겠어?"
"그렇지만…… 우읏! 하읏!"
물론 이런 넓은 바다에서 전신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 엔나에게 있어 감당하기 힘든 수치일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엔나는 성실하게 나의 움직임에 반응했다.
"히아, 히응, 하앙, 아아앙, 읏, 앙……!"
그것도 아까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절정에 달할 것 같았다.
"엔나는 이런게 좋은가보네?"
"그,러언…! 흐앙, 앙, 아앙……!"
이제 곧 엔나는 다시 한 번 절정에 달할 것 같았다. 그녀의 다리가 바르르 떨린다.
"힉, 히잇, %26#54673;, 햐앙……! 그렇게 쑤시면 안되,요……!"
"자아, 슬슬 엔나의 자궁에 정액을 듬뿍 채워넣어줄게."
"히얏, 햐약, 하앙, 아아아아앙……!"
내가 사정함과 동시에 엔나도 절정에 달했다. 오랫만이라 그런지 순수하게 나오는 정액의 양은 상당했고, 안을 가득 채우고도 바닥으로 흘러내릴 정도였다.
"우으, 우읏……"
엔나는 자궁에 정액이 닿았을 때 다시 한 번 가볍게 절정에 달한 듯 몸을 바르르 떨었다.
"수고했어. 엇?"
엔나를 내려주려고 했지만, 엔나는 비틀거리면서 나에게 몸을 맡겼다.
"정신…… 잃은거냐"
상당히 기뻐보이는 표정이라 남자인 나로서는 대만족이지만 역시 내 몸은 새로운 여자를 원하고 있다.
프레미아전에서 깨달은 것이지만.
신기, 타이즈는 새로운 여자와 섹스를 할때마다 그 힘이 계속해서 증가한다. 컨트롤 할 수 있는 정액의 양과 힘이 늘어나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정액을 다루는 힘은 타이즈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타이즈 = 신기
다시 말해, 정액은 그 자체가 힘을 지니는 것이 아니고 한마디로 신력[神力]을 지니고 있는 액체가 되어버렸다는 뜻이다.
당연히 마도력같은 것에 질 리가 없었다. 신의 입장으로 보면 마도력은 신력의 짝퉁에 지나지 않으니까.
"많은 여자를 안을수록 힘이 증가한다. 알기 쉬워서 좋긴한데 말이야……"
에리카와 하엔이 자고있는 방에 들어가 또 다른 침대에 엔나를 눕혀두었다. 속옷은 어느샌가 바다에 빠져버린 것 같지만, 뭐 엔나가 알아서 하겠지.
앞으로 대륙에 도착하기까지 3일.
잠을 잘 필요는 없으니, 누워서 계획이라도 짜보기로 했다.
루이제 바스커빌, 트라디스 내에선 그녀의 무용담을 듣지 못한 이는 거의 없다.
과하게 말하자면 전란의 영웅이라고도 할 수 있는 그녀는, 의외로 미색까지 겸비하고 있는 여검사다.
딱딱한 성격때문에 남자를 알진 못하지만, 전장에서야말로 그녀는 빛날 수 있었다.
우수한 주군의 아래에서 수많은 전장을 섭렵해 많은 이를 무릎꿇게 만들었던 그 실력은 루이제를 소유하고있는 네베트 공작의 자랑거리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과한 명성때문에 루이제는 자신이 섬기던 네베트 가를 떠나 왕명을 받들게 된다.
그녀는 그날 밤, 주군을 찾아가 무릎을 꿇고 간청했다.
"저에게 따를 사람이란 오직 한 사람 뿐입니다."
주군은 한탄했다. 그녀라는 인재를 떠나보내는게 싫었지만 왕족들의 압력을 피하는것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알고있었다. 왕의 그릇은 너무나도 좁고, 그 성품이 지도자를 맡기에 모자라다는 것을.
이대로 만개하기직전의 루이제라는 꽃이 져버리는 것이 너무나도 슬펐지만, 주군은 그것도 하나의 운명이라 받아들이고 결정한 일이었다.
"그렇다면 너는 주인이 내리는 명령을 거부할 셈이냐! 나는 마지막으로, 네가 이 곳을 떠나길 바란 것이다."
"하지만………!"
더이상 그는 입을 열지 않았다. 루이제는 그의 무거운 뜻을 받아들이고, 결국 왕의 밑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것이 에쿠가 바스커빌에 관한 소식을 듣기 일주일 전에 있었던 일이다.
에쿠와 조우했던 별장의 귀족은 그라드 네베트의 동생이며, 아직 바스커빌이 떠났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던 것이다.
물론, 이러한 사실을 배에 타고있는 그가 알 리는 없었다.
트라디스는 그 규모가 거대한 강국이었지만 3대의 왕 휴겔은 사치와 향락을 누리며 나라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했다.
왕이 루이제를 거둬들인 것은 그녀가 유능한 인재이기때문이 아니라, 그 강함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아름다움때문이었던 것이다.
"드디어 구원받는구나. 아아………!"
하엔은 지상에 내려오자마자 감격에 차서 에리카와 부둥켜 안았다.
나와 엔나는 멀미를 전혀 하지 않았지만, 의외로 3일간 갑판만 밟다가 땅을 밟은 감회는 새로웠다.
"하엔, 이 곳이 트라디스야?"
"아아. 바다와 가깝기 때문에 항구도시가 많은 편이다. 보다시피 이 곳은 그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곳이지."
네베트라는 귀족이 적어준 소개장을 보여주면 선착장에 다가온 관계자 비슷해보이는 사람들은 대번에 90도로 인사하면서 후다닥 사라졌다.
하엔의 말대로 규모는 상당히 컸다. 선착장에 대어있는 배만해도 상당한 숫자였고 생전 보지도 못한 엄청난 크기의 물고기를 운반하는 모습도 보였다.
고래도 아니고…… 저건 뭘까.
한국에 있을 때 바다에 와 볼 기회는 거의 없었지만 이 바닷내음은 상당히 기분이 좋다.
"에리카의 주인. 이제부터 어떻게 할 것인가?"
"RPG의 기본중 하나는 장비보강이지. 여기, 상점가는 있겠지?"
"음, 당연히 상점가는 있다. 그런데 알……피지라고 하는것은 뭔가?"
"그런게 있어."
나는 타이즈를 평범한 옷으로 위장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엔나나 에리카, 덧붙여 하엔까지 후광이 날 정도로 예쁜 여자들을 끼고다니기 때문인지 시선이 만만치 않게 쏟아졌다.
"왠지 주목받고 있네요."
"훗, 우리가 장차 큰 일을 벌일 사람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본 것이다."
아저씨가 침흘리면서 엔나의 몸을 훑어보는 걸 어떻게 보면 그런 게 되는걸까.
그런데 하엔을 그런 시선으로 보는 인간도 있었다. 어이, 당신 위험해!
항구도시답게 해산물을 파는 곳이 많이 보였지만, 나는 그런 걸 사러 온 게 아니었기 때문에 우선 장비를 많이 팔고있는 곳을 물색했다.
"여기는 어떤가?"
하엔이 가르킨 곳은 용병같은 걸로 보이는 사람이 꽤나 많은 큰 가게였다. 진열된 무기도 번쩍번쩍 빛나고 있었다.
우리들이 들어가자 주인장은 쏜살같이 달려와 손을 비비적거리면서 말을 걸었다.
"손님. 뭘 찾으십니까?"
"우리들이 직접 보고 고르겠는데, 혹시나 감춰둔 것은 없겠지?"
"아이구,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여기에 있는 것들이 전부입니다."
왠지 전형적인 장사꾼 타입처럼 보여서 쉽게 믿음이 안 갔지만, 이정도 무기의 양이라면 어느정도는 믿음이 간다.
"엔나, 여기에 있는 활중 가장 좋은 것을 찾아내봐."
엔나가 잠시 망설이더니 곧 고개를 끄덕였다.
엔나는 진열장에 있는 활들을 꺼내서 직접 시위를 당겨보거나 만져보면서 섬세하게 활들을 살피기 시작했다.
"에리카의 주인. 엔나의 안목을 믿는 것은 좋은 선택이로군."
"왠지 잘 볼 것 같아서"
엔나는 이쪽이 놀랄정도로 섬세하게 살피고 있었다. 손님들이 물건을 사고 나간 후 우리들만 남자 엔나는 겨우 마지막 활을 손에서 때어놓았다.
"어때?"
엔나는 고개를 저었다.
"전부 네 눈에는 안 찬다는거지?"
"그,그런 의미는 아니지만……"
엔나는 그렇게 딱 잘라서 말할 수는 없는 것 같지만, 다시 말해서 좋은 활은 없는 것 같다.
"그렇다는데? 주인장. 뭔가 감추는게 있겠지?"
"아,아닙니다. 손님들의 안목이 너무 높으신걸겁니다. 여기에 있는 이 보석이 세공되어있는 활은 또 성능과 아름다움을 겸비한……"
"후회 안하겠어?"
나는 네베트 공작의 소개장을 스윽 꺼내들어 그에게 보여주었다. 그는 눈알을 데굴데굴 굴리면서 그걸 읽다가 냉큼 안으로 달려들어갔다.
"지,지금 가지고 오겠습니다!"
"훗, 진작에 그럴 것이지."
이후 주인장이 추가로 가지고 온 활들은 엔나도 감탄했다.
나는 다 그게 그거같지만, 엔나의 눈이 빛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엔나. 이게 제일 마음에 드는거야?"
엔나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가지고 싶다면 가지고 싶다고 말하면 되는 것을, 엔나는 내 기분을 상당히 신경쓰고 있었다.
"그럼 이걸로 줘. 아, 설마 나한테서 돈을 받진 않겠지?"
"다,당치도 않습니다. 당연히 드려야죠."
……혹시나해서 찔러본거였지만 이것이 권력의 맛인가. 후후후후……
"바, 받아도 될까요?"
"당연하지. 이 활은 네게 도움이 되는 물건이니까"
"……고맙습니다."
그렇게 감격을 먹을 일도 아닌 것 같지만 엔나는 지금이라도 울기 시작할 것같은 표정이었다.
"그럼 나가자."
"다음에 또 오십쇼!"
"그런데 에리카의 주인. 어떻게 저 자가 감춘 물건이 있다고 알 수 있었던거지? 자네의 안목도 만만치않군."
"아니……"
나는 씨익 웃었다.
"RPG에는 이런 요소가 없으면 재미없거든."
"알피지……? 으음. 그건 무슨, 병법서같은 것인가보군………"
"병법서? 푸하하하! 그래, 그런 셈 치자. 큭큭큭!"
"뭐야, 뭐가 웃긴가? 나의 지식을 우습게 보고있는건가! 흥, 언젠가 그 알피지라는 병법서를 보고야 말겠다. 반드시!"
진지한 표정으로 결의를 다지는 하엔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우리들은 다음 가게로 향했다.
평상시에는 메이드복에 가려지지만 분명 위기시에 도움이 될 것이다.
반면 하엔은 스스로를 힐러라고 하고있긴한데 영 믿음이 가질 않았다.
엔나의 증언을 듣고서야 하엔에게 로드 비슷한 마법도구를 사주었다.
"에리카의 주인. 이제 뭘 할것인가?"
항구도시에 오래 머무를 생각은 없다. 그렇다고 지금 곧바로 나라에 시비를 걸기엔 세력이 모자라고…… 적어도 그 바스커빌인지 가스커빌인지하는 여자를 손에 넣어야한다.
"곧바로 트라디스의 수도 텔페라로 가자."
하엔은 내가 그녀에게 승부를 건다는 것이 어지간히도 불안한 모양이었지만, 특별히 말을 해오진 않았다.
병사들은 교육이 잘되어있어 무장한채로 행군을해도 한 마디 불만을 내뱉지 않았다.
나도 얼마나 걷든 상관없지만 에리카나 하엔을 생각해 가장 앞에서 마차를 타서 가고 있었다.
"저분들, 그냥 걸어오게 해도 되는걸까요?"
"엔나다운 걱정이지만 괜찮을거야. 적당히 쉬엄쉬엄가면 되겠지"
그정도로 강한 여자라고 한다면 하루아침에 세상을 떠났다거나 그런 일은 없을테니까.
"멈춰라!"
"?"
갑자기 누군가가 마차를 막아선 것 같았다.
"너희들은 마차안에 있어. 내가 보고올게"
마차의 앞을 가로막은 것은 플레이트 갑주를 두르고 있는 여성 기사였다.
"무슨 일입니까?"
"………너는 누구냐! 왜 네가 네베트경의 사병을 운용하고 있는거지? 설령 귀족이라하더라도 나라안에서 군사를 운용하는 것은 금지되어있다는 걸 알텐데!"
여기사의 뒤에는 번쩍번쩍한 플레이트 갑주를 두르고있는 기사가 삼십 명정도 있었다.
………딱 봐도 우리들 병사랑은 장비의 갭이 심하다. 덧붙여 실력도 이쪽이 더 좋을 것 같고……
그 주변에 또 다른 부대는 없어보이니까, 여기선……
"저는 네베트 경의 명령을 듣고 이곳으로 군사를 이동시키고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이 일은………"
나는 조심스럽게 여기사에게 다가가, 누군가의 귀에 들어가지않도록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분의 특명이십니다."
내가 살짝 떠본 말에 여기사도 덩달아 목소리를 줄여 조심스럽게 답했다.
"……휴겔님의 말씀이란말인가? 그렇다면, 그 분의 지령서를 볼 수 있겠는가?"
"물론입니다. 하지만 이런 보는 눈이 많은 곳에서는…… 마침 저 쪽에 숲이 있으니, 함께 가시지요."
여기사는 잠시 고민하는 듯 했지만, 맨손에 무기도 없는 나한테 습격이라도 받을 일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인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이 여기사가 말한 휴겔이라는 녀석은 누구지? 네베트보다 높은 사람이라면 왕일 가능성이 높군.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라!"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카르딘 단장님!"
"무슨 일인가, 하유."
젠장!
구슬리는데는 성공했지만 이 여기사, 카르딘이라는 여자의 측근으로 보이는 앳띤 외모의 여성이 달려와 귓속말을 하기 시작했다.
아직 날 신뢰할 단계는 아니니 신중하게 대처하라는 둥, 그런 거겠지.
짜증이 치미는 군…….
"지령서를 이 곳에서 보일 필요는 없다. 단, 지령서 위의 인장을 보여준다면 동행하지."
"…………"
위험하다.
지령서는 커녕 인장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내가 여기서 이 둘을 속일 수 있을리는 없었다.
쉽게 갈 수 있을거란 생각은 안했지만, 하유라는 여자때문에 한층 더 일이 꼬이는 것 같다.
여기서 전투가 일어나면 손실이 크다.
"그렇다면, 최소한 마차 안에서…… 되겠습니까? 카르딘 단장님만 따로 부탁드립니다."
"그럼 잠시 몸을 수색하겠습니다."
카르딘이 말하기도 전에 하유가 나에게 다가와 나의 몸을 더듬기 시작했다.
물론 흉기같은 게 있을 턱이 없었기 때문에 하유는 못내 경계를 약하게 했다.
"(젠장…… 성가신 여자다)"
끝까지 시선이 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하고 있어서 섣부른 행동이 힘들었다.
카르딘과 마차쪽으로 걸어갔다. 카르딘은 조심스럽게 마차 안에 있는 것이 여자들뿐이라는 걸 확인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에리카의 주인. 그 기사는 어떤 분이신가?"
"카르딘 단장님이십니다. 잠시 할 이야기가 있으니, 두분은 바깥으로……"
에리카는 마침 하녀로 위장할 수 있어서 명령조로 내려보내고, 하엔과 엔나가 내려간다.
"어디에 지령서가 있지?"
"이곳에………"
아직도 경계를 풀지않는 카르딘을 조심스럽게 관찰하면서, 나는 곧바로 몰래 지면으로 흘린 정액을 위로 솟구치게해서 카르딘의 입을 가로막았다.
"웁!"
나는 아무런 짓도 하지않았는데 속박이 될 거란 생각은 못했는지 카르딘은 명백히 혼란해하고 있었다.
몸부림치기전에 전신을 감아서 확실히 속박했다.
"………"
마음같아선 지금 범하고 싶지만, 그 하유라는 의심많은 여자때문에 그렇게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다.
뭐, 그래도 지금보니 카르딘은 상당히 예뻤다. 기사가 외모로 싸우는 것도 아니고 어깨에 살짝 닿는 길이의 머리카락과 강한 의지가 엿보이는 푸른 눈이 인상적이었다.
"길게 말하진 않겠다. 여자"
"……웁!우웁!"
"보다시피 나는 최대 100m밖에 있는 인간도 순식간에 죽일 수 있다. 조금도 손을 쓰지않고서 말이지………"
"…………"
"믿기지 않는가? 자기의 몸을 묶고있는 것을 잘 봐라. 이것은 나의 신체가 아니다."
"…………"
두려움이 깃들어있지만 결코 꺾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눈동자가 꽤나 좋았다.
"하지만, 이대로 널 죽이겠다는 뜻은 아니다. 나와 말을 맞춰줘야겠어. 지령서를 확인하겠다는 명목으로 숲에서 최소 한 시간은 있을 수 있게 해라."
*
'이크로 바이퍼'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코멘트를 써주신 분이 계시더군요.
저런 것들은 실제로 있는 단어같은 걸 가지고와서 만든게 아니에요.
제 세계관에서 통용되는 말이니 곧 알수있으실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