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화 (2/10)

남편은 7시 전에 돌아왔다.  자영은 남편이 좋아하는 청국장을 시간을 들여 만들었다. 남편에 대한 속죄의식도 있었겠지만 그녀 자신이 갑자기 먹고싶었기 때문이기도 했는데 막상 냄새를 맡고 보니 또다시 구역질이 올라왔다. 하지만 버리고 새로 만들 다른 것도 없었고 남편을 기분좋게 해줄 욕심에 참아가며 끓였다. 그러느라 시간이 걸린 것이다. 

예전이라면 남편은 부엌에서 나는 그 냄새에

"와- 구수하다! 청국장 냄새!"

하고 군침을 삼키며 환호하곤 했었다. 

하지만 큰댁에서 돌아온 그는 달랐다. 마루에 걸터앉더니 단추를 끄르며

"서울에서 자고 오는 일이 많은가 보지?"

하고 냄새를 피해가며 밥상을 차리고 있는 자영쪽을 향해 말했다. 남편의 바로 옆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영은 돌연한 일로 얼굴 표정을 보이지 않으려고 청국장이 끓고있는 곤로를 향하면서

"네? 저요?" 

하고 못들은 듯이 되물었다. 

"응." 

남편은 석간신문을 들고 있었다. 

"그렇진... 않아요. 반년도 더... 된걸요. 한 학기에 한번 정도는... 가봐야 하는데... 가게 일이 바빠서... 동서에게만 맡겨놓고... 방을 옮긴 것도 모르고... 이번에 자취를 한다고 해서 시간을 낸 것 뿐이예요. 당신이야 말로 갑자기 웬일이세요? 바로 올라가실 건가요? 밑반찬 준비도 안됐는데..." 

청국장 냄새에 숨을 참아가며, 필요 이상으로 많은 말을 지껄이느라 말이 중간중간 끊어졌다. 

"절에 공사가 있다니까... 밑반찬은 필요 없어요. 아직 많이 남아있으니까." 

남편은 신문을 풀썩풀썩 소리를 내며 넘겼다. 궁금할텐데도 준희에 관한 일을 묻지 않는다. 자영은 바글바글 끓고있는 청국장을 떠서 맛을 보려다 구토감이 확 치밀어서 포기하고 남편의 기색을 흘깃 들여다 보았다. 

"목욕이나 할까." 

뜻 밖에 신문을 접으며 남편이 말했다. 

"어머, 목욕을 하시려구요? 더운물도 준비가 안 됐는데." 

자영은 찌개를 부뚜막에 내려놓았다. 목욕물을 준비하려면 아궁이에서 연탄불을 빼어 보일러에 넣어도 한참을 걸린다. 미리 준비 했었어야 했다. 발이나 씻고 바로 식사를 할 줄 알았기에 목욕 준비를 하지 못한 것이다. 그만큼 남편에 대해 소홀해진 것이다. 

"괜찮아. 절에서는 늘 냉수로 하는걸."

하는 수 없이 파자마 준비를 하러 자영은 방으로 들어갔다. 

이윽고 식사가 끝나고 설거지도 끝난 다음, 보일러에 연탄 불을 넣고서, 방안에서 정좌한 채 눈을 감고 있는 남편에게 가게에 잠간 들러오겠다고 하고 나왔다. 

장부를 대충 정리하고 부족한 재료들을 살펴 본 뒤 지시를 하고 바로 나왔다. 다시 집에 돌아온 자영은 방 한 복판에 누워있는 남편의 양쪽에 두 채의 이불을 깔고 몸을 씻으러 욕실로 들어갔다. 맥없이 있다가 갑자기 나오느라 어제의 뒤처리도 안된 몸을 씻었다. 보지에서 나오는 준희의 정액을 씻고 또 씻었다. 만에 하나 남편이 냄새라도 맡을까 두려워서였다. 키스마크로 점철된 몸에 내복을 입고 욕실을 나와 잠옷을 입는다. 

안방에 들어가니, 남편은 한쪽 이불 위에 우두커니 앉아있었다. 

"안 주무실 거예요?" 

"응..."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대답을 들으며 자영은 거울 앞에 앉아 얼굴과 머리 손질을 했다. 남편은 이미 이불을 덮고 누워 있다. 코는 골고있지 않지만 자세는 길게 나자빠진 채 눈을 감고 있다. 자영은 방의 불을 끄고서 벽쪽의 자기 이불로 들어갔다. 그러자 남편의 목소리가 

"여보...." 

남편이 조심스럽게 불렀다. 

"예."

"이리 와 봐요."

"예?"

자영은 무슨 일인가 싶어서 반문했다. 

"이리 오라니까." 

"......"

이번에는 분명히 들었는데 그 말의 의미를 알 수 없어서 어둠 속에서 가만히 그를 향하고 있었다. 

"왜 그래 당신. 안고 싶어서 그러는데."

"웬일이세요, 당신이야 말로?"

"당신을 안고 싶다니까."

"피곤하시잖아요?"

"괜찮으니까..." 

께름칙했지만 더 이상 거절할 명분이 없었고, 5년 이상 불능인 남편인데 설마 무슨 일이 있으랴 싶어 자영이 마지못해 다가가자 남편이 이불을 들어 공간을 만들어준다. 자영은 기어서 남편의 이불로 들어갔다. 느릿느릿한 동작으로 남편에게 다가가 눕자 이불을 덮어주며 돌아누워 자영을 끌어안았다. 

"당신이야말로 왜 이래? 내가 싫어서 그래? 아니면 너무 오랜만이라서 그런 거야? 이런 내가 좀 이상한가?"

말하면서 남편은 자영의 몸을 쓰다듬는다. 남편인데도 그의 손길이 어색하기만 하다. 

그러다가 말겠지 하는 마음으로 몸을 맡긴 채 가만히 있었다. 

그러나 어느새 거칠어진 남편의 숨결이 예사롭지 않았다. 파자마 바지를 벗기기 위해 고무줄에 손을 끼운다. 엉겁결에 그 손을 잡았다. 

"정말 싫은 거야?"

뜻밖이라는 듯 손을 멈추고 묻는 말에 얼른 잡았던 손에 힘을 풀었다. 

"왜..."

"왜는...? 남편이 아내의 몸을 원하는데 이유가 있어야 하나?" 

"하지만, 그 동안..."

"알아... 미안해, 여보. 그 동안 힘들었지?"

"....."

"하지만 이제, 나 변했다구. 이거 봐." 

남편의 손이 얹혀진 자영의 손을 잡아 이끌었다. 팬티 위로 단단한 성기가 느껴지는 순간 자영은 움찔했다. 얼마만에 느껴보는 남편의 이런 모습인지...

"사실은 나 조금 회복한 것 같애. 침도 맞고 참선도 했더니... 하지만 아직 자신 없어. 당신이 도와줘, 여보."

순간 준희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녀가 가만히 대고만 있으니 남편이 슬며시 팬티 속으로 이끌었다. 자영의 가슴이 콩콩 뛰기 시작하는 것이 느껴진다. 

'정말 하게 되는 건가.'

그녀의 마음은 전혀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데도 그녀의 몸에 열기가 피어오른다. 보지 깊은 곳에서 뜨거운 것이 솟구치는 것이 느껴졌다. 

5년이 넘도록 불능상태의 남편에게서 그것은 포기한지 오래였다. 그보다도 지금 그녀의 상황이 남편에게 알몸을 드러낼 상황이 아니었다. 정액은 씻어냈다 하더라도 준희가 만들어놓은 키스마크가 중요부위에 선명하게 찍힌 채 널려있었으며 더구나 그녀의 음부는 있어야 할 것이 없다. 

"여, 여보!"

어느새 파자마 바지와 팬티가 하복부를 미끄러져 내려간다. 그리고서 파자마 저고리의 단추를 끄른 남편의 손이 들어와 유방을 주무른다. 그 손이 미끄러져 내려가 하복부를 만지작거렸다. 

눈을 질끈 감았다. 이제 끝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 왜 이래?"

자영은 두 눈을 더욱 질끈 감았다. 오히려 남편의 자지를 거머쥐며 목에 다른 팔을 두르고 몸을 밀착시켰다. 

"아아... 여보..." 

"당신... 여기가 왜 이래?" 

"아아이- 뭐가요?" 

"깎은 거야? 왜 그랬어?" 

"흐응... 창피해... 실은 얼마 전에 수술을 받았어요." 

순간적으로 생각난 게 아까 병원에 갔었다고 한 말이었다.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왜? 무슨 일이야?" 

남편이 걱정스런 목소리로 물으면서 조심조심 더듬어 본다. 거기서 야릇한 흥분이 피어올랐다. 

"안에 뭐가 났었어요. 당신은 알 턱이 없죠. 나도 관계가 통 없으니 모르고 있었고." 

은근히 남편 탓으로 돌리는 것도 가능해졌다. 

"아... 그래, 뭔데? 혹 같은 거야?" 

"생리가 이상해서 병원에 갔다가... 작은 거예요. 이젠 아무렇지 않아요."

"암 같은 건 아니지?" 

"아니예요. 그냥 살짝 제거하면 되는 거 였어요."

안심한 듯이 남편의 손이 밤송이 같은 보지 둔덕을 쓰다듬어 주었다. 

"너무 오래 안해서 그런 거래?" 

"아이... 몰라요... 어서...응?" 

자영은 얼버무리며 남편의 자지를 잡고 일부러 보챈다. 

"정말 미안해..." 

남편의 손가락이 보지 입술을 가르고 들어온다.

"기분이 이상하네..." 

"싫어요?" 

"아니... 묘한 게 더 자극적이야..."

남편의 성기가 더욱 단단해지는 느낌이다. 신기한 듯 짧은 털을 쓰다듬으며 손가락으로 오밀조밀한 애무를 시작했다. 

"설마 남자가 생긴 건 아니겠지?"

약간의 의심이 깔린 듯, 나지막하게 말하면서 확인하듯이 보지 속으로 슬며시 손가락을 넣어온다.

"아이... 싫어! 그런 말... 어서요... 응?"

가슴이 뜨끔했지만 이제까지 잘 되어왔으므로 얼버무리는 것이 한결 쉽다. 

예전의 남편은 젖어있는 것을 확인한 다음 바로 겹쳐오는 것이 패턴이었다. 5년도 넘은 일이지만 문득 그것이 기억났다. 그런데, 오늘 밤의 남편은 모든게 다르다. 금방 겹쳐오지를 않는다. 보지 속에 빠트린 손가락을 천천히 피스톤시키고 있다. 자영은 눈을 감았다. 이렇게 되고 보니 쾌감을 느끼지 않을 도리가 없다. 호흡이 점점 거칠어졌고 보지로부터 찌걱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아아..." 

달콤한 신음을 터뜨리며 허벅지로 그의 손을 조이며 품으로 파고 들었다. 

"바람 같은 것, 피우지 않았겠지?"

다시 한 번 그가 말했다. 

"그럴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나 보죠?" 

묘하게 역공을 취했다. 

"바람피운 흔적이 이렇게 남아있는 건 아닐까?"

그러면서 남편은 젖은 손가락을 조금 빼어 슬슬 문질러본다. 그 손가락을 물고있는 자신의 보지가 미미하게 실룩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예전에도 이렇게 잘 젖었나, 당신...물이 참 많군..."

재차 손가락을 움직이며 그가 말했다. 

"다른 여자와 비교하는 말투로군요. 당신이야말로 수상해."

"그게 아니야. 미안해서 그러지...이렇게 젖도록 당신을 오랫동안 내버려 뒀으니..." 

"당신, 오늘 밤엔 이상한 소리만 하고... 미워요."

남편은 그녀의 보지 물로 범벅이 된 손바닥으로 발기된 음핵을 지긋이 누르고 문질렀다. 자영의 입에서 탄성이 새어 나왔다. 그는 이례적으로 집요하게 애무했다. 자영이 헐떡이기 시작했다. 

"벌써 느끼는 거야, 당신? 할 것 같애?" 

"하악...여보... 이제..." 

삽입을 재촉할 양으로, 남편의 팬티를 내려 뭉기려고 했다. 

"서두르지마. 모처럼인데 당신을 만족하게 해주고 싶어. 이젠 자신이 생겼어. 오늘 밤은 천천히 즐기는 거야." 

실로 오랜만에, 더구나 성적으로 담백한 남편 입에서 듣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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