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ragedy of goddess (여신들의 비극). 12편
‘위이이이잉… 철컹.’
서늘한 한기가 도는 어두운 방, 방은 역시 천장과 바닥을 포함한 사방이 울퉁불퉁한 생물 조직으로 뒤덮여 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아왔던 붉은색의 재질은 아니었다. 생물조직들은 붉은색이라기 보다는 파란색에 가까운 보라색을 띄고 있었다. 다양한 모양의 기괴한 촉수들이 흐느적거리고 있지도 않았다. 다만, 방의 한가운데에는 높이가 약 50센티 정도 되어보이는 둥글고 납작한 모양의 단단한 생물조직이 하나 솟아있을 뿐이었다. 방의 한쪽 문이 열리면서 흰색의 밝은 빛과함께 바닥에 네 개의 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철겅… 철겅…’
“여긴…”
네개의 긴 그림자는 목과 손목에 구속구를 차고있는 한 소녀의 새하얀 나신과 소녀의 양 옆에서 같이 들어온 두 대의 로봇, 그리고 소녀의 주변을 둥둥 떠다니고 있는 공중부양 카메라의 것이었다. 흐릿한 눈동자와 반쯤 벌린 입… 멍한 표정으로 오로지 얼굴을 따라 정면만을 응시하고 있는 소녀… 티파니는 로봇들에 이끌려 방 안으로 몇걸음 걸어들어오고는 역시 멍한 표정으로 방 한가운데의 둥글고 납작한 생물조직을 응시하고 있었다.
“이곳이 네가 촉수들의 노예로서 받아들여질 곳이다. 주인들을 잘 모시도록.”
“네…”
실로 잔인한 명령이었다. 하지만, 소녀는 그것이 어떤 말인지, 어떤 의미인지 전혀 생각하지 않는 듯 했다. 소녀의 입에서 나온 것은 그저 한마디의 작은 대답 뿐, 어쩌면 소녀는 생각하지 않는것도 생각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라 이 고통스럽기 짝이없는 생각이라는 것을 아예 머릿속의 깊고 어두운 한 구석에 모두 가둬놓아 버렸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철겅. 철겅. 철겅!’
‘위이이이잉… 철컹.’
곧 로봇들이 티파니의 목과 손목에 채워진 구속구를 풀어주고는 티파니를 그 자리에 그대로 내버려 둔 채 다시 작은 기계음을 내며 방문 밖으로 나갔다. 곧이어 방문이 닫히는 소리가 마치 지옥법정의 마지막 의사봉 소리처럼 어두운 방에 가득 울려퍼지고, 방 안에는 티파니와 공중부양 카메라만이 남았다.
“걸어라.”
“네…”
‘저벅…… 저벅……’
짧은 명령, 티파니는 다시 짧은 대답만을 마치고 앞으로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소녀의 작은 발자국 소리가 어두운 방의 음산한 정적을 깨며 한번… 또한번… 울려퍼지며 방 안을 가득 메웠다. 따로 들리지는 않았지만, 다가오는 소녀를 기다리며 침을 흘리는 기괴한 괴물들의 울음소리도 방 안에 같이 퍼져 울리고 있는 듯 했다.
‘저벅…… 저벅…… 저벅.’
“그만.”
“네…”
한동안 천천히 걸음을 옮기던 티파니는, 왼쪽으로부터 들려오는 명령에 방 한가운데의 둥글고 납작한 생물조직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울퉁불퉁한 옆면과는 달리, 생물조직의 윗면은 금속성의 재질이라고 해도 믿어질 만큼 평평하고 미끈한 느낌이었다. 마치 무언가를 바치는 신전의 제단 같은 인상의 생물조직 앞에서 티파니는 역시 걸음을 멈춘 그자리에 우두커니 선 채, 그저 멍한 표정으로 정면만을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위로 올라라.”
“네…”
‘저벅…… 저벅……’
또한번의 짧은 명령, 그리고 그에 이어지는 또 한번의 순종적인 짧은 대답. 티파니는 다시 천천히 제단 모양의 생물체 위로 걸음을 옮겼다. 한걸음… 한걸음… 티파니의 걸음은 생물체의 정 가운데에서 멈추었고, 역시 초점없는 흐릿한 눈동자로 정면만을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구에에에에에…’
‘꿀럭… 꿀럭… 꿀러억… 파앗…’
저음의 기과한 울음소리와 함께 평평한 표면위로 한 개의 괴이하게 생긴 돌기가 솟아올랐다. 보라색 돌기의 하단부는 낮은 원뿔 같은 형상을 띄고있고 상단부에는 굵고 울퉁불퉁한 20센티미터 가량의 촉수가 붙어있었다. 촉수는 약간의 점액질을 흘리며 무슨 인사나 준비운동이라도 하듯 방향을 티파니의 얼굴 쪽으로 향한 채, 이리저리 꿈틀거리고 있었다.
“뭐하고 있나? 주인에게 입을 맞추어라.”
“네…”
‘털썩…’
티파니는 시선을 아래로 돌려 자신앞에 솟아있는 촉수를 향하고는 곧바로 힘없이 무릎을 꿇었다. 촉수를 향하고 있는 티파니의 시선에는 여전히 초점이 없었다. 저것이 내 주인… 아니… 저분께서 이제 나의 주인… 나는… 이제… 나는… 영원히… 나는… 나는… 티파니는 촉수앞에 무릎을 꿇은채로 조용히 허리를 굽혀 촉수의 끝부분에 입을 맞추었다. 따뜻한 소녀의 입술로 차가운 촉수의 냉기가 밀려들어갔다. 티파니의 날숨을 따라 소녀의 옅은 입김이 흘러나와 마치 산산히 흩어져가는 작은 희망처럼 서늘한 어둠속으로 사라져갔다.
‘구에에에에…’
“우우… 쩝… 우우… 우…”
티파니의 입술이 촉수의 끝부분에 와닿자, 촉수는 저음의 기분나쁜 울음소리를 내며 티파니의 입 속으로 조금 더 뻗어나가 끝부분을 티파니의 입 안으로 살짝 밀어넣었다. 촉수의 뜻, 아니 새 주인의 뜻을 알아들은 것일까. 티파니는 눈을 감고 허리를 좀더 굽혀 촉수를 입안에 넣은채로 고개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수줍고도 정성스럽게 자신의 눈앞에 솟아오른 촉수를 상대로 봉사하기 시작했다.
“우우우… 우우… 우우… 우우우…”
순백의 하얀 나신을 가진 소녀가 무릎을 꿇고 허리를 가득 굽힌채로 눈앞의 보라색 촉수를 입에물고 고개를 돌리는 슬프고도 괴이한 장면, 소녀는 그동안 자신을 숱하게 능욕했던 움직임을 이제 자기 스스로 재현하고 있었다. 고개만 돌리고 있기 불편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입안에 들어오지 않은 부분에도 같이 봉사하기 위함일까. 무릎을 꿇고 엎드린 티파니가 양손으로 촉수의 아랫부분을 잡고 조금씩 더듬기 시작했다.
“아주 잘 하는군, 좀 더 깊숙히 넣도록 해라.”
“네… 우우… 컥… 우우… 우… 컥…”
재차 떨어지는 공중부양 카메라의 명령에 티파니가 잠시 촉수에서 입을 떼고 짧은 대답을 마친 후, 곧바로 다시 촉수를 자신의 입안에 넣었다. 거의 한계치까지 문 탓일까, 촉수에게 봉사하는 티파니의 입에서 계속 짧은 헛구역질이 흘러나왔다. 더 깊숙해진 티파니의 봉사에 신이 나는듯, 꿈틀거리는 촉수의 움직임도 더욱 격렬해졌다.
“쩝… 우우우… 컥… 컥… 우우… 쩝…”
다소 고통스러운지 소녀의 눈에 약간의 눈물이 맺히고 있었지만, 티파니는 마치 다른 명령이 들어오기 전 까지는 이전에 주어진 명령을 계속 수행하는 기계처럼 계속 촉수를 거의 목젖까지 머금고 손과 입으로 봉사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티파니의 고통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듯, 계속 꿈틀거리는 촉수의 아랫부분으로 약간의 점액질과 티파니의 침이 흘러내렸다.
“그만… 그만하면 됐다.”
“쩝… 우우… 컥… 네… 콜록… 콜록…”
역시 티파니를 움직이는 것은 명령이었다. 헛구역질을 계속하며 촉수에게 봉사하던 티파니가 명령이 떨어지자 마자 바로 촉수에서 입을 떼고는 그 자리에 정자세로 무릎을 꿇은 채 촉수를 바라보며 대기했다. 충혈된 눈으로 촉수를 바라보는 티파니의 눈빛에는 아무 감정도 실려있지 않았다. 입안 깊숙히 촉수를 넣었던 후유증으로 한동안 기침을 하던 티파니는 곧 기침을 멈추고 침을 한번 꿀꺽 삼켰다. 어두운 방안에 흐르는 한기 때문일까, 티파니가 하얀 나신을 조금 떨었다.
“네 주인들이 네가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네 주인에게 기쁘게 몸을 바쳐라.”
“네…”
‘저벅……’
몸을 바친다는 뜻은 이해할 수 있었는지, 촉수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던 티파니가 잠시 일어서 자신의 두 발을 촉수의 양 옆으로 옮겼다. 소녀의 눈에는 초점도 감정도 없었지만, 능욕에 순응한 소녀의 음부에서 분비된 음액은 두 하얀 허벅지를 타고 조금씩 흘러내리고 있었다. 티파니는 무표정한 얼굴로 자신의 다리사이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촉수만을 응시한 채 천천히 무릎을 굽혀 자신의 음부를 촉수의 끝으로 가져갔다.
…
“미약 투입해.”
“지금 말입니까? 조금 빠르지 않습니까?”
“아니야, 생식기의 점막에 흡수되는 시간을 고려해야돼. 중독되지 않도록 투입량 잘 조절하고.”
“알겠습니다.”
작은 통제실 뒤쪽에서 3차원 입체영상으로 이 장면을 지켜보던 티파니의 담당 과학자가 자신의 앞에서 여러가지 기기를 조작하던 과학자에게 지시했다. 지시를 받은 과학자는 곧바로 자신의 앞으로 작은 3차원 영상을 띄우고는, 티파니의 모습과 차트가 띄워진 작은 영상을 번갈아 바라보며 작은 영상안의 여러가지 차트들을 조작하기 시작했다.
…
‘칠걱…’
“으읏… 읏…”
어둠속인지라 자세히 보지 않으면 확인하기 어려웠지만, 계속 티파니의 음부를 조준한 채 점액질을 흘리던 촉수의 곳곳에 아주 작은 흰색 액체방울들이 맺혔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천천히 무릎을 굽히며 자세를 낮추던 티파니의 음부가 마침내 촉수의 끝부분과 접촉했다. 티파니는 한동안 숨을 천천히 내쉬면서 계속 자세를 낮추어 촉수를 자신의 음부에 깊숙히 밀어넣었다.
“아아아… 아아…”
티파니가 마침내 완전히 무릎을 꿇고 촉수의 끝 부분까지 자신의 질 속에 품었다. 자신의 질 속으로 촉수가 가득 들어오자 티파니가 몸에서 힘을 빼고 입을 약간 벌린채 남은 숨을 완전히 내벹었다. 티파니의 표정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그동안 아무 표정도 없이 오직 정면 아니면 촉수만을 응시하던 티파니가 윗쪽을 바라보며 아주 희미하게 웃고있었다… 이 어둠속에서 벌어지는 괴기스러운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소녀의 사랑스러운 얼굴과 함께 다소 천진난만한 분위기마저 연출하고 있는 이 웃음이 오히려 무릎을 꿇은채로 음부에 촉수를 꽂고있는 소녀의 모습을 다소 측은하게 만들고 있었다.
“기쁜가?”
“네…”
“그럼, 스스로 허리를 움직여 네 주인을 기쁘게 해주어라.”
“네…헤헷…”
‘칠걱…… 칠걱……’
‘스르륵… 스르륵… 스륵…’
티파니가 서서히 자신의 다리와 허리를 움직여 스스로 조금씩 촉수와 교접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티파니의 몸 주변 곳곳에서 매우 가느다란 촉수들이 올라와 티파니의 팔과 허리, 그리고 가슴을 휘감았다. 따로 결박하기 위한 목적은 아닌듯, 군데군데 노란색의 꽃모양 돌기가 올라와 있는 이 가느다란 촉수들은 그저 티파니의 몸 곳곳을 나선형으로 휘감은 채로 티파니의 몸 곳곳에 투명하고 미끈미끈한 점액질을 묻히고만 있을 뿐이었다. 단, 뒤에서 올라와 어깨를 한번 넘은 뒤 가슴을 휘감은 두 가닥의 촉수만은 끝부분으로 티파니의 유두를 휘감은 채 유두를 이리저리 잡아당겼다.
“넌 촉수들의 장난감이다. 네 주인에게 널 길들여달라고 부탁해라.”
“아… 아아… 하아… 네… 주인님… 전… 주인님의… 장난감… 절… 길들여주세요… 하아…”
‘칠걱… 칠걱… 칠걱…’
“계속.”
“하아… 아… 전… 주인님의… 장난감… 절… 길들여주세요… 아…”
‘칠걱. 칠걱. 칠걱. 칠걱.’
뭐지… 이건… 나를 장난감이라고 부를수록… 나를 길들여달라고 말할수록… 이건… 이건… 아아… 곧강렬한 쾌락이 텅 비어있는 티파니의 머릿속을 빠르게 물들이기 시작했다. 미약에 의해 극도로 민감해진 티파니의 질벽에서 음액이 마구 쏟아져나오고 양쪽 입꼬리를 올린 입에서는 뜨거운 입김과 함께 행복에 겨운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아아… 아… 전 주인님의 장난감… 절 길들여주세요… 하아… 아아… 아…”
‘칠걱 칠걱 칠걱 칠걱’
자신이 느끼는 이 강렬한 쾌락이 질벽으로 흡수돼 온몸에 퍼지기 시작한 미약 탓이라는 것을 알 턱이 없는 소녀의 비음… 소녀의 다리사이 촉수아래 작은 웅덩이를 이룬 소녀의 투명하고 맑은 음액… 이것은 소녀의 가장 깊숙한 이성까지 자신이 촉수의 소유물이라는 사실에 쾌락으로 반응하도록 계획된 조련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말해주고 있었다. 바로 이 순간 미약이 투입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었다. 자신을 촉수의 소유물로 인정하고 촉수에게 자신을 길들여달라고 부탁하는 말을 계속 되뇌이는 기억을 가장 황홀한 것으로 만들기 위한 사악한 계획. 빠져나갈 수 없는 그물에 걸린 소녀는 계속 스스로를 그물에 더 깊숙히 옭아매고 있었다.
“전… 주인님의 장난감… 하아… 아… 절… 길들여주세요…”
‘칠걱칠걱칠걱칠걱!!’
계속 자신을 길들여 달라고 부탁하는 티파니의 허리 움직임이 이제 눈에띄게 빨라지고 있었다. 마치 무언가 의식을 치르고 있는듯한 분위기… 의식이라고 부른다면 분명 소녀가 소유물로서 인정받는 의식일 것이다.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는 것을 알고 있을까…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고 있을까… 소녀의 얼굴에 화색이 점점 짙어져갔다.
“아앗. 아학. 아학. 아앗. 주인님. 절. 길들여… 아앗 아앗!!!”
‘파앗!!!’
“아아… 아… 주인님… 절… 아앗!!!”
‘파앗!!!’
“주인님… 절… 길들여… 아앗!!!”
‘파앗…’
어느 순간에서 부터인가 관능적인 하얀 허리를 스스로 돌릴 정신도 없는지, 그저 무릎만을 덜덜 떨면서 눈을 뒤집고 스스로 몸을 격렬하게 떨고있는 티파니의 음부에서 곧 물폭탄이 터져나왔다. 그리고 한번으로 끝이 아니었다. 잠시 숨을 돌릴 여유조차 주지않고 거의 3~4초 간격으로 기관총을 쏘듯이 터져나오는 물폭탄… 전신에 미약이 퍼진 소녀의 나신은 그야말로 온몸이 극도로 민감한 성감대가 되어 소녀에게 조금의 쉴 틈도 허락하지 않았다. 음부에 촉수를 꽂은채로 부들부들 떨고있는 소녀의 입가에서 흘러내린 맑은 침줄기가 소녀의 어깨로 떨어져 오른쪽 가슴을 타고 허벅지를 향해 흘러내렸다.
“주인님 절 길들여주세… 앗!!”
‘파앗…’
“아학… 아학… 컥… 컥… 주인님 절 길들여주… 앗!!”
‘파앗…’
“아학… 주인님… 절… 길들여… 아아… 주인님… 주인님… 가지마세요… 가지마세요… 절 길들여주세요… 주인님… 절… 길들여… 주인님…”
무슨 발작을 일으킨 사람처럼 몸을 격렬하게 떨고있는 티파니의 음부에서 촉수가 서서히 빠져나가고는 다시 제단 모양의 생물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촉수가 솟아올라 있던 자리에 원래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평평한 표면만이 남자, 무릎을 꿇은채로 점점 작아져가는 물폭탄을 터뜨리던 티파니가 당황한 표정으로 촉수가 있던 자리를 손바닥으로 마구 치면서 애절한 목소리로 울먹였다. 그러나 곧 뒤쪽으로부터 티파니를 진정시키고도 남을만한 말이 들려왔다.
“아아아… 주인님… 길들여주세요… 절 길들여주세요… 가지마세요… 주인님… 절… 아아…:
“걱정하지 마라. 이제 넌 네 주인의 알을 품게 될테니.”
“아아아… 아아… 아 알? 알… 알… 주인님의 알…”
‘구오오오오…’
“아아아… 아아…”
한동안 허둥거리며 촉수를 부르던 티파니의 눈에 한가지 괴이하게 생긴 촉수가 들어왔다. 전반적으로는 보라색에 티파니의 손목과 비슷한 굵기였지만, 끝부분은 그보다 좀 더 가늘고 투명한 관의 형태를 띄고 있었다. 티파니는 새로운 촉수를 보고는 다시 이보다 더 즐거울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두 손으로 바닥을 짚고 누운채로 무릎을 굽히고 주저없이 촉수를 향해 다리를 활짝 벌렸다.
‘칠걱……’
“아아… 아아아… 읏… 읏… 아아…”
촉수의 투명한 부분이 음액으로 흠뻑젖은 티파니의 음부로 깊숙히 들어가고, 곧이어 개구리알처럼 가운데에 검고 작은 무언가가 담겨져 있는 투명한 구슬들이 촉수의 안쪽으로부터 투명한 관을 타고 티파니의 자궁 속으로 하나씩 들어가기 시작했다. 소녀의 음부가 받아들이기에는 다소 크다싶은 촉수의 알들이 하나씩 질벽을 거쳐 자궁으로 들어갈 때 마다 미약으로 민감해진 질벽에 압박이 가해지고, 소녀는 자신의 음부로 들어가는 알들을 바라보며 다시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었다.
‘칠걱…… 칠걱……’
“이제 네 몸속에서 새로운 주인들이 자라날 것이다. 넌 영원히 촉수의 노예이자 짝이되는 것이지.”
“아아… 내 몸에… 주인님들이…”
“행복한가?”
“아아… 네… 행복해요… 행복해요… 주인님… 제 몸에 더 마음껏 낳아주세요… 제 몸을 더 마음껏 써줘요… 아아… 행복해… 행복해…”
소녀의 표정과 눈빛을 아주 잠깐 동안이라도 바라본다면, 이 소녀의 말에 결코 그 어떤 거짓도 섞여있지 않다는 것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을 것이었다. 촉수의 알들이 투명한 관을 거쳐 하나씩 티파니의 음부로 모습을 감출 때 마다, 소녀는 미약에 절은 새하얀 나신을… 유려한 어깨와 허리를… 탄력넘치는 허벅지를 계속 이리저리 돌리고 비틀며 마음속에서부터 우러나오는 기쁨과 행복으로 촉수의 알을 받아들였다. 이 기억을 영원히 행복하고 활홀한 것으로 가져가게 될 소녀의 교성이 어두운 방안으로 울려퍼졌다…
…
대한민국, 서울
흰색 대리석 바닥과 방 한가운데의 커다란 붉은색 카펫, 그리고 금색의 벽지가 호화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방에서, 한 여성이 오른손에 큰 얼음덩어리와 적갈색 보드카가 담긴 술잔을 든 채 창밖으로 펼쳐진 서울의 야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방의 한쪽 벽면을 모두 차지하고 있는 큰 유리창 밖에 펼쳐진, 한밤의 한강변을 배경으로 주황색 붉은색 흰색의 불빛으로 반짝이는 서울의 야경… 다리와 도로위를 움직이는 수많은 자동차들의 움직임이 이 화려한 광경에 다소 동적인 느낌을 더해주고 있었다.
“여기서 이럴시간 있나? 할 일이 많을텐데?”
“나가도 안풀리는 건 마찬가지야.”
“이 생활이 마음에 드는 모양인데? 임무가 끝난 뒤에도 지구에 눌러앉는건 어때?”
“그래? 후… 그럴까? 미개한 곳이기는 해도 전쟁터에서 사는 것 보다는 나을것도 같은데?”
“하핫. 농담이라고. 괜히 이 구석진 곳에 동료를 버리고 가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까.”
긴 생머리의 여성은 조금씩 술잔을 기울이며 의자에 앉아 계속 서울의 야경을 바라다보고 있었다. 창문에 여성의 모습이 어렴풋이 비치고는 있었지만, 뒤쪽에서는 여성의 모습을 자세히 확인하기 어려웠다. 그래도 얼추 짐작해 보려고 한다면… 왼쪽 허벅지를 오른쪽 다리에 얹은채로 검은색 하이힐을 신은 발을 조금씩 흔들고 있는 그녀의 매우 길고 매끈한 다리로 볼 때, 키는 여성치고는 큰 축에 속하는 약 170가량의 장신이지 않을까 정도를 추측해 볼수도 있을 것이었다. 의자 옆에있는 둥근 테이블의 반대편에서는 한 남자가 창문 가장자리에 모여져 있는 붉은색 커튼에 팔짱을 낀 채 기댄 자세로 여성과 미지의 언어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여성에게 농담조로 말을 건네던 남자가 지구에 눌러앉는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들역시 지구인이 아닌 것인가? 그렇다면 왜 서울 한복판에서 지구인들의 복장을 하고서는 이런 대화를 나누는 것인가?
“그나저나… 이 녀석들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지금까지 가만히 있다가 우리에게 이 자료들을 넘겨주는거지? 저쪽에서 알면 문제가 생길지도 모를텐데 말이야.”
“줄타기.”
“뭐?”
“줄타기야. 우리와 저쪽, 모두에게 협력하면서 많은 이익을 얻어보겠다는 거지. 그 외에도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지도 몰라. 우리에게 준 자료에는 없는 무언가 문제가 생겼을수도 있고… 우리를 그동안 그 문제에 대비한 보험처럼 여기고 있었는지도 모르지.”
“보험이라… 그렇다면 지금 이것을 우리에게 건네준 이유는…”
“만일 정말로 그런 목적으로 우리와 접촉한 것이라면… 조만간 때가 온다는 거지.”
두 사람은 계속 알 수 없는 대화를 주고받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커튼에 기댄채로 질문조로 말을 던지던 남자가 무언가를 주섬주섬 꺼내더니 왼손에 들고 조작하기 시작했다. 남극기지의 과학자들이 가지고 다니는 것과 비슷한 형상의 주먹만한 컴퓨터… 역시나 작은 3차원 입체영상이 띄워짐과 동시에 몇가지 차트들과 함께 소녀들의 프로필 화면으로 보이는 서류들이 띄워졌다.
“참… 그렇다고 쳐도 이정도까지 진행되고 있을 줄은 몰랐는데? 이렇게 하면 우리 눈을 피할 수 있다는 것까지 감안했을까? 이거 허망한데… 그동안 지구인들의 통신망을 실시간 감시하고 있던 것도 다 헛수고였잖아?”
“모르지, 하지만 우리 존재를 안다면 먼저 제거시도를 하지 않았을까? 우리가 잘못 생각했던거야.”
“놈들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급했던 것이로군.”
“아마도. 놈들이 바라는 샘플의 조건을 생각해본다면… 애당초 이 소녀들을 태운 비행기가 흔적없이 실종됐을 때부터 무언가 의심을 해봤어야 했지.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일을 놓치다니…”
“넌 몇번 본적이 있지 않나?”
“몇번 보는게 아니라 종종 마주쳤지… 그 망할 놈들이 떠넘긴 위장신분 덕분에 말이야. 미개한 지구인들이긴 해도 좋은 녀석들이었지…”
흑발의 여성은 남자의 앞에 띄워진 입체영상을 향해 고개를 살짝 돌리더니 무언가 기분이 많이 상한 듯, 들고있던 술잔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는 한동안 한숨을 쉬며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여성은 무언가 소녀들과 자주 마주칠 만한 위장직업을 가지고있는 듯 했다. 한동안 의자에 앉아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던 여성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잡생각을 털어낼 목적으로 고개를 몇번 좌우로 흔들고는 테이블 위에 놓여져 있던 핸드백과 휴대전화를 챙겨들었다.
“진짜로 재밌어서 하는 거 아냐? 너무 열심인데?”
“곧 때가 온다면… 마지막 일이 될 지도 모르니까, 자리를 계속 비우면 뭣도 모르는 관리자 놈들도 귀찮게 굴테고… 순박한 지구인들을 갑자기 실망시키기도 좀 그렇지?”
“마지막 일이라… 그러고보니 그 감시자 친구와도 마주칠 지도 모르겠는데?”
“어차피 이런 잡일을 준것도 우릴 그녀석들과 가깝게 붙여놓기 위한 수작이었을 테니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지. 그럼, 접선일정과 놈들의 정보를 캐물을 만한 자료들을 준비하고 있어줘.”
“네네 알겠습니다. 자유 아젤리온 자연주의 저항군 정보국 공작요원 세냐프-레아. 아니, 대한민국 국민여동생 유이양. 후후… 나도이제 뒤쪽이름이 더 익숙한데?”
“농담하고는…”
‘또각… 또각…’
생머리 여성이 핸드백을 들고는 뒤로돌아 하이힐 소리를 내며 화려하게 장식된 큰 흰색 방문으로 향했다. 한국사람 대다수가 알 만한 익숙한 얼굴… 유이는 주먹만한 컴퓨터를 조작하고 있던 남자의 말에 싱긋 웃고는 곧바로 방문을 열고 긴 카펫이 깔려있는 복도로 걸어나갔다. 한동안 유이가 나간 방문을 바라보고 있던 남자는 곧 다른 기계를 꺼내들고는 무언가 통신을 시도하는 듯한 행동에 들어갔다. 대화가 흐르지 않는 방 안에는 오직 정적만이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