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ragedy of goddess (여신들의 비극). 14편
남극기지.
“훌쩍… 훌쩍… 흑… 흐흑…”
어느새 일어났는지 간이침대에 걸터앉아 담요를 구겨서 껴안고 울고있는 긴 생머리의 소녀, 서현의 앞에는 모두 비워진 듯한 플라스틱 비슷한 재질의 병 하나만 놓여져 있을 뿐이었다. 지금까지 이것만 먹으면서 산지 며칠째일까… 떡볶이가 먹고싶어… 초콜릿도… 맞아… 거기 셀러드도 맛있었는데… 언니들과 펴놓고 먹던 과자도… 아…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이 끔찍한 감금생활. 죽을때까지 이렇게 사는걸까… 극도의 불안에 시달리는 소녀의 머릿속으로 혹시 죽는다면 지금 한번이라도 먹고싶은 것들이 이리저리 떠돌아다녔다.
“흐흑… 흑… 흑… 흐흑…”
언제였을까… 날짜세기 따위는 이미 조건반사 조련을 받으면서 포기한지 오래였다. 이곳에 들어와서도 마찬가지였다. 3일까지 세어본 뒤로는 도저히 날짜를 셀 수 없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가해지는 능욕은 소녀가 감금생활 동안 날짜한번 세어볼 여유조차 주지않았다.
“흐흐흑… 엄마아… 언니… 나 어떻해… 흑… 흐흑…”
행복하던 밖에서의 생활… 서현이 좋아하고 또 서현을 좋아해주던…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들이 소녀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언제부터였을까, 서현은 로봇들이 자신을 깨우러 오는 시간보다 약간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들어있었다. 물론, 자신을 끔찍한 조련실로 끌고가는 로봇들을 기다려서가 아니었다. 끌려가기 전의 이 잠깐의 시간, 서현이 잠시나마 옛 기억들을 떠올리며 이런저런 상상의 나래를 펼쳐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도 했다. 그나마 이 기억들조차도 점차 희미해져 가고 있었다. 흐릿해져 가는 그리운 사람들의 얼굴… 그들의 얼굴을 조금이라도 또렸하게 떠올리고 싶은 서현이 두 손으로 머리를 붙잡고 계속 흐느꼈다. 그리고 이 짧은 도피마저도 곧 끝나가고 있었다.
‘위이이이잉… 철컹’
“아주 자세가 좋군, 벌써 일어나 조련을 기다리고 있는건가?”
“으아아아… 아아…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곧 방문을 열고 들어온 두대의 로봇, 그리고 공중부양 카메라의 야속한 말. 서현이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공중부양 카메라의 말을 부정했다. 또다시 다가오는 지옥 같은 시간… 벗어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으련만… 소녀에게는 그럴 선택의 여지조차도 없었다.
“그럼… 일단 복장부터…”
‘사사삭… 사삭…’
“꺄아아아아악!!! 뭐하는거야!!! 하지마!!! 하지마!!!”
‘위이이이잉…’
‘퍽! 퍽! 퍽퍽퍽! 퍽! 퍽! 퍽퍽! 퍼벅! 퍽! 퍽! 퍽! 퍼퍽! 퍼벅! 퍽퍽퍽퍽! 퍽!!’
“꺄아악!!! 아악!! 억!!! 윽!!! 악!!! 아악!! 안돼!! 안돼!! 안.. 컥!! 악!! 아악!!! 아아악!!! 하지마… 하지마아… 흐흑…”
서현의 흰색 통원피스가 역시 알아서 벗겨져 나가기 시작하고, 서현이 두 손으로 가슴 부위의 옷자락을 힘껏 붙잡으며 비명을 질렀다. 즉시 가해지는 로봇들의 곤봉구타… 서현은 한동안 로봇들의 곤봉에 두들겨 맞으면서도 가슴 부위의 옷자락을 힘껏 붙잡은 손을 놓지않았다. 하지만, 로봇들의 가혹한 구타앞에서 서현은 한없이 여리고 약한 소녀에 불과했다. 옷을 붙잡은 서현의 손에도 곤봉들의 구타가 가해지고, 결국 서현의 손에서 벗어난 통원피스는 역시 알아서 기어가 로봇들의 수납공간으로 들어가버렸다. 서현의 발목에 채워져 있는 족쇄도 마찬가지였다. 다시 이 로봇들과 공중부양 카메라 앞에서 알몸이 된 서현이 다리를 힘껏 오므린 채 주저앉은 채로 두 팔로 가슴과 음부를 가렸다. 얼굴이 새빨개진 채 그저 바닥만 바라보고 있는 서현이 서럽다 못해 한스럽게 울고있었다.
“매일 계속되는 일인데, 익숙해질 때도 되지 않았나? 그럼, 조련을 시작해야지. 아, 오늘은 좀 색다른 조련이 기다리고 있다. 기대하도록.”
‘위이이이잉…’
“흐흐흑… 흑… 흐흑… 흑… 뭐뭐뭐… 뭐야… 뭐야… 안돼!!! 안돼애!!! 꺄아악!!!”
열려져 있는 서현의 방문으로 두대의 로봇이 더 들어왔다. 이 로봇들은 서현이 일상적으로 보던 로봇들보다 다소 크기가 크고, 마치 무거운 것을 들 목적인 듯 두개의 견고해 보이는 로봇팔이 달려있었다. 그리고 이 로봇들이 들고오는 복주머니 모양의 한 기괴한 생물체… 처음 촉수들에게 처참한 능욕을 당한 이후 조건반사 조련실로 옮겨질 때 서현을 담았던 바로 그 생물이었다. 자신이 이런 비참한 지경에 빠지던 순간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복주머니 모양의 생물체를 본 서현이 공포에 질린 눈으로 생물체를 노려보며 비명을 질렀다.
“너무 그러지 말라고. 특별히 처음 너와 교접했던 녀석으로 데려왔으니까. 그럼, 이동중에도 편하게 즐기고 있도록.”
‘위이이이잉…’
“꺄아악!!! 꺄악!!”
곧이어 생물체를 들고있지 않은 두 대의 로봇이 로봇팔로 서현의 두 팔을 붙잡아 들어올리고 서현을 서서히 복주머니 모양 생물체 쪽으로 들고가기 시작했다. 서현이 허공에서 마구 비명을 지르며 발버둥쳤지만, 소녀의 가녀린 팔로는 자신을 붙잡은 로봇팔들을 도저히 뿌리칠 수 없었다. 복주머니 모양 생물체 안쪽에서 수많은 촉수와 융털들이 꿈틀거리며 점액질을 흘리고 있는 광경을 본 서현이 순간 숨을 멈추고 바들바들 떨었다. 복주머니 안의 광경도 분명 기괴한 것이었지만, 그보다도 서현을 떨게 만드는 것은 앞으로 있을 미지의 능욕에 대한 끔찍한 공포였다. 저 생물체에 담겨진 후 조건반사 조련실을 거치고 이곳에 와서 갖은 끔찍한 능욕을 당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게 남아있던 것이었다.
‘철퍼덕!’
“꺅!!”
‘스스슥… 스르륵… 스륵…’
“흐흑… 아… 안돼… 안돼…”
곧이어 로봇을이 서현을 복주머니 모양의 생물체 안으로 던져넣고, 생물체의 입구가 좁아지면서 서현은 목만 내놓고 생물체 안에 담겨져 있는 꼴이 되고 말았다. 곧이어 생물체 안쪽의 촉수들 중 네 가닥이 서현에게 다가와 서현의 손목과 발목을 휘감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촉수들과 융털들의 습격… 온몸에 가해지는 익숙한, 그리고 미끌미끌한 감촉에 서현이 생물체 안에서 몸을 이리저리 튕겼다.
‘위이이이잉…’
‘위이이이잉… 철컹’
“흐흐흑… 읏… 아흑… 안돼… 흐흑… 안돼… 안돼애… 안돼애!!!!”
곧이어 로봇들과 공중부양 카메라가 복도로 나가 어디론가 이동하기 시작하고, 서현의 뒤통수를 향해 방문이 닫히는 금속성의 소리가 들려왔다. 가슴, 허리, 배, 어깨, 엉덩이, 허벅지… 어느곳 하나 빠짐없이 달려드는 자극에 몸서리 치던 서현에게 가장 끔찍한 감촉이 밀려들어왔다. 서현의 음부를 건드리는 미끌미끌한 느낌… 생물체 안쪽의 바닥으로부터 올라온 촉수가 서서히 서현의 질 속으로 비집고 들어가자 서현이 다시한번 눈을감고 처절하게 울부짖었다…
…
대한민국, 서울, 미국대사관.
“이런 멍청한 놈들!!”
지하에 마련되어 있는듯, 창문하나 없이 밝은 조명만이 비춰지고 있는 사무실. 안쪽의 책상앞에 앉아있는 서양인 중년남성이, 방금 통화를 마쳤는지 수화기를 내려놓고는 곧바로 욕설을 내벹었다. 크기가 다소 큰 사무실 한쪽에는 상당히 큰 화면이 하나 비춰지고 있었고, 화면에 가득 차있는 세계지도에는 여러가지 알 수 없는 기호들이 표시되어 있었다. 사무실 한 가운데에 놓여져 있는 테이블에는 어떤 지역인지 확실히 알기 어려운 지도가 하나 깔려있었고, 역시나 여러가지 기호들이 그려져 있었다.
“관중은 몇 명이야?”
“5만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현 시점에서 관중을 대피시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한국 정보부는 대체 뭘 하고 있었던거야! 이런 일이 생길줄을 예상했으면, 당연히 사람이 많이 모일법한 장소부터 먼저 관리해야 될것아냐!”
“……”
중년남성은 화가 많이난듯, 금속 담배케이스에서 시가를 하나 꺼내물고는, 불을 붙이면서도 계속 투덜거렸다. 중년남성의 책상 앞에서 무언가를 보고하고 있던 한 장신의 남자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어깨를 한번 들썩거렸다.
“말씀드리기는 대단히 조심스러운 문제입니다만…”
“뭔가, 병력을 이동시키자는 말인가? 그건 곤란해. 놈들이 바라는 건 비밀협상이야. 최소한도 놈들의생각대로 판이 움직이고 있다는 착각은 하고 있도록 할 필요가 있어. 이렇게 개방된 공간에서 병력의 이동을 노출시키지 않을 방법도 없고, 이런 극단주의자 놈들의 신경을 건드릴경우…”
“그것이 아닙니다. 제 보안레벨로는 자세한 정보를 알 수 없지만, 이런 상황에 대응할 만한 수단이 한국에 배치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뭐라고? 흠… 그건…………………………………… 자네는 여기까지만 관여하도록 하게. 이만 나가봐.”
“네.”
한동안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던 중년남성이 보고하던 남자에게 자리를 피해줄것을 지시했다. 남자는 조금의 이의도 제기하지 않고 곧바로 사무실 밖으로 걸어나갔다. 다시한번 시가를 한모금 깊게 빨아마신 중년 남성이 왼손을 이마에 가져다 대고는 살짝 기분나쁜 웃음을 지었다.
“하긴… 3억 달러짜리 병기를 너무 놀리는것도 못쓰지… 끌끌끌끌끌… 낄낄낄낄낄…”
중년 남성이 자기자리 뒤쪽에 있는 벽면을 조작하고 곧이어 작은 금고가 하나 튀어나왔다. 금고의 자판을 눌러 암호를 입력하고 금고 문을 열자, 금고 안에서 작은 통신장비로 추정되는 기계장치 하나가 올라왔다. 중년 남성이 작은 장비를 조작하며 계속 기분나쁘게 웃어댔다…
…
남극기지, 능욕조련실.
‘위이이이잉… 철컹’
“앗… 앗… 아흑… 아… 아냐… 아냐… “
조련실의 문이 열리면서 공중부양 카메라와 네 대의 로봇들, 그리고 복주머니 모양의 생물체 하나가 들어왔다. 복주머니 모양의 생물체에 목만 내놓고 담긴 채 교성을 지르고 있는 생머리 소녀… 소녀의 발버둥에 복주머니 모양의 생물체가 계속 이리저리 출렁였지만, 생물체를 들고있는 로봇들은 그런 것에 상관없이 그저 가던길을 갈 뿐이었다. 도리질을 치고 눈물을 흘리면서도 어쩔 수 없이 목소리에 섞여들어가는 서현의 비음이 생물체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짐작할 수 있게 해주었다.
“흐으… 아냐… 아아… 아아… 아아… 아아… 아핫!!! 앗! 읏! 으으… 으으으…”
“그만, 이제 더 즐거운 시간이 돌아왔다.”
“으으… 아냐… 아니야… 흐흑… 흐흐흑… 흑…”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며 온몸으로 밀려들어 오는 열락에 저항하던 서현이 짧은 비명소리와 함께 생물체 밖으로 내놓은 고개를 힘없이 왼쪽으로 꺾었다. 다시한번 밀려들어오는 굴욕과 수치심… 역시 소녀들을 괴롭히는 말만 골라서 하는 공중부양 카메라가 서현의 옆으로 다가가 목적지에 도착했음을 알렸다. 방금 자신이 한… 아니, 자신의 몸이 한 짓을 계속 부정하며 서현이 다시 슬프게 흐느꼈다.
‘철퍼덕!’
“앗!! 아아아… 안돼… 아냐… 흐흑… 흐흐흑…”
복주머니 모양 생물체를 들고있던 로봇들이 갑자기 들고있던 생물체를 그냥 거꾸로 뒤집었다. 거꾸로 뒤집힌 생물체가 곧바로 서현의 목과 어깨부분에 주고있던 힘을 풀고, 울퉁불퉁한 붉은색 생물조직으로 덮여있는 바닥으로 서현의 알몸과 투명한 점액들이 말그대로 그냥 쏟아져내렸다. 조련실을 둘러본 서현에게 밀려오는 것은 역시 절망과 두려움이었다. 익숙한 붉은색 생물조직들, 곳곳에서 흐느적거리는 촉수들, 서현이 자는 방의 옆조련실과 별반 다를것이 없는광경… 오히려 이 점이 겁에질린 소녀를 더욱 공포로 몰아넣고 있었다. 무슨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는 사실로부터 나오는 두려움… 그러나 곧 서현의 두려움은 곧 경악으로 바뀌었다.
‘꿀럭… 꿀럭… 꿀럭… 파아아아악!!!’
‘구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구우우우우우우우우우…………’
“으으으으으으… 으아아아아아… 꺄아아아아아아아악!!!!!!!!!!!!!!!!!!!!”
소녀들을 능욕할 새로운 괴물이 나올 때에는, 으레 조련실의 한쪽 벽이 열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이번 경우는 다소 특이했다. 조련실 바닥 한가운데가 갈라지면서 마치 거대한 개불처럼 생긴 괴이한 생물체가 튀어나온 것이었다. 길이가 족히 10미터는 되어보이는 이 생물은 곧 입, 아니, 거대한 관의 입구처럼 생긴 부분을 서현쪽으로 향했다. 입구의 천장 부분이 약간 이그러진 모습이 서현을 보고 음흉한 미소를 짓는 듯 했다. 한동안 이 거대한 생물체를 바라보며 바들바들 떨던 서현이 그 모습을 보고는 조련실이 떠나가도록 끔찍한 비명을 질렀다.
‘쉬리릭… 휘리리리릭!!!!’
‘철퍼덕!’
“꺄아아!!! 꺄아!! 꺄아!!! 무무무… 무슨짓이에요!!! 설마… 설마아… 안돼애애!!!”
곧이어 거대한 생물체의 입구부분에서 한 가닥의 굵고 긴 촉수가 뻗어져나와 서현의 허리를 휘감았다. 다소 납작한 것이 마치 매우 긴 혀와 같은 형상을 하고있는 이 촉수는, 서현의 허리를 완전히 휘감은 뒤, 곧바로 하반신 쪽으로 뻗어나가 소녀의 허리와 다리를 마치 미라포장용 붕대처럼 칭칭 돌려감고는, 곧바로 서현을 거대한 생물체 쪽으로 끌고가기 시작했다.
‘스르르륵… 스르륵…’
“으아아아!!!! 안돼!!! 안돼!!!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생물체의 거대한 크기와 형상, 그리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볼 때, 서현이 이 생물체가 자신을 잡아먹을 목적으로 끌고간다고 생각하는 것도 그다지 부자연스러운 일은 아니었다. 하반신이 혀모양의 긴 촉수에 휘감긴 채 천천히 생물체의 입구로 끌려가는 서현이 공중부양 카메라 쪽으로 팔을 뻗으며 살려달라고 외쳤다. 그러나, 웬일인지 평소에는 시끄럽게 조잘대던 공중부양 카메라 쪽에서는 아무말이 없었다. 서현이 상반신을 이리저리 비틀며 긴 혀모양의 촉수에게서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을 쳤지만, 역시나 아무 소용없는 일이었다. 혀모양의 촉수는 계속 미끌미끌한 점액질을 흘리면서 뒤로 넘어진 채로 울부짖는 서현을 생물체 쪽으로 끌어당길 뿐이었다.
‘스르르르륵… 스르르르륵…’
“으아아… 아아… 아아… 흐흐흑… 흑… 엄마… 사랑해… 흐흑… 흑… 언니… 나… 이제… 흑흑…”
‘구우우우우우우우우우…’
‘꿀럭… 꿀럭… 꿀럭…’
‘위이이이잉… 철컹’
한동안 계속 몸부림치던 서현은 곧 자신이 거대란 생물체의 입구쪽으로 거의 다 끌려왔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몸부림과 비명지르기를 포기한 채, 양손으로 얼굴을 가린 뒤 하염없이 흐느끼기 시작했다. 이제 끝이야… 난… 이런곳에서… 괴물에게… 그래도… 흑… 다들… 사랑했어요… 나… 이제가요… 흐흑… 날… 잊지마세요… 계속 흐느껴 우는 서현의 몸이 거대한 생물체 안으로 완전히 끌려들어가고, 곧 생물체의 입구가 닫혔다. 거대한 생물체는 곧바로 다시 조련실 바닥의 생물조직 한가운데로 파고들며 다시 바닥으로 들어가 버렸다. 서현을 옮겨온 로봇들과 공중부양 카메라가 조련실 밖으로 나가고, 조련실에는 아무일도 없었던 것 처럼 촉수들의 낮고 기분나쁜 울음소리만이 울려퍼졌다…
…
“끌끌끌끌끌끌…”
“낄낄낄낄낄낄…”
“끌끌끌끌… 이렇게 재미있을 데가… 엄마 사랑해라니… 끌끌끌끌… 낄낄낄…”
“킬킬킬… 잡아먹히는 줄 알았나보지. 클클클… 하긴, 뭐 말을 안들어서 폐기용 포식촉수들에게 던져줘버리고 싶을때도 있었지만…”
“낄낄낄낄… 하긴, 그나저나 저정도의 공포심을 느낀다면 일이 잘 되어가고 있다는 뜻이겠지?”
“그렇겠지. 클클클… 아, 이제 슬슬 시작할 때가 된것같군.”
“그래. 킬킬킬…”
작은 통제실에서 입체영상으로 서현의 모습을 지켜보던 두 과학자가 배를 붙잡고는 계속 기분나쁘게 웃어대고 있었다. 자신의 마지막 순간에 앞서 사랑하던 사람들을 떠올리며 흐느끼는 가련한 소녀의 눈물도, 이 냉혈한들 앞에서는 한낱 비웃음거리에 지나지 않는 듯 했다. 곧이어 입체영상의 화면이 출렁이는 미끌미끌한 벽면의 작은공간 내부를 비추고, 곧바로 과학자들이 계속 기분나쁘게 웃으며 다른 기기들을 자신들의 앞으로 옮겨와 조작하기 시작했다.
…
‘칠걱…… 칠걱…… 칠걱……’
“하아… 하아… 하아… 주인님… 주인님은 참 자상하세요… 헤헷… 하아… 하아… 하아아… 행복해…”
붉은색 벽면으로 이루어진 원통형의 공간, 그 한편에 사랑스러운 얼굴의 소녀가 술취한 사람처렁 헤롱헤롱한 표정으로 계속 행복에 겨운 신음소리를 흘려보내고 있었다. 새하얀 소녀의 나신은 팔을 벌린채 위로뻗고 다리도 역시 벌린채 아래로 뻗어 각기 손목과 발목을 한가닥씩의 촉수에 결박당해 마치 직각으로 구부려진 X자 형태로 축 늘어져있었다. 사랑스러운 소녀, 티파니의 몸 다른곳에도 역시 몇 가닥의 촉수들이 더 달라붙어 미끌미끌한 표면으로 티파니의 몸을 문지르고 있었다. 촉수들이 티파니의 몸을 문지를때마다 티파니가 새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생긋생긋 웃었다.
‘칠걱…… 칠걱…… 칠걱……’
“하아… 하아… 하아… 너무좋아… 주인님… 절… 더… 길들여주세요… 하아… 하아…”
다소 특이한 것은, 약간 봉긋하게 부풀어있는 있는 티파니의 배였다. 다른 부위들의 매끈한 몸매를 유지한 채, 혼자서 둥글게 앞으로 솟아오른 티파니의 배는 살이 찌거나 해서 나온 것이 아니었다. 티파니가 종속의식을 치르면서 뱃속에 품은 촉수의 알들… 이것들이 바로 티파니의 배가 부풀어오르게 한 원인이었다. 한 가닥의 굵고 울퉁불퉁한 촉수가 티파니의 음부에 박힌 채 계속 꿈틀거리고 있었다. 티파니의 자궁까지 들어가 자궁과 알들을 휘젓는 굵은 촉수… 티파니는 자궁 가득히 들어찬 알들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자궁과 음부 깊숙한 곳을 꾹꾹 눌러대는 느낌에 무한한 쾌락과 포만감을 느끼며 계속 고개와 시선을 따로따로 움직였다.
‘칠걱…… 칠걱…… 칠걱……’
“하아… 하아… 영원히… 영원히 있고싶어… 하아… 하아… 하아…”
티파니의 배위에 귀나 청진기 등을 대본다면, 아마도 자궁 속에서 서로 구슬처럼 부딪히는 알들과 꿈틀거리는 굵은 촉수에서 나오는 괴이한 소리를 들을 수도 있을 것이었다. 티파니를 계속 자극하는 것은 자궁 안에서의 움직임 만이 아니었다. 밖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티파니의 질 안쪽에서는 굵은 촉수에 달린 실지렁이 같은 수많은 털들이 계속 흐느적거리고 꿈틀대면서 티파니의 질벽과 자궁입구를 계속 간지럽히고 있었다. 자궁속, 질벽, 그리고 자궁입구에 쉴 새없이 가해지는 이 자극에 티파니는 계속 허리를 이리저리 비틀면서 자지러지는 신음소리를 내벹었다.
‘꾸오오오…’
‘철퍼덕!’
“흐흐흑… 흐흑… 흑… 흐흑… 나… 가요… 언니들도… 고마웠어요… 흐흐흑… 흑… 어…”
“하아… 하아… 하… 어라? 헤헷… 서현이구나? 하아… 하아… 서현이도 주인님께 길들여지러 왔니?”
“어… 어? 티티… 티… 티파니… 언니?”
티파니가 계속 끝없는 열락에 몸을 맡긴채 촉수의 알을 품고있는 이 작은공간 속으로, 갑자기 또 한명의 소녀가 떨어져 들어왔다. 생머리의 소녀는 다름아닌 서현이었다. 자신이 잡아먹히는 줄로만 알고 계속 흐느끼고 있던 서현은, 자신에게 익숙한 얼굴의 소녀를 발견하고는 어안이 벙벙해서 말을 잇지 못했다. 이 공간은 바로 서현을 삼켜버린 괴생물체의 뱃속이었던 것이었다. 또한 서현이 새로운 능욕의 시간을 맞이하게 될 곳이기도 했다.
“헤헤… 서현아… 하아… 하아… 넌… 아직 주인님의 알은 안품었구나? 하아… 하아…”
“아아… 알? 티파니… 언니이… 설마? ”
반쯤 뒤집힌 눈으로 히죽히죽 웃으면서 서현에게 말하는 티파니, 딱 봐도 정상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티파니의 말에 서현의 시선이 티파니의 배쪽으로 움직이고, 살짝 불러온 티파니의 배를 바라본 서현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티파니의 말과 배…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짐작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이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서현은 그저 입을 벌리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티파니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헤헤헤… 서현아… 너도… 주인님의… 한… 짝이… 되는거야… 주인님… 날… 이렇게… 아껴주고 계셔… 하아… 하아… 너무 좋아요… 행복해… 하아… 하아… 주인님… 하아… 하아… 서현이도… 이렇게… 기쁘게… 해주세요… 하아… 하아… 주인님…”
“티파니… 언니… 말도안돼… 마마… 말도안돼애…”
‘구르르르르르…”
“뭐뭐뭐… 뭐야!! 엄마야!! 꺄악!!!”
계속 이어지는 티파니의 어이없고 당혹스러운 말… 서현은 그런 티파니를 보고 비명을 지르거나 흐느낄 정신도 없는지 계속 티파니의 이름만을 불러대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런 잠시간의 평화도 곧 끝났다. 괴생물체의 뱃속 깊은곳에서부터 한 기괴한 벌레가 나타난 것이었다. 길이 1미터 정도의 그리마를 연상시키는 파란색 생물체를 본 서현이 곧 그 징그럽고 기괴한 형상에 기겁하여 마구 비명을 질러댔다.
‘스스슥… 스스슥…’
“하아… 하아… 주인님… 서현이 도와주라는 건가요? 하아… 하아… 네… 도와줄게요… 하아… 따를게요… 하… 헤헷… 서현아… 주인님들 보고 자꾸 비명지르면 못써… 언니가 잡아줄게… 헤헤헷…”
“뭐뭐뭐… 뭐야… 티파니 언니…”
곧이어 티파니의 손목과 발목을 휘감은 촉수들이 풀려져나가고, 음부에 깊숙히 박혀있던 촉수도 빠져나가 생물체의 벽면으로 들어가버렸다. 자신의 몸을 결박하고 있던 촉수들이 모두 들어가버리자, 티파니가 약간 아쉽다는 표정을 지은 뒤 곧바로 서현이 있는 쪽으로 기어가 서현 주위를 맴돌기 시작했다. 티파니의 유려한 척추곡선 덕분에 마치 먹이를 노리는 고양이과 동물의 움직임을 연상시키게 되는 모습, 서현은 계속 주저앉은 채로 오른손으로 입을 가린채 그래도 이 친숙한 소녀가 자신을 위협할 것이라고는 꿈도 꾸지 못하는 듯, 티파니가 움직이는 쪽을 따라서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철퍽!’
“헷… 잡았다!! 서현이… 자… 주인님께… 이렇게 다리를 벌리고… 떽! 움직이면 못써요!”
“티파니… 언니… 꺄악!! 티파니 언니!! 뭐… 뭐하는거야!!! 언니!!! 안돼!!! 놓아줘!!! 언니!!! 안돼!!! 안돼!!!”
계속 그리마 모양의 괴물벌래와 티파니 쪽을 번갈아 보며 천천히 뒤로 물러서던 서현의 시선이 잠깐 다른 촉수에게로 향한 사이, 티파니가 잽싸게 서현의 뒤쪽으로 파고들어 서현을 뒤에서 부둥켜안았다. 티파니는 곧 자신의 두 다리로 서현의 다리를 감고는 서현의 두 다리를 그리마 괴물 쪽으로 활짝 벌렸다. 그리마 괴물이 자신의 다리사이로 다가오자, 이 상황에 경악한 서현이 계속 티파니의 이름을 부르며 바둥거렸다.
“서현아, 못써. 헤헷… 여기도 힘좀빼고… 즐거울거야… 히히힛…”
‘찰싹. 찰싹.’
“앗! 앗! 티… 파니… 언니… 아아아… 안돼!!!!!”
계속 힘을주어 서현을 붙잡고 있던 티파니가, 계속 바둥거리는 서현을 보고 한번 귀엽다는 듯이 미소를 짓고는, 곧바로 왼손으로 서현의 음부를 찰싹찰싹 때리면서 마치 주사맞는 어린아이 달래듯이 속삭였다. 그런 타피니를 잠깐 쳐다본 서현은 곧바로 다리사이에 느껴지는 기분나쁜 기척에 곧바로 시선을 다시 그리마 괴물쪽으로 돌렸다. 파란색의 그리마 괴물은 어느새 서현의 음부 바로 앞까지 기어와 더듬이로 서현의 음부를 툭툭 건드리고 있었다.
‘구르르르르…’
‘철퍽!!’
“꺄아아악!!! 으아아아!!! 안돼!!! 안돼!!! 티파니언니… 흐흑… 안돼… 놓아줘… 안돼… 흐흑…”
“헤헷… 서현아… 안돼… 서현이도 행복해져야지… 히히힛… 자… 언니가… 놀라지않게… 도와줄게… 착하지…”
‘덥석. 쩝… 쩝…’
“우우우웁!!! 우우웁!!! 우우웁!!!”
길이 1미터가량의 파란색 그리마괴물은 곧바로 서현에게로 빠르게 달려들어 서현의 배 위에 달라붙었다. 그리마괴물이 수많은 다리들로 서현의 허리와 골반을 움켜잡고 몸에 완전히 달라붙은 뒤, 곧바로 몸체에 비해서 말도안되게 큰 생식기, 아니, 투명한 관에 가까운 부위를 서현의 음부로 가져가기 시작했다. 서현의 몸부림이 점점 심해지자 티파니가 왼손으로 서현의 왼쪽 어깨를 두드리면서 서현을 다독이고는, 곧바로 자신의 입술을 서현의 입으로 가져갔다. 곧이어 두 사랑스러운 소녀들의 입술이 포개어지고 서현은 이 끔찍하도록 당혹스러운 상황에 그저 눈물을 흘리며 곁눈질로 자신의 음부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구르르르르…’
‘칠걱!!!’
‘쩌업… 쩝… 쩌업…’
“우우우우웁!!!!!!! 우우웁!!! 우웁!!! 우웁!!!”
그리마 괴물은 곧바로 서현의 음부를 향해 일말의 배려도 없이 생식기를 꽂아넣었다. 곧이어 그리마 괴물의 앞다리 두개가 서현의 유두를 휘감고 유두를 마구 잡아당기기 시작하고, 두번째 다리들은 서현의 두 가슴을 나선형으로 휘감고 서현의 가슴을 이리저리 주물러대기 시작했다. 가슴과 음부에 약간의 통증과 기분나쁜 감촉이 있었으나, 그것보다도 서현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역시 죽지도 못하고 다시 끝없는 능욕에 시달려야 하는 자신의 신세, 그리고 이 괴물에게 꼼짝못하고 능욕당하도록 자신을 붙잡고 있는 것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심 두살많은 동생 정도로 여기고 있던 여리고 천진난만한 언니, 티파니라는 사실이었다.
‘구르르르르… 구르르르르…’
‘칠걱…… 칠걱……’
“후… 헤헷… 서현아 축하해… 헤에… 주인님… 우리 서현이도 예쁘게 봐주세요… 헤헤헷…”
“으아… 뭐야… 설마… 설마… 설마!!! 안돼!!! 안돼!!!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곧이어 서현의 소녀적 감성을 뿌리까지 파고들어 괴롭힐 만한 일이 벌어졌다. 그리마 괴물은 단순히 삽입운동을 하러 온 것이 아니었다. 그리마 괴물의 투명한 생식기를 통해 자신의 음부로 들어가는 물체들을 본 서현은 기겁하여 다시한번 귀가 찢어질듯한 비명을 질렀다. 엄지손가락 만한 반투명한 연분홍색의 타원형 물체들… 그 물체들의 중심부에서 꿈틀대는 검은색 점들은 이 물체들이 대체 무슨 물건인지 너무나도 잘 알려주고 있었다. 처녀를 주먹만한 파성추 촉수에게 잃은것도 모자라 그 뒤로도 수많은 조련과 능욕을 당하고, 이제는 축복받아야 할 첫 임신마저 벌레의 알을 품는 것으로 시작하게 된 서현의 끔찍한 비명은 도무지 그칠줄을 몰랐다. 서현의 필사적인 바둥거림에 티파니가 다소 힘겨워하자, 곧바로 몇 가닥의 촉수들이 서현 쪽으로 더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
대한민국, 서울, 잠실체육관.
‘와아아아아……’
‘저벅 저벅…’
사방이 콘크리트 재질로 뒤덮여 있는 어두운 복도, 희미한 조명을 따라 웨이브를 탄 긴머리에 미니스커트 차림의 한 그림자가 콘크리트 벽면에 비추어지고 있었다. 위쪽으로 부터는 무슨 대규모 공연이 벌어지고 있는 듯, 발랄한 음악 소리와 함성소리가 이 깊은 곳까지 울려퍼지고 있었다.
‘철컹.’
‘사삭… 스슥… 슥... 딸칵.’
‘삑!’
‘철컹.’
‘저벅 저벅 저벅.’
소녀풍의 아기자기한 손목시계를 차고있는 흰색 손목이 복도 벽면에 붙어있는 한 금속상자를 열고는, 곧 작은 전자기기 하나를 꺼내 능숙한 손동작으로 금속상자 안의 전선과 기기들에 연결했다. 몇번의 조작을 거친 뒤, 곧바로 짧은 전자음과 함께 작은 기기에 시간을 나타내는 듯한 기호가 표시되었다. 표시된 시간은 30초. 시간은 곧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하고, 그림자는 다른곳으로 빠르게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아랍어) 이 행사가 끝나기 까지 약 1시간 가량이 남아있을 것이다. 그때까지 확답이 있지 않으면 우리는 신의 뜻에따라 성전을 수행할 것이다. 물론 이곳으로 병력을 이동시켜도 마찬가지다.”
많은 배관시설들이 어지럽게 설치되어 있는 한 어두운 방, 아랍계로 추정되는 몇 명의 남자들이 커다란 금속물체 주위에 모여있었다. 각기 기관단총이나 소총등을 들고 이리저리 서성이는 남자들 중, 리더격으로 보이는 한 명이 휴대전화를 들고 아랍어로 무언가를 소리치고 있었다.
“(아랍어)우리는 성전을 수행하는 신성한 전사들이다. 그런 일따위는 비열한 제국주의자들이나 하는 짓이다. 우리는 요구가…”
‘쿵!’
“뭐냐!”
“(아랍어)누구냐… 여… 여자애?”
갑자기 방문쪽에서 큰 소리가 나더니, 철제 방문이 열리고 한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상대적으로 복도쪽의 조명이 밝아서 그림자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누가보아도 작은 체구의 여성임을 짐작 할 수있는 형상… 테러리스트로 추정되는 남자들은, 일순간 총구를 문쪽으로 겨누었다가 자신들이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의외의 장면에 다들 어안이 벙벙해져서 그저 멍하니 그림자 쪽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던 중, 그들의 눈으로 여성의 손에 붙들려 있는 한 남자의 시체와 시체가 들고있는 작은 부품 한 개가 들어왔다.
“(아랍어)너희가 찾는 것이 이건가? 가장 중요한 것도 끼워넣지 않은 주제에 배짱도 좋군.”
“(아랍어)이런 젠장!! 제국주의자 앞잡이다!! 죽여라!!”
‘퉁!’
‘투타타타타!!!’’두두두두!!!’
테러리스트들은 곧바로 여성이 자신들의 적임을 직감하고 여성이 있는 방향으로 자신들의 총기를 마구 난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자면 여성이’있던’자리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을지도 몰랐다. 그들이 총을쏘기 시작한 바로 그 순간, 복도와 방 안의 모든 전원이 나가고 사방이 칠흑 같은 어둠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아랍어)이런 젠장! 이건 뭐야!”
‘두두두두두!!!!’’투타타타!!!’
‘휘리리리릭!!!’’차악!!’’스걱!!!’
“으악!!””켁!””악!”
‘두두두!!’’두두두두!!’
‘샤악!’’스윽!!!’
“악!””컥!””윽!”
‘척.’
‘위이이이잉…’
갑작스런 정전에 테러리스트들이 당황한 것도 잠시, 테러리스트들은 곧바로 여성이 있을법한 곳을 향해서 그들의 자동화기를 어둠 속으로 마구 쏘아대고, 시끄러운 총격소리와 함께 밝은 화염광이 여기저기서 뿜어져나왔다. 그 총격소리들 사이로 간간이 들려오는 바람소리와 섬뜩한 베는소리… 총격소리가 여기저기서 잦아들어가고, 곧이어 다시 기계음과 함께 전원이 들어와 완전히 조용해진 방안의 광경을 비추었다. 여기까지 약 2~3초. 새로 조명이 들어온 방안의 광경은 실로 끔찍한 것이었다. 방안 곳곳에는 그야말로 목이 깔끔하게 잘려나간 테러리스트들의 시체가 여기저기 굴러다니고 있었다. 방 한가운데에 서서 시체들을 둘러보고 있는 한 작은 여성의 뒷모습… 왼손에 수리검을 들고있는 여성의 시선으로 곧 한쪽 구석에 쓰러져 있는 테러리스트 한명이 들어왔다.
“으으으…”
‘저벅… 저벅…’
그 테러리스트는 목이 잘려나가는 대신, 가슴으로부터 반대쪽 어깨까지 매우 깊은 상처를 입고 있었다. 피가 별로 튀지도 않을 정도로 목이 깨끗하게 잘린 다른 테러리스트와는 달리, 그는 상처에서 매우 많은 피를 흘리고 있었다. 누가 보아도 곧 죽을 것임이 확실해 보일 정도의 중상이었다.
“좀 놀았더니… 실수가 있었군.”
“(아랍어)으으으… 쿨럭! 으으… 신께서는… 신께서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아랍어)이런… 아직 몰랐나?”
이 끔찍한 광경 앞에서도 담담한 목소리로 혼자 중얼거리는 여성. 쓰러진 테러리스트는 여성을 노려보며 유언인 듯한 말을 이어갔다. 별 관심 없다는 듯이 권총 하나를 꺼내 소음기를 끼우던 여성이 고개를 테러리스트 쪽으로 향하고 유창한 아랍어로 한마디 말을 꺼냈다.
“(아랍어)신은… 항상 승자의 편이다.”
‘피융!’
소음권총 소리와 함께 숨이 끊어진 테러리스트를 뒤로하고, 여성이 헝겊을 하나 꺼내어 자신의 수리검에 묻어있는 피를 닦아냈다. 어디에 그런 수납공간이 있는지, 얼추 권총과 수리검을 수습한 여성은, 곧바로 작은 무전기를 하나 꺼내 통신을 시도했다.
“피어리스. 집행완료. 수습 및 대기지점으로 이동.”
“피어리스. 집행완료. 수신. 현재 수습대 이동중. 대기지점으로 이동할 것.”
“피어리스. 대기지점으로 이동. 수신.”
‘저벅 저벅…’
피로 물든 어두운 방을 뒤로한 채, 여성의 그림자가 걸음소리와 함께 어디론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
‘저벅 저벅 저벅 저벅…’
“어, 언니! 어디있었어! 좀있으면 우리차례야! 규리언니! 오빠! 언니 왔어요!”
“야! 한승연! 너 어디갔다 이제와! 시상식 펑크낼일 있어?!!”
밝은 대기실로 들어간 긴 웨이브 머리에 작은 체구의 소녀… 승연을 본 니콜이 반가운 목소리로 승연을 부르고, 곧바로 매니저가 다가와 승연에게 화를내기 시작했다.
“오빠. 아우… 그냐앙… 우우우우웅!!!!!!! 우우우우우웅!!!!!!!!!!”
“으으… 후우…”
볼에 바람을 가득 불어넣고는 무릎을 약간 굽히고 두 팔을 마구 휘저으며 애교를 부리는 승연, 매니저는 저걸 누가 말리느냐는 표정으로 승연을 바라본 뒤, 곧 한손을 이마에 얹고 힘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하기사, 누가 저 모습앞에 대놓고 화를 낼 수있을까. 승연은 매니저를 향해 한번 생긋 웃은 뒤, 곧바로 대기실 한편으로 시선을 돌렸다. 애프터스쿨 멤버들이 한곳에 모여 서로 손장난을 치며 놀고있었다.
“훗…”
아주 잠깐, 승연과 눈이 마주친 유이가 승연을 바라보고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그런 유이를 역시 유심히 바라보지 않으면 눈치채기 어려울 정도로 잠깐동안 노려본 승연은, 곧바로 박규리와 구하라가 있는 곳으로 끼어들어 같이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
“언니, 이런 자리는 언제 나와도 떨리는 것 같아. 그치?”
“응, 맞아. 그래도 티내면 안돼겠지?”
“응. 헤헷…”
“얘들아, 뭐해? 인사해야지.”
시상식장, 환호하는 관중들 앞에 일렬로 늘어선 5명의 카라멤버들… 니콜이 승연에게 살짝 농담을 건네었다. 가벼운 대화를 주고받고 있는 두 사람에게 규리가 인사할 때가 되었음을 알리고, 곧 5명의 소녀들이 관중들을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카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