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7화 (17/49)

 그 말을 듣자 가슴 속이 욱씬욱씬 거리며 다시금 전신에 쾌락이 내달리기 시작한다.

 "흐으응.. 맞아요. 저, 걸레에요."

 "이년! 개걸레 맞지?

 "네, 맞아요, 우우웁, 개걸레 보지 맞으니까 계속 박아주세요, 아흑, 흐아아아아아아앙."

 대답과 동시에 몸이 꽉 움츠러들며 시원하게 싸버렸다. 몇 번째 절정인지 셀 수조차 없다. 온몸의 혈관 하나하나에서 쾌감이 내달리는듯한 느낌이다. 질에서인지 항문에선지 뜨끈한 느낌이 가득 구멍을 채워온다.

 "입 벌려!"

 오른손으로 애무를 해주던 건달이 사정감이 드는지 급히 육봉을 옮기자, 앙 하고 입을 크게 벌려 주었다. 뜨끈뜨끈한 씨앗들이 혀를 통해 쏟아져 목구멍까지 넘어갔다.

 "어때?"

 "하아, 하아, 뜨끈하고 맛있어요."

 "키야, 이년 창녀하면 딱 되겠는데? 소질이 무궁무진해."

 '하아, 어디선가 들어봤던 말 같은데…'

 두어시간이 지나면서 더블하트 효과는 종료되었지만, 배덕한 쾌락에 사로잡힌 벨라는 건달들의 품을 벗어날 수 없었다. 스무 명 가까운 건달패가 몇 번씩 돌아가며 하기에는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아 있었다. 벨라는 여전히 팔팔하게 움직이며 정성스레 그들을 상대해 주었다. 소드 익스퍼트 최상급에 뱀파이어 퀸의 힘을 지닌 육체는 피로보다는 쾌락을 더 강하게 느꼈다.

 격렬했던 돌림빵은 해가 완전히 져버린 저녁이 되어서야 끝났다.

 "후우, 후우. 부랄 속에 든 씨앗까지 완전히 탈탈 털어버렸다."

 "이년 사창가에 놓고 하루종일 박히게 해도 좋아할 것 같은데?"

 "아서라, 이 좋은 년을 우리끼리 나눠먹는 건만 해도 아까운데. 소문 퍼지면 남만 좋은 일이다. 여기 애들 중에 데려갈 집 있는 사람?"

 "잠깐! 이년 행장도 그렇고, 자세히 보니 귀족이거나 돈많은 집 자제 같은데, 괜히 데려 갔다가 탈이 나지는 않을까? 그냥 돌려 보내면 알아서 잘 찾아 올 것 같은데?"

 건달들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그녀의 뺨을 살짝살짝 쳐대며 흔들어 깨운다.

 "일단 깨워보자. 어이, 어이, 정신 차려. 그래 눈 좀 뜨고. 너도 좋았지?"

 반 나절 간 육체와 정신을 넘나드는 극도의 쾌감에 휘감겨 있던 벨라가 서서히 정신을 차렸다.

 "아우, 어우, 샥신이야. 끄응… 그래, 좋아서 미쳐 버리는 줄 알았다. 짜식들아."

 벨라는 정액과 애액으로 범벅이 되어 있는 몸을 스트레칭으로 이완시키며 대답했다.

 "어쭈? 이년이 박아줄 땐 고분고분하더니 빼니까 또 욕질이냐? 네년 대걸레인 거 다 아는데 또 내숭 그만 떨어."

 벨라는 피식 웃었다.

 "귀여운 아가들이네. 니들이 날 몰라서 그렇지, 이 정도면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고분고분해 진거라고. 다음에 섹스할 땐 또 나긋나긋하게 존댓말 써주면 되잖아. 아, 씨발, 이 좆물을 다 언제 닦아."

 "걸레년이 그러면 그렇지, 그말은 여기 또 온다는 말이잖아."

 남자들이 히죽 웃는다.

  

 "네년 같은 물건이 여기 토박이였으면 우리가 몰랐을리 없고. 용병인지 뭔지 모르겠는데, 노르망디에 얼마 동안 있을 예정이냐?"

 "그냥 용병으로 알아둬. 니들이 질려할 때까진 여기 있을 테니까 걱정은 집어 치우고. 혹시 근처에 씻을 집은 없냐? 나 목욕 좀 하자."

 "으, 진짜 우리가 많이 싸긴 쌌나보네. 납치될까봐 걱정은 안 돼?"

 "푸하하, 니들이 날?"

 벨라는 깔깔 웃으면서 길가에 널부러진 돌멩이 하나를 주워 들었다.

 주먹을 쥐니 순식간에 가루가 되어 바스라진다. 곧이어 옆에 있는 석회암 담벼락을 짚으며 일어서는데, 그녀의 손이 닿은 부분만 정확히 파이며 손바닥 자국이 깊게 찍힌다. 아니 거기서 더 나아가, 찰흙이라도 누른듯 돌이 밑으로 압축되어 쑥 들어가 버린다. 일어나면서 발을 한번 구르자 땅이 울리며 남자들이 비틀거린다. 몇몇은 아예 균형을 잃고 넘어져 버렸다.

 건달들의 얼굴이 다들 새파래졌다. 돌멩이 가루를 살펴보고 담벼락 주변을 쿡쿡 눌러보더니 경악한듯한 표정이다.

 '허걱, 이 년이 이 정도로 강자였어?'

 "너희들 정말 운 좋은 거야. 이 도시에서 날 이길 수 있는 사람은 빅토리아 뿐일걸? 그것도 비길 확률이 더 높지만."

 '빅토리아라면…… 설마 공작 저하를 말하는 거?'

 그녀가 보여준 능력들을 본다면 결코 허세로 생각할 수 없었다. 생김새로 보아 바이킹 족은 결코 아닌데, 아마 공작과 친분을 지닌 귀족이나 고위급 용병이 아닐까 싶었다. 아마 그들은 내일이 되면 확신할 수 있을 것이다. 공작과 벨라가 벌인 일들은 벌써 칼바도스를 달구는 핫한 소문이 되어 퍼지고 있는 중이니까. 그런 무시무시한 검사를 자신들이 조교했다는 느낌에 아주 뿌듯해하며 좆을 세우겠지.

 "이런 초강력한 능력을 지닌 미녀 누님이 알아서 다리를 벌려 주겠다는데 협조 좀 해줄거지?"

 제법 담력있는 건달 한 놈이 나서서 대답한다.

 "아, 알겠어. 근데 니년 말이야, 아니 그, 당신,"

 "푸훗. 우리 사이에 왜 그래? 니들이 그러니까 양아치로 사는 거야. 그냥 하던 대로 용기내서 불러."

 "응, 으응. 네년이랑 이름도 모르고 해서 그, 그런데, 이름이 뭐냐?"

 벨라는 피식 웃었다. 아직도 충격들이 덜가신 눈치다.

 '짜식들이 완전 쫄았는데? 진각(震脚)은 생략할 걸 그랬나?'

 이런 데서 가명을 쓰거나 하는 여자들도 많았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언제 어디서나 항상 솔직했으니까.

 "훗. 난 이사벨라(Isabella)야. 줄여서 벨라라고 부르면 돼. 근데 아까처럼 욕하면서 부르는 게 더 흥분되긴 해.."

 성적 취향이 좀 이상하게 변해버린 듯 하여 걱정이지만. 이제 칼바도스에서도 본격적으로 더블 하트를 수련할 수 있을 것 같다.

 노르망디 공작의 저택은 이제껏 본 다른 귀족들의 저택과 달리 화려하거나 웅장하지는 않았다. 다만 크기만은 정말 거대한 편이었고, 바이킹을 상징하는 짙푸른 남색 담장이 인상적이었다. 담장 곳곳에는 바이킹들이 특이하게 생긴 선박을 타고 항해하는 모습, 사냥과 학살을 벌이는 모습이 새겨져 있어 위압감을 주었다.

 빅토리아의 개인공간은 저택 깊숙한 곳에 있었는데, 수련장이 거의 반 이상을 차지했다. 수련장 곳곳은 검으로 베인 흔적이 가득해, 그녀가 얼마나 수련광인지를 알려주고 있다.

 그곳에서는 얼마 전부터 매일같이 두 고수의 살벌한 비무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사방팔방 난무하는 오색 검기 속에 새빨간 머리칼과 짙푸른 머리칼이 휘날리는 모습이 언뜻 비친다.

 격렬하게 물고 물리던 두 신형은 야외 수련장을 넘어서 화원까지 밀어 닥쳤는데, 추위를 극복하고 겨울에 피어난 아름다운 꽃들이 화려한 꽃잎을 흩날리며 생을 마치고 있다. 붉은 동백꽃부터 순백색 수선화, 주홍색 황매화, 분홍색 시클라멘, 상아색 설연화까지 가지각색의 꽃잎들이 허공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잠시후 꽃잎들이 모두 바닥에 떨어졌을 때, 비무도 막을 내렸다. 화원 위에 착지한 두 미녀는 서로의 목 바로 앞에 칼날을 들이민 채 미소를 짓고 있었다.

 "후우, 후우, 조만간 노르망디에 소드마스터 한 분이 탄생하시겠네."

 두 여인은 나란히 화단에 몸을 뉘인 채 거친 숨을 골랐다. 벨라의 감탄사에 빅토리아는 살짝 쑥쓰러운 표정을 짓는다.

 "에이, 전적은 네가 더 유리하면서! 이걸로 6승 18무 7패가 되었군."

 "그래봤자 1승 차이인데 뭐. 하하, 덕분에 나도 무섭게 발전하고 있어."

 벨라와 빅토리아는 일곱 살 가까운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친구처럼 지내고 있었다. 벨라가 처음 그녀의 저택에 찾아온 날, 빅토리아는 기꺼이 쌍검을 들어 그녀를 환영해 주었다. 시원시원한 빅토리아가 마음에 든 벨라는 이후 그녀의 저택에 아예 눌러 앉았다. 부르고뉴에서 샤를 대공의 저택에 머무를 때는 갇혀 있다는 느낌이 강했지만, 지금의 체류는 정말로 자유분방한 생활의 연속이었다.

 화려하진 않지만 푹신하고 넓은 침대에서 편안한 밤을 보낸 뒤, 식당으로 가면 훈제연어와 통감자, 짭조름한 베이컨과 통밀빵으로 구성된 바이킹식 식단이 준비되어 있다. 아침식사를 마친 뒤 개인수련을 하며 머릿 속의 기술들을 하나둘 끄집어 실험한다. 그러다 그녀가 빅토리아를 찾아가든, 빅토리아가 그녀를 찾아오든 어떻게든 서로 만나서 격렬하게 검을 주고 받는다.

 점심부터는 영주관을 나서 칼바도스 시내의 고급 식당에서 배를 채운 뒤 카페에서 패션 잡지나 교양 도서를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의상점이나 골동품점, 무기점을 구경하기도 했고, 때로는 근교로 산책을 나가서 루아브르나 캉, 루앙과 같은 노르망디의 다른 지방을 둘러보기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남은 곳은 몽생미셸 수도원이었는데, 빅토리아의 아버지 롤르도 공이 크리스트교로 개종한 뒤 노르망디 북부 해안지대에 만든 성역이다.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의 장관이어서, 무교인 벨라도 이곳에 며칠을 머무를 정도였다.

 슬슬 용병일도 재개하면서, 서쪽의 브르타뉴나 북쪽의 칼레 지방까지 한두 주 다녀오는 일도 생겼다. 용병등급은 A등급까지는 충분히 승급이 가능한 실력인데, 승급시험을 위해서는 지단 본부가 있는 대도시를 들러야 했다. 프로방스에는 수도인 루테티아가 대표적인데, 아직 가볼 일이 없어 C등급을 유지하고 있었다. 곧 의뢰도 수행할 겸 한번 다녀올 계획이다.

 저녁 때까지 체력이 남아있다면, 그녀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새겨준 골목길에 찾아간다. 하루종일 더블하트를 잔뜩 수련하면서 몸이 활활 달궈진 상태다. 그곳을 들어서는 순간 벨라의 아래 쪽은 축축히 젖어든다. 아예 자켓과 셔츠의 단추도 풀어 헤치고, 바지까지 내린 채 다가간다. 담배를 피며 술을 마시던 양아치들이 반갑게 그녀를 맞아주며 육봉을 꺼내고, 이내 주변은 음란하게 살을 부딪치는 소리와 헉헉대는 신음소리로 가득찬다.

 그 외에도 곧 나오겠지만, 저택에서는 또다른 즐거운 일들이 많아 그녀를 아주 행복하게 해주었다.

 오늘 대련은 조금 길게 지속되면서 벌써 열두 시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대련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간단히 정리한 뒤, 일어나서 먼지를 쓱싹쓱싹 턴다. 혼자서 끊임없이 검을 휘두르던 빅토리아가 물어본다. 

 "밖에 나가는 거야?"

 "으응! 옷 갈아입고 운동 좀만 더 하다가 나가려고."

 이사벨라는 배시시 웃음을 지으며 수련장을 나섰다. 땀난 옷을 한시라도 빨리 갈아입고 싶은 모양인지 성큼성큼 걸어간다.

 그런데 그녀가 향하는 곳은 평소 묵던 침실이 아니었다. 빅토리아에게 한 말과는 달리 옷도 갈이입지 않은 채, 그 반대편 쪽에 위치한 다른 침실로 은밀하게 이동하는 중이다. 이내 벨라가 그 방에 들어서자 안쪽에 앉아있던 큰 체구의 남성들이 쳐다본다.

 "저 왔어요."

 "늦었잖아, 이년아."

 바이킹족답게 2m가 넘는 큰 키에 우락부락한 체구를 지닌 남성 전사들이었다. 입고 있는 옷도 매우 화려했는데, 그 사이로 불쑥불쑥 튀어나온 근육들이 심상치 않다. 그들의 정체는 바로 영지에서 패악을 부린다던 공작의 형제들이었다. 순서대로 만프리드, 로베르, 해럴드, 랑발손이라는 이름을 지니고 있다.

 공작과는 자유롭게 말을 놓는 그녀도, 공작의 형제들에게는 나름 예의를 지키려는지 존댓말을 쓰고 있다. 사실 공작과 말을 놓는다는 게 비정상적인 거다. 그런데 벨라 정도의 경지면 어느 영지에서나 대우받을 실력인데도, 이들의 태도는 몹시 무례했다. 더구나 주종관계를 맺은 것도 아닐텐데 말이다. 역시 바이킹의 피가 흐르는 야만인들 답다.

 "빠릿빠릿하게 다니지 못해?"

 힐난하는 소리에 벨라의 눈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그걸 본 형제들은 움찔하면서 어조를 낮추었다. 그들도 벨라의 실력은 잘 알고 있었다. 화가 나면 어떻게 되는지도.

 "끄응. 삼십분째 기다리느라고 힘들었다고."

 "그래서 옷도 안 갈아입고 왔잖아요."

 벨라는 대련 후 땀으로 축축히 젖은 옷을 손가락으로 쭉 잡아당기며 보여준다. 붉은색 실크 셔츠에, 청바지와 비슷해 보이는 남색 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셔츠 부분은 완전히 땀에 절어 반투명해진터라 여인의 하얀 속살이 엿보였다.

 난봉꾼 형제들은 꼴깍 침을 삼킨다. 벨라는 이런 짐승놈들을 자극해서 어쩌려는 걸까?

 "어서 빨아줘."

 장남인 만프리드의 의미모를 말에 벨라의 눈꼬리가 다시 슬쩍 올라갔지만, 이내 그의 앞으로 다가가 주군을 뵈듯 무릎을 꿇고 정중히 그의 바지를 풀러 육봉을 꺼내어 문다. 순종적인 표정으로 살살 빨아내린다. 정말 경악을 금치 못할, 놀라운 일이었다. 빅토리아의 초빙을 받은 위대한 검사가 그녀의 덜떨어진 오빠, 남동생들과 이런 관계가 되다니?

 만프리드는 벨라의 붉은 머리를 꽉 움켜쥐고 그녀를 앞으로 잡아당겨 딥쓰로우를 시전했다. 바이킹답게 일반 서양 사내들에 비해 두 배 가까이 큰 자지였는데, 그녀의 목구멍 근처까지 들어갔다.

 "커헉!"

 벨라는 잠시 숨이 막히는지 푸른 눈을 뒤집으며 컥컥 거렸지만, 환골탈태를 한 몸이라 그런 행위조차 고통보다는 쾌락이 된 지 오래였다. 더구나 흑림의 몬스터들에게는 일상처럼 자주 당하던 일이었다.

 -푸슈슉

 -우우웁 

 동시에 만프리드는 벨라의 목구멍 안으로 진한 정액을 길게 사정했다. 바로 그저께 빼줬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양과 이런 농도라니, 벨라로서는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이년은 좆물을 꿀꺽꿀꺽 잘 삼켜서 좋아. 다른 년들은 죽어라 때려도 반도 못 삼켜서서뱉어내는 경우가 많던데 말이야. 내꺼가 그렇게 맛있냐?"

 벨라는 만프리드의 정액에 목이 칼칼해졌는지 몇번 헛기침을 하면서 대답했다.

 "켁, 켁, 어우, 만프리드 님 건 항상 진해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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