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8화 (18/49)

 막내인 랑발손이 어느새 옆으로 다가와 벨라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그녀의 붉은색 상의를 벗기자 땀이 번들거리는 순백색 상반신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년 땀냄새는 왜 맡기만 해도 흥분되는 거지? 앞으로도 그냥 씻지 말고 와라."

 여성의 땀에는 남성을 유혹하는 페로몬이라는 성분이 담겨있다. 그런데 형제들이 벨라의 땀난 몸에 발정하는 건 그런 것과는 약간 거리가 멀었다. 바로 그녀가 빅토리아와 대등하게 겨루는 강력한 여검사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들의 아버지인 전 노르망디 공작 롤로드는 철저히 강자지존의 법칙을 숭앙하던 인물로, 가장 강한 자식에게 후계자를 물려주겠다고 선언했다. 다른 형제들의 경지는 소드 익스퍼트 하급에서 중, 상급으로 또래에선 뛰어난 편이었으나, 빅토리아의 경지가 워낙 높아 결국 그녀가 공작위를 얻게 된 것이다. 형제들은 그녀 앞에선 꼼짝도 못했지만 뒤에서는 항상 그녀를 질시하고 부러워 했다.

 그러던 중에 빅토리아와 대등한 경지를 지닌 미녀 검사가 저택에 들어왔고, 형제들은 그녀를 범하면서 자신들의 울분이나 열등감을 푸는 대리만족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벨라가 흘린 땀은 그녀가 방금 전까지 빅토리아와 팽팽한 비무를 벌이다 왔음을 의미했다.

 "이 음탕한 년! 그렇게도 이게 그리웠더냐? 누나와 비무가 끝나마자마자 쏜살같이 달려온 꼴이 발정난 암캐가 따로 없군."

 만프리드와 로베르는 빅토리아의 오빠들이었으며, 헤럴드와 랑발손은 남동생들이다. 지금은 헤럴드가 벨라의 남청바지와 티팬티를 벗겨낸 채 그녀의 엉덩이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열심히 핥고 있었다. 벨라가 저택에서 머무는 몇 달 동안 몸을 섞은 적이 수도 없이 많았기 때문에, 그들은 이미 그녀의 성감대를 모두 파악해 둔 상태였다.

 "하아, 하아, 네. 약속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생각나는 탓에, 으윽, 원래 이길 비무도 비겨 버렸어요. 하아."

 "이런 기특한 걸레년을 봤나!"

 벨라의 온순한 말에 형제들은 더욱 자극받아 그녀를 거칠게 다루기 시작했다. 이년은 정말 노르망디 최고의 걸레년였다.

 "으윽, 어서 넣어 주세요. 제발 저의 음란한 보지에, 부디 그 거대한…… 어억, 하아아악!"

 둘째인 로베르가 가장 먼저 벨라의 질 속으로 자신의 남근을 밀어넣자, 그녀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몸을 무너뜨린다. 하지만 이내 헤럴드가 그녀를 일으켜 거대한 자지를 그녀의 입에 쳐박았다. 한 차례 사정을 마친 만프리드는 그녀의 가슴골에 고개를 쳐박아 열심히 유방 주변을 핥아대고 있었다. 단단히 일어선 유두가 더러운 혀에 의해 가냘프게 유린된다. 막내 랑발손은 자기 차례를 기다리며 벨라의 풍성한 머리칼을 이용해 자위 중이다.

 벨라는 마치 암캐가 서있는듯한 자세로 박히며 배덕의 쾌감을 느끼는 중이다. 영지에 온갖 만행이란 만행은 다 저지르고 다니는 이들은 빅토리아에게는 찍소리도 못 하면서 자신에게는 서스럼없이 창녀 취급을 하고 있었다.

 벨라는 저 난봉꾼 형제들이 흑심을 품고 그녀에게 처음 접근했을 때를 떠올렸다. 그들은 정신없이 얻어터지며 잠시간 지옥을 맛보았고, 철저히 그들의 행위를 반성하게 되었다. 벨라는 적당한 구타 이후 그들을 무릎마저 꿇게 하고 벌을 세웠다. 그런데 형제들은 혼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벨라의 미모와 살결을 훔쳐 보며 거대한 육봉을 발기시켰다. 정신을 못 차리는 것 같아 한대 더 때리려다가 얼떨결에 스치면서 그 사이즈를 알게 된 벨라는 순식간에 아래쪽이 확 뜨거워지는 기분이었다.

 뒷골목의 건달들이 그녀에게 큰 쾌락을 준다고는 하지만, 육봉의 크기나 단단함을 놓고 보면 사실 일전의 보리스나 샤를대공, 몬스터들에 못한 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 자식들은 썩어도 준치라고 바이킹의 후예라서 그런지 육봉의 크기가 웬만한 몬스터에 필적할만큼 컸다. 영지에서도 거침없이 아랫도리를 놀리고 다니는데 그들 때문에 고초를 겪는 여성들이 많다고 한다. 이제 벨라도 그 중 한 명이 되었지만…

 잠시 고민하던 벨라는 결국 육체가 원하는대로, 그들이 꿇어앉은 곳으로 다가갔다. 아픈 벌을 주었으니 달콤한 상도 주겠다며, 하초들을 꺼내 애무해 주는 모습을 보고 형제들의 눈이 동그래졌다. 이후 채 한 시간이 지나지 않아 그들의 관계는 완전히 역전되어 버렸다. 평상시에 노르망디 영지에서 잔혹한 지배자로 지내 온 형제들은, 벨라를 그 누구보다도 천박하고 음탕하게 만들어 줄 수 있었다. 그들은 프로들답게 벨라의 심리상태를 금방 파악하여 마조히스트를 다루듯이 대응했고, 이제 마음껏 벨라의 육체에 올라타면서 그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고 있다. 처음에 본모습을 보여버린 순간, 벨라는 망나니들이 언제든지 깔아뭉갤 수 있는 깔로 전락한 것이다.

 벨라 역시 그들이 그녀를 다루는 방식에 푹 빠져 있었다. 천박한 창녀가 된 기분으로 인간 말종들에게 봉사하다 보면, 엄청난 배덕감과 함께 이루 말할 수 없는 쾌락이 찾아왔다. 가끔씩 선을 넘어서 화가 나는 경우도 있었지만, 쾌락이 더 크기에 그들과의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더군다나 노르망디 영지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바이킹의 거근들을 쉽게 포기하긴 어려웠다. 거의 매일매일 비무가 끝난 뒤에 그들에게 정신없이 박히다 보면, 더이상 몬스터의 자지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였다. 뒷골목 건달들이 수량과 추억(?)으로 그녀를 다룬다면, 망나니 형제들은 품질과 기술로 그녀를 사로잡았다.

 얼마 전 한주 정도 걸린 임무를 마치고 저택에 돌아왔을 때, 벨라가 가장 먼저 찾은 것은 빅토리아가 아니라 그녀의 남자형제의 자지들이었다. 그들은 옷도 갈아입지 않고 허겁지겁 달려온 미녀 용병에 무척이나 꼴렸는지, 평소보다 두 배나 강한 강도로 괴롭혀주는 걸로 보답해줬다.

 아무튼 노르망디에서 수 개월동안 보낸 자유로운 시간은 버건디에서의 풍요로운 생활 못지 않게 행복했다. 빅토리아는 벨라와 만난지 반년 만에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올랐으며, 벨라의 검술 실력도 일취월장하면서 서서히 저 멀리 새로운 경지가 엿보이기 시작했다. 행동도 입담도 노르망디 사람들을 닮아가며 무척이나 거칠고 걸쭉해졌지만, 섹스를 할 때만은 상당히 여성스러운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날씨가 쌀쌀해질 때쯤, 벨라는 루테티아로 갈 의뢰를 확보했다. 때마침 기다리던 편지 한장을 받으면서, 새로운 여정을 떠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신성제국의 에스테르하지 후작, 즉 프리드리히 루도비코 폰 에스테르하지 합스부르크의 명의로 온 비밀 서신이었다. 서신의 내용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되었는데, 각각이 몹시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 

 - 대륙 규모의 전쟁이 개전(開戰)을 앞두고 있습니다.  

 성력 1380년 9월.

 이사벨라는 칼바도스 성에서 출발해 아피아 가도를 타고 루테티아(Lutetia)로 직행했다.

 프로방스 왕국의 중부 지방은 몹시 비옥한 지역이었다. 칼레산 명마 위에 올라, 끝없이 펼쳐진 넓은 밀밭 길을 하염없이 달렸다. 그녀의 곁에는 건장한 체구의 바이킹 여인이 적색 갈기를 지닌 스칸디나비아산 종마를 타고 달리고 있었다. 노르망디 공 빅토리아가 동행한 것이다.

 빅토리아는 소드마스터의 경지에 도달한 뒤 '무한(無限)의 벽'에 가로막혀 슬럼프에 빠진 상황이었는데, 벨라가 떠난다는 것을 듣고 같이 그녀와 여행하며 경험을 쌓는 길을 택했다. 노르망디 영지의 통치는 임시적으로 형제들에게 위임했으며, 적어도 세 단계의 벽은 통과하고서 돌아올 생각이었다.

 벨라의 현재 목표는 루테티아의 용병길드 지부에서 승급 테스트를 보아 A급 용병이 되는 것이었다. 그 이후 루테티아에 계속 남아있을지, 또다른 지역에 가서 용병 활동을 벌일 것인지는 서서히 결정하기로 했다. 에우로파 대륙의 정세가 급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잉글랜드 왕국의 내전이었던 장미전쟁이 대륙의 제반 왕국들로 확대되면서 엄청난 규모의 전쟁으로 발전하고 있었다. 요크가와 랭거스터가는 서로 비등한 전력을 지니고 있었기에 장기전이 지속되었고 브리타니아연합의 사회와 경제가 큰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 이대로는 승리해도 폐허만이 남을 상황이라, 각 가문은 어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외국을 끌어들였다.

 먼저 랭거스터가가 프로방스 왕국을 끌어들여 우세를 점하자, 요크가는 다급히 가주의 누나가 대공비로 있는 부르고뉴 대공국을 끌어들였다. 이렇게 로사링거연합도 말려들면서 대륙 서부에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는 프로방스와 부르고뉴의 국경지대에서 경계병들 간 소규모 교전까지 이루어졌다. 프로방스에서는 자국의 영토를 지키면서 잉글랜드에도 개입하기 위해 타국의 용병들을 고용했다. 그런데 부르고뉴의 천재라 불리는 마리 공녀의 기지로, 로사링거연합에서 한발앞서 서부지방의 용병들을 대규모로 쓸어채가는 바람에, 프로방스 용병부대의 대부분은 이베리아 반도의 이교도 무어인들로 채워졌다.

 이베리아 반도는 북부의 소규모 기독교 왕국들과 남부의 무어인들이 수백 년 간 대립해온 지역으로, 북부 왕국들이 산맥을 방어선으로 삼고 온 힘을 합쳐 간신히 이교도들의 북진을 막아내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무어인 용병들이 프로방스에게 고용되어 막대한 경제력을 확보하고 북부 너머의 지역에도 자주 출몰하게 되자, 소왕국들은 위협을 느끼고 교황령 바티칸(Vatican)에 특사를 파견해 간절히 도움을 청했다.

 당시 교황인 우르바누스 2세(Urbanus II)는 신성제국의 황가인 합스부르크 가문의 방계 출신으로, 제국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다수의 이해를 공유하고 있었다. 우르반 2세는 신성제국의 황제인 카를 6세(Karl VI)와 상의한 뒤에 기독교도의 정의를 져버린 프로방스 국왕 프랑수아 1세(Francoise I)와 왕비 카트린느 드 메디치(Catherine de Medicis)를 파문했다. 오랫동안 서부 지역의 탈환을 노리던 신성제국은 요크 가문 및 로사링거 연합의 지지를 선언하며 알프스 너머의 진군을 준비하는 중이었다.

 신성제국은 프로방스 왕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지 않았으므로, 침공을 위해서는 드래곤과 몬스터로 우글거리는 알프스 산맥을 넘거나, 바이에른 왕국 혹은 헬베티아 공화국 같은 중부의 국가를 통과해야 했다. 헬베티아는 그들이 오랫동안 그래왔듯이 명예로운 중립을 선포했고,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고사를 떠올린 바이에른은 프로방스와 손을 잡고 신성제국에 선전포고를 한 상태였다.

 일이 이 정도까지 번지자, 북부나 동부의 국가들도 어느 틈에 전쟁에 끼어들어야 하나 고민하게 되었다. 이토록 많은 국가들이 참여하는 전쟁에서 가만히 있다가는, 적국의 선제공격을 받아 수동적으로 휩쓸릴 수 있었고, 승전국들이 막대한 이익과 헤게모니를 획득할 때 손가락만 빨고 구경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 세계에서 대부분의 군주들은 패전으로 자신의 권력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걱정보다는, 승전으로 자신의 업적과 위명을 널리 알리려는 야망에 가득 차 있었다.

 벨라와 빅토리아는 열심히 말을 달려 오를레앙(Orleans)의 근교에 도착했다. 순백색으로 이루어진 성채 앞에 푸른 빛깔로 반짝이는 세느강이 흐른다. 이곳의 항구에서 배를 타면 루테티아까지 사흘 안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생겼다. 전쟁을 앞두고 민간 여객선까지 모두 징발되는 바람에 루테티아까지 떠나는 배편이 사라진 것이다. 육로로는 두세 배의 시간이 더 걸리는데, 벨라로서는 난감한 일이었다. 용병에게는 참전 타이밍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어서 A급 용병의 타이틀을 획득한 이후, 전장과 소속을 정해 계약을 맺어야지 더 많은 이익과 주도권을 얻을 수 있었다.

 벨라가 발품을 팔아 알아보니 군함에서 종종 루테티아로 향하는 민간인들을 태워준다고 했다. 그 즉시 벨라는 오를레앙에 위치한 폰이사벨 그룹의 지점을 찾아 로비를 부탁했고, 은행에서 재산 일부를 인출해 뿌린 결과 다음날에 출발할 군함에 탑승시켜준다는 확답을 받았다.

 "벨라, 뭘 그렇게 복잡하게 신경쓰나? 그냥 육로로 가는 게 낫지 않은가?"

 그런 과정을 지켜 본 빅토리아가 한 마디 했지만 벨라는 완강했다.

 "빅토리아, 너도 이제 세상을 주유하기로 한 이상, 좀더 세상 사는 법을 알 필요가 있어. 너의 힘은 그 누구보다 강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온실 속의 화초나 다름없어보여. 넓은 세상에서 경험하는 하나하나가 모두 막힌 벽을 뚫는 데 도움이 될 거야."

 결국 빅토리아도 수긍하고 그녀의 말을 따랐다. 처음으로 노르망디를 벗어나 여행하는 며칠 간 겪은 일들은 벨라에게는 일상에 불과했지만 빅토리아에게는 하나하나가 신기하고 흥미로운 기사(奇事)였던 것이다. 칼바도스에서의 잠행을 통해 경험한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대단했다. 지금도 그녀는 벨라와 함게 오를레앙 시내를 산책하며 이것저것 물어보는 중이다.

 "무슨 말인지 알겠다, 벨라. 근데 저 하얀색으로 빛나는 여자 동상은 뭔가?"

 빅토리아는 공원 한켠에 순백색 대리석과 은으로 만들어진 동상을 가리켰다. 별 생각없이 지나치려던 벨라는 그 동상을 보는 순간 눈을 크게 뜨며 전율에 휩싸였다. 그녀의 오른손에 착용한 반지 형태의 성검이 진동음을 내며 빛나고 있었다.

 -우우우웅

 "오를레앙의 성녀, 잔 다르크(Jeanne d'Arc)!"

 이곳, 오를레앙은 잔 다르크가 활약한 대표적인 도시였다. '오를레앙의 성녀'라는 그녀의 별칭에도 알 수 있듯이, 잔 다르크를 말할 때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곳이었다.

 "맞아, 이런 바보! 이곳이 바로 그녀의 도시였어."

 이사벨라는 빅토리아의 궁금한 눈빛을 뒤로 하고, 홀린듯이 동상에 다가섰다. 그와 동시에 반지에서 나오는 하얀 빛이 점점 강해졌다. 그녀가 멍한 눈빛으로 동상 앞에 서자 반지의 빛은 그녀의 몸 전체로 퍼졌고, 동상에서도 빛이 나오기 시작했다.

 "어이, 어이!"

 빅토리아가 부르는 소리에 눈을 떴다. 그녀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벤치에서 무릎베개를 해주고 있었다.

 "괜찮은 건가, 벨라? 한 시간쯤 전에 잔 다르크인가 뭔가 하는 여자의 동상 앞에 다가가더니 갑자기 쓰러졌다."

 "응! 알고 있어. 난 이제 멀쩡해, 빅토리아. 친절히 돌봐줘서 고마워!"

 벨라가 푸른 두 눈을 반짝이며 감사를 표하자, 빅토리아는 얼굴을 붉힌 채 쑥쓰러워 했다.

 "그럼 있다가 숙소에 돌아가서, 흠, 흠, 즐거운 일을 할 수 있는건가?"

 즐거운 일이란 물론 레즈 플레이를 말한다. 이곳으로 오는 며칠 동안 색이 고팠던 벨라는 빅토리아를 서서히 물들이는 중이었다. 그녀는 철벽과도 같았지만, 같은 여자인 벨라의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인도를 따라 조금씩 눈을 떠가고 있었다.

 "물론이야. 신성력 폭탄을 받은 탓에 아까보다 더 상태가 좋아졌으니까. 후훗."

 성처녀가 생전에 지녔던 모든 힘이 그녀에게 귀속되었으니 말이다.

 다음 날 새벽, 벨라와 빅토리아는 안개를 헤쳐 오를레앙 항구로 향했다. 폰이사벨라 그룹에서 나온 대리인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승선을 담당하던 장교와 접촉한 후 군함에 무사히 탑승할 수 있었다.

 대리인은 오를레앙에서 가장 높은 지점장 급이었는데, 벨라가 군함에 탑승할 때까지 고개를 수직으로 숙이며 부동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흐음, 저 녀석은 몇 달 후 인사이동 때 본부로 보내줘야 겠군."

 벨라가 뭐라뭐라 혼잣말을 하는데, 빅토리아는 어젯밤의 강렬한 백합플레이로 인해 졸음이 쏟아지는 탓에 먼저 선실로 와서 달콤한 잠에 빠져들었다.

 항해는 다소 지루했다. 군함 이곳저곳을 돌아다녀봤자 별로 좋을 일이 없었기에 그녀들은 주로 선실과 식당만을 오가며 조용히 시간을 보냈다. 주변에는 프로방스군 정복을 입은 장교와 병사 뿐인걸로 보아, 아마 이 군함에 탑승한 민간인은 그들 뿐인 것 같았다.

 그렇게 하루가 아무 일 없이 지나갔고 이튿날이 밝았다.

 식당 한켠에 앉아 아침식사를 하는 벨라와 빅토리아에게 누군가 말을 걸어 왔다.

 "마드모아젤, 실례지만 혹시 존함이 벨라(Bella)가 맞으십니까?"

 정중히 말을 걸어오는 병사를 보니 어딘가 익숙한 얼굴이다. 벨라는 그의 이름표를 보고서야 누구인지 깨달았다. 브뤼헤에서 자유용병을 하던 시절에 만난 동료였다.

 "어라, 자크리? 자크리 맞지?"

 벨라의 말에 자크리란 병사도 놀란듯 그녀를 다시 쳐다보았다.

 "우와, 혹시나 해서 말을 걸어 보았더니만… 벨라 진짜 너 맞아? 엄청 이뼈졌는데?"

 "응, 이곳저곳이 좀 달라지긴 했지만, 나는 내가 맞아! 넌 또 언제 병사가 된 거야?"

 자크리는 가까이서 본 그녀의 미모에 감탄을 금치 못하는 중이었다.

 "나야 제작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릴 듣고 고향으로 왔다가, 홧김에 용병생활 때려치고 입대했지. 뭐, 이런저런 사연이 많은데,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 야, 근데 너 이 가슴 다 뽕은 아니지? 내가 니 사이즈를 아는데…. 와아, 그동안 어떻게 지냈길래 이런 엄청난 미녀로 변신한거야?"

 벨라의 패션 센스는 원래 유명했지만, 지금은 마치 고위 귀족으로 봐도 흠잡을 데 없는 진귀한 옷을 입고 있었다. 더구나 그녀의 빈약했던 가슴은 옆에서 지나가던 남성들이 한번쯤 돌아볼만한 풍유가 되어 있었다.

 "풋, 난 원래 예뻤다고! 너처럼 이런저런 사연이 있었을 뿐이야. 그냥 여자의 비밀이라고만 알아둬."

 얼굴은 그렇다 치고, 가슴은 아무리 봐도 뽕으로 의심하는 눈초리였다.

 "칫! 그렇게 궁금하면 있다가 한번 볼래?"

 벨라가 물을 한잔 마시며 혀를 낼름 내밀어 입술을 닦자, 자크리 또한 의미심장한 미소로 대응했다.

 "후후, 너도 정말 여전하네. 낮에도 활약하고 밤에도 활약하는 우리 귀염둥이 벨라 양. 있다가 아는 애들 좀 데려가도 돼?

 벨라의 성향을 아는 자크리가 조심히 물어보았다.

 "호호. 나 벨라잖아, 자크리. 혹시 보급병 중에 아는 사람 있으면 같이 술이랑 안주랑 삥땅 좀 쳐서 데려와. 내가 머무는 곳은 알지? 거기 옆 방이 비었으니까 거기서 하면 될거야."

 자크리는 손가락을 동그랗게 말아올려 화답해 주었다. 두 손가락이 만든 동그란 구멍 사이로 다른 손의 검지가 왔다갔다 한다. 그걸 본 벨라의 얼굴이 살포시 붉어졌다. '잠시 후 섹스'를 뜻하는 용병들의 은어, 참 오랜만에 봤다.

 그날 저녁.

 빅토리아에게는 레즈 플레이를 생략하고 일찍 잔다고 말해두었다. 그녀는 뭔가 아쉬운 얼굴이었으나 언제나 수의 입장이었기 때문에 순순히 수긍했다. 괜한 잡생각을 피하기 위해 아예 먼저 잠들어 버린 것 같다.

 벨라는 퀸의 능력을 이용해 기척을 완전히 죽인 채, 살며시 문을 열고 나와 옆방으로 향했다. 옆방 문을 여니 벌써부터 병사들이 모여 술을 깐 채 노가리를 까고 있다. 자크리를 포함해 네 명이었다.

 "어서 들어오라구. 벨라!"

 조신한 모습으로 사뿐사뿐 걸어가 중간에 앉는데, 벌써 남자들의 앞섬이 볼록하다. 병사들이니까 정말 오랫동안 굶었을 거다. 끽해봤자 닳고 닳은 전쟁창녀 한둘과 해봤겠지. 벨라 같은 미녀를 보는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이렇게 같이 술을 마시며 얘기까지 나눌 수 있다니, 병사들은 모두 이 믿기 어려운 행운에 입이 귀에 걸려있었다.

 "안녕하세요? 어제 아침부터 이 배에 타게 된 용병 이사벨라라고 해요. 이렇게 멋진 분들 앞에 서니 괜히 가슴이 두근거리네요~"

 정확히 어떤 이유로 가슴이 두근거리는지는 벨라와 자크리만 알 것이다. 다른 병사들은 이미 그녀의 미모에 압도되어, 다들 더듬거리면서 자기소개를 진행할 정도였다. 이후 삼십분 동안은 평범하게 얘기를 나누며 술잔을 적립해 갔다. 대화가 언젠가부터 음담패설로 변해있을 무렵, 벨라는 덥다는듯 손부채질을 하며 잠옷 상의를 반쯤 풀어 헤쳤다. 검은색 망사로 된 가터벨트와 코르셋이 모습을 드러낸다.

 '허억!!!!!!!!!'

 어떤 병사는 마시던 술잔조차 놓진 채 입을 따악 벌리고 있었다. 마른 몸매와 뽀얀 속살, 무엇보다도 그녀의 풍만한 바스트와 힙이 돋보이는 복장이었다.

 한잔의 건배를 더한 후, 잠옷 하의마저 벗자 팬티 부분을 제외한 늘씬한 롱다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술에 취했는지, 모두의 얼굴에 홍조가 어렸다. 이때 그녀가 다리를 쭉 뻗다가 실수로 반쯤 찬 술병 하나를 넘어뜨렸다. 그녀의 무릎과 허벅지, 팬티 부위까지 술이 번졌다.

 "앗, 미안! 나 취했나 봐요. 이런 실수를……."

 "이, 이 정도로 뭘! 괜찮아 벨라. 근데 너 이렇게 보니까 제법 섹시한데?"

 자크리가 그녀의 젖은 다리를 티슈로 닦아주기 시작했다. 몇 분이 지났을까, 티슈는 어느순간 사라져 버리고 병사들의 손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음담패설은 여전히 계속되었지만, 벨라는 소위 쩍벌녀 자세를 한 채 다리를 양옆으로 널리 벌리고 있었고, 자크리의 입은 벨라의 팬티 근처를 핥는 중이다.

 벨라의 팬티 아래 쪽은 술인지 애액인지 모를 액체들로 가득 차있다. 자크리가 입을 떼자, 한 병사가 조심스레 손가락을 넣어 확인해 보았다. '쫄깃'하는 느낌에 움찔하면서, 손가락을 몇번 강하게 쑤셔주니 가득 고인 물이 터져 나온다.

 -쑥 쑥 쑤욱

 -푸슈슈슈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

 벨라는 벽에 기대어 완전히 병사들에게 몸을 맡긴 상태다.

 "자, 마드모아젤. 아~하세요"

 벨라의 붉은 입술 속으로 검붉은 살기둥이 들어갔다. 딱봐도 오랫동안 굶은 녀석이라는 게 느껴진다. 순식간에 발기해 그녀의 목구멍 근처까지 점령하는데, 이 정도면 정액의 농도도 아주 진할 확률이 높았다. 벨라는 몽롱한 눈으로 입 안의 자지를 아이스크림처럼 맛있게 빨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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