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1화 (31/49)

 "그, 그래? 마리는 어, 어떻게 하고?"

 소녀는 짙은 미소를 지었다. 표정에 살짝 짜증이 서린듯 하지만 착각일 것이다.

 "저는 여기서 숙부님과 조금만 더 얘기를 나누다가 금방 들어갈게요."

 "아, 알겠어! 그럼, 내일, 내일 또 보자!"

 그렇게 약혼자를 배웅하는 마리의 얼굴에는 한심하다는 표정과 함께 약간의 죄책감이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그렇게 왕자가 수행원들과 떠나자, 특실에는 숙부와 조카만이 남았다. 마리는 정원의 문앞까지 왕자를 배웅한 뒤, 돌아와서 특실의 문을 닫았다. 걸어잠글까 말까 고민하면서 걸쇠를 찰칵댔지만, 머릿속이 복잡한 탓에 아무렇게나 해둔 채 돌아와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방 안에는 기묘한 침묵이 흐르고 있었다.

 마리는 상대가 새어머니의 남동생이라는 생각에 망설이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루트비히 왕자를 배웅하면서 그가 마리가 안 보이는 순간까지 계속 뒤를 돌아 손을 흔들면서 가는 모습을 보고 상당한 따뜻함과 죄책감을 동시에 느끼는 중이었다. 몇 년 전, 더 어렸던 시절에 부르고뉴를 방문한 그를 만났을 때도, 그는 그녀의 약혼자였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함께 즐겁게 놀곤 했다. 그러다 헤어질 때면 서로 그렇게 안 보이는 순간까지 손을 흔들고는 했다. 그때의 기억이 애틋한 감정과 함께 되살아 난 것이다.

 망설이는 소녀 위로 거구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리처드는 먹잇감을 눈앞에 둔듯한 늑대의 표정을 한 채, 마리의 뒤쪽에 서서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마리가 가만히 앉아있던 사이, 그는 이미 상하의와 속옷까지 모두 벗어던져 완전한 알몸이었다. 오랜 훈련으로 다져진 탄탄한 근육에 균형잡힌 식스팩이 모습을 드러낸다. 곳곳에 땀냄새까지 배어있어, 야성적인 사내의 냄새가 풍겨오자, 마리는 자신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았다. 거대한 자지가 위용을 드러내어 그녀의 드레스를 푹푹 찌르는 게 눈에 들어온다. 길이와 두께 모두 나무랄 데 없이 훌륭했다. 발기가 계속되며 툭툭 솟은 핏줄이 드러났다.

 조교기술자들은 마리의 질을 자신들의 대물과 궁합이 쏙 맞도록 훈련시켰지만, 그들이 몰살당하고 난 뒤, 그녀를 전담하게 된 관리들은 결코 그만한 물건을 지니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 정말 오랜만에 그만한 거물을 눈앞에서 확인하자, 소녀는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사, 삼촌……."

 루트비히 오라버니의 마지막 모습이 아직 뇌리에 선명히 남아있는 터라, 머릿속으로는 갈등이 계속되었지만 몸은 정직했다. 그저 리처드의 손이 어깨에 얹어진 것 뿐인데, 벌써 아래쪽은 젖어들기 시작한다. 그만큼 그녀의 육체는 다른 여성들에 비해 아주 민감했다.

 리처드는 빠른 속도로 마리의 망토와 드레스를 한꺼풀 한꺼풀 벗겨나갔다. 마침내 가터벨트형의 속옷만이 남았고, 그것마저 손을 대자 마리의 몸이 움찔 떨린다. 잠시 가냘픈 손 하나가 두꺼운 손을 잡았지만, 거친 손길에 이내 힘없이 떨어진다.

 마리는 부끄러운듯, 떨어져 있는 인디안핑크빛 망토를 들어 자신의 여린 몸을 감쌌다. 아직 발육이 덜 되었지만, 매끄럽고 새하얀 피부에, 작은 가슴과 엉덩이가 모습을 드러내 여자다운 형체를 갖추기 시작하는 몸이다.

 본래 지녔던 순정과, 훈련받았던 음란함 사이에서 고뇌하고 있는 마리의 얼굴은 아름다웠다. 리처드는 소년 시절 이후로 이처럼 어린 소녀와 정사를 나누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그녀를 배려하고 있었다. 조카를 범한다는 생각에 성기가 발딱 서서, 당장이라도 망토를 갈기갈기 찢어버린 채 그녀 위에 올라 타고 싶었지만, 초인적인 인내력으로 지금까지 기다려 주었다.

 하지만 마리가 계속 묵묵부답이자, 그의 인내력도 한계에 달했다. 애초에 그를 유혹한 건 그녀였는데 마지막 과정을 앞두고서는 한없이 고민하고 있다니…. 여자란 생물은 참으로 복잡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여자를 단순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훌륭한 무기가 있었다. 경험이 있는 여자들은 그거 하나면 그저 주위의 모든 것을 잊은 채 단순하게 쾌락에 빠진 얼굴로 변했다. 이 소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내의 거친 손이 소녀를 휙 들어올려 테이블 위에 마주 앉혔다. 천천히 애무를 거치기에는 이미 너무나 흥분한 상황이었다.

 "꺄악!"

 전신을 말아놓은 망토를 휙 벗겨내서 목 부위에 목도리처럼 돌돌 감싸준 뒤, 꼭 모아놓은 다리를 휙 벌려내고, 환히 드러난 음부에 남성기를 갖다댄다. 마리는 몸을 바르르 떨면서 눈을 질끈 감았다. 언젠가, 아주 오래 전에 조교 받으면서 느꼈던 기분이 생각났다. 이 지점을 지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기분 말이다.

 "하아앙!"

 그 순간, 삼촌의 육봉이 조카의 질 속을 강하게 파고 들었다. 약물로 인해 또래보다 훨씬 민감해진 탓에, 별다른 애무 없이도 이미 애액 홍수가 나있어 삽입운동이 아주 수월했다.

 "오오, 마리! 언제나 어린 줄만 알았던 소녀가 이토록 훌륭하게 나의 물건을 받아들일 줄이야!"

 리처드는 마리의 비좁은 질이 자신의 물건을 다 받아들이지 못하여 아픔을 호소할 줄 알았지만, 그 반대였다. 성인 여자들도 다 받아들이기 힘든 커다란 보물을, 어린 소녀의 보지가 꾸역꾸역 삼켜내고 있었다. 그녀의 질은 온갖 기상천외한 훈련을 거친 끝에, 이완과 수축을 반복하며 상당한 거물을 소화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삼촌은 어린 조카의 예상치 못한 능력을 몹시 흡족하고 기특하게 여기며, 걱정이야 떨쳐버린 채 강력한 피스톤 운동을 시작했다.

 -푸욱 푸욱 파악 파악 팍 팍 팟 팟 팟 팍 팍 팍 팍 팍!!

 -찔꺽 찔꺽 찔꺽 찔꺽 찔꺽

 "하앗, 하앙, 좋아, 하아아악! 너무 좋아! 하아아아아아앙!"

 애써 다리를 오므리려던 행위도 포기했고, 그저 테이블 위에 앉아 삼촌의 몸을 두 팔로 꼭 둘러안고, 탄탄한 가슴팍에 갈색 머리칼을 기댄 채, 하체에 들락날락 거리는 육봉을 느끼며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박음질이 계속될수록, 눈앞에 어른거리던 루트비히 오라버니의 모습도 조금씩, 조금씩 옅어져갔다. 복잡했던 머릿속은 삼촌의 육봉에 의해 깨끗이 정리되어, 오직 쾌락만을 탐하게 되었고, 몸이 기억하는 여러 가지 기술과 체위를 동원해 최대한 자지를 깊은 곳까지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한다.

 "자, 마리. 앞에 앉거라."

 차마 조카의 질 안에 사정할 수 없었던 삼촌은 그녀를 잠시 바닥에 내려놓고 꿇어앉게 해, 그녀의 작은 입안에 좆물을 토해냈다. 마리는 여전히 멍한 눈으로 삼촌의 손에 이끌려 내려앉아, 삼촌의 좆물을 금일 두 번째로 꼴깍꼴깍 마신다.

  

 삼촌의 양물을 다시 세우기 위해, 몸이 기억하는대로 자연스레 뒤처리를 하던 마리는 문득 기묘한 시선 하나를 느끼고 특실의 벽 쪽을 응시했다. 잠궜다고 생각했던 특실의 문이 살짝 열려 있었고, 작은 형체 하나가 이쪽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뭐지?'

 순간 오싹한 기분이 들어 자세히 바라보니, 그녀의 약혼자인 루트비히 왕자였다. 바깥은 어두웠지만, 오랫동안 소년과 어울려 왔던 마리는 분명히 확신할 수 있었다. 놀랍게도 그는 자신의 약혼녀가 근친상간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한손으로 용두질을 하고 있었다.

 '!!!!!!!!!!!!!!!!!!!'

 왕자의 순수해 보이던 눈은 잔뜩 흥분되어 있었으며, 수줍게 말을 더듬던 입에서는 추악한 숨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오, 오라버니………….??'

 마리가 충격에 휩싸여 있는데, 다시 발기를 완료한 리처드 공작이 이번에는 그녀를 땅바닥에 엎드리게 하고, 그 위에 올라타 교미한다. 공교롭게도 마리가 엎드린 정면은 출입문이 아주 잘 보이는 방향이었다.

 "흐으으윽! 하으으으으응!"

 그러거나 말거나, 리처드의 자지는 쉴틈없이 마리의 보짓살을 어그러뜨리며 박혀왔다. 마리는 약혼자가 지켜 보고 있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당황하여 어쩔줄 몰라했으나, 곧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엄청난 흥분과 배덕감이 함께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이제껏 관리들의 조교나 혹은 자신의 의지로 벌인 수많은 섹스들에서 전혀 느낄 수 없었던 독특한 쾌락이 파도처럼 찾아왔다.

 "크읏, 갑자기 쪼이는데. 마리. 이 나이에 이렇게 훌륭한 몸과 스킬이라니, 정말 미래가 기대되는군."

 "미치겠어요! 하아아앙 하악 하악 하아악! 삼촌에게 박히는 게 이렇게 좋을 줄이야.. 허으으윽, 더 세게, 더 힘차게 소녀를 유린해주세요! 아흐으으으응!"

 불과 십여 분 전까지 총명한 눈빛으로 지혜를 자랑하던 재녀는 인간이 지켜야 할 기본적인 도덕조차 무너뜨려 버린채, 오직 성적 쾌락에만 집착하여 끊임없이 허덕이고 있었다.

 문틈으로 이 광경을 지켜보며 자위하던 루트비히는 곧 사정을 했는지 짧은 신음소리를 내뱉었고, 마리는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녀의 약혼자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버리게 되었다. 차라리 넋이 나간 채 주저앉아 있다거나, 혹은 용기를 내서 방안으로 뛰쳐들어와 화를 냈다면, 마리가 이 정도로 실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녀 자신도 지금 자기가 하고 있는 짓이 얼마나 더럽고 추잡한 짓인지 알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소년은 강인한 체구의 리처드가 두려웠는지, 혹은 사랑하던 소녀의 실체를 제대로 맞이하는 게 두려웠는지 차마 방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면서, 그녀의 나체와 음란한 풍경을 지켜보며 흥분하여 자위를 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녀가 본 것만 해도, 벌써 두 번째 자위다.

 루트비히도 나름 변명할 말이 있겠지만, 마리는 그녀의 마음 속에서 십년 넘게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던 약혼자를 완벽히, 그리고 영원히 지워버리기 시작했다. 같은 동맹에 속한 양국의 관계를 고려할 때, 파혼이 되진 않겠지만 결혼을 해도 서로에게 진실한 부부관계를 이룰 수 없을 것이 분명했다.

 순진한 왕자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시련이 이 자리에서 확정되었다. 그는 그저 약혼녀를 위해 헤센에서부터 정성스레 준비해 왔던 선물을, 대화 중 너무나 긴장한 탓에 깜빡하고 건네지도 못한 채 나와버렸고, 뒤늦게라도 전해주기 위해 돌아왔을 뿐이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마리는 마음 속의 마지막 미련조차 지워버린 채 차라리 홀가분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약혼자를 두고서 남의 사랑을 갈구한다는 죄책감은 여전히 느껴졌지만, 그것이 앞으로 마리의 행동에 어떠한 영향력을 행사할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일종의 쾌락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잘 가요! 한때 소녀 시절 나의 왕자님.'

 마리의 조숙하고 영리한 머리는, 이미 조교 이후, 자신의 신체와 정신이 정상적인 순애와 어울리지 않게 되었음을 알고 있었다. 한줄기 추억에 기대어 마지막까지 외면해 왔던 현실을, 덕분에 또렷이 직시하게 되었다. 왕자가 두 번째 사정 후에 당황해하며 그 흔적을 서둘러 닦고 있는 꼴을 보니, 더욱 정나미가 떨어진다.

 그 자리에서 마리는 외삼촌과 두 시간이 넘도록 은밀하고 농후한 사랑을 나누었다. 그녀에게 있어, 이제 문밖에 웅크려 있는 사내는 그저 삼촌과의 정사에서 흥분을 만드는 요소에 불과해졌다. 그로 인한 씁쓸함의 흔적을 채우기 위해, 지금 그녀를 안아주는 사내에게 갖은 아양을 다 떨었다. 거구의 사내에게 아양을 떠는 약혼녀를 보면 두번째 자위를 마친 루트비히 근데 루트비히의 손의 모두 네개였다. 만일 마리가 섹스에 몰두하지 않고  아니 루트비히가 자위하는 하체가 아닌 상체를 봤다면 문을 잡고 있는 두 손을 봤을 겄이다. 그럼 루트비히의 자지를 애무하는 가느다란 손의 주인은 루트비히 뒤 언제부터 거기 있었는지 아니 있었지만 아무도 인식하지 못한 붉은 눈의 여인의 루트비히의 자지를 애무하며 속삭였다. 어때요. 왕자님 약혼녀의 부정의 왕자님의 유일한 편의 누군지 아셨죠? 

의문의 등장여인 그녀는 누구?.... 

 모든 자존심을 버리고, 철저히 그녀의 모든 것을 범하도록 허용하며 봉사했다. 심지어 리처드조차 그녀의 몸이 괜찮을지 걱정할 정도였지만, 마리는 조교당할 때 배웠던 온갖 음담패설로 삼촌을 꼬셨다. 그렇게 숙질은 서로를 범하고 범해진다는 도착적인 쾌감에 잔뜩 빠져서, 깊숙한 곳을 합체한 채 특실 곳곳을 기어다니고 뒹굴었다.

 그렇게 마리의 솔직한 고백을 들으며, 벨라는 숟가락을 멈춘 채 입을 따악 벌리고 있었다.

 '이런…… 어쩐지 만찬장에서 관찰했을 때, 조금 창백해 보이라더니.'

 "재밌지, 언니? 방금 입에 초파리 들어갔어요!"

 그 말에 정신을 차린 벨라는 퉤퉤거리며, 반쯤 시체가 된 파리를 뱉어내고, 마리에게 달려들어 그녀를 꼭 감싸안았다.

 "아이고, 우리 꼬맹이가 이렇게 다 커버렸을 줄이야!"

 "읍, 언니! 읍, 으읍!'

 벨라는 마리를 포옥 품에 감싸안은 채 있다가, 그녀가 답답해 하자 종내는 입술을 꼬옥 맞추면서 짙은 프렌치 키스를 시도했다. 혀가 상대의 의도에 맞추어 금방 들락나락하는 걸 보니, 두 미녀 모두 보통 익숙한 게 아니다.

 이빨이 상대의 혀를 살짝살짝 깨물랑 말랑 하며 서로를 자극한다. 그렇게 잠시 뒤, 그녀들은 키스를 끝낸 채 붉어진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다가, 한참을 깔깔대며 웃어댔다.

 "호호호호호호!"

 "히히히! 헤헤헤헤!"

 벨라는 마리에게 자신이 리처드 공작에 대해 질문했던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 뺄 사실은 빼고 넣을 사실만 넣은 채, 이해하기 쉽게 자세한 내용을 말해 준다. 마리는 의외로 쉽게 이해하는 듯한 눈초리였다.

 "확실히 마리가 보기에도 삼촌은 수상한 면이 많은 것 같아. 섹스하기 전에 지적인 대화를 나눴을 때를 떠올려 본다면, 음… 생각보다 이슬람 세력에 관심이 많은 것 같더라고. 삼촌이 있는 잉글랜드는 남대륙이나 동대륙과는 가장 멀리 떨어진 곳인데 말이야."

 "아, 그리고 바티칸의 사정에도 꽤 정통한 것 같아. 교황청의 일들은 세간에 알려진 게 별로 없어서, 나도 모르는 게 많았는데 말야. 내가 탄성을 지르며 신기해 하니까 막 우쭐대면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해줬어. 다른 분야들은 솔직히 나보다 모르는 게 더 많았던 것 같은데, 자기 나라랑 요 두 가지에 대해서는 나보다 많이 알더라고."

 벨라와 마리는 식사를 마칠 때까지 관련 주제로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아직은 의심 수준에 불과하지만, 리처드 공작은 확실히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는 인물이었다. 그가 어린 조카딸 앞에서 많은 틈과 정보를 드러낸 게, 벨라의 입장에서는 행운이었달까.

 "하우으음~ 후아아아암~ 하우우우아아아암~"

 식사를 마치고 시종들이 테이블을 깨끗이 치우는 동안, 마리는 식곤증이 밀려오는지 연거푸 긴  하품을 해댔다.

 "우리 귀공녀님, 어젯밤에 뭐하느라고 잠을 못 주무신 걸까?"

 "피이, 언니도 알면서! 요즘은 1분 1초가 무척이나 소중해. 이제 버건디로 돌아가면 한동안 금욕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고... 우우. 지금이 몇시지?"

 벨라가 손목시계를 보고 대답했다.

 "1시 5분 전인데? 2시에 출발한다고 했으니까, 1시간 정도 남았네."

 "흐에? 5분 밖에 안 남았네!"

 마리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짓더니, 자리에서 폴짝 뛰어올라 얼른 세면대로 달려간다. 양치질을 하면서 청결하게 몸의 이곳저곳을 닦아내더니 재빨리 기본화장을 시작한다.

 "에? 뭘 그리 서두르는 거야? 아직 1시간 5분이나 남았는데."

 "아, 출발시간 말구 섹스타임 말하는 거야요. 관리들이 한쉬에 방문하기로 했거둥. 요 며췰 간 정기적인 셩교시간이랄까? 퉤퉤!"

 "아…………."

 양치질을 하면서 볼을 부풀린 채 귀여운 얼굴로 그런 말을 하니, 벨라조차 그 언밸런스함에 잠시 멍때릴 수 밖에 없었다. 매우 고귀하고 수준높은 어휘를 사용하다가도, 갑자기 뒷골목 양아치들이 쓸만한 천박한 말투를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오, 그거 아주 좋은 개념인데?"

 벨라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사악한 웃음을 지었다. 마리가 분주한 틈에 짧은 인사를 남기고 신성제국의 사절단이 머무는 방향으로 달려간다.

 "앗, 가버렸네?! 이번엔 언니랑 같이 놀고 싶었는데."

 마리는 아쉬운지 혀를 배에 내밀다가 휘파람을 불며 빠른 치장을 시작한다. 그냥 점심을 먹은 채 바로 일을 치른다고 해도 그녀가 느낄 쾌락은 똑같겠지만, 그녀를 위해 힘써주는 남자들을 위해 되도록이면 온몸을 청결히 하고, 보다 이쁘게 치장한 얼굴로 맞이해야 한다. 몇 년 동안 그렇게 배워온 덕분에, 귀찮을 수 있는 단장조차 마리에게는 기쁨으로 다가왔다.

 얼마 후, 마차의 문이 다시 열리자 마리는 황급히 화장을 마친 채 무릎을 다소곳이 꿇고 고개를 숙이며 관리들을 맞이한다.

 "어서 오시와요~ 주인님들!"

 그 시간, 이사벨라는 신성제국의 사절단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프리드리히와 테레지아는 약간은 어색한 식사를 막 마치던 중이었는데, 벨라의 신형이 순간이동하듯 스윽 나타나 그들 사이에서 재구성되자 화들짝 놀랐다.

 "오~ 마침 식사를 마쳤구나! 딱 좋은 시간에 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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