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림이 올가와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오랜만에 온갖 시름을 벗어 던지고 마음껏 동심의 세상에서 올가와 즐기는 혜림을 보며 미소 짓는 헬레나.
" 언니. 올가가 혜림님을 아주 좋아해."
" 다행이구나. 엘레나는 혜림 보기 싫어 방학인데도 일부러 자리를 피해 버리는데...."
" 엘레나는 내가 봐도 지나치게 자기 중심적이고 독선적이고 이기적이야."
" 어제 혜림이 그러더구나. 엘레나는 알렉스에게 절대 적수가 아니라고....
결국 너처럼 될 거라고."
" 올가는? 황후로 가능하다고 그래? "
" 혜림이 최선을 다한다면....믿어야지."
" 언니는 괜찮은거야? "
" 내가 이룰 수 있는 건 다 이룬것 같다.
이게 원래 내 몫인데.....
내가 욕심을 부려 여러 사람을 힘들 게 한 것 같다."
" 혜림님은 그대로 계속 개로 구속할 거야? "
" 그건 혜림도 원하고 나도 원한다...
제국의 황후가 내 개로 사는 것 ....네가 보기엔 어떠냐? "
" 언니 입장에서야 최고지. 아론님이 용납하실까? "
" 아론님은 내게는 주인이지만....
혜림에겐 그냥 좆 달린 개일 뿐이다...
짖으라면 짖고 기라면 기게 되는..."
" 참 사람과 사람과의 권력 관계는 알 수 없어...."
" 너는? 그 마르스의 숨어 있는 오른팔을 네가 거두었다며? "
" 그래. 마르스와 비너스를 제외하고 누구에게도 고개를 숙이지 않는 사내인데....
내 앞에서는 그냥 발정난 수캐일 뿐이야. 지난 번엔...."
" 왜 말을 끊고 그래? "
" 지난 번엔 실컷 매질을 하고 화장실 바닥에 누운 그 개의 얼굴에 내가 스캇을 싸 주었어.
그 개는 그렇게 하룻밤을 지샜고....
난 마르스님 모시고 침대에서 거실에서 밤새 즐겼어."
" 너도 악취미구나."
" 언니는 더했잖아.
아론님이 혜림을 찾아 오기라도 한 날엔 화장실에서 혜림의 온 몸에 오줌과 똥을 바르게 하고...
심지어 먹게 했잖아."
" 그래 그랬었지....
그 후로 그렇게 계속 길들였고 지금도 혜림은 스스로 육변기를 자청하지."
" 나도 그래....나도 비너스에겐 육변기일 뿐이야..."
" 사라와 내가 다른 점은 나는 혜림을 내 목숨보다 더 사랑한다는 것이다.
헬렌 너를 위해서는 죽을 수 없을지라도 혜림을 위해서라면 난 죽을 수 있다..."
헬레나의 눈길이 혜림을 바라본다.
혜림 곁에서 환하게 웃는 올가의 눈부신 미소가 헬레나의 눈에 들어온다.
'올가에겐 나보다 혜림이 더 나은 큰언니 노릇하겠네.'
헬레나의 머리 속엔 혜림을 무시하고 거부하는 엘레나의 모습이 생각난다.
'어쩔 수 없지.자신이 선택한 길을 자신이 책임져야지."
혜림을 따르는 올가와 거부하는 엘레나의 앞날을 생각해 보며 헬레나가 알 수 없는 표정이 되었다.
[욕망의 꽃] 더보기
침대에 엎드린 헬레나의 온 몸이 흥분에 겨워 꿈틀거린다.
혜림의 혀가 춤추는 뱀처럼 헬레나의 온 몸을 샅샅히 핥으며 지나간다
부드러운 손길과 머리카락 끝이 피부에 전해 주는 간지러움도
혀의 애무와 더해지자 헬레나가 연신 달 뜬 숨을 몰아쉰다.
" 하학...혜림아....나 너무 좋아..."
" 좋으세요? 주인님..."
" 그래...하흥..."
" 돌아 누우세요...."
헬레나가 돌아 눕자 머리끝부터 절단된 하반신까지 샅샅히 혀로 애무하고
손으로 안마하는 정성스러운 봉사가 계속된다.
혜림의 손길이 헬레나의 잘 정리된 황금의 수풀로 다가간다.
수풀 사이의 샘은 이미 흘러 넘치지만 혜림의 입과 손은 그 곳을 그냥 스쳐 지나간다.
" 혜림아...거기...좀..."
" 거기라뇨? 정확히 말해야지요...."
" 내..보지....거기 좀 만져 줘..."
혜림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더니 헬레나의 귀에 뜨거운 입김을 불어 넣으며 속삭인다.
"베개를 엉덩이에 받칠게요."
헬레나의 고개가 끄덕여지자 혜림이 베개를 엉덩이에 받친다.
헬레나의 아랫도리가 하늘로 향해 불룩 솟은 상태.
혜림의 입술이 헬레나의 옹달샘에 닿으며 흘러 넘치는 뜨거운 샘물로 목을 축인다.
" 아윽...하학.. 혜림아.."
헬레나의 절규에 가까운 신음소리를 들은 척도 하지 않고 혜림의 입과 손은 잔인하게 샘물을 탐닉한다.
어느 순간 혜림의 손가락이 하나 둘 셋 헬레나의 보지 속을 들어가 헤짚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거칠게 진퇴 운동을 하자 덜덜 떨리던 헬레나의 몸에서 분수 같은 물이 터져 나온다.
남성의 사정과 같은 절정의 사정을 몇 번이나 맛 본 헬레나가 탈진하여 거친 숨만 내쉰다.
혜림이 헬레나의 아랫도리에 고개를 묻고 샅샅히 핥아간다.
혜림이 헬레나의 입술에 부드러운 키스를 하고는 욕실에 들어가 물수건을 가져 나와 온 몸을 닦는다.
달콤한 숨결로 혜림을 안아 옆에 눕혀 주는 헬레나.
" 혜림아....너 이거 누구한테 배운 거니? "
" 배운 건 아니고...제가 기르는 개 하나가 저한테 그렇게 해 줘요.
그 때마다 제가 아주 까무러쳐요.
저는 아주 미숙한 솜씨예요..."
" 그래 여자 몸을 모르고서는 할 수 없겠더라. 정말 죽는 줄 알았다..."
" 앞으로 자주 해 드릴게요.지내는 데 불편한 건?"
" 없어. 네가 주는 주주 배당금만으로도 충분히 쓰고도 남는다.
고맙다.네 지분을 내게 양도한 거 안다."
" 주인님 뿐 아니라 희주 희경이에게도 지분 나눠 줬으니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 희주 자매야 네 일을 도우니 그런 자격이 있지만...
나는...아무것도 도움이 되지 않는데..."
" 주인님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고 도움이 되요. "
" 넌 아론님을 지배하겠지? "
" 아론님이 좋은 남자이고 오랫 동안 제게 과분한 정성을 쏱은 것도 알아요.
하지만 제겐 그저 미천한 수컷일 뿐이예요"
" 한번씩 그런 생각이 든다.혜림이 왜 내게 개로 살기를 원했을까..."
" 주인님 앞에선 개 아니라 그보다 더 미천해도 된다고 믿었으니까요."
" 억울하지 않니? 내 똥개로 육변기로 취급받는것이..."
" 전혀요. 좀 더 가까이서 모시지 못해 송구할 뿐이예요."
" 내게 개로 복종하는 너를 엘레나는 아주 경멸하더구나."
" 상관없어요.엘레나도 결국 알렉스에게 그렇게 굴종할 테니"
" 제국을 가질 생각이지? 너와 네 제자들이..."
" 오래 계획하고 실행하는 중이예요 지금까지는 예상대로 흘러 왔는데.... "
" 변수가 생기더라도 혜림 너라면 충분히 극복할 거다.그럼...누구 개인데."
" 고귀하신 헬레나님의 개지요.똥개...
제가 제국에 황후로 들어 가게 되면 앞으로 더 잘 모실게요."
" 나는 괜찮으니...올가를 부탁한다."
" 제 딸처럼 돌보고 키울게요.한국으로 보내세요.
올가는 성품이 온화해서 황후로 충분히 가능해요"
" 네 딸은? 황후로 키울 생각이? "
" 없어요. 평범하게 전문직으로 살게 부모에게도 그렇게 부탁했어요."
" 네 생각대로 될까? 너를 닮았으면 그렇게 살기 어려울텐데..."
" ......"
세상에서 가장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에 대해 혜림은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마르스가 사라와 대화 중이다.
" 혜림이 헬레나를 만나는 중이다."
" 헬레나가 부른 건가요? "
" 아마도....우리가 혜림을 떠나 보내야 할 때가 다가 온 듯 싶은데..."
" 아론 삼촌이 헬레나를 루비레벨로 거두었으니...."
" 결국 혜림에게 청혼하고 개목줄 차고 살겠지."
" 삼촌도 보면 참....혜림이 뭐 볼게 있다고 20년이 넘도록..."
" 그러는 사라는 왜 볼 게 없는 혜림을 그렇게 괴롭힐까? "
" 그거야....혜림이 마르스 당신을 사모하니까...."
" 내가 혜림보다는 사라를 선택했어.그러니 앞으로 혜림을 적대시 하지 마라.
숙모가 되면 깍듯이 예를 갖추고..."
" 한편으론 어이 없어요....내 변기 노릇하던 혜림을 숙모로 황후로 모셔야 하다니..."
" 그럼 지금 변기 노릇 하는 헤라는 사라 새어머니 아닌가? "
마르스의 말을 들으며 사라의 눈길이 창밖을 지나 마당으로 향한다.
뜨거운 햇빛 아래서 헤라가 마당 구석의 개집 앞에 묶인 채 개밥그릇을 핥고 있었다.
며칠 전부터 사라의 스캇은 헤라의 아침 먹이였다.
울고 불고 버티던 헤라의 저항도 마르스의 말 한마디에 무너지고 말았다.
" 마르스의 한 마디가 그렇게 효력이 있을 줄이야... "
" 당연하지.헤라는 암컷이니까...."
" 한번씩 당신이 참 무서워요.
내가 너무 벅찬 남자를 선택한 것 같기도 하고..."
" 내가 헤라에게 한 말은 당연한 걸 다시 깨우쳐 준 거야....
개는 개처럼 행동해야 한다.그래야 주인에게 사랑 받는다...."
" 그 말 듣고 헤라가 순순히 꼬리 내렸잖아요."
" 개니까...자신은 이미 개인데 주제 넘은 행동했으니.."
사라의 눈앞에 며칠 전의 모습이 떠오른다.
완전히 꼬리를 내린 헤라에게 마르스가 죽도록 매질을 한 모습이 떠오른다.
개처럼 묶여 매질을 당하면서도 헤라의 눈은 마르스를 떠날 줄 몰랐다.
" 혜림이 떠나면 헤라를 대신 사용하면 되잖아."
" 그건 그렇지만.....헤라가 혜림만큼 똑똑하지 않아서...."
" 헬레나에게서 아마 연락 올 거야.
우리에게 위임한 주인 자격 거두어 들인다고..."
" 내가 걱정하는 건 ...
십년 넘게 마르스 당신에게 길들여진 헤림이 과연 어떻게 행동할런지...
당신은 또 혜림을 완전히 잊을 수 있을지..."
"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그렇게 지나 갈 거야 "
" 당신의 해가문의 정식 후계자 자리도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요?
마르스의 얼굴에 미소가 어린다.
'혜림의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되겠지.
제국을 지배할 아테네 여신으로의 등극과
한국을 최강대국으로 만들 정치지도자로서의 두 가지 행보...'
혜림이 헬레나에게 머무르고 있을 때 혜림을 뒤따라 온 희주와 희경이 바쁘게 움직인다.
희주가 오랜만에 모교인 하버드에 들렀다.
캠퍼스에서 달가문에서 지내는 이강과 마주 앉은 희주.
" 잘 지냈지? 달가문의 숨은 기획실장으로 능력 인정 받고
거기다가 너 요즘 레아님과 아주 뜨겁다며...."
" 누나도 참.그게 벌써 몇 년 전 얘기인데..."
" 어떻게 갈수록 더 뜨거워지니?
레아님 꿀단지가 그렇게 좋으니? "
" 그만 놀려. 그 때 고아원에서 농사 짓다 만난 변호사와는 잘 되어 가지? "
" 그래.알콩달콩 연애 하느라 요즘 내가 살 맛 난다."
" 누나 정도면 더 나은 상대를 만날 수도..."
" 지금 만나는 분으로 충분하다.그리고 이거 받아라."
희주가 핸드백에서 usb를 꺼내 건내준다.
" 혜림님이 전해 주라는 것이다.
네가 알렉스와 구상하는 사업에 도움이 될 거다."
" 아닌 게 아니라 연구해 볼수록 절망이었어.
아시아 아프리카 쪽은 이미 혜림님이 다 차지해 버렸더군.
유럽은 거의 없고 남은 건 아메리카 오세아니아인데...."
" 오세아니아는 경제성이 별로야.
아메리카 쪽 몇군데는 혜림님이 선점했고...
나머지 지역은 거기 담겨 있으니 네가 알아낸 걸로 해서 지분 챙기고 알렉스와 공동 사업 시작해."
" 암호는 여전히 그것이지? "
" 그래. great corea "
" 누나와 희경 누나가 그 좋은 자리 다 뿌리치고 혜림님 따르는 게 이젠 이해가 된다."
" 별 소리를....헤림님 보필이나 하는 우리보다는 너와 마르스가 더 중요한 인물이지."
" 아론님이 혜림님에게 협조를 해 줄까? "
" 그렇게 될 거야.
아론은 앞으로 한국에서만큼은 자신의 성과 이름을 모두 버리게 될 거야."
" 한국 국민들 누구도 모르겠지? 우리가 이렇게 하는 걸..."
" 글쎄.....일부는 아마 알지도...
혜림님이 언니로 모신다는 우리는 얼굴도 모르는 snow river란 분은 알 거야."
" 그 유럽에서 가장 막강하다는 금융가의 여제 말인가? "
" 그래 혜림님보다 더 막강한 재력을 가진 한국인 최고의 거부."
" 희경 누나는 어디 갔어? "
" 알베르토 만나러...혜림님이 알베르토 이젠 데려 오라 했거든."
희경이 아론의 그림자라는 칼빈과 함께 텍사스로 향한다.
텍사스의 어느 작은 중소 도시에 도착한 칼빈이 허름한 술집으로 희경을 안내한다.
한낮의 술집에 손님은 아무도 없었다.
칼빈이 주방 뒤편으로 들어가 방문을 열었다.
드러나는 방안의 풍경.
술병이 어지러이 널려 있었고 중년의 한 남자가 팬티만 걸치고 만취해 자고 있었다.
칼빈이 들어가 흔들어 깨워도 일어 나지 않는 사내를 보던 희경이 주방으로 나가더니 냉장고 문을 열었다.
차가운 물과 얼음을 커다란 용기에 담더니 방으로 들어가 사내에게 그대로 부어 버린다.
눈을 뜬 사내가 희경과 칼빈을 쳐다본다.
" 칼빈 ....어쩐 일이야? "
" 알베르토 정신이 들어? "
" 나야..늘 제정신...이지.근데 옆에 아름다운 숙녀분은? "
" 이희경.한국인..."
알베르토의 눈이 크게 떠지더니 희경을 바라본다.
" 그럼 혹시....글로리아 서혜림이 보낸? "
" 그래요.알베르토.....혜림님 전갈이예요."
" 헤림이 뭐라고 하던가? "
" 방금 보여 줬잖아요. 얼음이 녹으면 물이 된다고 전하랬어요"
알베르토의 눈에 눈물이 글썽거린다.
" 글로리아 고맙다....
나를 유배에서 풀어 줘서...
죽을 때까지 용서 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 정리하고 한국으로 오세요.
이 시간 이후부터 술은 한방울도 허용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 그렇게 하지. 그 날 사고 이후 혜림에게 이미 맡긴 여생이니까...."
희경이 칼빈과 함께 돌아서 나오자 알베르토가 떨리는 손으로 뭔가를 정리한다.
이미 쓴 시나리오와 아직 쓰는 중인 시나리오 뭉치들을 그렇게 제일 먼저 챙기기 시작한다.
뉴욕의 야경을 바라보며 혜림이 와인을 마시고 있다.
허벅지까지 내려 오는 얇은 슬립만 입은 혜림의 발 아래에 수현이 벌거벗은 채 네발로 조용히 엎드려 있었다.
뉴욕에서 열리는 세계 신인 여성 정치인 포럼에 참석차 온 수현이 혜림을 찾은 것이다.
혜림과 희주 자매가 해가문을 떠날 것을 대비하여 뉴욕의 혜림의 지주회사 임원들을 만나러 온 일정에 맞춰 수현이 찾아 온 것이다.
" 한수현 아니 똥개 69호.
내 침대에서 몇 번 자게 해 주고 이뻐해 줬더니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모양이구나"
" 주인님 잘못했습니다.
전 다만 희주가 주인님께서 가까이 계신다길래..."
" 그래서 무조건 찾아왔다는 거로구나.
언제 내가 그리 해도 좋다고 했더냐? "
" 한참 주인님 뵙지 못했고 이역만리에서 뵙는다는 반가운 마음에 앞뒤 생각을 못했습니다."
" 지금 희주, 희경이는 내 지주회사 임원들과 중요한 회의 중이다.
네 년 보좌관 노릇하느라 좀 소홀했던 회사 업무를 이번에 다 정리하고 가려고
정신 없이 바쁜데 네 년까지 신경쓰게 하다니..."
" 송구합니다 주인님....그저 모시고 싶은 마음에..."
수현을 내려다보며 혜림이 헬레나의 말을 떠올린다.
'글로리아, 네 최대 단점은 사랑을 하면 지나치게 헌신적이라는 것이다.
네가 말하는 그 한수현이라는 개에게 그렇게 계속 마음 주다간 언젠가 네가 그 개에게 잡아 먹힐 수도 있다.
아님 네가 스스로 그 개에게 굴종을 하든지 '
혜림이 헬레나의 말을 생각하며 차가운 냉소를 머금는다.
'내가....이 서혜림이 헬레나님 외에 다른 여자를 그것도 내 똥개에게 굴종을...
상상이 안 가는 일이네...'
혜림이 수현의 목에 목줄을 채우고 리더줄을 걸더니 잡아 당긴다.
" 네 년 소원대로 모시게 해 주마. 먼저 개처럼 산책 나갈까? "
혜림이 가운을 걸치고는 수현을 잡아 끌고 방문을 열고 복도를 나간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수현이 혜림의 뒤를 따라 호텔 복도를 기어가기 시작한다.
양탄자가 깔린 복도를 그렇게 기어 가자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수현이 조금의 동요도 없이 그저 혜림이 끄는대로 부지런히 기고 있다.
혜림이 은근히 놀란다.
'설마 이 년이 이 호텔이 내 소유이고 내 섭들이 이 호텔 주요 직원인 걸 알리는 없을 것이고...
지나 가는 사람들을 일반인이라고 생각할 텐데...
이렇게 전혀 동요도 없이....'
혜림의 입가에 다시 차가운 미소가 어린다.
" 짖어 "
" 멍멍멍 멍멍멍"
조용한 복도에 수현의 개짖는 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이 쳐다 보아도 아랑곳없이 수현이 계속 짖어댄다.
엎드린 수현의 눈엔 전혀 보이지 않지만 복도를 지나가는 몇몇 사람들의 눈엔 부러움의 빛이 역력하다.
그들 모두는 혜림이 거느린 개들이었다.
희주와 희경이 회의를 마치고 승강기에서 내리다가 혜림이 수현을 끌고 다니는 모습을 보았다.
어제밤에 혜림을 모셨음에도 둘의 눈에 새파란 질투의 불곷이 피어 오른다.
혜림의 전용객실. 오직 혜림을 위해 존재하는 객실로 투숙객들의 숙박이 금지된 곳이었다.
시원하게 냉방된 방에서 혜림이 희주 희경에게 회의 결과를 보고 받고 있다.
" 임직원들의 뜻은 모두 주인님의 뜻에 따른다는 겁니다.
별가문으로 라인을 옮겨도 이탈자는 없습니다."
" 현실적으로 해가문에 남아 있어 봐야 눈치밥 먹기 십상인데....
게다가 우리 라인만큼 처우나 복지 수준이 좋은 곳도 없으니 별 문제 없을 겁니다,"
" 다른 의견은 없느냐? "
" 자원 개발에 대해 좀 더 속도를 내자고...."
" 그건 안 된다. 현상 유지만 하면 된다.
우리가 확보한 자원은 GREAT COREA를 위한 히든카드다."
" 일단은 현상유지를 하는 선에서 보류시켰습니다.
주인님께서 별가문으로 옮긴 후 좀 더 개발을 할 거라고 무마했습니다."
" 그리고 임원들은 물론이고 레벨이 없는 일반 조직원까지도 주인님께서 아론님과 혼인할 거러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 아론님이 작정한 모양입니다 기정사실화 시켜 놓고 밀어 부치려는..."
" 아론이 하는 게 아니다.아론은 그런 건 생각도 못한다."
" 그럼 누가? "
" 샤론이다. 아론의 동생이자 내 친구...."
" 그 유복자로 태어난 자폐아들 데리고 산다는 ..."
" 그래. 샤론이 오빠를 위해 발벗고 나선 것이다."
" 샤론이 노리는 건 오직 혼인뿐인 겁니까? "
" 아니다.내게서 자신의 조카들을 낳게 해서 보는 것...."
" 그럼 아론님의 아이를...? "
" 낳아야지. 그만큼 아론이 우리 계획에 더 기여하게 하려면..."
" 별가문의 힘이 보태지면 한결 수월한 건 사실입니다."
" 한수현은 어찌할 겁니까? 헬렌이나 스즈키는 마르스쪽으로 기울어 버린 듯 한데..."
" 헬렌이나 스즈키는 내가 길들였으나 나중엔 다시 마르스에게 길들여졌으니까 그렇겠지.
마르스가 한수현을 어찌하지는 못한다.
결국 한수현은 우리와 끝까지 가야한다."
" 혈육간인데...마르스가 포기할런지..."
" 한수현이 내 앞에서야 개지만 마르스 앞에선 절대 강자다.
마르스가 수현을 거두지는 못한다."
" 제국을 움직일 정도인 천하의 마르스가 쩔쩔 매는 인물이 한수현이라니....
참 세상일은 요지경이군요."
" 이강에게는 잘 전했느냐? "
" 예. 이강은 레아와 꽃피는 봄날이더군요."
" 레아는 정말 좋은 여자다.헬레나님과는 대척점의 유형이지."
" 그 올가라는 동생은? "
" 이번에 보니 천하의 절색이더구나. 성격도 온화하고 두뇌도 총명하고....나무랄 데가 없어.
언니들의 장점을 모두 모아 놓은....한국에 오면 내가 키우기로 했다."
세사람이 잠시 대화를 멈추고는 약속이나 한 듯이 창밖의 베란다를 쳐다본다.
수현이 베란다에 묶인 채 안타까운 눈길로 혜림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주보는 혜림의 눈빛이 떨려오기 시작한다.
"희주 희경 그만 돌아가 쉬거라."
"예 주인님."
아쉬운 눈길을 뒤로 하고 희주 자매가 돌아가자 혜림이 베란다 문을 열고 수현을 끌어 안는다.
몇 시간을 같은 자세로 더위에 시달린 수현의 몸은 땀으로 젖어 있었다.
"미련한 개년.덥다고 핑계 대고 쓰러지기라도 하든지...아님 짖기라도 하든지..."
별가문의 후원.
샤론의 목에 굵은 올가미가 걸려 있다.
그 올가미의 끝은 나무가지에 묶여 있었고 샤론은 까치발을 하고 간신히 서 있다.
두 손은 등뒤로 묶인채 팔등신의 알몸으로 그렇게 서 있었다.
아론이 걸어 오더니 샤론의 입에 뭔가를 물린다.
골프공 모양의 가그였다.
" 참기 힘들면 그걸 뱉아라.샤론..."
아론의 말에 샤론이 처연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아론은 알고 있었다. 결코 샤론이 입안의 가그를 뱉지 않을 것임을....
테이블 위에 놓인 가방에서 채찍을 집어 든 아론이 샤론의 하얀 나체를 향해 휘두른다.
" 쫙 ...쫘악...."
금새 핏빛의 혈선이 새겨지며 샤론이 몸부림을 친다.
발끝으로 겨우 선 몸이 휘청거리더니 다시 중심을 잡는다.
아론이 인정사정 없이 샤론의 온 몸을 채찍으로 후려갈긴다.
샤론의 눈빛이 크게 일렁거리더니 이윽고 눈을 감아 버린다.
" 쫘악...쫘악...."
" 쪼악 쫘악..."
샤론의 고개가 숙여지는 모습을 본 아론이 재빨리 샤론의 몸을 부축하고는 올가미를 풀어낸다.
풀밭 위에 깔린 자리에 샤론을 눕힌 아론이 눈물을 글썽거린다.
" 미안하구나. 네 고운 몸에 채찍질이나 해서 네 죄책감이나 달래 주는 것 밖에 못하니..."
한참 후 샤론이 눈을 드더니 힘겹게 몸을 일으킨다.
" 심판관님....처벌해 주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 씻고 나오너라. 달빛도 좋은데 얘기나 하자구나."
샤론이 씻고 얇은 나이트 가운을 걸치고 나온다.
" 혜림이 헬레나를 만났다면서요? "
" 그래.네 예상대로 나보다 헬레나를 먼저 찾아갔어"
" 혜림은 아마 오빠를 찾아 오지 않을 거예요"
" 왜? 목적이 나를 보러 온 거 아닌가? "
" 내가 장난을 좀 쳤거든요.제국의 조직 전부에 혜림이 오빠와 혼인할 거라고..."
" 그럼 혜림이 그대로 돌아 간다는 거냐?"
" 오빠가 가진 물건은 보내세요.큰오빠에게 받은 그것...별필요 없을지도 모르지만...."
" 필요가 없다니? 그게 얼마나 중요한 기밀인데..."
" 혜림이 한국 정부의 청와대 비서실장이예요.
그 정도 자리에 앉으려면 이미 부모의 정보도 한국 정부에서 샅샅이 파악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