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부
전화벨소리가 울렸다. 순간 받지 말까 망설이던 재구가 물었다.
“저기 저 무선 전화기 이쪽으로 띄워줄 수 있어? 난 지금 이 자세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거든.”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전화기가 그의 손에 들렸다.
“여보세요?”
...
“어! 엄마!”
...
“전 잘 지내요. 별일 없으시죠?”
...
“네, 그러세요... 내 목소리가 달라졌다니 무슨 뜻이에요?”
그가 잠시 더 듣더니 눈을 굴렸다.
“아니 도대체 무슨 근거로 저한테 새 애인이 생겼다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재구가 상대방의 말을 더 듣는 동안 요정의 표정에 궁금증이 묻어났다.
“아이구, 그래요. 엄마 말이 맞아요. 저 새 애인 생겼어요. 그렇지 않아도 지금 둘이 섹스하고 있는 중이었다구요.”
재구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자 요정이 피식 웃는다.
“알았어요, 엄마.”
...
“네, 안 잊어버렸어요.”
...
“음... 거기까지는 아직 생각 안 해봤는데, 아마 그럴 거예요.”
...
“네, 그래요.”
...
“네, 건강하세요.”
그가 전화를 끊고는 요정을 바라보며 또 한 번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뭐가 잘못됐어, 오빠?”
그가 한숨을 내 쉰다.
“아냐. 그냥 우리 엄마가 엄마처럼 구시는 거야.”
“그런데 어떻게 내가 여기 있는 걸 아셔?”
“우리 엄마는 무슨 초감각 레이더망 같은걸 항상 작동하고 계시지. 엄마의 직감이라나... 아무튼 나하고 내 여동생이 그것 때문에 아주 미친다고.”
“우리가 섹스하고 있다고 하니까 뭐라고 하셔?”
재구가 코웃음을 친다.
“엄마를 좀 놀려볼까 했더니 씨알도 안 먹힌다. 이 여성은 도대체 내 말을 믿는 건지 안 믿는 건지 아무런 동요도 없어요. 기껏 하신다는 말씀이 ‘콘돔은 꼭 사용해라’ 이러시니 원.”
요정이 깔깔 거렸다. 하지만 현명한 그녀는 재구의 어머니에 대해서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엄마가 전화하신 용건은 다음 달에 있는 큰아버지 칠순잔치에 올 수 있는지 확인하시려는 거였어. 그래서 갈 거라고 했더니 너도 데려 올 거냐고 물으시네. 그래서 아마 그럴 거라고 했어.”
“정말이야, 오빠? 오빠 친척 분들이 날 좋아하실까?”
그녀의 표정에 걱정이 역력했다. 엄청난 능력을 가진 요정이 자신의 식구들을 만나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모습은 재구에게 매우 신선하고 색다른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그가 어깨를 들썩해 보이며 말했다.
“글쎄... 괜찮을 거야. 뭐 내 전 애인들을 대체로 좋아하셨으니까. 그중에서 제일 형편없었던 여자보다는 니가 좀 더 괜찮으니까 별 문제 없을 거야.”
그가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했다.
요정이 그에게 눈을 흘기자 재구는 그녀가 자신을 개구리나 지렁이 같은 걸로 바꿔버리기 전에 장난 그만 쳐야겠다고 생각했다. 더구나 요정의 근심 가득한 표정을 보니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어이구, 이 바보야. 당연히 좋아하시지. 너는 내가 본 여자들 중에서 제일 아름답고 매혹적이고 똑똑한 여자인걸. 모든 사람들이 질투할거야. 그러니 아무걱정 안 해도 돼.”
그녀가 대체로 진정이 된 듯 했다. 어느 정도는...
“뭐, 더 걱정되는 거 있어?”
“그 전에 내 이름 지어줄 거야?”
그가 살짝 찡그렸다. “요정은 어때?”
“아니 뭐 꼭 싫은 건 아니지만, 오빠, 그건 오빠 이름을 ‘사람’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지 않을까?”
그의 표정이 조금 더 찡그려졌다.
“그래, 무슨 뜻인지 알겠어. 어디보자... 음... 수정! 수정이 어때? 맑고 깨끗한 수정이...”
그녀가 환하게 웃었다.“오빠가 정해준 이름이면 뭐든 좋아. 감사합니다, 주인님. 이제부터 제 이름은 수정입니다.”
“좋았어. 그럼 이제부터 수정이야.”
순간 다른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성은 뭐라고 하지?”
“성도 있어야 된다면 오빠가 하나 정해줘.”
“성이 있긴 있어야 돼. 우선 신분증을 만들어야 하니까. 이 사회에서 살려면 주민등록번호도 있어야하고 운전 면허증 같은 것도 있어야 하거든. 그런 거 다 알아서 만들 수 있지?”
“응, 오빠.”
“그럼 성을 하나 지어줘야겠구나.”
“맞아.”
그가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순간 요정 수정이 몸을 약간 움직이자 그녀의 몸 안에 아직도 박혀있는 그의 자지가 자극을 받으며 성욕이 다시 충전되었다.
“음... 그럼 흔하지 않은 현씨로 하자. 현 수정. 어때?”
그녀가 미소지었다.
“너무 예쁜 이름이야, 오빠.”
“그럼 신분증이나 그런 것들은 니가 다 만들 수 있지?”
“응, 오빠.”
“좋았어! 근데 학력이나 뭐 그런 건 어쩌지? 졸업장이나 기타 등등 그런 거 말이야.”
“그런 건 다 만들어 낼 수 있어. 하지만 가족은 만들 수가 없어. 우리 부모님을 내가 만들 수는 없거든.”
“그래... 그렇겠다... 대학 학위는 어쩌지?”
“이 사회에서 제대로 살기 위해 필요하다면 만들 수 있어.”
“음... 좋아. 그럼 니 성장배경이나 출신학교, 전공은 니가 알아서 만들어. 그럼 난 현 수정에 대해서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를 또 누릴 수 있을 테니까.”
그녀가 다시 미소 지었다.
“네, 알았어요. 그럴게요, 주인님.”
“그건 그렇고... 수정씨 안에 들어있는 친구가 지금 제정신을 차리고 관심을 좀 가져달라고 아우성인데 어떡하죠?”
그녀의 미소가 음탕하게 변했다.
“그래요? 그럼 그 친구가 정확히 어떤 관심을 받고 싶대요?”
그녀는 질문을 하며 동시에 부드럽고 좁은 터널을 천천히 그러나 꽉 조여 가며 뿌리부터 귀두까지 우유 짜듯 짜내기 시작했다. 그는 순간 이렇게 긴 자지가 이렇게까지 깊게 박혀있는데 어떻게 귀두부분을 조일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가 알기로 여자들은 그렇게 깊은 곳에 근육이 없는 걸로 알고 있었고 있더라도 수정이처럼 이렇게 마음먹은 대로 움직일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그게 불만은 절대 아니었다.
“음... 좋아...”
자신의 등받이에 기댄 채 재구는 수정을 잡아당겨 그녀의 입술을 덮었다. 그녀가 재구 쪽으로 기대자 몸 안에서 자지가 거의 빠져나오려고 했다.
“안 돼!”
그가 그녀의 입술을 떼어내며 신음했다.
“다시 키워서 니 보지를 꽉 채워줘, 제발.”
그녀가 그렇게 하자 그가 다시 그녀의 입술을 덮고 혀로 쳐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는 한손을 들어 그녀의 목을 잡고 애무하며 다른 한손으로는 그녀의 젖가슴을 옆에서 쓰다듬었다. 그녀는 신음소리로 좋다는 표시를 하며 그의 혀를 자신의 혀로 감아 들어갔다.
잠시 후 그가 그녀를 밀어 등받이에 기대게 하며 젖가슴을 완전히 노출시켰다. 그녀의 보지는 여전히 그의 자지를 열심히 짜내고 있었고 황홀경에 빠진 채로 그는 그녀의 젖가슴을 부드럽게 주물렀다.
“니 보지로 이렇게 자지를 짜내면 너도 좋아?”
“느낌은 아주 좋지만 정확히 내 성감대를 자극하는 건 아니야. 하지만 오빠 손은 아주 잘하고 있어.”
“그래? 그럼 내가 이렇게 해주면 서로 비기는 거네?”
그가 그녀의 양쪽 젖꼭지를 살짝 비틀며 물었다.
“음... 너무 좋아... 하~아~”
그가 한동안 그렇게 장난을 치더니 속삭였다.
“줄여.”
그녀가 눈을 살짝 흘겼지만 그의 자지는 이내 줄어들어 거의 입구에 걸려있었다. 그녀가 그런 그를 기대 반 애원 반으로 바라보았다.
“키워.”
그가 다시 말하자 그녀가 한숨과 울음, 그리고 신음소리를 한꺼번에 토해내며 그의 자지로 자신의 보지를 가득 채웠다. 순간 그의 머릿속에 다른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내가 내 자지 길이를 맘대로 조절할 수 있게 만들어 줄 수 있어?”
“응, 오빠.”
“두께도?”
“응.”
“아싸! 그럼 그렇게 해 줘.”
“됐어, 오빠. 그럼 오빠가 만나는 여자의 이상형에 맞게 오빠 자지 크기를 자동으로 조절하라는 명령은 취소하는 거야?”
“음... 아냐. 이 방법은 오직 너하고만 쓸 거야. 그건 그렇고 이 방법은 어떻게 사용하는 거지?”
“그냥 머릿속으로 크기를 생각하기만 하면 돼.”
그가 그렇게 하자 작아지며 겨우 입구에 걸렸다. 이번에는 그녀가 불편한 듯 깜짝 놀랐다.
“미안해. 아팠어?”
“아니, 그런 건 아닌데 너무 갑작스럽게 줄어들어서 순간적으로 보지 안에 공기가 찼어.”
“저런...”
그가 이번에는 자신의 자지가 천천히 커지도록 생각했다. 그러자 그렇게 되었다.
“아~흥... 하~아... 훨씬 좋아, 오빠.”
약간의 시행착오와 함께 한동안 연습을 하자 이제는 깊게 생각하지 않고도 줄였다 키웠다하는 패턴을 제대로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달리 말하면 그는 이제 생각하거나 따로 움직이지 않고도 그녀의 보지를 쑤실 수 있게 된 것이었다.
그는 중간정도의 속도로 조정해놓고는 등받이에 느긋하게 기댔다. 손을 뻗어 그녀의 젖가슴을 쥐고 엄지손가락으로 젖꼭지를 돌리며 물었다.
“지금은 어때? 좋아?”
“너무 좋아, 오빠.”
그녀도 등받이에 느긋하게 기대며 말했다. 둘은 눈을 감았다.
재구는 느긋한 자세를 계속 유지한 채 속도와 길이를 바꿔가며 둘 모두에게 가장 확실한 만족을 줄 상태를 찾아 나갔다. 둘이 같이 즐길 수 있는 상태가 찾아지고 자신의 가슴에 전해오는 부드러운 자극을 느끼며 편안해진 그녀의 몸이 20분 정도 지난 후에 오르가즘으로 떨려왔다. 재구도 바로 뒤를 따랐다.
서로의 오르가즘이 잦아들자 재구는 자지를 최대 길이에서 멈춘 채 그대로 그녀 안에 남겨 두었다. 그리고는 여전히 눈을 감은 채 각자의 등받이에 느긋하게 기대어 여운을 즐겼다. 한참 만에 재구가 몸을 일으켰다.
수정이 눈을 뜨며 말했다.
“너무 좋았어, 오빠. 특이했지만 아주 좋았어.”
“고마워, 다음번에는 내 자지에서 니 클리토리스에 닿는 부분이 진동하게 만들어 봐야겠어. 어떻게 생각해?”
그녀가 맑은 소리로 유쾌하게 웃어젖혔다. 그 소리는 지금까지 재구가 들어본 소리 중에 가장 행복하고 섹시한 소리였다.
“어우~ 우리 주인님 너무 변태야~”
“뭐라? 감히 니가 나한테...”
그가 화난 척 소리쳤다. 동시에 손가락으로 그녀의 옆구리를 공격했다. 그러자 이번엔 또 다른 웃음소리가 들렸다. 여전히 아름다우면서도 약간 다른 그 웃음으로 인해 그녀의 몸 안에 들어있는 그의 좆대에 아주 흥미 있는 조임과 떨림이 전해졌다. 또한 그녀는 미친 듯이 머리를 흔들며 웃으면서도 그의 손을 밀어내거나 잡지 않았다.
그녀가 숨을 고르도록 그 역시 잠시 멈추고는 머리위에 흐트러진 그녀의 머리카락을 귀뒤로 쓸어 넘겨주었다.
“내가 오늘 아침에 니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얘기 했나?”
그녀가 예의 그 특별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니, 아직.”
그가 그녀에게 더 가까이 몸을 기댔다.
“너는...”
그가 말을 멈추고 그녀와 진한 키스를 나누더니 수정의 눈을 쳐다보며 말을 마쳤다.
“... 정말 환상적으로 아름다워.”
“감사합니다, 주인님.”
그녀가 속삭였다.
눈을 돌려 밖을 보니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좋아요, 현 수정씨. 이제 뭘 하고 싶으십니까?”
“음... 오빠가 어떻게 그 상자의 수수께끼를 풀었는지 듣고 싶은걸요.”
“그러지, 뭐. 아니 내가 직접 보여줄게. 거실 쪽으로 날아갈까?”
둘이 침대에서 떠올랐다. 수정은 여전히 그의 무릎에 앉아 다리를 그에게 감은 채 자지를 보지 속에 물고 있었다. 그가 그녀를 떨어지지 않게 안은 채 말했다.
“야 이거 끝내주는데... 하지만 등받이도 같이 가져와야겠다. 그래야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을 테니까.”
등받이가 따라와서 그들을 받쳐주었다.
“이야~ 좋았어. 그럼 우선 책꽂이 있는 쪽으로...”
그가 책꽂이를 가리키자 그 쪽으로 날아갔다. 그가 상자를 집어 들었다. 수정의 눈에 두려움이 비쳤다.
“왜 그래? 너 여기 다시 갇힐 수도 있어?”
“응, 오빠가 날 다시 가둘 수 있어.”
“그럼 넌 어떻게 되는 거야?”
“그럼 난 다시 열릴 때까지 잠을 잔다고 해야겠네. 달리 다른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워.”
“그렇구나...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열 수도 있어?”
“누구든 열 수는 있어. 하지만 내 예속성이 그 사람에게 옮겨지지는 못해. 난 언제나 오빠의 요정이야.”
“그렇구나... 그럼 이 상자가 파괴되면 어떻게 되는 거야?”
“내가 안에 있을 때? 아니면 밖에 있을 때?”
“둘 다.”
“내가 안에 있으면 나도 파괴되는 거고 만약에 밖에 있다면... 아무 상관없어.”
“우와... 그 오랜 세월동안 안 부서지고 있었던 게 다행이네. 보기에 되게 약해 보이는데.”
그녀가 자신 있게 미소 지었다.
“이거 보기보다 무지 강해, 오빠.”
“그렇다면 다행이네. 그럼 이 상자를 어쩌지?”
“원하시는 대로 하세요, 주인님.”
“내가 이거 부셔버리길 바래?”
그의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녀가 격렬하게 고개를 가로지었다.
“안돼요, 주인님. 저는 그 질문에 대답할 수가 없어요. 오직 주인님만이 요정의 상자를 어떻게 하실 건지 결정하실 수가 있답니다.”
“음... 글데 내가 왜 널 여기 다시 넣고 싶어질까?”
“그 대답 또한 저로서는 말씀 드릴 수 없어요, 주인님.”
그가 다시 물었다.
“좋아, 그럼 어떤 주인이 왜 자신의 요정을 상자에 다시 넣고 싶어질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요정이 주인이 보지 않는 사이에 엉뚱한 짓을 저지르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지요. 이런 경우는 대체로 자신의 의지와 달리 억지로 묶여있는 요정일수록 더 그래요. 주로 순수 요정들이 자신들의 주인에게서 벗어나려고 기회를 노리는 거죠.”
“그렇구나. 그럼 난 니가 딴 짓 할 거라는 걱정은 안 해도 되는 거야?”
“그럼요, 주인님. 저는 언제나 주인님의 뜻대로만 행동할 것입니다.”
그녀가 진지하고 순진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동시에 보이지 않는 손이 나타나 그의 덜렁거리는 음경을 어루만졌다.
“으~흠... 그렇단 말이지... 니가 지금 꼬리를 치는데... 먼저 니 질문에 대답 하고나서 이 상자를 어떻게 할지 결정해야겠어.”
그가 다시 상자에 주의를 집중시켰다.
“이 상자는 우리 이모한테서 상속받은 거야. 하긴 상속이란 말이 꼭 맞는 건 아니지만. 우리 이모가 돌아가시고 나서 친척들이 이 집을 정리하며 기념품들을 하나 둘씩 챙겼는데 난 이 상자가 눈에 확 들어오더라고 그래서 집으로 가져온 거야.”
“저런... 이모님이 보고 싶어, 오빠?”
“가끔... 하지만 그렇게 친한 이모는 아니었어. 어릴 때는 여기저기 자유롭게 여행 다니시며 특이한 물건들을 모으시는 이모가 멋있어 보이기도 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왕래가 뜸해졌거든. 아무튼 우리 이모는 좀 괴짜였어. 결혼도 안하고 돈이 조금이라도 모이면 툴툴 털고 여행을 다니셨으니까. 전 세계 안 가본 곳이 없으실 거야, 아마.”
그의 표정이 다소 슬퍼졌다.
“어쨌건... 그래서 내가 집으로 가져와서는 며칠간 끙끙대며 매달렸지만 별로 진척이 없었어. 그러다가 지난 월요일쯤에 거의 포기해 버리고는 그냥 손으로 주물딱 거리며 TV를 보는데 뭔가 영감 같은 게 떠오르더라구.”
그가 컴퓨터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제 내 컴퓨터 쪽으로 가자.”
컴퓨터 위로 날아가자 재구가 그녀를 돌려 등을 보이게 했다. 그녀의 등이 그의 가슴에 닿았고 탐스러운 엉덩이가 그의 사타구니를 타고 앉았다. 이 자세로는 그의 자지가 그리 깊숙이 박혀있질 않았으나 다시 길이를 늘려 꽉 채웠다. 재구가 컴퓨터 의자에 앉자 수정의 젖가슴이 책상에 닿아 묘하게 일그러졌다.
“내 아이디어는 이런 거였어. 이 상자의 모든 면을 스캐너로 받아서 디지털 이미지로 만드는 거야. 무슨 말인지 알아?”
“응, 나도 스캐너가 어떤 용도로 쓰이는지는 알아.”
“좋아.”
그가 자신의 컴퓨터를 켜고 상자의 이미지 파일을 띄웠다.
“일단 상자의 여섯 면을 스캔 하고나서 포샵으로 조각을 낸 다음에 그림 맞추기처럼 다시 조합했어. 시간 엄청 걸렸지 그다음에 화면상에서 수수께끼를 풀어낸 거야. 그것도 정말 무지 오래 걸렸어.”
“그러니까 오빠가 이 최신 장비로 고대의 수수께끼를 풀어냈단 말이지?”
“그렇지.”
순간 재구에게 걱정거리가 생겼다.
“내가 속임수를 쓴 거야?”
그녀가 긴 머리칼로 그의 가슴을 간질이며 고개를 돌려 그를 보고 미소 지었다.
“속임수 같은 건 없어, 오빠. 어떤 방법을 썼건 이 상자를 연건 오빠의 손이야. 그럼 된 거야. 그리고 난 오빠의 아이디어가 굉장히 훌륭했다고 생각해.”
“휴~우~ 고마워! 야, 난 순간 내가 실수 한 줄 알았다.”
“아무 걱정 말아요, 주인님.”
그녀가 다시 컴퓨터 모니터로 눈길을 돌렸다.
“오빠가 여기서 일하는 거야? 어떤 일을 하는지 보여줄 수 있어?”
“당근.”
그녀가 컴퓨터와 인터넷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지식은 가지고 있었지만 그는 자신이 하고 있는 그래픽 디자인과 데스크톱 퍼블리싱, 그리고 웹사이트 개발에 대한 역사와 배경지식을 설명해야만 했다. 그리고는 자신이 지금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보여주자 그녀가 그의 일과 인터넷 전반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거 어떻게 쓰는 건지 가르쳐 줄 수 있어, 오빠?”
“물론이지.”
그녀는 모든 것을 굉장히 빨리 익혔다. 곧 마우스와 키보드에 익숙해지더니 인터넷 이곳저곳을 재미있게 넘나들었다. 그녀는 마음 내키는 대로 아무 링크나 클릭하며 한순간 세계정세에 대해 관심을 보이더니 이내 최신 패션경향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재구로서는 그녀가 도대체 어떻게 찾아들어갔는지 도통 알 수 없었지만 어느 순간 수정은 포르노 사이트에 들어가더니 다른 곳보다 훨씬 더 몰두했다. 하지만 더 깊이 들어가려다가 회원제 사이트에 걸려 어쩔 수 없게 되자 그녀가 그를 쳐다보았다.
“니가 공짜로, 안 들키고,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고, 스팸 공격 안 받을 수 있으면 맘대로 해.”
그녀의 눈이 반짝이며 아이디와 비번을 입력하자 안으로 들어갔다. 재구가 큰 소리로 웃었다. 인터넷에 떠 있는 모든 포르노 사이트는 이제 모두 그들의 차지였다. 수정은 매우 주의 깊게 이곳저곳을 살폈다. 수정은 그룹섹스로부터 SM에 이르기까지 모든 걸 즐기는 눈치였다. 재구는 수정의 뒤에서 그녀의 보지에 자지를 박은 채 수 많은 아이디어를 얻고 있었다.
그는 다시 욕정이 발동해 자동모드를 재가동 시키며 손을 뻗어 그녀의 젖가슴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인터넷 서핑이 조금 더 즐거워졌다. 하지만 곧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수정의 공짜 비번 덕택에 많은 동영상들을 볼 수 있었지만 간혹 꽤 흥미로울 것 같은 동영상은 꼭 DVD를 사야만 볼 수 있는 것들이 있었다. 한 10번째 이런 경우가 생기자 재구의 머릿속에 또 다른 영감이 떠올랐다.
“저 DVD 중에서 보고 싶은 거 있어?”
그녀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돌려 그를 보며 말했다.
“응. 어떤 건 되게 재밌을 거 같아."
재구가 히죽 웃었다.
“좋아 그럼. 오늘 우리가 본 것들을 포함해서 가장 재미있고 야한 성인 DVD 200개를 구해줘. 그리고 침대에 누워서 서로 즐기며 그것들을 보다가 색다르고 재미있어 보이는 것들은 바로 실습할 수 있도록 아주 큰 최신 PDP를 침대위에 매달아 주고 DVD의 화질과 음질을 최대한으로 만끽할 수 있는 플레이어와 최고급 음향시스템을 설치해줘.”
그가 잠시 생각을 해 보더니 말을 이었다.
“그리고 모든 영화와 성인방송 채널이 포함된 고화질 케이블에 연결시켜주고 최신 PC도 TV에 연결해줘. 아 물론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도 있어야 침대에서 섹스를 하며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겠지? 이상. 지금 바로 실행해.”
그녀가 그를 째려보았다. 순간 재구는 그녀의 입에서 안 된다는 말이 나올까봐 조마조마했다. 그러나 곧 머릿속에 무엇인가 번뜩이더니 그녀가 말했다.
“됐어, 오빠.”
그가 고개를 돌려 오피스텔의 침실 쪽을 보니 커다랗고 얇은 PDP가 보기에 딱 좋은 높이로 침대위에 매달려 있었다. PDP에는 서라운드 입체 스피커가 연결되어 있었고 방 구석구석 작은 스피커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침대 좌우 테이블에는 DVD 플레이어와 음향기기가 설치되어 있었고 알람시계 옆에는 리모컨과 무선 키보드, 그리고 마우스가 놓여있었다.
그가 주먹을 불끈 쥐고 승리의 함성을 질렀다.
“아싸!”
순간 그녀가 그의 무릎에서 떨어질 뻔 했다. 그가 그녀를 겨우 잡으며 말했다.
“이런... 미안해... 잠깐. DVD들은 어디 있어?”
요정 수정이 책장을 가리키자 그가 탄성을 질렀다.
“우와~!”
전에는 고작 20여개의 DVD와 책 몇 권과 잡동사니가 고작이던 책장이 위부터 아래까지 DVD로 꽉 찼다. 책들은 제일 위 선반 남은 곳에 끼워져 있었고 지저분한 잡동사니들은 방 이곳저곳들로 치워져 있었다.
“좋았어. 아주 좋았어. 그래도 우리 집에 누구라도 오게 되면 이 DVD들 안보이게 감춰야 될 거야.”
순간 책장이 눈앞에서 사라지며 그 자리에 긴 액자가 나타났다.
“바로 그거야. 좋아. 다시 원위치.”
그가 다시 첨단 AV 시스템으로 눈길을 돌리더니 수정을 안은 채 의자위에서 어린애처럼 폴짝폴짝 거렸다. 그러더니 침대 쪽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저리 날아가! 저쪽으로 날아가자구!”
그들이 컴퓨터의자에서 날아올라 침대에 앉았다. 요정 수정은 여전히 그의 가슴에 등을 댄 채 무릎에 앉아있었다. 그 자세에서 뒤로 몸을 약간 젖히며 베개와 쿠션으로 받치고는 그녀를 자신의 가슴에 기대게 만들었다. 그가 만족한 듯 한숨을 내 쉬었다.
“저 DVD들 중에 제일 볼만한 거 하나 플레이어에 넣어 보지.”
책장위의 DVD중 하나가 케이스에서 빠져나와 공중을 날아 플레이어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재구가 신이 나서 리모컨을 들고 박수를 치더니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최상급의 화질과 음질을 제공하며 화끈한 화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재구는 쿠션에 등을 기대고 요정 수정이는 재구의 가슴에 기댄 상태가 DVD를 보기에 좋은 자세이기도 하였지만 재구로 하여금 한 손을 뻗어 수정의 클리토리스를 느긋하게 가지고 놀기에 딱 좋은 자세였다. 나머지 한 손은 두말할 나위 없이 그녀의 젖가슴을 어루만졌다. 재구가 클리토리스와 젖가슴에 집중하느라 자동 모드를 멈추자 이번에는 수정이 보지로 자지 짜내기를 재개했다. 그들은 그렇게 서로를 자극하며 화면에서 벌어지는 멋진 섹스를 즐겼다.
한 30분을 그렇게 즐기던 그들이 스크린의 배우들과 동시에 느긋한 절정을 맞이하며 쾌락과 사랑에 몸을 떨었다. 재구가 TV를 끄더니 수정을 끌어안으며 말했다.
“너무 멋진 홈시어터를 만들어줘서 고마워.”
“아냐, 오빠. 오빠는 진짜 천재야.”
그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나 또 배고프다. 지금은 아무 생각도 못할 것 같으니까 그냥 중국집에서 시켜먹자. 그러려면 잠시 결합을 해체해야겠는데 괜찮겠지?”
이번에는 수정이 서운함의 한숨을 내 쉬었다.
“할 수 없지, 뭐.”
그가 미소를 지으며 몸을 돌려 그녀에게서 떨어져 나왔다. 이번엔 수정의 서운한 한숨이 정말로 절실하게 들렸다. 재구 역시 조금 서운했지만 다리를 펴고 움직이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뭐 먹고 싶어?”
“중국음식은 안 먹어봐서 모르겠어. 하지만 오빠가 좋아하는 건 뭐든 다 좋아.”
“좋아 그럼 탕수육하고 짜장면 세트 시키자.”
재구가 전화기를 들어 주문을 하고는 수정에게 말했다.
“상철이라는 애가 배달을 올 꺼 거든... 착한 아이고 혼자 힘으로 야간대학도 다니는 애야. 니가 그 아이 기분 좀 좋게 만들어줘.”
수정이 그에게 눈을 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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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철이가 철가방을 들고 엘리베이터 대신 3층까지 계단을 뛰어 올라 재구의 오피스텔 앞에 섰다. 그는 재구에게 배달을 갈 때가 제일 좋았다. 언제나 친절했고 조금 늦어도 신경질 내는 법이 없었다.
그가 인터폰을 누르자 곧 문이 열렸다.
“재구형 안녕, 여기 형 탕수육하고...”
재구가 아니었다. 이건 분명 재구가 아니었다. 믿기지 않을 만큼 섹시하고 쭉쭉빵빵한 여자가 빨간 끈 팬티만을 입고 긴 머리카락으로 젖가슴을 가린 채 서 있는 것이었다. 그녀가 미소 지었고 상철의 뇌는 얼어붙어버렸다.
“상철씨, 안녕.”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사람처럼 그녀가 인사를 건넸다.
“재구씨는 화장실에 있어요.”
“어....”
그녀가 친근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네.”
그가 겨우 마음을 가다듬으며 나머지 음식들을 내려놓았다.
“얼마에요?”
“저기...”
도저히 그녀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던 상철은 대신 계산서를 내밀었다. 수정이 계산서를 보기위해 고개를 숙이자 머리카락에 가려졌던 젖가슴이 살짝 보였다.
“만2천원 맞아요?”
그가 속절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수정이 다른 액수를 말했어도 그랬을 것이 분명했다.
“잠깐만요...”
그녀가 재구의 지갑에서 만 원짜리 한 장과 천 원짜리 두 장을 꺼내더니 상철에게 잊을 수 없는 선물과 함께 돈을 건넸다. 고개를 젖히며 머리카락을 등 뒤로 넘기는 것이었다. 순간 그녀의 완벽한 젖가슴이 그의 눈앞에 찬란하게 펼쳐졌다. 상철의 자지가 갑자기 청바지를 뚫을 듯 팽창했다.
“와~ 맛있겠다.”
그녀가 상철의 눈앞에서 아이처럼 깡충깡충 뛰자 환상적인 젖가슴이 출렁거렸다. 상철의 무릎이 꺾어지며 주저앉을 뻔 했다. 그의 눈이 수정의 젖꼭지에서 떠날 줄을 몰랐다. 마침내 상철이 돈을 받자 수정이 말했다.
“고마워요. 또 봐요, 상철씨.”
그는 한동안 얼어붙어 있다가 가봐야 할 시간임을 깨달았다. 그가 여전히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뒷걸음을 쳤으나 왠지 그녀는 문을 닫지 않았다. 그러더니 돌아서서 바닥에 놓여있는 음식 그릇을 들기 위해 몸을 숙였다. 순간 상철은 그 자리에 쓰러질 뻔 했다. 그녀의 탐스러운 엉덩이 사이 얇은 끈 팬티에 가려져 있던 핑크빛 계곡이 아주 조금 그 비경을 드러냈기 때문이었다.
겨우 마음을 진정하고 계단을 내려가면서도 자기가 본 모습을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식당에 돌아가서 이 얘기를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었다. 상철은 무슨 일이 있어도 재구네 오피스텔 배달은 반드시 자기가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날 밤 상철은 생전 처음 한 번도 깨지 않고 깊은 잠을 자며 환상적인 꿈을 꾸었다. 또한 아침에 일어났을 때도 그 유쾌한 꿈이 하나도 잊히지 않고 생생하게 기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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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구와 수정은 탕수육과 짜장면을 공중에 띄워놓고 나누어 먹으며 침대에 누워 재미있는 일반 DVD 영화를 감상했다. 로맨틱 코미디를 보며 깔깔거리는 그녀의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재구는 수정을 등 뒤에서 꼭 안고 영화보다는 그녀에게 푹 빠져들었다.
두 편째 영화가 끝나자 재구는 이제 자야겠다고 결정했다. 일주일간 수수께끼에 매달리고 주말 내내 환상적인 미녀와 마술 같은 섹스를 나누었더니 피곤이 몰려왔다. 더구나 내일은 월요일이었다. 요정 수정이 다시 물었다.
“오늘 밤에는 환상을 경험해 볼래, 오빠?”
그가 또 다시 거부하자 그녀는 그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아 살짝 삐쳤다.
“니가 만들어 주는 환상은 분명 경험해 보고 싶어. 약속할게. 하지만 지금은 너를 즐기고 싶어. 니가 나의 가장 궁극적인 환상이야. 그리고 아무것도 서두르고 싶지 않아. 천천히 즐길 거야.”
그녀가 기쁨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고는 그의 가슴에 등을 대고 누워 재구의 손을 잡아 자신의 젖가슴에 올려놓았다. 그들은 그렇게 서로에게 몸을 의지하고 재구의 자지를 수정의 쫄깃한 보지가 꽉 문 채 잠으로 빠져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