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9부 (19/19)

제19부 

이후의 두 주간은 바쁘지만 재밌는 일들로 가득했다. 주 업무는 동영상 촬영과 오럴 섹스 기계의 포장과 광고 디자인으로 짜여졌다. 어느 정도 작업을 마무리하여 인쇄업자에게 넘기기 직전 재구와 수정은 성기와 수영을 만나 새 광고 전략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첫 번째 과제는 기계의 이름을 짓는 것이었다. 한참 동안의 토론을 거쳐 ‘e-펠라치오’라고 결정했다. 이름이 지어지자 기계의 포장과 광고지 작업이 마무리 되었다.

매일 밤과 주말엔 재구가 직접 해야만 하는 일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 황홀하고 즐거운 섹스로 충만했다. 그렇게 열심히 일하고 미치도록 즐기는 날들을 보내던 어느 월요일 아침 화인 상사에 출근을 해 사무실로 들어가는 복도에서 성기가 재구를 불러 세웠다.

“좋은 아침이야. 참! 자네한테 물어볼 게 있었는데 말이야... 이달 마지막 주말에 두 사람 뭐해?”

재구가 자신의 PDA를 살펴보더니 말했다. “그 주말은 한가한데요. 왜요?”

“미리 말해 주지 못해서 미안하지만 일이 급하게 진행이 돼서 말이야. 아무튼 이번에 라스베이거스에서 ‘포르노 시티’라는 업계 컨벤션이 열리는데 우리도 참가할까 생각중이야. 우리도 국제적으로 진출해야지 만날 수입만 해올 순 없잖은가. 그리고 우리 신제품을 포함해서 화인 상사를 알릴 너무 좋은 기회인 것 같기도 하고. 화인에서 자네 둘의 비행기 표와 호텔비를 지불하겠네. 미안하지만 이코노미 클래스로. 하지만 앞으로 이틀 안에 예약하면 돈 조금만 더 주고 일등석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고 하니 자네가 원하면 그렇게 해도 돼. 어떤가?”

재구가 수정을 바라보니 흥분한 미소를 머금고 머리를 하도 열심히 끄덕거려 떨어져 나갈 듯 보였다. 재구역시 그런 그녀에게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성기에게 말했다. “보아하니 안 간다고 했다가는 큰일 나겠네요. 저희도 가겠습니다.”

“좋았어! 숙희씨가 여행 일정을 짜고 있으니까 가서 자네들도 간다고 하면 다 알아서 처리해 줄 거야. 그리고 일등석으로 업그레이드 하려면 그것도 얘기해 주게. 그럼 자네가 내야 할 부분에 대해서 알려 줄 거야.”

“알겠습니다. 그렇게 할께요.”

수정이 여행을 간다는 데 너무 흥분한 나머지 바로 재구를 숙희가 있는 쪽으로 끌고 가다시피 했다. 하지만 숙희는 자리에 없었다. 그때 재구는 이날 아침 두 번째로 놀라운 일을 경험했다. 약간 검게 그을린 환상적인 모습의 미녀가 정문을 통해 자신에게로 걸어오는 것이 아닌가. 재구는 한참만에야 그 사람이 수영이라는 걸 알아볼 수 있었다. 그녀는 상체부분이 꽉 끼는 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덕분에 이전의 옷차림으로는 도저히 알아볼 수 없었던 아름다운 가슴선이 도드라졌다. 스커트 부분은 그녀의 비밀을 감추기에 충분할 정도로 넓었지만 그 아래로 흐르는 다리 선은 정말이지 예술이었다. 게다가 살짝 한 옅은 화장이 그녀의 얼굴을 더욱 더 사랑스럽게 보이게 만들고 있었다.

재구는 충격에 빠져 그녀를 쳐다보았다. “세상에...” 재구가 마침내 약간 바보같이 입을 열었다. 수정은 재구에게 그런 그녀의 새로운 변신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물론 재구를 놀래려고 그랬었고 효과는 만점이었다. 수영이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얼굴을 붉혔지만 표정은 싫지 않은 듯 했다. 수영이 그들을 지나쳐 자기 방으로 가자 수정에게 속으로 물었다.

‘와... 끝내 주는데... 저게 진짜 수영씨야? 니가 어떻게 한 거 아니지?’

‘당근이쥐... 화장 약간하고 뽕 약간 넣었을 뿐이야. 나머지는 그대로야.’

‘뽕? 그럼 수영씨도 큰 유방을 원하는 거야?’

‘글쎄... 내가 보기엔 지금도 좋은데 수영 씨는 그런 것 같아. 오빠한테 그렇게 해주라고 명령해 달라고 할까 생각해 봤는데...’

‘맞아. 그녀의 허락 없이는 아무것도 안하기로 했었잖아.’ 재구가 말을 맺었다.

잠시 후 화장실에 다녀온 숙희가 돌아왔고 그들은 여행 일정에 대해 상의한 후 사무실로 돌아가 흥분한 상태에서 여행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바쁘게 보내며 한주를 마감할 무렵 화인 상사가 에로테크에 주문한 물품의 첫 번째 배달이 도착했다. 20개의 e-펠라치오와 침과 구강 청결제 리필, 그리고 스탠드 10개였다.

재구는 첫 주문의 양이 너무 적어 다소 실망했지만 이해하기로 했다. 성기는 단지 섣부르게 움직이는 것이 아닐 뿐이었고 앞으로 주문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배달 트럭을 몰고 온 사람은 놀랍게도 여자였고 더 놀라운 점은 매우 육감적이고 아름다운 여인이 잠바 차림으로 배달을 온 것이라는 점이었다. 트럭에는 번호판 이외에 아무것도 표시가 되지 않았다. 수정의 능력으로 트럭 번호판이나 운송 허가 같은 것이 완벽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마찬가지로 에로테크의 사업자 등록도 무리 없이 정리되어 있었다. 그녀의 능력과 ‘경영학 전공’ 덕분에 누구도 쉽게 에로테크의 주식이 재구와 수정에게만 등재되어 있다는 것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었다. 하지만 화인 상사와 거래를 하기 시작하면 재구와 수정은 에로테크 계좌를 통해 돈을 인출해 쓸 수 있도록 만들었다.

라스베이거스 포르노 컨벤션을 2주일 앞두고 성기가 회의를 소집했다.

“아우님, 넘은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우리 홍보 전략을 수정해야 할 것 같아. 처음엔 컨벤션 부스를 작게 만들까 생각했었는데 아무래도 좀 크게 나가야 할 것 같아. 주최 측에 문의를 해보니 큰 공간이 하나 비었다는군. 그래서 우선 내부회의를 해보고 결정하겠다고 잠시만 보류해 달라고 했네.” 성기가 말을 마치고는 주위를 둘러보다 수영의 모습에 눈길이 머물렀다. 그는 아직 그녀의 새로운 패션에 적응이 되지 않은 듯 했다.

“좋은 생각이네요.” 재구가 말했다. “저희가 어떻게 도와 드려야 할까요?”

“부스를 크게 만들려고 하는 이유는 우리 e-펠라치오를 대대적으로 홍보해 보려고 하는 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대박이 날 것 같거든.”

성기의 그 말은 재구를 놀라게 만들었다. “하지만 사장님께서는 아직 e-펠라치오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하시는 줄 알았는데요.”

성기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 그랬네. 하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나가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들이 많더군.” 성기가 승리의 표정을 짓고 있는 안 부장을 가리키며 말했다. “솔직히 안 부장 말이 맞아. 이놈이 우리에게 대박을 선물할 것 같아.”

재구가 미소를 지으며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좋으신 생각이십니다만 저희가 어떻게 도와 드릴까요?”

“컨벤션 부스에 필요한 것들 있지 않나... 디스플레이, 전단지, 부스 장식 뭐 그런거...”

재구가 잠시 생각을 하더니 말했다. “전단지는 이미 인쇄소에 보냈으니 작업하라고 하면 되구요 부스 디스플레이하고 장식은 생각을 해봐야겠는데요. 전에 같이 일을 해봤던 적이 있는데 아주 잘하는 특수 인쇄소를 알아요. 전화 한번 해보죠, 뭐. 하지만 이렇게 급한 작업은 그만큼 더 비쌀 수밖에 없는 건 알아주십시오.”

성기가 한숨을 쉬며 여전히 미소 짓고 있는 안 부장을 바라보았다. “그래, 나도 알아. 자네가 좋은 가격으로 흥정해보게. 하지만 시선을 확 끄는 그런 부스를 만들어야 하네.”

“물론이죠.” 재구는 자신과 수정만의 힘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는 자신 있게 대답했다. 재구의 머릿속에는 이미 실천 복안이 마련되어 있었으나 성기가 계속 말을 이었다.

“그럼, 그 비디오 시나리오 소프트웨언가 하는 거 말일세. 그거 컨벤션에서 사용할 수 있을까?”

재구가 한동안 심사숙고하더니 말했다. “예. 가능할 것 같은데요? 무슨 계획이라도 있으십니까?”

“글쎄... 만약 컨벤션에서 시연을 할 수 있다면 단순히 관객을 많이 동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가 찾는 유능한 시나리오 배우를 찾을 수 있을 것 같거든. 세계적으로 유명한 포르노 배우들이나 최소한 매니저들이라도 꽤 많이 컨벤션에 참석 할 테니 말이야.”

“아! 그거 좋은 생각이십니다. 그럼 발명하신 분에게 서둘러 달라고 졸라봐야겠네요. 최종 버전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사용할 수 있는 베타 버전이라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현재 실험중인 3D 안경하고 사정 센서의 베타 버전도 구할 수 있는지 알아볼게요.”

재구가 3D 안경 얘기를 꺼내자 성기의 눈이 반짝거렸다. “그렇다면 정말 환상이겠군! 데모 입체 동영상도 가능하겠지?”

“물론이죠.” 재구가 말하더니 잠시 머뭇거리며 물었다. “음... 저는 이런 컨벤션에 가본 적이 없어서 그러는데 어떤 식인가요?”

성기가 되물었다. “그게 무슨 뜻이야?”

“그러니까 제 말은 사람들이 부스로 와서 e-펠라치오를 가지고 실제 경험을 해보느냐, 아니면...”

“아~” 성기가 웃었다. “아니야. 비록 포르노 컨벤션이지만 거기까지는 허용이 안 돼. 부스에 오면 자네가 우리 앞에서 했던 것처럼 인조 성기에 설치해서 보여줄 수밖에 없어. 실제 사용 장면 찍은 동영상은 보여 줄 수 있지. 3D 데모 동영상도 물론 상영할 수 있고. 하지만 특별한 경우에 개별적인 시연은 가능하기도 해. 그 왜 있잖은가 언론사 관계자들이든지, 특히 성인 잡지 관계자들, 그리고 업계 관계자들 뭐 그런 사람들 말일세.”

재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그렇다면 제법 맛깔 나는 데모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네요. 하지만 한 가지, 비디오 시나리오 캡처 소프트웨어에 쓸 비디오 도구하고 사양이 좋은 PC는 사주셔야 합니다.”

성기가 한숨을 쉬며 허공을 응시하더니 재구를 처량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자네의 그 발명가 친구 분이 비용을 좀 같이 부담해 줄 방법은 없나? 그분도 이번 컨벤션을 통해서 이득이 많을 텐데.”

재구가 한동안 성기를 바라보더니 말했다. “글쎄요. 하지만 전화해서 여쭤 볼게요. 그럼 잠깐만 쉬었다 하죠.”

성기가 끄덕였다. “그렇게 하게.”

“예, 그럼 곧 돌아오겠습니다.” 재구가 일어서서 회의실을 나갔다.

‘오빠, 어디가?’ 수정이 속으로 물었다.

‘차에 가서 전화하는 척 하려고.’

재구는 차에 앉아서 전화 한통 하는데 걸릴 정도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는 회의실로 돌아와서 성기에게 말했다. “이렇게 하시면 어떨까요? 컨벤션에 사용할 모든 e-펠라치오를 제공하시겠답니다.”

성기의 표정이 다소 실망한 듯 보였다.

“화인 상사가 컨벤션에 사용하는 금액과 동일한 도매가격만큼의 기계를 제공하신답니다. 부스 임대료, 광고비용을 포함해서요. 단, 여행 경비나 호텔요금, 그리고 식대 같은 것은 제외합니다.”

성기의 눈의 휘둥그레졌다. “그래? 정말 고마우신 분이로군. 그 정도라면...” 그가 머릿속으로 계산을 맞춰 보았다. “기계 200여대 분은 될 테군, 아우님.”

재구가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그분께서는 사장님께서 개별 시연회를 원하실 테고 그럼 시연회 참가자에겐 새 것으로 시연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신답니다. 시연이 끝나면 참가자들에게 선물로 주실 수도 있구요. 그 정도 수량이면 나중에 추첨행사를 하실 수도 있을 것 같군요. 또한 부스에서 사용하실 데모 기계들도 새로 몇 개 더 보내주신 답니다. 그리고 컨벤션에서 나눠주시는 소프트웨어에 대해서는 따로 돈을 받지 않으시겠다고도 하십니다.”

“그건 무슨 뜻인가?”

“그러니까 만약 사용자 소프트웨어를 나눠주시거나 아니면 홈페이지에서 소프트웨어를 다운 받을 수 있는 쿠폰을 무료로 나누어 주신다면 에로테크에 그 소프트웨어에 대한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말이죠. 사실 그분께서는 유료 비디오 시나리오를 다운 받을 수 있는 쿠폰을 부스에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무료로 나누어 주는 게 어떻겠느냐고 하십니다. 만약에 방문객들이 비디오를 보고 자신들이 좋아하는 포르노 배우에게 펠라치오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판매가 확실히 증가하지 않을까 생각하시더군요.”

“정말 고마우신 말씀이네, 아우님.”

재구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분은 제품에 자신이 있으시고 이번 컨벤션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시고 있어요.”

“나도 그분 생각이 맞기를 바라네.”

그들은 세부적인 것 몇 가지를 더 상의하고 회의를 파했다. 그 다음 부터는 컨벤션과 관련된 크고 작은 일들을 준비하느라 바쁘게 보냈다. 개막 일주일 전 금요일에 되자 모든 것이 부산해졌다. 모든 사람들이 정신없이 일에 매달렸고 수시로 회의를 열었다. 그날도 늦게까지 야근을 하고 진척상황 점검을 위한 회의를 하고 있을 때 인쇄소에서 전화가 오더니 일정을 앞당겨 인쇄 작업이 끝나서 곧 배달 할 것이라고 알렸다.

“휴~ 안심이군. 고맙네, 아우님.” 성기가 말했다.

“별 말씀을요.” 재구가 미소로 답했다.

“그럼 하나는 마무리됐고. 이제 나머지 물품들을 정리해서 월요일에는 실어 보내야 할 것 같군. 기계는 어떻게 돼가고 있나, 아우님?”

“전부다 컨벤션센터로 직접 배달될 거예요. 아마 목요일 아침이면 부스에 도착해서 우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저희는 가서 상자에 포장만 하면 됩니다.”

“좋았어! 그럼 시나리오는 어떤가? 부스에 쓸 것과 개별 시연에 쓸 것 말이야.”

“이미 환상적인 오럴 섹스 시나리오와 3D 동영상의 준비를 마쳤습니다. 게다가 오디오 시나리오도 몇 개 준비했고 수영씨가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VIP 손님들을 파티에 초대해서 ‘리코딩 부스’를 만드는 겁니다. VIP 손님들과 같이 동반한 여자 분의 오럴 섹스를 녹화해서 자신들만의 시나리오를 만들게 하는 거죠. 그리고는 CD에 구워서 드리는 겁니다. 시간이 짧아서 편집은 대충해야겠지만 그래도 제법 근사한 기념품이 되지 않을까요.”

“굉장히 좋은 생각인 것 같군. 가능한 가?”

재구가 씨익 웃었다. “그럼요. 그런데 컨벤션 스케줄을 어떻게 되죠?”

성기가 잠시 하늘을 응시하더니 말했다. “인천에서 목요일 오전에 출발하면 거기 시간으로 목요일 오후나 저녁에 도착하게 될 걸세. 금요일에 오후 5시까지 전시를 하고 저녁엔 쉬었다가 토요일에 다시 전시하고 그날 밤에 파티를 열려고 하네. 일요일 오전에도 전시회는 열리지만 대부분의 손님들이 자고 일어나서 짐을 싸게 될 거야.”

재구가 고개를 끄덕이자 성기가 갑자기 생각이 난 듯 말했다.

“그런데 우리 부스를 지킬 사람을 구해야 할 텐데...” 성기가 수정을 바라보며 말꼬리를 흐렸다.

수정이 그런 성기를 바라보며 놀란 듯 물었다. “저보고 부스 도우미를 하라구요?”

성기가 진지하게 대답했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수정씨나 여기 수정씨의 새로운 친구보다 더 매력적이고 기계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떠오르지 않는군요.” 그가 테이블 반대쪽의 수영을 가리키며 말했다.

“잠깐만요, 사장님! 왜 여기 저를 끌어들이십니까?” 수영이 저항했으나 수정은 생글거리고 있었다.

“왜 그래요, 수영씨. 우리 같이 해요. 재미있을 거예요.”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수영이 갈등했다. “그리고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눈요기가 되는 동안 남자들은 뭘 할 건가요?”

“우리도 물론 거기 있을 거지. 하지만 대부분이 남자 손님들일 텐데 남자가 남자에게 오럴 섹스기계에 대해 설명하는 건 어색하잖아.”

수영의 한숨이 깊었다. “그래요. 그 말이 맞군요. 하지만 수정씨와 나 말고 사람이 더 필요해요. 난 이틀 동안이나 하루 종일 부스에 못 서있어요.”

이번에는 성기가 한숨을 쉬었다. “맞아. 컨벤션에 가면 일종의 ‘임대’ 도우미가 있긴 있을 텐데 제품에 대해서 전혀 모를 테고...” 그가 말꼬리를 흐렸다.

“숙희씨는 어때요?” 재구가 물었다. 성기와 수영이 재구의 말에 관심을 보였다. “숙희씨도 제품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아니까 조금만 더 교육을 시키면 될 것 같은데.”

성기와 수영이 서로를 마주보더니 수영이 말했다. “비용이 조금 더 들긴 하겠지만 거기 있는 도우미들 보다는 낫겠지요. 게다가 고등학교까지 미국에서 다녔으니 영어도 문제없을 거고. 고객지원센터 직원 중에 한명을 뽑아서 숙희씨 대신 근무를 시키면 될 것 같네요.”

성기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본인이 원한다면 데리고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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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가 활주로에서 가속을 붙이며 이륙을 시작하자 수정은 꺄악하고 비명을 지르며 재구의 손을 꼭 쥐었다. 재구는 그런 그녀를 웃음으로 바라보며 그 귀여운 모습에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지금껏 그녀는 재구의 오피스텔과 화인 상사, 그리고 자주 가는 쇼핑 몰과 식당을 제외하면 아직도 현실 세계에서의 경험이 거의 없는 상황이었다. 수정은 공항에 도착하면서부터 또 다른 세계에 대한 경외감과 설렘으로 한껏 들떠있었다. 재구에게는 비행기 여행이 별로 색다를 것도 없었지만 어린아이처럼 귀엽게 조잘거리며 들떠있는 수정의 모습은 재구뿐 아니라 주변의 모든 사람들까지도 신나고 들뜨게 만들고 있었다.

수정은 특히 탑승 후에 받는 일등석의 특혜에 더욱 기분이 좋아졌다. 공짜 샴페인, 더운 수건, 그리고 넓고 안락한 좌석 등등. 재구역시 처음타보는 일등석이 썩 마음에 들었다. 더구나 일등석의 여승무원들은 하나같이 퀸카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여승무원들에게 관심을 두고 싶지 않았다. 지금 그의 옆자리에는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며 연신 깔깔거리는 세상에서 가장 예쁜 여인이 있었고 재구는 그녀의 즐거움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어느덧 비행기가 구름위로 올라와 창밖에 더 이상 볼게 없어지자 수정의 관심은 기내로 옮겨졌다. 이건 마치 눈부시게 아름답고 환상적으로 섹시한 다 자란 어린애와 여행을 하는 것 같았다. 그녀는 기내의 모든 걸 다 가지고 장난을 쳐야만 했다. 재구가 꼭 어린애 같다고 말하자 수정의 표정이 더 어린애 같아지며 재구의 귀에 속삭였다.

“아빠, 나 영화보고 싶어요. 헤드폰 좀 빌려줄래요?”

아침식사는 진짜 접시에 담겨 나왔다. 비록 기내식이긴 했지만 수정은 맛나게 먹었고 기내상영용으로 편집된 영화였지만 그녀는 너무너무 재미있게 영화를 즐겼다. 그렇게 영화도 보고 기내식도 먹고 음악도 들으며 긴 비행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무렵 기장이 안내 방송을 통해 20분후에 착륙하게 될 거라고 알려왔다. 수정이 재구를 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착륙할 때가 제일 위험하지?”

재구가 피식 웃었다. “아마 그럴걸.”

“나 좀 꼭 잡아줘, 아빠. 나 무서워요.”

“응, 그래.”

“신난다!”

재구는 수정이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 몰랐으나 이내 수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씨익 웃더니 재구의 무릎위에 앉았다.

“아빠 무릎에 앉아서 이렇게 아빠가 날 꼭 안아주니 너무너무 안심이 돼, 아빠. 다른 사람이 뭐라고 안하겠죠?”

“그럼, 아무도 뭐라고 안 할 거야. 아마 아무도 모를걸.” 재구는 그대로 이루어질 것을 알고 그렇게 말했다.

“고맙습니다, 아빠!” 수정은 그의 무릎에서 꼼지락거리며 그에게 바짝 안겨왔다. 순간 안전벨트가 저절로 두 사람을 감싸더니 그녀의 엉덩이를 재구의 사타구니에 단단히 밀착시키며 조여졌다. 수정이 자신의 무릎에 앉을 때부터 커지기 시작한 재구의 자지가 청바지에 가려진 수정의 완벽한 엉덩이가 밀착하며 비벼오자 불편할 정도로 딱딱해졌다. 수정은 그의 손을 잡아 자신의 가슴으로 인도했고 그의 손은 수정의 젖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아~ 이제 거의 다 안전해진 것 같다. 히히... 근데 아빠, 내가 정말 안전하게 느끼려면 한 가지가 더 필요할 것 같은데...”

재구는 순간 자신의 자지가 청바지 위로 향하게 짧아졌다가 다시 길어지며 옷 속을 뚫고 수정의 구멍으로 파고 들어가는 걸 느끼며 부드럽게 신음을 내었다. 재구가 그녀의 구멍에 완벽하게 들어가자 수영이 안도의 한숨과 옅은 신음을 동시에 내었다.

“하아~ 인제 됐다.”

수정이 환상적인 기술과 불가사의한 보지 근육의 힘으로 천천히, 그러나 강력하게 그의 자지를 뿌리에서 귀두까지 짜내며 자극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엔 예전의 방식과는 약간 달랐다. 전에 이런 기술을 사용할 때는 아래에서 위로 짜냈는데 이번에는 귀두에서 강력히 조였다가 아래로 내려가는 방식을 취했다. 재구는 터져 나오는 신음을 겨우 참고 있었다.

몇 분간 환상적인 대접을 받던 재구가 젖만지는 것 말고 좀 더 적극적인 자극으로 수정을 기쁘게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안전벨트로 단단히 조여져있는 그녀의 다리사이에 손가락을 가져가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 그는 대신에 비밀명령을 내려 보이지 않는 혀가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농락하게 만들었다.

“어머, 아빠... 아빠는 언제나 제게 너무 잘해주셔요.”

승무원들은 누구도 그들에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수정이 오르가즘에 몸을 떨며 신음소리를 내질러도 그들은 모르는 것 같았다. 잠시 후 재구는 한동안 쓰지 않았던 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자지를 보지에서 빠질 만큼 줄였다가 다시 갑자기 키우며 그녀의 보지를 꽉 채우는 것이었다. 그녀의 신음이 비명으로 바뀌었다.

“어머, 아빠. 너무 좋아요. 아빠 딸 그렇게 박아주세요, 엉엉... 아빠...”

자리에 편안하게 앉은 채 그녀의 보지 속으로 강력한 피스톤 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은 또 하나의 참을 수 없는 자극이었다. 비행기가 활주로에 착지하는 순간 재구는 수정의 가슴을 꼭 끌어안았다. 순간 재구의 자지가 폭발했고 수정은 한없는 오르가즘을 맛보았다. 수정이 고개를 돌려 재구를 보더니 예의 그 천사 같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녀의 보지는 여전히 재구의 줄어드는 자지를 물고는 마지막 남은 한 방울의 정액까지 짜내고 나서 보이지 않는 손가락이 부드럽게 바지 속 제자리로 넣어주었다.

비행기가 게이트에 도착하자 안전벨트 사인이 꺼졌다. 수정은 벨트를 푸르고 일어섰고 재구에게 자신의 완벽한 엉덩이를 내보였다. 재구가 가볍게 깨물자 수정이 귀엽게 앙탈을 부렸고 그들은 그렇게 가방을 챙겨 비행기에서 내렸다.

재구와 수정은 일등석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서 왔기 때문에 나머지 화인 상사 직원들과는 다른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바로 수화물을 찾아서 화인 상사 직원들이 묵기로 되어 있는 아라비안나이트 호텔로 가는 셔틀에 올랐다. 그곳은 정말 멋지고 큰 호텔이었지만 컨벤션 센터와는 멀리 떨어져 있어서 다소 의아하게 생각이 되었다. 하지만 호텔과 컨벤션 센터 사이에는 최근에 개통된 모노레일을 포함하여 교통이 편리하게 연계되어 있었으므로 별로 문제 될 것이 없어보였다.

이윽고 셔틀버스가 호텔로비 입구에 그들을 내려놓았고 그들은 거대한 회전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섰다. 이번엔 놀라는 사람이 수정뿐만이 아니었다. 로비는 마치 아라비아 왕의 궁전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웅장하고 화려했다.

호텔 직원들도 시선을 끌기는 마찬가지였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전부다 킹카나 퀸카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아주 매력적이었다. 도어맨부터 시작해서 다른 남자 직원들은 짧은 조끼와 풍선 바지를 입고 있었고 카지노 쪽으로 들어서자 웨이트레스들과 여 직원들은 앙증맞은 지니 복장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배꼽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들은 체크인을 하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문이 닫히자 재구가 말했다.

“내가 왜 여태 그 생각을 못했을까? 너도 가끔 너의 고유 의상을 입게 해 줬어야 하는 건데.”

“명령대로 따르겠습니다, 주인님.” 수정이 야릇한 미소를 짓더니 순간 앙증맞은 지니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재구는 청바지 앞섶이 불쑥 튀어나오며 바보처럼 추파를 던졌다. 벨이 울리며 그들이 원하는 층에 이르자 수정이 문이 열림과 동시에 다시 원래대로 청바지와 면 블라우스로 갈아입었다. 수정이 깡총거리며 앞서가고 재구는 은은한 향수냄새를 풍기며 흔들거리는 그녀의 엉덩이를 보며 따라갔다.

그들의 방은 사치스럽지는 않았지만 아주 훌륭했다. 기대했던 대로 맛깔스럽게 치장이 되어있었고 커다란 침대와 라스베이거스대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과 깨끗하고 넓은 욕실을 갖추고 있었다. 그들은 이른 오후에 다른 사람들과 컨벤션 센터에서 만나기로 되어있었고 어느덧 정오가 가까워지고 있었으므로 둘은 샤워를 마치고 간단하게 샌드위치로 점심을 때웠다.

모노레일을 타고 이동하면서 수정은 또 한 번 창밖의 경치에 놀라움과 들뜬 마음을 마음껏 표시했다. 수정은 색다른 것을 볼 때마다 흥분해서 반복적으로 “우리 나중에 저기 가볼 수 있어?”를 연발했다. 수정이 가리킨 곳을 다 가보려면 일주일도 더 걸릴 것 같았다. 재구도 수정만큼이나 흥분하고 있었다.

“조금만 있어봐. 이곳의 야경은 더욱 더 환상적이야.”

이윽고 모노레일이 컨벤션 센터에 다다르자 수정의 조잘거림이 잠시 멈췄다. 그들은 입구에서 신분증을 제시하고 참가자 확인을 받은 후에 안으로 들어섰다. 안으로 들어서자 그들은 다시 서로 다른 부스들을 두리번거렸고 동시에 화인 상사의 부스를 찾았다. 재구는 컨벤션 센터의 지도를 들고 있었지만 아직 부스들의 세팅이 끝나지 않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잠시 후 화인의 부스를 찾자 모든 사람들이 이미 와서 그들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그러나 그중에 처음 보는 금발의 미녀가 눈에 확 띄었다. 성기가 그녀를 소개했다.

“여긴 내 여자 친구인 캐시일세. 캐시, 이쪽은 내가 여러 차례 얘기했던 아우님과 수정씨야.”

그들은 그녀와 악수를 나누었고 그녀는 그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으나 어딘지 모르게 그늘이 보였다. 그녀는 재구에게 그리 낯설게 보이지 않았지만 어디서 만났던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더구나 그녀는 금발의 미국인이었다. 수정도 마찬가지였다.

수정이 그녀를 잠시 바라보더니 재구에게 생각했다. ‘오빠가 아직 저 여자의 DVD를 많이 안봐서 그래.’

‘뭐? 아~ 저 분 포르노 배우야?’

‘예전에. 지금은 은퇴했어. 그리고 활동할 때는 캐시란 이름을 안 썼지

재구가 몇 가지 더 물으려는데 성기가 사람들을 모두 모으고는 짐부터 풀자고 말했다. 재구가 상자들을 점검하며 모든 것들이 제대로 도착했는지 확인하자 모두 달려들어 상자를 열기 시작했다. 캐시는 한쪽에 서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성기에게 자기가 무슨 일을 할까 물었고 그는 어깨를 으쓱해 보이더니 말했다.

“그냥 편하게 있어. 우리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성기의 그 말은 그녀를 그닥 기쁘게 만들지 않은 것 같았다. 재구는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e-펠라치오 상자들을 자신이 만든 인쇄물 커버위에 놓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입을 열었다.

“저기... 캐시, 안 바쁘시면 저 좀 도와주실래요?”

“그럼요.” 그녀가 가까이 왔다. “제가 뭐 할까요?”

“이 상자들을 여기 이렇게 인쇄된 커버에 넣어주실래요?” 재구가 그녀에게 시범을 보였다.

“오케이” 그녀가 커버와 기계를 들더니 제품설명을 읽느라 잠시 머뭇거렸다. 그 틈을 이용해 재구는 그녀를 살펴보았다. 그녀는 길고 옅은 금발머리를 가지고 있었고 육감적인 몸매를 지녔으며 햇볕에 그을린 피부에는 눈가와 입가에 약간의 잔주름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그녀의 상황판은 다소 의외였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온갖 종류의 성경험을 가지고 있었지만 성에 대한 관심은 굉장히 낮았다.

성기와, 수정, 그리고 수영과 숙희가 부스의 다른 작업을 하는 동안 재구와 캐시는 함께 여러 가지 제품들을 세팅했다. 캐시는 재구에게 e-펠라치오에 대해 이것저것 묻기는 했으나 그냥 일상적인 질문들일 뿐이었다. 이런저런 평범한 대화를 하던 그녀가 우울하게 물었다.

“알았죠, 그쵸?”

재구가 의아한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네?”

“날 알아봤잖아요. 전 다 알아요.”

“아~ 예.”

그녀가 후회스러운 듯 한숨을 쉬었다. “그래요. 그럼 해보세요.”

“뭘요. 뭘 해봐요?”

“날 알아본 사람들은 언제나 궁금한 게 많죠. 당신도 마찬가지일 것 같으니 어서 물어보세요.”

“아~” 재구는 그녀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차렸고 사실 몇 가지 궁금한 것도 있었지만 그런 것들이야 나중에 수정을 통해 알아보면 될 일이었다. 그래서 잠시 생각하던 재구가 물었다.

“어딘가 슬퍼 보이시네요. 무슨 문제 있으십니까?”

이번엔 그녀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질문은 그녀가 생각했던 종류의 질문이 아니었다.

“제가요?”

재구가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네. 어딘지 그런 것 같아요.”

“글쎄요. 왜 그럴까요? 난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하거든요.”

“그래요? 그럼 다행이군요.” 재구가 대답했다. “하지만 원하는 만큼 행복하신가요?”

그녀가 재구를 향해 얼굴을 찌푸리더니 이내 화를 냈다. “이봐요. 무슨 얘기를 하려고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난 성기씨와 아주 행복하고 또...”

재구가 손을 들어 그녀를 위로하는 동작을 취해보였다. “무슨 다른 뜻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에요. 맘 상하셨다면 용서 하십시오. 전 그저 물어볼게 있으면 물어보라고 하시기에.”

그들은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일했다. 이윽고 그녀가 부드럽게 말했다.

“미안해요. 사람들은 내 직업, 이젠 전 직업이지만, 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언제든 섹스할 준비가 되어있고 사람도 가리지 않고 그룹 섹스도 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어떤 여배우들은 실제로 그렇기도 하고 나또한 한때는 그랬었어요. 하지만 언젠가부터 싫증이 나기 시작했고 이젠 지겨워 졌어요.” 

그녀가 생각에 잠긴 듯 눈의 초점이 흐려졌다. 

“어떤 면에선 내가 좀 슬픈 게 사실일 수도 있어요. 내가 한일에 대해 후회는 없어요. 대부분 내가 즐겨서 한일이고 후회해도 소용없으니까요. 하지만 평범한 성생활에는 영향을 미치네요. 그렇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내가 성기씨와의 관계를 좋아하는 건 우리 둘 사이의 교감이에요. 성기씨는 아주 훌륭하고 다정한 사람이지만 육체관계는 솔직히 뭔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녀가 다시 재구를 바라보았다.

“내가 처음 본 당신에게 이런 말을 하다니 우습군요.”

재구가 씨익 웃었다. “전 비밀을 꼭 지킵니다.” 그리고는 골똘히 생각하며 말을 이었다.

“제 생각이 맞는다면 당신은 성기 형님과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육체관계에서만큼은 그 뭐랄까... 약간 성감이 떨어졌다는 그런 말씀인가요?”

그녀가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네, 그래요. 아주 잘 표현하셨네요. 하지만 육체적으로 성감이 둔해진 건 아니에요. 난 아직도 건드리기만 해도 절정에 다를 수 있어요. 원래 내가 그걸로 인기가 높아졌거든요. 하지만 더 이상 흥분되지가 않아요.”

재구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이해할 것 같아요.”

그녀가 그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며 코웃음을 쳤다. “이해하신다구요?”

재구가 씨익 웃었다. “제가 어릴 때 우리 집 근처에 아주 잘하는 피자집이 있었어요. 피자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었죠. 우리 부모님은 외식할 때마다 피자집으로 조르는 저 때문에 지겨우셨어요. 제가 커서 아르바이트를 할 정도가 되자 번 돈을 거의 다 그곳에서 썼죠. 한동안 그렇게 지내다가 마침내 피자가 지겨워지더라구요. 여전히 피자를 좋아해서 가끔 그 집을 찾아가곤 했지만 더 이상 없으면 못살 정도는 아니었어요. 그런데 집 떠나 독립해서 살다보니 다시 그리워지더군요. 이젠 부모님을 찾아 갈 때마다 반드시 그 집에 들러야 합니다.”

“그러니까... 내가 몇 년간 섹스를 멀리하면 다시 그리워질 거라는 건가요?” 캐시가 여전히 회의적인 투로 물었다.

재구가 웃었다. 순간 그의 머릿속에 어떤 계획이 떠올랐다. “아뇨, 그런 뜻이 아니라... 아니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제가 하려는 말은 그런 뜻이 아니에요. 수정이는 제법 괜찮은 최면술사거든요.”

‘내가?!’

번쩍...

‘알았어.’

“그리고 어쩌면 당신을 도와드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당신의 모든 특이한 성경험들을 전생에 일어났던 일처럼 바꿔줄 수도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렇게 되면 성기 형님과 당신의 육체관계가 회복될 수 있고 두 분 사이가 더 좋아질 수 있지 않겠어요?”

그녀는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듣기 좋은 말이로군요. 하지만 다른 여자들도 최면술에 의존해 본적이 있는데 아무도 성공한 사람을 못 봤어요. 오히려 돈만 날리고 어떤 애들은 몸까지 최면술사에게 욕을 당했죠.” 그녀가 능글거렸다.

“하지만 수정씨는 나에게 최면술을 걸지 않아도 될 것 같네요. 솔직히 그녀를 보기만 했는데도 내 젖꼭지가 조금은 단단해 졌으니까요.” 그녀의 능글거림이 야릇한 미소로 번졌다. “성기씨는 내가 다른 여자와 어울려도 된다고 했어요.”

재구도 씨익 웃었다. “수정이와 나도 비슷해요. 그럼 나중에 한번 자리를 만들어보죠. 그건 그렇고... 최면술로 보자면 수정이는 다릅니다. 돈도 안 받을 거고 효과도 탁월하죠. 개인적인 질문 하나 더 해도 될까요? 형님하고는 얘기해 보셨나요?”

“뭐요, 내가 그 사람을 여전히 사랑하지만 육체관계에서는 더 이상 흥분하지 않는다는 거요?” 재구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가 말을 이었다. “네~ 물론이죠. 잘 이해하더라구요.” 그녀가 비웃었다. “하지만 내가 흥분하지 않는다는 게 그 사람에게 오럴 섹스를 해주는 것 까지 싫어한다는 건 아니에요.”

재구의 눈초리가 올라가더니 말했다. “설령 그렇더라도 수정이가 두 분의 성생활을 더욱 더 발전시켜줄 수 있을 겁니다. 만약 원하신다면 형님이 같이 계셔도 상관없어요. 아니면 비디오로 찍어 두었다가 우리가 어떻게 했는지 바로 확인하셔도 좋구요.”

“진심이에요? 정말 수정씨가 그렇게 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재구가 확신에 찬 미소를 지어보였다. “물론이죠. 생각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습니다.”

그녀가 한동안 그를 바라보더니 머뭇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성긱씨가 두 사람에 얘기를 참 많이 했었어요. 두 사람에 대해서 많이 놀라고 있지만 믿는다고 하더군요. 나도 믿어보고 싶네요. 언제 할까요?”

“언제가 좋으세요?”

“내 맘이 변하기전에 빠를수록 좋겠지요.”

“형님은요?”

“흠... 당신 말대로 된다면 좋은 깜짝 선물이 될 것 같네요.” 그녀가 생각에 잠겼다.

“좋은 생각이십니다. 그럼 이렇게 하죠. 오늘 오후에 여기 작업이 끝나면 수정이를 불러서 상황을 설명해 줄게요. 그러고 나서 두 사람은 비디오카메라를 가지고 저희 방으로 가시고 저는 형님에게 둘이 할 일이 있다고 둘러댄 다음에 카지노 구경이나 할게요. 두 사람이 충분한 시간을 갖도록 한 다음 만나도록 하죠.”

“좋아요.” 캐시가 여전히 확신이 안서는 듯 그러나 약간 흥분한 듯 대답했다.

그들은 기계 준비를 마치고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었다. 재구는 수정에게로 가서 전시물 설치를 도왔다. 둘은 작업을 하며 두어 차례 부딪혔지만 이내 수정이 일부러 자신의 엉덩이와 가슴을 재구에게 비비려고 그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가 짐짓 세게 부딪히자 재구가 째려보며 웃었다. “너 왜 이래?” 수정은 모르는 척 시치미를 뗐다.

“캐시한테 나를 데리러 간다고 했잖아. 그럼 얘길 해봐야지?”

“아! 맞다. 내가 정신이 없어요.”

그들은 다시 일에 매달렸고 수정은 여전히 젖가슴과 엉덩이를 그에게 부딪혔다. 그러면서 그들은 캐시에 관한 재구의 계획에 대해 조용히 의논했다.

재구의 예상대로 그들은 4시 반경에 부스작업을 마쳤다. 성기는 모두에게 가서 쉬라고 하고는 회사에서 저녁을 쏠테니 7시에 호텔 로비에서 만나자고 했다. 수정과 캐시는 잠시 말을 맞추더니 캐시가 성기에게 둘이 잠깐 여자들만의 얘기를 하겠다고 둘러대고는 나중에 방에서 만나자고 했다. 숙희는 벌써 라tm베이거스를 탐험하러 떠났지만 수영은 수정과 캐시가 자기만 따돌리는 것 같아 약간 상처받은 듯 했다. 재구가 수영에게 말했다.

“수영씨를 따돌리는 게 아니라 캐시가 수정이에게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대요. 수정이가 대화상대로 편하잖아요. 우리 가서 사장님한테 여자 친구 숨겨놓고 얘기도 안 해줬다고 좀 따져 봐요. 수영씨는 알고 있었어요?”

수영의 표정이 밝아지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 정도는... 사장님의 사생활은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가끔 지나가는 말로 얘기했었어요. 미국 출장도 잦았구요. 하지만 캐시에 대해서는 아주 착하고 굉장히 예쁘다는 것 말고는 전혀 몰랐죠.”

“그래요. 이제 보니 사장님과 내가 저녁 식사 자리에서 모든 사람의 질투의 대상이 되겠네요. 이 도시에서 가장 멋진 여인들을 각각 팔에 안고 있으니 말이에요.” 수영이 얼굴을 붉혔다. 재구는 자신의 팔을 그녀의 허리에 두르더니 엉덩이를 부딪치며 걸었다.

“그럼 나하고 데이트 하는 거죠?” 재구가 바보같이 물었다. 그러자 수영의 미소가 깔깔거림으로 변했다. “나도 그러고 싶어요. 하지만 그랬다가는 수정씨한테 혼나는 건 둘째치더라도 숙희씨하고 싸우게 될지 몰라요. 숙희씨가 요즘 재구씨한테 빠진 것 같던데.” 이번에는 재구가 창피한 듯 미소를 지었다.

그들은 성기와 어울렸고 수영은 그에게 캐시에 대해 많은 것을 물어보았다. 그는 그저 씨익 웃으며 평범한 대답들을 했다. 한참을 그렇게 컨벤션 센터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성기가 갑자기 물었다.

“자네 알지, 그렇지?”

재구는 아까 캐시가 했던 질문을 떠올리며 웃었다.

“네. 알아봤어요.”

“자네가 그 사람과 많은 얘기를 하는 걸 보고 짐작했지. 설마 꼬치꼬치 캐물은 건 아니지? 그런 거 아주 싫어하는데.”

“아뇨. 그 얘기는 거의 안했어요. e-펠라치오에 대해서 얘기했죠. 관심이 많고 작동하는 걸 보고 싶어 하시던데요. 아직 말씀 안 하셨나 봐요?”

“응, 안했어. 우린 서로의 일에 대해서는 얘기 별로 안 해. 솔직히 여기에 온 것도 놀랄만한 일이지. 아마 라스베이거스에 사는 옛 친구들을 만나려고 온 것 같애. 우리가 행사를 진행하는 동안 친구 집에 가려나 봐.”

“그렇군요. 부스 도우미 해달라고 부탁안하길 잘했네요.”

성기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잘했네. 사실 수영씨하고 숙희씨한테 농담으로라도 그런 말 하지 말라고 얘기하려고 했었네.” 성기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캐시의 전 직업에 대해 누구에게도 말 안 해주었으면 고맙겠네. 물론 부끄러워하거나 친구들끼리는 그 일에 대해 얘기해도 상관없지만 사람들이 자꾸 꼬치꼬치 묻고 마치 큰일처럼 떠벌이는 걸 아주 싫어해서 그래.”

“이해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해서 전직 포르노 배우를 애인으로 사귀게 되셨는지 궁금하네요.”

성기가 재구에게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자네 같은 사람도 그게 궁금한가? 그게 무슨 상관인가?”

재구가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그냥 궁금해서요.”

성기가 눈동자를 굴리며 말했다. “미국 FI사에 거래차 왔을 때 그녀의 신작 비디오 홍보 행사에 간 적이 있었어. 우린 첫눈에 서로에게 반했지. 나중에 나한테 그러더군. 내가 실물보다 조금 더 큰 자신의 누드포스터 옆에 서있는 자기를 바라보는 표정이 ‘인간 섹스 장난감’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사귀고 싶은 예쁜 여자아이를 바라보는 것 같았다고. 그 후로 얼마 안 있어 캐시는 은퇴했고 그때부터 사귀기 시작했지. 우린 서로를 깊이 사랑하고 아끼고 있다네.”

재구가 다시 웃었다. “그렇군요. 두 분 아주 보기 좋으십니다.”

“고맙네. 그런데 수정씨와 한다는 여자들 일이란 뭔가? 왠지 모르지만 무슨 일을 꾸미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

“캐시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수정이라면 뭔가 일을 꾸미고 있긴 있을 것 같은데요. 이젠 수정이가 어떤 사람인지 아시잖아요.”

성기가 낄낄거렸다. “맞아. 수정씨도 그렇고 캐시도 그렇고 둘이 뭔가 일을 꾸미고 있다면 그게 뭐든 흥미 있을 것 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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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는 수정의 윤기 있고 검은 머릿결과 완벽한 몸매를 흠모하기 시작했고 한편으로는 질투심도 생겼다. 캐시가 보기에 수정은 이 업계에 발을 들이면 출연료는 부르는 만큼 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자, 다 됐어요.” 수정이 캐시앞에 의자를 놓고 앉았다. “준비됐어요?”

캐시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수정이 긴 줄에 매달린 동전을 들고 천천히 흔들기 시작했다. “맘을 편안하게 하세요. 동전을 바라보며 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세요.”

캐시는 속임수일거라고 생각했지만 수정의 낮고 매력적인 목소리와 흔들리는 동전에 빠져들어 거부할 수가 없었다. 동전에 새겨진 저건 뭘까? 램프인가?

“이제부터 제가 천천히 열부터 하나까지 숫자를 셀 겁니다. 그리고 다 끝나기 전에 당신은 깊고 편안한 잠에 빠져듭니다.” 캐시가 속으로 생각했다. ‘흥... 글쎄.’

“열, 아홉, 여덟, 일곱, 여섯, 다섯, ...”

캐시의 눈이 감기더니 다시 번쩍 떠졌다. 거봐. 이럴 줄 알았어. 그녀가 슬프게 한숨을 지었다. “미안해요. 아무래도 난 최면술에 잘 안 걸리나 봐요.”

수정이 그녀에게 웃음을 지어보였다. “아뇨, 잘 거리던데요.” 수정이 손을 뻗어 녹화중인 비디오카메라를 끄더니 테입을 되감으며 말했다.

캐시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잘 걸리다니 무슨 뜻이죠?”

“끝났어요. 다 잘 됐구요.”

“네? 아무것도 안 했잖아요. 열부터 거꾸로 숫자를 셋을 뿐이잖아요.”

“그래요? 그럼 제일 마지막에 기억나는 숫자가 뭐죠?”

캐시가 눈을 꿈벅이며 말했다. “어~ 다섯이었나...?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요? 난 하나까지 다 셌는데.”

“... 아~ 그렇군요. 어땠나요? 난 아무것도 달라진 걸 못 느끼겠는데.”

“정말요? 제가 알기로는 당신이 전에는 사장님이 당신을 안고 열정적으로 키스를 퍼부은 후 천천히 사랑하는 걸 좋아 하셨었죠.” 수정이 캐시의 의자 옆 침대 모서리에 앉으며 부드럽고 매혹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때요? 그분이 당신의 젖꼭지를 빨고 혀로 살살 튕기다가 천천히 내려가 당신의 음부에 키스하기 전에 혀로 당신의 입술을 벌리고는 당신의 혀를 빨지요. 그리고 점점 내려가 당신의 클리토리스에 가까워집니다. 마침내 그분의 혀가 당신의 가장 민감한 부분에 닿으면 당신은 자신도 모르게 움찔하며 신음을 토해내죠. 그분은 천천히 혀의 모든 부분을 사용해 당신의 민감한 공알을 핥으며 긴 손가락을 구멍에 넣고 쑤시기 시작하면...”

수정의 매혹적인 독백이 이어지자 캐시가 소리쳤다. “그만!”

그녀가 헐떡거렸다. 그녀의 젖꼭지는 블라우스 위로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하게 튀어 올라 있는 게 확연하게 드러났다. 그녀는 수정을 놀라움과 두려움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내게 무슨 짓을 한 거죠? 아주 어릴 적 우리 학교 킹카가 날 데리러 왔을 때 이후로 이렇게까지 흥분되고 야릇했던 적이 없는데!”

“제가 말씀드린 그대로일 뿐이에요. 직접 보세요.” 수정이 비디오카메라의 액정을 펼치고는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카메라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는 매우 작았지만 잘 들렸다.

“... 넷, 셋, 둘, 하나. 지금 당신은 깊고 편안한 잠에 빠져들었고 내 명령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습니다. 당신이 깨어나며 당신은 내가 한 말이나 당신이 잠에 빠져있었다는 것도 기억하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내가 지시한 것들은 내가 다시 당신을 최면에 들게 해서 바꾸지 않는 한 변하지 않고 남아있을 것입니다.” 화면 속에 수정이 잠시 말을 멈추었다.

“이제부터 성기씨를 만나기전 당신의 모든 성적인 경험들은 전생의 일로 여겨질 것입니다. 당신은 그것들을 생생하게 기억하겠지만 마치 남에게 일어났던 일들처럼 여기게 될 것입니다. 당신은 마치 첫 경험처럼 흥분되고 야릇한 새로운 성생활을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당신이 가졌던 성적 경험에서 오는 어떤 두려움이나 긴장감도 남아있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최면술에 관한 것은 전부 뻥이었다. 캐시에게 일어난 변화는 재구의 명령에 의해 수정이 만들어 놓은 것이었다.

캐시는 화면을 통해 수정이 손을 뻗어 자신의 오른쪽 젖가슴을 주무르며 손가락으로 급격히 단단해진 젖꼭지를 만지는 것을 보았다. 잠에서 깨어난 캐시는 놀라면서도 짐짓 화난 듯 말했다.

“어머, 이봐요!”

수정은 손가락으로 조용히 하라는 시늉을 하고는 다시 화면을 가리켰다. 화면속의 수정은 잠자는 캐시의 귀에 뭐라고 속삭였다. 그러더니 다시 큰소리로 말했다.

“이제 나는 하나부터 열까지 세겠습니다. 그리고 열이 되면 당신은 완전히 상쾌하고 편안한 상태에서 깨어날 것입니다. 하나...”

깨어난 캐시가 불평했다. “당신들을 믿어도 된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뭐라고 나한테 속삭인 거죠?”

“저희를 믿으셔도 돼요. 제가 일부러 카메라에 보이게 했잖아요. 하지만 비밀로 하려고 해요. 이건 제가 당신과 사장님께 드리는 작은 선물이에요. 만약 원치 않으신다면 다시 최면을 걸어 지워드리겠어요.”

“선물이라구요? 무슨 선물?”

“그러니까... 당신이 이 단어를 들으면...” 수정이 그녀에게 몸을 기대며 캐시의 귀에 속삭였다. 캐시는 몸을 떨더니 신음했고 생전처음 느껴보는 성적인 쾌감을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앉은 채로 몸을 부르르 떨었고 젖꼭지에 전해오는 야릇한 통증에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자신의 젖꼭지를 사정없이 비틀고 클리토리스를 꼬집으며 손가락으로 사정없이 자신의 보지를 쑤셨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녀는 수정의 얼굴을 잡아당겨 자신의 보지에 처박아야만 할 것 같았다. 그녀는 자신의 욕망을 주체하지 못할 지경이 되었고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순간 두려워졌다.

수정이 다시 속삭였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이 단어...”

캐시의 몸이 굳어지며 주체할 수 없는 오르가즘이 몰려왔다. 수정은 그녀가 의자에서 떨어지기 전에 부드럽게 침대에 눕히고는 여전히 엄청난 강도의 오르가즘에 몸을 떨고 있는 그녀를 부드럽게 안아 주었다. 그녀의 벌려진 입에서는 제대로 신음소리조차 나오지 않았고 어느 순간 겨우 막혔던 괴성을 내지를 수 있었다. 그리고는 다시 한 번 몸을 부르르 떨더니 마침내 진정되기 시작했다. 그녀는 겨우겨우 숨을 고르며 수정을 놀라움의 눈길로 바라보았다.

수정이 말했다. “당신이 결정하세요. 이 선물들을 지금이나 아니면 언제든 원하실 때 제거해 드릴 수 있어요, 아니면 다른 단어들로 바꿔 드릴 수도 있구요. 아니면 지금 그대로 간직하시고 사장님이나 아니면 누구든 원하시는 사람한테 알려주실래요? 하지만 당신도 그 말을 가볍게 누구에게나 알려주면 안 된다는데 동의하실거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아주 쉽게 당신을 지배할 수 있게 될 테니까요. 당신이 완전히 믿는 사람에게만 알려주세요.”

캐시가 여전히 놀란 눈으로 수정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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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는 성기가 방으로 돌아오기 직전에 돌아와서 샤워를 막 마쳤다. 다행히 캐시가 좀 전에 메가톤급 오르가즘을 경험했었기 때문에 저녁 식사에 아주 늦지는 않았다. 성기는 다소 의아했으나 자신의 여자 친구가 포르노 배우의 기억을 지우고 새롭게 태어나 성에 이제 막 눈을 뜬것 같은 처녀가 되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여자 친구의 훨씬 행복해 하는 태도에 흥분하고 있었다.

그들은 라스베이거스대로를 따라 걸어 올라가 헐리웃 식당으로 가기로 했다. 그들은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는 연신 촌스런 탄성을 지르며 실내 장식을 두리번거렸다. 그들은 즐겁고 다소 소란스럽게 저녁을 즐겼고 저녁을 마친 후 대로를 따라 관광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들은 시간을 기가 막히게 맞췄다. 거리 곳곳에서는 때마침 해적들의 전투나 엄청난 폭포쇼 같은 것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호텔 로비에 들어서자 수정이나 숙희처럼 팔팔한 사람들도 지쳐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다음 날을 기약하며 일찍 쉬기로 하고 각자의 방으로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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