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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녀 (妖女) - 12. 무 협
원저자진경룡 번역,각색천연자석
12. 마안 魔眼.
요화궁주가 한참 번민에 잠겨 있던 그때였다.
갑자기 시녀 한명이 들어와 아뢴다.
“아...아룁니다! 부...불마전주가 찾아왔습니다...뵙기를 청하옵니다...어찌
해야 할지...”
“......!”
퍼뜩 상체를 일으켰다.
“불마전주라고”
갑자기 뜨거운 물을 들이켠 듯한 기분이 들었다.
흥분되기도 하고 머리 속이 서늘해지는 듯한 기묘한 기분이다.
“......”
“어찌할까요 그냥 되돌아가라고 이를까요”
“...아니다...만나보도록 하겠다...이 방에서...간단히 차랑 먹을 것 좀 가져
오고...“
“알겠사옵니다...”
묘한 기분이다...
원래 정파 무림의 골수분자였던 저 여자를 길들인 것은 요화궁주인 자기
자신이라 해야 할 것인데...이제는 오히려 위축감을 느낄 정도다.
시녀들이 안내하는 대로 사뿐사뿐 들어와 날아갈 듯 화사하게 예를 갖추어
보인 ‘려화’가 자신이 권하는 대로 자리에 앉았고 뒤이어 시녀들이 차와
마른과실...견과 등을 내 왔다.
“......”
“......”
둘 사이엔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려화...그녀는 거의 언제라고나 해야 할 정도로 통상적인 보라색 궁장 차림의
모습이었다.
이에 반해 요화궁주는 화사하게 피어난 붉은 장미꽃 그 자체...도저히
50세에 가까운 나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육감적인 몸매에 화사한 얼굴...
요화궁주는 찻잔에 천천히 손을 가져갔다.
진귀한 청화백자로 된 찻잔...차 뚜껑을 보니 녹색으로 우러난 차 안에
푸른 목단 꽃이 피어나는 듯한 모습이 보였다.
엄선된 찻잎을 꽃 모양으로 묶어 거기에 더운 물을 부어 우려내면 찻잎이
펴지며 목단꽃 모양으로 변한다 해서 ‘녹목단(綠牧丹)’...이라고 불리는
진귀한 차였다.
“그래...무슨 일로 왔지”
“......”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시며 요화궁주가 물었다.
“몸은 괜찮으시옵니까...”
“......!”
역시 이 계집애는 대면하기 불편하다...울컥 무언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간신히 삭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덕분에...그 욕조 속에서 해 준 ‘추궁과혈’ 신묘하더군...내공도 조금 는 듯
하고 말이야...헌데, 고작 그런 것이나 물으려고 여기 온 건 아니겠지“
“......”
차가운 바람이 쌩쌩 부는 듯 한 태도였다.
“제가 뵙고자 한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기 때문이옵니다. 지난번의 은혜도
감사드릴 겸...불편하신 곳은 없는가...뵈올 겸해서 말이지요...“
“...이유 이유라...도대체 뭘까...사실...난 이제 더 이상 너와 대면하기
싫은데 말이지...“
까드득...주먹을 쥐었다 펴며 살벌하게 한 말이었다.
온 몸의 신경이 올올이 곤두서는 듯 하다.
상당한 자제력이 없었다면 요화궁주는 그야말로 폭발할 지경이다.
려화는 무엇인가 눈치 챘다는 듯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손을 들어 자신의 얼굴...정확히는 얼굴을 가리고 있는 면사에
가져갔다.
무슨...수작일까...
요화궁주는 내심 경계하며 하나하나 주시했다.
암암리에 공력을 돋워 몸을 보호하고 양 손을 아래로 늘어뜨려 언제라도
내 칠 수 있게 준비했다.
면사가 걷혔다.
“......!”
요화궁주의 눈이 휘둥그레 졌다.
마치 짙은 향수병을 갑자기 열고 방 안에 확 뿌린 듯 하다.
“너...너...”
부들부들...숨이 콱 막히며 손 하나 까딱할 수 없었다.
머리 속이 다 멍 하니 아득해 진다.
“역시 단순하시군요...설마 했는데 말이지요...오히려 제가 놀랐 답니다...
이렇게 쉽게 걸려드실 줄은...”
생긋 환하게 웃는 려화...폭발하듯 그녀의 아름다움이 퍼져 간다.
그러면서 천천히 감았던 눈이 뜨인다.
“헉...!”
눈...흰자위와 검은자위의 경계가 뚜렷하고 맑다...그러나, 그 뿐이 아니다.
자꾸만 빨려들 것 같은...아니 실제로 빨려들고 있는 느낌...공력을 돋워
심맥을 보호하려 해도 요지부동...도무지 진기가 모이질 않는다.
점차 혀까지 굳어 목소리조차 나오지 았았다.
우아 하게...려화는 앞에 놓인 차를 들어 음미하기 시작한다.
아!...가벼운 탄성이 려화의 입에서 흘러 나왔다.
“좋은 차군요...더구나 안에 찻잎이...꼭 꽃이 피어난 것 같네요...”
“녹목단이라고 하지...아주 귀하다곤 할 수 없지만, 정성이 많이 드는 거야...
향이 좋고 맛이 순해서 자주 애용하고 있지...“
“그렇군요...녹목단이라...”
어떻게 된 것일까...그녀 자신의 마음과는 달리 술술 이야기가 잘도 흘러
나온다.
한마디로 보이지 않는 끈에 조정당하는 꼭두각시 인형처럼...
“천녀도 알아봐야겠군요...맛이 정말 좋네요...”
생긋...미소까지 머금으며 차를 즐기는 그녀...요화궁주도 겉보기에는 자연
스럽게 이것저것 담소하며 차와 말린 과실을 들었다.
몇 차례 시녀들이 오고가며 시중을 들었지만 누구도 이상하다는 눈치를 챈
이는 없었다.
“자, 일어나시죠...저와 같이 가시기로 하셨죠”
“그러지...”
같이 가기로 했다고 내가 언제!...요화궁주는 피눈물을 흘리며 울고 싶었다.
덜덜...손끝이 떨렸다.
누구라도 좀 도와줘! 라고 외치고 싶었다.
하지만, 그 것은 말 뿐...사뿐사뿐 다가온 려화에게 오히려 마주 미소까지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그러고 보니 한번도 불마전주의 거처에 가 본적이 없었군...”
“작지만 아담하답니다...주인님...그러니까 대종사께서 거하시는 주 전과
붙어있어서 온천도 이용할 수 있지요...어떠신지요...“
”호오...그래 흐음...온천이라...악령궁 본전에 요 근래 가본 적이 없어서
온천은 오랜만인 걸“
재잘재잘...사이좋게 이야기 하는 둘을 바라보며 오히려 눈이 휘둥그레진
것은 요화궁과 불마전의 시녀들이다.
불마전 시녀들은 물론 요화궁 호위들과 측근 시녀들이 황급히 뒤를 따랐다.
요화궁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는 아담한 전각...불마전...
그렇게...한 걸음, 한 걸음...요화궁주는 맹수의 아가리에 발을 들여 넣었다.
사르륵...불마전 시녀들과 려화의 시중을 받아가며 요화궁주는 옷을 벗었다.
휘둥그레...전에 요화궁주를 치료할 때의 시녀들은 비교적 담담했지만 어린
신참 시녀들의 눈이 크게 떠지며 놀람으로 물들었다.
굴꺽...살짝 침을 삼키며 황홀한 듯...또는 부러운 듯 요화궁주의 무르익은
여체를 바라보았다.
따끔따끔...그 시선에 요화궁주가 살짝 흥분될 정도였다.
“자아...그만! 너희들은 됐으니까 이제 나가렴...밖에 대기하고 있는 요화궁
‘언니들’한테는 잠시 기다리라고 전해주고...“
“네...전주님!”
“실례하겠사옵니다...”
아직 어린 소녀들 이었지만 상큼한 신선미를 느끼게 하는 몸짓들이다.
더구나, 모두들 상당히 들뜨고 고무된 모습들이었다.
간간이 살짝 얼굴을 붉히며 묘하게 풀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좋은 아이들이에요...후후...그렇게 생각 안하시나요”
“......”
살짝 눈웃음을 치며 사랑스럽다는 듯 뒷걸음으로 나간 시녀들의 자취를
쫓으며 멍 하니 서있는 요화궁주에게 다가온 려화가 살며시 무르익은
젖가슴을 살짝 쳐들었다.
“...으...”
섬찟한 느낌이었다.
짜릿 하면서 근지러운 느낌...
“무...무슨 짓이지 그리고, 어...어떻게 나를...”
더듬더듬...있는 힘을 다해 입을 열었다.
알 수 없는 힘에 제압된 그녀...흡사 도살장에 잡혀온 암소처럼 무력하고
두렵기 이를 데 없었다.
“제 힘이 아니랍니다...바로 저의 주인님께로부터 받은 힘이지요...그리고,
궁주님께선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답니다...뭐, 생각 같아선 잡아먹고 싶어
지지만 말이지요...흐응, 아무튼 정말 아름다우세요...“
바짝 귓가에 대고 소곤소곤 속삭이며 풍만하기 이를 데 없는 젖가슴을 양
손으로 떠받들 듯 움켜 받쳐 올렸다.
“흐윽....”
급박한 신음이 요화궁주의 입에서 흘러 나왔다.
쿡쿡...려화는 야릇한 눈으로 그런 그녀를 흘겨보았다.
“고작 이 정도로 그렇게...역시 민감하시네요...”
부드럽게...손 안의 탄력을 즐기듯 감싸 쥐며 굴려 대었다.
매끌매끌 가득 탄력 넘치는 젖가슴의 감촉이 느껴진다.
“흐윽!...거...건방진...주...죽여 버리겠...흐악!...”
요화궁주가 이빨을 갈며 살기어린 말을 내 뱉다가 퍼득! 흰자를 데룩 굴리며
기겁하는 신음을 토했다.
짜륵!...려화가 요화궁주의 젖가슴을 살짝 쥐어짰기 때문이다.
퍼들퍼들...발끝을 돋우며 요화궁주가 쭈욱 고갯짓을 했다.
무시무시한 전율감이 가슴에서 허리를 타고 위 아래로 퍼졌기 때문이다.
“마음에 없는 소리 하지 마세요...그 보다 참 부럽네요...이 크기에 이런
탄력이라니...쿡쿡...”
“아으으...시...싫어...”
유륜과 젖꼭지가 또륵 발기하며 상큼하게 부풀어 올랐다.
금방이라도 하이얀 유액을 흘릴 듯 부푼 젖무덤을 약간은 장난스레
주물럭거리는 려화의 손길은 장난스러우면서도 신중하다.
천천히 움켜쥐었던 손길을 풀자 태앵! 잘 익은 하이얀 복숭아 빛의 젖가슴에
벌겋게 손자국이 드러나 보였다.
오르르 고개를 쳐든 연 보라빛 젖꼭지와 유륜은 톡 건드리면 터질 듯이
앙증맞게 성을 내고 있었다.
“하아아...제...젠장...나쁜...계집...”
“쿡쿡쿡...장난은 일단 이 정도로 하고...가실까요...궁주님...”
려화는 가볍게 요화궁주의 팔을 잡아끌었다.
단아한 내실의 한쪽...욕실로 통하는 입구로...
한발, 한발...그렇게 끌려들어가고 있었다.
(도...도와줘...제발...)
하지만, 요화궁주의 애타는 마음에도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