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온사인의 불빛이 밤하늘을 향해 화려한 손짓을 건네고 있는 안산역 부근의 동네.
그중 상가지역 도로옆에 위치한 조금 낡아보이는 건물 5층에서는 밤 10시가 가까워지는 시간임에도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다문화지원센터 어학강의실]
강의실안은 평일 꽤 늦은 시간인데도 붐비는 수강생들로 앉을자리가 없었다.
수강생들 대부분 아니 전부가 동남아 계열쪽 사람이었다. 소위 말하는 외국인근로자.
필리핀.네팔,베트남,방글라데시,파키스탄 등등 동남아 각지에서 모여든 이들은 낮에는
공장에서 노동을 하고 밤에는 이렇게 다문화지원센터를 찾아서 도움을 받고 있었다.
사실 이들에게 한국어 강의같은거 아무래도 좋았다.
다만 여기서 일단 수강시간을 채우고 끝날때 확인증만 받으면 각종 혜택이 주어지는 것이다.
교통카드라든지, 의료지원비, 생활비 같은 보조금을 준다고 한다.
어찌됐든 나는 활기찬 강의가 진행되는 이곳에
얼마 전 이화여대 복지학과를 졸업한 후 오게 되었다.
내 이름은 신주희 선천적으로 백옥 같은 피부와 관능미 넘치는 바디라인을 갖고 있는
나는 항상 밝은 웃음과 실력으로 수많은 여기 남자 수강생들을 확보하고 있다.
난 여기 설정에 맞게 이국적인 분위기가 흘러나오며 늘씬하게 뻗은 두 다리를 자랑하려는 듯
항상 짧은 스커트와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복장을 즐긴다.
여기서 수업을 할때면 나도 모르게 개방적인 기분을 느끼는것이다.
또한 이러한 나의 외모가 항상 만원을 이루는 강의시간을 뒷받침해주는
한 가지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여느 때처럼 강의에 열중하고 있는데 오늘따라 강의실안이 후덥지근 했다.
강의실안에 22명의 시커먼 사내들과 함께 있자니 숨이 턱막혀왔다.
속옷이 축축해질 정도로 식은땀을 흘리며 강의에 열중하고 있는데 맨 앞자리에 앉은
남자가 뚫어져라 쳐다보는것이다. 몇번 눈빛이 마주치고 난 겸염쩍어 얼른 시선을 피했다.
압둘 카자르. 국적은 방글라데시. 현재 나이 37세. 한국에 들어온지는 6년째.
그는 낮에는 프레스 공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사실 지금 불법체류자 신세였다. 3년전에 이미 체류기간이 넘었다.
하지만 그는 다시는 방글라데시로 가고 싶지않았다. 가족도 없었고 부모도 이미 죽었다.
공장일이 힘들긴 해도 방글라데시에서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게다가 여기는 돈과 휴무가
일정하다. 말이 안 통하긴 해도 방글라데시와 비교하면 한국은 천국같은곳이었다.
카자르는 어느정도 돈이 모이자 공장 기숙사를 나와 작은 방한칸도 마련했다.
경찰들 눈을 피할수 있는 꽤 한적한 공터에 위치한 집이었다.
그러다가 다문화지원센터 라는걸 알게되었다.
여기서는 불법체류자들이라 할지라도 인권보호 차원으로 돌봐준다고 들었다.
게다가 지원정착금까지 준다고 했다.
세계에서 이런 나라는 없을거라고 카자르는 속으로 비웃고 있었다.
예로 일본으로 같은날 갔던 친구놈은
지금 본국으로 강제소환되서 방글라에서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들은것이다.
그러다 지금 압둘 카자르는 생전 처음으로 젊은 한국여자에 반해있었다.
그동안 몇번 한국 창녀와 섹스를 한적도 있고 심지어 길가던 한국여자를 강간한적도 있다.
물론 여기 한국경찰들은 단속을 하지않는다는걸 잘알고 벌인짓이었다.
강간당한 한국년들도 웬만하면 신고 조차 하지 않았다.
몇번 재미가 들린적도 있었지만 그것도 그때뿐 이내 시들했었는데 뜻받에도 여기 지원센터에서
생전처음 자신이 품어보고 싶다고 느낀 여자를 발견할줄이야.
하얀 블라우스에 둔부의 윤곽이 아슬아슬하게 드러날 정도의 타이트한 스커트를 입고
시원한 가슴의 굴곡을 드러낸 채 화이트보드 앞에 서서 연신 텍스트를 읽어 나가는 이 한국여자
가는 아웃라인의 도톰한 입술, 짙은 눈썹과 맑은 눈동자, 고운 피부에 걸맞는 또렷한 이목구비의
배치 그 아래로 탐스러운 굴곡을 드러내며 고개를 한껏 쳐든 가슴선잘록한 허리와 꾹 누르면
자국이 남을 것만 같은 찰진 둔부와 아래를 향해 일직선으로 쭉 뻗은 두 다리.
어떤 남자라도 시선을 한 눈에 뺏을 만한 육감적인 여자라고 생각했다.
이 여자는 한국의 꽤 유명한 대학까지 나온 인텔리 여성이라고 들었는데 그점이 더욱 입맛을 돋게했다.
이런 한국년이 자기 배밑에 깔려서 신음하고 있는 상상만해도 자지가 불끈 솟아올랐다.
"이것 좀 건네주시겠어요? 여기서 건네준다는 말은..."
강의실을 울리는 또렷한 그녀의 목소리. 카자르뿐만 아니라 강의실안 모든 외국인노동자들이
그녀의 세련된 제스처와 탄력 넘치는 몸매에 정신을 놓고 있었다. 땀에 젖어 버린 블라우스
자락은 브래지어의 섹시한 라인을 드러낸 채 목덜미 아래쪽과 유방위로 착 달라붙어
그녀가 호흡을 들이키고 내 쉴 때마다 묵직한 융기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내가 강의를 이어가는 동안, 앞에서 내 몸짓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또렷한 눈빛으로 응시하고 있는 사내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그의 거친 눈빛은 아이보리 색 블라우스위로 탄탄하게 솟아 오른 내 젖가슴을 시작으로,
그 아래로 이어지는 아랫배와 둔덕,
스커트 아래로 엿보이는 쭉 뻗은 두 다리를 따라 바쁘게 움직였다.
책상에 펼쳐진 교재를 집어 들기 위해 내가 엉덩이를 뒤로 빼는 순간 노출 되는
탄력 있는 엉덩이에 사내는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자 오늘 한 내용은 꼭 집에서 직장에서 반복해서 하셔야 되요.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만 할까요?]
나는 짐짓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예정된 시간보다 5분 정도 일찍 강의를 끝마쳤다.
왠지 모르게 피곤하고 짜증이 나는 하루였다.
수강생들은 서로 인사를 마치고, 각자 귀가하는 발걸음들을 재촉했다.
어느덧 밤 10시 20분이 다 된 시간이다.
강의실을 나와 4층계단으로 내려오자 강의 시간 은근히 내 가슴에 시선을 두었던 사내가 우둑커니 서 있었다.
강의 시간 내내 얇은 스커트 위로 비치는 팬티라인 때문에 신경을 쓰게 만들던 바로 그 남자였다.
나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면 재빨리 옆으로 지나갔다.
그때 유독 시커먼 그의 얼굴이 사악한 웃음으로 번지는것 같은 기분이 들어 소름끼쳤다.
언제부턴인가 이 사내를 의식하고 있는 나였다.
그는 매번 내가 강의할때마다 맨 앞자리에서 내내 노골적으로 나의 한껏 고개 쳐든
두 가슴과 잘록한 허리, 그 아래로 멋지게 퍼져나간 둔부를 마음껏 훑어 내렸다.
그의 시선을 느끼고 있는 동안 강의가 어떻게 되는지도 모를 지경이었다.
어떻게 시작해서 어떻게 끝냈는지 정신없이 한 시간이 흘러갈뿐이었다.
목소리가 떨리고 발음을 할 때마다 톤도 훨씬 높고 가늘게 흘러 나왔었다.
4층 직원실에는 이미 모두 퇴근하고 없었다.
책상 정렬한 후 책을 에코팩 속에 집어넣었다. 오늘 하루 일과가 끝난 것이다.
그러다가 나는 문득 죄나 지은 것처럼 밖으로 살짝 고개를 내민 채 양쪽을 두리번거렸다.
벌써 불이꺼진 어두컴컴한 복도엔 아무런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