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화 (9/13)

[꼼짝마 경찰이다!]

김형사는 압둘 카자르의 판자집을 급습했다. 

낮잠을 자던 카자르는 손 쓸틈도없이 수갑을 차야만했다. 

[무슨 일이야?]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의 형사가 김형사가 투덜거리며 들어오자 묻는다. 

경찰서 안은 여느때보다 더 북적거렸다. 

[아 검사양반 뒤치닥거리나 하고있으니 원]

[왜? 무슨일인데?]

[신민아 검사일인데 작업 좀들어갔다가 왔습니다. 웬 불체자 방글라 튀기 한놈 엮어가지고 왔고요]

가죽 점퍼 차림에 김 형사가 대꾸했다. 

[하아 시발 지금 위에서 방배동사건 해결하라고 내려와서 바빠죽겠는데 ]

[그러게 말입니다. 검사가 까라면 까야지 뭐 힘없는 형사가 별수있나 ~]

짜증난다는듯이 의자에 털썩 앉으며 김형사는 신민아 검사에게 전화를 건다. 

[여보세요? 아 신민아 검사님 어제 말씀하신 그 동남아...아 예 지금 잡았구요.]

[네...네...보니까 이놈 불체자인데요. 신원도 확인안되고 사는곳도 일정치 않네요.]

[네...그렇죠 뭐...직접 취조하신다고요? 아 뭐 그러면 저야 편하죠. 그놈 지금 구치소에 있으니까...언제 오실건데요?]

[지금요? 네 알겠습니다. 근데 검사님 동생하고 이놈하고 무슨 일있으...]

신민아 검사로부터 일방적으로 전화가 뚝 끊긴다. 

[하아 고년 성질머리하고는]

핸드폰을 책상으로 툭 던지며 김형사는 입을 쓰라린다. 

"생긴건 이쁘장하게 생긴년이 싸가지없기는 쯧"

내가 구치소 면회실에서 단독으로 만났을 때 그는 히죽거리며 입가에 웃음을 물고 있었다. 

난 그의 떨떠름한 시선을 애써 외면하고 있었다. 

주희를 농락하던 자는 압둘 카자르 37세 방글라데시인이었다. 

외딴 나라에서 살아온 그가 여자를 제대로 안아볼 기회는 별로 없었을 것 같았다. 

그런 남자라면 얼마나 강렬한 성욕을 지녔을지 예상하고도 남을 일이었다. 

그렇게 내 동생을 농락하던 남자가 눈앞에 있다. 

[어떻게 된 거야? 이게 전부야?]

[나 몰라요 한국말 잘 몰라요]

순진한 표정으로 모르는척 해대는 그의 가식적인 얼굴을 한방 때려주고 싶었다. ?

[너 무슨 약 하는거지? 그지? 그걸로 한국 여자들 성폭행하고 다녔잖아!]

내가 분한김에 큰 목소리로 다그치자 그는 한 번 더 어깨를 으쓱할뿐이다. 

[한국여자 나 좋아해요. 둘다 좋아해요 성폭행 없어요]

[이 자식이 그래도...똑바로 말해. 몇 명이야?]

[한국여자 애인해요. 결혼해요]

[뭐 결혼?]

[지금 한국여자 애인 있어요 나중에 결혼 해요]

나는 어이가 없다는듯 고개를 좌우로 돌린다. 

[야 너 주희알지? 신주희]

[아...신주희]

카자르가 웃음을 터뜨렸다. 

[주희.. 결혼할 여자 내 여자에요]

[지금 농담해? 너같은놈이 어디서 감히...]

압둘카자르는 경찰보다 더높은 신분인 이 한국의 여검사가 왜 직접 구치소까지와서 자신에게 이렇게 화를 내는지 사실 이해를 못하고 있었다. 

불법체류자가 잡히면 보통은 강제출국당하거나

일자리가 있으면 보호단체에 연락해 억울한척만 하면 얼마든지 병신같은 한국인들이 보호를 해준다. 

경찰위에 기관이 직접 나설일은 없는것이다. 

근데 이 여검사 입에서 신주희라는 이름이 나오자 눈치빠르게 머리가 굴러갔다. 

완만한 커브를 그리는 가는 눈썹

온화한 느낌이 드는 홑겹눈시울

꼭 다문 사랑스러운 입가

그리고 전체의 조화를 부수지 않을 만한 높은 코

오똑한 콧날과 도톰한 입술

가늘고 선명한 턱선에 한눈에봐도 상당한 미녀.

그랬다. 

이 여검사 신주희와 꼭 닮았다. 

분명하다. 

이 여검사는 신주희와 친자매가 틀림 없었다. 

나이는 신주희보다 5살정도 더 많아 보였지만 주희보다 더욱 풍만하고 요염한 여체가 느껴졌다. 

피트한 라인의 크림색 정장스커트 표면으로

굴곡지게 드러나는 둥그스름한 힙라인이 걸음을 뗄 때마다 부드러운 푸딩처럼 출렁이며 요동친다. 

커다란 엉덩이를 어쩜 저렇게 예쁜 모양으로 유지할 수 있는 걸까.

힙 만큼은 주희보다 더 먹음직스러워보인다. 

그 언니에 그 동생이다. 

어쩌면?

지금 이 사태를 빠져나갈 한줄기 희망이 보인다고 카자르는 생각한다. 

자기를 바라보는 이 한국여자의 눈빛이 아주 미묘하게 흔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개처럼 킁킁 거리자 희미하게 발정난 폐로몬 냄새가 이 여자에게서 난다. 

신주희같은 년과 같은 핏줄이라면 이년도 보통은 아닐것이다. 

카자르는 씨익 웃는다. 

[너 신주희 어디서 덮쳤어?]

[나 몰라요 여기 사람 불러주세요]

압둘 카자르라는 이 동남아 남자가 슬쩍 명함을 내민다. 

명함에는 다문화 인권단체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다. 

사실 증거는 아무것도 없지 않는가?

게다가 난 검사라는 직위를 남용해 명분없이 그를 구치소에 잡아두고 있다. 

[아무튼 넌 이제 신주희 볼 생각 다시는 하지마! 너 신원파악되는데로 강제출국될꺼니까 그렇게 알고있어]

[검사님 나 증거있어요]

[증거?]

[증거 비디오 있어요 신주희 섹스한거 있어요]

[뭐 뭣...]

[흐흐흐 신주희 섹스 잘해요 같이 섹스 많이해요]

[이 이자식이 무슨말 하는거야...]

[히히히 내 자지 주희 보지 들어가요 신주희 보지 세게 물어요.]

[더러운입 닥치지 못해!]

[낄낄낄 신주희 검사님 동생? 동생보지 내 자지 많이많이 넣어요 비디오 있어요 크크]

카자르가 능글맞게 키득거리는 표정을 짓는다. 

넉살 좋게도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더 노골적인 얘기를 꺼내놓기 시작했다. 

[주희 엉덩이 뒤로해 보지물 많이 나와 주희 소리 많이 질러]

[개새끼...]

[주희보지 검사님 보지 똑같아?]

[야 !]

[크크크크크 검사님 보지 꼴려?]

[...비디오 어디있어?]

[흐흐흐]

[야 비디오 어디있냐고?]

[나 말안해요 풀어주면 말해요]

[개자식!]

내가 의자에서 일어나자 짝 걷어 올라간 치마 사이로 탱탱하면서도 육감적인 허벅지가 드러났다. 

카자르는 바지춤이 볼록해지면서 탄탄해졌다. 

빨갛게 흥분한 눈동자가 내 육체를 탐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나를 마음껏 유린할 것만 같은 표정이었다

한 마리의 야수가 먹이감을 앞에 놓고 군침을 흘리는 것과 흡사해 보였다. 

치골위로 적당히 살이 오른 그 부분의 탄력

그 표면이 씰룩거릴 때마다

엉덩이 계곡 속으로 먹혀 들어간 팽팽한 스커트 윤곽이 더욱 생생하게 남자를 자극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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