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와이프 최지은 네토라세 - 16
지은은 해가 뜨지도 않은 새벽 알람소리를 듣고 일어났다. 어제 하루 종일 진동기와 딜도 등을 넣고 있었고 밤에 남편과의 섹스도 격했기에 다리 사이에서 약간의 통증이 느껴졌다.
“으….”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그녀는 커다란 가슴과 보지를 그대로 내 놓은 채 침대에서 내려왔다. 더 자고 싶었지만 평소보다 3시간이나 일찍 출근하는 그녀였다.
‘그럴 일 없겠지만 혹시 그 USB 누가 건드리면 안 되니까….’
불 꺼진 사무실은 그녀에게 한숨을 내 쉬게 했다.
‘그래 누가 있을 리 없지.’
비밀번호를 눌러 문을 연 그녀가 사무실의 불을 켰다. 무언가 자신의 수치스런 행위가 담긴 USB가 사무실에 있는 것만으로 불안했기에 그녀는 빠르게 자신의 책상으로 가 서랍을 열었다. 마지막 서랍을 한 참 뒤지던 그녀는 작게 숨을 내 쉬었다.
“후….”
약속했던 대로 USB는 책상의 마지막 서랍에 들어 있었다. 안심을 한 그녀는 의자에 앉아 서류를 정리하다 말고 그냥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USB가 회사에 있는 거 자체가 불안했다.
‘집에 가서 완전히 파기해야겠다.’
첫 번째 서랍을 열어 이 대리에 대한 감사 메모를 적으려던 지은은 무언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뭐야 뭔가 이상한데?’
습관적으로 퇴근 전 정리하는 첫 번째 서랍 속 내용물들이 미묘하게 흩뜨려져 있었다.
‘기분 탓인가?’
이상한 기분이 들어 그녀는 두 번째 서랍 역시 열어보았다. 그곳 역시 무언가 미묘하게 흩뜨려진 느낌이었다.
‘뭐지? 주 사원이 내 다른 서랍도 뒤졌나?’
지은은 주 사원이 친절했던 통화와 다르게 자신을 배신한 게 아닌가 생각했다.
‘…….’
여러 메모를 적어 둔 A4용지가 잔뜩 들어있는 책꽂이도 여기저기 구겨진 곳이 보였다. 그녀는 항상 종이를 구겨지지 않게 사용했다.
‘주 사원이 내 책상을 뒤졌구나.’
그녀는 주 사원이 요즘 들어 김 부장과 밥을 종종 먹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주 사원이 내 책상을 왜? 굳이 협박한다면….’
생각해보니 앞뒤가 맞지 않았다. 한 참을 생각하던 그녀는 주 사원에게 전화를 걸려다 멈췄다. 그가 범인이라면 자기가 알아챈 사실을 알려줘서 좋을 것이 없었다.
‘저번에 도난 때문에 설치한 CCTV가 있었지….’
회사 자체적으로 설치한 CCTV가 멀리서 사무실을 비추고 있었다. 직원들 반대로 한 대밖에 설치하지 못했지만 주 사원이 책상을 어떻게 뒤졌는가는 증거로 남길 수 있을 것이었다.
회사 구석에 설치되어 있는 오래된 CCTV 기계는 사용한지 너무 오래되어 비밀번호도 가물가물했다. 모두가 마찬가지였는지 매뉴얼 안에 누가 비밀번호를 적어 둔 것이 보였고 지은은 메뉴얼을 보며 어설프게 CCTV를 조작했다. 어느정도 씨름을 한 후 지은은 자신이 떠난 후 야근을 하던 주 사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세 번째 서랍에 USB를 넣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그 다음이 문제였다.
“정말 세 번째 서랍만 열었네?”
지은은 어제 하루 종일 진동기를 넣고 있던 터라 자기의 기억이 잘못되었나 되짚었다.
‘희원 씨 미안. 의심했었네.’
숨을 내 쉰 그녀는 팔짱을 낀 채 자기가 요즘 많이 민감한 가 생각했다. 대충 16배속으로 다시 주 희원이 자기 책상을 다시 뒤지지 않을까 돌려보던 그녀는 갑작스럽게 화면에 등장한 사람을 보고 몸을 움찔했다.
‘뭐야?’
희원이 퇴근한 후 익숙한 남자가 사무실로 들어왔다. CCTV 속 김부장은 희원의 자리를 계속 뒤지다 별로 건질게 없었는지 지은의 자리를 뒤지기 시작했다. 책꽂이의 파일도 컴퓨터도, 모든 서랍도.
지은은 온몸의 신경이 거꾸로 서는 거 같은 느낌을 받았다. 식은땀이 양 손에 나고 날카로운 무언가가 신경을 긁어대는 거 같았다. 김 부장은 이내 자신의 세 번째 서랍을 뒤지다 무언가를 찾은 듯 물건을 들고 어디론가 향했다.
‘…USB를 찾았어.’
그녀는 숨이 멎을 거 같았다. 그가 좋은 목적으로 자신의 책상을 뒤질 리 없었다. 지은은 다리에 힘이 풀려 의자위에 풀썩 주저앉았다. 얼마 후 다시 돌아온 김 부장은 무언가를 지은의 세 번째 서랍에 다시 넣어두고는 사무실 불을 끄고 나갔다.
지은은 온몸의 신경이 얼음으로 만든 낚시 바늘로 긁히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온 몸에 오한이 들고 식은땀이 계속해서 흘러내렸다. 입 안이 바짝 마르고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
“…김 부장이 복사해 간 거 같아요.”
“…네?”
급하게 전할 말이 있다며 이른 시간 회사로 희원을 부른 지은은 평소와 다르게 거의 패닉 상태였다.
“아니 어떻게….”
“그 새끼가. 밤에 몰래 와서 제 자리 뒤졌어요. CCTV도 확인했고요.”
지은은 자신이 핸드폰으로 찍어둔 CCTV영상을 보여주었다.
“죄송합니다. 과장님. 제가….”
“…….”
둘 다 예측하지 못한 일이었다.
“거기에 어떤 영상들 들어있죠?”
“…다 들어있습니다.”
“제 집에서 한 거 까지도요? 액자 계약서 나온 것도? 회사 빠져나와서 모텔에서 계속 묶여 있던 것도요?”
“네….”
“후….”
지은은 희원 역시 자신만큼 패닉에 빠졌음을 깨달았다. 지은과 마찬가지로 그의 변태적인 모습도 수 없이 찍혀있었고 영상이 퍼지면 지금의 직장은 물론 업계 전체에 다시 돌아오기 힘들 수도 있었다.
“부장님에게는…연락이….”
“출근하면 무언가 말을 하겠죠.”
“아….”
어제까지만 해도 깨끗한 마무리라고 생각했었다. 두 명은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누군가 한 마디를 하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될 것이었다.
“일단은 김 부장이 아침에 와서 말 걸면 다시 이야기 할게요.”
“…알겠습니다. 과장님.”
**
지은과 희원은 하루 종일 온 몸이 긴장되어 일을 잘 하지 못했다. 무슨 말을 걸 거라고 생각했던 김 부장은 그냥 평소와 같이 지나갈 뿐이었다. 그 모습이 신경 쓰여 지은은 하루 종일 어쩌면 김 부장이 자신의 USB 안을 보지 않은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다.
‘말이 되니…. 지은아.’
현실을 도피하고 있는 자신을 보며 지은은 김 부장이 멀리서 지나가기만 해도 송곳으로 누군가가 불안회로를 찔러대는 거 같은 기분이었다.
“다들 퇴근해요.”
김 부장은 퇴근시간이 되어도 자리에 앉아 일을 했고. 지은은 김 부장과 둘이 이야기 하겠다며 희원을 퇴근시켰다. 김 부장은 지은과 둘이 남아있는데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업무에 집중해 있었다. 그녀는 불안감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에게 다가갔다.
“김 부장님.”
“무슨 일인가 최 과장?”
“저한테 할 말 없으세요?”
“무슨 할 말?”
쉽게 말하지 않는 그를 보며 지은은 더욱 심한 불안감을 느꼈다.
“어제 제 책상 뒤지셨잖아요.”
“무슨 소리인가?”
“발 뺌 하지 마세요. CCTV 확인 했으니까.”
“아, 오해 말게. 저번에 부탁한 그 서류. 야근하다 없어서 최 과장 책상에서 찾은 거뿐이니까.”
“…….”
짜증나는 인간. 지은은 그와의 대화를 그만두고 돌아서려다 다시 말을 내뱉었다.
“제 USB 보셨잖아요. 김 부장님.”
“봤지, 근데 서류 목록은 없는 거 같아서 다시 놔두었네. 무슨 문제 있나?”
“…….”
지은은 그의 옆 책상에 손을 올린 뒤 얼굴을 찡그렸다.
“김 부장님. 안에 영상 어디로 복사하셨어요?”
“무슨 영상?”
“발뺌 하지 마시고요.”
“증거 있나?”
“CCTV 확인 했다고요.”
“그건 그냥 서류를 찾으려고 했을 뿐이네.”
‘아 시발새끼.’
지은은 오랫동안 하지 않았던 욕설을 속으로 내뱉었다. 김 부장의 검은 속셈이 무엇인지 알 지 못했지만 무언가 안 좋은 일에 쓸 것임에는 틀림없었다. 아마 영상을 미끼로 계속해서 이런 식으로 나올 것이었다.
“원하는 걸 말해보세요.”
“갑자기 무슨 소리인가?”
“모르는 척 하지 마시고요. 보신 거 다 알아요. 미친 년 하나 탄생하시는 거 보고 싶으세요?”
“흠….”
김 부장은 모니터에서 눈을 때고는 그녀를 바라봤다. 그 행동이 너무 소름끼쳐 지은은 자기도 모르게 몇 발자국 물러 설 뻔 했다.
“아직 어디에 쓸 지 결정 안했으니 좀 기다리게.”
“…네?”
“모처럼 좋은 걸 찾았으니 그걸로 자네를 좀 이용하건 주 사원을 이용하건 아니면 자내 남편을 협박하건 뭐 어디 쓸지 아직 생각 안했으니 좀 기다리라고. 아 하나 확실한 건 있지. 자네가 이제 이쪽 업계에 있는 한 내 부탁은 대부분 들어 줄 거라는 거.”
“…아니 이….”
“우연히 얻은 거긴 하지만 자네 이 업계에 오래 몸담을 거 같으니 나도 좀 오래 가지고 있으면 좋지 않겠나? 안 그런가 최 지은 과장?”
“이…개새끼가.”
지은은 생전 처음으로 직장 상사에게 욕설을 했다. 김 부장은 허허 웃고는 말했다.
“돌아가게. 뭐 대단한 일 있다고 성질인가. 아무튼 난 자네 서랍에서 서류만 찾아 봤을 뿐이니 떳떳한 USB 라면 뭐 검찰 가서 내용 까고 고소하던가 알아서 하게. 물론 나도 가만히 있지는 않겠지만….”
**
희원은 지은의 부탁으로 USB에 관한 사실을 남편에게 알리지 않았다. 속옷 차림으로 침대에 누운 지은의 커다란 가슴을 재호가 주기적으로 주물렀다.
“자기야, 오늘은 흥이 안 나?”
“…미안. 그런 게 아니라 자기야….”
“무슨 일 있어?”
지은은 차마 모든 부끄러운 부분을 드러낸 채 굴욕적인 암캐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자신의 사진과 영상이 김 부장에게 모두 넘어갔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남편이 얼마나 걱정을 할 지 몰랐고 그가 김부장과 만나면 어떤 일이 발생할 지 알 수 없었다.
“아니야 그냥….”
“말해봐 자기야. 나도 항상 무슨 일 있으면 자기한테 말 했었잖아.”
오늘따라 귀신처럼 물어오는 남편의 모습에 지은은 계속해서 머뭇거렸다. 한동안 가슴을 애무 당하던 그녀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김 부장 말인데….”
“김 부장?”
“어… 그러니까.”
“김 부장이 왜?”
지은은 말문을 열자마자 양 손 안에 식은땀이 가득 흐르는 것을 느꼈다. 다시 생각해도 그에게 사실대로 말하면 일만 더 꼬일 거 같았다.
“예전에 자기가…나랑 김 부장이랑 하는 거 보고 싶다고 하지 않았어?”
“자기가 싫다고 해서 그 다음부터는 말 안했잖아.”
“응, 그런데 내가. 이제는 희원이랑 관계도 끊었고. 여러 명이랑 관계도 하다보니까 김 부장이랑도 할 수 있을 거 같기도 해서….”
“자기야. 굳이 무리 안 해도 돼.”
“…….”
아내가 김부장을 얼마나 싫어하는 지 알고 있는 재호였다. 그는 아내의 입에 입술을 맞추며 그녀의 가슴을 부드럽게 애무했다.
“김 부장이랑 사이 안 좋아서 프로젝트 하다가 종종 깨지는 일이 있었잖아.”
“응 그랬지.”
“근데 내가 꼬시면 자기도 좋고, 회사에도 좋고, 그리고 혹시 희원이가 협박하면 김 부장 이용해서 같이 압력 넣을 수 있으니까….”
“거기까지 생각한 거야?”
“응…. 자기 내가 김 부장이랑 하는 거 생각하면 많이 흥분되지?”
“장난 아니지. 자기야.”
“그럼 하자. 우리 늙기 전에 추억 많이 만들어야지 언제까지 젊은 몸은 아니잖아. 나도 좀 재미있는 거 같기도 하고.”
재호는 절대 허락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아내가 바뀐 모습에 묘한 흥분감을 느꼈다.
“김 부장이 넘어올까?”
“내가 꼬셔서 안 넘어 온 남자 있었나?”
“그건 그렇지….”
재호는 스스로 김부장을 꼬시고 네토라세 플레이를 하겠다는 아내의 말에 너무나 커다란 흥분감을 느꼈다. 앙숙이라고 할 수 있는 김 부장에게 박히며 신음을 흘러대는 그녀의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너무 자극적이었다.
**
“김부장님. 저랑 잘래요?”
지은의 돌 직구에 김 부장은 별로 시간을 들이지 않고 대답했다.
“싫네.”
“…네?”
“내가 뭣 하러. 자네 나랑 자는 거 찍어서 같이 협박하려는 거 아닌가?”
“아니….”
“여자랑 자는 게 뭐가 대수라고. 그냥 가만히 있으면 업계에서 잘 나가게 될 여자가 앞으로 내 명령만 들을 텐데, 돈으로 따져도 엄청난데 내가 그거에 응하겠나?”
컴퓨터 업무에 익숙하지 않은 중년임에도 과장까지 오른 것은 이유가 있었다. 지은은 점점 어지러워 지는 자신의 머리를 부여잡아야 했다.
“김부장님이 원하는 대로 해 드릴게요.”
“웬만한 건 업소 년들이랑 다 해봤네. 그리고 자네는 당첨이 확실한 복권을 버리나? 자네의 그 콧대 높은 모습도 보기 싫으니 당장 가게.”
그녀는 영상을 이용해서 평생 자신을 괴롭힐 김부장을 생각하니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녀뿐만 아니라 자신의 요청에 의해 플을 해 주었던 희원역시 그의 부탁을 거절 할 수 없을 것이며 액자의 굴욕적인 서명은 물론 남편의 이야기도 다수 담겨 있기에 남편까지 피해가 갈 것이었다.
하루 종일 신경이 곤두 선 채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은 지은은 며칠 간 잠을 자지 못했다. 삼일 째 되는 날 수면 유도제를 처방 받아 간신히 잠을 이루고 온 지은이 홀로 남아 있는 김부장에게 다가갔다.
지은은 자신의 인생 뿐만 아니라 희원과 남편의 인생에 까지 너무 큰 죄를 지었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자존심이 문제가 아니었다. 자신이 만든 문제는 자신이 어떻게든 해결 해야했다. 무슨 댓가를 치루든.
그의 앞에서 무릎을 꿇은 그녀가 간곡하게 부탁했다.
“김부장님. 부탁드려요. 제가 그간 잘못 했습니다. 부디 저랑 자고 기분 풀어주세요.”
평생에서 가장 큰 수치감을 느끼며 그녀는 김부장의 앞에서 양 손을 모은 채 머리를 조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