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7화 (17/20)

17. 와이프 최지은 네토라세 - 17

 김 부장의 앞에 정장치마를 입은 채 무릎을 꿇은 지은의 모습은 직장 내의 권력구도가 어떻게 확정 되었는지 선명하게 말해주었다.

 “일어나게 최 과장. 내가 무슨 협박하는 거 같지 않은가.”

 “김 부장님. 제가 그간 잘못했어요. 원하는 바 있으시면 뭐든 말씀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일어나서 옆에 앉게.”

 “…네.”

 “솔직히 난 자네에게 뭔가를 요구할 게 없네. 이대로만 있으면 자네도, 주 사원도, 자네 남편도 영원히 내 말을 들을 텐데 내가 뭘 요구하겠나?”

 “…….”

 김 부장의 말을 들은 지은은 그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깨달았다. 자신은 어떤 위험부담도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거였다.

 “자네도 알지 않나, 내가 다른 업체 사람들이랑 어떤 식으로 영업하는지. 이미 여러 여자들이랑 해볼 거 다 해봤네, 굳이 자네랑 하룻밤 자서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는 없지. 그리고 자네 말대로 자네랑 잤다고 치자고. 남편이 날 고소하면 그건 또 어떻게 하라는 건가?”

 “제 남편하고도 합의가 된….”

 “난 구두 약속은 믿지 않네. 자네가 그 하고 그런 약속을 했다는 것도 믿지 않고.”

 “…….”

 지은은 잠시 자신들도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려다 그만 두었다. 어설픈 협박은 이미 빠져나갈 곳을 여러 개 파둔 그에게 통하지 않을 것이었고 오히려 심기를 건드려 더 나쁜 상황을 만들 수 있었다. 그녀는 개미지옥에 빠져 들어온 기분을 느끼며 심한 불안감을 느꼈다.

 “돌아가게. 말했다시피 나에게는 지금이 최상이네, 제안은 원하는 게 있는 사람이 하는 거지. 자네 회사 제안서는 기가 막힌데 이런 쪽 제안은 엉망이군. 서로 알지 않나. 뭔가를 요구하려거든 상대방이 혹할 뭔가를 가져와야지. 다음번에 무언가를 제안하러 올 땐 무릎 꿇은 거 이상의 진심을 직접 보여주게나.”

** 

 “이 대리님, 솔직하게 말해 보시죠.”

 주 사원은 재호와 술을 한 잔 하며 속에 들어있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저는 완-전 뼛속까지 변태입니다. 저번에 보셨잖아요? 암캐들한테 매일 아침저녁으로 굴욕적인 사진 요구하고 주말마다 여자들 거꾸로 매달아놓고 걔내들 지배하는 감각으로 흥분하는 게 저라고요. 제가 소장한 영상들도 대리님에게 솔직히 다 보여드렸잖습니까?”

 “…그렇지.”

 “대리님도 뭔가 있으신 거 같은데, 확실히 이야기 하시죠. 제 꺼만 다 가져가실 겁니까? 혹시 제가 상담해드릴 일도 있을 거고요. 이 쪽은 제가 전문가 아닙니까?”

 말하기 껄끄러운 주제였지만 요즘 들어 고민하고 있는 문제였기에 재호는 취기가 올라오자 자기도 모르게 입을 땠다.

 “내 이야기는 좀 그렇고 내 친구가 고민하는 문제인데….”

 “진짜 친한 친구 인가보군요.”

 “그렇네, 그런데 그 친구가 약간 부인한테 호구 잡히는 걸 성적으로 좋아하는 친구더군.”

 “그렇군요. 이쪽 업계에서는 네토라세라고 하는데….”

 “잘 아는군?”

 “전문가라고 했잖습니까. 대리님.”

 재호의 비워진 술잔을 다시 채운 이 대리가 술 몇 병을 더 주문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요즘 아내가 정말로 원하는 거 다 들어 줄 테니 뭐든 말하라고 한다더라고. 문제는… 그 친구가 생각하는 내용이 너무 사회적 도덕관념에 벗어낸 내용이라. 아내한테는 죽어도 말 못 하겠다더군.”

 “…그렇습니까? 하긴 저도 제가 이런 사람이라는 거 말하는 건 대리님이 처음입니다. 그래서 친구 분 생각하는 게 뭐랍니까?”

 “그 친구는 아내가 자기를 사랑하길 바라지만, 동시에 경멸조로 쳐다봐주기를 말하더군. 돈 버는 기계로 봐 주길 바라고 성행위도 겨우 애원해야 한 번 대주는….”

 “뭐 이상한 건 아닙니다. 대부분 남들에게 말하지 못할 이야기를 품고 사는걸요. 그래서 그 분이 꿈꾸는 건 그게 다랍니까?”

 “거기에…. 아내가 자신이 싫어하는 남성에게 완전히 굴복해서 완벽하게 창녀처럼 변해버렸으면 좋겠다고 하더구먼. 남편으로서의 권리는 하나도 챙기지 못하고 비하당하며 겨우 관계만 유지해주는…. 그런 걸 자주 생각한다는구먼. 이런, 내가 친구 이야기를 너무 많이 했군.”

 “아닙니다. 대리님. 한 잔 더 하시죠.”

 “가끔은 자신의 아내의 권리를 완전히 넘겨주는 생각까지 한다고 하네. 그가 아내를 사랑하기에 이야기는 못하고 있다고 하더구먼.”

 “이해합니다. 대리님.”

 마음속에 있는 말들을 털어낸 듯 이 대리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속이 안 좋군. 잠시 화장실 좀 갔다 오겠네.”

 재호가 화장실로 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희원이 안 주머니에서 녹음기를 꺼냈다. 녹음이 잘 되었는지 슬쩍 확인한 그가 다시 녹음버튼을 누르고 주머니에 넣었다. 희원은 입술이 바짝 마르는 지 차가운 물을 연신 들이켰다.

**

 며칠 간 아무런 의사도 표현하지 않는 김 부장의 태도에 지은은 수면유도제가 아니면 잠을 자지 못했다. 다음에 제안을 하러 올 때는 무릎 꿇은 거 이상의 진심을 보여주라던 김 부장의 말이 떠올랐다.

 “개새끼. 무릎도 꿇고 잠자리까지 해 달라고 애원했는데….”

 그녀는 김부장을 죽이고 시체를 매장하는 시나리오까지 생각했다. 실제로 그런 일은 하지 않겠지만 지금 느끼는 불안감이 너무 심했기에 온갖 상상이 다 떠올랐다. 지은은 며칠 간 더 하드한 플을 하고 싶다고 재호에게 이야기해야 했다. 그가 원하는 건 아마 그간 겪었을 자신에 대한 복수 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철저하게 짓밟혀서 자신의 자존심을 가루로 만드는 정도가 되어야 그가 만족할 것이었다. 업무로든 성적으로든.

 지은은 너무나 비참한 기분이 들어 편의점으로 향했다. 처음으로 소주를 사 회사로 가지고 왔다. 그녀는 안주도 없이 술을 들이켰다. 퇴근한 회사 내에서 홀로 소주를 홀짝이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도 싫었다.

 ‘지은아 네 성향은 스위치라고 들었잖아. 오늘 하루만 더 미친년이 되자. 남편도 지키고 가정도 지키고 희원씨도 지키고….’

 술을 너무 많이 마시면 이상한 짓을 할지도 몰랐기에 몇 모금 마시고 모두 탕비실 싱크대에 부어넣은 그녀가 천천히 야근중인 부장의 사무실로 다가갔다.

 “김 부장님….”

 그의 사무실에 직접 찾아와야 한다는 거 자체로 자존심이 잘게 찢어지는 느낌이었다.

 “무슨 일인가 최 과장.”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그의 태도에 지은은 너무나도 화가 났다. 꿇으려면 알아서 땅 끝까지 꿇으라는 이야기였다. 그녀는 그의 앞에서 또 다시 무릎을 꿇었다.

 “무릎 꿇은 거만으로는 진심이 잘 안 전해진다고 했던 거 같은데….”

 김부장의 말에 지은은 치욕스럽게 얼굴을 붉혔다. 그녀는 김 부장의 앞에서 무릎 꿇은 채 땅에 머리를 박고 말했다.

 “이제 다시는 거슬리게 하지 않겠습니다. 부장님.”

 무릎 꿇고 완전히 바닥에 머리를 박은 채 말하는 지은의 모습에도 김 부장은 힐끗 바라 볼 뿐 자신의 업무를 계속했다.

 “태도는 마음에 드는데 복장이 너무 두꺼운 거 같군.”

 치욕적인 모습에도 김 부장은 요지부동이었다. 지은은 그의 말에 너무 심한 수치감을 느꼈다. 그럼에도 자신이 처리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한 몸만 버리면 해결 될 일이었다. 김부장의 말에 굴욕감과 강한 수치감을 느끼면서도 그녀는 천천히 겉옷을 벗었다.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고 업신여기는 김 부장의 앞에서 정장 치마와 블라우스를 벗은 그녀가 굴욕적으로 겉옷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커다란 가슴을 감싸는 브래지어와 얇은 팬티만을 입은 그녀가 김부장의 앞에서 속옷만 입은 채로 큰 절을 했다.

 “부장님, 정말 다시는 대들지 않겠습니다.”

 커다란 양 가슴이 바닥에 밀착되어 찌그러지며 몸의 양 옆으로 심하게 삐져나왔다. 가슴과 엉덩이 골이 다 드러난 속옷 차림으로 애원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부장이 하고 있던 업무를 잠시 멈추었다.

 “그렇게 천박한 차림으로 애원하면 안 부끄럽나 최 과장?”

 “부, 부디 부탁드립니다. 부장님께 그간 했던 행동들 정말 반성하고 있어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무릎 꿇고 비는 거예요. 부디 저하고 잠자리를 같이 해 주세요.”

 웨이브진 머리를 바닥에 흐트러뜨리며 속옷 차림으로 큰 절을 한 채 애원하는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도 자극적이었다. 김 부장은 들어갈 대가 들어가고 나올 대가 나온 그녀의 아름다운 몸매를 바로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었다. 항상 가슴이 큰 년이라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직접 벗겨놓은 모습은 가슴 수술 좀 했다는 여자들보다 더 크고 자극적이었다.

 “뭐 태도는 마음에 드는데, 아직도 자존심은 좀 입고 있는 거 같군. 자존심만 좀 내려놓으면 이야기를 들어는 줄 수 있네만….”

 김 부장의 말에 그녀는 온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버티기 힘든 수치심과 굴욕감이 그녀의 온 몸을 부셔버릴 듯 때려댔다.

 “싫은가? 그럼 가 보게.”

 “아, 아니에요 부장님. 제가 아직도 부장님 앞에서 자존심 부리고 있었던 거 같아요. 죄, 죄송합니다.”

 결국 그녀는 그가 보는 앞에서 브래지어의 끈을 풀고 커다란 가슴과 부끄러운 유륜은 물론 발기되어 있는 양 유두까지 모두 보여주었다. 팬티마저 아래로 내려 한 쪽 발목에 걸쳐놓은 그녀가 마지막 자존심이던 보지와 클리토리스까지 모두 드러냈다. 너무나 강한 수치감과 굴욕감에 그녀는 눈물을 글썽였다. 그럼에도 그녀는 김부장의 앞에서 모든 부끄러운 부분을 내 보인 채 무릎 꿇고 머리를 바닥에 박았다.

 “부, 부장님. 부끄러운 곳을 다 드러낸 제 진심입니다. 부디 그만 괴롭혀주세요. 매일 잠도 못 자고서 이틀에 한 번씩 수면유도제로 잠을 청하고 있어요. 불안감이 너무 심해요. 원하는 거 말만 하시면 다 따를게요. 부장님 제발 부탁드립니다. 원하시는 대로 자존심 하나도 없는 모습으로 이렇게 부탁드립니다. 이제 그만 용서해주세요….” 

 지은의 자존심을 완벽하게 짓밟은 김 부장은 슬쩍 눈을 돌려 굴욕적인 모습을 애원하는 그녀의 변태적이고 수치스런 행위를 지켜보았다.

 “그래, 뭐 태도는 된 거 같고. 평소 최 과장 실력다운 좋은 제안은 가지고 왔나?”

 알아서 딜을 하라는 그의 목소리에 지은은 커다란 수치심을 느꼈다.

 “아, 아침저녁 언제든 과장님이 원하시면 잠자리를 같이 할게요. 또한 낮 시간에 서, 성욕이 쌓이시면 제가 풀어드릴게요. 가, 가슴이든 입이든 아래든 원하시는 대로 사용하시면 됩니다. 보셨던 영상들보다 더 강한 요구도 받아들일게요. 자존심 다 내려놓고…. 물론 여, 영상이나 사진도 원하는 데로 찍으셔도 되고 절대 거부하지 않겠습니다. 부디 제 몸을 원하는대로 이용해 주시고 영상을 대가로 원하시는 바 말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어떤 사진도 거부하지 않겠다고?”

 “네, 어떤 사진이나 영상 촬영도 거부하지 않을게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자네가 그렇게 까지 애원하니 마음이 변할 것도 같긴 한데, 좋네 그럼 지금 시험을 좀 해봐도 되겠는가?”

 “네….”

 지은의 얼굴과 커다란 양 가슴. 얇은 허리와 보지와 허벅지와 발끝까지 천천히 훑어본 김 부장이 말했다.

 “자네를 다른 영업 처에 영업용으로 보내도 되고 업소 접대비용 대신 다른 회사 임원들 휴가 갈 때마다 자네 붙여서 계속 돌리는 용도로 써도 되네. 창녀보다 더 화끈하게 접대도 해 줄 테고 말이야.”

 “…김 부장님. 제발….”

 “그런데 오늘 자네가 자존심 꿇고 말하는 모습 보니 다시 한 번 생각해 줄 정도는 될 거 같은데. 그래도 자네 약점은 몇 개 더 잡아놔야 내가 편하지 않겠는가?”

 “뭐든 다 한다고 했던가?”

 “네, 부장님….”

 “알아서 기어오게.”

 지은은 부끄러운 곳을 모두 드러낸 채 개처럼 알몸으로 엉금엉금 기었다. 자신이 일하는 사무실 입구에서 그녀는 양 젖가슴과 보지를 모두 드러낸 채 계속 기어야 했다. 김 부장은 그녀에게 남편의 책상에 다리를 벌리고 앉으라고 했다. 지은은 남편의 책상 위에 다리를 벌린 채 가장 증오하는 김 부장에게 양 젖가슴은 물론 항문과 보지까지 보여주었다.

 “내가 그냥 최 과장하고 뭔가를 하자고 하면 내가 덤탱이 쓸 수 있지. 그런데 자네 남편이 나한테 부탁하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김 부장은 품에서 녹음기 하나를 꺼내 그녀의 대음순 사이를 문질렀다. 차가운 금속에 보지구멍이 강제로 애무당하며 지은은 버티기 힘든 수치감을 느꼈다.

 “잘 들어보게나.”

 녹음기를 틀자 희원과 대화 중인 남편의 목소리가 들렸다. 

 (생각하는 내용이 너무 사회적 도덕관념에 벗어낸 내용이라. 아내한테는 죽어도 말 못 하겠다더군.)

 (아내가 자기를 사랑하길 바라지만, 동시에 경멸조로 쳐다봐주기를 말하더군. 돈 버는 기계로 봐 주길 바라고 성행위도 겨우 애원해야…)

 (아내가 자신이 싫어하는 남성에게 완전히 굴복해서 완벽하게 창녀처럼 변해버렸으면 좋겠다고 하더구만. 남편으로서의 권리는 하나도 챙기지 못하고 비하당하며 겨우 관계만 유지해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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