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화 (3/25)

‘이런 사진을 주고받을 정도라면... 틀림없이 뭔가 더 있을 거야...’

그런 생각이 드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나는 그날 밤 와이프가 깊이 잠든 것을 확인하고 그녀의 노트북을 끄집어냈다.

그리고 거실로 나가 불도 켜지 않은 채 노트북을 열었다.

와이프의 노트북은 로그인 암호가 잠겨 있었다.

나는 그것을 보자 오히려 확신이 갔다.

남에게 보여주기 싫은 그 무엇을 감추어놓지 않은 다음에야 암호가 왜 필요한가 말이다.

나는 평소 아내가 즐겨 쓰는 암호를 계속해서 입력해 보았다.

아내의 생년월일... 통장 비밀번호... 집 현관 비밀번호... 등등

그러나 아무 것도 맞지 않았다.

계속해서 이것저것 암호를 입력해 보다가...

나는 문득 단어 하나를 떠올렸다.

남자가 와이프를 부르는 이름... 걸레보지...

나는 한글 ‘걸레보지’를 영어 자판으로 변환해 입력해 보았다.

그러자 헛웃음이 나왔다.

화면이 열렸던 것이다.

와이프는 자신의 컴퓨터 암호를 ‘걸레보지’로 설정해 놓았다!!!

어이가 없었다.

그 뒤로는 식은 죽 먹기였다.

몇 번인가의 클릭 끝에 나는 와이프가 숨겨 놓은 사진들을 쉽게 찾아낼 수 있었다.

‘세상에... 이런 걸레년이...’

놀라운 일이었다.

와이프의 컴퓨터 안에는 상상을 초월한 많은 자료들이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었다.

한두 남자가 아니었다.

사진은 수백 장에 달했다. 남자가 찍어준 듯, 보지를 벌리고 있거나 후배위를 하는 모습... 질액을 흥건히 흘리고 있는 모습도 있었다.

야노 사진도 대량 섞여 있었다. 바로 내가 사는 아파트 어린이 공원에서 찍은 것이 분명한 것도 섞여 있었다.

그리고 동영상...

와이프가 깰까봐 볼륨을 죽여 놓았지만 남자의 밑에 깔려 발버둥치는 모습... 요란한 교성을 내지르는 표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남자의 위에 올라타 허리를 비틀며 엉덩이를 들썩이는 와입...

개처럼 엎드린 채 뒤에서 남자의 강한 펌핑에 자지러지는 모습...

남자의 정액을 꿀꺽꿀꺽 삼키며 윙크까지 해대는 요부의 모습...

한편으로는 다른 여자의 보지를 게걸스럽게 빨고 있는 사진도 있었다.

다른 여자에게 보지를 빨리우며 몸부림치는 사진도 있었다.

이른바 레즈플... 기가 찰 노릇이었다.

그러다가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어느 모텔 방인 듯 싶은데... 와이프가 안대를 한 채 무릎 꿇고 앉아 있었다. 목에는 개목걸이를 착용하고... 가슴과 배에는 ‘저는 개걸레입니다’ ‘주인님의 노예입니다’ ‘저를 능욕해 주세요’ 등등의 낙서가 어지럽게 쓰여 있었다.

‘이런... 완전히... 하참... 미치겠군...’

나는 어이가 없었다.

짐작은 했지만 이 정도까지일 줄은 솔직히 몰랐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입안이 마르고 자지가 불끈거렸다.

미칠 듯한 성욕이 아랫배를 뜨겁게 달구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와이프의 걸레 보지에 내 성난 자지를 쑤셔 박아야 견딜 것만 같았다.

어쩌면 아내는 이런 것들을 열어보며 자위를 했는지도 몰랐다.

그렇다면 진동기나 딜도도 필요 없을지 몰랐다.

이런 적나라한 사진이며 동영상을 보며 보지를 문지르는 것만으로도 와이프는 충분히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나는 와장하드에 와이프의 모든 자료를 복사해 옮겼다.

그리고는 조용히 노트북을 원위치 시켰다.

그리고는 배고픈 사자처럼... 거칠게 달려들어 자고 있는 와이프의 다리를 벌렸다.

“야, 왜 이래... 피곤해 죽겠단 말이야!”

와이프가 버럭 역정을 냈지만... 이미 성날 대로 성난 내 자지가 가만두지 않았다.

나는 처음으로 와이프를 강간하다시피 거칠게 다루며 내 성난 자지를 쑤셔 박았다.

“이 변태 새끼! 이것도 강간이라는 거 몰라?”

와이프가 밀쳐내며 그악스럽게 구는 것이 더 자극이 되었다.

나는 기어이 와이프의 보지 속에 격렬한 사출을 하고 말았다.

“오늘은 뭐할 거야?”

“뭐하긴 뭐해. 애들 봐야지...”

“모처럼 점심이나 같이 할까? 회사 근방에 아주 맛있는 대구탕 집이 생겼는데... 애들 친정에 맡기고 잠깐 나오지 그래?”

“아참... 내 정신좀 봐. 오늘 경림이 오기로 했는데... 경림이 알지? 걔가 점심 먹자고 찾아온댔는데... 너 아녔음 깜박할 뻔했네... 고마워...”

“그래? 그렇담 할 수 없지 뭐...”

경림이는 얼어 죽을 경림이... 나는 코웃음쳤다.

남자를 만나기로 했으니 남편과의 모처럼의 외식도 의미가 없겠지... 나는 돌아선 채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씨발년... 넌 이제 내 손바닥 안에 있어...’

퇴근하고 집에 돌아가자 와이프는 평소처럼 집에 있었다.

아이들도 까르르 웃으며 아빠를 반겼다.

나는 

그러느아이들을 한번 씩 안아주고 뽀뽀를 해 준 다음 가능한한 목소리를 낮추고 딱딱한 표정으로 와이프에게 말했다.

“장모님 좀 오시라고 해.”

“?... 갑자기 왜...?”

“어서! 시키는 대로 해.”

“야, 이유를 알아야 할 거 아냐!”

와이프가 빽 소리를 질렀다.

“너 술 취했니?”

“하... 이년 말하는 것좀 봐라. 뭐? 너 술 취했니...? 내참... 어이가 없네.. 씨발년아 니가 그동안 해 온 짓거리에 대해 니 부모한테 할 말이 있다고. 알아들었냐?”

나는 짐짓 화난 표정을 과장하며 소리쳤다.

그러자 한 순간 와이프의 낯빛에 당황한 표정이 스쳤다.

“그게 무슨...” 

“썅년...”

나는 애들이 듣지 않게 나지막히 욕설을 내뱉으며 가방에서 서류를 꺼내 던져주었다.

사진 몇 장을 프린트 한 것과 합의이혼 서류였다.

와이프가 사진과 서류를 보더니 안색이 홱 변했다.

“여, 여보...”

와이프 입에서 나온 첫 ‘여보’ 소리였다.

“이유는 네년이 더 잘 알거 아냐. 안 그래? 얼른 장모님 불러. 안 그러면 내가 전화할까?”

“저기... 저...”

와이프는 뭔가 심상치 않은 기색을 느꼈는지 평소와는 말투가 전혀 달라져 있었다.

“미친 년... 지랄하고 있네... 이유는 ‘걸레보지’ 네년이 더 잘 알잖아. 안 그래?”

‘걸레보지’란 단어가 튀어나오자 와이프는 순식간에 사색이 되어버렸다.

“애들 앞에서 떠들기 싫어. 장모님 불러...”

“저기... 저...”

“야, 이 미친 년아. 그럼 내가 니네 엄마 아빠한테 그 사진 보여주며 직접 얘기해 줄까? 니년 이름이 걸레보지라고?”

“그... 그게... 여보...”

“웃기고 자빠졌네. 내가 전화할까?”

그러자 와이프가 친정에 전화를 했다.

번호를 누르는 손가락이 떨리고 있었다.

“어, 엄마... 최 서방이... 최 서방이... 얼른 좀 와줘... 흑...”

와이프는 겁이 단단히 난 모양이었다.

말 끝에 흑... 울음을 달았다.

나는 서류만 달랑 내놓은 채 사진은 가방에 다시 담았다.

차마 그런 사진을 장모한테 보여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장인 어른과 장모가 도착한 것은 그야말로 채 오분도 되지 않아서였다. 거리도 거리였지만 딸의 울먹임을 듣고 득달같이 달려온 것이 틀림없었다.

게다가 그녀의 언니도 함께였다. 남편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 갔다가 여차여차해 이혼을 하고 한국에 돌아와 옷가게를 하는 바로 손위 언니였다.

나는 처형을 보자 번뜩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처형은 동생인 와이프보다 훨씬 색기가 넘치는 여자였다.

생긴 스타일은 비슷했지만 무언지 모를 색기가 온몸에 넘쳐 흘렀다.

나는 처형이 이혼한 게 틀림없이 와이프처럼 넘치는 색기를 주체하지 못해 일을 벌인 탓이라고 단정하고 있었다.

‘그래... 흐흣...’

나는 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흐뭇했다.

잘만 하면 처형을 맛볼 수도 있다...는 생각에 흥분이 가시질 않았다.

주방 테이블 위에 놓인 합의이혼서류를 보자마자 장인 장모는 눈이 뒤집어졌다.

“어, 어이, 최 서방... 이게 무슨 일인가, 응? 도대체 말을 해봐, 말을?”

“최 서방...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더니 이게 지금 뭔 일이여... 자네들만큼 알콩달콩 이쁘게 살아온 부부가 없는디... 이게 무슨 청천벽력이여... 응?”

사실 와이프와 결혼을 하게 된 직접적인 이유 중의 하나가 장인 장모를 비롯한 처가 가족들의 전폭적인 지지였다.

내가 외모는 좀 떨어지지만 좋은 대학 출신에 어여번듯한 직장을 어렵지 않게 구했고, 게다가 우리 집은 서울에서도 제법 잘 사는 축에 들었던 것이다.

게다가 성실성... 와이프를 3년 동안 따라다니며 인정받은 유일한 장점은 내가 끈기 있고 성실하다는 거였다.

부모가 강력하게 내세우는 그런 조건들이 와이프를 내게로 기울게 만든 큰 힘이 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나는 안타까워하는 장인 장모를 짐짓 무시한 채 예의 딱딱한 표정으로 말을 내뱉았다.

“애들 엄마한테 직접 들으시죠... 전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아니고 이년아... 네가 분명 최 서방한테 큰 죄를 지었나 보구먼... 안 그러면 그렇게나 얌전한 우리 최 서방이 느닷없이 이혼장 내밀겠냐... 아이구... 이년아... 이실직고하고 빌어, 얼른... 응? 도대체 무슨 일이여...”

와이프는 그저 눈물만 뚝뚝 흘릴 뿐 장모의 잡아 흔드는 손길에도 묵묵부답이었다.

하긴... 부모 형제 앞에서 ‘나는 걸레보지예요...’ 라는 소리가 어떻게 나오겠는가.

“일단 애들 데리고... 돌아가 가세요. 제가 이 사람하고... 나눌 얘기가 있습니다...”

나는 부득불 채근해 처가 식구들을 내보냈다.

그리고는 거실 소파에 앉아 와이프를 불렀다.

“너... 아주 대단하더라?”

와이프는 아무 말도 없이 고개만 푹 수그렸다.

“걸레보지... 멋진 이름이야. 하... 네 노트북 암호가 바로 그거던데? 사진이며 동영상도 이미 다 봤고... 사진 몇장 샘플로 프린트해 온 거... 아까 봤지?”

“여, 여보... 잘못했어요...”

“여보? 흥. 네가 언제 나를 남편 취급한 적 있냐?”

“여, 여보... 그건 절대...”

“시끄러, 걸레년아... 무슨 할말이 있다고... 당장 서류에 사인이나 해. 양육권은 내가 가지고... 넌 위자료 한푼도 없어. 그리고 애들 양육비 절반 책임져. 알았지? 내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너도 책임감이라는 배워야 해.”

“여보... 흑흑...”

“왜? 보지 팔아서 돈 벌면 되잖아. 안 그래?”

와이프가 갑자기 소파에서 내려앉더니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는 내 바짓가랑이를 부여잡았다.

“여보... 제발... 한번만 용서해 주세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네? 다시는 그런 짓 안 할게요... 당신 무시하지도 않고... 당신 시키는 대로 하면서 살게요, 네? 흑흑...”

“미친 년... 믿을 걸 믿으라고 해라. 니 결혼 전 일들도 내가 훤히 알고 있어. 그런데도 널 사랑했기에 모른 척 눈 감아 준 거야. 알아?”

내친 김에 나는 결혼 전 이야기까지 꺼내고 말았다.

확실하게 기를 죽여 놓지 않으면 안 되었다.

“여, 여보... 제발, 이혼만은... 죽으라면 죽을게요, 네? 제발... 흐으엉...”

“씨발년... 그래... 서방 말고 딴놈 좆 박으니까 좋디? 영상 보니까 아예 포르노가 따로 없던데... 크흣.. 뭐? 저는 당신의 노예입니다? 능욕해 주세요? 내참... 어이가 없어서...”

“으헝헝... 잘못했어요...”

“그래... 어디 나도 걸레보지 한번 보자. 옷 벗어?”

“네?”

“옷 벗으라고 씨발년아. 귀가 처먹었어?”

“아, 알았어요... 벗을게요... 흐응엉...”

와이프가 앉은 자세로 옷을 벗었다.

“드러누워, 다리 높이 쳐들고...”

“여, 여보...”

“딴 놈들 앞에서 했던 거 내 앞에서도 해보란 말이야, 이 씹걸레 년아! 왜, 내 앞에서는 자존심 상한다 이거냐?”

“아, 알았어요... 시키는 대로 할게요... 흑흑...”

와이프가 체념했는지 의외로 순순히 거실 바닥에 몸을 눕혔다. 그리고는 시키는 대로 두 다리를 높이 쳐들고 보지를 벌렸다.

나는 한편으로는 사실 와이프가 너무나도 애처로왔다.

너무나 측은하고 불쌍했다.

그러나 내가 꿈꾸는 라이프 스토리를 엮어 가려면 이 방법 외에는 없었다.

지금 동정심에 연연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을 거듭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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