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는 안으로 들어오자 마자 내 품에 안겨 또 울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런 그녀를 안아줄 힘이 더 이상 내게는 없었다. 미라도 아내처럼 내게 밥을 차려주고 잠까지 같이 잤다. 그녀 또한 아내처럼 야릇한 란제리를 입고 있었다. 하지만 거절 당할까봐 무서웠는지 아내처럼 적극적으로 다가오지는 못했다. 출근할 시간이 되자 문을 나서면서 미라에게 앞으로 오지 마라는 말을 했지만 그녀는 아예 무시를 하며 내게 부담 주기 싫으니 나중에 오겠단다.
원룸을 옮겨야 하나 고민을 했지만 아내와 미라는 결국 날 찾아낼 테니 쓸데없이 돈만 허비하는 짓은 하고 싶지 않았다. 결국 내가 참아야 했다.
내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던 아내와 미라는 말과 다르게 하루가 멀다하며 나를 찾아왔다.
화를 내볼까도 했지만 화사하게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반기는 그녀들을 보니 그럴 수가 없었다.
그리고 올 때마다 대놓고 나를 유혹할 작정으로 한껏 멋을 부리고 왔다.
하지만 내가 반응을 하지 않자 실망하는 기색을 보였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유혹하는 아내와 미라의 노력이 안쓰러워 솔직하게 털어놓기로 했다.
나 발기부전이라고, 나는 이제 더 이상 당신들을 만족시켜 줄 수 있는 몸이 아니니 나 같은 놈은 잊어버리고 새 삶을 살라고 말이다. 아내와 미라는 내 고백에 상당히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어쩌다 그렇게 됐냐고 묻는 그녀들에게 사실대로 말해주었다. 그 이후 하루가 멀다 찾아오던 아내와 미라는 일주일이 넘도록 찾아오지 않았다. 이제 그녀들도 포기를 했다는 생각에 씁쓸한 마음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오히려 다행이라 여기며 안도했다.
"모두 다음 주에 봅시다."
퇴근을 하고 원룸으로 가는 도중이었다. 우연히 희지씨가 일하는 휘트니스 클럽을 볼 수 있었다.
그녀의 마음에 상처를 준 일로 내 가슴 속에는 아직 그녀에 대한 죄책감이 남아있었다.
혹시 나 때문에 생황에 지장은 없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그녀가 일하는 휘트니스 클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만날 생각은 없었고 그냥 멀리서 잘 지내는지 보기만 하려고 했다. 그런데,
"싫다니까 왜 이러세요!"
"희지씨한테도 좋은 일 아니야? 인사과에 있는 내 동창에게 말만하면 사람 하나 쓰는 건 일도 아니야. 언제까지 헬스 트레이너로 살 건데? 희지씨도 이런 데보다 좋은 기업에 취직해서 커리어우먼으로 성공하고 싶지 않아?"
"........."
"딱 한 번이면 되니까."
왠 중년 남자가 능글거리는 표정으로 희지씨한테 수작을 부리고 있었다.
그런데 내 눈에 상당히 익은 자였다.
"언제부터 직원 채용에 영업부가 관여했습니까?"
"뭐야, 너는..... 헉! 이, 이사님!?"
희지씨에게 수작을 부리고 있는 놈. 그놈은 장인어른의 회사의 영업부 부장으로 있는 놈이었다.
직원들에게 꼰대질을 자주 한다는 탄원서가 자주 들어와 언제고 손을 봐줄 생각이었던 놈인데 여기서도 이러고 있을 줄이야. 그런데 날 아직도 이사로 알고 있는 건가?
"꺼져."
"죄, 죄송합니다!"
꽁지 빠지게 도망쳐 버리는 그놈에게서 고개를 돌려 희지씨를 바라보았다.
"괜찮아요? 희지씨."
"유, 윤호씨...... 윤호씨, TT기업 이사님이었어요?"
"이제는 아니에요. 아내하고 이혼 했을 때 사표쓰고 나왔으니까."
"하지만 저 사람은 윤호씨를 이사님으로 알고 있던데요."
"저도 그게 이상하네요. 아무튼 집에 가죠. 데려다 줄게요."
원룸으로 돌아가던 도중 희지씨는 편의점에서 술을 잔뜩 샀다.
방금 있었던 일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좀 받았는지 방에 들어서자 마자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나는 어디 가냐면서 같이 술친구나 해달라는 희지씨에게 발목이 잡혔고.
"개새끼! 씨발새끼!"
육두문자를 찰지게 내뱉는 희지씨를 보며 나는 씁쓸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당신도 똑같아! 여자를 장난감 취급한다는 점에선 그 새끼보다 당신이 더 악질이야!"
"희지씨 말이 맞아요."
잔뜩 취한 희지씨의 폭언에 나는 순순히 인정을 했다. 그게 사실이니까.
"내 신세도 참 처량하다~ 흑흑! 내 인생은 왜 이래? 나도 행복하고 싶은데~ 남자들은 날 저질스런 눈빛으로만 보지, 이 나이 되도록 이룬 것은 하나도 없지, 하필 처음 호감을 느낀 남자는 변태 중에 상변태에 또라이 같은 놈이지. 흑흑! 그런데 그런 놈이 또 TT 이사래~ 세상은 불공평해~!"
"아니 이제 이사 아닌데요. 그리고 장인어른이 사장이셔서 이사 자리에 오른 것 뿐이죠."
"이야~ 능력도 안 되면서 인맥으로 들어간 거야~? 이 좆 같은 세상~~~~!!!!!"
한참동안 푸념을 늘어놓던 희지씨는 취해서 결국 고개를 처박고 말았다.
조심히 그녀를 침대에 옮겨주고 나오려는 그때, 갑자기 그녀의 손이 날 붙잡았다.
"가지 마......"
"희지씨?"
"가지 말라고, 이 고자새끼야. 흑흑! 책임져..... 내 첫 사랑 책임지라고 이 나쁜 새끼야~ 흑흑!"
희지씨는 취하면 입이 험악해진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다.
그동안 내 앞이라고 참았던 모양인데 내 실체를 알고 찰지게 욕한다.
"미안해요."
"사과하지 마..... 책임지라고..... 아, 고자새끼라 책임도 못지겠구나..... 흑흑!"
욕하고 울고, 욕하고 울고를 반복하는 희지씨를 간신히 달래 침대에 눕혔다.
희지씨가 끝까지 날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통에 결국 그녀의 옆에 눕게 되었다.
"개변태 또라이 주제에 몸은 좋네."
날로 커져가던 아내와 미라의 음욕을 감당하기 위해서 운동을 한 덕분이었다.
옆에 누운 내 가슴을 슬며시 쓰다듬던 희지씨의 손이 내 배 쪽으로 옮겨졌다.
단단한 복근 위로 느껴지는 희지씨의 부드러운 손길이 따뜻하다.
그런데 그녀의 손이 점점 밑으로 내려가는 것이 아닌가. 슬쩍 손을 내려 희지씨의 손을 막았지만 그녀는 막무가내였다. 결국 희지씨의 손이 내 바지 안으로 들어가버리고 말았다.
"이걸로 전 부인하고 애인을 농락한 거야? 하지만 이제 고자가 됐으니 그러지도 못하겠네? 하긴 고자가 아니었더라도 흑인 자지에 맛 들였으니 신경도 쓰지 않겠다."
"희지씨. 아무리 희지씨라도 아내하고 미라를 욕하면 화낼 겁니다. 그녀들은 잘못 없어요."
"그 꼴을 당하고도 그년들을 옹호해? 등신 새끼. 뭐 그년들이 그렇게 막장이 된 것도 다 너 때문이니 그럴 만도 하겠네."
"희지씨!"
내가 화를 내려던 순간 희지씨의 입술이 내 입술과 겹쳐졌다.
"갑자기 이게 무슨.....?"
갑작스런 키스에 당황하는 사이 희지씨의 손이 내 상의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거기서 끝나지 않고 바지 단추와 쟈크까지 순식간에 풀어버리고는 내 자지를 바깥으로 꺼냈다.
"지금 뭐하는.... 희지씨!?"
어느새 희지씨는 겉옷을 모두 벗어버린 후였다. 속옷 차림이 된 희지씨는 G컵의 볼륨감을 숨겨주던 스포츠 브래지어를 벗어버리고 팬티마저 벗어 바닥에 내팽개쳐 버렸다.
순식간에 알몸이 된 희지씨의 나신은 정말 환상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군살이 전혀 보이지 않지만 G컵의 볼륨감과 잘 어우러지는 육체였다.
"너 같은 놈도 잘 나가는 회사 이사였는데 성실하게 살아온 나는 이게 뭐지? 이 좆같은 세상, 이제 나도 바보 처럼 살지는 않을 거야. 너 같이 망가지고 뒤틀려 버릴 거라고. 쓸데 없는 처녀 따위 너 같은 놈한테 줘버리고 나도 막장처럼 살겠어. 그러면 내 인생도 편해지겠지?"
취해도 제대로 취했는지 희지씨는 말도 안 되는 말을 내뱉었다.
"희지씨, 지금 너무 취해서 희지씨가 이성을 잃은 것 같은데,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닥쳐! 넌 그냥 좆이나 세우면 되는 거야!"
내가 발기부전이라는 걸 잊어버린 걸까?
"아~ 너 고자새끼였지? 자기 마누라하고 애인을 망가뜨리고, 또 망가진 그년들을 보고 정신적인 충격에 발기부전이 되버린 고자새끼."
"........."
"그년들은 뭐가 좋다고 계속 당신 찾아오는지 모르겠어."
"알고 있었어요?"
"봤거든. 하루가 멀다하고 찾아오는데 어떻게 몰라? 킥킥! 너도 그렇고 그년들도 그렇고 다 미친 년놈들이야. 뭐 대충 이해는 가지만."
"그게 무슨....?"
"아직도 모르겠어? 그년들은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졌어. 그걸 자기들도 아는거지. 그런 자신들을 받아줄 남자가 이 세상에 누가 있겠어? 자기들 실체를 아는 너밖에 없잖아. 그러니까 너한테 목을 메는 거야."
"아니에요. 아내와 미라는..."
"설마 널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려고? 사랑한다면서 흑인새끼들하고 너 몰래 놀아나냐? 정신차려. 그년들은 널 사랑하는게 아니라 남편이 허락한 거라는 면죄부를 등에 엎고 딴 새끼들이랑 붙어먹으려고 하는 것뿐이라고. 그러면서 자기들은 깨끗하고 고결한 척 하려는 거지. 요 며칠간 찾아오지도 않았지? 네가 고자라는 거 알고 지금쯤 그 흑인새끼들이랑 붙어먹고 있는 거 아냐?"
아내와 미라는 절대 그럴 여자들이 아니라고 항변하려고 했지만... 내 입은 떨어지지 않았다.
희지씨 말대로 아내와 미라는 내가 발기불능이라는 걸 안 이후 찾아오지 않았으니까.
그녀 말대로 지금쯤 집에 그놈들을 불러서 붙어먹고 있는지도 몰랐다.
하긴, 이런 생각해 봤자 뭐하겠나. 이제 나랑 상관도 없는데.
"이제.... 상관 없어요. 난 내 인생을 살면 되고, 그녀들은 그녀들 인생을 살면 되니까."
"하! 지랄 하고 있네. 그러면 왜 그년들이 찾아와도 내버려뒀는데? 미련이 남았으니까 그런 거잖아. 그년들이 찾아오니까 안심하고 있었잖아."
그랬던 걸까? 난 아내와 미라가 날 찾아줘서 안심하고 있었던 걸까?
그럴 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아내와 미라는 결국 내 품에 돌아온다는 걸 알게 되어 기뻤던 건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녀들이 찾아와도 적극적으로 밀어내지 못한 걸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 어째? 네가 발기불능인 걸 알고 찾아오지도 않게 됐잖아. 지금쯤 그 흑인새끼들이랑 붙어먹고 있을 걸? 틀림없어."
순간 화가 난 나머지 희지씨를 있는 힘껏 밀어내고 말았다. 그 때문에 그녀는 침대에서 떨어져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내가 너무 심하게 대한 건 아닌지 움찔하다가 옷을 고쳐 입고 그녀의 방을 나서려던 찰나였다.
"흑흑! 나쁜 새끼...."
흐느끼는 희지씨를 보자 발걸음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았다.
애처로운 그녀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가까이 다가가 살며시 안아주었다.
"저리 가, 이 새끼야! 동정 따윈 필요없어!"
날 밀어내려던 희지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내 품에 안겨 마음껏 울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을 울던 그녀가 고개를 들고 날 아련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나도 시선을 피하지 않고 마주 보았고 곧이어 우리 두 사람의 입술은 하나로 겹쳐졌다.
"츄릅~ 쪽~ 쯔릅~ 윤호씨....."
"희지씨...."
첫 번째 키스가 끝나고 다시 아련하게 서로를 마주 보았다.
너무도 사랑스러운 여자다. 나 같은 놈이 건드려서는 안 되는 좋은 여자다.
그런데도 내 본능은 이성을 무너뜨리고 다시 그녀의 입술을 탐했다.
우리는 서로를 꽉 껴안고 계속해서 키스를 했다. 가벼웠던 키스는 곧 혀와 혀가 얽힐 정도로 농밀하게 변했고 열기와 흥분감을 불러 일으켰다.
"하아~ 윤호씨..... 오늘만.... 오늘 밤만이라도 좋으니까.... 날 당신의 여자로 만들어줘요."
"희지씨. 하지만 난....."
발기불능이 아닌가. 희지씨를 여자로 만들어주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는 몸이 아닌가.
그런데 그때 기적이 일어났다. 반 년 동안 꼼짝도 하지 않았던 내 자지가 반응을 한 것이다.
"이, 이게....."
"서, 섰네요...?"
어째서? 어째서 이제와 반응을 한 것인가? 혹시 희지씨와 키스를 하면서 잠재의식 속에 있던 아내와 미라의 환영을 잊었던 덕분일까? 그만큼 내가 그녀에게 빠져들어가 있었단 말인가?
내가 아내와 미라 말고도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된 탓일까? 사랑? 내가 방금 사랑이라고 했나?
내가 희지씨를 사랑한다고? 어째서?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 여자지만 사랑을 느낄 정도로 오래 지낸 것도 아니고 그런 감정을 느낄 틈도 없었지 않은가. 대체 왜?
"저 왜인지 알 것 같아요."
"네?"
"윤호씨는 전 아내와 애인을 망가뜨렸다는 죄책감과 그녀들을 통제할 수 없는 자신의 한계를 느끼고 본능적으로 여자를 거부한 것 같아요. 하지만 내 마음을 받아들이기로 마음 먹으면서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감을 되찾은 덕분인 것 같아요."
그랬던 건가. 희지씨 덕분에, 희지씨가 날 사랑해준 덕분에 내가 여자의 인생을 망가뜨리기만 하는 놈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서 병이 나은 건가. 내가 어떤 놈인지 알면서도 나 같은 놈을 사랑해준 희지씨는 나의 구원자였다.
"내가 어떤 놈인지 알고도 사랑하다니. 이제 보니 희지씨도 정상은 아니었군요."
"그게 윤호씨의 원래 표정인가요? 좀 야비해 보여요."
그러면서도 희지씨는 손으로 내 자지를 잡아왔다. 나는 그녀를 안아 들어 침대에 눕혔다.
그리고 그녀와 키스를 하면서 한 손으로는 G컵의 유방을 마음껏 주물렀고 남은 손은 가랑이 사이로 가 보지를 애무했다. 처녀답게 두려움에서 비롯된 저항감이 느껴졌다.
내 주위에 있던 놈들이 좀 많이 대단한 놈들이었던 탓이지 나도 여자의 몸을 다루는 데에는 제법 일가견이 있는 몸이다. 천천히, 조급해 하지 않고 희지씨가 안심할 수 있도록 애무로 긴장감을 풀어주자 닫혀있던 그녀의 두 다리가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윤호씨..... 저.... 이런 기분 처음....."
"받아들이고 즐겨요, 희지씨."
희지씨는 상당히 잘 느끼는 타입인지 짧은 애무에도 보지에서 씹물을 흘렸다.
"이제, 이제 그만.... 윤호씨....."
어서 넣어달라고 신호를 보내는 희지씨의 희망대로 자지를 그녀의 보지에 잇대었다.
"천천히 할 게요."
"네...."
남자와 섹스를 해본 적이 없는 그녀를 위해 나는 천천히 허리를 앞으로 움직여갔다.
"크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