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오니로쿠작 <원제 :오욕의꽃 > 1
얼마 전 최근에 나온 일본 소개서를 읽은 적이 있다. 주로 일본 사회에 만
연하고 있는 섹스와 포르노에 관해 다룬 책이었는데, 그 책을 읽어나가던 증
아크클럽이라는 것이 우연히 눈에 띄었다. 인터넷 상에 존재하는 일본에
서 가장 극악한 흠페이지라고 하는데, 각종 탈법적인 행위와 파렴치한 행위
수법을 가르쳐주는 코너로서, 어려운 범죄행위는 돈을 받고 대행까지 해준다
고 한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 흠페이지의 선전문구이다.
'녀러분은 주위에 죽이고 싶은 년들이 없습니까'.1 자랑은 아니지만 저는 주
위에 죽이고 싶은 년들이 수십 명은 있습니다. 강간이 합법적인 행위라면 종
겠지마는......'
이들은 클럽의 멤버들에게 '갖고 놀 수' 있는 여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
과 매춘에 관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 특징적인 것은 여성들에 대한
증오가 대단하다는 것이다. 마치 모든 여성들에 배한 복수를 다짐하는 것처
럼.
그리고 얼마 안 있어 단 오니로쿠작 <원제 :오욕의꽃 )>의 번역의뢰를 받았다.
책을 대충 흩어보고 난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아크클럽의 방식과 너무나 비슷했기 때문이다.
마사오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대학중퇴자다. 외모 또한 별볼일 없어
변변한 연애 한 번 못해 본 마사오는 점차 사디스트가 되어간다. 그때 친구의
애인인 명문가 출신 유리코가 마사오의 눈에 뛴다. 거의 자포자기 상태이던
마사오는 유리코를 납치,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여 그녀를 굴욕의 나락에 빠
뜨린다. 이어 그것을 눈치채고 동생을 구하기 위해 찾아온 유리코의 언니 유
키 부인마저 함정에 빠뜨린다. 갖은 사디즘 방법을 사용하여 자신의 욕정을
층족시킨 건 믈론이다.
그런데 유키 부인은 현월류 꽃꽂이계의 대가 예전부터 현월류와 대립하고
있는 전위화도라는 꽃꽂이계가 있었다. 마사오는 전위화도의 가즈에에게 유
키 부인과 유리코를 넘겨버린다. 오래 전부터 현월류 꽃꽂이에 앙심을 픔고
있던 가즈에는 유키 부인의 애인인 기쿠오를 납치하고, 이어 동생인 유리코
마저 유인하여 자신의 집에 감금해버린다.
그리고 그들을 필설로 형용하기 어려울 만큼 유린하고, 재산마저 몽땅 빼
앗았으며, 심지어 그들에게 온갖 변태행위를 훈련시켜 돈벌이마저 시키려고
한다.
입고 있던 옷마저 빼앗겨 알몸으로 지하우리에 갇힌 두 자매와 기쿠오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스스로 마조히즘의 세계로 빠져들기로 마음먹는다.
일견 무척 잔혹하고 비현실적인 이야기다. 말 그대로 악마소설의 표본이
며 상상력의 무한지경이다.
그런데 이 책을 번역하기 전에 다인기획에서 나온 니시리즈 <마켓플레이
스>와 <슬레이브 1 2>를 읽었었다. 두 책은 한 서양작가가 쓴 것인데 서양
과 동양의 에 큰 차이가 있음을 알았다 서양의 것은 나름대로 합리적으
로 이루어지는데 반해 동양의 그것은 웬지 비틀어져 있다는 것이다. 또 서양
의 두 작품이 니플레이에 임하는 심리묘사나 그 과정에 치증했다면 <오욕의
꽃>은 잔흑하고 악마적인 행위에만 몰두하고 있다. 물론 한두 작가의 작품만
을 보고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는 문제지만 거의 큰 틀은 변하지 않을 것 같
다.
어쨌든 좋고 싫음은 독자들이 판단할 문제이다.동서양의 을 비교해보
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