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6화 (6/72)

'얌전히 있지 않으면 알지?'

마사오는 기가 죽어 눈만 깜빡이고 있는 유리코에게 거친 숨을

내뿜으면서 다시 밧줄을 들고 유리코의 가느다란 발목을 잡았다.

'다리를 벌려,벌리라니까!"

마사오는 홍분한 목소리로 외쳐댔타.

유리코는 이제 지쳤는지 아까처럼 격렬한 반항은 하지

붉어진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오열만 해대고 있었다.

거화드

마사오는 먼저 유리코의 한쪽 다리를 왼쪽으로 획 돌렸다

아아!"

유리코의 얼굴이 귓불까지 빨갛게 변했다

'자,이만하면 포기하겠지?'

마사오는 자기가 애독하는 소설에 잘 나오는 악인의 대사를

그대로 흉내내며 이번엔 다른 다리를 잡고 오른쪽으로 획 당겨서

묶었다

. 아 마사오 씨. 너, 너무해요.'

양 다리를 한껏 좌우로 벌린 채 묶여있는 유리코는 치욕적인 생

각에 자신이 살아있다는 느낌조차 들지 않았다 마사오 역시 명문

가에서 자란 규수의 대담하고 외설적인 포즈에 넋을 잃어 호홉이

멈춰질 지경이었다.

성숙한 여성스러움, 특히 그곳, 수북히 올려쌓은 듯한 비너스 언

덕은 풀숲 바닥의 비밀스런 계곡까지 노골적으로 드러내놓고 조용

히 요리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

마사오가 그 부분에 눈을 가까이 대자. 유리코는 수치심과 치욕

으로 새빨개진 얼굴을 격렬하게 흔들며 양쪽으로 갈라져 있는 허

벅지 근육에 경련을 일으켰다

'나는 너처럼 아름다운 아가씨를 한번이랴도 좋으니 내 맘대로

죽도록 수치스럽게 만들고 싶었어 그래서 내 정욕을 만족시킬 수

있다면 그것으로 죽어도 좋다고 생각했지. 너의 애인인 호리구치

에게는 대학 때 제법 신세를 졌고 너도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

하지만 그것과 이것과는 관계없는 거야

마사오는 눈물에 젖어 반짝거리며 빛나는 유리코의 검은 눈동자

를 한참 동안이나 바라보더니 상기된 유리코의 볼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그리고는 유리코의 목덜미 아래로 한쪽 손을 넣고 나란히

누웠다

마사오의 손이 밧줄로 얽매인 유방에 닿자 유리코는 전신을 파

르르 떨었다.

'제발 부탁이에요. 이제 나 포기하겠어요. 당신이 시키는 대로

할 테니 이 밧줄만은 풀어 주세요. 이런 모습으로 있는 건 정말 싫

어요.'

그러나 마사오는 드디어 유리코를 자신이 웠하는 대로 다룰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들떠 들은 체도 하지 않고 녹을 듯이 부드러

운 유방을 천천히 손바닥으로 어루만지며 유두를 손가락 끝으로

가볍게 잡기도 하였다

'부탁이에요.최소한 발만이라도 풀어 주세요.마사오 씨.

'안 돼.

마사오는 일부러 비정한 음성으로 말했다.

'리제 단념할 때도 됐잖아 입 다물고 가만히 있는 게 좋을 거

야.

하긴 여기서 유리코가 더 이상의 저항을 포기하고 순순히 받아

들일 자세를 취한다면 마사오의 재미는 반감될지 모른다 미녀를

고뇌시키고 치욕과 수치에 부들부들 떨게 하지 않으면 이 일은 재

미가 없어진다.

마사오는 흔란스러운 신경 속에서도 지금 이렇게 유리코를 잔인

하게 고문하여 몸도 마음도 무참하게 찢겨지도록 하는 것은 지금

까지 자신을 무시해온 모든 여성에 대한 복수라고 생각하고 있었

마사오는 가볍게 유리코의 귓불을 깨물고 목덜미를 애무하다가

이번엔 유방에 뜨거운 키스를 퍼부었다.

'저기요,마,마사오 씨.'

유리코도 어쩔 수 없이 욕정이 밀려드는지 촉촉히 젖은 검은 눈

동자가 게슴츠레해졌다.

'부,부탁이 있어요. 이 일은 호리구치 씨에게 비밀로 해주세요

네 알겠죠?'

유리코는 이제 단념을 하고 마사오의 희롱감이 되기로 결심을

한 것이다

. 알았어. 대신 내가 뭘 하든 불평하지 않기야, 알겠어?'

마사오는 그렇게 말하고 다시 얼굴을 유리코 쪽에 갖다대고 유

두에 뜨거운 키스를 퍼부었다.

마사오는 의기양양한 기분이 되었다. 이제 무슨 짓을 당하든 유

리코는 반발하지 못할 것이다. 여자란 막다른 길에 이르면 의외로

쉽게 포기해 버리는 것이구나 마사오는 문득 안타까운 느낌이 들

었다.

마사오의 손이 차음 유방에서 매끄러운 배로 내려가 귀여운 배

꼽에서 잠깐 원을 그린 후 이윽고 수치의 원천을 향해 조금씩 이동

하기 시작했다 유리코는 자못 슬픈 듯이 미간을 찌푸리며 이를 가

는 소리를 냈다

'아앗 거기는, 아아, 싫어.'

마사오의 손가락 끝이 여자의 쾌락의 중심점에 도달하자 유리코

의 오열은 한층 고조되었다

'사 살려 줘요."

그러나 그것은 달콤한 신음이었다

이 여자를 내 것으로만 할 수 있다면 죽어도 좋다. 마사오는 핏

발선 눈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더욱 잔인해지도록 자신을 부추겼

다. 유리코의 목덜미를 감고 있던 마사오의 왼쪽 손이 유리코의 유

방을 거세게 움켜쥐었다.

'아아,마.마사오 씨 "

마사오의 오른손이 이번엔 거침없이 가랑이 사이로 들어가자,

유리코는 비통한 소리를 지르며 머리를 세차게 좌우로 흔들었다

아! 살려 주세요, 마사오 씨. 이런 모습으로 나, 순결을 잃는 것

은 싫어요,네,마사오 씨.'

격앙된 유리코의 목소리가 마사오의 가슴을 날카롭게 찔렀다.

그런가, 이 억자는 처녀였던가! 일순 호리구치에 대한 미안함

같은 것이 생겨난다. 하지만 동시에 맛 좀 봐라 하는 통쾌한 기분

도들었다

플레이보이인 호리구치가 진지하게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는 미

모의 유리코, 그녀를. .. 지금 나는 이렇게 능욕하고 있는 것이

다. 부모에게 유홍비를 잔뜩 받아 향락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호리

구치 그들 계급에 대한 보복이라고 마사오는 생각했다.

슬프게 울어대며 고개를 흔드는 유리코를 보자 마사오는 갑자기

입술을 빼앗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유리코는 덮쳐오는 마사오의 입술을 피하려고 필사적으로 얼굴

을 돌렸지만. 결국 바로 위에서 입술이 겹쳐지자 갑자기 오체의 힘

이 다 빠진 듯 축 늘어져 마사오에게 입술을 맡긴 채 있었다. 아니,

이제 완전히 자신의 운명을 체념한 듯 강하게 눌러대는 마사오의

입술에 문지르듯이 입술을 비비며 눈을 감고 있는 것이 아닌가.

마사오는 황홀경에 빠져 혀로 유리코의 입술을 열었다. 그러자

감미로운 유리코의 혀끝이 마사오의 혀를 마중 나와 그대로 찰싹

달라붙어 서로 감겼다. 감미롭고 부드러운 혀의 감촉과 뜨겁고 향

기로운 유리코의 콧김이 마사오의 마음을 마비시키는 것 같았다

키스에 상당한 경험이 있는 여자. 그런 생각이 들자 마사오는 일

종의 오기 같은 게 생겨 유리코의 혀끝을 몇 번이고 강하게 빨았

이윽고 유리코에게 입술을 뗀 마사오는 전신이 녹는 듯한 기분

에 잠기면서 백도처럼 아름다운 유리코의 유방에 양손을 올리고

부드럽게 주무르다가 세게 흔들기도 했다.

유리코는 상아색 볼을 장밋빛으로 물들이면서 얼굴을 옆으로 돌

리고 가느다란 눈썹을 괴로운 듯 찡그리고 있다. 하지만 이제 비명

을 지르거나 하지는 않고 점차 관능의 불길에 빠져 들어가는 자신

을 방치해 버린 것 같다

이젠 내 마음대로다, 마사오는 겨우 유리코의 육체에서 편안함

같은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다시 입술을 유리코의 입술에 갖다대

자 망설이지 않고 그녀 쪽에서 혀를 빨았고, 유방을 만지고 복부를

입술로 애무할 때도 유리코는 오열 같은 신음소리를 내며 타오르

기 시작한 육체를 흐느적거릴 뿐이었다

마사오의 입술이 유리코의 복부에서 허벅지 안쪽으로 서서히 이

동했다. 유리코의 달콤한 오열의 소리도 한층 격렬함을 더했다. 그

러다 마사오의 입술이 마침내 그곳에 닿았을 때, 유리코는 아아,

하고 하늘에 기도를 드리듯 매끄럽고 가날픈 목을 크게 젖히고 좌

우로 벌려진 허벅즈를 바들바들 떨었다.

'아,싫어요!아아,마사오 씨."

오열도 신음도 아닌 유리코의 섬세한 흐느낌이 마사오의 관능을

더욱 부채질하였다.

꿈처럼 희미하게 주위를 흐려놓고 있는 섬모를 적시며 홀러넘치

는 달콤한 과즙에 마사오는 완전히 취해있었다. 그는 가련한 꽃송

이를 깊이 빨아들였다. 순간 유리코는 숨이 끊어질 듯한 탄성과 함

께 밤색의 아름다운 머리칼을 헝클어뜨리며 어금니를 악물었다.

마사오는 입술을 떼면서 너무나 김격스러워 격앙한 나머지 눈물

을 뚝뚝 홀렸다

. "유리코 씨, 이런 짓을 한 나를 용서해 줘요. 네, 유리코 씨. 나

를 원망하지 말아요.'

마사오는 헛소리를 하듯 이렇게 내뱉으면서 신비의 베일을 완전

히 벗고 볕은 주홍빛 과육을 그대로 드러낸 아름다운 그것을 부드

럽게 손가락 끝으로 애무하기 시작했다. 몇 겹이나 되는 아름다운

꽃주름이 점점 부풀어오른다. 동시에 봇물이 터진 듯한 엄청난 과

즙. 지금 이 상류사회의 규수는 나의 것이 되었다. 그런 생각이 들

자 마사오는 전신에 숨이 막힐 듯한 흥분을 느꼈다.

'아아,호,호리구치 씨 용서해 주세요. ...."

유리코의 입장에서야 이런 상황에서 쾌락의 불꽃에 전신을 태우

는 자신을 환멸하며 꿈을 꾸듯 호리구치에게 용서를 빈 것이리라

그러나 그 말을 들은 마사오는 순간 찬물을 뒤집어쓴 듯 몸이 굳어

졌다

'니 지경이 되어서도 아직 그놈을 잊을 수 없단 말이야? 좋아,

그렇다면 나도 고집이 있지.

깜자기 격분하기 시작한 마사오를 보고 유리코는 뭔가 또 심한

일을 당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낭패한 기분이 들었다.

'미, 미안해요, 마사오 씨. 이제 그런 이야기는 입밖에 내지 않

겠어요."

마사오는 유리코를 한동안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좋아, 너는 여기서 나와 맺어졌다. 알겠나? 오늘부터 너의 애

인은 호리구치가 아니라 바로 여기 있는 나야.'

'대답 안 할 거야?오늘부터 너는 내 여자다.자,마사오의 여자

가 되겠습니다.하고 똑바로 말해 봐."

유리코는 볼을 일그러뜨리며 슬픈 표정을 짓고 눈을 감아 버렸

다. 그러자 마사오의 마음이 다시 들끓기 시작했다 그는 한쪽 손

을 뻗쳐 방바닥에 떨어져 있는 식칼을 다시 들었다

좋아.얼마나 버티나 보자고.'

그는 식칼의 등으로 유리코의 복부를 천천히 문질렀다. 그 차가

운 느낌에 소스라치게 놀란 유리코가 다급하게 말했다.

'말하겠어요,말할 테니 그 무서운 것은 좀 치워 주세요."

좋아,빨리 말해."

'......유,유리코는 마,마사오 씨의 여자가 되겠습니다.'

입술을 떨면서 꺼져 들어가는 듯한 작은 소리로 말한 유리코는

이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와앙, 하고 울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마사오는 만족스런 미소를 입가에 띠며 식칼을 방바닥에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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