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4화 (14/72)

'자, 자기, 이제 그것은 그만둬요. 나, 이제 참을 수 없어요.'

'그럼 빨리 시작해 보라구. 봐, 벌써 여덟 시가 넘었어. 집에서

언니가 얼마나 걱정하고 있을지 생각해 보라구 '

마사오는 다시 변기를 갖다댔다.

'자,뒷정리는 걱정 말고,안심하고 시작해.어서 ."

유리코는 흐느낌을 멈추지 않은 채 그를 쳐다보았다.

'이대로 해도 정말 괜찮은 거죠?마사오 씨. 아니,자기.'

이에 유리코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다만 이 괴로운 상

황에서 빨리 해방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유리코에겐 더 이상 참을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자,자기,더 똑바로 변기를 대어 줘요.'

유리코는 빨개진 얼굴을 도리질하며 콧소리를 냈다.

명가의 규수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요염한 색기가 유리코의 전

신에서 번지고 있었다. 마사오는 다시 한 번 침을 꿀꺽 삼켰다

'이렇게.'

마사오는 유리코의 엉덩이 아래 깊숙이 변기를 갖다댔다

'자,자기,부탁이에요.저쪽을 보세요."

유리코가 비음 섞인 목소리로 애원했지만 마사오는 천만의 말씀

이었다.

그렇게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돼. 아기가 된 기분으로 하면 되

는 거야.자 해봐.'

'부탁이에요,자기.웃지 말아요

그 말을 끝으로 유리코는 전신의 긴장을 풀어 버렸다.

깊은 귀열의 속에 있는 가련한 국화는 봄이 와서 꽃봉오리를 벌

리는 꽃처럼 미묘한 수축을 보이더니 숨을 쉬기 시작하였다. 동시

에 퍽 하는 둔한 작렬음.. ... 마사오에게 있어서 이 순간은 오랫

동안 그려온 감미로운 공상이며 승리를 잡은 일순간이기도 했다

마사오는 하늘에라도 오르는 듯한 감격을 음미하였다

그러나 유리코는 거의 발작을 일으키고 있었다.

앗,아아..... 보지 말아요.보면 싫어요.

로프에 묶인 유리코의 백도 같은 가슴까지 파르르 떨리고 있었

좌르르 변기 위로 쌓이는 황금의 산. 결국 방출을 개시한 유리코

는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돌리며 혀짧은 비명을 내질렀다

'아악!

마사오는 짐승 같은 소리를 지르며, 아니 악마 같은 형상이 되어

소리를 질렀다.

'더 싸! 더 싸는 거야, 아가씨! 알겠어? 호화로운 나이트클럽에

서 부잣집 골빈 아들에게 사랑받는 아가씨라도 한 껍질 벗기면 이

렇게 냄새나는 것을 싸는 인간이란 말이야. 앞으로는 명심해서 건

방진 표정 짓지 말라고, 알았어?'

마사오에게는 이 추악무참한 그림이 마치 천국의 화원처럼 아름

답게 보였다.

'이런 짓을 해서 미안해, 아가씨 '

마사오는 이 데단한 광경의 피날레를 지켜보며 이윽고 제정신으

로 돌아와 두루마리 휴지를 들고 뒷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유리코는 거의 탈진 상태가 되어 고개를 풀썩 옆으로 박고 있었

지만. 마사오가 마치 산부인과 의사처럼 열심히 그 부분을 닦아내

자 속눈썹을 쩡그렸다.

'후회하시죠,마사오 씨.'

유리코는 마사오의 집요한 손길을 감수하면서 멸시가 담긴 음성

으로 차갑게 말했다.

'후회는커녕 나는 아가씨의 전부를 확실하게 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어."

그녀의 애인인 호리구치라도 이런 광경은 절대로 볼 수 없다, 그

렇게 생각하자 마사오는 밖에 나가 고함을 지르고 싶을 정도로 기

뻤다

뒷정리를 마친 마사오는 아름다운 꽃주름을 더욱 개화시켜 여자

의 구조를 자세히 살펴보기도 하고 웠래대로 꽉 오므라들기 시작

한 귀여운 국화꽃 봉오리를 문지르기도 하며 유리코의 몸을 완구

처럼 주물럭거렸다. 유리코는 눈을 감고 마사오가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 두고 있었다

이윽고 상체를 일으킨 마사오는 유리코의 발목에서 로프를 풀기

시작했다.

털썩 하고 다리가 떨어졌지만,유리코는 그것을 오므릴 기력도

없는지 그 자리에 던져진 채 그대로 두었다. 마사오가 손을 뻗쳐

좌우로 더 크게 벌려 놨지만, 그리고 계속 벌렸다가 오므리고 다시

들어올리며 하이에나가 썩은 고기를 탐하듯 갖고 놀았지만, 유리

코는 그저 인형처럼 가만히 있었다. 일종의 방심상태였다

마사오는 이번에는 유리코의 뒤로 돌아가 영차, 하고 상체를 일

으킨 뒤 유방을 양손으로 꽉 쥐었다 그리고는 빨개진 귓불에서 목

덜미에까지 키스 세례를 퍼부었다

이것으로 너는 완전히 내 여자가 된 거야,알겠어?'

그러나 유리코는 묵묵부답이었다.

'패답을 안 하는군 오늘부터 유리코는 마사오의 여자입니다,

하고 똑똑히 말해 봐 '

알, 알겠어요."

유리코는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홀리며 간신히 말했다.

'오늘부터 유리코는 마사오 씨의 여자입니다

꽃 좋아, 그 말을 잊지 마.'

마사오가 다시 유리코를 잡아당기며 입술을 찾았다. 그러자 유

리코도 자포자기한 듯 자기 쪽에서 먼저 마사오의 입술을 찾았다

그리고 달콤한 흐느낌과 함께 마사오의 혀를 빨아들였다

마사오는 그야말로 하늘에라도 오른 듯한 심정이었다. 손이 닿

지 않는 높은 산의 꽃이 자신처럼 나태하고 무기력한 남자의 품으

로 굴러들어온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이 인생도 아주 몹쓸 것은 아

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유리코가 자포자기 상태가 되어 자신에게 키스했다는 것을

알지만, 어쨌든 마사오는 이제 이것으로 이 여자는 완전히 자기 것

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 훈훈헤진 마사오는 이윽고 유리코의 가날픈 어깨를 껴안

아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찢어진 창호지문을 열고 낡고 비틀어진

기둥에다 유리코를 단단하게 묶었다. 그러면서 마사오는 아까 사

온 카메라를 유리코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슬그머니 집어들었다

유리코의 마구 헝클어진 밤색 머리칼이 한쪽 볼에 흘러내렸다.

로프에 단단하게 묶인 유방의 가련함, 또 명치에서 복부에 걸친 매

끄러움은 얼마나 보기 좋은가! 마사오는 기둥에 세워진 유리코의

전라상을 새삼스레 천천히 감상했다. 게다가 미려하고 관능미조차

느끼게 하는 허벅지 사이의 희미한 섬모 주변은 불과 조금 전까지

생생하게 화육을 드러내놓고 수축했던 부분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꽉 다물어져 있다

.알겠어,아가씨?몇 번이나 다짐을 해두지만 나는 오늘부터 너

의 정부야. 앞으로 나의 호출이 있으면 곧장 내게 와야 한다 알겠

지?"

마사오는 고개를 숙이고 있는 유리코 옆으로 다가가 발개진 얼

굴에 키스를 하면서 말했다.

유리코는 눈을 감은 채 조그맣게 끄덕였다.

'그럼 다음에 만날 날을 정해야지.다음 일요일은 어때?'

유리코는 그저 깊숙이 고개를 떨어뜨린 채 흐느끼고 있었다

'어이,똑바로 대답하지 않지?'

마사오가 날카로운 목소리를 내며 유리코의 턱을 획 들어올렸

. 알겠지? 다음 일요일 여기서 한 시에 기다리고 있겠다. 반드시

오겠다고 약속해.'

'반,반드시 오겠어요."

유리코는 눈을 감으면서 그렇게 말하고 다시 깊숙이 고개를 떨

어뜨렸다.

'그리고 올 때 만 엔만 갖고 와라

마사오는 자, 이제부터가 승부다, 하는 심산으로 마음을 단단히

다져 먹고 유리코를 물고 늘어지기 시작했다.

유리코는 눈물에 젖은 눈으로 마사오를 슬픈 듯이 물끄러미 바

라보았다

'당,당신은 내게 이런 치욕을 주고도 그것도 모자라 돈까지 멧

으려고 하는 거예요?'

'비열한 놈이라고 말하고 싶은 거야?"

마사오의 표정이 차갑게 변했다

'나는 앞으로 네 기둥서방이 되어 편하게 살아 찰 생각이다 그

30만 엔으로 전부터 봐 두었던 맨션으로 이사할 생각이야.'

마사오는 유리코의 눈물에 젖은 얼굴을 즐기듯이 바라보면서 말

을 이었다.

'네가 조달하지 못하면 한창 이름을 날리고 있는 언니에게 의논

하면 될 거 아냐. 0만 엔 정도 껌값 아냐?'

그러면서 마사오는 그때까지 감추고 있던 사진기를 꺼내들며 불

량스런 표정을 지어 보였다.

'만약을 위해서 너의 누드 사진을 찍어 두겠어. 어때, 마음에 드

나?'

그러자 유리코의 얼굴에 무서우리만치 경련이 일었다.

'싫어,싫어요,마사오 씨.사진을 찍다니 그런 짓 하지 마세요."

유리코는 금속성 소리를 지르며 뒤로 손이 묶여 있는 나신을 뻐

둥거렸다

. 일요일에 반드시 돈을 가지고 오겠어요. 그러니 제발 사진만은

찍지 말아 주세요.부탁이에요, 마사오 씨.'

"아니, 혀끝만으로의 약속은 신용할 수가 없어. 이런 것을 찍어

둬야 안심이 된다, 이 말이야.'

유리코는 필사적으로 얼굴을 돌리며 허리를 비틀어 수치의 원천

을 감추려고 했다.

'얼굴을 가리고 있으면 곤란하지 협박사진 찍는데 얼굴이 안

나오면 되나.'

마사오는 좌우로 움직여가며 셔터를 눌렀다

섬광이 번쩍 하자, 유리코는 앗 하고 소리를 지르며 이제 자신은

지옥의 바닥으로 떨어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어서 다시 스토로

오욕의 극치 멋

보의 빛이 반짝이며 자신의 얼굴까지 똑똑히 촬영된 것을 알자 사

망 선고를 받기라도 한 듯이 슬픈 체념이 가슴 가득 메워오기 시작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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