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2화 (2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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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오의 손을 떨쳐 버리려고 허우적거리다 털썩 바닥에 엎어졌다.

'후후,보기 좋게 함정에 빠졌군요,부인.'

마사오는 이제 너는 내 것이 되었다고 하는 듯이 한쪽 볼을 일그

러뜨리며 방바닥 위를 기고 있는 유키 부인을 내려다보았다.

지금, 마신 주스 속에는 물 건너온 강력한 마취제가 들어있습

니다.그 주스를 마시는 게 아니었는데,하하하!'

마사오는 즐거운 듯이 웃으면서 문 안쪽 열쇠를 잠갔다.

방바닥 위에 쓰러져 있는 부인은 무서울 정도로 경련이 이는 얼

굴로 마사오를 쏘아보았다.

'마 마사오 씨,당신은 정말 비열한.......'

유키 부인은 필사적으로 몸을 일으키려고 버둥거렸지만 이내

전신이 마비되어 바닥에 로드릴 수밖에 없었다 몸부림치는 유키

의 기모노 자락이 바닥에 펼쳐지면서 방바닥이 마치 색색으로 출

렁이는 꽃물결같이 보였다

마사오는 마취제의 효력이 기껏 10분에서 20분이라고 한 말을

떠올리며 서둘러 벽장을 열어 줄을 꺼내 들었다.

부인, 확실히 알고 계십시오. 나는 악마로 다시 태어난 인간입

니다. 나는 악마로 변신해서야 인생의 광명을 찾을 수 있었습니

다 '

마사오는 밧줄을 끌어당기며 껴안고 싶을 만큼 아름다운 유키의

얼굴을 응시했다.

아름다운 유리코를 정복하고,그리고 또 그 언니인 유키 부인

을 내 것으로 한다, 이런 짓은 악마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일 거

야. 아름다운 자매와 정사를 나누고 또 이 미녀들에게 상납을 받으

며 나는 평생 편하게 먹고 산다...... 아아, 이 얼마나 환상적인 인

생이냐!'

마사오는 뭔가에 흘린 듯이 눈을 번쩍이며 웃었다. 그것이 악마

적인 웃음이라고 하는 것일까. 유키 부인은 호홉도 멈춘 듯이 강한

증오의 눈길로 마사오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을 뿐 거의 미동도

하지 않았다 몸 전체는 마비되어 있지만 의식만은 아직 또렷한 것

같았다. 마사오는 유유히 유키 부인에게 다가가 히죽거렸다.

'그럼 부인,먼저 알몸을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유키 부인의 아름다운 용모가 찬물을 끼얹은 듯이 일변했다.

동생 때의 정황도 이것과 똑같습니다.나는 실신한 그녁의 몸

에서 역시 이런 식으로 옷을 벗겼습니다.'

마사오는 부인의 등뒤로 돌아가 부인의 상체를 일으켰다.

안 안 돼요.그만하세요,마사오 씨."

부인은 마사오의 손이 등뒤로 돌아가 띠를 풀기 시작한 것을 깨

닫자 마비되어 가는 전신을 흔들어 대며 어떻게든 마사오의 손을

뿌리치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의 몸에는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그

것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마사오는 등뒤에서 띠를 모두 풀어 버렸

매끄럽게 세팅된 검은머리와 싱그러운 목덜미에서 풍기는 향수

냄새가 마사오의 마음을 한층 더 광폭하게 만들어 갔다

유리코의 경우도 그랬지만 이것에 모든 것을 건 듯한 격앙된 기

분으로 마사오는 전신이 마비되어 저항할 기력을 깡그리 잃은 유

키 부인의 기모노를 한겹 한겹 벗겨갔다

함정에 빠진 동생을 구출하기 위해 온 언니가 동생과 같은 함정

에 빠진다, 이런 우스운 이야기가 또 있을 것인가. 마사오는 유키

의 옷을 벗기면서 낄낄 웃고 싶을 정도였다. 또 이 억울함에 아마

죽고 싶은 심정일 유키 부인의 마음을 생각하자 더 한층 가학적인

홍분이 생겨났다

'부인,순순히 포기하시는 게 어떻겠습니까?자, 얌전하게 알몸

이 되시는 겁니다.'

'비열한 아아,세상에 이런 비열한.......'

유키 부인은 속치마만 입은 차림새로 방바닥에 풀썩 거꾸러졌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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