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5화 (2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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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은 그것을 거부할 기력이 없었다

꽃잎 같은 화육,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생생하게 드러내고 있는

그 부분에 마사오는 조용히 기구를 가져간다.

싫어요, 아아, 싫어요 하고 부인은 달콤하게 폐를 쓰며 벌려진

가랑이를 뒤틀기도 하고 엉덩이를 흔들면서 창끝을 피하려고 했지

만, 그것은 오히려 불에 기름을 봇는 격이었다. 부인의 그런 몸부

림이 마사오에게는 거부가 아닌 달콤한 유혹으로 비쳐졌으니까.

'유리코 양도 로 이것을 깊이 물었더랬어요. 언니는 더 잘

하겠지.'

마사오는 그녀의 엉덩이의 흔들림에 맞춰 그것을 조금씩 빨아들

이게 했다.

전율같은 오욕과 뜨거운 불 같은 쾌미감에 부인은 눈썹을 찡그

렸다.

'꺼 보라고. 얌전하게 있으니까 더 깊이 빨려들어가잖아, 부인

동생한테 지면 되나!'

마사오는 핏발선 눈길로 더욱 자신에게 잔인함을 부추겼다 솜

을 몇 겹이나 쌓아올린 듯한 꽃주름이 부드럽게 그것을 빨아들이

는 것을 보면서 마사오는 완전한 승리감에 불타올랐다.

좌우로 벌려진 하얀 허벅지를 깊은 바다에서 출렁이는 해초처럼

움직이면서 능동적으로 기구를 끌어들이는 달콤한 몸부림, 그리고

녹을 듯한 점착성을 가진 부드러운 근육의 수축.... 수년간의 미

망인 생활을 보낸 부인의 욕구불만이 한꺼번에 봇물처럼 터진 것

인지도 모른다 마사오는 천천히 기구를 조작하면서 그 부분의 조

개 같은 끈질긴 수축력을 보고 감탄했다. 또 꽃꽂이계의 대가인 고

상하고 우아한 귀부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양의 과

즙과 확실한 쾌락을 호소하는 교성...... 마사오는 속이 후련해지

는 기분이었다.

동생을 능욕한 남자의 손에 놀림을 당하고 있다는 오욕의 감각

은 어느 틈엔가 사라지고. 이 강렬한 쾌미감 속에서 살도 뼈도 산

산이 녹여 버리고 싶다는 욕구가 유키 부인의 전신을 흔들기 시작

했다. 비열한 남자의 노리개가 된다는 혐오감과 억울함이 부인의

피학적인 정감을 한층 격렬하게 부채질하기 시작한 것이다.

자의식을 완전히 상실하고 단지 되학성에만 취해 버린 부인은

마사오가 조작하는 기구를 깊이 빨아들이며 신기할 정도의 흡인력

을 과시하고 있었다. 오열도,신음도 아닌 흐느낌 소리와 함께

'마, 마사오 씨, 정말로 이 일은 유리코에게는 비밀이에요. 네

알겠지요?'

달콤한 유키 부인의 속삭임이었다.

'알았어요. 그런데 부인, 이거 상당히 놀랐는걸. 부인은 대단한

명기의 소유자야.'

마사오는 그런 자태로 묶여 있으면서도 마치 물속의 생물처럼

부드럽게 수축을 하며 기구에 휘감겨 드는 유키 부인의 물건을 보

고 경탄하였다

. 이것이 요컨대,그 소문으로만 듣던.

'싫어요.그런 말 하지 말아요.'

부인은 그곳에 이상한 힘으로 기구를 문 채 콧소리를 내며 떼를

쓰듯 말했다. 그러면서 문득문득 쾌락의 정점을 달리고 있는 자신

을 깨닫는지 가끔씩 한숨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윽고 유키 부인이 이를 악물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시정해도

돼요, 하고 물었다

결국 유키 부인이 봉괴될 때가 됐다고 생각한 마사오는 숨막히

는 흥분을 느꼈다 또 아무리 정욕에 녹아들었다고는 하지만 이런

귀부인이 입에서 그런 말이 홀러나왔다는 사실이 유쾌해서 견딜

수 없었다. 마사오는 유키 부인에게 일종의 친근감마저 느끼며 이

여자를 정부로 삼는 것이 그다지 힘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

'좋고 말고요,부인.조금도 염려하지 마세요.'

그러면서 마사오는 기구를 세게 잡고 마지막 박차를 가하기 시

작했다. 순식간에 부인은 허리에서 등뼈까지 단번에 녹아드는 듯

한 뜨거운 느낌을 감지하고 신음을 하며 목덜미를 뒤로 젖혔다.

'자,미치겠다고 말해.미치겠다고.'

마사오는 한 손으로는 여전히 유방을 주무르면서

로 열심히 기구를 조작하고 있었다

부인은 요염한 피학의 성 속으로 거꾸로 떨어지는 듯한 기분을

느키며 자신도 모르게 미치겠어요, 미치겠어요, 하고 소리쳤다

마침네 허벅지 근육이 부르르 떨리며 상기된 조개가 입을 벌려

과즙을 울컥울컥 쏟아내었다. 벼랑에 올려진 인어처럼 힘이 빠진

부인은 이미 마사오가 손을 뗀 기구를 깊이 문 채 몇 번이나 그것

의 여운을 느끼고 있었다.

마사오는 침대 끝에 걸터앉아 문득 사이드보드 위의 시계를 보

았다. 부인이 이꼬에 온 지 벌써 세 시간이 지났다 제법 힘이 들었

던 세 시간이었지만, 그 동안 유키 부인이 자기에게 항복을 한 것

이라고 생각한 마사오는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을 느끼고 있었

다. 마사오는 침대 위에 큰 대자로 누워 눈을 감고 있는 부인에게

눈을 돌렸다

아직도 눈을 감은 채 여운에 잠겨있는 부인의 상기된 옆얼굴은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게 비쳤지만, 여전히 그곳에 깊이

박혀있는 기구는 뭐랄까 조금 우스웠다.

유키 부인은 이제 이 남자에게 혼까지 빼앗겼다는 슬픈 오개와

거기에서 생겨난 도착된 피학감을 비몽사몽 느끼고 있었다.

'자,그러면 이제 사진을 찍어 볼까?'

마사오의 그 말 한마디에 부인은 후닥닥 현실로 돌아왔다.

'예?이 모습을 찍는다고요,마사오 씨?"

'그렇습니다. 동생과 마찬가지로 부인의 아름다운 모습도 똑똑

히 카메라에 담아 둘 겁니다 "

'러,뭣 때문에요?"

부인의 아름다운 얼굴은 이제 완전히 핏기가 가시고 창백해졌

'무엇 때문이라니,뻔한 것 아닙니까?이제부터 나는 유리코 양

과 유키 부인에게 기대어 편하게 살겠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사악한 긴계 더

사진을 찍어 두려는 거죠.아직도 모르겠습니까?'

마사오는 그렇게 말하며 선반 위에서 카메라를 꺼내 렌즈를 조

절하기 시작했다.

'마, 마사오 씨, 부탁입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은 꿔든지 들어

줄 테니 제발 사진만은 찍지 말아 주세요.'

유키 부빈은 카메라가 자기 쪽으로 향하자 필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아, 부탁입니다 마사오 씨, 제발 제발 사진을 찍는 것만은

참아 주세요.'

마사오는 부인의 비통한 애원을 들으면서 엷은 미소를 띠었다

'현월류 꽃꽂이의 대가가 알몸으로 가랑이를 벌린 사진,대단한

값어치가 있는 사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마사오는 유키 부인의 애원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찰칵 하고 카

메라 셔터를 눌렀다.

부인은 스트로보의 섬광을 느끼자, 앗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얼어붙은 듯한 표정이 되었다. 이제 이것으로 모든 것이 끝이라는

절망감으로 부인은 세상에서 가장 슬픈 표정이 되었다

동생의 필름을 찾으러 왔다가 도리어 혹 붙인 식으로 자신마저

사진을 찍히게 되다니 ..... 유키 부인의 눈꼬리에서 억울한 눈물

이 끝도 없이 흘러내렸다. 동생도 이 비열한 남자에게 이런 식으로

사진이 찍히게 됐을까? 그것을 생각하자 또 견딜 수 없는 슬픔이

가슴을 뚫고 올라왔다

그러나 침대에 묶인 부인을 촬영하고 있는 마사오는 참을 수 없

는 기쁨을 억지로 누르고 있었다.

'혹 떼러 왔다가 혹을 붙여가는 꼴이군요,부인.'

마사오는 쿡쿡 웃어대면서 여러 각도에서 부인의 가련한 자태를

마구 찍어댔다.

'어이, 잠깐만. 얼굴을 가리면 안 되지요, 부인.'

마사오는 필사적으로 카메라 렌즈의 표적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부인의 턱을 획 돌려놨다. 그리고 다음 순간 찰칵 하고 부인의 비

장한 표정에 섬광이 스쳤다.

이제 얼굴마저 정면으로 찍혀 버렸으니 이것으로 자신은 완전한

나락으로 떨어져 버렸다는 절망감이 유키 부인의 온몸을 엄습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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