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2화 (32/72)

마사오는 돈다발을 보자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마사오가 가부

좌를 틀고 앉아 히죽거리면서 돈다발을 세는 것을 부인은 몹시도

억울한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하하하,그렇게 무서운 얼굴 하지 않아도 되잖습니까! 자.그러

면 부인,기모노를 벗을까요?'

마사오는 담배를 재떨이에 놓고 일어서더니 벽장을 열어 밧줄다

발을 바닥에 던져놓았다.

'빨리 알몸이 되어 줘요.이 맨션에 있는 동안은 태어날 때의 모

습 그대로 돌아가는 겁니다. 요전처럼 부인의 기모노는 만약을 위

해 제가 보관해 두=습니다

마사오는 몸을 굳히고 정좌하고 있는 부인을 통쾌한 듯이 바라

보며 말했다

그러나 유키 부인은 잔뜩 그늘을 드리운 눈을 내리깔고 바닥만

보고 있었다

'왜 그러십니까? 뭣하다면 내가 끈 푸는 것을 도와 드릴까요.

부인?'

마사오가 부인의 어캐에 손을 올리자, 부인은 이윽고 결심이 선

듯이 젖은 눈동자로 마사오를 올려다보며 조용히 일어섰다.

'알겠어요.알몸이 되면 되는 거죠?'

그리고 그늘진 눈동자 가득 적의를 나타내며, 도와 주지 않아도

돼요, 하고 내던지듯이 말하더니 옆방으로 들어가서 마사오의 침

입을 막듯이 문을 소리나게 닫았다.

마사오는 온몸이 마비된 듯한 기분에 혼자 쿡쿡거리며 웃었다.

앞으로 이틀 동안 시마하라 유키의 알몸과 지낼 생각을 하니 미칠

것 같은 황홀함이 전신에 끓어오른다. 방 전체가 복숭아빛으로 출

렁이기 시작한 느낌이었다.

그 이틀간에 갖은 비술을 다하척 부인에게 등뼈까지 흐물거리며

녹을 것 같은 여자의 기쁨을 맛보게 하겠다고. 그래서 영원히 자기

를 떠날 수 없게 만들겠노라고 마사오는 혼자 장담하고 있었다

유키 부인이 상당한 마조 끼를 가진 여자라는 것은 요전에 이미

파악한 바였다 연마만 잘하면 앞으로 마조히스트로서 진가를 발

휘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더욱이 그 미모와 몸매, 게다가 꽃꽂

이계의 대가라는 하이클래스의 여성...... 마사오는 이 여자를 절

대로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점점 흥분이 되어갔다.

마사오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문을 첵 열어젖혔다. 부인은 바닥

에 엎드린 채 어깨를 떨면서 흑혹 소리내어 울고 있었다

뭐 하는 거야,대체!'

마사오는 띠 하나 풀지 않고 바닥에 얼굴을 묻고 있는 부인을 보

자 불쾌한 듯이 말했다

이제 와서 나를 번거롭게 할 생각이오?'

마사오가 가시돋힌 소리를 하자 부인은 훌쩍거리면서 눈물에 젖

은 얼굴을 들고. 목이 메어 말했다

'미안해요.나 자신이 너무나 비참해서 갑자기 슬퍼졌어요."

'자 자.곧 잊어버리게 될 겁니다 자,빨리 벗으란 말이오.나는

아까부터 계속 홍분해 있었어요.'

그러자 부인은 천천히 일어나 단속적으로 흐느껴 울면서 띠를

풀기 시작했다. 부인의 가날픈 손가락 끝에 의해 풀린 하얀 띠가

바닥에 떨어졌다. 그리고 한장 한장씩 떨어지는 옷과 끈들. 부인은

허탈한 표정이 되어 눈을 감았다.

눈이 번쩍 뜨일 듯한 색향 넘치는 속치마 차림이 된 부인은 선이

고운 뺨을 복숭아빛으로 물들이면서 마사오 쪽에 시선을 보냈다

'마사오 씨,술 한 잔 줄래요?"

술의 힘을 빌리지 않고는 더 이상 벗을 자신이 없는 것인지. 그

렇지 않으면 배덕행위를 연출할 자의식을 술의 힘으로 망각하기

위해선지 부인은 한 잔의 술을 마사오에게 청하는 것이었다.

붉은 포도주가 좋을까요?"

마사오는 사이드보드의 유리를 열고 도기로 된 술병을 꺼내 브

랜디 잔에 찰랑거리도록 부었다.

'단숨에 마시면 몸이 따뜻해질 겁니다 동시에 욕망도 훨씬 불

타오르겠지요."

마사오는 속치마 차림으로 바닥에 앉아있는 부인에게 다가가 손

을 잡고 잔을 들려주었다

부인은 한동안 빨간 와인을 지그시 보고 있더니 고뇌를 단숨에

끊어 버리려는지 눈을 꼭 감고 단숨에 다 비워 버렸다

휴 하고 깊은 한숨을 토해낸 부인은 빈 잔을 마사오에게 돌려 주

며 갑자기 요염한 색기가 베어나오는 눈동자로 마사오를 지그시

쳐다보았다.

'저리 가요. 다 벗으면 부를게요.'

내가 옆에 있으면 안 되나요?

'아무리 베개를 같이 베고 자는 사이라 해도 남자는 여자가 벗

는 모습을 보는 게 아니에요.그게 바로 매너지요.'

부인은 와인이 벌써 몸에 돌기 시작했는지 풀어진 섹시한 눈을

마사오에게 보내며 속삭이듯 말했다.

그런 겁니까?'

마사오는 부인이 갑자기 색기를 나타낸 것에 대해 소름끼칠 정

도로 즐거움을 느끼며 얌전하게 문을 닫고 나갔다.

하지만 마사오는 얼른 되돌아서서 몰래 문틈 사이로 부인을 엿

보기 시작했다.

부인은 흐트러진 머리를 손가락으로 쓸어올린 후 몸을 구부려

조용히 다비(일본식 버선)를 벗었다 다음에 부인은 촉촉한 눈동

자를 내리깔고 남은 옷의 띠를 풀어 한겹 한겹 벗겨 나갔다 몰래

들여다보고 있는 마사오 쪽으로 매끄러운 등줄기를 보이면서 그녀

는 잠시 드러난 유방을 양팔로 감싸듯이 안고서 그 자리에 몸을 작

게 움츠리고 있었다 이제 부인의 몸에 남아있는 것은 복숭아빛의

유모지(기모노를 입을 때의 마지막 속옷)한 장뿐이었다.

꿀꺽 침을 삼킨 마사오가 틈새로 들여다보면서 문을 노크한다.

'부인,됐습니까?'

그러나 부인은 대꾸도 하지 않고 색기 넘치는 유모지의 끈을 하

얀 손가락으로 풀기 시작했다. 적당히 살이 붙은 허리를 감고 있던

마지막 방패가 성숙한 대퇴부 위를 미러지듯 떨어져 바닥에 깔

렸다.

부인은 어릴 적부터 그런 식으로 교육을 받았는지 유모지 아래

에는 아무것도 입지 않았다.

허리에 남은 마지막 천조각까지 벗어던진 부인은 문자 그대로

실오라기 한 올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양손을 교차시켜 가슴의 융

기를 감춘 채 무릎을 세우고 앉았다.

'부인, 이제 됐어요?"

마사오는 놀리듯이 다시 문을 노크하며 말을 전다

'전부 벗,벗었어요

부인이 젖빛나는 어깨를 떨면서 들릴락말락한 작은 소리로 대답

했다.

안으로 들어온 마사오는 태어났을 때의 모습으로 돌아간 부인의

자태에, 그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관능미에 완전히 넋이 나가 버

렸다. 유키 부인은 마사오가 다가가도 유방만 두 손으로 가린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럼 기모노는 내가 맡아 두겠습니다. 앞으로 만 이틀간 우리

는 여기서 아담과 이브의 생활을 즐기는 겁니다.

마사오는 알몸이 된 부인의 주변에 흐트러져 있는 농염한 색조

를 띤 옷들을 주워모아 다른 방의 옷장 속에 던져넣고 문을 쾅 닫

았다,

'자, 이제 이렇게 되면 달아나려 해도 달아나지 못하겠지요_ 네

허락 없이는 여기서 나갈 수 없다는 거죠

마사오는 옷장 문을 자물쇠로 잠그고 그 열쇠를 두세 번 공중에

던져올렸다가 재빨리 주머니에 찔러넣었다 꿔라 표현할 수 없는

쾌감이 마사오의 가슴속에 끓어오른다

'자, 그럼 '

마사오는 바닥 위에 던져놓았던 밧줄을 집어들고 부인에게 다가

갔다

'부인, 두 손을 뒤로 돌려 주세요

부인의 전신이 파르르 떨리는 듯했다.

'처음도 아닌데 그떻게까지 겁먹을 것 있어요?요전과 똑같은

방법으로 부인을 사랑해 주고 싶은 것뿐인데 부인도 그 방법이 아

주 싫은 건 아니죠?

부인이 원래 마조 끼가 있는 억자라고 나는 그때 확실히 느꼈죠,

하고 마사오는 손에 든 밧줄 다발로 부인의 매끄러운 팔을 차근차

근 묶기 시작했다

마사오는 부인의 피부에 밧줄의 감촉을 느끼게 하척 쾌학의 관

능을 불러일으킬 생각을 하고 있었다.

역시 거칠거칠한 밧줄의 감촉이 뭔가 입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안타까운 도취가 되어 부인의 감각을 흔들기 시작했다.

'마사오 씨.'

부인의 욕정에 젖은 촉촉한 눈동자가 마사오를 향했다.

'나도 당신에게 지지 않을 정도의 악마가 되겠어요.'

하고 신음하듯 말하며 좋아요. 묶어요. 하고 풍만한 유방을 가리

고 있던 두 손을 천천히 등뒤로 돌렸다.

아까 마신 최음제가 든 와인이 나른하게 전신에 퍼지자, 부인은

차라리 이 비열한 남자에게 철저하게 고문당하며 피학의 쾌감을

맛보고 싶은 도착된 욕정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매끄럽고 윤기나는 등의 한가운데로 부인은 스스로 가날픈 손목

을 포갰고, 그 손목에 마사오는 밧줄을 묶었다

마사오의 핏발선 눈에 부인의 관능미 넘치는 엉덩이와 그 중앙

의 깊은 그늘을 만들고 잇는 깎은 듯한 귀열이 생생하게 비쳤다

'정말 예쁜 히프를 가지고 계시는군요,부인은.'

마사오는 손을 부지런히 놀리면서도 시선은 부인의 엉덩이에 집

중하고 있었다

이윽고 마사오는 끈을 잡고 부인을 일으켰다 동양인답지 않게

균형이 잡힌 부인의 나신이 우뚝 선다 유연하면서 탄력이 있는 몸

매다. 쭉 뻗은 다리의 관능미, 그리고 허벅지와 허벅지 사이의 꿈

쳐럼 보드랍고 농밀한 섬모..... 그 어느 하나를 보아도 부인의 육

체는 여자다운 매력으로 넘치고 있었다.

특히 여자의 수치의 원천인 보드라운 섬모 부분은 정성껏 손질

을 한 듯이 예쁜 역삼각형으로 부풀어올라 녹을 듯이 감미로운 김

촉의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

마사오는 끈을 잡고 침실 쪽으로 이끌었다.

'아.침대를 좀 치워야지.여기서 잠깐 기다려 주세요.'

마사오는 부인을 구석의 기둥으로 끌고 가 거기에 묶어 버렸다

부인은 이제 의지를 잃은 인간처럼 게슴츠레 눈을 뜨고 정김석

인 우수를 드리운 단정한 얼굴을 옆으로 돌리고 있었다

부인의 양 다리를 묶을 가죽끈을 점검한 후 마사오는 시트 위에

오데코롱을 뿌렸다.

그리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탁자 위에 있던 백만 엔 다발을 다시

세면서 유키 부인에게 이죽거렸다

'이렇게 많은 돈을 주신 부인이니 나도 할 수 있는 만큼의 서비

스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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