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9화 (39/72)

마사오는 새벽 두 시가 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심야영업 술집을 두세 집 거쳐온 마사오는 상당히 취해있었다.

벨을 누르자, 한참만에 열쇠를 벗기는 소리와 함께 문틈으로 살

짝 얼굴을 내민 것은 검은 실크 슬립 차림의 가즈에였다.

'어머나.어서 와요.'

가즈에가 상기된 얼굴로 마사오의 손을 잡듯이 하며 안으로 맞

아들였다. 마사오가 뭔가 말하려고 하자, 가즈에가 쉿 하고 입술에

손가락을 댔다

'침실 쪽에서 아직 진행중이야. 너무 큰 소리 내지 않도록.'

작은 소리로 그떻게 말하며 마사오를 거실 의자에 앉혔다.

'아주 기분 좋아 보이시네요.

마사오가 가즈에의 들뜬 표정을 보고 말했다.

'물론이지,시마하라 유키를 해치웠으니까."

가즈에는 냉장고를 열고 맥주를 꺼냈다.

'가슴속이 다 시원해 나를 그떻게 미워했던 유키가 나와 진한

동성애 장면을 연출했다고! 기구를 사용해서 엉덩이를 흔들며 쭉

쭉 하고 척를 마주 빨며 함께 사정을 했다고! 상상할 수나 있겠

어? "

호오!' 마사오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텄다.

'당신 덕분에 겨우 소원이 이루어졌어. 이것으로 현월류 꽃꽂이

는 완전히 붕괴했어. 게다가 시마하라 유키는 이제 나의 노예가 된

거야.

건배합시다, 하고 가즈에는 맥주를 따른 잔 한 개를 마사오의 손

에 건떴다

'그런가?결국 현월류 꽃꽂이가 붕괴한 건가?'

마사오가 한숨을 쉬듯 말했다.

집안이나 권력 같은 것이 다 무엇이냐 교만의 미를 파괴하라

하며 언젠가 가즈에와 술을 마시며 기염을 토했던 마사오였지만.

지금 그것이 현실로 다가오자 뭔가 쓸쓸하고 애절한 감정이 끓어

오르는 것이었다

'내가 정말 심한 짓을 했군 저 시마하라 유키라고 하는 미술품

에 조금 상처를 입혀 주어야지 하는 정도였는데, 이렇게까지 철저

하게 파괴될 줄이야...... '

마사오가 그답지 않게 후회하는 듯한 말을 하자, 가즈에가 조소

를 했다.

낭신답지 않은걸. 악당이 되려면 어중간해선 안 돼. 철저해져

야지."

침실에서는 때때로 마치코의 교성, 란코의 웃음소리, 그것에 섞

여 유키 부인의 단속적인 오열의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란코와 마치코에게도 시켰어.여자가 여자를 윤간하는 것도 재

미있지 .

"엉망진창이군.'

그래, 엉망진창이야. 마치코도 란코도 지금까지의 한을 풀 생

각으로 아주 강도를 높이고 있어 '

가즈에가 그떻게 말하며 웃었을 때, 침실 쪽에서 단속적으로 들

리던 유키 부인의 신음도, 오열도 아닌 흐느낌이 급격히 격렬해지

더니 비명에 가까운 소리가 또렷이 마사오의 귀에 전해져 왔다.

'아앗.안 돼!또 갈 것 같아.'

가즈에가 마사오의 얼굴을 재미있다는 듯이 쳐다보며 말했다.

'그런데 저 부인, 상당히 색을 밝히던걸. 서른 살 한창 때인 미

망인이니 무리도 아니겠지만. 기쿠오 같은 소년 혼자서는 감당 못

하겠어."

기쿠오라는 이름이 나오자, 마사오는 퍼뜩 생각난 듯이 가즈에

에게 말했다.

'아까 당신이 기쿠오의 유괴에 성공했다느니 했는데, 그게사실

응.정말이야.아주 잘 됐어.'

가즈에는 마사오의 잔에 맥주를 따르면서 교활한 미소를 지었

'닐단 시마하라가에 전화를 해서 기쿠오를 뿔러냈어.유키 선생

이 꽃꽂이 강습중에 갑자기 쓰러졌는데, 차를 보낼 테니 빨리 와주

기 바란다고. 유키 부인이 쓰러졌다는데 제가 나오지 않고 배기겠

어? 그 차를 운전한 것은 내 동생 겐지, 조수도 당연히 폭력단원.

어때 간단하지?'

'그래서 기쿠오는 지금..

우리집에 가둬 놨어.

마사오는 가즈에에게 기쿠오를 유괴한 이유를 물었지만, 그녀는

머잖아 알게 될 거라며 쿡쿡 웃었다

'내가 얼마나 악녀인지 당신에게 확실히 가르쳐 줄 거야.'

그때 또 침실 쪽에서 유키 부인의 비통한 소리가 들려왔다.

'또 할 생각이에요?부,부탁이에요.이제 살려 주세요."

무슨 소릴 하는 거야!응석부리지 마!'

그떻게 깡패 같은 어조로 소리지르는 것은 마치코였다.

'가즈에 마마하고도 하고 란코와도 해놓고 나하고는 못 하겠다

는 건가?그건 안 돼."

'그러면 부탁이에요.잠깐이라도 좋으니 좀 쉬게 해주세요.

할 수 없지.그럼 0분만이야.이번에는 당신이 위로 가고.내

가 밑으로 가겠어. 체위를 바꿔 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야.'

마치코의 그런 서슬 퍼런 소리를 들은 마사오는 휴 하고 한숨을

쉬며 맥주를 마시고 있는 가즈에에게 말했다

'저러다간 유키 부인의 몸이 배겨나질 못할 것 같아요.오늘 밤

은 이 정도에서 그만 끝내죠."

벌써 새벽 두 시가 지나지 않았냐고 마사오가 사이드보드 위의

시계를 턱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자신이 시바다 가즈에들에게 인도된다는 걸 알았을 때의 유키

부인의 표정이 문득 떠올랐다. 갑자기 찬물을 뒤집어쓴 듯한 쇼크

를 받고 얼굴에 핏기가 가신 채 무서워요. 무서워요, 하고 마사오

에게 몸을 비비며 겁에 질려 울던 유키. . 그때 어쩔 줄 모르고

충동적으로 자신에게 키스를 원하던 사랑스러움.. .. 그 광경을

떠올리자 마사오는 문득 가슴이 아파왔다.

하지만 이제 와서 후회해 봤자 이미 늦은 일. 유키 부인은 시바

다 가즈에에게 철저히 수치를 당했다. 아니 그뿐 아니라 가즈에의

야비한 두 제자에게도 지금 철저하게 능욕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마사오는 다시 한 번 콧등이 시큰거렸다

'제자인 마치코와 란코에게까지 관계를 시키는 건 너무 심하지

않아요?'

마사오의 말에 가즈에가 재미있다는 듯이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 어머나. 유키 부인 편을 드시네! 당신. 그녀에게 정말로 반한

거야?"

가즈에가 실실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마치코도, 란코도 학교도 제대로 못 다닌, 그야말로 밑바닥 인

생들이야. 그런데 명문가 출신으로 미모와 교양이 넘치는 현월류

의 대표 시마하라 유키와 음모 비비기, 애액 젖기를 할 수 있다는

거 아냐? 얼마나 최고의 기분이겠어? 저 두 사람도 때로는 그런

기분을 맛봐야 하지 않겠어?

"지금 잠깐 휴식증인 것 같으니 안을 들여다볼까?'

가즈에는 마사오를 재촉하며 일어서더니 침실 문을 노크했다

'마사오 씨가 왔어.잠깐 안의 모습을 보고 싶대.'

가즈에가 그렇게 말하자 마치코의 높은 웃음소리가 되돌아왔다.

'안 돼, 안 돼요. 모두 벗고 있어서 남자가 들어오면 분위기 죽

어요.'

뭘 그떻게 까다롭게 구니, 하고 가즈에도 웃으며 말했다

'아주 잠깐이야.그럽고 그리운 유키 부인을 잠깐이라도 좋으니

보고 싶대.'

오케이. 팬티라도 입을 테니잠깐 기다려요, 하더니 이윽고 안에

서 침실 문이 열렸다.

자,들어오세요.마사오 씨."

목욕 타올을 허리에 걸친 마치코가 얼굴을 내밀었다.

방안에는 이상한 열기가 충만한 듯이 느껴졌다. 구석의 의자에

슬럽 차림으로 앉아있던 란코가 가즈에를 보자 침대 쪽을 턱으로

가리켰다.

'저 부인. 완전히 그로기예요.'

'그래.그럼 좀 쉬었다 계속해야지 '

가즈에가 냉혹한 빛을 띠며 그떻게 말했다

오늘 밤은 찍 소리도 못 하도록 저 여자를 골탕먹일 거야.내일

은 또 억러 가지 계획이 있으니. ... ."

마사오는 그런 가즈에의 얼굴을 불쾌한 듯이 바라보며 이 여자

는 자기보다도 더 악질이라는 생각을 했다.

마사오는 침대 쪽으로 다가갔다. 침데 위에는 부인이 여전히 큰

대자로 묶여진 채 널브러져 있었다.

단정하던 머리칼이 한쪽 볼에 흩어져 있고 그대로 눈을 감고 쾌

락의 여운을 음미하는 듯한 부인의 모습은 마사오의 눈에 세상에

서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비쳐졌다

문득 마사오는 부인의 벌려진 양 다리 쪽으로 시선을 주었다. 요

염한 허벅지는 좌우로 벌어진 채 쾌락의 여운을 알리며 경련을 일

으키고 있었고, 노골적으로 드러난 화육도 쾌락의 나머지 불꽃 속

에서 조개가 숨쉬는 듯 부드러운 수축을 보이고 있는 듯했다.

마치코가 다가와 생생하게 개화한 연어살색의 감미로운 화육을

손가락으로 누르면서 말했다.

'흥,클리토리스까지 드러내놓고 있는 칠칠찮은 꼴하고는! 게다

가 우리에게 몸속의 비밀을 전부 들켰으니 이제 두 번 다시 잘난

척 못 하겠지.'

그 말을 들은 마사오는 도대체 무슨 말일까 궁금해졌다. 아까당

신의 몸속을 전부 봤다고 득의양양하게 말한 마사오에게 유키 부

인은 비웃듯이 당신도 모르는 비밀이 있다고 했다. 흑시 지금 마치

코가 알아냈다고 하는 비밀이 바로 그것을 말하는 게 아닐까 궁금

해졌다

. 뭐요,이 부인의 신체의 비밀이라는 것이?'

마사오가 마치코 쪽을 보며 물었다.

'어머나. 마사오 씨. 몇 번이나 유키 부인을 안았으면서도 눈치

채지 못했단 말이에요?'

'아 자기 몸에 비밀이 있다고는 했지만 부끄러워서 말할 수 없

다고 하더군요. 아날섹스 같은 것을 좋아하는가 물었지만, 그것도

아니라 하고.... ..'

아날 역시 이 부인에게 있어서 훌륭한 성감대 중의 하나죠. 하

지만 더 유쾌한 부분이 있어요.

유쾌한 비밀?

" 유키 부인 자신은 도저히 부러워서 말할 수 없는 것인데요

실은.. .. '

마치코가 거기까지 망했을 때, 그때까지 탈진한 듯이 축 늘어져

있던 유키가 입을 열었다.

'싫어요.그.그런 것 말하지 말아요.

그러자 마치코도, 란코도 깜짝 놀란 표정이 되었다.

'뭐야,부인.정신차렸더랬어?그럼,그렇다고 말을 해야지."

마치코가 질타하듯이 침대 위의 유키를 향해 말했다

유키 부인은 침대에 다가온 마사오를 보고, 아아, 마사오 씨, 하

고 떨리는 목소리로 불렀다.

부인은 마사오를 향해 검은 눈동자를 깜빡거리면서 떨리는 목소

리로 말했다.

'아아 마사오 씨 유키는 이제 안 돼요. 이렇게 비참한 여자가

되어 버렸어요. 대체 유키는 이제부터 어떻게 되는 거죠? 네, 마사

오 씨,가르쳐 주세요.'

'글쎄.'

마사오는 일부러 차갑게 말을 뱉으며 침대 끝에 걸터앉았다

유키 부인을 비참하게 만든 것은 바로 내가 아닌가, 이 여자는

지금 그런 나에게 기대고 있다..... 그러자 마사오는 부인이 너무

가여워져서 가슴이 아파왔다. 그러나 여기까지 와서 동정한다는

것은 자신답지 않다고 느킨 마사오는 비정한 음성으로 말했다

'받으로 시바다 가즈에 여사가 부인에 대한 방침을 정해 줄 겁

니다. 내게 의논하는 것보다 가즈에 여사와 의논하는 편이 좋지 않

을까요?

' 너, 너무해요, 마사오 씨. 정말 너무 심해요.'

'그럼, 부인, 원기를 회복한 것 같으니 계속해 볼까? 이번에는

체위를 바꿔서 부인이 위, 내가 아래로 하지. 서로 사이좋게 허리

를 사용해서.'

마치코가 그렇게 말하며 침대 좌우에 묶여있는 부인의 발목 끈

을 풀어 주었다.

그러나 다리가 자유로워졌어도 부인에게는 당장 그것을 오므릴

기력조차 없었다. 그러자 가즈에가 확실히 하지 않을 거야 하고

상체를 거세게 일으켰다.

그와 동시에 타올을 벗어던지고 전라가 된 마치코가 부인을 대

신하여 침대 위에 누웠다.

'남자에게는 절대로 보이고 싶지 않지만,마사오 씨에게는 특별

서비스로 보여 드리죠.'

마치코는 수줍은 듯이 웃으며 한 손으로 치부를 덮은 채 마사오

에게 말했다

. 자, 내 위에 올라타요, 부인.'

마치코가 재촉하듯 말하자, 란코와 가즈에가 부인의 뒤로 묶인

결박된 나신을 마치코의 허리 위에 올라타게 했다

'가랑이를 제대로 벌리고 똑바로 타란 말이야!'

부인이 쑥스러워하며 주춤거리자 란코와 가즈에가 부인의 엉덩

이를 손바닥으로 세게 때렸다.

란코가 흐느껴 우는 부인에게 겨우 다리를 벌리게 해서 마치코

의 허리 위에 태웠다. 그러더니 거칠게 소리를 질렀다

'자,마치코에게 빌어.아까 길에서 마주쳤을 때 당신 아주 건방

진 말을 했잖아. 마치코의 풀숲에 당신의 풀숲을 비비면서 사과

해.'

그러나 유키 부인은 마치코의 몸에 걸터앉은 채 어깨를 떨며 오

열할 뿐이었다

'울라고 하지 않았어,사과하라고 했지.'

란코는 유키 부인에 대한 원한을 한꺼번에 풀기라도 하듯이 히

스테릭한 소리를 지르며 부인의 머리채를 잡고 이리저리 흔들었다

마치코 씨, 용서하세요. 이제 두 번 다시 아까 같은 건방진 말

은 하지 않겠어요.

그러나 란코는 다시 풀숲을 비비며 사과해. 하고 부인의 어깨를

때렸다.

'미안해요. 마치코 씨. 이제 두 번 다시 펀방진 말을 하지 않겠

어요.

부인은 오열을 하면서 마치코의 허리에 올려진 엉덩이를 천천히

움직여 간다

마사오는 이것은 능욕이라고 하기보다 고문에 가까운 것이라고

생각하며 침대 조금 떨어진 곳에 서서 여자끼리의 애욕도를 숨을

죽이고 바라보았다.

그런 마사오 옆에 가즈에가 다가와 기분 좋은 표정으로 속삭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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