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14화 (54/72)

'들어가라니까!'

요오코와 도시에가 양 옆에서 유키 부인의 두 팔을 옆구리에 끼

면서 일으켜 세워 우리 안으로 밀어넣으려고 하였다

강제로 상체가 일으켜진 유키 부인의 매끄러운 복부에서 낭창낭

창한 허리에 이르는 부분이 무라카미와 마사오의 눈에 또렷하게

들어왔다. 넓적다리가 시작되는 곳에 정갈하게 손질된 듯뉜 역삼

각형의 부드러운 섬모가 눈에 들어오자, 마사오와 무라카미는 동

시에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요오코와 도시에는 알몸이 된 유키 부인을 좁은 우리에 밀어넣

고 쾅 철문을 닫았다.

꼭 동물원의 짐승 같네 "

여자들은 우리에 갇힌 유키 부인을 보고 일제히 소리내어 웃기

시작했다

. 호호호, 어때. 부인? 우리 안에 살게 된 기분이?'

가즈에가 커다갈 자물쇠로 찰카닥 문을 걸고, 우리 안에서 몸을

움츠리고 있는 유키 부인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오늘부터 그곳이 부인의 집이야 그다지 나쁘지는 않지?"

'정말 신나는군 "

마치코와 란코도 우리 안을 들여다보며 웃는다.

'닙과 재산도 몽땅 빼앗기고,옷까지 뺏긴 꽈쌍한 부인,잠깐 이

좀 봐요.

마치코가 우리 안에서 젖가슴을 두 손으로 감싼 채 얼굴을푹숙

인 유키 부인을 보며 놀려댔다.

이봐요,알몸의 외교관 부인,꿔라고 말 좀 해봐.

'현월류 꽃꽂이의 대가가 적의 지하창고에서 알몸뚱이가 되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니, 고소하군

'이제부터는 진바치 씨 부부의 지도를 받아 자신의 거기를 갈고

닦는 거야.그것을 보람으로 삼는 거야.'

여자들은 쇠창살에 손을 얹고 흐느끼는 유키 부인에게 계속해서

야유를 퍼부었다

'그럼 잠시 후 노예가 된 시마하라 유키 부인의 환영회를 열 씨

니, 거기서 이전처럼 항문까지 자세히 구경시켜 달라고.

가즈에는 그렇게 말하며 척자들을 재촉하여 줄지어 지하실에서

사라= 갔다

홀로 우리 안에 남겨진 유키 부인은 자신의 비참함을 이길 수 없

어 두 손으로 얼굴을 덮고 그 자리에 쓰러져 버렸다

그로부터 한 시간쯤 지났다. 우리 안의 유키 부인은 눈물도 말라

버린 공허한 표정으로 자리에 정좌하고 앉아 멍하니 한 곳만을 응

시하고 있다. 데관절 자기 자신의 존재가 무엇인지 흔란스러웠다.

이떻게 살아있는 자신이 신기할 정도였다. 울다 지친 머릿속에 유

리코의 얼굴이 떠올랐다간 사라져 갔다

'유리코. .. '

나지막이 부르고 나니 다시금 가슴이 메어왔다. 하녀인 오스기

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갑자기 모습을 감춘 자신을 걱정하여 허둥

대고 있지나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다시 가슴 저편에 눈물이 고

여온다.

그때 지하로 통하는 돌계단을 내려오는 구두 소리가 났다.유키

부인은 살며시 눈을 들었다. 술기운이 오른 무라카미였다.

따 온빠꽃

'무인 기분이 어떻습니까?'

무라카미는 비위 거슬리는 테 없는 안경 너머의 오목한 눈을 두

리번거리면서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유키 부인은 그의 시선을 피하여 핵 몸을 돌린 채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허참 이런 좁은 우리 안에 현월류 꽃꽂이의 대가를 알몸으로

벗겨 감금하다니. 정말이지 저 가즈에라는 억자는 너무 잔인하단

말이야."

무라카미는 그렇게 히죽거리며 어둑한 우리 안에서 반들반들 멎

나는 유키 부인의 알몸에 지그시 눈길을 쏟았다

이 역겨운 남자가 말을 건네는 것만으로도 오싹함을 느끼는 유

키 부인은 척전히 무라카미에게 등을 돌린 채 말했다

'무라카미 씨, 부탁이니 제발 이곳에서 나가 줘요. 나를 이대로

혼자 내버려 두세요.'

'하하하 부인은 여전히 저를 미워하는 모양입니다 "

무라카미는 그 자리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위스키 포켓병을

입으로 가져갔다.

'부인에게 귀뜀해줄 말이 있어서 온 겁니다.부인의 집을 부수

고 그 자리에 빌딩을 세우기로 했습니다. 시바다 여사는 정말 빈틈

이 없더군요.'

무라카미의 말에 유키 부인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할아버지 대부터 내려온 그 집을 부순다는 겁니까, 무라카미

써?

"허어 소유권이 시바다 여사에게 넘어갔으니까, 그것을 어떻게

처분하든 그녀 마음이지요.'

무라카미는 열은 미소를 띤 채 유키 부인의 알몸을 쇠창살 사이

로 들여다보고 있었다. 유키 부인은 이내 집 문제는 잊기로 했다.

이제 와서 그걸 생각해 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앞으로의 일

이 더 문제였다.

'무라카미 씨 기쿠오 군은 무사하겠죠? 저는 기쿠오를 대신해

서 이런 수모를 감수하기로 승낙했던 겹니다. 부탁이에요, 시바다

가즈에 씨에게 이 사실을 분명히 전해 주세요. 제가 이렇게 되었으

니,이제 기쿠오 군을 돌려보내 달라고요."

유키 부인이 떨리는 소리로 그렇게 말하자. 무라카미가 한쪽 뺨

을 일그러뜨렸다

'부인의 고문 변호사에게 부탁하시는 거라면

그 의뢰는 다소 무리인 것 같습니다만..... '

하지만,하지만 저는 그렇게 약속하고.. ..."

시바다 가즈에라는 여자가 그런 약속을 지킬 거라고 생각하십

니까? 그 여잔 분명히 말해 정신이상자입니다. 기쿠오 군과 부인

을 콤비로 해서 돈벌이를 할 계획입니다

그 그런.......'

부인의 쇠창살을 부여잡고 어깨 끝을 떨었다

'그것보다 큰 일올 시바다 여사가 친하게 지내는 폭력단원을 이

용해 유리코 아가씨를 감시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뭐,꿔라구요?'

무라카미의 그 한 마디가 귀에 들어오자 유키 부인은 또다시 심

한 낭패감에 휩싸였다

어째서 유리코를 감시하는 거예요? 도데체 그게 무슨 말인가

요?'

눈물이 흐르는 상아색 아름다운 뺨을 와들와들 떨면서 유키 부

인은 무라카미 쪽으로 비통한 눈길을 보냈다.

'글쎄요,그 잔인한 시바다 여사의 꿍꿍이를 어디 제가 알 수 있

나요? 어쩌면 그녀는 시마하라가의 완전한 붕괴를 원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유키 부인과 유리코 아가씨, 이 두 사람을 말살하면 시

마하라가는 단절된다 그래서 유리코 아가씨도 부인과 함께 이곳

에 감금해 버릴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유키 부인은 온몸의 피가 얼어붙는 듯한 층격을 받고 눈물에 젖

은 얼굴을 무라카미 쪽으로 핵 돌렸다.

'그, 그건 약속이 틀려요. 유리코에게는 절대 손대지 않겠다고

시바다 씨가 약속했었어요. 저는 이제 어떻게 돼도 상관없어요. 그

러니 부탁이에요 무라카미 씨. 유리코만은 저처럼 끔찍한 일을 당

하지 않도록.. .

유키 부인은 흥분된 목소리로 그떻게 말하고는 쇠철장에 아름다

운 이마를 대고 소리높여 울었다.

'그러니까 그때 부인이나 유리코 씨 둘 중에 하나가 나와 결혼

해 주었더라면, 이런 꼴은 당하지 않았을 거 아닙니까. 이제 와서

이런 말 해봐야 아무 소용도 없지만요.'

무라카미가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무라카미 씨.부탁이에요.제발 유리코를 구해 주세요.'

무라카미는 뜨거운 눈물을 떨구며 필사적으로 애뭔하는 유키 부

인을 가슴 저리며 바라보다 위스키 병을 천천히 입으로 가져갔다.

하여튼 요으로 저를 매정하게 대해선 안 될 겁니다.시바다 여

는 저를 절대적으로 신용하니까요.제가 말하는 거라면 뭐든 들

어 줄 사람입니다.'

무라카미는 우쭐해서 치근덕거리는 말투로 계속 말했다

유리코 씨가 부인의 전철을 밟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든 시바

다 여사에게 절대 복종하는 겁니다. 시바다 여사의 마음에 들도록

헹동한다면 제가 유리코 씨의 안전은 보장하겠습니다:"

시바다 씨에게 복종하겠어요.그러니까 유리코만은. ...."

유키 부인은 오열하면서 필사적인 마음으로 무라카미에게 매달

렸다.

'그떻다면 이제 곧 시바다 여사가 부인을 위한 환영회를 열 겁

니다 그 자리에서 깍듯이 인사를 올리도록 하세요."

'닌사라구요?

"그래요. 우선 제가 초안을 써 봤는데. .

무라카미는 포켓 안에서 종이쪽지 한 장을 꺼내 쇠창살 사이로

던져넣었다. 그것에 눈길을 떨군 유키 부인은 새로이 밀려드는 굴

욕감에 고개를 떨구어 버렸다

'어쩌겠습니까,부인?'

'알겠어요. 유리코를 구해 주신다면 저, 어떤 인사라도 하겠어

요.

' 좋습니다. 노예로서 시바다 여사의 마음에 들도록 행동하고.

부인을 조련할 진바치 부부에게도 순종하는 태도를 보이세요. 그

렇게 하시면 됩니다.간단한 일입니다."

무라카미가 거기까지 말했을 때, 란코와 마치코가 지하계단을

내려왔다.

어머 , 무라카미 선생님 여기 계셨어요? 그러고 보니 몰래 유

키 부인을 꼬시고 있었군요"

무라카미가 희미하게 웃었다.

'아니, 이런 곳에 혼자 갇척있자니 얼마나 적적하겠어. 말상대

가 되어 주고 있던 참이야."

시마하라 유키 부인의 환영회 준비가 다 됐어요. 벌써 모두딜

몰려와 기다리고 있어요.'

마치코가 바지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우리의 자물쇠에 꽂으며

말했다

'자, 나와! 모두들 아까부터 기다리고 있어 '

마치코의 말에 부인은 젖가슴을 두 손으로 가린 채 겁먹은 시선

을 보냈다

'무슨 일이든 순종해야 해요, 부인 '

무라카미의 말에 유키 부인은 떨면서 고개를 끄덕썩 보이고, 몸

을 굽혀 우리에서 나갔다.

'자,손을 뒤로 돌려!"

마치코는 준비해 온 오랏줄로 유키 부인을 단단히 묶기 시작했

'좋아. 나도 거들지.'

무라카미도 여자들을 도와 유키 부인의 탐스러운 젖가슴 위아래

에 이중 삼중으로 밧줄을 감았다

유키 부인은 두 눈을 꼭 감은 채로 서 있다.

자 걸어. 모두들 고데하고 있다구 '

마치코가 들뜬 목소리로 말하며 백자 같은 부인의 등줄기를 세

차게 떠밀었다

부인은 이미 모든 희망을 버린 듯이 냉담한 표정으로 맨발로 돌

계단을 올라갔다. 앞으로 유키 부인이 훈련을 받을 광엔 이미 방석

이 깔려있고 시바다 가즈에 이하 시바다류 꽃꽂이의 여제자들이

이미 얼큰하게 취해 시끌벅적 떠들고 있었다.

알몸의 유키 부인이 모습을 드러내자, 여자들이 와아, 하고 환성

을 질렀다

. 끝내주는 꼼이군 ' .

'서 허리하고 다리 선이라니 기가 막히잖아.'

여자들 사이에서 흥분이라고도, 한숨이라고도 할 수 없는 소리

가 터져나왔다.

'어때요,진바치 씨? 괜찮은 몸매죠?'

가즈에는 가까운 자리에 앉아 술을 마시는 진바치 부부 쪽을 바

라보며 새삼스럽게 말했다. 진바치도, 오몽도 술잔을 멈추고 도취

된 표정으로 기둥에 선 채로 묶인 유키 부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이건 살아있는 여신 같구만.'

진바치는 게슴츠레한 눈으로 놀림감이 되고 있는 부인을 쳐다보

고 한숨을 지었다 백설이 스며든 듯한 요염한 피부. 밧줄로 이중

삼중 단단히 조벅진 젖가슴은 녹을 듯한 부드러움으로 부풀어 올

라있고, 매끈한 복부며, 여인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허리며, 관능

적인 통통한 넓적다리 등은 남자뿐만 아니라 여자들조차도 도취시

킬 만한 신비로운 색향을 띠고 있다. 또 하복부의 그 꿈처럼 달콤

하고 부드럽게 자란 음모의 뭐라 표현할 길 없는 반질반질한 어지

러움. 유키 부인은 발그레해진 얼굴을 옆으로 돌리고, 풍만한 넓적

다리와 허리를 뒤틀어 수치의 부분을 조금이라도 감추려고 노력하

고 있었다.

그러자 가즈에가 유키 부인의 앞으로 불쑥 다가가서 턱을 치켜

들며 말했

다 부인. 자. 저기를 좀 보시지 '

앗. 하고 유키 부인이 비명과도 같은 소리를 질렀다.

한 계단 높은 널판지 위에 알몸의 기쿠오가 뒷짐결박으로 묶여

있었다. 밧줄 끝은 천장의 들보에 매여져 있고, 두 다리는 양옆의

말뚝에 묶여 활짝 벌리고 있는 굴욕스런 모습 더욱 유키 부인이

똑바로 쳐다볼 수 없게 만드는 처참한 것은 기쿠오의 페니스에 가

는 끈으로 묶은 맥주병이었다.

'아,유키 선생님 "

기쿠오는 알몸의 유키 부인이 끌려온 것을 보자. 어깨를 떨며 크

게 울었다.

'드디어 기쿠오 군을 만났군요, 부인. 기쁘죠? 기쿠오 군이 무

사한 오습을 보게 돼서.'

가즈에가 냉소하자, 유키 부인은 새파랗게 질린 채 소리를 질렀

'시바다 씨, 이, 이게 무사한 모습입니까? 어 어떻게 이런 잔인

한 짓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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